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Jeonsa Accumulates Characteristics RAW novel - Chapter (242)
특성 쌓는 김전사-242화(242/300)
242화 강의 권속 –3-
평의회가 도떼기시장으로 변했다.
[저, 저!] [무엄한!] [크아악! 인간 주제에!]이놈들이 이러면 그렇지.
그야말로 분노 조절 장애.
말보다 주먹이 먼저 나가는 성격이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물고기 인간들도 날 공격하지 못했다.
왜냐.
만파식적을 선제적으로 꺼내서 불었거든.
삘릴리리.
청아한 피리 소리가 강제 평화 지역을 만들었다.
삽시간에 사그라드는 분노, 감정, 마력.
물고기 인간들이 어안이 벙벙해져서는 자기 자리에 앉는다.
나는 연주를 멈추고 비대한 물고기 인간, 즉 평의회장을 쳐다보았다.
[어떻습니까. 이거면 여신님께도 통하지 않겠습니까?] [흠…….]본인도 7레벨인 평의회장.
물갈퀴 달린 손을 내밀어 마력 잔향을 훑는다.
[확실히. 이건 여신님께도 통하겠소. 그런데 여신님을…… 으흠! 그 불경스러운 말은 뭐요? 우릴 도발하려 한 거요?] [사실 그런 점도 있지요.] [쯧!] [허!] [생각해 보세요. 아무리 영락하셨다고 해도 신격은 신격이고 여신님은 여신님입니다. 제가 이 아티팩트를 쓴다고 해서 여신님이 여러분처럼 아무것도 못 하고 있을까요?]그럼 편하지.
만파식적 계속 불면서 강제 대화하면 되니까.
[그건 아니지.]마력 잔향을 더듬던 평의회장이 이를 갈아 껙껙 소리를 냈다.
[잠깐은 여신님을 속박할 수 있어도 거기까지일 거요. 아마 여신님께서는 신력을 발휘하여 빠져나오시겠지.] [바로 그겁니다.]나도 크게 머리를 끄덕였다.
[이깟 아티팩트 쓴다고 해서 여신님께서 정신을 차리시진 않습니다. 오히려 마력의 그물을 느끼고 더욱 몸부림치시겠지요. 이게 몇 초나 버티겠습니까? 또, 몇 번이나 여신님을 속박시킬 수 있겠습니까? 결정적인 순간에, 여신님께서 정신을 차린 순간에 써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그게 여신님을 때…… 크흠! 불경스러운 짓을 저질러야 하는 이유다?] [바로 그거죠.]나는 손가락을 들어 머리를 톡톡 두드렸다.
[여신님께서는 물의 정령으로, 강의 정령으로 태어나 사람들의 숭배를 받고 신위를 얻으신 몸. 그 본질은 정령이라고 봐야 합니다. 그리고 미친 정령들에겐 공통점이 있죠. 죽기 직전이 되면 반드시 정신을 차린다는 겁니다.] [흠…… 여신님을 빈사 상태로 만들어 정신을 깨운다는 건가…… 일리는 있소만, 한 가지 문제가 있소.] [그 문제는 간단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말 그대로 죽기 직전에 잠깐 정신이 돌아온다는 거지.
게임으로 치환해서 설명하면 HP 0.
여신이 빈사 상태에서 정신을 차리고, 만파식적으로 평화 상태를 부여하여 대화하는 건 좋은데 그래 봐야 대화 시간을 길게 가져갈 뿐이다.
몇 분 지나면 여신이 죽는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그래서 필요한 게 있지.
나는 골프백에 손을 집어넣었다.
우선 잡히는 약병을 꺼내자 평의회장이 얼굴을 찌푸린다.
[엘릭서? 평범한 인간이라면 통하겠지. 허나 여신님께는…… 으응? 그건 뭐요?]한국어는 끝까지 들어야 하고 사람 손은 마지막까지 확인해야 하는 법.
엘릭서 뒤로 꺼낸 아티팩트를 보고 평의회장이 눈을 끔뻑거렸다.
그럴 만하지.
의기양양하게 펼쳐진 내 손.
작은 항아리처럼 생긴 화수분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으니까.
[저건…….] [기이한 마력이 느껴진다.] [피리보다 강력한 마력이야.] [굉장히 고차원의 마법이 걸려 있어.]나는 자랑하듯 화수분을 내밀었다.
그리고 엘릭서 투여.
부르르르.
