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became the Three Kingdoms Sackcloth RAW novel - Chapter 89
89화. 서영에게 매복을 배우다.
모두의 노력으로, 가련한 백성들이 강을 건너고 있을 때,
동탁의 명령서가 내게 전해졌다. 그건 예전 동료였던 서영과 함께 받은 군령.
[효기 교위 마대는 서영과 함께 연합군의 추격을 저지하라!]나는 난데없는 명령에 진땀을 흘렸다. 또한, 낙양에 남은 장수가 서영과 나뿐인 걸 알고 얼굴을 굳혔다.
이건 뭐, 어쩌란 말인지?
서영과 둘이서 적병을 막으라고?? 그게 가능해?
그러나 10만 인구를 꿀꺽한 전력이 있는 나는.
일부 풍류대를 이끌고 서영의 막사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라도 시간을 벌어줘야 나머지 백성이 서량으로 물러설 수 있었다.
이제 10만 인구의 총괄은 성공영과 진진의 일이 되었다.
***
서영의 군영에 도착했다. 연합군을 막고자 준비 중인 서영의 병사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나는 그들 사이를 뚫고 서영의 막사로 들어섰다.
그러자 막사 안 커다란 지도를 바라보던 서영의 고개가 내게로 향했다.
“이게 누군가?! 자네를 기다린 지 오래되었어. 어서 오시게.”
서영은 나를 보자마자 환하게 웃었다. 예전 처음 만났을 때 차가웠던 인상은 사라지고 지금은 확연히 밝았다.
“자네에게 큰 빚을 받았어. 토벌전에서 자네가 날 살렸지. 그때를 생각하면 참으로 부끄러웠네. 어떻게 도적 따위에게 당했는지? 생각만 해도 어이가 없다니깐.”
서영은 부끄러운 얼굴을 했다. 그리고 내 손을 덥석 잡고 물어왔다.
“그 후는 어떻게 되었지? 화계로 적들을 태우는 것까지 보았는데.”
서영의 물음에 나도 모르게 얼굴을 찡그렸다.
토굴,
목마름과 배고픔,
사방이 꽉 막힌 어둠과 햇살을 바라던 마음까지,
나는 이마에 식은땀을 훔쳤다.
“고생이 참 많았지요.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미안하네. 자네를 도왔어야 했는데. 가진 군병이 없었어. 하찮은 도적이라고 2백(정예병) 병사만 데려간 게 실수였지. 적병이 5백 이상의 정예인 줄 알았다면 쉽게 덤벼들지 않았을 텐데.”
“저도 놀랐습니다. 청빈단이 5백, 농민병이 2천을 넘었고, 인근 도적도 1천 이상이었던 것으로 보았습니다.”
“내가 파악한 것도 비슷하네. 도합 3천 이상의 적병을 1천으로(노무자들 포함) 토벌하려고 했다니. 참 바보 같은 짓이었어.”
“청빈단은, 낙양에서부터 우리를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나도 확인했네. 놈들을 도왔던 자들을 추포해서 엄벌을 내렸지.”
“그러셨습니까?”
“그랬지. 그리고 자네가 붙잡혔단 소문도 들었네. 그걸 알고 도우려고 했는데… 자네도 지금 사정을 알지 않나. 연맹의 놈들이 시간을 주지 않아. 도저히 몸을 뺄 상황이 아니었네. 안타깝고 미안한 순간이었지만 어쩔 수가 없었네.”
서영은 자책했다. 저번 실수가 모두 자기의 잘못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나는 서영의 용서 했다. 그리고 서영의 호감을 덤으로 받았다.
생명의 은인.
서서와 미친 듯이 싸워준 투사.
그게 내 이름이었고 서영의 머릿속에 각인시킨 이름이었다.
서영은 내 손을 꼭 붙잡고 놓지 않았다. 난 그런 서영의 감동에 더한 것을 얹었다.
“사람이 만나고 헤어짐에 인연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고 보면 서영 장군과 저는 숙명과 같은 인연입니다.”
“숙명?”
“그렇지요. 숙명입니다. 저와 한편이 되어 전장에 나서게 될 인연이지요.”
“하하하. 그렇지. 이번에도 자네와 한편이네.”
나의 말에 서영이 끄덕였다. 또한, 나를 남다르게 생각하는 눈빛이었다. 그리고 숙명이란 말에 잠시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내게 오랜 숙명은 동태사님이었지. 나를 받아 준 주군. 천수에서 생활은 정말 정감 있고 좋았네. 그런데… 요새 주군의 행동은 이해하기가 어려워. 어떻게 그렇게 변하셨는지?”
서영은 혀를 찼다. 정말 안타까운지 한동안 표정을 구겼다. 그리고 다시 인상을 펴내고 입을 열었다.
