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incible Alter ego RAW novel - Chapter 119
분신으로 절대무신 119화
그렇게 펼쳐진 초오의 검에 실린 기세는 대단했다.
지금 그의 검이라면 능히 4년 전 무왕산에서 마녀와 불괴를 홀로 베어버릴 수 있을 정도다.
반박귀진에 이른 두 절대고수를 그것도 칠악이라는 대마두들을 홀로 상대할 수 있다는 의미는 컸다.
이는 그의 검이 정사를 통틀어 한 손 안에 든다는 말과도 같았다.
능히 북부제일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하지만 그런 그의 검조차도 사내에게 별다른 의미를 가져다주지 못했다.
-후우우웅!
-끄아아악!
마치 보이지 않은 무언가가 있기라도 하듯, 초오의 검에 실린 마귀는 사내에게 다가갈수록 알 수 없는 저항에 의해 일그러지는가 싶더니 이내 비명을 지르며 자지러져 버린 것이다.
-타다다닥!
-콜록, 콜록.
그로 인한 반발력에 초오는 튕기듯 뒤로 날아가야 했다.
무려 십수 장을 넘게 땅을 수 번이나 박찼던 그였지만 그럼에도 그 힘을 모두 흘리지 못한 듯 겨우 멈추어 선 초오는 요란히 기침을 토해내야 했다.
다행히 큰 내상을 입지는 않은 듯 보였으나, 그와 별개로 그는 정신적으로 크게 충격을 받은 모양이었다.
“하하하!”
하지만 그와 별개로 사내는 만족스러운 듯 크게 웃음을 흘려댔다.
“섣불리 실망하였군. 미안하네.”
사마를 베는 복마검법답게 그 겉으로 보이는 것 이상의 힘이 실린 것에 매우 만족한 모습이다.
실제로 초오 그는 알지 못했으나, 그의 검에서 이른 기세는 끝내 사내의 머리카락을 흔드는 데 성공했다.
겨우 머리카락 따위를 흔드는 게 무엇이 그리 대단한가? 싶겠지만, 사내 입장에서는 크게 놀라며 기꺼워할 만한 일이었다.
하여 사내는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아 쉬이 검을 들지 못하는 초오를 보며 새로이 제안을 던졌다.
“듣기로 공동의 북두칠성진은 복마검법의 마귀를 더욱 사납게 만든다 하던데. 남은 아홉 번의 기회는 그것으로 하는 게 어떤가?”
실로 오만하기 그지없는 제안이었지만, 초오는 그의 제안이 결코 오만하다 느끼지 못했다.
‘이자를 상대하려면 공동칠검이 모두 모여야 겨우 상대해 볼 법할 것이다.’
공동칠검들의 북두칠성진이야말로 진정한 공동파의 숨겨진 정수다.
현재 공동칠검 중 반박귀진에 이른 이가 셋이나 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실로 엄청난 전력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런 그의 생각을 맞춰주기라도 하듯이 때마침 그의 사형제들이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원시천존! 이 무슨 개 같은 꼴이더냐!”
“사형!”
나타난 이는 공동삼검이었다.
천성이 도사라고 하기에는 성격이 너무도 괄괄한 자이다 보니 능글맞은 초오조차도 종종 피하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의 등장이 더할 수 없이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사숙! 이게 무슨 일입니까?”
“사질!”
반가운 이는 그만이 아니었다.
과거 무왕산에서 고생을 하였던 공동칠검이 한발 늦게 그 뒤를 쫓아 온 것이다.
그렇게 공동칠검 중 셋이나 모여들게 되자, 초오는 그제야 조금은 안심이 된다는 듯 사내에게 소리쳤다.
“북두칠성진이 보고 싶다고 하였는가! 그럼 보여주지.”
“하하하!”
초오는 혹시나 사내가 말을 바꿀까 싶어 서둘러 그리 말했으나, 사내는 애초 그럴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는 듯 호쾌하게 웃을 따름이다.
공동삼검과 공동칠검은 초오의 말에서 현 상황을 짐작하고는 이내 초오를 중심으로 북두칠성진을 펼치기 시작했다.
부족한 네 자리는 이대 제자들이 채워주었고, 그렇게 좀체 보기 힘든 진정한 북두칠성진 정수의 일부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으히히히! 끼이이이히!
