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inite supply by myself! RAW novel - Chapter 95
나 혼자 무한 보급! 095화
초인지 종합 전투술을 익히면서 가 장 나아진 점을 꼽으라면.
여태껏 본능의 영역에서 멋대로 사 용되던 육감 스킬을 통제할 수 있다 는 점이다.
굳이 전투 상황이 아니더라도, 자 신의 의지에 의해 육감을 사용할 수 있다.
제법 열심히 숨어 있던 흑의인의 존재를 깨달을 수 있었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나저나 옷이 까만데.”
“위천협이 말하는 거 들어보니, 까 만색이 마교의 상징이라던가?”
“……그런 거 아닙니다.”
까드득 이를 가는 흑의인.
가느다란 목소리를 들어보니 여자 일까.
물론 아까운 시간 들여 호구조사나 할 생각은 없었다.
붙잡고 물어보는 것보다 더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 있었으니까.
‘ 간파.’
[몬스터명 : 사천당가주 당사련]
[분류 : 일반 몬스테
[보유 특성]
[내공(반 갑자) – 반 갑자의 내공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무공 계열 스킬을 사용할 때 추가 보정치가 붙습니다.]
[독공 – 독의 달인입니다. 사용하는 모든 무기에 각종 독 속성 효과가 부 여되며, 이외에도 치명적인 각종 독극 물을 다루는 데에 능합니다.]
[구환살(九幻殺) – 암기로 펼치는 혼란스럽고 강력한 기술입니다. 현재 내공이 부족하여 그 위력이 급감해 있습니다.] [의협심 – 무림인이 공유하는 협 (依)의 법칙을 충실히 따릅니다. 은원 을 확실히 가르며, 원수를 용서하지 않으나 은인에게는 목숨 바쳐 보답합 니다.] [미숙함 – 아직 젊고 경험이 부족 합니다. 도발, 조롱, 모욕 등에 극단 적으로 반응하며 실수나 오판을 내릴 확률 또한 증가합니다.]
‘사천당가? 그 독 쓰는 가문?’ 아무리 무알못이지만 그래도 이 정 도는 안다.
흑의인을 노려보는 민수의 눈이 묘 하게 가늘어졌다.
‘당가면 그래도 정파 아냐? 옷차림 이 왜 저래?’
민수가 아는 바에 의하면, 사천당 가는 독과 암기로 유명한 세가.
비록 주무기가 좀 음침하긴 해도 엄연한 정파 무림의 기둥이다.
그런데 그런 데에 속한 사람이, 하 물며 가주라는 여자가.
무슨 닌자처럼 시커먼 옷을 둘둘 감고 나온다고?
위천협이 반응 보니 까만 옷은 마 교의 전매특허 같은 거일 텐데?
“……대협. 일단 진정하시고……
“사천당가 사람 옷차림이 그게 뭐 야? 위천협이가 뭐라고 안 하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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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의 지적에 흑의인, 당사련이 움찔 몸을 떨었다.
딱히 무기를 보인 적도 없고, 심지 어 옷은 마교의 전매특허인 혹의인 데.
겨우 가까이서 한 번 본 거로 내 가 당가 사람이라는 걸 눈치챘다고?
‘보통 고수가 아니다.’
꿀꺽 침을 삼킨 당사련이 부산하게 눈동자를 굴렸다.
자신의 머리를 겨눈 저 기묘한 쇠 막대. 그 끝에 달린 칼날.
아무래도 위천협이 말한 그 진기한 무기가 저거인 모양이다.
“할 말 있음 빨리해. 나 시간 별로 없어.”
“……대단하십니다. 대협. 설마 단 숨에 제 정체를 눈치채시다니.”
“그냥 그럴듯한 거 찍은 건데.” 스킬에 대한 걸 굳이 설명하진 않 았다.
어차피 믿지도 않을 거고, 믿으면 믿는 대로 또 골치가 아파질 게 분 명했다.
“위천협이 말하는 거 들어보니까 마교는 진작 망했다던데. 마교 없는 세상에서 굳이 까만 옷 챙겨 입고 살수처럼 돌아다닐 애들을 꼽아보 면, 너희 사천당가밖에 없지 않아?”
