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the academy's narrow eye, but i'm not evil RAW novel - Chapter (198)
제198화
198화. 전장의 마에스트로 볼칸(5)
돌입 직전, 15분이라는 짧은 준비시간이 주어졌다.
나흘이 넘는 시간 동안 최소한의 휴식만 취하며 달려왔기 때문이었다.
흑마법사 놈들이 무슨 꿍꿍이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싸움이 일어날 확률이 높은 상황.
조금이라도 컨디션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었다.
명상, 대화, 몸풀기, 낮잠, 일기 작성.
“아도니스 여기 봐봐!”
“귀여워!”
아도니스 귀여워해 주기(?)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마지막 휴식을 취했다.
전투를 앞둔 것치고는 상당히 부산스러운 분위기였다.
하지만 그 누구도, 심지어는 카론조차도 이 행태를 지적하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었다.
지금 보내는 휴식이 인생 최후의 휴식이 될 수도 있었으니까.
‘마법진 발동 후 20시간이 경과했고, 마법석의 예상 위치는 서른두 군데인가.’
시궁쥐의 보고를 들은 카론이 생각에 잠겼다.
칼로스의 지도를 갖고 있었기에 작전과 진형은 다 짜둔 상태였다.
나흘이라는 시간 동안 교육도 끝내둔 상황.
마법진이라는 변수가 생기긴 했지만, 이런 상황을 대비해서 특수조를 만들어둔 카론이다.
“사샤, 돌입 이후 팀원들과 함께 마법석을 파괴해라. 순서는 판단에 맡기겠다.”
“다 파괴할 필요는 없겠죠?”
“그렇다. 하지만 최소 반절 이상은 파괴해 줬으면 싶군. ‘안개’와 ‘은신’이 주력이라고는 하지만, ‘저주’ 계열이 숨겨져 있을지도 모른다.”
“알겠습니다!”
마법석을 파괴할수록 마법진은 그 힘을 잃게 된다.
현재 토벌대의 최소 전력은 6성 기사. 마나를 수준급으로 다루는 이들이다.
반절 정도만 파괴해도 그들에게 별다른 해악을 끼칠 수 없을 것이다.
카론이 토벌대의 면면을 훑으며 상태를 확인할 때였다. 근처에 있던 엘레스터가 중얼거렸다.
“왜 아직까지 남아 있었던 것일까?”
“예?”
“시궁쥐에게 들킨 이후 한 달이 넘는 시간이 지났네. 그런데도 저곳에 남아 있다니.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흑마법사들은 대륙에서 환영받는 존재가 아니다.
그런 존재들이 위치를 들킨 것도 모자라,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것까지 들킨 상황.
이런 상황에서는 보통 도망치기 마련인 법이고, 지금까지 쭉 그래왔던 흑마법사들이다.
그런데 남아 있는 것도 모자라 자신들이 여기에 있다고 당당히 알리는 꼴이라니.
“소체가 많기 때문 아니겠습니까?”
일어나는 해골을 만들 수 있는 ‘뼈’라는 소체.
칼로스에는 그 어디보다 많은 뼈가 묻혀 있는 곳이니, 흑마법사가 자리 잡은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라고 카론은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게 목숨을 걸 만한 가치가 있나? 조금 고생스럽기는 해도, 뼈는 대륙 곳곳에서 구할 수 있지 않은가.”
“확실히…….”
“뭔가 있다네. 토벌대가 온다는 걸 알면서도 저곳을 떠날 수 없었던 이유가 말이야.”
엘레스터의 생각은 합리적이었고, 고민할 필요가 있는 문제였다.
제국의 미래인 아이들을 함정으로 끌고 가 허무하게 죽게 만들 수는 없었으니까.
하지만.
“고민할 이유가 없습니다. 루시아의 말대로, 들어가 보면 알게 될 테니까요.”
“훗, 그렇군. 그 아이가 있어서 다행이야. 머리 아프게 고민할 이유가 없어지지 않았나.”
일단 들어가자는 루시아의 주장.
평소라면 한 소리했겠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판단이었다.
“모두 집합하도록.”
토벌대 일원들이 카론 앞에 자리했다. 부산스러운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었다.
모두가 눈을 빛내고 있었다.
“아무래도 적들은 우리의 접근을 알아차린 모양이다. 포션과 성수는 언제든지 꺼낼 수 있게 준비했겠지?”
성수는 한 명당 한 개, 신성력 포션은 스무 개씩 분배한 상태였다.
적이 누구인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지만, 흑마법사들에게 신성력 포션과 성수는 천벌과도 같은 위력을 발휘하기 때문이었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자 카론이 지체 없이 말했다.
