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became the Three Kingdoms Sackcloth RAW novel - Chapter 86
86화. 동화금고2
동승의 사병들.
이들은 건석의 경계병을 제거하였고 수많은 창고를 열고자 했다.
그럴 때마다 번번이 실패.
죽어가는 사람들.
사람과 물자를 소모하고 동탁의 눈을 피해 은밀히 행동함에 제약이 많았다.
놈의 말을 종합하니 답은 나왔다.
동승은 동탁이 임명한 관리. 그와 전투를 벌인다면, 구석으로 몰린 그가 어떻게 행동할지 알 수가 없었다.
지금은 기회를 보는 것이 답. 그 기회가 오래 안 걸린다는 것도 알았다.
호뢰관이 함락되고,
낙양에 소개령이 떨어졌을 때,
동승 또한, 동탁의 명을 거스르지 못하고 장안으로 끌려갈 때,
그때가 기회였다.
*
여포는 호뢰관 한복판에 섰다.
아군이나, 적군, 모두가 여포를 미워했지만, 여포는 개의치 않았다.
뜨거운 함성과 찢을 듯한 적개심과 분노가 좋았다.
그 적개심을 한 몸에 받을 때면 정원에게 조금은 용서받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
그렇게 홀로 전장에 있다가 보면, 몇 차례 화살이 날아오고는 했다.
비겁하고 옹졸한 작자들.
문득 가슴으로 응어리가 올라왔다.
“나오라! 비겁한 녀석들! 수만 명에 숨어 한 짓이 고작 그거더냐! 내 목을 가지고 싶다면 나오라! 얼마든지 내주마!”
그렇게 외치자 미숙하고 용렬한 자들이 나왔다.
그러나 그들은 찰나의 시간만 버틸 뿐.
모두 흙으로 돌아갔다.
핏물이 진득한 흙바닥을 바라보며 적토마의 갈퀴를 쓰다듬었다.
“적토야 너는 알고 있지. 내가 양아버지를 죽이지 않은 것을.”
여포는 자조적으로 웃었다.
세상이 나를 기만했다.
나를 장기 말 졸(卒)로 보았다. 하지만 나는 졸이 아니다.
나를 기만한 자,
나를 이용한 자,
모조리 죽일 것이다.
여포가 홀로 읊조릴 때 한 장수가 나왔다.
여포는 그를 보자마자 코웃음을 쳤다.
목숨이 소중한 것도 모르고.
내가 언제까지 동탁의 그늘에 있을 것 같으냐. 너희는 동탁을 볼 것이 아니라 나를 봐야 한다.
“내가 바로, 비장飛將 여포니라!”
여포는 포효했다. 그리고 고삐를 내리쳤다.
그리고 상대의 이름조차 듣지 않았다. 놈은 청룡도를 든 거한일 뿐.
조금 뒤에 죽을 것이다.
방천화극으로 찌르고, 때리고, 휘몰아치고,
무아지경에 빠진 여포는 춤을 췄다. 상대가 받아주니 검무는 더 화려했다.
그렇게 30여 합을 추니 거한의 허접한 군마는 앞다리를 절룩였다.
그 모습에 여포의 입꼬리가 비틀렸다.
히쭉.
“거기까지냐. 잘도 버텼지만 거기가 끝이다. 억울하면 나처럼 적토마를 가져라.”
여포가 휘두른 화극에 적장이 탄 군마가 잘렸다.
서걱- 큰 소리가 나고 대번에 군마의 머리가 떨어졌다.
피가 튀었다. 사방으로 핏물이 쏟아졌다. 적장은 긴 수염을 젖시고 그가 입은 갑주 또한 더러워졌다.
그러나 낙마한 그가 용케 방천화극을 피해 분노했다.
죽음의 위기를 느낀 게 아니라 다른 이유에서 화를 냈다.
“여포!!!! 네놈은 어찌해서 내 이름을 묻지 않는 것이냐?!”
그 말에 코웃음을 쳤다. 그러자 붉은 대추보다 더 붉어진 장수는 모멸감에 부들부들. 눈에는 푸른 정광이 자리할 정도로 분괴했다.
그러자 입꼬리를 말아 올린 여포가 말했다.
“시체하고 통성명하는 자도 있던가?”
“뭐라?!”
“나는 살아있는 자와 이야기를 한다.”
“이노오오옴!!! 나를 기억해야 할 테다. 내 이름은 관우 운장이다!”
“처음 듣는군. 이름 없는 자가 분명해.”
“호진을 베었다. 내가 호진을 잡았다고.”
“호진. 그 바보 같은 녀석이 죽었다는 말은 들었지. 당연히 손견이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가 보군.”
여포는 웃었고 관우는 날뛰었다.
관우는 지면을 쿵, 밟고 하늘로 치솟았다. 그리고 내리친다. 관우의 절기인 반월참을 그리며 찍었다.
“죽어!”
여포는 묵묵히 화극을 들어 막았다.
쾅!!!