“간혹 그리 오해하는 자들도 있지 요.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너희들 꽉 막힌 패션 코드는 궁금 하지도 않아.”
살금살금 뒤를 밟은 것만 해도 짜 증 나는데, 뭔 말이 이리 많단 말인 가.
위협하듯 방아쇠에 건 손가락을 까 딱이며 민수가 말했다.
“산 중턱에서부터 나 쫓아온 거 다 알아. 무슨 용건으로 쫓아온 거지?”
“위 공자에게서 말씀 전해 들었습 니다.”
얼른 옷매무시를 가다듬은 당사련 이 대답했다.
“위 공자를 저 간악한 오랑캐들의 마수에서 구해주셨다고요? 심지어는 마을을 통째로 불태우면서까지.”
“그냥 감수할 만해서 한 건데.”
“그래도 살던 마을을 불태우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지요. 당가의 가주 로서 김 공자께 감사 인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깍듯이 포권을 취하는 당사련.
일단 상대에게 적의가 없다는 걸 확인했으니 더는 이럴 필요도 없다.
민수의 손에서 떠난 소총이 빛과 함께 보관함 안으로 돌아갔다.
“참으로…… 신기한 능력이로군요. 그것이 옛 왕조의 유산입니까?”
“비슷한 거지. 그나저나 겨우 감사 인사나 하자고 날 쫓아온 건가?”
“그건 아닙니다. 김 공자, 공자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드릴 말씀
“공자께선 의협심이 강하여 곤경에 처한 이를 절대 내치지 않는다고 들 었습니다. 심지어는 마교의 마인까 지 휘하에 거두셨다고요?”
은비 말하는 거로군.
설명해 봐야 입만 아프니 일단 잠 자코 듣고 있기로 했다.
“사악한 마인마저 거두실 정도라면 공자의 인품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 지요. 물론 마인을 너무 쉽게 신뢰 하시는 것이 조금 걸릴 따름입니다 만……
“너 입조심 해라. 은비랑 말 한 번 섞어본 적 없으면서 사악하니 뭐니 떠들어대?”
“……실례했습니다. 위 공자를 구 해주신 김 공자를 꼭 한번 뵙고 싶 다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게 뭐 큰 도움이라고……
“아실지 모르겠지만 위 공자께선 지금 저희의 가장 큰 전력 중 하나 입니다. 만약 위 공자께서 놈들에게 붙잡혔다면 중원 탈환의 대망 또한 그 순간 물거품이 되었을 겁니다.”
“그 친구가 꽤 고수였나 보네.”
그래도 당가의 가주라는 사람이 저 리 말할 정도면 보통은 아닌 모양이 다.
고개를 끄덕인 민수가 이어지는 당 사련의 말을 경청했다.
“그렇습니다. 그런 위 공자를 위험 무릅쓰고 지켜주셨으니 그에 따라 융숭히 대접함이 마땅하다 생각합니 다.”
“그래서?”
“괜찮으시다면 김 공자를 저희 거 처로 모시고 싶습니다. 물론 거절하 셔도 상관은 없습니다. 하 수상한 시절이니 다른 이를 믿기 힘들겠지 요. 하지만……
거기서 설명하다 말고 말꼬리를 흐 리는 당사련.
자기조차도 자기가 하는 말에 확신 이 없는 모양이다.
하긴 저게 당연한 반응이다.
겨우 하룻밤 인연 가지고 자기들 본거지까지 사람을 오라 가라 하는 데.
어지간한 사연이 없다면야 안 따라 가는 게 정상이겠지.
‘하지만…… 문제는 내가 그 어지간한 사람이 아니라는 거다.
슬쩍 눈매를 좁히는 민수.
당사련의 목덜미 즈음에 떠오른 메 시지창을 그가 재빨리 눈으로 훑었 다.
‘이러면 또 안 가기가 뭐하단 말이 야.’
까짓거, 한번 쳐들어가 보자.
어쩌면 여기서 또 새로운 활로가 열리지 않겠어?
