Infinite supply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70
나 혼자 무한 보급! 070화
오픈 베타가 끝나고, 시나리오가 시작된 이래.
뉴욕의 아침은 항상 새벽으로 고정 되었다.
매일 아침 6시마다 덮쳐오는 UFO 탓이었다.
수도 없이 쏟아지는 개구리 외계인 에게 죽기 살기로 대항하는 과정에 서 뉴욕의 플레이어들은 자연스레 근면함을 몸으로 배우게 되었다.
“여기면 되나요?” “네.”
아무튼, 그렇게 찾아온 10일 차 새 벽 4시 30분.
기대감 가득한 눈으로 따라오는 플 레이어의 선두에서 루시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인 민수가 문고리에 손을 올렸다.
“보급고 지정한다.”
[해당 시설이 보급고로 지정되었습니다.]손에서 시작된 빛의 파문이 문을 통과해 스며들고, 파괴되어 있던 슈 퍼마켓이 빠른 속도로 복구되기 시 작했다.
텅 빈 매대를 도로 풍요롭게 채우 는 각종 식료품.
깜빡이던 냉동고가 불을 밝히고 천 장의 환기 팬이 돌아가기 시작하자, 숨죽인 채 바라보던 플레이어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내질렀다.
“와아아아아!”
“킴! 킴! 미스터 킴! 당신은 신이 야!”
“다들 질서를 지켜주세요! 물자 보 급은 차례대로 진행하겠습니다!”
“사람이 많습니다! 노약자에게 먼 저 양보하는 품위 있는 모습을 보여 주십시오! 어차피 물자는 무한입니 다! 얼마든지 가져가셔도 상관없습 니다!”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문 앞을 가로막는 플레이어들.
그런 그들을 가로지르며 마트 안으 로 밀려드는 생존자들.
그야말로 난장판이 따로 없었다.
뒷짐을 진 채 그 광경을 바라보던 민수가 한숨을 쉬는 사이.
슬그머니 그의 옆으로 다가온 루시 가 입을 열었다.
“약속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미 스터 킴. 그나저나……
“보급고 1개 지정. 이걸로 끝난 거 맞죠?”
“……지금 센트럴 파크의 생존자만 추정 몇만 명이에요. 이 정도의 사 람들이 모여 있다 보면 다른 소요 도……
“안 됩니다.”
좋게 끝내려 했더니 이걸 못 참고 호구를 잡으려 드네.
단호하게 거절한 민수가 고개를 저 었다.
“약속대로 보급고는 1개만 제공하 겠습니다. 다른 물건은 제가 직접 경매장에 올리겠습니다. 개당 10코 인 최저가, 불만 있으신가요?”
“하지만……
“뉴욕의 생존자들은 전원 플레이어 고, 앞으로 5일간 필요한 물건은 아 무리 많이 써도 100코인 내에서 전 부 수급할 수 있을 겁니다. 식량 보 급도 무제한으로 보장돼서 코인 소 모도 줄어들었는데 다들 그 정도는 감당할 수 있겠죠.”
“끄응••••••
“물론 지금이라도 마음을 돌리신다 면 상관없습니다. 약속대로 캠프의 지휘권만 양도해 주시면 됩니다만.” 무섭게 치뜬 눈으로 민수를 노려보 는 루시.
표정만 봐도 그녀의 대답은 알 수 있었다.
이 판국에도 끝내 고집을 버리지 못하다니.
이런 생존자 캠프의 권력 따위가 그렇게 중요하단 말인가.
이해할 수 없는 권력 중독자의 모 습에 새삼 민수가 혀를 찼다.
“……표정 보시니 제가 더 뭐라 할 건 없겠군요.”
“유감입니다. 미스터 킴.”
“뭐 유감까지야. 아무튼, 이걸로 숙 박료 계산도 끝났군요.”
냉큼 달려온 나브의 머리를 쓰다듬 으며 민수가 말을 이었다.
