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Jeonsa Accumulates Characteristics RAW novel - Chapter (216)
216화 병원 테러 –1-
병원이 불타고 있다.
시커먼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오른다.
얼마나 짙은지 내 집에서도 보일 지경.
나는 레드 쿠거에 올라탔다.
‘그래도 최악은 면했어.’
게임에서는 소위 말하는 빅 파이브 병원이 모조리 공격당했었다.
여기선 한 곳만 공격당했으니 다행.
어둠 재규어 교단 서울 지부를 부숴 놓은 보람이 있다.
이마저도 막았으면 좋았겠지만, 최선수를 통해 경고한 것만으로는 부족했던 모양.
‘모르지. 내 경고 때문에 하나로 끝난 걸지도.’
쌔애액!
레드 쿠거를 타고 날아올랐다.
최대 속도로 질주.
일체 특성으로 미친 듯이 가속하자 공기가 찢어지며 꽈르릉, 충격파가 터졌다.
서울신화병원까진 5분도 안 걸렸다.
왜애앵! 왜애애앵!
소방차들이 줄지어 달리고 있다.
구급차들도 빨간 빛을 번뜩이며 진입하는 중이다.
“어떡해!”
“이게 뭔 일이야.”
“또 테러는 아니겠지?”
“대통령은 뭘 하는 거야!”
직접 본 병원은 더욱 참혹했다.
10개 동으로 이뤄진 국내 최대 규모 병원.
본관, 신관, 동관, 서관, 암 센터, 어린이 병원 할 것 없이 모조리 무너져 있다.
불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중이다.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막막하다.
그때, 일체화된 레드 쿠거 원거리 감지기를 통해 내 귀에 들리는 목소리가 있었다.
“서관, 서관부터 불을 꺼야 합니다!”
발을 동동 구르는 가운 입은 의사.
“서관에 중환자실이 있어요! 거기 분들은 혼자서 못 움직입니다! 가만히 놔두면 모두 죽어요!”
“알겠습니다. 최선을 다할 테니까…….”
“아, 최선으로는 안 된다니깐요! 초인분들은요? 초인 소방관들은 언제 오십니까?”
서관, 서관이라.
증강 현실 UI가 표시된다.
10개 동 병원 건물 중 한 건물이 파랗게 빛났다.
이미 절반은 무너진 상태.
중환자실은 아직 온전한 쪽에 있었다.
말이 중환자실이지 300병상이 넘어서 중환자실로만 종합 병원 자격을 만족할 지경.
“어떻게 하면 되지?”
[중환자실을 제외한 곳에서 모든 인원을 철수시킨 후, 서관 자체를 부수는 게 최선입니다.]서관 곳곳이 붉게 물든다.
기둥과 내력벽.
저곳만 부수면 서관이 철거된다는 뜻.
중환자실과 대피로만 제외하고.
‘냉기 속성이 없는 게 아쉽네.’
아케인 서울의 4대 속성.
화염, 냉기, 전격, 대지.
하필 내가 가진 게 화염, 전격, 대지일 게 뭐냐.
아쉬움을 뒤로 하고 레드 쿠거 문을 열었다.
화아악!
불타는 병원 위라 그럴까.
뜨거운 공기가 사우나 수증기처럼 나를 덮쳐 온다.
거기 섞인 것은 씁쓸한 탄내.
잠시 심호흡을 한 후 몸을 던졌다.
세상이 다가온다.
땅이 빠르게 확대된다.
장난감 건물 같던 병원 건물이 급격히 커져 나를 덮치려 한다.
땅에 내리꽂히기 직전 대공습을, 불사조 신발을 발동했다.
당구공처럼 궤적을 바꿔 가볍게 착지.
“어어어?”
“어?”
서관을 손가락질하던 의사도, 무전기로 어디론가 보고하던 소방관도 눈을 크게 뜨게 날 본다.
나는 가까이에서 병원 서관을 눈에 담았다.
내부 투시쯤은 쉬운 일.
내가 철거할 곳은, 본관과 맞닿아 불이 번지는 지점에는 이미 아무도 없었다.
“조금 뒤로 물러나세요.”
“예에?”
“누구시길래…… 어, 초인?”
소방관은 이제야 내 허리춤 무기들을 확인했나 보다.
손을 저으며 뭐라고 하려 했으나 내가 더 빨랐다.
꽝!
묠니르를 던졌다.
멸절뢰는 과하니 적당히 신기와 성광 등등만 사용한 채로.
