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e sold my country in my previous life RAW novel - Chapter 165
164
“…….”
세라는 대답 대신 입술을 꽉 깨물어 소리를 삼켰다.
절정의 여운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새로운 자극이 쏟아져 조금만 방심하면 신음이 샐 것 같았다.
그녀가 어떤 상태인지, 직접 몸을 맞대고 있는 에녹이 모를 리가 없는데도, 그는 세라의 얼굴 이곳저곳에 깃털 같은 입맞춤을 내리며 연신 대답을 졸랐다. 그것이 성가셔 세라가 대답이라도 하려고 하면, 허리를 음란하게 치받아 다시 입을 다물게 하는 게 아주 악질이었다.
“흐읏, 으읏-.”
세라의 입에서 원망 섞인 신음이 샜다.
눈을 뾰족하게 세워 노려보았지만, 절정으로 엉망진창이 된 얼굴은 예전의 매서움을 잃은 지 오래였다. 뻔뻔한 미소를 지은 에녹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안 좋은가?’ 하며 들으라는 듯이 혼잣말을 지껄였다.
그와 동시에 다리 사이를 묵직하게 내리누른 근육들이 툭 불거진 진주를 닳아 없애 버릴 듯이 벅벅 문질러 댔다.
“아, 흐, 잠, 깐. 야……!”
당황한 세라가 다급히 몸을 바르작거렸다.
그녀를 절정에 이르게 했던 부드러운 자극과는 상반된 감촉이 여린 곳을 가차 없이 괴롭혔다.
모양이 분명하게 갈라진 근육들이 클리토리스에 비벼질 때마다 발끝까지 낯선 전율이 뻗쳤다.
뜨거운 것 같기도 하고, 아릿한 것 같기도 하고, 안타까운 것 같기도 하고.
하나의 감각으로 콕 집어 설명할 수는 없지만 신기하게도 그 모든 것들이 뭉쳐 쾌감이 되었다.
찌걱이던 물소리가 한층 젖어 쩍쩍 늘어나기 시작했다.
통통하게 부풀어 오른 클리토리스에서 올라오는 자극이 괴로울 정도로 선명했다.
닿아 오는 무게감이나 움직임은 삽입 행위와 다를 바 없는데, 막상 들어오는 것이 없으니 배 속이 자꾸만 조여들면서 안타까운 애액만 줄줄 흘려댔다.
에녹의 몸이 닿았다 떨어질 때마다 엉덩이에 와 닿는 이물감이 미치도록 신경 쓰였다.
“아, 세라-.”
하지만 안타까운 건 세라뿐인지, 에녹은 당장이라도 사정할 것처럼 더운 숨을 헐떡였다.
허리를 연신 쳐올리는 그는 제 배에 문질러지는 부드럽고 말캉한 감촉을 음미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쪽. 쪽. 턱선을 따라 입술을 옮긴 에녹이 아까보다 더 발갛게 물들어 버린 앙증맞은 귓바퀴를 약간의 잇자국이 남을 때까지 꾹, 깨물었다가.
“아!”
세라가 아파하니 얼른 놓아주고는 제가 낸 자국 위를 살살 쓸어 주었다.
그러다 못 참겠다는 듯이 낮게 신음하고는 무방비한 귓속으로 혀를 쑥 집어넣었다.
“아아……!”
에녹이 쑤셔대는 귀에서부터 어깨를 타고 찌릿한 소름이 돋았다.
기이한 감각은 한 번 퍼져 나간 것으로 그치지 않고 에녹이 혀로 안쪽을 쑤실 때마다 반복되었다.
위아래로 참을 수 없는 자극이 가해지니 세라는 딱 죽을 맛이었다.
“아, 시르, 으, 이거, 이상, 흐으, 하지, 므아아, 으응!”
고개를 돌려 가며 그 감각으로부터 도망쳐 봤지만, 끈질기게 따라붙는 에녹 때문에 그녀의 말은 언어가 되지 못하고 어눌한 신음이 되어 늘어졌다.
“아, 안 돼. 또……!”
