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is a dimensional bag RAW novel - Chapter 72
72화 전쟁에 대비하자
중국으로 가서 할 일이 뭐가 있겠나!
‘중국 공안 헌터청에 불벼락이나 때리고 오지, 뭐.’
하지만 운호가 익히고 있는 광역 마법은 위력이 강한 편은 아니다. 불 비를 내려도 다 태워 버리긴 무리고, 그래서 적어도 6서클 정도의 광역 마법이 필요하다.
부족한 것을 채울 방법은 에론 대륙에 있다.
‘넘어 갔다 오자.’
가는 김에 드워프들에게 줄 [스쿠터용 바퀴 1,200pt] 300개도 준비하고.
도착하자마자 여지없이 울리는 차원 기여도 획득 메시지. 도로 건설과 스쿠터 제작에 관련된 내용이었다.
‘착착 진행되고 있네.
운호는 바리안 왕국의 수도 리안에서 윌리엄을 만났다.’
“오! 우노 백작님! 어서 오십시오.”
“잘 계셨어요? 혹시 미오 론티아 어디 있는지 아세요? 앙트 시에 있나?”
“마법사님은 모습을 보이지 않으신지 꽤 오래되었습니다. 으흠, 사실 사파이어 마탑 전체가 현재 방문객을 받지 않는다고 들어서…….”
무슨 일이지?
쓸 만한 아티팩트 몇 개 구입해 가려 했는데…….
하는 수 없다.
‘제국으로 가야지.’
운호는 로산트 제국의 수도 리들쓰론으로 넘어갔다.
황궁에 입궁하니 분위기가 매우 어수선하다.
‘다들 바쁘네. 이거 설마?’
심상치 않다.
황궁 내부에 위치한 마탑으로 간 운호. 마탑주 그림워커를 만나는 건 어렵지 않았지만.
“어서 오시오. 오랜만에 오셨는데 분위기가 어수선하구려.”
“왜요? 혹시 전쟁이라도……?”
“어떻게 아셨소? 아! 그대라면 알 만하지. 현재 로산트 제국의 신민국, 베일 왕국에 내전이 벌어졌소이다.”
전쟁이다.
‘드디어 시작되었구나.’
로산트 제국의 신민국이라면 제국의 동맹국, 즉 식민지나 다름없는 국가다.
그곳에서 내전이 일어났다면 로산트 제국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것과 다름없다.
‘베일 왕국에 던전 웨이 포인트 찍었지?’
베일 왕국은 로산트 제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곳.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은 여전했다.
‘최소한 바리안 왕국만큼은…….’
그래도 물리적인 거리가 멀어 다행. 철도 사업에 착수했다 하지만 바리안까지 철도를 놓으려면 최소한 수년은 걸릴 터.
섣불리 뛰어들면 안 된다. 최소한 간은 봐야지.
현재 피아 식별이 확실하지 않은 상황. 하지만 신의 뜻에 따르면 가장 유력한 적은 클래스 마법사들이다. 왜 그들이 전쟁을 일으키려 하는지 아직은 모르겠고.
그냥 중국에 불벼락이나 내리려 했지만 아무래도 계획을 변경해야겠다.
‘이왕 벌어질 전쟁이라면… 신속하게 끝내 버린다.’
전쟁이 빨리 끝나야 차원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겠나! 그러면 무기가 필요하다.
전에 일본의 결정석 무기 창고를 털어 왔지만 그거로는 부족하다.
고민하는 운호의 얼굴을 보며 그림워커가 태연스레 말했다.
“걱정 마시오. 제국에서 도로와 철로를 건설하는 계획은 착착 진행되고 있으니까. 한데 무슨 일로?”
“아! 마법 아티팩트가 필요해서…….”
“허허허, 필요하시면 드려야지. 그리고 괘념치 마시오. 그깟 왕국의 내전은 금방 끝날 거요.”
그러나 왠지 상당히 길어질 것 같다. 그러면 바리안 왕국까지 휘말릴 것 같은 예감.
불길하다. 빨리 다녀와야지.
“뭐가 필요하시오?”
“아공간 가방이랑, 마법 스크롤입니다.”
“별거 없구먼.”
운호는 사양치 않고 원하는 물건들을 말했다.
웃기는 것은 서클 마법 위주의 황궁 마탑인데 그곳의 아티팩트들은 거의 클래스 마법사들이 제작한 것들.
이유를 물으니.
“어쩌겠소? 클래스 마법의 인챈트 아티팩트들이 효과가 더 좋은 것을, 그래서 자존심 따위는 버리고 몰래 구입해서 쓰고 있소이다.”
확실히 열린 마인드의 그림워커였다.
그다음으로 드워프들이 살고 있는 딮월드.
“와!”
들어가자마자 거대한 중장비들이 이곳저곳에서 만들어지고 있었다.
운호를 맞이하러 나온 드워프 장로 스틸해머가 말했다.
“어떠시오? 골렘 제작 기법과 굴삭기를 접목시켜 보았는데, 며칠만 더 있으면 실전 공사에 투입할 거요.”
“…네.”