공간을 접듯이 날아간 묠니르가 서관 5층 기둥을 격파.
이어 돌아오면서 2층 기둥을 무너뜨린다.
[다음 지점입니다.] [다음엔 이곳을 공격하세요.] [다음은 여깁니다.]레드 쿠거 마법 정령이 완벽하게 나를 보조하고 있었다.
내 저택에 설치한 마법 정령도 마찬가지다.
슈퍼컴퓨터의 연산 능력까지 더해져 완벽한 철거 작업을 이행한다.
손속은 단호했고 결과물은 완벽했다.
몇 번 묠니르를 던지자 서관 동쪽 절반이 무너져 내린 것.
쿠르릉!
무너진 건물을 통해 반대편 절반이 훤히 보였다.
불길이 잦아드는 게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잔불이 서관 중환자실을 향해 진격하고 있었다.
“흥.”
손을 한 번 휘저었다.
펑! 펑! 펑!
공간을 격하고 마력 폭발이 일어난다.
아무 속성도 없는, 심심하기까지 한 폭발.
내 마력으로도 일반인 하나 죽이기 힘든 강도.
대신 공기는 확실히 터뜨릴 수 있었다.
약해진 불길 따위 증발하게끔 산소를 날릴 수는 있었다.
이미 무너진 건물이라 가능한 일.
서관으로 진격하던 불길이 잡히자 의사가 환호성을 질렀다.
“우와, 최곱니다! 역시 초인 소방관은 다르네요!”
나를 소방서 소속으로 착각한 모양.
소방관이 할 말이 많은 얼굴로 나를 보았지만 그냥 지나쳤다.
마침 중환자실에서 들것에 실려 나온, 마법 정령이 붉게 표기해 준 젊은 남자가 보여서.
[ARREST]남자 머리 위에 뜬 경고.
어레스트, 즉 심정지 상태.
간호사들이 남자를 눕혀놓고 CPR을 하고 있었다.
“도와주세요! 여기 좀 도와주세요!”
“응급환자예요!”
수술하다 나온 걸까?
마취 상태인지 전신이 축 늘어져 있었다.
산소호흡기가 산소를 공급하지만 가슴은 미동조차 하지 않는다.
하지만 도와줄 사람이 없었다.
모두 다른 환자에게 달라붙어 있거나 중환자실에서 환자들을 빼 오는 중이었다.
나만 빼면.
스으윽 환자에게 다가갔다.
CPR 중이던 간호사가 땀에 젖어서는 나를 올려다본다.
마침 정오의 태양이 내 위에 있어서일까?
간호사가 눈이 부신다는 표정을 지었다.
“누구…….”
“잠시 비켜 보세요.”
좋게 말로 할 시간은 없다.
간호사를 살짝 밀어내고 환자의 가슴에 손을 얹었다.
물색 모르고 간호사가 참견하려고 한다.
“CPR 도와주시게요? 감사…….”
천만에.
내가 할 건 CPR이 아니다.
[신성력][광휘][대지] [치유의 손][치유][마력혼]손에서는 신성력이, 등에서는 광휘가 빛난다.
대지 특성이 내 손을 타고 번지며 특이한 광경을 자아내고 있었다.
치유의 손과 치유를 함께 사용한다.
성스러운 빛이 반질거리다가 환자를 뒤덮었다.
쿠웅!
마취도 부상도 필요 없다.
오토바이 사고라도 당한 걸까?
찢어진 내부 장기도, 부스러진 오른쪽 다리도, 피가 고여 있던 뇌도 모두 정상을 되찾는다.
당연히 멈춘 심장도 그러했다.
“으으음……”
환자가 붕대 사이로 눈을 떴다.
“여긴…… 여긴…… 어딥니까?”
힘은 없지만 건강한 목소리.
간호사가 감격한 얼굴로 나를 보았다.
“가이아 교단 사제님이셨어요?”
“비슷합니다.”
“사제님이신데 왜 사제복을 안 입으시고…….”
간호사가 날 본다.
내가 입은 츄리닝이 이상하다는 듯이 응시한다.
자가 수리에 환경 적응, 신체 강화, 저항력 증강 등 좋은 능력이 덕지덕지 붙은 묵호보의지만, 얼핏 보기엔 평범한 검은색 츄리닝에 불과하니까.
그러다 우연처럼 시선이 내 가슴에 닿았다.
성기사 휘장 둘, 수호자 휘장이 달린 내 가슴에.
또 있지.
세 휘장 위에 큼지막하게 달린 태앙 마탑 명예 장로 휘장과 동부군 명예 계급장.
