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incible Alter ego RAW novel - Chapter 111
분신으로 절대무신 111화
지금이야 북부대륙제일의 문파이며 천하십대문파의 한 자리를 당당히 차지하고 있지만, 그 당시만 해도 공동파의 규모는 소문파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살림을 도와주는 몇몇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조한의 뜻을 이은 제자들은 모두 합쳐 일곱 명밖에 되지 않았다.
겨우 일곱밖에 되지 않았으나, 이들은 북부연합의 운명을 뒤바꾸어 놓았다.
그들 하나하나가 이 드넓은 강호무림에서도 보기 힘든 기인들이었던 것이다.
그들은 공동칠검이라 불리며 북부연합의 운명을 이끌었는데, 그중에서도 당시 장문인이었던 공동일검의 무위는 가히 천하제일을 노릴 만했다.
반박귀진에 이른 검귀에 이어 창귀를 베어내더니 끝내 사파의 사존(四尊) 중 하나인 도존마저 연달아 패배시킨 것이다.
당연히 모두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아무리 천하에 은거기인들이 별처럼 많다지만, 이건 너무 갑작스럽지 않은가!”
“도대체 이자는 누구지!”
“가히 북부제일인이라 불리어도 될 자다!”
유명세를 떨친 이는 공동일검만이 아니었다.
그 외에 다른 공동칠검들 또한 저마다 사람들의 입에서 경탄(敬歎)을 일게 할 만큼 대단한 공을 세웠다.
그중 공동일검의 대제자인 공동사검은 그 스승 못지않은 화제를 낳았다.
이립에 이르지 않았음에도 반박귀진이라는 절대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한 문파에서 그것도 식구 모두를 합해도 열이 되지 않은 소문파에 두 명의 절대무인이 모습을 드러내었으니, 많은 이들이 공동파의 정체에 대해 궁금증을 드러냈다.
그러다 공동일검의 막내 제자의 입에서 공동파의 비밀이 드러났다.
“무왕 그분이 세운 문파란 말인가!”
“그렇다면 말이 되지!”
지난 수십 년 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비밀이 마침내 밝혀지자 안 그래도 화제의 대상이던 공동파는 더할 수 없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되었다.
무왕의 제자들이 북부연합을 지지하자, 무림맹의 정파 측은 이 전쟁에서 물러나는 뜻을 보였다.
천하를 구하였던 무신과 무왕을 존중하여 벌어진 일이었다.
장일은 그 말을 점소이에게 들었을 때 속으로 코웃음을 흘렸다.
‘뜻대로 되지 않은 전쟁에 발을 빼고 싶었던 차에 나름의 명분이 생기자 서둘러 몸을 뺀 거지.’
말이 100년이지 평균 수명이 그 절반도 안 되는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있어 그 시간은 너무도 아득한 시간이었다.
애초 사파라면 모를까, 정파라고 자처하는 이들에게 있어 100년 전의 죄를 거론하는 것은 그 명분부터가 너무도 약했다.
당연히 정파인들의 협조도 지지부진한 가운데, 갑작스러운 공동칠검의 등장으로 북부무림이 단결되니 아차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정파인들이 물러난 뒤에도 전쟁은 끝이 나지 않았다. 너무도 많은 이권이 걸려 있다 보니 사파인들은 발을 빼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명분에서도 그 사기에서도 우세를 점한 북부연합을 넘어설 수 없었고 마침내 전쟁은 북부연합 측의 승리로 끝이 났다.
이 전쟁에서 가장 득을 본 곳은 역시나 공동파였다.
전쟁이 끝나기 무섭게 많은 인재들이 공동파에 몰려들었고, 채 십 년도 되지 않아 공동파는 북부제일문으로 불리게 되었다.
그리고 삼백 년이 지난 지금 공동파는 여전히 북부제일문으로서 자리를 지켰다.
당연한 말이지만 무왕의 장보도가 나타났다는 소식이 이르자 공동파 또한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안 그래도 장보도로 인해 시끄러웠던 도시 전체가 크게 들끓고 있었다.
