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e sold my country in my previous life RAW novel - Chapter 180
179
첫마디부터 불안하던 목소리가 뒤로 갈수록 뚝뚝 끊어졌다.
입술을 세게 깨문 여자가 잔뜩 억눌린 어투로 덧붙였다.
“생각 다 하면, 알아서, 나갈게요.”
의사는 여자의 호흡이 잠깐 놀라서가 아니라 계속 불안정한 상태였다는 걸 눈치챘다. 이제 보니 얼굴도 좀 붉은 것 같다. 눈가도 좀 붉었다.
……울었나?
의사의 시선이 여자가 바라보고 있는 창문 너머로 흘렀다. 아치형의 유리창 너머로는 길드 회관이 정면으로 보이고 있었다. 오늘 방문한 귀빈이 머무르는 곳이었다. 그리고 아마 누구누구도 함께 있을 것이다.
섬광 같은 깨달음이 의사의 뇌리를 스쳤다.
아이고…….
속으로 탄식을 내뱉은 의사가 눈에 띄게 허둥대며 손사래를 쳤다.
“아니요. 괜찮습니다. 어차피 빈 병실이니까. 있고 싶은 만큼 있다가 가세요. 어차피 다들 퇴근해서 신경 안 쓸 겁니다. 문도 잠가 드릴게요. 편안하게 쓰세요.”
편히 있으세요. 편히. 내 집이다 생각하고.
과할 정도로 친절을 베푸는 의사가 고마웠는지, 창가를 향해 고개를 돌린 세라가 가녀린 목소리로 감사를 전했다.
“네. 감사, 합, 니다.”
어깨가 간헐적으로 들썩인다.
아마 더 이상 울음을 참을 수 없었겠지.
안타까운 표정을 지은 의사는 이럴 때일수록 마음에 담아 두지 말고 분출해야 한다는 말을 덧붙이고는 이만 가 봐야겠다며 병실을 나섰다.
달칵.
안에서 잠긴 문이 단단히 닫혔다.
이제 세라가 열어 주지 않으면 밖에서 함부로 밀고 들어올 수 없었다. 꼿꼿하게 힘이 들어가 있던 허리에서 일순 긴장이 풀려나갔다.
츄웁.
그때, 그녀의 치마 안쪽에서 물기 어린 곳이 빨리는 소리가 났다.
“으응……!”
긴장을 놓고 있던 세라의 등에 바짝 힘이 들어갔다.
진저리 치듯 잘게 허리를 튕긴 세라가 다급하게 입을 틀어막았다. 하마터면 큰 소리가 날 뻔했다.
츄웁. 춥. 그 와중에도 젖은 소리는 멈추는 법이 없었다.
양옆으로 넓게 벌어진 다리 사이. 부채꼴로 넓게 펴진 짙은 색의 치맛자락 아래로 우뚝 솟은 동그란 형상이 손에 잡혔다.
그것을 떼어 내고 싶은 듯 몇 번 힘주어 밀어냈다.
하지만 그녀의 다리 사이에 들러붙은 부드러운 감촉은 떨어질 생각이 없어 보였다. 벌어진 다리를 좁히지 못하도록 붙잡은 뜨거운 손이 연약한 허벅지 안쪽을 연신 주물럭거리는 게 느껴졌다.
보이지 않는 치마 속은 온통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차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는 곳에 가볍게 빨아들이는 자극이 내려앉았다. 그 자극은 붉게 달아오른 꽃잎이나 그것을 감싼 새하얀 둔덕, 그리고 바짝 긴장하고 있는 새하얀 설원 위에 어지럽게 내려앉았다가, 다시 한가운데로 돌아왔다.
축축하고 미끈한 덩어리가 빠끔대는 구멍 속으로 기어들어 가 꿈틀거렸다. 가장 깊숙이 들어간 부분이 위쪽을 살살 긁어 주면, 배 속에 뜨거운 열감이 퍼지면서 절로 앓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
이렇게 앉아 연약한 곳을 그저 내어주고만 있으니, 꼭 굶주린 짐승에게 잡아먹히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아아……!”
불시에 상체를 굽힌 세라가 죽을 것 같은 신음을 냈다.
고개를 푹 숙인 그녀가 다리를 바들바들 떨어댔다. 침대가 조금 높았기에, 아슬아슬하게 바닥을 딛고 있는 발끝이 발레라도 하는 것처럼 곧추섰다.