일반인이라면 평생 한 명도 보기 힘든 직위에 계급.
이 세상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이 다섯 개 휘장을 동시에 가진 사람이 누군지.
간호사의 입이 조금씩 벌어졌다.
“어, 어, 그러니까, 그, 혹시, 거, 검성님?”
얼마나 놀랐는지 말을 더듬는다.
“그렇게도 불립니다.”
“여기서 뭐 하세요? 아니, 그러니까, 도와주시는 건 감사한데요 왜 여기 계세요?”
7레벨.
대한민국을 탈탈 털어도 백 명이 안 되는 고레벨 초인.
일반인인 간호사로선 저렇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원래 세계로 치면 지역구 국회의원도 아니고 인기 관리할 연예인도 아닌, 국무총리쯤 되는 인간이 나타나 봉사 활동 하는 것과 비슷한 광경일 테니.
나도 잠깐 생각에 잠겼다.
‘내가 왜 여기 있냐고?’
당연히 와야지.
왜냐.
그래야 곧 터질 좀비화 전염병에 대처할 수 있으니까.
병원 테러가 왜 일어났겠나.
전염병 대처 능력을 떨어뜨리기 위해서다.
에피소드 2가, 좀비 사태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웃는 건 성녀다.
성녀가 날 찾아와 방실대는 꼴을 또 볼 수는 없지.
가이아도 그랬잖아.
선제적으로 움직여서 운명을 파괴하라고.
그걸 위해서라도 신화병원을 도와주어야 한다.
그리고…….
솔직히 이번 사건에서 얻을 특성도 하나 있고.
특정 장소에서 얻기 쉬운 특성이 있다면, 특정 사건에서 얻기 쉬운 특성도 있는 법.
“서로 돕고 살아야죠.”
그렇다고 속내를 다 보여 주진 않았다.
적당히 간호사가 원했을 대답을 해 주곤 발을 옮겼다.
서관 한쪽, 무너진 벽 아래에 사람 한 명이 깔려 있었다.
초인 소방관들이 들어 올리려고 하지만 힘이 모자라다.
“끄응!”
“힘 좀 더 써 봐!”
“지금이 한계야! 빌어먹을! 기중기, 기중기가 필요해!”
“요청했는데 왜 안 오는 거야!”
길이 막혔으니까 그렇지.
서울 시내 모든 소방차와 구급차가 몰리며 극심한 도로 정체가 빚어지고 있었다.
나도 증강 현실로 그걸 파악했다.
가히 총체적 난국.
움직이면서 눈동자만 굴려 메시지를 보냈다.
[최 이사. 신화병원에 테러 발생한 건 알지? 여유 인력 있으면 보내 줘. 특별 수당 지급하겠다고 하고. 중장비도 수배해 주고. 도로가 막혀 있으니까 공중 수송 동원하고.] [예. 알겠습니다. 어? 검성님, 지금 거기 계십니까?] [어떻게 알았어?] [TV 생중계 중입니다.]군주관의 마법광 시야 한쪽에 작은 화면이 뜬다.
드론 한 대가 날 찍고 있었다.
막 무너진 건물벽, 초인 소방관들이 들려고 끙끙대는 파편에 접근하는 나를.
“비켜 보세요.”
“누구신데…… 헉! 검성님?”
“이거 무겁습니다.”
“괜찮습니다.”
[거인의 힘][마력혼][근력] [괴력][마력 증폭][마력 집중]막 거인의 힘을 조합했을 때는 금강체나 불사가 필수였다.
하지만 재구성 영약을 3개나 먹은 지금.
스타 스폰과 묵호보의, 여러 아티팩트로 무장한 현재.
나는 더블 파워 빌드는 물론, 하위 특성까지 장착해도 그 반동을 가뿐히 씹을 수 있었다.
몸을 낮춘다.
스쿼트 하듯 콘크리트 파편 아래에 손을 넣는다.
꽤나 무겁다.
운이 좋아 잔해와 잔해 사이에 몸이 들어가지 않았으면, 내 눈앞의 여자도, 여자가 품고 있는 아이도 이미 죽었을 것이다.
“사, 살려 주세요……”
여자가 하얗게 질린 얼굴로 말한다.
품 안의 여자애가 울먹이며 날 쳐다본다.
짧게 호흡 한 번.
괴력과 마력 증폭을 폭발시켰다.
거인의 힘과 마력혼을 한계까지 끌어냈다.
파앗!