“이상, 출발하겠다.”
“저…… 카론 님?”
누군가 손을 들었다. 라트라 지역에 한해서만은 영웅이라 불리는 ‘오토네’였다.
“뭐지?”
“아도니스는 안 빼나요? 너무 위험한 곳에 데려가는 것 같은데…….”
엘레스터가 헛기침했고, 카론은 눈살을 찌푸렸다.
영락없는 소년의 모습을 한 아도니스.
저 속에 있는 인물이 영웅 더글라스라고, 너희보다 강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
“……이번 작전을 위해 꼭 필요한 아이다. 두고 갈 수는 없다.”
“말도 안 돼요!”
“명령의 철회를 요구합니다!”
“미성년자 노동법(?) 위반입니다!”
토벌대의 일원들이 아우성치기 시작했다.
여자들만의 주장이 아니었다. 상당수의 남자 또한 포함되어 있었다.
소년을 싸움터로 끌고 가려는 행동은 기사의 신념에 반하기 때문이었다.
“네놈들…… 지금 명령에 따르지 않겠다는 거냐?”
카론이 기세를 끌어올리며 일갈했다.
전쟁터에서 지휘관의 명령에, 그것도 황제에게 직접 임명받은 지휘관의 명령에 따르지 않는 행위는 즉결 처형해도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아닌 건 아닌 겁니다.”
“맞습니다. 아도니스의 역할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저희가 더 활약하면 될 일입니다.”
“맞습니다!”
그들의 의지는 조금도 꺾이지 않았다.
카론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 만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무섭다고 말을 걸기는커녕, 눈조차 마주치지 않으려고 애쓰던 놈들 아닌가.
그런 놈들이 들고 일어서다니!
‘하필이면 이런 중요한 순간에……!’
전력의 누수가 생기겠지만, 한 명을 본보기 삼아야 하나 고민하던 때였다.
아도니스가 앞으로 나섰다.
“난 괜찮다.”
“아도니스, 하지만……!”
“너희들이 날 지켜 주면 될 문제 아니더냐.”
“……!”
모두가 충격에 빠졌다. 아도니스가 한 말도 그렇지만, 그가 지어 보인 미소가 워낙 아름다웠기 때문이었다.
황금빛이 감도는 것 같은 미소랄까.
“모두 무기를 들고 맹세해라! 아도니스는 우리가 반드시 지킨다!”
“오오오!!”
무기를 들어 올리며 다짐하는 토벌대를 보며 카론은 생각했다.
진짜 미친놈들이라고.
* * *
두두두두두-!!
수십 구의 말이 먼지구름을 일으키며 칼로스로 향했다.
‘원래 세웠던 계획은 조심스레 잠입하는 거였지만…….’
마법진이 어제 발동한 것으로 보아 토벌대가 접근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고 판단.
말을 타고 빠르게 돌입해, 허를 찌르기로 했다.
과거 칼로스의 명물이라 불리던 ‘영광의 문’을 통과하는 건 순식간이었다.
‘……삭막하군.’
잿빛투성이의 세상.
색을 잃어버린 세상이 있다면 바로 이런 곳이 아닐까 싶은 풍경이었다.
“……모두 말에서 내려라.”
4지구를 넘어 3지구에 도달하기까지.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3지구부터는 중간중간 계단이 있었기에, 말에서 내리는 게 더 기동력이 뛰어났다.
“조용하군요.”
“도망친 걸까?”
“쉿! 아직 2지구까지는 거리가 있어. 방심은 금물이야.”
칼로스 안으로 들어왔지만, 생명체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살아 움직인다는 뼈 또한 마찬가지였다.
‘쯧, 마나를 느낄 수조차 없군.’
칼로스의 하늘에 떠 있는 마법진 때문이었다.
“음, 들어오니 확실히 알겠군. 안개와 은신이 주력인 마법진이라네. 저주나 독은 없어 보이는군.”
“이곳으로 오지 말라는, 시간 끌기용이었던 걸까요?”
“또 모르지. 기습을 위한 용도일지도.”
토벌대는 최대한 조심스레 이동했다.
하지만 2지구에 있는 광휘의 분수대에 도달하기까지. 그 무엇도 확인할 수 없었다.
“……3분 동안 휴식 후 다시 이동하겠다.”
잔뜩 긴장한 채 이동했기에 체력 소모가 상당히 심했다. 잠깐의 휴식이라도 취하지 않는다면, 긴장에 눌려 쓰러지고 말 거다.
카론이 회중시계를 꺼내며 시간을 확인했다.
칼로스의 입구에서 내부라 불리는 2지구까지 약 1시간.