“하룻밤 잘 지냈습니다. 부디 앞으 로 하시는 일 잘 되시길.”
“……네. 당신에게 행운이 함께하 기를 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 그 전에.”
문득 몸을 돌리려던 민수가 도로 루시를 돌아봤다.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하는 그녀를 바라보며 민수가 살짝 얼굴을 굳혔 다.
“제가 괜한 걱정하는 것이길 바랍 니다만.”
“보급고 가지고 허튼짓할 생각일랑 그만두십시오.”
진지한 충고에 루시의 얼굴이 절로 굳어졌다.
바늘에라도 찔린 듯 흠칫 놀라는 그녀를 바라보며 민수가 눈을 빛냈 다.
“뉴욕의 시의원이라고 하시니, 부 디 현명한 판단 내리시길 바랍니 다.”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군요.”
“그 말 한 번 믿어보겠습니다. 그 럼 전 이만.”
그렇게 마지막 인사를 마친 민수가 나브와 함께 센트럴 파크에서 멀어 졌다.
마음만 같아선 이런 거 저런 거 하지 말라고 충고해 주고 싶었지만.
생각해 보니 내가 충고한다고 해서 저들이 들을 것 같지는 않았다.
‘사고 터지면 다 자기들 복인 거 지.’
저들도 저 보급고로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모르지는 않을 터.
그걸 알면서도 사고를 쳐서 파국이 다가온다면.
결국, 그것 또한 저들의 선택일 것 이다.
애초에 사람의 권력욕이라는 게 말 린다고 말려지는 것도 아니니 말이 다.
아침 식사 대용으로 가져온 초코바 를 질겅질겅 씹으며 민수가 나브를 돌아봤다.
“나브. 약속장소 상황은?” “……사람 냄새 넷. 남자 둘, 여자 둘. 두 개는 아는 거고, 두 개는 모 르는 거야.”
허공에 대고 킁킁 냄새를 맡은 나 브가 대답했다.
역시 본인이 자부하는 만큼의 개 코.
설마 냄새만으로 인원 구성까지 알 아낼 줄은 몰랐다.
“딱히 적의는 없어. 숨어서 기습을 준비하는 것도 아냐. 그냥 무방비하 게 우리가 오길 기다리고 있어.”
“오케이. 가자.”
그렇게 만에 하나 루시가 보낸 암 살자가 아닐까 하는 의심 또한 덜어 냈다.
씹어 삼킨 초코바 포장지를 버리고 휘파람을 불며 걸어가는 민수.
두 개째 블록을 넘어 모퉁이를 돌 자마자, 그림자 몇 개가 불쑥불쑥 솟아났다.
“ 민수.”
“아아, 제이크.”
가장 먼저 달려오는 제이크와 반갑 게 악수를 나눴다.
잠을 못 잔 듯 초췌하지만 그래도 생기로 반짝이는 눈동자.
웃으며 그와 악수를 나눈 민수가 다음으로 다가온 두 남녀를 바라봤 다.
“그쪽이 새로 합류하신 분들?”
“미라 페텔이에요. 앞으로 잘 해보} 요. 미스터 킴.”
“케인. 케인 데이비스.”
밝게 웃으며 먼저 손을 내미는 짧 은 머리의 황인 여성.
그 옆에서 짧은 수염을 쓰다듬는 백인 중년 남성.
그러고 보니 어제 제이크랑 같이 있는 걸 봤던 것도 같다.
마찬가지로 빙긋 웃으며 민수가 두 사람의 손을 맞잡았다.
“반갑습니다. 저는 민수, 저기 있는 빨간 머리는 나브. 앞으로 잘 해봅 시다.”
“받아줘서 고마워요. 제이크한테 얘기 들었어요. 빨리 시나리오를 끝 내러 왔다고 했죠?”
“듣던 중 반가운 소리야. 캠프의 겁쟁이들을 보고 있는 것도 짜증 났 거든.”
환한 미라의 미소와는 대조적으로 케인이 얼굴을 구겼다.