하루에만 수십 건에 달하는 강호인들의 싸움이 곳곳에 벌어지고 있던 것이다.
하기야 조사의 유물을 이을 가장 적법한 공동파의 제자들이 나타나면 그들로서는 크게 물러나는 수밖에 없었으니, 이들이 그리 초조할 만도 했다.
여기까지가 그의 제자에 대한 이야기라면, 이외 점소이가 말한 달라진 역사의 흐름은 생각보다 크게 유별나지 않았다.
“공나라라. 제국에 비할 바는 아니나, 이만하면 화선이 있던 요 나라와 버금가는 대국이군.”
북부연합에 이르렀던 홍건적과 싸움에서 패하면서 중부 대륙에 이른 파장은 상당했다.
하기야 누리고 있던 막대한 혜택이 무너진 것에 더불어 전쟁에 소모된 물자와 거대한 전쟁을 일으키게 된 배상금도 내주어야 했으니, 그 파장이 작을 리 없었다.
크고 작은 나라 다섯 곳이 무너질 정도의 난세가 시작되었다.
다행이라면 그 난세가 그리 길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 파장을 같이 마주하던 무림맹이 힘을 쓰기도 했거니와, 마침 걸출한 인물 하나가 역사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초삼이라는 이였는데, 흥미롭게도 장일은 그가 누구인지 알고 있었다.
“거물은 거물인가? 용 제국을 세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자가 이 같은 큰 나라의 왕이 되다니.”
초삼은 망한 나라 중 변방에 있던 왕족 출신으로, 두터운 인망과 뛰어난 병략을 타고난 자였다.
당연히 용 제국이 세워지면서 황제 다음의 권위를 누렸는데, 그의 권위는 십 년을 채 가지 못했다.
당시에도 젊었던 그를 두려워한 황제가 그를 역적으로 몰아 죽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사가 바뀌면서 황제는 역사 위로 나타나지 않게 되자, 그가 난세를 종식하며 공나라의 자리에 오르게 된 것이다.
다만 이처럼 큰 나라를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은 아무리 뛰어난 그라고 해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나, 한 가지 변수가 그것을 가능케 했다.
바로 패배로 인해 그 세가 약화되었다지만 여전히 잘 유지되던 무림맹과 손을 잡은 것이다.
관과 무림은 불가침이라는 암묵을 깨고 공식적으로 협조를 하게 된 것인데, 이는 왕실의 권위를 약화시키기는 했으나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데에는 큰 일조를 하게 되었다.
“다행히 개방이 이 시대에도 유지되고 있다고 하니, 자세한 것은 그들에게 알아보아야겠지.”
그만큼 큰돈이야 들겠지만, 사실 지금의 장일에게 돈은 고민거리조차 되지 못한다.
사왕의 장보도에서 챙겨둔 재물은 상당했기 때문이다.
부피가 작은 보석들이 주라, 이 시대에도 그 가치가 어느 정도일지는 알 수 없으나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 그는 확신했다.
그러한 장일의 생각 이상으로 보석들은 큰 가치를 인정받았다.
보석 중 하나를 현금으로 바꾸려 찾은 상단에서 그를 확인한 상인이 대경실색한 낯빛을 보인 것이다.
“아니! 이런 귀한 것을 이렇게 아무렇게나 관리하다니요!”
거친 가죽 주머니에서 꺼내는 것을 본 상인은 그리 다그치면서도 그 눈은 여전히 보석에서 떼어내지 못했다.
“값은 어떻게 쳐주시겠소?”
그 말에 상인은 눈을 굴려 보이다 장일의 허리춤에 찬 칼을 보며 이내 아쉬움을 드러냈다.
공나라와 무림맹 간의 관계로 인해 강호인들의 위세가 다른 나라에 비해 높아서다.
괜한 수작질을 벌이다 뒤늦게 사실이 밝혀졌을 때 생기는 문제는 그가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 그는 어렵게 입을 열었다.
“이런 보석은 제값을 받으려면 시일이 걸립니다. 제가 지불할 수 있는 금액은 금 두 관 정도가 한계입니다.”
“…….”
