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e sold my country in my previous life RAW novel - Chapter 182
181
넓은 병실은 후끈한 열기로 가득 차 있었다.
오전 근무가 끝난 병원은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 고층에 위치한 입원 병동에는 환자들과 당직을 서는 인원들이 있을 테지만, 적어도 진료를 보는 1층에는 개미 새끼 한 마리 얼씬거리지 않았다.
창밖 너머 먼 곳에서 떠들썩한 소음이 들려왔다. 정확히 들리지는 않지만 무언가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었다. 대세에 합류하지 못하고 혼자서 동떨어진 소외감에 초조할 만도 하건만, 빈 병실을 차지한 남자는 그곳으로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기실 그는 사람들과 어울려 실없이 떠들어대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을 하고 있었다.
예를 들면 자신의 과도한 애교로 인해 손을 찢어 먹은 애인을 치료해 주는 일이나, 그녀가 원하는 대로 뒤에서 원 없이 박아 주는 일 같은 것.
하지만, 허리가 이렇게나 자주 무너져서야 해 주고 싶어도 해 줄 수 없는 일이었다.
“똑바로 들어야지.”
남자가 제 위치보다 한참 아래로 떨어진 둔부를 엄하게 지적했다. 그에 침대에 바짝 엎드린 여체가 바들바들 떨어댔다. 무서워서는 아닐 터다. 그러기엔 딱 붙인 허벅지 안쪽이 지나치게 질척하니까.
허리가 무너지면서 빠져 버린 페니스는 남자의 배꼽에 올라붙어 있었다. 뜨거운 김을 씩씩 내뿜고 있는 흉흉한 살 기둥은 방금 전까지 어디에 묻혀 있다 나온 것인지 알려 주는 것처럼 투명한 애액으로 번들거렸다.
한창 좋을 때 쫓겨난 선단이 자신을 원래 있던 곳으로 보내 달라 애원하는 것처럼 요도구를 벌름거렸다.
남자가 제 손으로 무너진 여체를 붙들어 올린다면 당장이라도 그 부탁을 들어줄 수 있을 테지만, 그는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
“어서.”
대신 다시 한번 제 연인을 채근했다.
그렇게 조금 더 기다리니 힘없이 축 처져 있던 연인이 기지개를 켜는 고양이처럼 허리를 휘어 둔부를 높이 들어 올렸다. 하도 주물러 대서 손자국이 남은 새하얀 엉덩이 아래로 투명한 물기를 머금은 꽃잎이 쩌업, 하고 벌어졌다. 새빨갛게 익은 꽃잎 사이로 남자가 가야 할 곳이 모습을 드러냈다.
언제나 생각하는 거지만 여자의 몸은 남자를 완전히 감당해 내기엔 지나치게 작았다. 맞지 않는 것을 욱여넣다 보니 남자의 성기가 빠지고 나서도 늘어난 구멍은 단번에 줄어들지 못했다. 시뻘건 속살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음부에 선단을 맞춘 남자가 단숨에 끝까지 짓쳐 들었다.
쩔퍽! 말캉한 회음부가 단단한 샅에 때려 맞으며 차진 소리가 났다.
아-. 남자의 입에서 만족스러운 신음이 샜다.
유난히 조이는 입구를 뚫고 들어가면 그의 모양에 맞춰 늘어난 속살이 조붓하게 성기를 감싸 물었다. 따뜻하고, 부드럽고, 축축하고……. 선단에 와 닿는 끝의 감촉은 배 속이 다 아릴 정도로 연약했다.
언제 닿아도 황홀한 감촉에 남자의 배 속이 간질거렸다. 그와 동시에 폭력적인 충동이 척추를 타고 올라붙었다. 약하고 무해한 생물을 눈앞에 둔 인간이 그것을 보호해 주고 싶음과 동시에 부숴 버리고 싶은 양가감정이 드는 것과 비슷한 이치였다.
머리로는 부드럽게 대해 주자고 생각하면서도, 본능에 충실한 허리가 제멋대로 튕겨 나갔다.
철썩!
“……!”
우으읍! 찰나에 깊은 곳을 찔린 여체에서 억눌린 신음이 솟구쳤다.
딱 한 번 추삽질을 했을 뿐인데, 벌써 여러 번 절정에 오른 연인은 그것만으로도 다시 무너지려 했다. 페니스를 감싸 문 내벽이 또 절정에 오르려는 것처럼 바르르 떨어댔다.
침대 바깥에 선 그는 쾌감에 몸서리치는 연인을 조금 기다려 주었다가, 도무지 진정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다시 추삽질에 열을 올렸다.
쮸걱. 쮸걱. 쮸걱. 쮸걱.