레슬러 같은 험악한 인상 위로 분 노 섞인 주름살이 드리워졌다.
“시나리오를 빨리 끝내건 어쩌건 상관없어. 이 개 같은 외계인 새끼 들만 족칠 수 있으면 아무래도 좋 아.”
“진정해요, 케인. 지금은 냉정해야 해요. 이렇게 기회가 다가오고 있잖 아요?”
서글서글 웃으며 씨근덕대는 케인 을 달래는 미라.
사람이 좀 뻣뻣한 제이크와는 달 리, 이쪽은 인싸 감성이 제법 있다. 영어권 속어로는 저런 여자를 톰보 이 (Tomboy)라고 하던가.
남자처럼 활달하고 시원시원한 여성.
그나마 분위기 메이커가 있다는 것 에 감사하며 민수가 마지막 여성을 돌아봤다.
“그리고……
“미스 요한슨.”
움찔.
제이크의 한 발짝 뒤에 숨어 있던 엘레나가 어깨를 떨었다.
비실비실 눈치를 보며 나오는 그녀 를 향해 민수가 다가가며 물었다.
“이렇게 온 걸 보니, 어젯밤 제안 은 수락한 거라고 생각해도 되겠 죠?”
“사실 애 좀 먹을 줄 알았는데. 우 리끼리 얘기지만, 정말 어머님이 싫 었나 보네요.”
그러게. 정말 그 지경으로 싫었나 봐.
만난 지 하루밖에 안 된 동양인의 사탕발림에 넘어갈 정도라니.
스스로도 믿어지지 않는 현실에 엘 레나가 작게 한숨을 쉬었다.
분명 엄마는 싫고, 두 번 다시 쳐 다보기도 싫지만.
그렇다고 지금 행동이 정말 잘하는 짓인지는 스스로조차도 확신이 없었 다.
‘난 뭐 하는 걸까?’
귀 짧은 동양인 남성. 늑대 코스프 레녀.
그리고 일면식 없는 세 사람과 함 께 이제부터 뉴욕을 구하러 가야 한 다.
생전 처음 저질러보는 반항이자, 일생일대의 모험.
살면서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극 단적인 일탈의 기회.
심장이 떨리고, 숨이 가빠지고, 아 직도 후회가 남아 있지만.
“•…”네.”
여기까지 온 이상 돌이킬 수 없다.
어쩌면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 회.
이런 반항조차 하지 못한다면, 아 마 앞으로도 나는…….
“그 지경으로…… 싫어요!”
“굿.”
흡족한 감탄사와 함께 민수가 엘레 나의 손을 잡아 흔들었다.
얼떨떨한 얼굴로 민수의 얼굴을 바 라보는 엘레나.
그런 그녀에게 살짝 웃어 보인 민 수가 말했다.
“전 민수예요. 이제부터 엘레나라 고 불러도 되죠?”
“……네.”
민수. 이상하지만 발음하기 쉬운 이름.
그 이름을 단단히 기억한 채 엘레 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골칫거리인 민수가 빠져나 간 후.
지도부를 한데 불러 모은 루시는 즉시 대책회의를 시작했다.
“미스터 킴은 반드시 여기로 돌아 올 겁니다.”
“네?”
“돌아올 거라고요. 그의 목적이 뭔 지 다들 아시지 않습니까?”
뜻밖의 발언에 깜짝 놀란 지도부를 바라보며 루시가 다리를 꼬았다.
“그는 시나리오의 최대한 빠른 클 리어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 금 시점에서 시나리오를 클리어할 방법이라고는 저기 서 있는 정령천 공포뿐이죠.”
“과연……
“정령천공포를 사용하기 위해서라 도 언젠가 여기 숨어들 거라는 거군 요.”
“그래요. 그것만큼은 막아야 합니 다.”
그는 자기 목적을 위해 정령천공포 를 남용했을 테지만, 그의 그 행동 으로 인해 캠프의 분위기가 점점 술 렁이고 있다.
