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o Creation (Yu hee app life, a simulation and hunter novel) RAW - chapter (122)
〈 122화 〉 122. 백작가에 환생한 매화검수
122. 백작가에 환생한 매화검수
젠트는 일년의 대부분을 엔티온과 함께 우트렌 성에서 생활한다. 그 목적이야 당연히 후계자 자리가 탐나서 엔티온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다.
그리고 젠트는 현재 엔티온의 부관에 가까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즉, 엔티온에게 자기가 입맛에 맞춰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내 능력만으로 마나 각성 포션을 구매했어. 천문학적인 돈을 벌었지. 젠트가 날 경계하는 것도 당연해.’
카일과 다르게 나는 젠트의 친동생이다. 내 몸속에는 젠트와 똑같은 피가 흐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젠트가 나를 봐줄 이유는 되지 않는다.
권력은 가족이라 해서 사이좋게 나눌 수 있는 힘이 아니니까.
“얼굴이 무섭구나. 심장병이라도 도졌느냐? 나의 사랑스러운 동생아.”
“…….”
이 말을 듣고 확신했다.
이 새낀 지금 나를 비웃으려고 온 거다.
“……젠트 형님의 짓입니까?”
나는 냉정함을 유지하고 있다. 쌍욕이 튀어나오지 않은 것만으로도 내가 얼마나 이성적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목소리에 서린 적의는 숨길 수 없었다. 아니, 일부러 숨기지 않았다. 숨길 필요가 없었다.
그 증거로 젠트는 날 보며 싱글벙글 웃고 있으니까.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구나.”
“젠트 형님이 아버지에게 작위와 영지를 제게 하사하라고 권했습니까?”
“그래. 네 능력은 무척 뛰어나지 않더냐. 아버지도 돈 버는 능력하나 만큼은 뛰어나다고 인정하셨다. 가문의 막내로서 그냥 내버려두기엔 썩 아까운 재능이지.”
“실수하시는 겁니다.”
“실수라…. 왜 그렇게 화내느냐. 너는 오히려 내게 감사해야지. 내 덕분에 남작위와 영지를 얻게 되지 않았더냐.”
“전 작위와 영지를 원한적이 없습니다.”
“정말이냐?”
젠트는 웃음기를 지우고 나를 쳐다본다. 그의 검은 눈동자는 서늘했다.
“근데 내 귀에는 이상한 말이 들려오더구나. 네가 가신들을 만나 향신료나 시계같은 물건들을 선물한다는 말이.”
“그건 그냥 선물일 뿐입니다.”
“그래? 내가 봤을 땐 그렇게 보이지 않더구나.”
젠트가 내게 다가왔다. 그는 내 어깨를 툭툭 두들기며 말했다.
“동생아. 넌 예전에 내게 말했지. 프루커스 가주 자리에는 관심 없으니 내가 가지라고. 전력으로 돕겠다고. 장남인 나야말로 정당한 후계자라고.”
“…….”
가주 자리에는 관심 없다고 젠트에게 몇 번 말한적 있었다. 그러나 돕겠다고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젠트가 말하는 건 아마도 내가 유진 프루커스가 되기 전의 일이다.
“그런데 너는 나를 전혀 돕지 않고 있구나. 오히려 견제하고 있지. 이해한다. 몸이 커가고 심장병도 나을 것 같으니 욕심이 생겼겠지.”
“……그런게 아닙니다.”
내 대답에 젠트는 피식 코웃음쳤다.
“그럴 수도 있겠지. 아무튼 동생아. 프루커스 백작위는 나의 것이다. 내가 프루커스 가문의 백작이며 정통한 후계자다. 나는 널 내칠 생각이 없다. 네 능력은 뛰어나다. 순간의 욕심 정도야… 그럴 나이가 되었으니 한 번은 이해하마. 남작위와 테브라로 만족 하거라.”
“젠트 형님은 제가 그렇게 두려우신 겁니까? 하나 뿐인 동생을 작은 영지로 내쫓을 정도로?”
“유진 프루커스. 오해하지 말거라. 네가 두려워서 내쫓는 게 아니다. 이건 시험이다. 시험의 결과는 내가 프루커스 백작위를 물러 받는 날에 알려줄 것이다.”