화수분이 길게 진동하더니 이내 결과물을 뱉어 낸다.
퐁! 퐁!
처음 넣었던 엘릭서 한 병.
복사된 엘릭서 한 병.
귀안으로 봐도 육감으로 살펴도 전혀 차이가 없는.
완벽한 엘릭서 두 병을.
[허!]평의회장이 튕기듯 자리에서 일어섰다.
[엘릭서가 복사가 된다고?] [한 번 더 보여 드리죠.]엘릭서 두 병을 연달아 넣었다.
이 정도는 화수분의 용량 안.
화수분이 또 진동하더니 결과물을 연속으로 뱉었다.
퐁퐁퐁퐁!
내가 봐도 믿어지지 않는 광경이다.
평의회장이 의자에 몸을 묻고는 헛웃음을 흘렸다.
[허, 허, 허허허, 허허.] [어떻습니까? 엘릭서 한 병? 에이, 그걸로 누구 코에 붙입니까. 그러면 한 백 병 정도는 어떨까요? 그걸로도 모자란다면 천 병, 만 병도 쓸 용의가 있습니다. 제가 가진 이 보물은 엘릭서쯤은 무한으로 재생산할 수 있거든요.] [흐어어어…….] [으어…….]물고기 인간들은 뭐라고 말도 못 했다.
그저 신기하다는 눈으로 화수분을 쳐다볼 뿐.
[좋소.]평의회장이 자기 가슴을 내리쳤다.
[그거라면 충분히 통하겠군. 적극적으로 협조하리다. 여신님께서 정신을 차리실 수만 있다면 우리 일족 전원의 목숨을 바쳐도 아깝지가 않지. 뭣들 하느냐? 뼈창을 들어라!] [뼈창을 들어라!] [전쟁이다!] [여신님을 되찾자!]물고기 인간들이 일제히 뼈창을 소환했다.
뼈 갑주와 투구, 방패까지 불러 장착하는 게 바로 전쟁에 나설 태세.
안 되지, 그건.
나는 급히 물고기 인간들을 제지하고 나섰다.
[그만!]얼음 글자가 아니라 용울음을 터뜨려서.
[헉!] [으헉?]물고기 인간들이 놀라 나를 돌아본다.
몇몇은 아예 기절하기도 했다.
의미는 전달되지 않았겠지만 마력으로 압도한 것.
나는 다시 얼음 글자로 차분히 설명했다.
[여신님께 무지성 돌격해서는 될 일도 안 됩니다. 그러면 여러분 중 절반은 죽고 괜히 아까운 피만 흘러요.]내 계획대로 풀리면 내 노예 겸 병사가 될 물고기 인간들.
죽게 내버려 둘 수는 없지.
한 명 한 명이 소중한 예비 노예라고.
평의회장이 뼈 창을 쥐고는 아가미를 뻐끔거렸다.
[시간 끌 것 있소? 바로 돌격합시다.] [그러면 여러분 절반이 죽는다니까요?] [그 정도면 싸게 먹히는 거요.] [돌격!] [전쟁이다!] [여신님께서 정신 차리신 다음에 좋아하시겠습니까? 본인이 본인 자손을 절반이나 쳐 죽이신 걸?] [어…….] [그건…….]여신을 들먹이니 겨우 조용해진다.
데굴데굴 퉁방울 눈을 굴리는 그들을 보며, 얼음 글자를 조립했다.
[저한테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제 지시만 잘 따르면, 여신님을 회복시키는 것은 물론 여러분의 희생도 최소화하겠습니다. 물론 여러분이야 여신님을 위해 목숨도 영혼도 바칠 수 있는 신실하신 분이지만, 최대한 적게 죽어야 여신님께서도 그만큼 덜 마음 아파하실 게 아닙니까?] [인간 말이 맞아!] [여신님께서는 대자대비하신 분이니까!] [저렇게 강한 영혼을 가진 인간이니까 한번 믿어 보자고!]강한 영혼이라.
순찰대장과 경비대장도 그 얘기를 하던데.
이 물고기 인간들은 사람의 영혼을 볼 수 있는 모양.
쿠웅!
평의회장이 뼈창 자루를 바닥에 내리찍었다.
[좋소! 그럼 즉석 표결에 붙이리다. 이 인간에게 우리 종족의 명운과 여신님의 미래를 맡겨 보자는 안건에 찬성하는 의원은 바닥을 두드리시오! 만약 이의가 있다면 지금 즉시 말하고, 이 시간 이후로는 절대 이의를 받지 않겠소!]쿵쿵쿵쿵.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바닥을 두드리는 의원이 있었다.