생각보다 큰 액수에 장일은 잠시 말문을 잃었다.
금 한 관이 금 100냥이었으니 이 작은 보석 하나가 금 200냥이라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마저도 급히 처분했을 때 그런 것이고, 시간을 두고 판매를 하면 그 이상을 받을 수 있을 듯했다.
“그리해 주시오.”
“저, 정말입니까?”
상인은 자신이 잘못 들었나 싶어 되물었으나, 장일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그와 같은 보석이 다섯 개는 더 있는 데다 그보다 작지만 가치는 크게 낮지 않은 보석도 열 개는 더 있다 보니 굳이 그에 얽매일 필요는 없었다.
장일은 금으로 환전하기 무섭게 개방을 찾았다.
“이곳만큼은 달라진 게 없구나.”
힘과 명성을 얻으면 자연히 부를 가지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거늘, 개방은 어느 시간대에서나 그와 먼 거리를 두고 있었다.
이처럼 무소유를 기반으로 하며 스스로 거지 집단이라고 자처한다는 것은 명예를 목숨처럼 여기는 강호인으로서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어쩌면 그렇기에 이처럼 유지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지.”
너무도 깨끗한 물에 물고기가 살지 않은 것처럼, 천하제일방이라고 하나 그 이전에 거지가 되어야 하는 곳에 욕심이 많은 자가 들어설 리 없었다.
그 생각에 허름한 이곳 개방의 지부를 잠시 바라보던 그에게 소개(小丐)가 찾아왔다.
“정보를 사러 오셨습니까?”
얼마나 오랫동안 씻지 않았는지 얼굴이 검은 때로 덕지덕지한 어린 거지는 그 외모와 달리 총명한 눈빛으로 그리 물었다.
한눈에 보아도 인재라 할 수 있는 터라, 앞으로도 개방의 앞날이 밝겠다 생각한 장일은 말없이 긍정의 뜻을 보였다.
“장보도 때문에 찾아오신 거라면 미리 준비해 둔 정보지가 있기는 합니다.”
아무래도 이 일로 찾아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다. 그 비싼 종이에 정보를 미리 적어 준비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것도 하나 사지. 이 외에도 전반적으로 강호의 현 상황을 정리한 정보들을 사고자 하네. 가능하면 마지막 혈마대전 이후 그간의 대륙 일들을 정리한 정보도 함께 사고 싶군.”
“어. 잠시 기다려 주시면 알아보고 오겠습니다.”
“그러지.”
끝내 지부장에게 안내하지 않는 어린 거지의 모습에 장일은 대수로워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장보도 일로 인해 그간 이곳 지부가 골치를 썩인 모양이다.
잠시 후 어린 거지는 어색한 얼굴로 나와 그에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스승님께서 손님을 더는 받지 말라 하셔서. 그래도 말씀하신 것은 가능하다고 하십니다.”
장일의 예상대로였던 터라 그는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후 일부 선금을 치른 장일은 어린 거지에게 자신이 묵고 있는 객잔을 알려주었다.
“말씀하셨던 정보들입니다.”
다행히 정보는 빠르게 정리가 되어, 그날 저녁이 되기 전에 어린 거지로부터 세 권의 책자를 받을 수 있었다.
장일이 가볍게 이를 살피다, 이내 만족스러운 얼굴로 잔금을 치렀다.
그와 별개로 장일은 금 닷 냥을 어린 거지에게 내어주었다.
“얼마 안 되지만 겨울 준비하는 데 보태시게.”
“아! 감사합니다.”
어린 거지는 깜짝 놀라면서도 이를 거절하지 않았다.
늘기만 하고 줄어들 줄 모르는 고아들에 언제나 자금 부족에 시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장일도 그 돈을 어린 거지가 개인으로 쓰지 않을 것을 알았기에 그처럼 서슴지 않고 내준 것이었다.
이처럼 큰 호의를 받은 게 처음이라서일까?
어린 거지는 막상 챙겨둔 금을 만지작거리다, 어렵게 말을 이었다.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장보도를 노리시는 거라면 조심하시는 게 좋을 것입니다.”