젠트는 그리 말하면서 나를 지나쳤다. 그의 마지막 말이 내 귀에 남는다.
“나는 네가 나의 충실한 가신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앞으로 기대 하마.”
빠드득.
이가 갈렸다.
파지직.
내 몸의 마나가 멋대로 뇌전으로 변해 꿈틀거렸다.
•••
나는 유리아에게 사정을 설명했다. 내가 저택을 떠난다면 당연히 전속 메이드인 유리아도 함께 테브라로 가야한다.
유리아를 두고 혼자 테브라에 갈 생각이 없었다. 나는 이미 그녀가 너무 편리해졌다. 그녀가 없는 테브라의 삶? 상상하기도 싫다.
“젠트 공자를 부추긴 누군가가 있겠군요. 아마도 쿠웨이트 남작이겠죠.”
유리아가 말했다.
나는 좀 놀랐다. 순전히 젠트 혼자서 저지른 일일 줄 알았다.
“쿠웨이트 남작이라면… 젠트를 따르는 가신인가.”
“네. 우트렌 성의 행정관 중 한 명입니다. 가진 영지는 없으나 작은 상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나는 쿠웨이트 남작을 직접 본적 없다. 하지만 젠트에게 모든 것을 건 놈이란 건 안봐도 뻔하다. 행정관인데다가 상단을 운영하고 있으니 아마도 내게서 돈의 냄새를 느끼고 젠트에게 나를 견제하라 말했을 것이다.
‘젠트도 내 소문을 들었을 테니… 날 경계하고 있었겠지.’
지금 내 심정을 말하자면 쿠웨이트 남작을 죽여 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죽일 수는 없어.’
지금 쿠웨이트 남작이 죽으면 젠트는 나를 의심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쿠웨이트 남작은 우트렌 성에 있으니 암살도 어렵다. 엔티온이 있는 우트렌 성의 경비 수준은 왕국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뛰어나다.
“주인님. 쿠웨이트 남작이 정 마음에 드시지 않는다면… 쿠웨이트 남작이 운영하는 상단의 거래처를 공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거래처라…. 아니. 지금은 관두자.”
지금 급한 것은 내 분풀이가 아니다. 나는 한 달 뒤에 저택을 떠나 테브라로 가야하는 만큼 준비를 해야 한다.
내가 다룰 수 있는 암살자는 하센트와 유리아 둘 뿐이다. 하센트는 집사장이란 직급 때문에 쉽게 저택을 떠날 수 없고, 유리아는 곁에 없으면 생활이 너무 불편해진다.
‘하센트는 테브라로 데려갈 수 없어. 그리고 하센트가 저택에 남아 있는 게 오히려 이득이야. 하센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저택의 고급 정보가 있을 테니까.’
나는 프루커스 백작위를 포기하지 않았다. 내가 비록 테브라로 쫓겨나긴 했지만 후계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더군다나 저택이 있는 프터스 도시와 테브라는 마차로 반나절 거리다.
‘젠트는 아마 날 멀리 떨쳐내려고 했을 거야. 그런데 테브라인 건 엔티온이 후계자 자리에서 날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는 거지.’
나는 미래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 이 정보를 최대한 활용한다면… 백작위를 내가 이을 수 있다.
“유리아. 내일은 테브라로 가야겠어.”
“네. 마차를 준비해두겠습니다.”
엘라인도 허락할 것이다. 내가 앞으로 다스릴 도시를 보러가는 것이니 반대할 명분이 없다.
‘그래. 시발. 이렇게 된거 테브라를 아주 끝내주는 영지로 만들어주지. 지상의 낙원! 더 헤븐! 테브라!’
난 할 수 있다.
현대의 물건과 지식들이라면 해낼 수 있을 것이다.
•••
덜컹덜컹.
나는 마차안에서 유리아에게 천마신공을 가르쳐줬다. 세계관 최고의 천재인 유리아라면 천마신공의 남다르게 받아들이지도 모르니까.
유리아가 천마신공을 익히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유리아는 고개를 저으며 천마신공을 거부했다.