경비대장이었다.
날 한 번 겪었던 경비대장이, 날 보고 기괴하게 웃으며, 뼈창으로 힘껏 바닥을 두드리고 있었다.
다 좋다.
다 좋은데…….
그 끔찍하게 생긴 외형 좀 어떻게 안 되겠냐?
공포 게임에서 나오는 살인마 같잖아.
쿵쿵쿵쿵쿵쿵쿵쿵.
경비대장이 스타트를 끊어서일까?
이내 평의회 건물 전체가 울린다.
물고기 인간들이 뼈창을 내리치느라.
같은 동작 같은 박자 같은 간격으로 두들겨 대서.
평의회 건물만 아니라 내 심장까지 두근거릴 지경.
[그만!]평의회장이 겨드랑이가 찢어지도록 뼈창을 들어 올렸다.
[이것으로 인간이 제안한 여신님 대회복 작전을 시행하겠소! 여신님께서 회복하실 때까지, 우리 일족은 전력을 기울여 저 인간을 지원할 것을 천명하는 바요!] [와아!] [여신님 만세!] [해 보자!] [여신님을 되찾자!]평의회가 해산되었다.
평의회장과 경비대장, 현자, 제사장, 행정관 등 주요 인사들만 남고 모두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작은 회의.
참가자는 모두 7레벨.
나는 그들을 보며 얼음 글자와 얼음 지도를 함께 만들었다.
[여신님을 구하려면 일단 여러분의 희생이 필요합니다.] [걱정하지 마시오. 언제든 심장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소이다.]강의 여신 공략 키 아이템.
그건 물고기 인간들의 마력핵, 즉 심장이었다.
강의 여신 근처에서 부수면 여신이 잠깐 경직에 걸리거든.
길지는 않다.
약 3초.
그것만으로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나는 손가락을 모아 좌우로 흔들었다.
[죽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음? 심장을 부수면 당연히…….] [엘릭서가 있지 않습니까.] [아!]엘릭서는 부활의 영약.
목이 잘려도 심장이 으깨져도 살릴 수 있다.
영혼이 떠나지만 않았다면.
뇌파만 정지하지 않았다면.
하지만 고통스럽지.
맨정신으로 심장을 부수고 재생시키는 걸 반복하려면 얼마나 힘들겠어?
단호한 감정을 실어 얼음 글자를 구현했다.
[비록 굉장히 힘들고 고생스러우시겠지만, 희생대를 조직하여 여신님을 최대한 멈춰 주시기 바랍니다.] [기꺼이 그리하리다.] [여신님께 심장을 바치는 영광을 살아서 누릴 수 있다니. 지원자가 저 하늘의 구름보다 많이 쏟아질 거요.]다들 적잖이 흥분한 눈치.
눈에서 폭발하듯 안광이 쏟아지고 있었다.
[그리고 전장은 호수 위에서 할 겁니다.] [그래야 할 이유가 있소?] [여신님께서는 호수 아래나 호수 위나 그 강함에 차이가 없으시오.] [우리가 되레 약해지니 호수 아래가 낫지 싶은데…….] [저 때문입니다.]지고화 장착 후 발동.
황금빛 불꽃이 들끓고 강물이 끓어서 보글보글 거품이 일었다.
소스라치게 놀라며 내게 떨어지는 물고기 인간들.
나는 지고화로 타오르는 내 몸을 가리켰다.
[어떻습니까. 이 정도면 강의 여신께도 통하지 않겠습니까?] [확실히…….] [엄청난 화력입니다.] [여기서 저렇게 끓을 정도라.]모두 납득한 모양.
사실 이게 다가 아니다.
산울음으로 지고화를 쏘면 어떨까?
북극제의 마력핵을 깨뜨렸을 때처럼?
우박폭풍도 그래.
강물 속에서 빙백 유탄을 쏴 봐야 효과 없다.
날아가다가 강물만 조금 얼리고 말겠지.
내 능력을 활용하려면 강 밖에서 싸우는 게 필수였다.
[이렇게 하죠.]전장을 슥슥 그렸다.
얼어붙은 강바닥.
곳곳에 설치된 지고화 함정.
여신을 속박하는 빙백 결계.
유인할 제단.
물고기 인간들이 심장을 부술 은신처까지.