떨어질 틈도 없이 고조되기만 하던 쾌감은 금방 수위를 넘었다.
히익, 급한 숨을 들이켠 세라가 허리를 활처럼 휘었다.
그녀의 온몸에 힘이 바짝 들어가면서, 안타까운 쾌감이 어리던 아랫배를 한껏 쥐어짰다.
다리 사이에 불이 붙은 것처럼 뜨거워지면서 또 한 움큼의 물기가 팍, 터졌다.
그제야 허리 짓을 늦춘 에녹이 마침내 그녀에게서 몸을 일으켰다.
쩌업, 딱 붙어 있던 아랫배와 음부가 떨어지자 끈적한 소리가 길게 늘어졌다.
“또 쌌네.”
에녹이 뿌듯한 표정으로 물기 어린 제 배를 쓸어내렸다.
반듯하게 갈라진 복부 전체가 세라의 애액에 젖어 번들거렸다.
세라의 다리 사이에는 그의 물이 든 듯 장밋빛을 띠고 있었다. 그의 색으로 물든 구멍이 연신 벌름거렸다. 그곳을 빤히 바라보던 에녹이 세라의 대답을 대신 들었다는 듯 생긋 웃음 지었다.
“내가, 생각보다 많이 착했나 보다.”
골리는 게 분명한 그 어조에 세라가 그를 발로 차 버리고 싶은 듯 다리를 바르작거렸으나, 그 움직임이 적극적이지는 않았다. 입술을 짓씹는 그녀의 마음속으로 여러 상반된 감정이 뒤섞여 얼굴에 비쳤다.
머리는 짜증 나는데, 몸은 좋아서 소름이 끼칠 지경이었고.
마음은 실실대는 면상에 주먹이라도 꽂고 싶었으나, 본능은 다리 사이에서 피어난 열락을 해결하기 위해 그에게 매달리라 속삭였다.
“적당히 까불어라.”
하여 험악한 어조로 에녹의 입단속을 하면서도, 끝끝내 비키라는 완전한 거절의 의사는 내비치지 못하는 것이다.
“나는 까부는 게 아니라 착한 건데.”
그녀의 경고에 장난스럽게 반응한 에녹이 빠끔 벌어진 구멍 사이로 중지를 깊이 집어넣었다.
“아으응……!”
갑작스러운 침입에 고개를 꺾은 세라가 야릇하게 신음했다.
오랫동안 삽입을 바랐던 동굴에서는 뜨거운 열이 절절 끓었다.
쭈웁. 구멍이 그의 손가락을 빨아 먹듯이 수축한다. 회음부에 손등이 닿을 정도로 깊이 집어넣은 에녹이 지체 없이 안쪽을 쑤셔댔다.
둥글게 꺾어지는 내벽의 모양을 따라 손가락을 구부린 채 몇 번 더 긁어내리자 금방 쾌락을 느낀 꽃잎이 전조도 없이 물줄기를 쭉, 뿜었다.
“……!”
세라는 이번엔 신음도 지르지 못했다.
스스로도 예상하지 못했던 절정이었다.
오르가슴이 지나갈 때까지 기다려 줘야 하는 게 상도덕이었으나, 에녹은 손을 거두지 않았다. 오히려 지나치게 녹아내려 부드럽게 풀린 꽃잎을 헤집어 손가락 하나를 더 쑤욱, 집어넣었다.
절정 그 이상의 쾌락을 부르는 손짓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홉뜬 두 눈이 일순 초점을 잃고 흐트러졌다. 들이켠 숨을 내쉬지도 못한 채 뭍에 올라온 물고기처럼 입술만 뻐끔거리길 몇 초.
“아으으으! 으응! 으으으응!”
참았던 숨을 터뜨린 그녀가 짐승처럼 뭉그러진 신음을 울부짖었다.
펄쩍 허리를 튄 세라가 다리를 벌렸다가, 모았다가, 뒤꿈치로 침대를 탁, 탁, 내려쳤다가 하며 몸부림을 쳤다.
