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incible Alter ego RAW novel - Chapter 112
분신으로 절대무신 112화
그렇게 학살이 시작되었다.
앞서 죽은 자들이 차라리 나았을지도 모를 만큼 그들은 처참한 죽음을 맞이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고통스러운 죽음을 안긴 자는 의외로 여인이었다.
그렇다고 그녀가 다른 칠악과 달리 무자비하게 손을 댄 것도 아니었다.
그저 눈짓과 함께 미소를 보일 뿐이었고, 그 눈짓과 미소를 마주하게 된 이는 사내든 여인이든 색욕에 미쳐 버렸다.
-끄흐흐흑…….
그리고 그렇게 색욕에 미쳐 버린 이들의 끝은 기괴하다 못해 끔찍했다.
처음에는 그저 쾌락에 젖어 서로를 탐했다면, 어느 순간부터 그를 넘어서 서로를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우적…… 우적.
마치 암 사마귀가 자신에게 짝짓기를 하는 수 사마귀를 먹어 치우듯이 그들은 서로의 살과 피를 먹어치웠다.
그들이 멈추어졌을 때는 온몸이 파 먹히다 끝내 죽음에 이르렀을 때였다.
“까하하하!”
여인은 그 모습이 너무도 재미있다는 듯 소녀처럼 순수하게 박수를 치거나 웃음을 흘려댔다.
-우두두둑!
적들의 뼈를 뭉개던 거한은 종종 그런 여인의 손속에 감탄하며 그 손을 멈추고는 했는데, 오히려 그런 어설픈 손속에 죽지도 살지도 못하게 된 적은 비명조차 못 지르는 고통에 온몸을 떨며 죽음을 맞이했다.
가장 지독한 죽음을 선사한 게 여인이라면, 가장 편안한 죽음을 맞이한 칠악은 소년이었다.
-차아앗!
-후두두둑!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저 그들을 아무렇게나 베어 넘겼을 뿐이다. 이에 저항하고자 저마다 칼을 들어댔지만, 그것은 별다른 저항의 수단조차도 되지 못했다.
이들의 진력이 담긴 칼조차 그의 검에 닿기 무섭게 부서졌고, 그렇게 사람이라 볼 수 없는 덩어리들이 곳곳에 너부러졌다.
결과만 놓고 본다면 다른 칠악들의 손속에 비할 만했으나 그럼에도 다른 점이라면 그들이 느끼지도 못할 정도로 숨을 거두게 한 점일 것이다.
“흐흐. 재미있었어.”
거한은 자신들이 만들어낸 지옥도를 보는 듯한 광경에 어린아이처럼 웃음을 흘리며 그리 말했고, 이에 소년을 제외한 다른 이들은 저마다 공감한 듯 기꺼워했다.
“자, 어서 움직이세. 공동파 놈들이 오기 전에 도착해야 하네.”
“네. 알겠어요.”
중년인의 말에 여인은 깔깔 웃던 웃음을 거두며 긍정했고, 다른 이들 또한 별말 없이 멈추었던 걸음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칠악이라?”
장일은 칠악으로 생각되는 이들 다섯이 그가 있는 도시에 들어섰다는 소문이 들자 흥미를 드러냈다.
칠악이 무왕의 장보도를 노리고 있다는 소문만으로도 두려워, 서둘러 도시를 떠나고자 하는 여는 강호인들과는 확실히 다른 행보였다.
현 강호인들에게 있어 칠악은 아니 그들이 속한 마가는 공포의 대명사라고 해도 다르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게 마가의 마인들이 세상에 나올 때면 반드시 피가 바다처럼 흐르고 시체가 산처럼 쌓였기 때문이다.
그들은 상대가 누구인들 분쟁 자체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이는 마인답게 피를 즐기는 성향이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그 분쟁 자체를 놀이로 삼을 수 있을 만큼 터무니없는 고강한 무력을 다루기 때문이다.
반박귀진에 이른 대마두도 있는가 하면 그에 준하는 괴물들도 즐비했다.
거기에 마가에서 다루는 마공이 그간 강호에서 다루던 무공과는 궤가 달랐다.
마치 기괴한 힘들을 다루었던 과거의 혈교를 연상케 할 정도였다.
이렇다 보니 무림맹에서도 마가와 분쟁을 하는 것을 피하고자 했다.
이는 12년 전에 벌어졌던 칠악혈해 이후 그런 성향은 짙어졌다.
칠악혈해는 스스로 칠악이라고 하던 여섯 명의 대마두들이 그를 노리던 천명이 훌쩍 넘던 강호인들을 학살한 사건을 말했다.