엄청난 소리가 났다. 그러나 부딪친 후에도 미동도 않고 버틴다. 서로가 힘으로 밀고 밀었다.
그 후 여포의 입에서 기합이 울렸다. 그 기합에 어깨 근육은 불룩이고 관우는 밀쳐졌다.
다른 말로 힘으로 눌렸다.
여포의 힘, 적토마의 도움까지,
여지없이 밀리고 신음을 뱉었다.
“허억.”
땅으로, 진동이 나듯 쿵! 대추빛 관우의 비명도 함께였다.
그리고 다시 떨어지는 화극을 피해 몸을 굴렀다.
관우는 몇 번 구르다가 일어나 반격했다.
10합, 20합, 30합, 점점 지쳐간다. 군마가 없는 관우는 고전했다.
그러자 관우를 돕고자 한 장수가 튀어나왔다.
“형님! 제가 돕겠습니다. 어서 말에 오르시지요.”
장비의 난입으로 분위기가 변했다.
처음 긴박했던 순간은 사라지고 이제는 2 대 1
거기다가 유비까지 돕고 나서자 상황은 3 대 1
여포는 눈썹을 꿈틀거리며 소리쳤다.
“비겁한 작자들! 혼자서는 상대가 안 되나 보지.”
그 말에 유비가 답했다.
“양아버지를 죽인 자에게 무슨 말이 필요할까?! 네놈은 천벌을 받을 배덕자다.”
“배덕자라고.”
그리고 이어진 장비의 욕설.
아비가 셋인 놈.
천하의 호로자식.
여포는 그 말이 싫었다. 그 말을 지껄인 귀 큰 놈을 죽이려고 했고, 관우가 방해했으며, 관우를 상대하자 장비가 도왔다.
“죽인다! 내게 죄를 묻는 자들은 모조리 죽일 것이다.”
여포는 세 사람을 상대로 빙글빙글 돌았다.
유비를 내려치면, 장비가 방어하고. 관우를 내려치면, 유비가 불쑥 칼을 찌르고, 적토마가 없었다면 몇 번이나 당했을 위기.
그럼에도 용케 몸을 빼고 싸우고 싸웠다.
수만 명이 운집한 전장 한복판은 열기로 들끓었다.
연합의 병사들은 함성을 질렀다.
원소의 전열에서 난리가 났다. 사기가 오르고 함성은 뜨거워지고, 그 모습에 조조의 눈매는 매서워졌다.
“지금입니다. 지금이면 충분합니다.”
-동탁, 제일 무장은 허상일 뿐이다.
-이길 수 있다. 이제 나아갈 때이다.
-호뢰관을 넘어 낙양으로 간다! 황제를 구하자!!
조조의 외침에 병사들은 함성을 질렀다.
-와아아아!! 황제 폐하를 구하자!!
-와아아아!! 싸우자!
병사들은 병장기를 고쳐 잡았다. 날카로운 기세가 호뢰관으로 향했다.
분위기가 그렇게 흘러가니, 원소도 명령을 안 내릴 수가 없었다.
원소는 호뢰관을 지목하고 외쳤다.
-호뢰관을 넘는다! 황제를 구하라!
그 명령에 병사들이 파도처럼 움직였다. 거대한 물길이 들이치듯 호뢰관을 삼켰다.
병사들이 뛰어가고, 주전파인 손견, 조조, 포신, 왕광이 달렸다.
그들이 달리자 또 다른 제후도 전공을 탐하고 병력을 움직였다.
총공격.
전장은 한순간에 먼지로 뒤덮이고 사방은 함성으로 가득. 그 모습에 호뢰관 병사들은 두려움에 떨었다.
여포도 그 기세를 느꼈는지, 싸우던 자들을 밀어내며 외쳤다.
“싸움은 여기까지.”
여포는 짧은 말은 남긴 채 바람처럼 달렸다.
세 형제는 여포를 붙잡고 싶었지만, 적토마의 빠르기를 감당하지 못했다.
단지 여포의 뒤통수를 보며 욕설을 뱉는 게 전부였다.
“천하의 잡놈아! 어딜 도망가느냐!”
“여포! 나, 관우는 한 번 받은 치욕은 잊지 않아!!”
“배덕자! 어딜 가느냐! 하늘의 심판을 받아라!”
세 형제는 소리치고,
여포는 도망치고,
호뢰관 공방전은 시작됐다.
그 전투를 오래 버티지 못했다. 결국 호뢰관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로써 낙양 관문은 모두 뚫리고 연맹의 군사들은 낙양에 들이칠 기세를 회복했다.
여포는 후퇴 중에 병사들을 돌아보았다.
병주의 병사들,
병주의 군관들,
여포를 따르는 친위병들. 이들을 쉽게 소모할 수가 없었다.
이 쓸모없는 전쟁에, 그들을 버릴 수가 없었다. 기회가 되었을 때 동탁을 넘어 새로운 하늘을 기약해야 했다.
그리고 적토마의 고삐를 내리치며 읊조렸다.
