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nt Kill RAW novel - Chapter 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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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치유
다음날 아침.
“우우… 그냥 더 자면 안 될까.”
“아가씨. 카트린이 흉 봐요. 게으름뱅이라고.”
“오늘은 그냥 게으름뱅이가 되고 싶어. 안 될까?”
“어휴.”
침대에서 뭉기적거리며 일어나기 싫다며 투정을 부리는 제랄딘의 모습에 미엘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제랄딘이 해보고 싶었던 것 중 또 한 가지. 거기에는 늦잠과 게으름 피우기도 포함되어 있었다. 세상의 주목을 받는 금지옥엽이란 건 그만큼 다른 사람의 이목이 집중되기 마련. 꽉 짜여진 일과에 맞춰 움직여야 하는 제랄딘에게 있어 늦잠과 게으름은 어떻게 보면 자유의 상징이기도 하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그때 유아가 메이드복을 갖춰 입고 방에 들어온다. 침구를 정리하기 위해서다. 오늘은 꽤 날이 맑을 것 같으니 시트도 널 생각이다.
“배신자.”
하지만 그런 유아를 향해 제랄딘은 눈을 흘기며 그렇게 말했다.
“엣? 저요?”
“네. 같이 자자고 해놓고 자기만 몰래 빠져 나가서 그이에게로 가다니. 완전 배신이에요.”
“…”
나름 조용히 빠져 나간다고 조심하긴 했지만 그래봐야 제랄딘이나 미엘의 이목을 벗어나는 건 불가능하다. 게다가 조금 지나서 방음 결계까지 활성화시킨 것도 미엘에게 딱 들키고 말았다.
유아의 얼굴이 잘 삶아진 피문어처럼 빨갛게 익어가자 그 모습을 지켜보던 미엘이 웃으며 말했다.
“아가씨. 너무 그러지 마세요. 원래 여자들의 우정은 사랑 앞에는 부질없는 거랍니다.”
말리는 것 같기는 한데 묘하게 비난이 섞여 있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더니 딱 그 짝이다.
그렇게 궁지에 몰린 유아를 구해낸 것은 주방에서 들려오는 작은 종소리였다.
“아차차! 식사 시간이구나!”
미엘이 그렇게 어르고 달래고 침대 위에서 뭉기적거리며 일어날 생각을 않던 제랄딘은 그 종소리가 의미하는 바를 깨닫자 후다닥 몸을 일으켰다. 모처럼의 게으름병도 형진의 음식 앞에서는 소용이 없었던 모양이다.
어쨌든 그렇게 조금 떠들썩한 아침 시간을 보내자, 그들은 다시 던전 탐색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 만약 성소와 타운 포탈을 활용하지 않았더라면 미엘이 펼친 결계 안에서 침낭과 모포를 두른 채 새우잠을 자다가 부스스한 몸으로 다시 탐색을 시작했을 것이다. 똑같은 휴식이라도 땅바닥에서 선잠을 자는 것과 푹신한 침대에서 푹 자는 건 여러 가지 면에서 하늘과 땅 차이다. 만약 다른 모험가들이 이들의 모습을 보았다면, 이건 던전 탐색이 아니라 던전 관광이라고 했을 것이다.
“오늘은 이쪽 방면을 돌아볼 생각입니다.”
형진은 출발 전에 지도를 펼쳐놓고 간단하게 브리핑을 했다. 경험을 놓고 보자면 오귀스트가 리더를 맡는 편이 좋겠지만, 이 무리의 리더는 어느 틈엔가 알게 모르게 형진으로 굳어져 가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오귀스트에겐 기분 나쁜 일이 될 수도 있는 일. 하지만 막상 당사자인 오귀스트는 파티를 이끄는 리더로서의 부담으로부터 벗어난 것에 대해 홀가분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말 안 듣고 샛길로 빠지는 파티원을 잡아다 출발 준비를 시키는 것부터 시작해서, 그 동안 얼마나 이런 저런 일들로 골치를 썩였던가. 그런 점에서 보면 확실히 이 파티는 오귀스트로서도 꽤 즐거운 경험인 셈이다.