“그게 무슨 말인가?”
의문을 보이는 장일에 어린 거지는 조심스럽게 다가와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마가(魔家)에서 움직인다는 말이 있습니다.”
“마가?”
“그렇습니다. 제법 거물들이 움직이고 있다고 하니, 부디 신중하게 대처하십시오.”
어린 거지는 그 말을 끝으로 서둘러 객잔을 벗어났다.
큰 비밀을 말한 어린 거지였지만 그와 별개로 장일은 마가가 어떤 곳인지를 알지 못했다.
본 역사에서는 존재하지 않은 집단이었기 때문이다.
“마(魔)라는 글자가 들어간 것을 보면 그리 좋지 못한 곳인 모양인데. 어린 거지가 저처럼 조심하는 것을 보면 제법 세력이 큰 집단인 모양이군.”
다행히 그 궁금증은 그의 앞에 있는 책자에서 풀 수 있던 터라, 장일은 서둘러 책자를 살피기 시작했다.
-끄아아악!
-차아앗!
-사, 살려줘…… 윽!
끔찍한 살육이 펼쳐지고 있었다.
시신 중 사지가 멀쩡한 이들이 하나도 없을 지경이었다. 그렇게 죽은 자가 백을 넘겼고, 다시 그것의 배는 더 많을 시신이 더 생겨날 예정이었다.
놀라운 것은 이 살육이 겨우 다섯 명이 행하는 일이라는 점이다.
이는 달리 말하자면 수백 명의 강호인을 그들 다섯이 가지고 놀고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우지지직!
벌써 서른 명을 넘게 산 채로 찢어 버리던 온몸이 피로 젖은 거한이 하얀 이를 드러내며 말했다.
“흐흐흐! 본가가 확실히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내기는 했나 봅니다. 겁이 없는 자들이 이리도 많을 줄이야.”
그 말에 붉은 비단에 유난히도 하얀 피부를 지닌 여인이 코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흥! 이래서 가주님에게 종종 본가의 위엄을 보여야 한다고 말씀드린 건데. 주제도 모르고 숫자만 믿고 달려든 벌레들이라니. 정말 역겹기 그지없네요.”
“하하하. 그래도 복수라도 하겠다고 달려드는 자들은 기특하지 않으냐.”
“그러게 말입니다. 말로만 지껄이는 것들보다는 백배 낫지요.”
“…….”
거한은 즐거워했고, 여인은 비웃었다. 그에 이어 크게 웃은 중년인은 기꺼워했으며, 중년인의 말에 동감하는 노인은 흥미로워했다.
그들과는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 소년만이 꺼리는 얼굴로 묵묵히 강호인들을 베어 넘겼을 뿐이다.
이들은 저마다 다 다른 성격을 보였지만 잔혹한 손속인 것 하나는 확실히 같았다.
그 괴상한 모습과 조합에 뒤늦게 그들이 누구인지를 알았던 한 강호인이 경악 어린 눈빛으로 소리쳤다.
“어…… 어째서 칠악(七惡)이!”
“호오? 우리를 알아보는 자가 있다고?”
중년인이 부정하지 않고 흥미로워하는 모습을 보이자, 그 주변에 있던 강호인들이 대경실색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 살려주…….”
“도, 도망쳐. 칠악이라니!”
저들이 수많은 괴물들이 득실하는 마가에서도 악명 높은 칠악을 알게 되자 그들을 노렸던 강호인들은 완전히 사기가 꺾였다.
“낄낄. 도망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가?”
더는 자신들에게 덤비지 않은 채 그저 도망칠 궁리를 하는 그들에 노인이 재미있다는 듯 크게 나서더니 이내 손을 휘저었다.
-후우우웅!
동시에 검은 안개가 땅에서 일어나기 시작했고, 안개는 거대한 벽이 되어 도망치는 그들을 막아섰다.
어떻게든 그 안개 너머로 가고자 많은 강호인들이 뛰어들었지만, 그 누구도 그 너머에 가는 것에 성공하지 못했다.
들어서는 순간 정신이 혼미해지더니, 이내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다시 안으로 돌아와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