“나는 군인이네. 정치는 관여하지 않는 게 철칙이지. 하지만 가슴이 먹먹해지는 건 어쩔 수가 없어.
우리가 받은 명령을 아는가? 나보고 낙양을 불태우라고 했네. 백성의 삶이 묻어난 이곳을 태우라는 지시를 받았단 말이야.”
서영은 번민했다. 그럼에도 마지막 말은 똑같았다.
“어쩔 수 없지. 군령은 군령이고 나는 군인이야. 적을 맞서 싸우는 게 군인이지. 그리고 내게 주군은 한 분뿐이네. 동태사가 숨 쉬는 동안은 그리할 것이야.”
아까웠다. 서영을 구슬리고 싶었는데, 그의 마음에 동탁이 남았다. 그럼에도 친분이 깊어졌으니 기회는 충분했다.
동탁이 여포에게 참살당한 뒤,
그때가 기회.
여포, 왕윤를 따르는 게 아니라 아군이 되도록 손을 내밀어 볼 생각이었다.
*
서영의 막사에서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가 끝난 후, 연합군의 동태를 살피며 기다렸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전령의 급한 보고를 받았다.
[옵니다. 조조를 비롯해 포신, 왕광의 병력이 선봉으로 옵니다.]그 말을 들은 서영은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부장들을 향해 소리쳤다.
“준비된 대로 낙양에 불을 지른다. 그리고 군사軍師의 계책대로 궁녀의 시체를 우물 안에 처넣어라.”
서영의 명령은 거침없었다. 처음, 백성을 걱정하던 덕장德將은 어디 가고, 냉혹한 명령만이 그의 입에서 내려졌다.
그리고 이어진 계책.
이유가 서영에게 직접 명령한 계책이 하나둘 이어졌다.
불타오르는 낙양,
궁녀와 그녀의 품에 전국옥새,
그 옥새를 발견했을 때 혼란까지,
서영은 가볍게 웃었다. 그리고 옥새가 우물에 빠졌단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치밀한 모략이지. 연맹의 대의란 오래가지 못할 테야. 기껏해야 반년도 버티지 못할걸? 서로가 미워하며, 종국에 칼부림이 나겠지. 그걸 계획한 이유는 참으로 무서운 사람이야. 남들은 버리지 못할 옥새를 던지다니.”
서영은 이유의 계책을 설명해줬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소름이 돋았다.
내가 읽어본 책에서 그저 운 좋게 얻은 줄 알았는데.
손견이 마음이 좋아, 궁녀의 시체를 수습하고 그 과정 중 우연히 얻은 것인 줄 알았는데?
그것이 계책이었다니.
이유가 일부러 던진 옥새였다니.
“옥새를 발견한 군웅은 숨길 테야. 누구든 안 그럴 텐가? 욕심이 덕지덕지 붙은 연맹의 놈들인데. 아마도 옥새를 처음 발견한 놈은 죽을 테지.”
“그것을 어떻게?”
“이보게, 효기 교위. 뻔하지 않나. 세상 비밀이 어디에 있나? 다 알고 있으면서 쉬쉬하는 것이지.
감당할 수 없는 보물은 화를 불러오네. 그것이 세상의 이치가 아닌가.”
“그건 그렇습니다만. 옥새를 발견한 자가 잘 숨기면….”
“숨긴다고? 그게 가능하다고 보나. 이미 우리가 알고 있어.”
“그럼 옥새를 가졌단 소문을 이쪽에서 퍼트리니?”
“그렇지. 이유가 가만히 있을 사람도 아니고 때를 봐서 연맹에 흘리겠지.”
“옥새를 가진 자는 피할 수 없겠습니다.”
“물론이지. 부하들 입단속을 했다고 생각했겠지만, 이렇게 퍼질 줄은 몰랐을걸?”
“반드시 당하겠습니다. 연맹의 군웅들이 서로를 믿지 못하겠습니다.”
“하하하. 우리 군이 낙양을 내준 이유도 비슷해, 불타버린 낙양은 중립지대가 될 테야. 폐허가 돼서 아무도 가지지 않으려고 할 테지.”
“맞습니다. 낙양을 재건하려면 엄청난 자금이 필요하겠습니다. 감히 시도도 못 할 겁니다.”
“그래야지. 그게 두 번째 모략이네.”
서영은 그 말과 동시에 다음을 준비했다.
낙양을 불태우고,
옥새를 내던지고,
그럼에도 쫓아올 추격자를 막아낼 방법.
낙양이 활활활 타올랐다.
매캐한 연기가 온천지에 자욱했다.
커다란 불길에 따라 가옥이 타올랐다.
가옥에 숨은 백성이 놀라서 뛰쳐나왔다.