남자가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동굴의 끝까지 굴착하고 물러설 때마다, 안쪽에서 퍼 올린 투명한 애액이 끝없이 솟아났다. 한계까지 성감이 깨어나 버린 여체는 제 안을 헤집는 살 기둥이 어디를 문질러도 좋다고 젖어 들었다. 마르지 않는 샘처럼 끊임이 없어서, 끊어 먹을 듯이 조여대는 압착감이 아니었더라면 물속에 담갔다 뺀다고 여겨도 과언이 아닐 지경이었다.
접합부에서 튄 애액이 마구잡이로 튀어 올랐다.
이미 남자의 아랫배와 허벅지는 연인의 흔적으로 엉망이었다. 그런데도 그는 조금도 이 사실을 불편하게 여기지 않았다. 도리어 상대에게 영역 표시라도 당한 것 같아서 흥분이 배가 되었다.
창문을 등진 채 서 있는 남자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이었다.
그건 상대도 마찬가지였다.
환한 햇살이 그의 어깨로 들이치고 있었다. 행위에 한껏 집중한 그가 제 연인의 음부를 들쑤실 때마다, 그의 몸에 갑옷처럼 둘린 근육들이 육감적으로 꿈틀거렸다.
남자의 이마에는 땀에 젖어 색이 짙어진 붉은 머리칼이 아무렇게나 들러붙어 있었다. 채도가 높은 눈동자는 집요하게 자신을 받는 여인의 반응을 살폈다. 햇볕 아래에서 제 연인의 뒤에 짐승처럼 흘레붙고 있는데도, 남자는 움츠러드는 법 없이 당당했다.
척추를 따라 곧게 패인 등이 조였다 풀어질 때마다, 그의 앞에 놓인 침상이 덜컹거렸다.
불안하게 흔들리는 철제 침대 아래로는 크기가 다른 옷가지들이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었다.
삐걱대는 소음 사이사이로 찔걱이는 물소리, 살과 살이 맞닿는 파열음, 성난 듯이 헐떡이는 숨이 섞여 들었다.
육체의 움직임만으로 만들어 낸 소리는 상황을 모르는 사람이 듣기에도 귓가가 화끈할 정도로 선명한 정염을 품고 있었다.
“……!”
슬슬 본격적으로 움직여 보려는데, 오래 버티는가 싶던 여체가 바르작거리기 시작했다. 무릎을 세워 버티던 다리가 갓 태어난 사슴처럼 비틀거렸다.
이런 상태에서는 아무리 길어 봤자 두어 번이었다.
한계인가 보네. 어렵지 않게 연인의 상태를 파악한 남자가 침대가 부서져라 찧어대던 허리 짓을 멈추었다.
공간을 가득 채우던 소음들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남자가 멈추자 겨우 버티고 있던 둔부가 아래로 툭 떨어졌다. 느른한 숨을 내쉰 남자가 침대 위로 무릎을 올렸다. 딱 쥐기 좋은 위치에 솟아 바들거리는 새하얀 엉덩이를 주물럭거렸다. 그가 손아귀를 쥐었다 놓을 때마다 다물린 살이 벌어지며 흥건히 젖어 있는 둔덕이 빠끔빠끔 벌어졌다.
두 사람이 연결된 부위를 집착적으로 바라보며, 남자가 제 연인의 이름을 입에 올렸다.
“세라-.”
움찔, 그를 품고 있는 내벽이 대답하듯 순간적으로 조여들었다.
그 반응이 기꺼워 픽, 웃음을 지은 남자. 에녹이 뿌리 부분만 넣었다 빠질 정도로만 허리 짓을 하며 물었다.
“그거 계속 안고 있을 거야?”
에녹이 말한 ‘그거’는 세라의 상체를 거의 가릴 정도로 커다란 베개였다.
“…….”
엉덩이를 높이 든 채 엎드려 있던 세라는 제 상체만 한 베개를 목숨 줄처럼 꼭 끌어안고 있었다. 그에게 이상한 자세로 박히느니 차라리 뒤로 하는 게 낫겠다며 자진해서 엎드린 그녀는 저 빌어먹을 베개에 얼굴을 묻고 내내 표정 하나 신음 한 자락 내어주지 않았다.
자신으로 인해 느끼는 그녀의 반응에 누구보다 목말랐던 에녹으로서는 몹시 안타까운 일이었다.
“소리 내도 된다니까. 이제 아무도 안 와.”
“…….”
