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became the Three Kingdoms Sackcloth RAW novel - Chapter 2
2화. 어린 나이에 환생했다.
시작합니다.
다음날.
일찍 일어나 아버지를 따라나섰다.
“아프면 더 쉬어야 하는 게 아니냐? 말에서 떨어진 낙상은 쉽게 볼 게 아니다.”
“괜찮아요. 아버지를 돕고 싶어요.”
“네가 돕지 않아도 이 아비는 힘들지 않아.”
“꼭 옆에 있고 싶어요. 지켜만 볼게요.”
그 말에 웃는다. 아버지는 허허허 웃으셨다.
“우리 막내가 사내가 되었어.”
그렇게 따라나선 아버지의 마방(馬房).
수많은 말들이 뛰어노는 초지. 지평선 끝까지 보이는 풀과 산천이라 자연이 보여주는 아름다운 풍광에 압도되었다.
규모는 작았지만, 말들이 뛰어노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이야! 멋있어요.”
“좋으냐. 마필의 숫자는 3백뿐이다. 하지만 점차 늘려가고 있으니 네가 컸을 때 더 큰 마방으로 거듭날 것이다.”
역시나 성실하고 평판이 좋은 아버지의 수완. 그 덕분에 찾아오는 상인이 많은 것도 알았다. 거기다가 마방만이 아니라 ‘마가장’ 장주로서 위엄도 넘쳤다. 그것에 더해 아버지는 지역을 대표하는 농서의 유명인사.
그렇게 마방을 한 바퀴 돌아보며 이민족인 강족을 바라보며 물었다.
“아버지, 어째서 저들을 부리고 있어요?”
그러자 아버지가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셨다. 그러다가 생각난 게 있는 듯 한숨을 내쉬며 이야기를 꺼냈다.
“기억을 잃었으니… 정말 그런가 보구나. 혹여 이민족에 대해 편견이 있느냐? 왜, 저들의 외모가 달라서 이상하냐?”
꾸중이 섞인 목소리. 난 고개를 저으며 아버지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럼 하나씩 설명해 보자꾸나. 혹여, 이 아비의 이름과 할아버지의 이름은 기억하지?”
고개를 또 가로저었다. 그러자 헛바람을 뱉으신다.
“허어- 그것참.”
자연스러운 탄식. 난 민망한 마음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아는 게 있어야 답을 하지.’
“할아비의 존함은 마평(馬平)이다. 젊은 시절, 천수 난간현의 현위로 계셨지. 그리고 어지러운 조정에 뜻을 달리하여 지금의 마가장에 뜻을 두었다.”
한참을 설명하던 아버지는 나를 보며 되묻곤 했다.
그 후로 먼 조상에 대한 말도 나왔다.
복파장군(伏波將軍) 마원(馬援) 중국 광무제 때의 이야기. 비단길과 실크로드 이야기.
“…지금은 한미한 가문이 이지만, 한 때는 장군 가문으로… 그리고 아비는 몸이 허약해 군직에 들지 못했다만…. 너의 숙부는 양주 자사 경비(耿鄙)의 종사로 군직에 몸담고 있지. 물론, 마가장의 장주는 이 아비가 맡고 있지만 말이다.”
긴 이야기를 종합하니 이곳은 고대 중국.
‘이번 삶도 상인인가. 그것도 마방(馬房)이라니.’
설명 후, 아버지 뒤만 졸졸 따랐다. 그러다가 불쑥 튀어나오는 말(馬)에 놀라 뒷걸음쳤다. 하지만 내가 지른 소리에 말도 놀랐던지, 더 폭주하며 마방 안을 시끄럽게 했다.
“워어-! 진정. 착하지.”
간신히 말을 진정시킨 아버지는 나를 꾸짖었다.
“어디에 정신을 팔고 다니냐?! 말이란 상당히 예민하고 겁이 많은 짐승이다.”
한동안 훈계를 들었다. 마방을 관리하는 주인으로 소가주인 내게 일일이 마방을 관리하는 방법을 알려주셨다.
“…그래 이 놈(馬)과 인연이니. 이 암말을 네게 주마. 배운다고 생각하고 친해져 보아라.”