건축과 대장, 그리고 수공업의 대가들.
또한 드워프들의 진정한 힘은 기술력이 아니라 엄청난 생산력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들의 특기는 하나 더 있다. 바로 땅파기와 바위 부수기. 그걸 위한 아티팩트도 있다.
운호가 여기에 온 이유도 그것이 필요해서다.
“껄껄껄, 그대가 원하는 게 뭔지 알겠소. 여기 있소이다. 자루까지 통짜 미스릴이지.”
원래는 품질 좋은 곡괭이나 몇 자루 얻어 가려 했지만.
은빛 찬란한 곡괭이였다. 오로지 딴딴한 바위를 부수기 위해 만들어진 물건. 철광맥이든, 아타만타이트 광맥이든 때리면 부서진다.
“가져가시오. 이거 없어도 광맥 파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지. 일하기 싫어하는 게으른 드워프가 만든 실패작이니.”
“게으른 드워프도 있어요?”
“저기 있잖소.”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니 드워프 아이들과 함께 RC 카 경주에 여념이 없는 부족장 와일드스톤이 보인다.
운호는 지구에서 가지고 온 스쿠터용 바퀴 200개를 꺼내 넘겨줬다.
그러자 손뼉을 치며 반색하는 스틸해머.
“오! 껄껄, 그렇지 않아도 몸체는 만들었는데 바퀴가 없어서 시험 운행을 중단한 상태였소. 이렇게 때맞춰 오시다니!”
대가로 결정석이 필요하다고 말하자 스틸해머는 운호를 데리고 창고로 데리고 갔다.
“어억!”
거대한 창고였다. 그리고 그곳을 가득 메우고 있는 엄청난 양의 결정석.
‘미친!’
이게 대체 몇 개야?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양이다.
“어디서 이렇게? 드워프들은 사냥할 시간도 없지 않나요?”
“껄껄껄, 아무렴 드워프들이 사냥 따위나 하면서 결정석을 구할까! 우리가 왜 리들쓰론에 딮월드를 만들었는지 아시오?”
“왜 만들었죠?”
“바로 이 밑에 거대한 미스릴 광산이 있기 때문이요.”
“아!”
미스릴, 오로지 드워프들만이 채굴 가능하고 다룰 수 있다는 신비의 금속.
“그리고 미스릴 광산을 파다 보면 결정석도 함께 딸려 나오지. 마나가 고형화되어 생성된 지형에 묻혀 있는 것이 미스릴이니 그 옆엔 결정석이 있다는 건 당연한 법칙이요.”
정말 대박이다. 몇 개나 가져갈까?
“마음껏! 이 창고 하나 다 비워도 되오. 이것 말고도 같은 창고가 10개 정도 더 있소.”
그럼 사양하지 말고.
운호는 아공간에 결정석을 쓸어 담았다. 그러나 마냥 신나게 넣을 수는 없다.
‘차원 기여도 점수에 맞춰야지.’
그동안 꽤 많이 썼지만 지구에서 팔리고 있는 결정석이 포인트로 되돌아와서.
[현재 사용 가능 점수 2,471,250pt]관세를 감안해 10만 개 정도 가져가면 되겠지?
[에론 결정석 10pt × 48,580] [에론 결정석 20pt × 36,154] [에론 결정석 30pt × 31,366]아공간 가방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보급형이라 가격도 싸고.
[아공간 가방 1,500pt × 10]그리고 부족한 공격력을 위한 아이템들.
[라이트닝 스톰 마법 스크롤 1,350pt × 15] [슬립 포그 생성 마법 스크롤 1,078pt × 15]에론 대륙에서도 쉽게 찾아보기 힘든 최강급 공격 스크롤이다.
결정석 탐지 스크롤과 투명화 스크롤.
[마나 탐지 마법 스크롤 122pt × 15] [인비저빌리티 투명화 마법 스크롤 548pt × 10]그리고 벽을 부수기 위한 아이템까지.
모든 걸 다 합해서.
[총 관세 2,201,930pt를 지불합니다.] [현재 사용 가능 점수 269,320pt.]* * *
중국에서 규모가 큰 대도시를 꼽자면 베이징, 청두, 충칭, 상하이 등이다.
그중에 결정석 무기를 연구하는 헌터 특수 부대가 있는 장소는 두 군데. 상하이와 베이징.
운호는 예전에 상하이에 던전 웨이 포인트를 찍어 두었다.
그래서 에론 대륙에서 바로 상하이로 넘어갔다.
‘얼굴은 미리 바꿔 놓고.’
그림워커가 그에게 준 폴리모프 마법 귀걸이. 얼굴과 머리 색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
CCTV 같은 건 무시해도 된다.
운호는 가지고 온 스쿠터를 타고 목적지로 달렸다. 가는 도중 상하이 시내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보통 던전이라는 것이 대도시에도 몇 개씩 존재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상하이 시내에는 던전이 하나도 없다.
상하이 내에 존재했던 던전 안에다 폐기물을 잔뜩 집어넣고 핵으로 던전을 소멸시켜 버린 것. 재래식 무기인 핵폭탄도 소비하고 처치 불가능한 폐기물도 없애고, 일석이조지.
