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incible Alter ego RAW novel - Chapter 120
분신으로 절대무신 120화
40장. 진실
“!!!!”
모든 이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사내는 과연 인간이 맞기라도 할까? 정말로 마귀가 현신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을 일게 하는 존재였다.
그것은 그와 가장 많이 검을 나누었던 초오가 가장 크게 느끼고 있는 것이었다.
‘공동칠검이 모인다고 해도 과연 저자를 넘어설 수 있을까?’
초대의 공동칠검. 그러니까 지금의 공동파를 일게 한 조사의 일곱 제자들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홍건적의 난을 통해 공동칠검을 이루었으며, 그중 공동일검의 경우는 초오가 가고 있던 길의 끝에 이르렀던 자였으니 말이다.
그러니 그 공동일검을 중심으로 펼쳐진 북두칠성진이라면 사내를 능히 베어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공동칠검으로는 천운이 닿아야 겨우 동수다.
최악의 경우 공동파의 모든 제자들이 달려들어야 겨우 그를 죽일 수 있을지 모른다.
사내는 그처럼 터무니없는 존재였다.
북부제일문을 능히 홀로 상대할 수 있는 그런 괴물인 것이다.
한데 장일이 그런 괴물을 그야말로 어린아이 손목 비틀어버리듯이 압살해 버리는 모습을 보이자 그제야 초오는 그간 잊고 있었던 그의 정체를 떠올릴 수 있었다.
“무신…….”
달리 고금제일인이라고 불리는 이의 진전을 이어받은 자.
그는 그제야 그것이 말하는 바를 확연하게 느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사실 장일이 그 무신 본인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그는 이처럼 사고를 이어나가지도 못할지도 모른다.
-퍼서석…….
장일의 일수에 허리 위가 통째로 날아간 사내의 하체는 이내 메마르고 시들어지더니 이내 재가 되어 사그라졌다.
그 모습은 장일에 의해 일어난 일이 아니었기에, 그는 미간을 찌푸려야 했다.
“별 잡스러운 것들은 모두 손을 댄 건가?”
꼭두각시는 그가 처음 생각했던 사왕이 다루던 강시와는 달랐다.
강시가 인간에 가까운 것이라면, 사내는 꼭두각시라 불렸던 것처럼 인간이라기보다는 인형에 가까운 존재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찮은가 하면 그렇지는 않았다.
도대체 어떻게 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어찌 되었든 구음을 다룰 수 있게 만든 것만으로, 그는 천마라 불릴 만했다.
“도대체 목적이 뭐지?”
끝내 말을 하지 않았으나, 누진통을 다루는 장일이었기에 그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알고 싶으면 찾아오라는 천마의 말은 단순히 그를 놀리고자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말 그대로 천마는 장일이 자신을 찾아오게끔 유도하고 있었다.
그를 위해 그 자신에게도 제법 귀하였을 꼭두각시 하나를 버려서라도 그는 그를 도발하려 했다.
아마 장삼풍을 통해 누진통을 깨우치지 못했다면 장일은 그의 뜻대로 행했을 것이다.
사실상 신을 죽인 것이나 다름없는 그가 아니던가?
그는 과신(過信)도 오만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스스로를 얕잡아보거나 하지도 않았다.
그러니 천마가 어떤 수작을 부린다고 한들, 그 모든 것을 부수고 그의 목을 날릴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할 것이다.
이처럼 천마의 수작을 알아본 장일이었지만, 그렇기에 그의 의문은 커져갔다.
‘장삼풍 이전의 나와 이후의 나의 차이를 알지 못한다지만, 내가 그의 위협이 된다는 것을 모를 리 없을 텐데. 왜 굳이 그 위험에 뛰어들려고 하지?’
장일이 알고 싶은 것은 바로 이것이었다.
자칫 그가 수백 년을 쌓아 올린 기반이 통째로 날아갈지도 모르는 일을 왜 끌어들이려고 하는지 장일은 그 점이 이해되지 않았다.
굳이 하나를 꼽아본다면 격을 쌓을 수 있는 방도로 쓰일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격을 이룬 신도 아니고 다른 후보자 후보도 아닌 같은 분신이 분신을 죽여 격을 높이는 확률은 터무니없이 낮았다.
