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incible Alter ego RAW novel - Chapter 136
분신으로 절대무신 136화
-본신.
[권능 분신(分身) 개체가 소멸되었습니다.] [분신이 쌓은 카르마가 본체에게 돌아갑니다.] [121 카르마를 축적합니다.]“…….”
시스템의 알림을 본 장일은 한동안 말문을 잃어버렸다.
막대한 카르마 포인트를 손에 넣었기 때문이다.
기껏해야 20~30카르마 포인트를 생각했던 장일로서는 그것의 몇 배에 달하는 카르마 포인트를 손에 넣자 마냥 좋아할 수 없었다.
그 말은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역사가 크게 뒤틀렸다는 것을 의미했다.
“문제는 내가 달라진 역사를 알 수 없다는 것에 있지.”
첫 번째 죽음에서 부활하였을 때에도 그러했다.
부활한 그의 생은 자신이 알고 있던 것과는 다른 것이었다.
그에게 무공을 가르쳐 준 스승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그는 여느 소년병들처럼 겨우겨우 생을 이어나갔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 달라진 그와 지금의 그가 달라지지 않은 것이 있다면 바로 새로운 역사의 시간 축이 된 그 시점. 정확히는 그 시간 축이 만들어지게 되는 그 하루다.
시간 축은 변하지 않는 기준점이기에, 그는 역사가 뒤틀린다고 한들 그가 있는 시공간의 위치는 달라지지 않았다.
당연히 장일도 달라지지 않았다.
설사 소년병이던 그가 그 시간 축 이전에 죽었다고 한들, 장일은 그와 별개로 모든 것을 초월한 채 시간 축으로서 여전히 그 세상에서 나타나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바로 이 점이 장일이 달라진 역사를 기억할 수 없는 이유이며, 그 역사에 뒤틀어진 그 자신이 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했다.
다만 이 시간 축이 찰나가 아닌 하루라는 범위다 보니, 장패가 장일의 활약을 기억할 수 있던 것인데 이 때문에 장일 또한 이 모순적인 부분을 이해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다.
이러니 장일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달라진 역사를 알기 위해 하산을 결심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수암산이 있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개방의 지부가 있는 도시가 있었다.
개방의 지부라고 하지만 이제 막 동 대륙에 진출을 시작하다 보니 그 규모는 협소했다.
하지만 장일이 큰 비밀을 알기 위해 찾은 것도 아니었기에 그러한 규모 따위는 그에게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크흠. 큰 손님이셨군요.”
장일이 무신이라는 것을 알아보지 못한 지부장은 그가 내민 금에 대단히 기꺼워하며 장일이 바라던 정보들을 수집해 주었다.
겨우 반나절도 채 되지 않아 두꺼운 책자 한 권이 마련되었는데, 그 안에는 장일이 바라던 대로 혈마대전과 천검문 등에 대한 내용이 쓰여 있었다.
장일은 서둘러 책자를 넘겨 살피기 시작했고, 그로부터 한 시진이 지나 그 책자를 덮었을 때 장일은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달라진 게 없다라…….”
1차 혈마대전은 10년에서 8년으로 줄어들었건만 개방이 내어준 서책에는 여전히 8년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어디 그뿐일까?
그가 의뢰한 천검문의 역사 또한 그가 아는 것과 달라질 바가 없었다.
무엇보다 불존에 이어 무림맹의 맹주직에 올랐던 이가 만학존자에서 검존으로 바뀌었던 것 또한 그리 기록되지 않았다.
그대로 만학존자가 맹주직에 올랐다고 기록되어 있던 것이다.
과거가 현재를 바꾼다는 것을 알고 있는 그에게 있어 이 같은 변화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런 기괴한 일을 알았음에도 의외로 장일은 생각보다 크게 혼란스러워하지 않았다.
이미 천마로 인해 생겨난 역천이 과연 과거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짐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그럼에도 그가 처음 혼란스러워 한 것은 그가 시스템으로서 받은 카르마 포인트 때문이다.
분명 역사가 뒤틀렸으니 그와 같은 카르마 포인트를 받은 것일 터인데, 그렇지가 않으니 그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일.
그나마 이해해 볼 법한 것이라면 하나뿐이다.
“천마가 뒤틀어 버린 역천의 세상에 내가 갇히게 되었다는 건가?”