베개를 꼬옥 끌어안은 등을 살살 쓸어내리며 달래 보지만, 돌아오는 건 고개를 내젓는 미약한 반응이 전부였다. 그리고 행여나 에녹이 제 신음을 막아 주는 고마운 베개를 빼앗아 갈까 봐 더 힘주어 그것을 끌어안는다. 억지로 빼앗을 생각이 전혀 없었던 에녹에게는 그 몸짓이 엉뚱한 의미로 해석이 되었다.
추워서 저러나.
엉뚱한 곳으로 의식이 튄 에녹이 뒤로 한 걸음 물러나 세라를 침대째로 끌어다 햇빛이 들이치는 곳에 두었다. 뒤로 물러나느라 반쯤 뽑혔던 페니스가 침대를 끌어당기면서 안으로 부드럽게 파고들었다.
“으응……!”
발끝을 확 우그러뜨린 세라가 못 참겠다는 듯이 허벅지를 파르르 떨었다.
햇살 아래에 모습을 드러낸 세라는 부드러운 바람이 오랜 시간 심혈을 기울여 깎아 낸 아름다운 능선 같았다.
봉긋하게 솟은 둔부 아래로 선이 분명하게 패인 척추 선이 아찔한 아치를 그리며 완만하게 떨어졌다. 그 아름다운 곡선은 사슴처럼 곧은 목과, 가녀릴지언정 굽은 곳 하나 없는 반듯한 어깨로 이어졌다.
모난 곳 하나 없이 매끄러운 선의 향연은 알몸일지언정 오히려 예술 작품을 보는 경이로움을 자아냈지만, 침대에 눌려 동그랗게 퍼진 풍만한 가슴이나, 흐트러진 침상 위로 넓게 퍼진 군청색의 머리카락을 보고 있자면 아랫배가 자꾸만 뻐근해졌다.
이 모습은 나만 봐야 한다.
계시에 가까운 깨달음을 얻은 에녹이 세라가 엎드려 있는 침대를 다시 그늘 속으로 밀어 넣었다. 저 아름다운 몸에 햇빛이 닿는 것조차 싫었다. 저 여자에게, 세라 로젠바움에게 닿을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자신뿐이어야 했다.
음침한 독점욕에 휩싸인 에녹은 이미 그녀와 더할 나위 없이 연결된 이 순간에도 더 깊이 닿고 싶은 초조함에 시달렸다.
“세라-.”
제 연인을 따라 침대 위로 기어 올라간 영웅이 제 큰 몸으로 가녀린 등을 덮어 눌렀다. 세라의 머리 양옆으로 팔꿈치를 내려 자세를 낮추니 그의 아랫배에서부터 가슴까지 온통 세라의 부드러운 피부가 달라붙었다.
하아-. 만족스러운 한숨을 내쉰 에녹이 세라의 뒷머리에 뺨을 기대며 뭉근하게 허리를 쳐올렸다.
“얼굴, 보여 주면 안 돼?”
“…….”
“응? 세라. 나 좀 봐봐.”
어리광이 잔뜩 섞인 목소리는 귀가 녹을 정도로 달콤했으나, 사랑하는 여자의 전부를 원하는 남자의 두 눈은 진득한 소유욕으로 형형하게 빛이 나 꼭 화가 난 것처럼 보였다.
“……흐, 으응-.”
일부러 그녀가 느끼는 지점만 집요하게 자극해 보아도 세라는 미약한 신음을 흘리며 맹렬히 고개를 내저을 뿐 그에게 그 예쁜 얼굴을 보여 주지 않았다. 지금쯤 잔뜩 벌어진 동공이나, 발긋하게 열이 오른 눈가, 반쯤 벌어져 뻐끔대는 입술이 욕 나올 정도로 예쁠 텐데. 그 모든 것들을 코앞에 두고 구경조차 하지 못하고 있으니 에녹의 속이 새카맣게 타들어 갔다.
쓸데없이 정숙한 세라가 신음을 흘리고 싶지 않아 이런다는 걸 알면서도, 그 단호한 외면이 그 자체에 대한 거부 같아 자꾸만 조바심이 났다.
마녀의 뒤에 딱 달라붙은 영웅은 자신의 존재를 피력하듯 안쪽을 깊이 찔러 들 때마다 낑낑대며 애원했다.
“나 좀, 봐달, 라고. 세라, 응?”
제발…….
배 속을 긁어 대는 갈 곳 없는 초조함이 척추를 타고 올라붙어 허리 짓이 점차 흉포해졌다. 조금씩 왕복 길이를 늘이던 추삽질이 본격적으로 바뀐 건 바로 다음 순간이었다.
“세라-.”
애달픈 부름과는 달리 새하얀 엉덩이를 턱턱 내려치는 몸짓은 원수를 대하듯 가차가 없었다.
흐으읍, 흐응, 우욱. 아앙!