그 후로 떠맡듯이 군마의 주인이 되었다.
그런데 이놈은 내가 싫은지? 이빨을 드러내고 틈만 나면 물고자 덤벼든다.
나는 놈의 이빨을 피해 대화를 시도했다.
“이제부터 나랑 친구하는 거야. 네 이름은 구름이다. 알았지?”
구름이라 불린 말은 전체적으로 검은 털에 흰 얼룩을 가진 군마였다.
***
시간이 지나 마방의 소소한 일상이 지나쳤다.
나는 구름과 시간을 보내며 녀석과 친해지려고 노력했다.
그 일과 중 또 다른 일이 생겼다.
헐레벌떡 뛰어가는 총관의 모습. 그를 따라 살짝 긴장한 아버지가 뛰고 계셨다. 그들을 쫓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새끼를 낳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총관, 산통은 멈추지 않는 것인가?”
“오늘까지 3일입니다. 아무래도 힘들 것 같습니다.”
“마비산은 처방하였는가?”
“했습니다. 마비산의 효과로 버티고는 있지만, 아무래도 새끼를 낳다가 어미가 죽지 않겠습니까?”
‘마비산’이란 약재의 이름이 오가고 약제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았다. 마비산의 효과는 대단했다. 마치 마취제 같았다.
그 후, 비약으로 불린 그것에 대해 들었다.
[일명 마비산으로 불리는 이 약은 대마가루와 여러 가지 약제를 배합하여 만든 비전. 효능이 상당해 마가장의 규모를 늘린 숨은 공신이기도 했다.약효는 근육 이완과 심신 안정.
어찌 보면 만병통치약으로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성능이 워낙에 강력해 인간에게 사용했을 때 환각과 환청에 시달려야 했다. 그런 관계로 인간이 아닌 말에게만 사용하고 있었다.]
강력한 진통과 이완 효과.
덩치 큰 짐승이 한순간에 잠에 빠져들다니.
마비산의 사용으로 산통을 줄이고 강제로 출산을 유도했다. 그 시간은 꽤 오래 걸려 약을 조치하고 새끼를 낳을 때까지 총관과 아버지의 몸에서 땀으로 흠뻑 젖었다.
그렇게 어미는 죽고, 갓 태어난 새끼는 살아남아 마비산의 가치를 확실히 보여주었다.
***
시간이 지났다.
역시나 애마愛馬 구름에게 진심을 다해 정성을 쏟았다. 하지만 그 진심에도 불구하고 나를 태우지 않는다.
나는 구름의 등짝에 오르기 위해 노력했지만, 몇 번이나 떨어지며 험한 꼴을 당하기 일쑤였다.
그런 소소한 일상이 지루하게 이루어지던 어느 날.
마가장에 상인들이 찾아왔다. 그들은 아버지의 거절에도 불구하고 전쟁에 필요한 군마(軍馬)를 원하고 있었다.
“대량의 군마가 필요한데.”
그 말에 아버지가 되물었다.
“조용한 시절인데 전쟁이라도 났단 말입니까? 혹여, 이민족의 무리가 반란이라도??”
그 질문을 받고도 두 상인은, 대단한 비밀을 가진 사람처럼 저들끼리 한동안 주절거렸다.
그러다가 아버지를 한차례 바라본 후 말했다.
“입이 무거운 마가장이니 말해 주리다. 금성에 반란의 조짐이 있어. 그 수괴가 누구더라? 그래, 북궁백옥과 이문후. 그리고 그 휘하인 한수와 변장이란 자들이 이민족을 부추겼네.”
“변란이 일어난단 말입니까? 그럼 큰일이지 않습니까.”
“아직은 아니야. 하지만 분명 일어나겠지. 그리고 서량이 험악한 걸 자네도 알지 않나. 우리야 상인이니 난리통에 이윤을 벌어야지.”
상인과 협상으로 돈을 벌었다. 군마 2백 필을 팔고 상당량의 자금을 확보하였다.
다시 시간이 지났다.
반복된 일상과 말 타기에 열중. 그러나 매번 실수로 꾸중을 들어야 했다.
결국, 애마 구름을 마구간에 넣고.