당장에라도 UFO를 격추할 수 있는 무기를 왜 사용하지 않느냐는 의문.
지금까지야 어찌어찌 그런 불만을 억눌러왔지만, 민수가 직접 화력 시 범을 보이면서 이젠 그조차도 점점 힘겨워지고 있었다.
“뭔가 믿는 구석이 있으니 별 탈 없이 떠났겠죠. 그게 뭔지는 모르겠 지만, 앞으로 그가 정령천공포에 접 근하는 일은 반드시 막아야 합니 다.”
“만약 반항하면 어떡하죠?”
“총을 갖고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평범한 플레이어로는 감당이 안 될 겁니다.”
“여기 사람이 몇 명인데요? 총이 무섭긴 해도 머릿수로 어떻게든 해 결할 수 있겠죠. 그리고……
생포할 수 있다면 더 좋다.
가장 거슬리는 불안요소를 확실하 게 통제할 수 있으니까.
그를 죽인다는 생각은 애초부터 고 려사항조차도 아니었다.
함부로 덜컥 죽이기에는 그가 가진 보급고 스킬이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
“어련히 이쪽 하는 말만 들었으면 적당한 자리를 약속했을 텐데……
“그렇게까지 시나리오의 빠른 클리 어에 집착하는 이유가 뭘까요?”
“그걸 내가 어떻게 아나요? 머리 뚜껑 열어보지 않는 이상에야.”
투덜대듯 대답한 루시가 붕붕 고개 를 흔들었다.
무슨 속내야 있겠지만 그런 걸 우 리가 알아서 뭐 한단 말인가.
그가 무슨 목적을 가지고 있건 우 리의 목적은 단 하나다.
‘이 캠프의 질서는 유지되어야 한 다.’ 한데 일치단결하여 우리의 지도를 따라서.
이 시나리오를 클리어하고 마지막 까지 다다라야 한다.
그리고 그때까지 그 어떤 위협도 용납되어선 안 된다.
“……뭐, 됐습니다. 그 건은 나중에 생각하죠. 지금 중요한 안건은 그가 남긴 보급고 건이니까요.”
“그렇습니다.”
“무제한의 물자 보급이라고 하지만 이런 걸 마냥 풀어놓아서 좋을 건 없어요. 만에 하나 브롱크스 쪽으로 물자가 유출될 가능성도 감안해야 하니, 마지막 날까지 보급고는 통제 하는 거로……
“의, 의원님!”
콰앙
그때, 다급한 외침과 함게 방문객 센터의 문이 벌컥 열렸다.
시뻘게진 얼굴로 헉헉 숨을 몰아쉬 는 히스패닉 플레이어.
방해받아 불쾌한 기색을 노골적으 로 드러내며 루시가 물었다.
“무슨 일이죠? 분명 회의 중이라고 전파했을 텐……
“크, 큰일 났습니다! 정령천공포 에……!”
정령 천공포.
순간 루시의 뇌리로 끔찍한 예감이 맴돌기 시작했다.
* * *
지구 반대편에서 온 보급관.
코스프레 같지만, 진짜 늑대인간인 빨간 머리 여자.
엄마한테 눌려 살던 겁쟁이 정령 사.
생긴 건 잘생겨서 은근 허당끼가 있는 젊은이.
그나마 분위기 메이커 역할은 하는 톰보이.
그리고 외계인 족칠 생각에 기세등 등한 남자.
이렇듯 면면만 놓고 보면 어설프지 만, 어쨌든 시나리오 클리어를 위해 집결한 사람들이다.
최장 5일 동안 함께 싸워야 하니, 민수 또한 이들을 재무장시키기로 했다.
“자요. 하나씩 받아요.”
“초, 총?!”
“이거 진짜 주는 거예요?!”
경매장의 VIP 탭에서 산 권총 네 자루를 하나씩 건넸다.
깜짝 놀라는 제이크. 겁먹은 듯 움 츠리는 엘레나. 신기한 눈으로 총을 들여다보는 미라.