그럼에도 에녹은 멈추지 않았다.
그의 손가락이 자신이 쑤실 수 있는 가장 깊은 곳을 찌르고 내벽을 긁듯이 빠져나올 때마다 세라의 음부가 발작하듯 물을 내뿜었다. 에녹의 손바닥에 부딪힌 물기가 사방으로 튀었다.
그만, 그만해! 세라가 애원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언어로 전달되었을지는 알 수 없었다.
눈앞이 잠깐 꺼멓게 꺼졌다 돌아왔다.
“흐으으, 흐으으읏-.”
줄어들지 않는 자극에 물기에 치덕치덕 젖은 허벅지 안쪽이 살아 있는 활어처럼 발발 떨렸다.
에녹은 한창 물을 뿜던 구멍에서 더 이상 아무것도 나오지 않을 때가 되어서야 손을 거뒀다. 젖어서 물이 뚝뚝 흐르는 손을 세라의 치맛자락에 슥슥 문질러 닦았다.
“옷, 많이 젖었으니 벗겨 줄게.”
이러다 감기 걸리면 안 되니까.
아무런 성적인 의도도 없는 사람인 양 걱정스러운 어조로 속삭인 그는 세라의 대답도 듣지 않고 순식간에 매듭을 풀어냈다.
헐거워진 옷이 뱀의 허물처럼 몸에서 스르륵 미끄러져 나갔다.
세라가 그 손길을 가만히 둔 이유는 아직도 흠칫대는 몸을 가누기 어려워서도 있지만, 에녹의 말마따나 제가 내뿜은 절정으로 인해 주변이 온통 축축해져 계속 입고 있기 찝찝했기 때문이었다.
순조롭게 원피스를 벗겨 낸 에녹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당연하다는 듯이 가슴을 가리는 속옷을 끌러 침대 아래로 던져 버렸다. 감기에 걸릴까 걱정해 주던 사람치고는 그녀를 더욱 추위로 몰아넣는 행위였다.
세라가 얼른 상체를 모로 기울였다.
에녹의 시선을 차단하듯 두 팔로 꽁꽁 가려 버리자 여유롭게 픽, 웃어 버린 그가 시선을 그녀의 하반신으로 옮겼다.
늘씬하게 빠진 다리에는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새하얀 레이스 스타킹과, 그것을 고정하고 있는 가터벨트가 전부였다.
발목을 타고 올라간 에녹의 손길이 섬세한 레이스를 더듬거리다 그것을 단단히 꾹 물고 있는 벨트에 가 닿았다.
세라는 에녹이 그것마저 벗겨 버릴 것이라 생각했다.
“……?”
하지만 에녹은 그렇게 하지 않았고, 그저 탄력적인 벨트에 손가락을 걸어 가볍게 한 번 탁, 튕겨 봤을 뿐이다.
세라는 속옷도 옷도 입지 않은 채 스타킹과 가터벨트만 차고 싶진 않았으나, 차마 이건 왜 안 벗기냐 따지고 들 수 없었다. 그래서야 전라가 되고 싶어 안달 난 사람 같지 않은가…….
그대로 근육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연약한 배를 쓸어 올린 그가 세라의 꽉 조여진 늑골 위를 어루만지며 뜬금없이 물었다.
“어떻게 할래?”
“뭘-.”
“나는 이대로면 좀 더 착해질 것 같은데.”
두 팔 아래 세라를 가둔 에녹이 얌전히 그녀의 답을 기다렸다.
세라는 본능적으로 이것이 섹스로 가는 마지막 갈림길이라는 사실을 인지했다. 에녹은 방금 그 길로 가는 마지막 결정권을 세라에게 넘겼다.
형태만 물음이고, 사실은 답이 정해진 분위기도 아니었다.
세라는 에녹이 저토록 간절한 눈을 하고 있음에도 자신이 여기서 행위를 자르고 나가 버린다 해도 붙잡지 않을 거라는 걸 눈치챘다.
애초에 세라가 허락했던 오 분은 오래전에 지났다.