언제 죽어도 이상할 게 없는 늙은 말을 올라타 그날 훈련을 간신히 해냈다.
그러나 혹독한 훈계도 함께.
“말 위로 올라선다는 건 그냥 놀이가 아니다. 언제든 떨어져 크게 다칠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무릇 배움에 있어서 그 겉치레만 익히고, 재주가 뛰어나 배운 줄 안다면, 배움 중 오의奧義를 깨우치는 건 어려운 일이 된다. 이것은 우리 마씨 가문의 무예와 상통하니 명심해야 한다.”
마씨 가문의 무예라… 이게 무슨 말일까? 마가장이 그저 군마를 키워내는 곳인 줄 알았는데?
*
조용하던 마가장에 사건이 생겼다.
몇 달 전 얻은 망아지. 그 망아지가 숨어든 늑대에게 물려 죽은 사건이 발생했다.
그 사건으로 비상이 걸렸고. 나 또한 어른들을 돕기 위해 늑대를 찾아 나섰다. 그러나 어린 꼬마가 뭘 할 수 있을까? 그저 작은 꽤를 내는 게 전부.
나는 총관을 통해 마비산 가루를 얻었고, 그것과 함께 고깃덩이를 구했다.
그리고 덫을 쳐 늑대가 다닐만한 길목에 살포했다.
그렇게 덫을 놓은 지 3일.
정말로 늑대가 나타났다.
나는 높은 나무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회색빛 털에 삐쩍 마른 늑대. 보기만 해도 굶어 죽을 녀석이었다. 작고도 볼품없는 늑대. 그러나 늑대는 늑대였기에 기다렸다. 놈이 마비산을 먹고 잠들기를 말이다.
놈이 경계하듯 빙빙 돌기만 한다. 하지만 굶주린 유혹은 고기덩이를 외면하지 못했다.
우걱우걱, 먹기 시작한다. 허겁지겁 씹고 삼킨다.
그리고 비틀.
나는 쾌재를 불렀다. 그렇게 한참 쓰러져 미동도 없는 늑대를 살피고 있었다.
무엇보다 안전이 중요하기에 기다렸다. 그리고 완전히 잠든 걸 확인한 후 나무에서 내려가 살폈다.
콕, 콕, 화살촉으로 찔러보았다. 잠이 들었나? 확인했다. 늑대는 축 늘어져 움직임이 없었다. 물론 콕콕 찌른 아픈에 부르르 떨기는 했다. 그럼에도 움직이지 못했다.
근육의 이완작용이 제대로 먹혔는지 놈은 움직일 수가 없었다.
이는 기회.
늑대를 잡아낼 기회가 지금이었다.
나는 놈의 목숨을 끊기 위해 목궁을 들었고 시위를 당겼다.
퍽!!!
맞았다. 하지만 둔탁한 가죽이 튕기는 소리와 함께 화살은 엉뚱한 곳에 떨어졌다.
내가 쏜 화살이 약했고, 무엇보다 나는 힘이 부족했다. 이런 장난감 활로는 가죽을 뚫지 못했다.
그래도 해내야 하는 법. 늑대를 잡는 방법은 이것 뿐이다.
그 후로 열심히 쏘았다. 더 가까이 다가가 고정된 표정으로 쏘았다.
허연 배때기에 한방.
꼭 감은 눈커플에 한방.
놈이 부르르 떤다. 그럼에도 움직이지 못했다.
그렇게 긴 사투 끝에 잡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크르르르. 짐승의 위협소리가 들린다. 분명 잡은 늑대가 눈앞에 있는데 이런 소리라니?
뒷덜미가 섬뜩한 으르렁거림에 놀랐다. 그리고 풍기는 역한 노린내에 또 다른 늑대가 있었음을 보았다.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죽은 늑대를 보았다.
“이놈의 어미고, 저놈이 새끼인가?”
작고 볼품없지만, 이빨을 드러낸 늑대는 내게 위협이었다.
어린 꼬마인 나는 두려움을 가졌다.
“어쩌지 미치겠네.”
본능적으로 뛰었다. 놈과 거리를 벌리기 위해 뛰었다. 그러나 아장거리는 작은 발걸음은 허둥거리기만 할 뿐. 얼마 도망치지도 못하고 발걸음은 꼬이고 말았다.
