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is said that his brother possessed the novel RAW novel - Chapter 218
218화
【헨젤과 그레텔】
“반복하는 이유를 알고 싶어?”
뻑! 나는 무작정 주먹을 휘둘러 몬스터의 머리를 쳤다.
‘뭐야.’
근처에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나 와서 몬스터를 정리했더니, 한참 전에 죽였던 몬스터가 말을 걸어왔다. 그것도 회귀와 연관 있는 말을.
“…….”
툭. 발로 몬스터를 건드려 봤으나 미동 하나 없다. 그냥 시체였다.
‘조종?’
간혹 그런 능력을 가진 이가 있다. 죽은 것을 움직이는 능력을 가진 이가. 다만 그런 유의 능력들은 시체 훼손, 고인 모독 등의 위험이 있기에 협회에 반드시 등록된다. 다만 이미 등록된 이가 이렇게 과감하게 능력을 드러내는 경우는 드문데. 그럼 등록이 안 된 이인가? 어느 쪽이든 책임을 물으면 책임져야하는 상황이었다.
‘그거 말고도, 하나 더 수가 있긴 하지.’
던전.
사이비 뒤에 붙어 있던 던전이 이제야 움직인 걸지도 몰랐다. 게다가 나에 대하여 알고 있는 걸 보니, 왕이거나 제3의 인물이 또 나타난 거겠지.
다만 던전이 우리 쪽에 직접 능력을 사용해서 간섭한다고? 그걸 못 하니까 탑을 만들어 공격하려 했던 거 아니었나?
‘그러고 보니 던전 브레이크는…….’
던전의 유효 기간이 지나 생기는 일이었다.
‘그리고 씨앗을 심고 익숙해지기 위해 탑을 만들어 냈다.’
…아.
‘던전 브레이크의 몬스터들은 우리 세상에 익숙해진 것들인 건가?’
그래서 그 점을 이용해 몬스터의 몸에 죽은 후에 말할 수 있는 무언가를 심어 놓은 것일지도 모르지.
‘아무튼, 시비를 걸려는 건 확실한데.’
왜 또 나냐고. 나랑 원수…지긴 했다만 나 하나만 너무 집중 공격 하는 거 아니야? 뭐 내 회귀가 이곳저곳으로 퍼져서 그냥 대중화되기라도 한 거야? 애초에 회귀한다 해도 그렇게 위협적이지 않은데 그냥 세상 대 세상으로 싸우면 안 되냐?
“…….”
됐다. 고민해 봤자 동족도 아닌 것들의 생각을 어찌 알겠어.
나는 머리를 털며 쭈그려 앉아 보던 몬스터에게서 시선을 떨쳤다. 그러곤 가뿐히 일어나자 누군가가 어깨를 두드렸다.
“괜찮아?”
“뭐가.”
뒤늦게 도착한 형이 대뜸 물었다.
“몬스터한테서 시선을 안 떨어뜨리길래.”
“아, 뭐. 그냥.”
형한테 말해야 하나? 큰일도 아니니까 굳이 말할 필요는 없겠지?
가뜩이나 걱정과 근심이 의인화한 것 같은 사람인데 이런 거 말해 줘 봤자 좋을 거 하나 없었다. 회귀한다고 밝힌 것만 해도 큰일인데 그것 때문에 날 노리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 고하면 매사에 날을 세우고 주변을 볼 인간이었다.
“가죽이 단단해 보여서…….”
적당히 얼버무리려 했으나 끝내 말을 다 잇지 못하고 흐지부지되어 버렸다. 형의 어깨 너머 누군가가 내 시선을 사로잡았기 때문에.
휙! 나는 형의 몸을 옆으로 밀어 그 너머에 있던 자와 눈을 마주쳤다.
“…뭐야, 너.”
옆으로 치우쳐진 헤어에 생글생글 웃는 기분 나쁜 얼굴. 내 얼굴을 한 존재가 앞에 서 있었다.