높이 내질러진 신음이 베개에 묻혀 답답하게 뭉그러졌다. 퍽! 퍽! 퍽! 퍽! 에녹이 내려치는 힘에 밀려 아래로, 아래로 무너진 둔부가 결국 병상 위에 납작하게 깔렸다. 에녹은 무너지는 여체에 끝까지 달라붙어 성난 야생마처럼 내달렸다.
두 명 몫의 무게를 감당해야 하는 병실 침대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흔들렸다.
세라를 완전히 깔아뭉갠 에녹은 온몸에 달라붙는 여체의 감촉에 미간을 깊이 패었다. 단단하고 질긴 그의 육체와는 달리, 어디를 만져도 부드럽고 말캉한 몸은 거세게 붙잡아 두지 않으면 아래로 쑥 미끄러져 사라질 것 같았다.
이렇게나 깊이 연결되어 있는데, 제 몸 아래 가두어 두었는데, 그녀를 가졌다는 기분이 들지 않았다. 아득, 이를 사리문 에녹이 그녀의 몸속에 자신을 완전히 파묻다시피 강하게 허리를 찧어댔다.
“아아, 세라-. 세라…!”
그의 선단에 닿던 부드러운 끝부분에 단단하게 힘이 들어갔다. 움직이기 수월하게 풀려 있던 내벽이 빡빡하게 조여들기 시작하고, 입구에서부터 시작된 자잘한 경련이 정액이 옹골차게 든 뿌리를 와들와들 씹어댔다.
상대의 절정을 제 몸의 가장 원초적인 곳으로 알아차리는 순간은 언제나 황홀했다.
눈이 풀려 절정에 오르는 세라를 상상하자 흥분으로 드글드글 끓어올랐던 아랫배에 화끈한 사정감이 내려앉았다.
“아, 잠깐. 잠……!”
먼저 절정에 오른 건 에녹이 아니라 세라였다.
돌연 고개를 쳐든 그녀가 소리 높여 멈춰 주길 애원했다. 그와 동시에 콱 좁아 든 다리 사이가 에녹의 페니스를 잘라 먹을 듯이 조여댔다.
“크으읏…!”
거칠게 목을 긁은 에녹이 마지막으로 온 힘을 다해 허리를 바짝 밀어 넣었다. 허벅지 근육이 팽팽하게 부풀어 오르고, 탄탄하게 올라붙은 엉덩이 양옆이 쏙 패일 정도로 힘이 들어갔다.
“아, 세라-.”
에녹이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황홀경에 올랐다.
평소보다 깊이 처박힌 선단에서 뜨거운 정액이 죽죽 쏟아져 나왔다.
“우으으응……!!!”
몸을 안으로 확 움츠린 세라가 베개에 황급히 얼굴을 묻었다.
그러나 신음이 터져 나온 게 먼저여서, 여태까지 신음을 참았던 노고가 허무할 정도로 울부짖는 소리가 샜다.
흐윽, 히익. 흐으응.
세라는 신음을 여러 번 바꿔 가며 진저리 쳤다. 배 속을 휘젓는 절정을 감당하지 못하는 것처럼 허리가 제멋대로 튀어 올랐다. 이미 정사의 흔적으로 번들거리는 허벅지가 미친 듯이 경련을 해댔다.
그때마다 사정하는 페니스를 텅텅 비울 기세로 옴쭉거리는 바람에, 에녹의 등줄기를 타고 서늘한 전율이 올라붙었다. 고개를 뒤로 꺾은 에녹이 빠듯하게 힘이 들어가는 허리를 참지 못하고 정액을 쏟아부을 때마다 아래를 턱, 턱, 치받았다.
세라는 그때마다 자지러지며 무언가 알 수 없는 말을 울먹거리며 고개를 내저었다. 더 이상은 그만하고 싶다는 의미 같았으나, 스스로는 아래에서 일어나는 반응을 제어할 길이 없는지 다리의 경련이 멈추질 않고 있었다.
“하하, 귀여워.”
그 모습을 지켜보던 에녹은 더없이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그녀의 정수리에 깃털 같은 입맞춤을 내렸다. 미련을 두지 않고 금방 떨어지는 입술은 적당히 담백했으나, 가벼운 추삽질을 해대는 허리 짓은 질척하기만 했다.
약간의 경도를 잃은 성기가 약한 곳을 스치고 지날 때마다 세라가 흠칫, 흠칫, 몸을 띄웠다. 에녹은 무의식의 영역일 게 분명한 그 반응을 즐겼다. 그렇게, 느긋하게 후희를 즐기던 에녹이 이변을 감지한 건, 제 아래에 깔린 세라가 유난히 조용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난 뒤였다.
“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