참으로 못 할 짓이다.
그럼에도 척후의 보고에
효과는 있었다.
[낙양이 불타자 연맹의 군웅들이 멈췄습니다.]“멈췄나. 이유의 계책대로 하나는 잡았고. 옥새는? 누가 발견했던가?”
[그건 아직.]“그런가. 아무도 발견한 자가 없었어?”
그 말과 동시에 또 다른 전령이 달려왔다. 그는 낙양에 은밀히 숨었다가 달려왔고 서영이 알고 싶은 걸 보고했다.
[손견입니다. 손견이 궁녀를 찾아냈습니다.]“하하하. 옳다. 이유의 의도대로 손견이 진입할 곳에서 찾아냈어. 그래서 손견이 옥새를 꺼내 가졌던가?”
“아무튼, 됐다. 손견이 추격대를 이끌지 않을 테야. 가장 불편한 녀석이 멈췄으니 다음은 누가 나오려나?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덤벼들 놈이 또, 누굴 텐가?
옳다. 그놈이 오겠지. 연맹의 책사 노릇을 한다던 녀석.”
서영은 조조를 지목했다. 지금껏 연맹이 잘 돌아가도록 중간 역할을 맡은 조조를.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지나자 그 예상은 맞았다.
“부대를 정렬하라. 조조 놈이 선봉으로 쫓아올 것이다. 그전에 우린 매복지로 돌아간다. 앞서 말했듯이 천천히 이동해야 한다. 추격대가 꼬리를 물고 흥분할 수 있도록 미끼를 던져라.”
서영의 명령으로 부대는 이동했다.
*
그렇게 도착한 서영의 매복지.
이곳은 민둥산이다.
험준한 산도, 우거진 수풀도, 없는 그런 곳. 이곳은 매복지로 쓸모가 없는 무책의 지대. 혹여 숨을 곳을 찾는다면 민둥산 그늘이 유일한 매복지였다.
나는 그걸 바라보고 의아한 눈으로 서영을 붙잡았다. 그러자 서영이 너털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효기 교위, 병법을 공부했는가? 그걸 알아차리다니 놀라워. 하지만 말일네.
구태의연한 방법으로 적의 허를 찌른다면 오히려 독이 되겠지. 적이 아는데 그 방법을 고수하다니. 그거야말로 바보가 아닌가?!”
서영 알기 힘든 말로 두리뭉실하게 답했다.
나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고 아는 바를 설명했다.
“서영 장군. 이곳에 오기 전, 수풀이 우거진 바위산과 절벽을 보았습니다. 그곳에 매복하기 싫으시다면, 갈대숲도 있습니다. 화공에 적합합니다.”
“하하하. 맞네, 맞아. 훌륭해. 그걸 모두 맞추다니. 재능이 출중하구먼. 효기 교위의 말처럼 그리할 것이야.”
“그곳에 매복을 두었습니까?”
“그랬지. 그걸 안 사용하면 조조가 속겠나. 충분히 조조에게 먹잇감을 내줬지.”
“그게 무슨?”
“그런 게 있어. 나를 따라오며 배우시게. 아는 걸 충분히 가르쳐 줌세.”
“매복계를 말이지요.”
“그렇지. 내 특기가 그것이야.”
서영은 내 손을 잡아끌었다. 마치 스승처럼 친절히 설명했다. 그 설명을 들을수록 놀랍다고 여겼다.
적병을 끌어당기는 유인법.
적장을 바보로 만드는 심계까지.
나는 서영의 손에 이끌렸다. 그리고 민둥산 아래, 소로(小路) 길로 내려갔을 때 보았다.
같은 길이나, 뭔가 달랐다.
흙바닥 안쪽은 두꺼운 판자로 지지했고, 그 밑으로 기름 항아리가 숨겨졌다.
이것이 서영의 화공인가?
이렇게 숨겼으니 조조도 당하겠다.
거기다가 무책의 민둥산이니 조조도 의심없이 덤벼들겠지. 이로써 조조의 정예병은 전멸이다. 황건적 난 때부터 키워놓은 정예병은 죽을 것이다.
나는 서영의 설명에 끄덕였다. 서영은 제자를 가르치듯 하나하나 지도했다.
난 서영의 목숨을 구명하고,
서영은 은혜를 갚는다고 가르치고,
거기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친숙해지니 서영과 나는 죽이 잘 맞았다.
그리고 눈으로 보고 배우니 이해가 빨랐다.
“효기 교위, 잘 보시게. 매복지와 화공을 보았으니.
이제 적장을 어떻게 홀리는지 배워야지. 따르시게. 내가 홀리는 법을 전수하겠네.”
손목을 붙잡혀 매복지를 찾아다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