그렇게 펼쳐진 초오의 검에서 일어난 대마귀는 조금 전 보였던 마귀와 아예 격을 달리했다.
그 대마귀가 수백 년을 묵으면 그리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요사스러운 살의를 풍겨댔던 것이다.
아마도 초오의 복마검법 12성에 이른다면 그러한 검이 되었을 게 분명했다.
-쿠르르릉!
그렇게 검은 그 자체가 재앙인 것처럼 사내를 덮쳤다.
말 그대로 갈기갈기 찢어버릴 듯한 힘의 폭풍이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음에도 사내는 한 점의 두려움도 보이지 않았다.
-쿠우웅!
오히려 그 재앙을 향해 그는 한 걸음을 내디뎠고, 그와 동시에 대지가 갈라지더니 대기가 크게 흔들렸다.
-츠즈즈즉!
믿기 어렵게도 그것으로 그에게 다가오던 재앙에 깃든 힘은 크게 반감을 하더니 점차 사내에게 다가갈수록 그 힘은 허무하게 지워져 버렸다.
-!!!!
이에 초오를 중심으로 북두칠성진을 펼치던 공동의 도사들은 경악에 굳어져 버렸다.
무려 공동칠검의 셋이 포함된 북두칠성진이건만, 이번에도 이같이 허무한 결과를 보일 줄은 상상치도 못했기 때문이다.
‘괴물이구나!’
초오는 절망이라는 뜻이 존재가 된다면 저런 모습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슥!
이제 더는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는 가운데, 사내가 한 손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내가 졌네.”
“???”
무슨 말인가? 싶었던 초오는 이내 사내가 들어 올린 손끝에 머리카락 한 올이 베어져 있음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제야 사내와 그가 한 내기를 기억할 수 있었다.
‘자네의 칼이 나에게 닿는다면 내 그때까지 기다려 주겠네.’
겨우 머리카락 한 올에 불과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들의 검이 사내에게 닿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에 초오는 허탈감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이때만큼은 그 괄괄하던 공동삼검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이 한 번의 격돌에 불과하지만 그도 안 것이다.
사내가 상식을 초월하는 괴물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는 베인 머리카락을 바람에 날리며 눈을 반개한 채 장일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초오를 비롯한 모든 공동의 도사들은 긴장을 놓치지 못했다.
공동의 제자 십수 명을 베어 주인 괴팍한 자가 아니던가?
그런 그가 자신의 말을 얼마나 지킬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다행히도 이러한 그들의 불안은 그리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휘이잉! 탁.
그가 멈춘 지 얼마 가지 않아 뒤늦게 소식을 들은 장일이 검을 타고 그들의 앞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나타난 이는 장일만이 아니었다.
“…….”
그의 제자 만풍 또한 함께하였다. 다만, 전설의 어검비행술을 실제로 겪은 충격이 제법 컸던지 그는 어안이 벙벙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장일은 그런 제자의 어깨를 도닥이며 물었다.
“기괴한 놈이구나. 죽은 자도 산 자도 아니라니. 너는 저자에 대해서 아는 바가 있느냐?”
만풍은 스승의 말에 뒤늦게 사내를 바라보았고, 이내 그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는 어느새 장일의 등장에 미소를 지어 보이는 사내를 보며 믿기 힘들다는 얼굴로 말했다.
“천마가 다루는 꼭두각시 중 하나입니다.”
“꼭두각시?”
“말하자면 강시라 보시면 됩니다. 천마를 대신하여 말을 전하거나 그의 실험에 동원되기도 하지요. 다만 제가 본 기억으로는 이지를 상실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꼭두각시라고 부르는 것은 그런 이유였다.
마치 사람을 닮은 인형처럼 영혼 없이 그저 명령에만 따르기 때문이다. 한데 과거의 그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저처럼 생기 넘치는 모습을 보이니 놀랄 수밖에 없다.
“생각보다 별것 아닌 놈이로군.”
장일은 이내 흥미를 잃었다.
이미 그러한 존재를 만난 바가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스스로 활강시가 되었던 사왕이 그러했다.
물론 활강시와는 여러모로 구조가 다른 듯 보였지만, 그래 보았자 큰 굴레에서는 다르지 않았다.
장일은 사내에게 나아갔고, 이에 사내는 장일의 얼굴을 보며 대단히 흥미로워했다.