들이닥친 기연은 일단 줍고 봐야 후회라도 하지 않는 법이다.
천천히 고개를 주억거린 민수가 입 을 열었다.
“그러지, 뭐. 꿇릴 것도 없는데.” 그렇게 당사련과의 은밀했던 만남 을 마친 후.
도로 거점으로 돌아온 민수 앞에 익숙한 얼굴이 고개를 내밀었다.
“어디 갔다 온 건가?”
“어이쿠, 기사님!”
콧수염을 휘날리며 달려오는 발러 앞에 민수가 얼른 고개를 숙였다.
물론 예의 바른 것은 어디까지나 겉모습뿐.
실실 웃는 민수의 얼굴 가죽 뒤로 오만 생각이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저 양반이 여기 왜 온 거지? 한참 은 얼굴 못 볼 줄 알았는데.’
“예상대로 아예 다른 마을로 옮겨 버렸군. 하긴 주춧돌 남기고 다 타 버렸는데 거기 남아 있을 수는 없을 테니까.”
“그거야 당연한 거 아니겠습니까? 그나저나 무슨 일로……?”
“일단 자네가 처한 상황에 대해선 전부 황녀 전하께 보고 올렸다네. 예상대로 아주 크게 노하시더군.”
살면서 전하께서 그토록 노하시는 걸 본 적이 없다네.
어깨를 부르르 떤 발러의 눈에도 분노가 서리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우리가 놈들을 너무 얕 잡아 본 모양이야. 이 먼 변경까지 도망쳐서 세를 불릴 생각을 하는 놈 들이라면, 모르긴 몰라도 아주 독종 중의 독종일 텐데 말이지.”
“그렇죠.”
“대체 어떻게 자네의 존재가 저들 에게 새어나간 건지는 모르겠네. 최 악의 경우에는 내통자가 있을 것도 생각해 봐야겠지만, 어쨌든 중요한 건 하나일세.”
“어쩐•…”?” “자네는 위험하네. 자네가 생각하 는 것 이상으로.”
어째 점점 스노우볼이 크게 굴러가 는 것 같다.
왠지 모를 안 좋은 예감이 민수의 뒤통수에 서리기 시작했다.
“제 한 몸 지킬 능력은 있습니다. 이제부턴 저희도 철저히 주의할 테 니……
“이보게. 김민수. 이게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닐세. 황녀 전하의 석찬에 초대받은 귀빈이 습격당했다는 거 야. 자네 이전에 황녀 전하의 위신 에 먹칠한 거나 마찬가지라고.”
“고, 그러하시다는 건……?”
“황녀 전하께서 특별히 명을 내리 셨다네.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도 록 자네를 특별히 지키시라더군. 그 런 의미에서……
구우우우웅.
그때 발러의 등 뒤에서 시커먼 뭔 가가 일어서기 시작했다.
두툼한 철판을 섬세하게 가공하여 만든 은빛 장갑.
집채가 다리 달고 일어선 것 같은 7m의 덩치.
관절부에서 간헐적으로 뿜어지는 시뻘건 불똥.
그리고 투구를 눌러쓴 얼굴에서 불 타오르는 퍼런 안광.
“로, 로봇……
“중급 마장기 드로브아. 현재 중원 에 투입된 마장기 중 가장 강력한 기종일세.”
기가 막힌 민수가 입을 쩍 벌고 있자니.
은빛 장갑을 번뜩인 강철의 거인이 드디어 두 다리로 땅을 딛고 섰다.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다리 달린 로봇 병기.
실제로 보니 그 위용이 장대해서 무슨 생각조차 나지 않는다.
멍한 눈으로 눈앞에 선 로봇을 올 려다보던 중.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민수가 얼른 그 머리 옆의 빨간 메시지창을 바라 봤다.