경계하며 이동한 것치고는 상당히 빠른 속도였다.
“……오랜만에 보는군.”
광휘의 분수를 보던 엘레스터가 중얼거렸다.
40년 만에 보게 되니 감회가 새로운 그였다.
그 모습을 보던 루시아가 물었다.
“그러고 보니 엘레스터 님은 대전쟁에 참여하셨었죠?”
40년 전, 칼로스에 강림한 5군단장 크롤리.
그때 당시 참여했던 건 엘레스터뿐이었다. 당시 아도니스는 황제를 호위하라는 명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어땠어요?”
“……지옥도였지. 병사들은 물론, 기사, 내로라하는 강자들까지.”
모두 스러졌다. 형체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죽은 사람의 숫자가 부지기수였다.
“그런 전쟁에서 살아남다니. 대단하시네요. 이런 걸 뭐, 싹수가 다르다고 말하던가?”
카론이 눈을 흘기자, 루시아가 휘파람을 불었다.
그 모습을 보던 엘레스터가 입을 열었다.
“루시아, 내가 살아남았던 건 강해서가 아니다. 다른 사람들의 희생 덕분이지.”
“그런 건 나도 알아요. 전쟁터란 그런 곳이니까. 하지만 실력도 중요하잖아요?”
“그 당시 나는 5서클에 불과했는데도?”
“…….”
5서클이었던 엘레스터는 살아남았다.
하지만 엘레스터보다 강했던, 그 시절의 ‘강자’들은 대부분 죽고 말았다.
당대 강자라고 불리던 이들이 ‘희생’을 한 덕분이었다.
엘레스터는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들의 희생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들이야말로 엘레스터에게는 ‘영웅’이었다.
“어쩌면 이번에는 내가 그 역할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구나.”
“아오! 재수 없는 소리 하지 마요! 위험해지면 나한테 붙으라고요. 내가 구해 줄 테니까요. 뭐해! 다들 일어나! 출발해야지!”
루시아의 툴툴거림과 함께 다시 전진하기 시작한 토벌대.
30분이 지났을 때쯤, 1지구를 넘어 로한 왕국의 궁이 있던 곳에 도달할 수 있었다.
당시 5군단장 크롤리가 강림하며 황폐해진 곳이었다.
속이 훤히 드러난 궁의 모습을 살피던 때였다.
파직!
하늘에 떠 있던 마법진에 살짝 금이 갔다.
사샤를 필두로 한 특수조가 마법석을 제거하는 데 성공한 거다.
오싹-!
동시에 토벌대는 볼 수 있었다.
속이 반쯤 드러난 왕궁. 왕좌(王座) 위에 드러누워 있는 한 인물의 모습을.
“……사람?”
로브를 푹 눌러쓰고 있었기에 얼굴을 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느끼고 있었다.
그의 ‘크기’를.
“뭐야, 이제 온 거냐? 기다리다 죽을 뻔했군.”
“……네놈은 뭐냐?”
정체불명의 남자가 느긋한 동작으로 일어섰다. 그러더니 얼굴을 살짝 내뺐다.
사람의 얼굴을 확인하려는 듯했다.
“아아, 자네가 카론인가? 광기의 창조주에게 들었지. 그때는 많이 아팠다고. 안부 전해주라더군.”
카론은 재빨리 제로가 준 정보를 떠올렸다.
광기의 창조주. 그와 준하는 존재가 세 명 더 있다는 놀라운 정보.
그렇다면…….
“자네가 그 넷 중 하나인가?”
“오, 이거 놀라운데? 우리의 존재를 알고 있었단 말인가? 과연, 제국의 시궁쥐답게 정보량이 상당하군.”
그때였다.
투쾅!!
굉음과 함께 흑마법사가 앉아 있던 왕좌가 반으로 갈라졌다.
어느새 접근한 루시아가 검을 휘둘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정체불명의 남자를 베는 데는 실패했다.
“쯧! 말은 더럽게 느린 놈이 동작은 빠르네.”
“매너가 없는 여자군. 대화할 때 가장 중요한 건 경청하는 자세라는 걸 모르는 건가?”
“알 게 뭐냐!”
하지만 움직인 건 루시아뿐만이 아니었다.
토벌대 일원들 모두가 제각기 자리를 잡으며 그를 포위했다.
시간 따위 주지 않는 게 유리하다는걸, 수작을 부리기 전에 목을 베 버리는 게 가장 좋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쯧, 대화라도 길게 하는 게 좋을 텐데 말이야. 보통 이런 싸움은 높았던 기대에 비해, 볼품없이 끝날 가능성이 크거든.”