“주인님의 말씀대로다. 하면 어디 그 힘은 어떨지?”
그 말과 함께 사내는 처음으로 손을 펼쳐 보였고, 이에 검은 안개 같은 것이 장일을 향해 쏟아졌다.
“!!”
자신에게 쏟아지는 검은 안개에 장일은 믿기 어렵다는 듯 깜짝 놀라더니 검을 펼쳤다.
-사아아악!
거대한 검기 한 줄기가 그의 검에서 뽑혀 나옴과 동시에 밀려오던 검은 안개를 통째로 흔들더니 이내 지워버렸다.
“으음!”
설마 자신의 한 수가 그리 쉬이 막힐 줄 몰랐던 사내는 크게 놀랐으나, 그 놀람은 장일에 비할 바가 되지 못했다.
“구음을 다룬다고?”
비록 그가 다루는 구음의 순도가 장일에 미치지 못한다지만, 중요한 것은 구음을 다루는 자가 그 말고 또 있다는 것에 있었다.
구음이 어떠한 힘이던가?
그것은 전하려고 해도 전할 수 없는 그야말로 우연 속에서 운 좋게 마주한 힘이었다.
한데 그것을 천마도 아닌, 그가 다루는 인형 따위가 다루고 있었으니 장일이 그리 놀랄 만도 했다.
“네 녀석을 잡아 살펴볼 게 한둘이 아니군!”
“흐흐흐.”
장일은 사내를 사로잡고자 마음을 먹은 듯 본격적으로 검을 풀기 시작했고, 이에 사내 또한 주인에게서 받은 힘을 아낌없이 풀어내기 시작했다.
“천마벽해(天魔碧海)!”
-콰르르릉!
사내의 일갈과 함께 펼쳐진 천마벽해는 말 그대로 일대가 바다에 잠긴 듯한 착각을 일게 했다. 일대가 한순간에 어둠에 잠겨 버린 것이다.
-화아앗!
그러한 거대한 어둠에 대항하며 펼쳐진 것은 매화 한 송이었다. 겨우 미약한 꽃 한 송이를 검에 담았을 뿐이다.
-츠즈즈즉…… 스르륵!
하지만 그것으로 이 공동파를 삼켰던 어둠은 맥을 추지 못했다.
마치 긴 어둠을 살라 먹는 태양처럼 그의 매화가 그러했다.
-끄아악!
순식간에 사내가 펼친 어둠을 지워내던 매화는 이내 그의 두 팔을 통째로 먹어치운 뒤에야 겨우 그 자취를 감추었다.
-쿠웅!
-!!!
장일은 고통에 몸부림치는 사내를 뭉개버리듯 짓밟았고, 이에 사내는 신음조차 흘리지 못한 채 꿈틀거려야 했다.
“흥!”
그야말로 겨우 가는 숨만 이어질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버린 장일은 코웃음을 흘리며, 자신이 말했던 대로 사내를 살피기 위해 몸을 뒤집었다.
그때 그런 그의 행동을 예상이라도 하듯이 사내에게서 장일과 동일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내 장난감을 이 정도로 부순 것을 보면 확실히 내가 맞는 모양이군?”
“……천마인가?”
“자네이기도 하지. 어땠는가? 내 장난감이?”
“역겹고 하찮았네.”
신랄한 장일의 그 말에 뭉개진 사내를 통해 말을 잇는 천마는 부정하지 않았다.
“자네 말대로네. 정말 하찮기 그지없지. 알고 있는가? 여기까지 이르는 데 무려 삼백 년이나 걸렸다는 것을?”
“정말 병신 같은 짓거리로군.”
“끌끌. 그리 말하지 마시게. 나도 사정이 있어 이러는 것일세.”
“하고 싶은 말이 뭔지 말하게.”
“별것 아니네. 그저 본래 나는 어떤지 확인할 겸 인사나 할까? 싶어 찾은 것뿐이네.”
“개소리하지 말고 본래 목적을 말해.”
“아아! 역시 나답군. 내 마음을 잘 알고 있어. 으음. 나중에 시간이 되면 나를 한번 찾아오시게. 그럼 내 목적을 말해주지.”
-퍼어엉!
장일은 천마가 끝까지 목적을 이야기하지 않자, 사내의 상체를 통째로 날려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