“적토야. 오늘은 도망치지만 내일은 다를 것이다.”
여포는 적토마와 대화를 즐겼다. 몇 날 며칠을 싸워도 지치지 않는 적토마를 감탄하며 말하기를 즐겼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난 게 있어 적토마의 귓가를 문지르며 속삭였다.
“적토야. 너는 이다지도 훌륭한 말인데. 처음 만났을 때는…. 어째서 허벅지 살이 빠졌던 것이냐? 혹여, 종마의 삶이도 살았단 말이냐??”
뜬금없는 여포의 질문에 적토마는 히이잉거리며 울었다.
적토의 애인, 흑랑이 생각나는지, 길게도 울었다.
하지만 그의 주인은 알아듣지 못한 채 고개만 흔들었다.
그렇게 호뢰관 함락은 빠르게 낙양에 알려졌다. 그 알림과 함께 낙양 치안이 사라지고. 혼란과 광기가 자리 잡았다.
*
호뢰관 패배는 치명적.
물론 거대한 낙양을 바탕으로 농성전도 펼칠 수 있지만, 동탁은 이유의 계책으로 낙양 전체에 소개령을 내렸다.
군대, 재물, 사람들,
심지어 백성이 기르던 개까지,
모조리 끌고 장안으로 천도하는 것.
그것이 이유가 반동탁 연맹을 이길 군략이었다.
그리되면, 낙양은 죽음의 도시가 될 것이다. 거기다가 낙양으로 진군할 연합군을 막기 위해 불까지 지른단 소문이 저잣거리에 파다하게 퍼졌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지나
동탁은 세금 징수를 무자비하게 했다.
고위 관료에서 일반 백성까지, 누구 하나 빠지지 못한 채 철저하게 빼앗겼다.
물론 그 세금이라는 건 사람도 포함되었다.
그렇게 장안으로 천도하는 황제와 동탁. 그를 따라 끌려가는 고위 관료와 호족들은 눈물을 쏟으며 안 가려고 했다. 하지만 이들은 연맹에게 볼모였고 상징이었다.
첫 선발대가 떠난 후,
수많은 일반 백성은 그들 차례를 기다렸다. 그 숫자가 백만에 이르니 이건 이동이라기보다 죽음의 행렬이었다. 힘없고 먼 길을 걷기 힘든 노약자들은 대번에 죽어버릴 여행길. 그것도 아니면 낙양에 숨었다가 타오르는 불길에 생을 마감하던지 말이다.
그렇게 동탁의 선발대와 고위 관료가 낙양을 벗어날 때, 거대한 낙양의 성문에는 효수당한 원가의 수급이 대롱거리고 있었다.
마가장은 동탁의 선발대가 이동하는 것과 반대로 길을 나섰다.
나는 머리만 남은 원외의 수급을 쳐다보다가 눈살을 찌푸렸다, 그리곤 풍류대에게 명령하여 비밀창고로 향했다.
그곳에서 싸움이 벌어졌다.
동승이 없는 가병은 5백 병사로 버티며 싸웠다. 하지만 그 병사를 지휘해야 할 수뇌부는 모두 동탁에게 끌려간 지 오래. 그렇게 남은 중간급 군관은 용감했지만, 병사들은 아니었다.
싸움이 시작된 지 얼마 후, 사병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그것에 기세를 탄 화웅은 미첨도로 적장의 수급을 날려버리며 말했다.
“서둘러라! 비밀창고는 아군의 것이다.”
동승의 사병을 물리치고 커다란 정문을 개방하라고 명령했다.
이제는 눈치 볼 것도 없고, 시간도 없기에, 속전속결로 가져가기를 바랄 뿐이다.
내 명령에 반응한 대원들이 달려들었다. 그들은 도끼와 망치로 문짝과 벽체를 두들겼다.
쾅! 쾅! 퍼석! 후드득!!
차 한 잔 마실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문 하나가 개방되었다.
이에 성질 급한 몇몇 대원이 문안으로 들어섰다.
그러나.
슉슉슉!!
“으아아악!!”
비명이 터졌다.
문 앞으로 들어선 대원들은 수십 발의 화살을 맞고 쓰러졌다. 그 모습이 마치 고슴도치 같았다.
“방패를 들어라.”
“중갑병이 우선 들어간다.”
쓰러진 병사를 바라보며 대책을 마련했다.
“천천히 간다. 조심히 살펴라!”
한 발짝 중갑의 풍류대는 천천히 나아갔다. 그리고 역시 화살이 쏟아졌다.
팅! 팅! 팅!
방패의 덕으로 화살은 소리만 남기고 비켜 갔다. 그 소리를 들으며 묵직한 발걸음을 옮겼다.
움츠린 동작과 바짝 세운 방패,
무거운 갑주의 영향으로 조금이지만 천천히 방안 깊숙이 들어갈 수 있었다.
지금 들어간 곳은 하태후의 창고.
동승이 그렇게도 얻고 싶었던 비밀 금고.
그곳에 발을 딛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