“너, 누구야.”
“지언아, 왜 그래?”
“형. 저거 안 보여?”
“저거라니. 저기에 뭐가 보이는 거……. 설마 유주한 헌터 때처럼……!”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유주한은 몬스터와 같은 생물에게 습격 받아 그리됐다만, 저건 명백히 내 모습이었다. 난 몬스터가 아니다.
나와 똑같이 생긴 것이 입을 열었다.
“정말, 안 궁금해?”
“궁금하고 안 궁금하고는 네 정체를 알아야 답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으음, 나?”
그것은 대뜸, 내게 손을 뻗었다.
“널, 도와줄 수 있는 사람.”
“…….”
“내가 너의 구원자가 돼 줄게. 그거 힘들잖아? 반복하는 거. 내가 그걸 끊어 줄 테니 나와 손을 잡는 게 어때?”
내 얼굴이지만 참으로 기분 나쁜 웃음이었다. 그리고 나도 간혹 저런 웃음을 지을 때가 있었다. 그럴 때는…….
“미안한데.”
손에 낫이 쥐어지자마자 가볍게 휘둘렀다. 내 얼굴이 연기처럼 갈라지더니, 웃음이 가신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다가 곧 역시 연기처럼 사라져 버렸다.
“난 그렇게 웃는 나 자신을 안 믿어.”
누구를 속일 때나 짓는 미소거든.
“지언아?”
이건… 말해야 할 문제겠지.
‘환상에 대한 면역이 약해진 건… 아닐 테고. 그럼 역시 또 다른 능력인가.’
그러면 미리 경고하는 게 나을 터.
“방금 나를 닮은 녀석이 나타나서 내가 회귀하는 걸 알고 있다고, 본인이 도울 수 있다 했어.”
“그럼 네가 대화하던 게 그거야?”
고개를 끄덕이자 형은 생각에 빠졌다. 무엇을 그리 깊이 생각하는 건지, 형은 3분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
“사이비는 소탕했으니 아닐 테고. 그러면 던전 쪽밖에 없을 텐데 던전 안 누구의 짓인지가 문제겠네. 일단 당장 찾을 순 없을 것 같으니까 스스로 다시 정체를 드러낼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는 없을 것 같아.”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결국 노리는 것이 나라면, 다시 정체를 드러낼 것이었다.
“그래도 지언아, 당분간 활동은 자제해야 할 거 같아.”
“어? 다시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 돌아다녀야지.”
“위험해. 상대가 누군지도 파악이 안 됐는데 함부로 그러다가 정말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잖아. 사이비 때는 그래도 사이비라고 특정할 수 있었으니 수색 목적으로 잠입한 거지, 지금은 상대에 대해 그 어느 것도 밝혀지지 않았어. 밝혀진 건 인터넷에서도 쉽게 정보를 찾을 수 있는 너 하나뿐이야. 너무 위험해.”
“죽기밖에 더 하겠어.”
“…그게 위험하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는데.”
“세상은 원래 죽을 각오로 사는 거지, 뭐.”
그래도 불행인지 다행인지, 더 이상의 접촉은 없었다.
…나에게는 말이다.
“…형한테?”
―어. 더 이상 고통을 겪기 싫지 않냐면서…….
“…빙의 그거에 대해서는?”
―별 언급 없었어. 애초에 그거는… 너만 알아들은 거야. 너만 알고 있는 거지.
이제 한 놈 더 알고 있을 텐데.
나는 내 그림자를 빤히 바라보다가 다시 고개를 들어 올렸다.
“…승현 헌터 같은 사람들한테도 말해 본 거야?”
―…어.
“내가 인식해 가지고 다른 사람들도 알아먹을까 봐 안 했을 줄 알았는데.”
―…누가 알아들어 준다는 게 그렇게 신나는 일일 줄은 몰랐어, 나도.
“그럼 그때 나만 알아듣는다는 걸 알고 ”
―…….
형의 무응답에 나는 작게 웃었다.