간단하게 예정 사항에 대한 전달이 끝나자 그들은 곧바로 유아가 펼친 타운 포탈을 통해 성소로 귀환한 다음 탐색을 이어갔다. 어제는 처음이고 해서 좀 더 조심스럽게 진행을 했지만, 오늘은 조금 과감하다 싶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을 했기 때문에 유아는 그들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없을 정도였다.
그 날 저녁이 되자 제랄딘은 잠시 자신의 저택으로 돌아가야 했다. 아무리 그래도 이틀 연속으로 집을 비우는 것은 역시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다. 대신 하루 걸러 하루 정도 형진의 저택에서 자고 가는 것은 포기하지 않았다. 이쯤 되니, 던전 탐색이라는 말보다 던전 관광이라는 말이 정말로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이다.
“제랄딘님이 그러는데 대미궁 입구로 몰리는 사람이 요즘 좀 뜸해졌대요.”
“왜?”
“던전 안에서 엄청난 괴물이 출몰한다나 봐요. 검은 불꽃으로 휩싸인 다리가 열 개가 넘는 괴물이라던데요.”
“풉!”
어쩐지 그 얘기를 유아에게 할 때 제랄딘이 지어 보였을 표정이 연상되어 형진은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검은 불꽃으로 휩싸인 다리 열 개의 괴물이라니. 딱 봐도 형진을 뒤쫓을 때 제랄딘이 보여주었던 모습이 아닌가. 하지만 유아로서는 자신이 한 얘기 중에 어느 부분이 우스운 것인지 몰라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을 뿐이다.
“제랄딘님이랑 미엘님도 그러더니… 저한테 뭔가 숨기는 거 있죠?”
“그게… 크흠. 글쎄. 그것에 대해서는 제랄딘님이 가장 잘 알고 있을테니 나중에 다시 물어보던가.”
“…”
유아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그렇다고 따져 묻지는 않았다. 대신 볼을 부풀린 채 불만을 표시했을 뿐이다.
그들은 지금 오랜만에 던전 탐색을 쉬고 신전으로 향하는 중이다. 바로 최고 사제 회합을 위해서다. 제랄딘은 침대에서 뒹굴거리며 그렇게나 바라던 게으름을 마음껏 부리고 있는 중이고, 미엘은 형진이 새긴 룬을 활성화시키느라 정신이 없다. 오귀스트는 처음 해봤던 요리가 재미있었던 모양인지 주방에 틀어박혀 크루그와 카트린을 데리고 쿠키를 굽는 일에 열중하고 있었다. 림은 그런 오귀스트를 돕고, 하마란은 사람이 늘어난 만큼 수요 역시 늘어난 장작을 충당하기 위해 나무를 하러 갔다.
신전에 도착하자 최고 사제가 조심스럽게 그들을 맞이한다.
“어서 오십시오. 안으로 드시죠.”
“환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처음에는 뻔질나게 드나드는 형진과 그의 일행들 때문에 타운 포탈의 위치를 옮겨 볼까 하고 심각했던 최고 사제지만, 이제는 그냥 그러려니 하는 모양이다. 어떨 때는 아예 그들이 올 시간에 맞춰 따뜻한 차를 끓여놓고 기다리기까지 할 정도다. 그 모습을 보며 형진은 의외로 희망과 생명의 사제들이 뛰어난 적응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떠올렸다.
“이곳 사제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모두 크게 만족하고 있는 중입니다. 특히 회합장이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중이지요.”
“다행이군요.”
공포와 죽음 측의 물자 관련 의뢰를 공유하게 되면서 금전적인 압박이 어느 정도 해소되자, 사제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회합장으로 향하게 되었다. 달리 준비할 것도 없고, 여유 시간에 기도실이나 자신의 거처에서 기도를 올리는 것만으로도 손쉽게 참가할 수 있는 회합장은 지금까지 해소하지 못했던 여러 가지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돌파구나 다름없었다. 때로는 진지한, 때로는 그냥 소소한 얘기를 나누면서 사제들은 세계 각지에 퍼져 있는 사제들과 교류하며 지식과 인연을 넓혀 가고 있었다.
“슬슬 시간이 되어 가는군요. 그럼 모두 기도할까요.”
“네.”