“천마신공은 제게 어울리지 않습니다. 저는 영천류와 그림자 마법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여기서 천마신공을 익히려했다간 오히려 난잡해지겠죠.”
“천마신공은 절세의 무공인데?”
마천의 왕. 진명을 모를 신이 직접 창안한 무공이다. 그 위력은 두말할 것도 없다.
“저는 영천류가 천마신공에 뒤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
“네.”
좀 많이 의외였다. 내가 볼 땐 영천류보다 천마신공이 더 뛰어나 보였다.
“그럼 내가 천마신공을 익히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 같아?”
“잘 모르겠습니다.”
“음.”
“다만 굳이 주인님께서 천마신공에 집착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무공은 무공일 뿐이니까요. 꾸준히 수련하다보면 분명 천마신공을 익힐 수 있을 겁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유리아의 말대로다. 결국 언젠가는 천마신공을 익히게 될 것이다.
조바심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면 거짓말이지만, 내게는 천마신공 보다 더 대단한 유희생활 어플이 있으니까.
덜컹덜컹.
나는 정면에 앉은 유리아를 쳐다봤다. 유리아는 거칠게 흔들리는 마차 안에서도 꼿꼿이 허리를 피고 앉아 있었다.
‘얘는 볼 때마다 정자세네.’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유리아가 불량하게 앉아있거나 서있는 걸 본적이 없었다. 나랑 놀때랑은 예외다.
‘얘를 현실에 데리고 갈 수 있으면 진짜 편할텐데.’
그러다 문득.
유희생활 어플의 메뉴 중에 ‘캐릭터 소환’이 있었던 걸 떠올렸다. 지금까지 소환할 수 있는 캐릭터가 하나도 없었기에 그냥 잊고 지냈었다.
‘캐릭터라는 건 창작물 속의 인물을 말하는 게 틀림없겠지.’
내 눈앞에 있는 유리아도 캐릭터다.
나와 유리아의 눈이 마주쳤다. 유리아가 나를 보며 싱긋 웃었다. 나는 그녀를 향해 살짝 입을 내밀었다. 그러자 유리아가 나를 향해 상체를 내밀며 다가와 입술을 맞췄다. 혀가 질척하게 섞인다.
‘유리아를 현실에 소환하려면 조건이 필요하겠지.’
그 조건은 아마도 ‘인연’이라 생각된다. 인연의 목적이 내게 보너스 포인트를 주는게 아니라면 말이다.
“하으으응.”
반사적으로 유리아의 풍만한 젖가슴을 만지며 생각했다.
‘유리아를 현실에 데려갈 수 있다면…. 이 세상에선 내가 성장하는 것보다 유리아가 성장하는 게 더 이득이잖아.’
유리아를 최대한 강하게 만들어서 오러 마스터가 된 유리아를 현실에서 소환한다면?
‘인생 완전 개꿀 빨 수 있는 거 아니야?’
“아앙…. 주인님….”
나는 유리아의 목덜미를 핥으면서 이번 유희의 목표를 바꿨다.
이번 유희의 첫 번째 목표는 마나 각성 포션이었고, 그 다음 목표가 카일의 기연들을 가로채서 내가 강해질 생각이었다. 그러나 나보다 유리아의 재능이 더 뛰어나다. 같은 기연이라도 그녀가 얻는다면 효율 자체가 달라질 것이다.
‘그리고 유리아는 내 전용 메이드지.’
백작가에 환생한 매화검수의 주목표는 이제 유리아 키우기다.
‘…유리아 키우기는 뭔가 없어 보이는데.’
“……주인님. 넣겠습니다.”
유리아가 긴 치마를 들고 팬티를 옆으로 젖혔다. 그녀의 은밀한 곳 아래에는 꼿꼿이 발기된 내 물건이 있었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유리아가 내 위에 앉았다.
“하아아아….”
언제 넣어도 느끼는 거지만 내 물건에 딱 맞는 보지다. 나는 유리아의 감겨드는 질벽을 느끼면서 생각했다.
‘메이드 메이커. 앞에 프로젝트라 붙이면… 꽤 있어 보이잖아.’
프로젝트 메이드 메이커.