[몬스터명 : 중급 마장기 드로브아]
[분류 : 일반 몬스테
[보유 특성]
[중급 마장기 – 라비안 차원제국이 개발한 중급 마장기입니다. 강력한 방 어력, 민첩한 움직임, 막강한 완력을 고루 갖춘 본격적인 전투병기입니다.] [복종 회로 – 자신의 주인에게 철 저하게 복종하며 절대 배신하지 않습 니다. 불합리한 명령 또한 기꺼이 수 행하며 주인의 위기 앞에선 몸을 사 리지 않습니다.] [고급 방어막 – 일반 공격, 마법 공 격을 가리지 않고 총 7회의 공격을 완벽히 방어해냅니다. 7회의 공격을 막아낸 이후 방어막은 일시적으로 사 라지며, 이후 30초간 천천히 회복됩 니다.]
“마음만 같아선 마도기사들을 붙여 주고 싶네만, 반란군 수색만으로도 인원이 태부족하다 보니 마장기로 타협을 봤다네.” “원래대로라면 제국군 외에는 절대 반출되어선 안 되는 놈일세. 황녀 전하의 은혜에 감사하게나.”
7m짜리 로봇을 넘겨주는데, 태도 는 무슨 구멍가게에서 과자 사 먹는 것 같았다.
대수롭지도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 하는 발러.
그사이 얼른 놀라움을 가라앉힌 민 수가 한결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러니까 이게, 제 거라고 요?”
“그렇다네. 혹시나 싶어 말하는데 허튼 생각은 하지 말게. 제국에 적 대하는 행동에는 따르지 않도록 설 계되어 있으니까.”
“설마 그럴 리야 있겠습니까? 전 그저……
이 행동의 저의가 의심스러울 뿐이다.
눈매를 좁힌 민수가 차분한 눈으로 드로브아를 쓸어봤다.
‘감시를 붙일 줄 알았더니 로봇으 로 퉁치다니. 나야 고마운 일이지 만…… 그녀의 보급을 책임지고 있으니 보 상이 따르는 거야 당연하긴 해도.
저건 좀 지나칠 정도로 큰 보상이 다.
정말 그녀가 바보라서 저런 걸 내 준 걸까?
적어도 민수가 보고 느낀 바에 의 하면 그건 아닐 게 분명했다.
‘괜히 깝치지 말라는 거겠지. 저걸 로 밟혀 죽기 싫으면.’
이건 철저하게 계획된 무력시위다.
앉은 자리에서 중급 마장기를 턱 하고 내줄 정도의 여력을 과시해서. 감히 내가 딴생각 못 하도록 묶어 두고자 하는 게 분명하다.
아니, 사실 무엇을 내주느냐는 아 무래도 좋다.
중요한 건 그녀가 자신에게 ‘무력’ 을 ‘하사’했다는 사실 뿐.
‘ 경고구만.’
잠자코 지켜보는 동안 허튼짓하지 마라.
나는 이미 널 의심하고, 널 충분히 주시하고 있다.
그녀는 포상을 빌미로 내게 그렇게 경고하는 것이다.
포상과 더불어 강한 신하에 대한 경고까지 한꺼번에 처리하는 것.
그녀의 나이를 생각하면 제법 효율 적이면서 노련한 처세다.
‘그렇게 나오시겠다?’
얼핏 봤을 때는 일이 제법 고약하 게 흘러가는 모양새지만.
생각해 보면 전부 예상 범위 안에 서 일어나는 일이었다.
아니, 예상했던 것보다는 훨씬 온 건한 전개다.
일단 감시가 붙는다는 최악의 상황 은 피했을뿐더러.
이 행동에서 읽어낼 수 있는건 그거 하나뿐만이 아니니까.
‘병력이 부족해서 마장기를 보냈 다. 그 말인즉슨…… 아, 과연.’
우리 황녀 전하. 좀 급하시네?
생각이 거기까지 다다른 순간, 환 한 미소와 함께 민수가 고개를 팍 숙였다.
“감사합니다. 기사님! 황녀 전하께 감사하다 전해주십시오!”
“알았네. 그럼 난 일이 있어서 이 만…… “아이고, 벌써 가시게요? 식사라도 드시고 가시죠.”
“마음만 받겠네. 나도 바쁜 사람이 야. 이 넓은 땅을 뒤지는 게 어디 쉬운 일인 줄 아나?”