마법 정령이 나를 보조하고 있었다.
잔해가 무너지지 않을 공간.
어떤 파편도 떨어지지 않을 지점까지.
파랗게 표시된 각도로 콘크리트 파편을 들어 올렸다.
기중기가 왔어도 쉽게 들지 못했을 콘크리트 파편이, 내 앞에서는 순한 깃털이 되어 올라간다.
사람 한둘은 들어가고도 남을 공간이 생겼다.
초인 소방관들이 급히 들어갔다.
“지금이야!”
“빨리! 빨리!”
“서두르지는 마!”
“애엄마 다리! 다리가!”
이미 뭉개진 상태.
출혈이 심각했다.
정신을 잃지 않은 것이 용했다.
초인 소방관들이 끌어낸 다음에야 안도하며 정신을 잃는다.
“다행이야…….”
“엄마아!”
아이가 여자에게 달라붙었지만 여자는 기절한 다음.
쿠우웅.
콘크리트 파편을 내려놓고 손을 뻗었다.
자연스럽게 특성 전환.
장엄한 서광이 다리를 재생시키고 있었다.
내게는 사제 계열 제한 특성은 없다.
즉, 완치나 완전 회복, 천사의 치유 같은 건 없다.
대신 특성 전환과 여태 쌓아 온 특성이 있었다.
쏴아아.
다리가 재생된다.
바스러진 뼈가 저절로 붙는다.
찢어진 혈관과 신경이 접합된다.
골수에서는 피가 재생된다.
필요한 영양소는 내 마력이, 신성력이 대체하고 있었다.
“아…….”
기절한 지 딱 10초 만에 눈을 뜨는 여자.
창백하게 질려 있던 아이가 비로소 울음을 터뜨렸다.
“엄마! 으아앙! 엄마!”
“으응? 그래, 엄마 여기 있어. 아린아, 괜찮아. 엄마 여깄어.”
소방관들이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얼굴로 나를 쳐다본다.
하지만 여기 붙잡혀 있을 수는 없다.
그대로 서관으로 걸어갔다.
순조롭게 구출 작업이 진행 중인 서관.
그런데 안쪽 중환자실 하나가 문 근처가 허물어지면서 밖으로 빠져나오질 못하고 있었다.
“여기요! 여기 좀 도와주세요!”
사람이 지나갈 자리는 있다.
문제는 병원 침대가 나올 수 없다는 것.
이래서야 중환자들이 빠져나오기가 불가능하지.
중환자들은 혼자 움직이기 힘드니까.
솨아아.
영체화를 발동했다.
계단을 타고 어쩌고 할 것 없이 유령처럼 솟구쳤다.
벽과 천장을 뚫고 매몰된 지점까지 도착.
“엄마야!”
반투명한 상태의 내가 나타나자 간호사가 소스라치며 놀랐다.
“이것만 치우면 됩니까?”
“네? 아, 네!”
정돈이나 폐기가 있으면 간단한데.
아쉬운 대로 지고화를 장착하고 발현.
황금색 불꽃이 철근과 콘크리트, 내장재를 단숨에 불살랐다.
내친김에 망가진 문까지 태워 재로 만들었다.
일반적으로는 말이 안 되는 광경.
하지만 지고화라는 최상위 특성이, 지고화를 보조하는 다른 특성들이 이 불가능한 장면을 가능하게 했다.
“어, 우어어, 잠깐만요. 혹시, 혹시 검성님?”
간호사가 나를 알아본 모양.
입을 오리처럼 오므렸다가 쩍 벌렸다가 다시 오리처럼 오므리기를 반복한다.
표정이 다채로운 간호사네.
머리를 살짝 숙여 묵례를 보내고는 영체화로 서관을 빠져나왔다.
초능력 특성을 같이 쓴 탓에 종횡무진 움직일 수 있었다.
서관, 본관, 동관, 신관, 암센터, 어린이 병원…….
내 손길이 필요한 곳은 많고 많았다.
건물을 무너뜨려 저지선을 만들고, 고립된 사람들을 구출하고, 응급 환자는 즉석에서 치료하고……
다행인 것은 최선수가 보낸 지원이 제때 도착했다는 것.
“검성님! 저희 왔습니다!”
타타타타타.
공중에서 울려 퍼지는 헬기 로터음.
초인들이 비처럼 쏟아졌다.
각종 중장비, 마법 드론, 자율 구조 로봇도 함께.
오피러브
늑대훈련소
TXT viewer control
특성 쌓는 김전사-216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