상식적으로 그것이 가능하다면 장일은 그야말로 한도 끝도 없는 높은 격을 세운 분신을 만드는 게 가능했다.
시공간의 뒤틀림이 없는 분신이 있는 시대에 자신의 분신을 지속적으로 보내기만 하면 되는 일이니 말이다.
무엇보다 천마가 그런 방법으로 격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모를 확률은 높았다.
그 또한 장삼풍이라는 특수한 경우를 통해 황제라 자처하던 후보자 후보를 죽임으로 깨달은 사실이 아니던가?
이러니 장일이 그처럼 의문을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장일은 이내 고개를 털어버렸다.
그것이 궁금하다고 하여 작정하고 함정을 판 천마의 수작에 넘어가는 것도 웃긴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 생각을 끝낸 장일은 이내 경악 어린 모습을 초오를 돌아보며 말했다.
“제자들을 저대로 계속 둘 것인가?”
“아!”
초오는 그제야 처참한 몰골로 너부러진 공동파의 제자들의 시신들을 떠올리고는 서둘러 이를 수습하기 움직였다.
공동파의 제자이기도 한 만풍 또한 그 일을 돕기 시작했다.
그 모든 일이 끝이 난 뒤에야 장일은 집회를 이어나갔다.
그리고 이 집회에 참여한 도사들의 열의는 이전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특히나 제자들을 위해 한발 물러난 모습을 보였던 공동칠검은 이번 집회에서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자신들의 부족함에 자칫 공동파가 멸문당할 뻔했음을 알자 이들은 구태의연한 태도를 내려놓기로 한 것이다.
다음 날 새벽이 되어서야 집회는 끝이 났고, 그제야 공동파는 제자들의 죽음에 슬퍼하며 제사를 올렸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재앙.
공동혈사라고까지 회자되는 이 일은 공동파는 물론 무림맹 또한 마가에 대해 그간의 느슨했던 경계를 다시 높이게 말았다.
칠악 따위와는 아예 격이 다른 괴물을 아무렇지 않게 내보낸 마가의 모습에 이들의 저력이 자신들의 생각을 한참이나 넘어선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둠이 있다면 빛이 있는 법이었다.
이번 공동혈사를 통해 마침내 장일이 공식적으로 천하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름까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그가 무신의 진전을 이은 절대자라는 것이 알려지게 된 것이다.
자연 천하는 그가 머물던 공동파를 주목하기 시작했고, 장일은 점차 번잡해지는 주변에 과거 장삼풍이 그랬듯이 모습을 감추었다.
* * *
천마의 수작질에 결국 분신은 그를 만나러 가게 되었다.
그 선택은 최악의 상황으로 이끌게 하였다.
그간 짐작했던 모든 예상을 뛰어넘는 진실이 상황을 그리 만들어버린 것이다.
* * *
-본신.
혹시나 했던 우려와 달리 다섯 번째 부활은 네 번째처럼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그로부터 이틀이 채 지나지 않아 장일은 부활하였다.
-화르르륵!
깨어난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자신의 시신을 불태우는 일이었다.
과거와 달리 모닥불을 다룰 필요도 없었다. 지금의 그는 화왕이 다루는 것 못지않은 불을 다룰 수가 있었기에 그 시신을 처리하는 것에는 긴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그렇게 수습을 한 뒤에야 장일은 다시 세상에 나섰다.
여전히 전장은 혼란스러워 그를 수습하는 데 애를 먹고 있었다.
워낙 혈교가 싸지른 짓거리가 엄청나다 보니 대충이라도 수습하는 것조차도 제법 많은 시간을 잡아먹을 듯 보였다.
“그래도 신이 죽었기 때문인가? 정신을 차린 자들이 적지 않군.”
북부 대륙을 정벌하러 온 연합군을 가장 힘들게 한 것은 창칼을 든 군인과 혈교의 마인들이 아니었다.
바로 혈교의 전도에 넘어간 민간인들이었으며, 이들 중에서도 광신교인들의 돌발적인 행동이었다.