“그런 건 걱정 마. 내가 재밌게 해 줄 테니까.”
루시아가 돌진하려고 했지만, 빠르게 뒤로 물러났다.
발아래에서 움직임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쿠드득-!
해골. 성인 남자의 평균 체격보다 훨씬 큰 해골이었다.
신기한 건 해골의 전신이 갑옷과 무구로 중무장한 상태라는 거다.
그래, 마치.
기사(騎士)처럼.
크아아아아-!!
해골의 비명과 함께 검보라빛 마나가 터져 나왔다.
잠시 후, 루시아의 눈앞에 서 있는 건. 말을 탄 채 당당히 서 있는 해골 기사의 모습이었다.
믿기지 않게도, 말도 해골이었다.
“이게 무슨…….”
키득-.
흑마법사의 웃음소리. 동시에 그의 말소리가 전장에 울려 퍼졌다.
“오만한 제국 놈들. 너희 때문에 죽은 사람이 몇인지는 아느냐?”
“…….”
“모르겠지. 아니, 알려고조차 하지 않았겠지. 너희들은 그런 놈들이니까!”
흑마법사의 몸에서 검보라빛 마나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나빠지는, 그런 마나였다.
“사실 나도 잘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만은 확실하지. 악마가 사람을 죽인 수보다, 네놈들이 죽인 사람의 숫자가 훨씬 많다는 것.”
느린 말이었지만, 모두가 똑똑히 느낄 수 있었다.
그 속에 숨겨진 그의 분노를.
“뭐야, 이제 보니 흑마법사가 아니라 피해망상증 환자였잖아?”
“……뭐라?”
루시아가 그의 분노에 찬물을 끼얹었다.
“악마 때문에 벌어진 전쟁이 몇 개인지는 아니? 사람 손으로 죽였다고 해서 사람이 죽인 게 아니잖아. 다 그놈들 잘못이지.”
“…….”
“유언은 그게 끝이야? 너무 식상한 유언인데. 특별히 다시 말할 기회를 줄게.”
“……제국의 영웅, 루시아인가.”
흑마법사가 목을 오른쪽으로 꺾었다. ‘뚜둑’하는 소리가 났다.
오른쪽으로 목을 꺾은 채 루시아를 바라보는. 기괴하기 짝이 없는 모습이었다.
“마침 잘됐구나. 선물이 필요한 상황이었거든. 그놈이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좀 난리를 쳤어야지.”
“……그놈?”
“하지만 네년의 목이면, 선물로는 충분할 것 같구나.”
드득- 드드득-!
땅에서 기괴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지만 엘레스터가 한발 빨랐다.
“윈드 스톰!”
투콰앙-!!
칼날과도 같은 바람이 흑마법사를 강타했다.
위태롭게 형체를 유지하던 왕궁의 절반과 함께 흑마법사가 날아갔다.
하지만.
“대마법사 엘레스터까지 왔나…… 상상 이상의 전력이군.”
흑마법사는 살아 있었다.
반대편 돌무더기 위쪽. 그곳에 다시 한번 마법을 사용하려던 엘레스터는 눈을 부릅뜰 수밖에 없었다.
왕궁이 날아가며 드러난 공간.
그곳에는 거대한 악마의 시체가 놓여 있었다. 그리고 그 주위에서 여섯 명의 흑마법사들이 정체불명의 주문을 외우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엘레스터의 안색이 새하얘졌다.
“네놈…… 설마!”
“아아, 그러고 보니…… 그때 전장에 있었지. 그렇다면 잘 알겠군.”
거대한 악마의 시체. 그 정체는 다름 아닌.
5군단장 크롤리였다.
흑마법사의 행동은 명백했다. 크롤리를 부활시키려는 거였다.
“카론!”
엘레스터가 외치기도 전에 두 사람이 움직였다.
카론과 루시아였다.
그와 동시에 건물과 땅이 들썩였다.
드득- 드드득!
수백 개의 새하얀 손. 그 기괴한 모습에 모두가 숨을 죽였다.
“엘레스터, 한번 비교해 봐라. 난 알지 못하거든.”
군단장이 강림했던 때의 지옥도와 자신, 누가 더 끔찍한 것인지.
누가 더 끔찍한 재앙인지.
“자, 시작해 보자. 칼로스의 재전을 시작하는 거다!”
로브를 뒤집어쓴 흑마법사의 눈이 불길하게 빛났다.
두려움에 떨어라.
전율하라.
그리고 똑똑히 목도하라.
“나는 죽음을 관장하고 영혼을 지휘하는 자…….”
전장의 마에스트로 볼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