거지 같은 육체.
작은 꼬마의 몸뚱이.
나는 넘어진 상태로 살고자 소리쳤다. 그것이 본능에 충실한 외침.
“늑대다! 늑대가 나타났어!”
무슨 늑대소년도 아니고. 어이없는 외침에 힘이 빠졌지만, 그냥 뒈질 수는 없는 법. 몸을 일으키고 싸우기를 결정했다.
손에 쥔 활이 희망이었다. 그 희망에 의지해 시위에 화살을 걸고,
끼리릭!
팽팽하게 당겨진 화살촉에 마비산 가루를 묻혔다.
맞으면 잠든다.
퉁!
쏘았다. 장난감 같은 목궁은 기능을 제대로 발휘했고, 짧은 사거리를 날아 늑대에 이르렇다.
그리고 맞았다.
퍽!
맞았다. 분명 맞았다. 하지만 계속 달린다. 단지 거추장스러운 화살을 매달고 달린다.
이제 죽는 건가?
몸이 굳었다. 뛰어오는 걸 보자 몸이 굳고, 놈이 풍기는 노린내에 눈을 감아버렸다. 그러자 놈의 노린내가 더 역하게 다가왔다. 놈이 내는 으르렁은 더 크게 들리고,
‘제발 아프지 않게 죽여라.’
목덜미를 꿰뚫고 흔들겠지. 나는 종잇장처럼 이리저리 흔들리다가 찢어지리라.
하지만 진한 노린내와 전혀 다른 냄새가 풍겨왔다.
내가 매번 씻기고, 먹이 주며 지극 정성을 다한 냄새.
그 냄새가 확 풍겨오고 통쾌한 소리가 들렸다.
-깽! 깨갱!! 깨깨갱!!!
구슬픈 개의 비명. 아니 늑대의 비명이리라.
나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감은 눈을 떴다. 그리고 보았다.
눈앞의 모습을 드러낸 군마.
검은 몸뚱이에 흰 점박이.
그것도 내가 지어준 이름. 구름이가 위풍당당하게 늑대를 걷어차고 있었다.
나는 구름이 덕에 살았다.
그리고 몸을 일으키는데 다리가 풀렸는지? 주저앉기를 여러 차례. 거기다가 땀인지? 오줌을 지린 것인지? 알 수 없는 냄새에 민망해졌다.
“꼴이 말이 아니야. 누가 보면 오해하겠는데.”
그리고 구름에게 손을 뻗어 도움을 구했다. 그러자 알아들었는지 끄덕인다. 하지만 뭔가에 불만이 있는 듯? 이빨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빨을 드러내면, 화났을 때라는 데?’
그 표정에 떠오르는 게 있어 물었다.
“이름이 마음에 안 드니?”
그것에 끄덕인다. 이름이 너무 개 같았나? 예전 키우던 강아지가 생각나 구름이라 지었건만 이건 아닌가 싶었다.
이름을 흑랑이라고 짓고는 한동안 걸었다. 그러나 경직된 몸과 놀란 마음이라 잘 걷지도 못하고, 질질 끌리는 다리에 힘겹기 그지없었다. 그런 내 모습이 불쌍해 보였는지 흑랑이가 자기 등을 내어주었다.
감격스러웠다.
태어나 처음으로 말타기를 제대로 했다.
그렇게 도착한 대문 앞.
누나가 나를 기다렸는지 아니면 다른 용무가 있었는지? 위풍당당한 내 모습에 미묘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그리고 한다는 말이,
“마대야, 마등 숙부께서 무위에서 오셨다.”
그리고 내게 다가와 코를 벌름거리며 냄새를 맡는다. 또한, 그 냄새의 정체를 만져보다가 누런 무언가를 보았는지? 화들짝 놀라 집으로 뛰어갔다.
그렇게 큰 목소리가 들렸다.
“아버지, 언니, 할머니, 막내에게 지린내가 나요. 아무래도 싼 거 같아요.”
이런 개망신을.
그날 나는 오줌싸개가 되었다.
무위에서 작은 숙부가 오셨는데. 첫 인상이 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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