알맹이 없는 인사치레지만, 그래도 이런 말 듣고 기분 나빠하는 사람은 없는 법이다.
허허 웃은 발러가 고개를 끄덕였 다.
“그럼 난 가보겠네. 나중에 기회가 되거든 그때 식사라도 같이하세나!”
“알겠습니다. 기사님! 살펴 가십시 오!” 민수의 우렁찬 외침에 손을 흔들어 주고.
몸을 돌린 발러가 이윽고 빛에 휩 싸여 하늘 너머로 멀어져갔다.
순식간에 하늘 높이 멀어져가는 발 러의 뒷모습.
그 모습이 완전히 사라질 즈음, 슬 그머니 고개를 든 민수가 침을 탁 뱉었다.
“아이고, X발. 은비야, 이거 봐라. 먹고사는 게 이렇게 힘들다.”
“오빠 진짜 못됐다. 좋은 거 받아 놓고 기껏 한다는 말이 그거야?”
“물건이 좋으면 뭐해? 의도가 안 좋은데. 아무튼……
“저, 저기. 민수 씨?”
우물쭈물하던 태준이 슬슬 눈치를 보며 다가왔다.
조금 전부터 눈앞에서 벌어지는 사 태를 보다 보니 도저히 한 마디 묻 지 않고서는 넘어갈 수가 없었다.
“이, 이건 뭔가요? 왜 이런 로봇을 주고 가는 거죠? 대체 민수 씨는 누구예요?”
“여러분이 사흘 동안 찐 감자만 먹 고 살게 한 원흉입니다.”
“네에?”
“아, 거 신경 꺼라! 우리 민수가 어련히 알아서 할까!”
민수 옆에 냉큼 달려온 환일이 오 히려 태준에게 역정을 냈다.
누가 보면 태준 씨가 아니라 내가 아저씨 사위인 줄 알겠네.
작게 혀를 찬 민수가 오두막을 향 해 걸음을 옮겼다.
“뭐, 아무튼 이렇게 된 거 슬슬 시 작해 봅시다.”
“시, 시작하다니 뭘요?”
“사람 늘었는데 살 집도 좀 키워야 하지 않겠어요? 보시면 압니다.”
얼떨떨한 얼굴의 태준에게 미소만 돌려주고는 오두막에 들어섰다.
먼지가 풀풀 날리는 낡은 오두막 안.
팔짱을 낀 채 그 광경을 노려보던 민수가 씩 웃으며 외쳤다.
“시설 관리!”
다시 한번 돈지랄이 시작되었다.
* * *
그리고 그날 밤. 모두가 잠든 시 각.
후우.” 다시 한번 금화를 쏟아부어 재건한 거점 한복판.
마을회관의 빈방에서 민수가 스윽 몸을 일으켰다.
“어디••••••
창밖에서 비치는 달로 대충 시간을 가늠했다.
산꼭대기에 걸릴 듯 말 듯 기울어 진 반달.
오케이, 마침 딱 맞춰 일어났다.
얼른 코트를 챙겨입은 민수가 방을 나섰다.
“어디 보자. 은비네 방이…… 아, 여긴가.”
코고는 소리가 들려오는 복도를 어 슬렁거리며 뒤지길 잠시.
드디어 은비가 있는 방을 발견한 민수가 손을 들었다.
똑똑. 가벼운 노크 두 번.
보채지 않고 기다리자니, 이윽고 굳게 닫혀 있던 방문이 삐걱 열렸 다.
“흐아암. 뭐야, 오빠? 왜 이 시간 에 옷 다 입고……
“은비야. 지금 많이 졸려?”
“졸리려다 말았어. 누가 노크해서 깨우는 통에.”
불만스럽게 꿍얼대며 크게 하품을 하는 은비.
슬쩍 좌우의 눈치를 살핀 민수가 목소리를 잔뜩 낮춘 채 말했다.
“은비야.”
“응?”
“지금 나랑 같이 놀러 안 갈래?”
쿠당탕!
순간 기겁한 은비의 몸이 뒤로 벌 렁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