아마 연합군 대부분이 북부연합에 의해 큰 피해를 입었던 중부 대륙인들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사기를 크게 잃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혈교와 관련된 이라면 자다가도 이를 갈며 살심을 품는 중부 대륙인들로서는 이들의 수작질은 오히려 분노를 낳았다.
덕분에 사기는 떨어지지는 않았으나, 통제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문제였다.
숫자가 많을수록 질서가 이루어져야 그 진가를 발휘하는 연합군의 특성상 이런 일들은 그들의 발목을 잡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혈교의 신 율의 대리자 혈마가 죽은 것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은 미몽(迷夢)에서 깨어나기 시작했다.
그들은 그제야 자신들이 어떤 짓을 했는지 깨닫고는 스스로를 질책하기 시작했다.
이는 자연스럽게 혈교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경제와 정치도 다시 제 모습을 찾아가게 만들었다.
덕분에 장일은 이전의 북부 대륙이라면 꿈도 꾸기 힘들 작은 마을에서의 하룻밤을 허락받을 수 있었다.
장일은 아침부터 은 반 냥에 새끼 돼지를 잡은 촌장의 호의를 받아들이며 한편으로 지난밤 겪은 분신의 일을 떠올렸다.
“천마라…….”
분신이 그러했듯이 장일 또한 천마의 존재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달라진 역사 때문인지 화선이라 불리던 장일의 분신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었으나, 그 점은 짐작했던 일 중 하나였기에 놀라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전지전능한 시스템에서 벗어난 별개의 존재 천마는 장일에게 여러모로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혹시나 시스템의 정보란에 그에 대한 이야기가 추가되지 않았을까 싶어 깨어나기 무섭게 꼼꼼히 살펴보았으나, 그가 바라던 이야기는 없었다.
그저 별개의 존재로 여기듯 그저 마가의 천마라는 존재를 만났음을 이야기하였을 뿐이다.
공동혈사 이후 천마는 과거에도 그랬듯이 자신의 존재를 노출하지 않았고, 이는 마가의 마인들도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무림맹은 과거와 달리 그들의 행태를 주시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잠시 그 주시하는 것을 놓치면서 벌어진 공동혈사를 떠올린다면 당연한 일이었다.
무림맹이 그처럼 전에 없는 안보를 이유로 몸집을 불리며 힘을 행사하자, 자연스레 강호는 보기 드물게 평화로운 시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그 평화의 뒤에 얼마나 큰 불안요소가 있는지를 아는 그의 분신은 그 평화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마치 태풍이 오기 전의 고요함을 보는 듯하다.”
태풍이 오기 전에 보이는 전조를 말함으로, 장일 또한 분신의 생각에 동의했다.
‘꼭두각시라는 그 대단한 귀물을 던지면서까지 귀계를 부리는 이다. 천하의 뒤편에서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은 채 마가라는 거대한 세력을 키워낸 자이기도 하지.’
그런 그가 겨우 한 번의 실패로 자신의 뜻을 꺾었을 리가 없었다.
그 목적을 알 수 없으나 그는 끝내 분신이 그를 찾아오게 하는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장일의 예상은 그로부터 사흘이 채 지나지 않아 맞아떨어지게 되었다.
정확히는 그의 다섯 번째 분신이 만들어진 지 32년째가 되던 때였다.
* * *
-분신.
장일은 10년을 채운 뒤에야 공동파에서 하산했다.
올라설 때와 달리 홀로 하산하였는데, 이는 1년 전 만풍이 이미 하산을 하였기 때문이다.
지난 9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만풍은 끝내 조한이 남긴 진 복마검법의 정수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제 만풍이 가야 할 길은 자신만의 진 복마검법을 얻는 일이었는데, 이 부분은 장일도 더는 손을 댈 수 없는 것이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것은 조한이 남긴 진 복마검법이 말 그대로 신공이라 일러도 될 정도로 엄청난 무공이라서다.
“정말 무왕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걸 내놓았구나.”
조한은 천살성조차도 가볍게 뛰어넘을 살의를 이루어 냈다.
비록 장일이 다루는 살의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그것은 그의 존재감에 의해 생긴 차이일 뿐이다.
그리 생각한다면 조한이 남긴 진 복마검법은 가히 인간이 닿을 수 있는 검의 끝이라고 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