그 와중에 제일 신난 건 마지막으 로 총을 받아든 케인이었다.
“하하하! 이거지. 바로 이거야! 이 걸 원했어!”
“이 아저씨 너무 좋아하네. 그렇게 신나요?”
“아무렴! 이놈으로 외계인 놈들 대 가리 뚫어버릴 생각 하니까 벌써 피 가 끓는다고! 아, 민수! 미안한데 혹시 이거 말고 더 큰 놈 없어?”
“있긴 한데 그건 제가 써야 해요. 그걸로 참으시죠.”
“쩝. 아쉽구만.”
미련이 짙게 남은 눈으로 입맛을 쩝 다시는 케인.
내심 이따만한 샷건 같은 걸 기대 했던 눈•치다.
물론 그런 게 있다면 이쪽이 진작 쓰고 있었겠지.
단호하게 고개를 저은 민수가 제이 크를 돌아보며 물었다.
“제이크. UFO 등장에 패턴이 있다 고요?”
“네. 그저께는 브롱크스, 어제는 맨 해튼이었죠. 아마 오늘은 퀸스로 향 할 겁니다.”
“ 흐음.”
“아시다시피 맨해튼과 퀸스 사이는 강이 가로막고 있어요. 최대한 빨리 예상 착륙 지점을 알아내서 추적해 야 합니다.”
그렇다 그거지.
제이크의 설명을 들은 민수가 고개 를 끄덕였다.
“딱 좋네요. 그럼 떨어뜨려 보죠.”
“……민수? 떨어뜨린다니요? 설마 UFO를 격추할 생각인가요?”
“그럼 착륙할 때까지 내버려 두게 요? 저 넓은 퀸스 어디에 착륙할지 도 모르는데.”
“아니, 전 당연히 착륙한 직후를 노릴 거라 생각했습니다만……
떨떠름한 얼굴로 제이크가 중얼거 렸다.
굳이 깊게 생각할 것도 없이 당연 한 일이다.
UFO를 격추하려면 정령천공포가 필수인데.
그 정령천공포는 지금 센트럴 파크 한복판에 박혀 있지 않은가.
“설마 지금 돌아가서 정령천공포를 또 쓰실 생각이십니까? 단언컨대 좋 은 생각이 아닐 겁니다. 만약 당신 이 지금 와서 돌아가면 의원님이 무 슨 짓을 할지……
“안 그래요. 굳이 그럴 필요도 없 고.”
“그럴 필요가 없다니 무슨……?” “그런 위험을 감수하지 않아도 되 는 걸 가져왔다, 이거죠.”
그렇게 대답한 민수가 비어 있는 왼손을 앞으로 뻗었다.
약한 빛과 함께 보관함에서 튀어나 오는 길쭉한 무언가.
각지고 딱딱한 그 모습을 본 네 사람이 동시에 눈을 부릅떴다.
“저, 저거……!”
“민수! 그건 대체……?!”
“어…… 어어? 어어어어어?!”
“……하하하! 뭔가 했더니 다 믿는 구석이 있었구만!”
황당한 표정을 지은 세 사람 옆에 서 케인이 박장대소했다.
그 맞은편에서 뭣 모르고 뿌듯하게 웃고 있는 나브.
보아하니 서프라이즈 파티는 대성 공인 모양이다.
장난스럽게 씨익 웃은 민수가 손에 들린 그것을 땅에 쿵 내려놓았다.
“굳이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있나 요?”
손잡이도 방아쇠도 제대로 달려 있 는 SF 영화 속 대전차 무기 같은 요상한 생김새의 총기.
정령천공포의 컨트롤 유닛인 정령 열화포.
지팡이처럼 그것을 짚은 채로 민수 가 대답했다.
“자동차를 못 훔칠 것 같으면, 핸 들을 훔치면 되는 거죠.”
어젯밤에 나브가 큰일 해줬지. 음 음.
나브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민수가 흡족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