시스템이 만들어낸 새로운 세상은 그저 별개로 존재한 채 그는 여전히 역천을 일으킨 천마의 세상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는 말이었다.
쉬이 말하자면 새로운 세상에 떨어져야 할 시간 축인 본신을 대신해 분신이 그곳에 떨어진 곳으로, 이는 본신관 분신의 바뀌었음을 말했다.
“그야말로 역천이구나!”
장일은 우려했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게 되자 난감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고개를 저으며 오늘 밤부터 보게 될 새로운 분신을 떠올리며 중얼거렸다.
“……하면 미래는 어찌 될까?”
분신 중 하나를 검존의 세상에 떨어뜨렸다면, 장일은 남은 분신 하나는 천마가 있는 세상으로 떨어뜨렸다.
정확히는 장일이 천마를 죽이기 위해 마가로 향한 마지막 여정의 시기로 떨어졌다는 게 맞을 것이다.
장일이 천마를 죽이지 못했다는 것은 두 가지 때문이었다.
천마가 준비했던 꼭두각시가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엄청났다는 것이 하나였으며, 다른 하나는 천마를 상대하는 데 황극이 필요하다는 것을 늦게 알았다는 것이다.
이 중 하나만이라도 장일이 알았다면 그는 천마를 죽이는 데 모험을 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다만 그렇게 천마를 죽인다고 한들 과연 흑객의 세상의 천마가 존재하지 않을지에 대해서 장일은 회의적인 시선이었다.
이미 역천의 세상에 의해 그라는 시간 축이 갇혔으니, 설사 그가 역사를 바꾼다고 한들 그것은 그와는 다른 별개의 세상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다만 그럼에도 장일은 일말의 기대를 저버리지 못했는데, 이는 과거로 온 흑객 때문이었다.
현재와 미래가 이어졌다는 것을 말함이니, 어쩌면 과거와는 또 다른 결과를 낳을지도 모른다 판단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장일의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다만 그 모습이 달랐을 뿐이다.
그렇게 그날 장일은 꿈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마주하게 되었다.
* * *
-분신.
“여기는?”
정신을 차린 장일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 자신이 분신이라는 것을 자각하는 것과 별개로 그가 깨어난 곳이 그가 생각했던 곳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본래라면 자신은 마가로 향하는 과정에서 들리게 될 고급객잔에 떨어졌어야 했다.
아니, 하다못해 그 고급객잔이 있는 도시 쪽에 떨어졌어야 하는 게 옳았다.
한데, 두 명의 분신을 다루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알 수 없는 이유 때문인지 장일은 그와는 너무도 동떨어진 곳에 떨어져 있었다.
도시는커녕 거대한 나무와 수풀이 우거진 숲속의 한가운데 떨어진 것이다.
사정을 모르는 그로서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으나, 마냥 그 혼란에 젖어 있을 수는 없었다.
-크르릉!
농밀한 살기를 담은 울음의 주인이 그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장일은 자연스럽게 그 울음의 주인을 마주했고 이내 놀란 눈빛을 보여야 했다.
“요괴?”
바로 호랑이 모습을 한 요괴가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장일에게 다가오고 있던 것이다.
이미 백호를 비롯해 여러 차례 요괴들을 만나본 바가 있던 장일에게 있어 요괴를 만나는 것 자체는 그리 특이한 일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그가 놀란 것은 그 호랑이 요괴가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뛰어난 대요괴라는 점과 그럼에도 이성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호랑이 요괴는 과거의 백호와 유사할 정도의 격을 갖춘 대요괴였다.
보통 이 정도의 수양을 갖춘 요괴는 본능보다 이성이 높아지게 마련인데, 그의 눈앞의 호랑이 요괴는 여느 저급한 요괴와 다르지 않았다.
강호인으로 친다면 일월합벽 수준이었으니, 그대로 둔다면 세상에 큰 패악을 부릴 게 분명했다.
-어흐흐흥!
-서걱!
장일이 살심을 일으키려는 것을 안 것인지 그를 살피던 호랑이 요괴가 먼저 몸을 날렸으나, 결과는 그의 검에 잘려져 버렸다.
-파아아앗!
장일은 피 분수를 흘리는 호랑이 요괴의 사체를 살펴보더니, 이내 손을 뻗었다.
-탁!