대국이라 자처하는 중국, 넓은 땅덩어리만큼이나 던전들도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그래서 던전 몇 개 사라지게 만드는 건 문제도 되지 않았다.
그런 식으로 중국에서만 수백여 개의 던전이 사라졌다. 그리고 류웨이의 폭로에 따르면 폐기물뿐 아니라 반정부 인사, 사형수, 정치범 등 살아 있는 사람들도 같이 집어넣었다고 했다.
‘참 대단한 나라야.’
일단 목표는 중국 상하이 인민 해방군 헌터 특수 부대. 당연히 위치는 미리 알고 왔다. 한참을 달려 도착했다.
바쁘다. 상하이 찍고 베이징까지 간다.
운호는 스쿠터를 집어넣고 먼저 라이트닝 스톰 마법 스크롤을 찢었다. 공격 반경 약 100미터.
우르르릉.
상하이 인민 해방군 헌터 특수 부대 상공에 먹구름이 생성되었다.
“어? 비가 오려나.”
“소나기 같은데. 빨래나 걷어야지.”
그리고 떨어지는 벼락!
파지지지직!
콰쾅!
“헉!”
“미친!”
“모두 안으로 들어가!”
우왕좌왕.
그 틈에 운호도 부대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슬립 포그 생성 마법 스크롤도 찢었다.
스멀스멀.
운호를 중심으로 하얀 안개가 피어오른다.
닿기만 해도 푹 쓰러져 잠을 자게 하는 슬립 포그.
털썩, 털썩, 털썩!
다음으로 마나 탐지 마법 스크롤. 양피지 위에 건물 내부에 존재하는 마나의 기운이 빨간 점으로 표시된다.
‘저기구나.’
유독 많은 마나가 모여 있는 곳이 몇 군데 있었다. 아마도 헌터들 아니면 결정석 전용 무기겠지.
자잘한 소총 같은 건 필요 없다. 일본에서 가지고 온 걸로 충분하다.
그가 원하는 건 대량 살상 무기들. 최소 휴대용 미사일 이상, 고품질 무기로만 골라서 가져간다.
운호가 에론 대륙에서 가지고 온 고농도 결정석의 최대 구매국 중 하나가 바로 중국. 미국 다음으로 많다.
그들이 고농도 결정석들을 어디다 썼을까?
류웨이에게 물어봐서 안다. 거의 무기로 만들었다. 그 많은 결정석을 싹 다 말이다.
‘그런데 이러니 무기 재배하는 것 같잖아. 난 무기 농부인가?’
에론 대륙에서 재료, 고농도 결정석을 가지고 와 뿌리면 그걸로 지구인들은 무기를 만든다.
만든 무기는 이렇게 수확해서 가져가고.
‘아무리 꽁꽁 숨겨 둬 봐야 헛짓이지.’
입구를 찾을 필요는 없다.
남자는 직진.
운호는 일점 타격 박살 곡괭이를 들었다. 그리고 점이 찍힌 방향을 가로막은 두꺼운 벽을 곡괭이로 힘차게 찍었다.
꽈앙!
후두두둑!
몇 번 두드리지 않아도 구멍은 금방 뚫렸다.
* * *
류웨이는 즉시 특별기를 통해 중국 베이징으로 귀국했다.
“미치겠군. 아직 현혹이 풀리지 않았나?”
“지금 주인님만 애타게 찾고 있습니다.”
“주인님이라면 그 고양이 말하는 거겠지?”
“…네.”
“후우.”
중국 공안 헌터청 리하이준 청장은 한숨을 푹 쉬었다.
부작용이 심각하다.
그도 스킬 부작용에 대해서 알고 있다. 보통 시전자보다 두 배 이상 강해야 부작용이 발생하는데, 그럼 그 고양이가 그렇게 강하단 말인가? 스펠 가이드를 사용했는데도?
이쯤 되니 고양이가 탐이 난다.
저놈을 중국으로 데리고 올 방법은?
정운호만 영입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 같은데…….
바로 그때!
“처, 청장님 크, 큰일 났습니다. 상하이 인민 해방군 헌터 특수 부대가…….”
“음? 거기가 왜?”
“현재 괴한에 의해 털렸답니다. 현재 주석께서 상하이에 긴급 비상령을 선포하셨습니다.”
“뭐?”
상하이에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운호는 이미 베이징으로 가는 비행기에 타고 있었다. 충분하게 털어먹은 후 바로 공항으로 갔다.
또 한 번 얼굴을 변경하고 항공편을 검색한 후 인비저빌리티, 즉 투명화 스크롤을 사용해 항공기 화물칸으로 숨어들었다.
조금 불편하지만 어쩔 수 있나? 3시간 정도 참으면 도착한다.
한 가지 걱정도 있다.
‘중국산은 조금 불안해.’
무기는 미국산이 최곤데…….
하지만 미국은 신중해야 한다. 겉모습은 정의로운 국가지만 알고 보면 지구에서 최고의 전쟁 미치광이들 아닌가! 잘못 털어먹다간 탈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