―왜… 너만 알아들을 수 있는 걸까.
“글쎄. 미래를 이야기하지 말라. 이런 거겠지. 나는 알고 있으니까 말할 수 있는 거고.”
―그렇다기엔 너는 멀쩡하게 말할 수 있는 거 아니야?
“그건… 그렇네.”
도대체 무엇이 형을 막는 거지.
‘나중에 알 수 있겠지.’
휴대폰 너머로 말소리가 들렸다. 형이 누군가와 대화 중인 듯했다. 슬슬 끊어야지 싶어 휴대폰 화면을 보던 차, 형이 다시 말을 걸어왔다.
―…지언아. 단순히 너만 노리는 게 아닐 수도 있어.
“뭐가?”
―동일 인물로 나타나 말을 남기고 사라지는 존재.
“왜?”
―…방금, 지화연 헌터도 똑같은 일을 겪었대.
“…….”
나를 노리는 것이기에, 가족인 형에게 접선을 시도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화연 씨는……. 아니. 아직은 함부로 추측을 내려선 안 된다. 자주 만나는 사이라 그런 걸 수도 있으니까.
그러나 나와 자주 만나지 않았던 류천화 씨나 승현 헌터에게도 그것이 찾아갔다. 유주한, 유아한 씨에게도.
‘A급들한테는 안 갔어.’
마허윤은 한동안 휴식을 취하느라 집에만 있어 만날 일이 없었다 쳐도, 강희민이나 박우윤, 김서영 선배는 아니었다. 그런데도 S급만이 이 현상을 겪고 있었다.
뿐만 아니다. 그날 이후, 사람들 사이에서 이상한 일이 발생했다.
실종.
한두 명이면 모를까, 꽤 되는 수가 실종되고 있었다. 공통점은 한밤중에 사라져, 아침에 보면 없어져 있었다는 거.
‘해나 씨 쪽은 모르는 일이라고 했지.’
지화연 씨에게서 전해 듣기론, 현재 미국은 던전과 관련된 건 게이트 말고 문제가 없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 그럼 우리 쪽만 이런 난리가 일어나는 거일 터.
‘이번에야말로 S급 전체를 보낼 생각이기라도 한 건가. 아니, 그렇다 쳐도 실종은 어째서? 아니. 애초에 같은 사건이 맞긴 한 건가? 그저 우연으로 겹친 일일 가능성은?’
고민에 고민을 해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
나는 멍하니 게이트를 바라보았다. C급. 내가 돌기에는 인력 낭비 수준의 등급이었다. 물론, 나는 던전에서 나오는 아이템이나 포션, 마석 등엔 전부 관심 없다. 내가 오롯이 관심 있는 것은…….
자박. 나는 둥근 꽃송이와 풀잎이 가득한 바닥을 밟다 말고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러곤 뒤로 돌았다.
“나와.”
사이비는 현재 소탕이 확실히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일단은 움직임이 없었다. 이제는 움직일 장기말이 없어졌으니 그동안 사이비 뒤에 숨어 있던 던전이 직접 움직일 터. 그러면 만나기 가장 적합한 장소는…….
“이유를 알고 싶어서 직접 찾아와 준 거야?”
이번엔 평범한 착장의 내가 눈앞에 거꾸로 나타났다. 손 주름 하나하나 나와 같은 것이 내 뺨을 훑고 지나가 앞에 착지했다.
같은 인간이 하는 짓이라고 하기에는 힘든 감이 없잖아 있는 일들밖에 없었다. 그럼 답은 던전이지.
“허접하게 내 모습으로 있지 말고, 본래 모습을 드러내지 그래.”
솔직히 반신반의했다. 우리의 모습으로 나타나 어처구니없는 말만 내뱉고 사라진 존재가 정녕 던전 쪽의 존재인지도 불확실했으니까. 가장 유력한 후보일 뿐이었지.
…솔직히 안 나와 줬으면 쪽팔렸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