이미 절반 이상을 진행한 것 같지만, 시작은 절반부터라고 하니까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이다.
“유리아. 내가 널 최고의 메이드로 만들어줄게.”
“네, 네에! 하앙!”
•••
항구 도시 테브라의 장점은 2가지가 있다.
하나는 바다가 있다는 것. 바다는 자원의 보고다. 생선을 비롯한 온갖 식량들을 얻을 수 있다. 또한 바다를 통해 다른 지역과 무역을 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프터스와 반나절 거리에 있을 정도로 가깝다는 것.
‘이 두 가지를 빼곤 나머진 죄다 쓰레기야.’
인구수 5,000. 도시 치곤 인구수가 적다.
그리고 도시 전체가 낙후되어있다.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지 길도 닦여 있지 않은 것이다.
“여, 여기가 전의 영주가 사용하던 저택입니다!”
테브라의 경비를 책임지는 경비대장 로크가 말했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경비대장 역할을 맡고 있다. 실력은 오러 익스퍼트 최하급이다.
“그래? 수고했어. 가봐.”
“예! 가보겠습니다!”
로크는 헐레벌떡 뛰어서 경비대로 돌아갔다. 내가 엄청나게 불편했던 모양이다.
나는 그가 안내한 저택을 보며 혀를 찼다.
“지금 당장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군. 지어진지 50년은 된 것 같은데 관리하는 사람도 없어.”
“기록에 따르면 66년전에 지어졌다고 합니다. 20년 전의 테브라의 영주였던 굴티안 남작이 타계하면서 저택은 사실상 방치된 걸로 보입니다.”
유리아가 말했다.
우리는 이곳에 오기 전에 어느 정도 테브라에 대한 정보를 가진 상태였다.
“이딴 곳에서 생활하라고? 지랄. 난 이런 곳에서 못살아.”
난 허물어버리고 새로짓기로 했다.
“유리아. 시청으로 가자.”
“네. 주인님.”
시청은 걸어서 10분이면 닿는 거리에 있었다.
“…누구신지.”
시청 직원이 우리를 보며 우물쭈물거렸다. 나는 그를 무시하고 시청의 안쪽으로 들어갔다. 가장 좋은 방으로 보이는 곳의 문을 벌컥 열었다. 한 남자가 술을 마시다말고 나를 보고 있었다.
“……허억! 유진 프루커스 님?!”
“내가 누군지 아나?”
“예. 예. 제가 어찌 모르겠습니까. 근데 오늘은 어쩐 일로….”
그가 굽실거렸다. 그는 내가 한달 뒤에 이곳의 영주가 되는 걸 아직 못들은 모양이다.
나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그의 책상을 쳐다봤다.
“대낮부터 술을 먹고 팔자도 좋아.”
“아, 아니. 이건… 선물 받은 거라….”
“선물?”
나는 피식 웃었다. 아마도 저 술은 뇌물일 것이다.
“유리아. 뒤져.”
“네. 공자님.”
유리아가 집무실을 뒤지기 시작했다.
“감히 메이드가! 여기가 어디라고!”
“여기? 술집 아니었나? 술 냄새가 진하게 나는 거 보니까 술집 맞네.”
“아, 아니. 공자님. 아무리 공자님이라 하시더라도 이건 아닙니다! 엘라인 백작 부인께 정식으로 항의하겠습니다!”
“그러시던가.”
나는 유리아를 쳐다봤다. 유리아는 책장을 옆으로 치우고 오러를 이용해 금고 입구를 부수고 있었다. 그녀는 재주 좋게 금고의 잠금장치만을 박살냈다.
“찾았습니다.”
“이런 미친년이! 당장 안 비켜?!”
그가 유리아를 향해 달려들려고 했다.
“넌 가만있어.”
그의 뒷머리를 붙잡아 그대로 책상 위에 다시 던졌다.
“뇌물장부로군요. 블랙 타이거 상단으로부터 정기적으로 돈을 받고 있습니다.”
나는 그를 쳐다봤다. 그는 굳어진 얼굴로 나를 향해 외쳤다.
“다 이유가 있습니다! 공자님! 제 말부터 들어주십시오!”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에게 말했다.
“너 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