며칠 동안 잠들지 못하고 고생한 영웅을 자기라도 좀 챙겨 줄까 했는데, 그에게 필요한 건 밀려 있는 잠 따위가 아니었다는 걸 이제야 알 것 같았다.
그렇게 전부 알게 된 마당에 더 이상 이 집에, 그의 침실에 머무는 건 세라가 계획했던 의도를 완벽하게 거스르는 행동이었다.
그러니 지금 세라가 해야 할 일은 옷을 주워 입고 이곳을 나가는 일이다.
에녹은 방해하지 않을 테니 어려울 것 없는 일이다.
하지만-.
“……얼마나, 착하게 굴 건데?”
그건 내일 해도 되지 않을까?
이성의 외침을 속절없이 흘려보낸 세라가 이번에도 못 이기는 척 입술을 달싹였다.
허락과도 같은 말에 에녹의 동공이 크게 벌어졌다.
세라에게서 떨어질 줄 모르던 두 손이 드디어 에녹에게로 돌아갔다.
철컥. 내내 굳건한 자물쇠처럼 잠겨 있던 바지 버클이 풀리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음, 글쎄.”
진지하게 미간을 좁힌 에녹이 괴로운 신음을 삼키며 빳빳하게 일어선 제 몸의 일부를 꺼내 들었다. 그와 동시에 침대 위로 후끈한 풋내가 훅 끼쳤다.
숨이 넘어갈 것 같은 세라와는 달리 내내 여유로운 낯이었던 주제에. 에녹의 하반신은 여태까지 참은 게 용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다.
에녹이 잔뜩 성이 난 페니스를 가볍게 훑어 내 달래 보려 했으나, 그렇다고 그쪽 사정이 더 보기 좋아지지는 않았다.
진작부터 줄줄 흘려댄 선액 때문에 에녹의 바지 앞섶이 눅눅하게 젖은 것은 물론, 터질 듯이 부풀어 오른 성기에 하도 피가 몰려 검붉은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원래도 묵직했던 귀두는 어딘가에 집어넣는 게 미안할 정도로 흉측한 모양으로 부풀어 있었으며, 지렁이만큼 굵직하게 돋아난 핏줄들이 위협적으로 불뚝거렸다.
그 아래로는 씨물을 가득 담았으나 방출하지 못한 주머니는 빵빵하게 힘이 들어가 있었다.
수북하게 자라난 붉은 수풀이 에녹의 아래에 달린 것 중 그나마 제일 덜 흉흉한 것이었다.
한계에 한계까지 참아 낸 상태의 성기는 에녹의 것이라기보다는 사나운 고목 괴물처럼 보였다.
제가 봐도 흉측해 보이는 모습에 에녹이 헛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아마도, 밤새?”
세라의 몸에 갖다 대기엔 지독한 외양이었으나 에녹은 굳이 그녀에게 마지막 기회를 더 주지 않았다.
제 자리인 양 세라의 다리 사이를 차지한 에녹이 갈라진 계곡에 제 기둥을 문질러 댔다. 그가 손목을 까딱여 묵직한 살 기둥으로 젖은 곳을 내려치자 빠끔대며 호흡하던 입구에서 찰박, 찰박, 물이 튀는 소리가 들렸다.
이미 둘 다 충분히 젖어 있기에, 더 이상의 전희는 필요치 않았다.
몇 차례 더 열이 잔뜩 끓는 꽃잎 위로 요분질 치던 에녹이 유난히 부드러운 곳에 선단을 맞춰 눌렀다.
녹진하게 풀린 구멍이 빠끔 벌어진다.
그리고-.
쑤욱.
평소보다 더 크게 부풀었을 귀두가 안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렇게밖에는 설명할 수 없는 매끄러운 감각이었다.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가듯 부드럽게 파고든 페니스가 그대로 뿌리까지 삽입됐다.
쩔퍽! 물기 어린 마찰음과 함께 에녹의 단단한 샅이 세라의 회음부에 철썩 들러붙었다.
아……!
두 사람 입에서 동시에 탄성이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