꿀꺽.
다리 사이가 깊이 빨리는 감촉과 함께 목울대를 넘기는 소리가 들렸다.
“그, 그만해-.”
더 이상 소리를 참기가 힘들어진 세라가 다급하게 소리가 나는 곳으로 손을 뻗었다.
재차 밀어내자 기어코 두어 번 더 물기를 삼켜 낸 짐승이 비로소 치마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갔어?”
머리가 잔뜩 흐트러진 채 밖으로 나온 에녹이 슥, 입가를 훔쳤다.
핏줄이 잔뜩 불거진 손등엔 번들거리는 물기가 묻어 나왔다. 눈을 찌르는 것처럼 자극적인 장면에 세라가 홱, 시선을 피하며 중얼거렸다.
“……갔어.”
그들을 방해하는 불청객이 떠났다는 말인지. 아니면 다른 의미를 품고 있는 말인지 애매했으나 둘 중 어디에 갖다 붙여도 진실이 되는 말이었다.
그녀의 대답을 들은 에녹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세라가 걸터앉은 침대 위로 커다란 그림자가 불쑥 솟아올랐다.
치마 속을 덥히던 열기가 빠져나가니 다리 사이로 휑한 바람이 불어닥쳤다.
드디어 해방된 세라가 다급한 숨을 몰아쉬었다.
한껏 예민하게 달아오른 음부에는 여전히 그의 입술이 들러붙어 있는 것 같은 환촉이 느껴졌다. 더 이상 세라를 괴롭히는 자극은 더해지지 않는데도, 바짝 힘이 들어간 몸이 꽤 오랫동안 흠칫, 흠칫, 튀어 올랐다.
여운을 길게 이어 가는 그녀의 모습에 에녹이 제 것인 양 세라의 치맛자락을 들쳤다.
그가 터뜨린 물기로 흠뻑 젖은 음부가 자신을 봐 달라는 듯이 뻐끔거렸다. 그 속으로 중지를 깊이 찔러 넣자 하응! 높게 신음을 내지른 세라가 허리를 바들바들 떨어댔다.
그거 잠깐 빨아 줬다고 안쪽이 벌써부터 녹진하게 들러붙어 왔다. 에녹의 눈가에 사나운 성욕과 짓궂은 장난기가 동시에 어렸다.
“평소보다 더 느끼는 것 같은데.”
변태.
능글맞게 눈가를 휜 그가 의사에게 들킬까 봐 흥분했느냐는 모함의 말을 해댔다. 그녀에게 이런 스릴을 즐기는 취향이 있을 줄은 몰랐다고 지껄인 그가 질척한 애액으로 가득 찬 내벽을 두어 번 함부로 들쑤셨다. 누가 봐도 변태는 본인인 꼴이었으나, 이런 건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뻔뻔한 얼굴이다.
“네가 먼저…!”
“네가 먼저 날 치마 속에 집어넣었잖아.”
에녹은 반박하려던 세라의 말을 홀랑 가로채 선수를 쳤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게다가 적반하장으로 어떻게 그런 망측한 행동을 할 수가 있느냐며 따지고 들었다. 누가 들으면 세라가 스릴을 즐기고 싶어 에녹을 제 치마폭에 감싼 줄 알겠다.
“그냥 사람이 오니까 숨겨 준 거거든? 그 꼴을 보여 주는 것보단 나으니까!”
그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세라가 먼저 그를 제 치마폭에 감싸기는 했지만, 그건 다 작정하고 사람을 꼬여 낸 에녹 소서 때문이다.
그에게 홀려 고개를 끄덕여 버린 바람에, 그대로 입술이 잡아먹혀 침대 위를 뒹굴었다.
에녹은 짐승 같은 게 뭔지 보여 주려는 것처럼 처음부터 그녀의 다리를 잡아 벌리고는 얇은 옷 위로 묵직한 하체를 강하게 뭉개 왔다. 그 힘에 밀린 침대가 조금씩 움직였다.
입맞춤은 더 깊어졌고, 덩달아 흥분한 세라가 에녹의 머리칼을 제 마음대로 헝클어뜨렸다. 누구의 입에서 터져 나왔는지 모를 신음을 주고받으며 엎치락뒤치락하는 사이 속옷이 벗겨졌다. 젖어 든 다리 사이를 살살 문질러 연 에녹이 당연한 수순처럼 그곳에 얼굴을 가져다 묻었다.