곧, 무언가가 휙 하니 그의 손에 잡혀 들었다.
“정수?”
백호에게서 보았듯이 대요괴에게는 정수가 있게 마련이었다. 그러니 호랑이 요괴에게서 정수가 있다는 것도 놀랄 일은 아니다.
다만 그럼에도 장일이 특이하다 생각하는 것은 그 정수가 백호에게서 본 정수와는 달랐기 때문이다.
“인공적인 느낌이 드는 정수로군.”
바로 이 점이었다.
자연스러운 것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그래서인지 정수는 마치 영초처럼 정제된 느낌이 들기까지 했다.
-스스슥!
하지만 장일은 이에 대해 여유롭게 살펴볼 수는 없었다.
호랑이 요괴의 피 냄새를 맡은 것인지 또 다른 요괴가 그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도대체 여기는 어딘 것이지?”
장일은 새로이 등장한 요괴를 보며 어이없어하는 얼굴로 그리 말할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게 망아지도 한입에 삼켜 먹을 것 같은 거대한 뱀 요괴가 그를 노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만한 대망은 앞서 등장한 호랑이 요괴와 같은 대요괴 급이었다.
보통 이 같은 대요괴는 영역을 지키게 마련이라, 이처럼 한 곳에서 연달아 만나기 어려웠다.
그러나 장일은 이내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호랑이 요괴처럼 이 대망 또한 대요괴답지 않게 이성보다는 본능에 날뛰는 존재였던 것이다.
-퍼어엉!
장일은 이번에도 대망의 머리를 통째로 날려 버렸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정수를 하나 다시 취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후에도 장일은 여유를 가지지 못했다.
어찌 된 것인지 그 뒤에도 여러 대요괴들과 수많은 요괴들이 그를 죽이기 위해 몰아쳤기 때문이다.
“흥!”
수백에 달하는 요괴들이 자신을 향해 몰아치는 모습은 실로 상상키 힘든 끔찍한 광경이었으나, 장일은 코웃음을 흘린 채 담담히 칼을 빼 들었다.
곧 특유의 요괴들의 혈향이 숲 전체를 뒤덮었고, 그 피에 깃든 요기 때문인지 장일이 있던 숲은 빠르게 메말라 갔다.
장일이 그 숲을 나선 것은 사백 구가 넘는 요괴들을 베어버린 뒤였다.
놀라운 것은 그만큼이나 요괴들을 베어냈음에도 다시금 기어 나오는 요괴들의 모습이었다.
그 끝도 없는 요괴들의 모습에 장일은 질려 버렸던지 결국, 숲 밖으로 몸을 피하여야 했다.
숲을 나선 지 얼마 가지 않아 장일은 도시를 발견할 수 있었다.
다만 특이하다면 마치 대도시에서나 볼 법한 거대한 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장일은 이 기괴한 세상의 정체를 알기 위해 그 도시에 들어섰고,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아 기이한 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상하리만큼 강호인들이 많구나.”
바로 이 점이다.
보통 무에 종사한다고 할 수 있는 자들은 많아 봐야 백에 하나 정도에 불과했다.
백만 명이 모여 있는 대도시라면 만 명 정도가 그들인 것으로, 이 중 8할 이상이 관에 종사하는 자들이었다.
그러니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천에 한둘 정도가 강호인인 셈이다.
그런데, 이곳 도시는 인구 십만을 겨우 넘어 보임에도 대략 열에 하나 정도가 무에 종사하는 이들이었다.
그중 강호인들이라 할 수 있는 자들이 절반에 달했으니, 이만하면 무림맹이 있던 지역마저도 뛰어넘는 숫자였다.
그러나 정작 장일을 놀라게 한 것은 따로 있었다.
“수준이 제법 높군.”
그들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이들을 보고 하는 말이었다.
분명 하는 행색은 삼류 무인과 같은 낭인들인데, 그 실력은 일류 못지않았다.
이외 나름의 행색이 나름 정돈된 자들의 경우는 그 실력도 뛰어났다.
절정은 물론 초절정의 무인들마저 그중에 종종 보였는데, 이는 아무리 생각해도 정상적인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한데도 놀라운 것은 그런 모습들이 너무도 자연스럽다는 것에 있었다.
마치 이것이 당연하다는 듯 나름의 질서가 자리를 잡고 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