그들을 노리던 강호인들 중에는 초절정에 이른 무인들만 십여 명이 넘었던 것을 생각한다면 이들 칠악의 무력은 적어도 반박귀진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말은 마가에 그 같은 절대고수가 적어도 일곱 명이 더 생겨났다는 것이니, 아무리 무림맹이라고 한들 그들을 상대하는 것은 꺼릴 수밖에 없었다.
“마가는 그 잔혹한 성향을 지닌 것치고는 조용한 편이기도 하니.”
무엇보다 마가는 여러모로 밝혀지지 않은 단체였다.
정보에 있어서 상당한 저력을 갖춘 개방도, 정보의 양만큼은 개방보다도 위라고 하는 하오문도 마가의 저력을 알지 못했다.
단순히 정확한 수준을 말하는 것도 아닌 대략적으로 이러할 것이라는 기준조차도 입에 담지 못했다.
칠악이 그러했듯이 매번 마가에서 새로운 마공을 익힌 마인들이 모습을 드러내니, 종잡을 수가 없던 것이다.
무엇보다 그 마가 마인들의 주인에 대해서 알려진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저 알려진 것이라면 마인들이 그를 두고 가주 혹은 천마(天魔)라 부른다는 정도다.
정확히는 칠악과 같은 거물들은 가주라고 칭했으며, 그에 미치지 못하는 마인들은 천마라 일컬었다.
천마는 불가에서 나오는 존재로, 사마(四魔)의 하나다. 욕계 제육천을 지배하는 마왕을 말하기도 했다.
실로 광오한 별호였으나, 무림맹도 천하의 수많은 강호인들도 그 별호가 광오하다 여기는 이는 없었다.
마귀 같은 대마두들을 소나 말처럼 쉬이 부려대는 이였으니, 천마라는 별호만큼 어울릴 것도 없던 것이다.
그런 기괴한 마가에 대해 알려진 것은 두 가지뿐이다.
하나는 아직 그 천마라는 자가 세상에 공식적으로 드러낸 적이 없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이들이 남부 대륙에서도 손꼽히는 대국(大國)인 정나라를 사실상 소유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정나라에도 왕실이 있기는 하지만, 이들 왕실은 감히 마가에서 하는 명령을 감히 거부하지 못했다.
“천마라. 흥미로운 자로군.”
과거 그의 분신들이었다면 그리 여기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분신이 된 장일은 그 이전의 분신들과는 격이 달랐다. 그 말도 안 되는 실상 악신의 현신했다고 해도 과하지 않을 혈마를 죽인 이가 아니었던가?
그런 그가 공포의 대명사로 불리는 마가의 주인에게 두려움을 느낄 리가 없었다.
그러니 상식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행보를 보이는 천마에 그가 흥미를 보이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그렇다 보니 그 천마라는 자가 키워냈을 혹은 거둔 칠악에 대해 그가 그리 흥미로워할 만도 했다.
하지만 굳이 찾아 나서거나 하지는 않았다.
지금 그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제자가 남긴 장보도의 비밀을 풀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장일은 그 장보도의 비밀을 풀어내는 과정에 끝에 놓여 있었다.
이는 개방으로부터 산 그간 장보도에 관련된 정보들 때문만은 아니었다.
애초에 돈만 있다면 누구나 살 수 있는 정보였고, 그리 쉬웠다면 이 장보도 이야기가 나온 지 두 달이 지난 지금도 의문을 보일 리가 없었다.
그만큼 난해한 수수께끼로 감추어져 있었다.
한데도 장일이 접한 지 며칠 되지도 않아 그 끝자락에 다다른 것은 역시나 장삼풍이 얻은 누진통 덕분이었다.
천하의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던 그 황제의 계략마저 꿰뚫었던 누진통이었다.
당연히 조한이 남긴 수수께끼가 대단하다고 한들 그 누진통을 지닌 그가 풀어내지 못할 리 없었다.
“하아. 고민이 많았겠구나.”
그리고 마침내 그날 저녁이 되어 장일은 그 수수께끼를 풀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로써 장일은 왜 제자가 이 같은 장보도의 형태로 유물을 남겼는지, 그 유물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진(眞) 복마검법이라…….”
그것이 조한이 장보도에 숨긴 유물의 정체다.
자세한 사정은 그 유물이 있는 곳에 찾아가 봐야 알 일이겠지만, 장일은 대략적인 사정을 알 수 있었다.