아아-. 발씬대는 곳에 들러붙는 황홀한 감촉에 세라가 무심코 신음을 터뜨렸을 무렵 의사가 문을 두드렸다. 거기, 누구 있습니까?
그 뒤로는 그저 다급했던 기억뿐이다.
누군가 병실에 들어올 거라는 생각이 들자마자, 세라는 에녹을 숨겨야 한다는 본능적인 사명감에 시달렸다.
있는 힘을 다해 에녹의 가슴팍을 발로 찬 세라가 그대로 몸을 일으켜 앉았다. 발목까지 가리는 치맛자락이 내려오니 다행히 속옷이 벗겨진 민망한 곳이 완전히 가려졌다. 그녀와는 달리 딱히 숨고자 하는 의지가 없어 보이는 에녹을 재촉해 침대 아래로 내쫓아 머리를 짓눌렀다.
하지만 아무리 구겨 보려 해도 빼꼼히 솟아오른 붉은 머리통이 완전히 가려지지 않았다. 그때, 끼리릭 하고 문고리가 돌아갔던 것 같다. 변태로 내몰릴 위기의 순간에 세라가 저도 모르게 치마를 들쳐 그 안에 에녹을 숨겨 버렸다. 그리고 그가 꿇어앉은 자리로 몸을 옮겨 가리니 그녀의 등 뒤에서 쏟아질 시선으로부터 침대 아래 꿇어앉은 에녹이 완벽하게 가려졌다.
이 과정 어디에도 음란한 의도 따윈 없었다.
다른 사람이 버젓이 있는 상황에서 다리 사이를 핥을 생각을 한 건 어디까지나 에녹의 책임이었다.
“결국, 지가 하고 싶어서 한 거면서-.”
그러니 둘 중 하나가 변태가 되어야 한다면 그건 예전에도, 지금에도 에녹이어야만 했다. 의사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순간을 떠올리니 절로 눈앞이 다 아찔했다. 신음을 참느라 끙끙대는 모습은 제가 생각해도 이상해 보였다.
“응. 맞아. 내가 빨고 싶어서 빨았어.”
원망의 눈빛으로 째려보자 에녹이 그제야 순순히 그녀의 결백을 인정했다.
느른한 숨을 내쉰 그가 앞섶을 열어 아까부터 발기한 성기를 해방시켰다. 단번에 배꼽까지 올라붙은 뻣뻣한 살 기둥이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처럼 시뻘겋게 부어올라 있었다.
그것을 손으로 두어 번 훑어 낸 에녹이 볼 때마다 몸에 담기 무섭다는 생각이 드는 귀두를 이슬을 머금고 있는 붉은 꽃잎에 바짝 갖다 댔다.
“하지만 이건 너도 하고 싶을걸.”
그리고 그대로 힘주어 안쪽을 파고들었다.
“아아…!”
세라의 입에서 버거운 신음이 터졌다.
힘들어 보이는 표정과는 달리 입구를 벌리고 들어간 살 기둥은 의외로 부드럽게 먹혀들었다. 몇 번을 쑤셔도 비좁기만 한 속살을 비집어 연 에녹이 기어코 뿌리 끝까지 다 쑤셔 박고 나서야 만족스러운 신음을 쏟았다.
세라와의 높이를 맞추기 위해 에녹이 상체를 반쯤 뒤로 누워 무릎을 살짝 굽혔다. 세라는 높은 병상 끝에 살짝 걸터앉은 덕에 거의 서 있는 것과 다름없는 자세였다. 하여 두 사람은 하체는 딱 붙이고, 상체는 서로를 마주 본 채 크게 벌어진 자세로 흘레붙었다.
평소보다 전희에 쏟은 시간이 현저하게 적은데도 세라의 안쪽은 두어 번 절정에 오른 후처럼 야들했다. 기다렸다는 듯이 쩍쩍 들러붙어 오는 움직임이 하도 야해서, 에녹이 헝클어진 머리칼을 쓸어 올리며 킬킬 웃었다.
“이것 봐. 내 말이 맞지?”
오늘따라 더 느끼고 있는 거 맞다니까.
들으라는 듯이 혼잣말을 지껄인 그는 노한 세라의 불호령이 떨어지기 전에 두 손으로 골반을 딱 붙잡아 고정한 채 허리를 앞뒤로 살살 치대기 시작했다.
그가 예견했던 대로.
소리가 새어 나가지 않도록 부드럽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