기도할까요 라니. 자신이 말해 놓고도 뭔가 어색하고 난감하다. 하지만 그런 형진의 감상과는 다르게 유아와 최고 사제는 아주 경건한 모습으로 기도를 시작한다. 이런 모습만 보면 확실히 종교로서의 이미지는 희망과 생명이 가장 확실한 것 같다. 어쩌면 희망과 생명의 신도가 다른 어떤 신보다 많은 것은 그래서가 아닐까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잠시 이런 저런 잡생각을 떠올렸던 형진은 이내 눈을 감고 마찬가지로 회합장으로 들어섰다.
그가 회합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던 최고 사제들이 일제히 일어나 맞이한다. 형진은 살짝 고개를 숙여 그들의 인사에 답례를 하고는 유아를 손짓해 불러 허리를 감싸 안고 빠진 사람이 없는지 확인한 뒤에야 비로소 입을 열었다.
“바쁘신 와중에도 빠짐없이 참석해 주신 최고 사제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럼 이전에 예고했던 대로 최고 사제 회합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형진이 곧바로 무언가를 조작하자 각 최고 사제의 눈앞에 하나의 작은 영상이 모습을 드러낸다.
“숙제를 확인하기에 앞서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었으니 확인 바랍니다. 대단한 것은 아니고, 간단한 현금 출납부와 같은 것입니다. 또한 따로 금고를 둘 필요 없이 그 기능을 통해 현금을 보관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수입과 지출이 있을 경우 자동으로 그 내용을 기입하는 것도 가능하니, 앞으로는 일일이 장부를 기입하고 확인하느라 골치 아파하실 필요도 없습니다.”
“아… 그런 대단한 일이!”
“실로 훌륭합니다!”
지난 며칠 동안 신전의 자금 흐름을 확인하고 그것을 장부로 기재하는 일 때문에 골치를 썩였던 이들은, 그 악몽 같았던 일을 더 이상 되풀이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감탄했다. 하지만 사실 이건 단순히 예금 통장을 구현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완전한 회계 장부로서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여러 가지 기능이 추가되어야 하지만 그건 차근차근 시간을 들여서 진행해야 할 일이다.
“숙제는 그곳에 기입해 주시면 됩니다. 이후로 의뢰등을 통해 얻어지는 수입은 곧바로 각 신전의 구좌로 입금하는 것도 가능해질 예정이니 많은 사용바랍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이렇게까지 신경을 써주시다니, 과연 여신의 안목은 대단하시군요.”
“여신의 은총에 경의를.”
“여신의 은혜에 경의를.”
“…”
일은 형진이 했는데 왜 공은 여신에게 돌아가는 건지. 형진은 속으로 불퉁거리며 입을 삐죽거렸다. 이래서 광신도들이란. 옆에 서있던 유아는 그런 형진의 내심을 알아챈 것인지 작게 웃음을 지으며 그를 안은 손에 가만히 힘을 준다.
이런 식으로 통합된 관리 시스템을 만들어 두면, 일일이 회합 때마다 최고 사제들의 보고서를 받지 않아도 형진이 언제든 각 신전의 자금 현황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장부 기입은 오늘 중으로 부탁드립니다. 그럼 다음 안건입니다. 저에게 요리를 배우고자 하는 이들을 선발해 달라고 말씀드렸죠? 마찬가지로 그 명단을 제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곧바로 최고 사제들이 제출한 명단이 형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인원이 꽤 된다. 이 인원을 모두 숙련 단계로 올리는 건 아무래도 쉽지 않은 일일지도, 뛰어난 성능의 부스터라도 있다면 모르지만.
부스터라. 확실히 쓸만한 것이 있긴 하다. 최강 최악의 곰손도 잠시나마 정상인처럼 보이게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임프의 머리핀이다.
일전에 확인한 +1 머리핀의 강화확률은 약 80퍼센트. 물론 이 수치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욕심 부리지 않고 그 정도만 강화해서 수강생들에게 돌리면 어떨까. 완전히 주는 것도 아니고 잠시 빌려주기만 하는 것 뿐인데다 머리핀의 부스터 효과라면 그만큼 숙련 단계로 도달하는 시간도 짧아질 테니 형진으로서도 이득이다. 그렇지 않아도 이것저것 벌여놓은 것이 많아서 시간을 쪼개서 써야 하는 판국이니까.
그런 식으로 이전에 말해 두었던 여러 가지 사항에 대한 확인의 시간을 거치고 난 뒤에는 최고 사제들에게서 건의 사항을 받았다.