장일이 알고 있는 조한이 만들어낸 복마검법은 사실 여느 이들이 익히기에는 무리가 있는 무공이었다.
그럼에도 익혀야 한다면 세 가지 조건이 필요했다.
하나는 그를 익히는 자가 조한처럼 천살성이어야 한다는 것이며, 두 번째는 천살성을 통제할 스승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도가의 가르침에 정통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공동파의 제자들이 도사가 된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일지도 모른다.
사실 이 때문에 장일은 조한이 제자 정도가 아닌 공동파라는 사문을 남겼다는 것을 알았을 때 크게 놀란 것이었다.
그 복마검법을 천살성이 아닌 자가 익힌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한데, 그 의문이 제자가 남긴 장보도에서 어느 정도 풀어지게 되었다.
공동파에 남긴 복마검법은 새로이 정리한 또 다른 복마검법이었을 뿐이며, 그 과정에서 새로이 정리하며 끌어올렸던 진 복마검법은 달리 존재했던 것이다.
“어쩌면 그 진 복마검법은 너무도 위험한 수준에 올라서 버렸기에 내버려 둔 것일지도 모르지.”
조한은 천살성과는 달리 그 성향 자체가 유순하기 그지없던 이었다.
아무리 자신이 평생 동안 화두로서 잡아 마침내 완성한 무공이라 할지라도 그처럼 위험한 것이라면 그는 이를 후대에 남기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저 버리기에는 너무도 아까운 것이었다.
“그러니 이 같은 장보도를 남겼던 것이겠지. 이 같은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자라면 진 복마검법을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지도.”
실제로 장보도의 수수께끼를 풀려면 그 학식이 높은 정도로는 부족했다.
평생을 도를 닦은 노도사처럼 도가의 가르침에 정통해야만 겨우 그 비밀에 다가갈 수 있었다.
여기에 터무니없는 오성을 지닌 조한 못지않은 오성을 갖추어서야 그 비밀을 모두 풀 수 있었다.
말하자면 초인, 혹은 그에 준하는 단체만이 그가 남긴 유물을 손에 넣을 수 있던 것이다.
이는 그가 남긴 위험을 감당할 수 있는 자에게 남긴다는 것이라, 장일은 그런 제자의 안배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러니 더욱 알고 싶군. 도대체 어떤 것을 만들어내었기에.”
화선과는 달리 더는 카르마에 연연할 필요가 없던 그였기에, 웬만해서는 세상일에 끼어들고 싶지 않았던 장일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마저 알게 되었으니, 그로서는 제자의 유물을 확인할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다음 날. 장일은 그간 머물었던 객잔을 나섰다.
그렇게 생각지도 못한 이가 장보도 쟁탈전에 뛰어들게 되었다.
“공동파다! 공동파의 도사들이다!”
“이거 흥미진진해지는군! 칠악이 무왕의 장보도를 노린다고 하던데, 과연 어찌 될까?”
“그 악명이 자자한 사파인들도 실전에서는 꼬리를 말고 도망치게 한다는 공동파의 도사들이 아닌가? 더구나 숫자에서 크게 우위에 이른 듯하니, 칠악이라고 한들 이번에는 쉬이 뜻을 이루지 못하겠지.”
“듣기로는 공동파의 칠검이 이번 일에 나섰다고 하던데. 저 중에 있을까?”
“정말인가? 칠검이 이번 일에 나섰다는 게!”
공동파의 칠검이라는 말이 누군가의 입에서 나오자 호사가들은 저마다 기뻐하며 떠들기 바빴다.
그도 그럴 게 공동파의 칠검은 공동파가 내놓을 수 있는 최고의 고수들을 말하기 때문이다.
공동파는 칠이라는 숫자와 연관이 많았는데, 이는 과거 홍건적의 난에서 큰 활약을 펼쳤던 공동파의 칠검을 기리고자 하는 이유가 컸다.
이외에도 우연이겠지만, 공동파는 북두칠성진이라는 진법을 다루기도 했다.
이 북두칠성진은 다수와의 전투에서는 큰 힘을 발휘하지는 못하지만 뛰어난 고수를 상대로는 대단한 위용을 자랑했다.
이 북두칠성진이 가장 큰 힘을 발휘할 때는 공동파의 칠검 중 하나 이상이 이 북두칠성진에 참여했을 때였다.
칠검은 복마검법을 깨우친 자라, 그들이 함께하는 북두칠성진은 그 복마검법의 위력을 한층 더 끌어 올려주었다.
이러니 호사가들이 그 칠악조차도 공동파를 상대하기 힘들다고 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