“아이들에게도 회합장을 개방해 달라고요?”
“그렇습니다. 각급 사제들의 의견을 종합해 본 결과, 이 회합장은 각 신전에서 맡고 있는 아이들의 교육에도 매우 효과적이라고 판단됩니다. 이곳이라면 현실에서 여러 가지 제약으로 인해 경험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일들이 가능하니까요.”
“그럴 듯 하군요.”
형진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다가 이내 한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여러분은 한 가지를 잊고 계신 듯 합니다. 이 회합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여신의 인정을 받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다른 최고 사제 하나가 발언을 요청하고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 문제에 대해서는 기존의 견습 사제 아래에 하나의 임시 등급을 마련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이름은 수련생 정도가 좋겠죠.”
“임시 등급이라.”
신전에서 기르는 아이들이라고 해서 무조건 사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나이가 차면 적당한 직업을 얻어 대부분 독립하고 그 중에서도 신앙심이 깊고 심성이 고운 아이들이 신성력에 감응해 사제의 길을 걷게 된다. 물론 직업을 얻어 독립한 아이들 역시 자라면서 보고 배운 것이 있는지라 대부분 희망과 생명의 신도가 된다. 어찌 보면 이것 역시 희망과 생명이 많은 신도를 거느리고 있는 또 한 가지 이유이다.
“다른 최고 사제님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형진이 그렇게 묻자 대부분 찬성의 의사를 표했다. 다만 몇몇 최고 사제들이 회합장에만 빠져들 수도 있다는 위험성을 지적했기에 그에 대한 대책을 별도로 최고 사제들끼리 의견을 취합해 마련하도록 지시했다.
그런 식으로 건의 사항을 듣고 그것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는 일이 모두 끝나고 나서야, 비로소 형진은 카트린의 일을 그들에게 알리고 조언을 구했다.
“아시다시피 정신의 상처는 치유가 상당히 힘든 편입니다. 원론적으로 생각하자면 원인을 파악해 그것을 극복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지만 이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기도 합니다. 자칫 상처가 더 크게 벌어져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더구나 아직 어린 아이라면 문제는 더 심각합니다. 자칫 인격 형성 과정에서 장애로 남을 수도 있으니까요.”
“급하게 해결하려고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차근차근 한 단계씩 밟아 나갈 수 있도록 옆에서 지켜봐주어야 해요.”
그렇게 의견을 나누던 중 최고 사제 하나가 문득 이렇게 말했다.
“그 아이에게도 수련생의 신분을 주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수련생 말입니까?”
“꼭 희망과 생명의 신도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도 좋습니다. 다만 여러 사람을 만나고 여러 가지 얘기를 듣고 그러한 경험 속에서 행복과 즐거움의 가치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면, 조금이나마 마음의 상처를 보듬어 안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흠…”
그냥 무작정 아무나 사귀게 하자는 식이었다면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반대했겠지만, 희망과 생명의 사제들 정도라면 적어도 카트린을 괴롭히고 상처 입히는 짓은 하지 않으리란 생각이 든다. 다만 걱정스러운 것은 그렇지 않아도 낯을 가리는 아이인데 과연 선뜻 낯선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겠는가 하는 점.
“제가 옆에서 지켜보면 어떨까요.”
그때, 옆에서 가만히 얘기를 듣고 있던 유아가 조심스럽게 그렇게 말을 꺼냈다. 무엇보다도 카트린을 낫게 해주고 싶다고 얘기를 꺼낸 장본인이기도 하고, 그나마 크루그를 제외하고는 가장 친하게 지내는 장본인이 유아이니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또한 카트린에게 또래의 친구가 필요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지금 그 아이의 주위에는 여러 좋은 사람이 있지만, 또래가 아니면 이해할 수 없는 일들도 세상에는 많은 법이다. 애초에 시각 자체가 다르다고 해야 하나.
인스턴트 킬이 마음 속의 트라우마나 상처까지 한 번에 박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을 떠올리던 형진은 자신도 모르게 쓴웃음을 지었다. 하기야 그런 일이 가능하다면 이렇게 고민할 필요도 없었으리라.
형진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모두에게 말했다.
“좋은 의견 주셔서 감사합니다. 돌아가 아이와 상의해 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