평의회장이 내 구상도를 보고는 한마디 했다.
[대역사가 되겠소이다.] [그렇죠. 대역사지요.]하지만 무지성 돌격보다는 훨씬 낫지.
즉석에서 구상도를 가다듬었다.
나 혼자 만든 거라서 대충대충 크게 뭉뚱그린 개념도 수준이었거든.
구체적으로 작전에 쓰려면 구상도도 개념도도 아닌, 정확한 설계도가 필요하다.
[여기는…….] [빙백 출력을 더…….] [지고화를 응축시키는 방법을…….]평의회장과 경비대장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됐지만 현자, 제사장, 행정관은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었다.
나도 그랬다.
결국 내 특성을 활용해야 하는 만큼 최선을 다해 임했다.
[이해][냉정][총명] [집중][작전][함정]관련 특성을 총동원하자, 일천한 마법적 지식에도 불구하고 물고기 인간들과 말이 잘 통했다.
물고기 인간들이 뜻밖이라는 투로 말했다.
[인간. 보기보다 똑똑하군.] [전사가 아니라 마검사인가?] [여신님의 회복 방법을 가져온 인간이다. 보통 인간은 아니지.] [영혼만 봐도 알 수 있잖나.]어, 특성빨이야.
설계는 금방 끝났다.
이어 강물 위로 나가 거대 전장 설치 시작.
정말이지 지난한 작업이었다.
‘뇌가 녹는다…….’
[약물 의존][약물 중독]최상급 마력 물약을, 최상급 성수를 마신다.
[빙백][마력혼][토르 연공법]마력 집중진이 물고기 인간들의 마력을 전해 주고 있다.
[지고화][마력혼][집중] [이해][총명][냉정]얼어붙은 강물 아래 마력 회로를 깐다.
지고화가 정확히 마법진 형태로 얼음을 녹여 줘야, 물고기 인간들이 제대로 마법진을 깔 수 있었다.
[용울음][지휘][명령] [작전][통솔][함정]“[거기가 아니라고!]”
“[저기 깔아! 저기!]”
“[마력 팍팍 넣어서! 팍팍!]”
세세한 명령은 못 한다.
그래도 물고기 인간들이 눈치 빠르게 움직여 줘서 다행이지.
[역천]한편으로는 엘릭서를 무한 복사한다.
재사용 대기시간이 찰 때마다 화수분 불운 게이지를 초기화하며.
그야말로 며칠에 걸친 장대한 공사였다.
최상급 물약을 물처럼 마신 끝에 드디어 얼음 전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동안 혹사당한 내 뇌.
생전 처음으로 한계까지 마법을 부리고 암산에 골몰한 결과가 뇌 안쪽에서 태어났다.
갑자기 머리가 확 맑아지고 휙휙 돌아가는가 하면, 마법을 어떻게 부려야 할지 어떤 결과가 나올지 쉽게 도출되는 것.
[지능] 특성.또, [암산] 특성.
근력과 맷집이 전사의 기초 특성이라면 이 두 특성은 마법사의 기초 특성.
‘됐다!’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지능][암산][이해] [총명][냉정][집중]바로 특성 조합.
[마법뇌]신기한 기분이었다.
뇌 속에 마법 문자와 마력 회로가 새겨지는 듯한 감각.
잠깐 무시무시한 격통이 일었지만 7레벨의 육체는, 재구성 영약을 세 번이나 마신 이 전설적인 육체는 잘 견뎌 주었다.
혈류 폭증으로 뇌출혈이 생기려다가 봉합되고, 반대로 혈류가 차단되면서 뇌경색이 생기려다 개통되고.
나는 안도하여 가슴을 쓸어내렸다.
‘저레벨에 마법뇌 만들었으면 진짜 죽었겠다.’
전사 계열 상급 특성부터 만든 보람이 있네.
마법뇌 조합으로 모든 준비 끝.
강물은 얼어붙었고 지고화 함정과 빙백 결계, 대단위 억제 마법진, 현대적 마법 병기도 모두 완성되었다.
제단 위.
주요 7레벨 물고기 인간들이 올라갔다.
평의회장, 경비대장, 현자, 제사장, 행정관.
제사장이 자리를 잡더니 내게 눈빛으로 물었다.
[시작?] [시작.]의식이 실행된다.
강의 여신을 부르는 강의 권속 전통 의식.
금방 응답이 있었다.
꽈꽈꽈꽝!
폭발하듯 터지는 얼음덩어리.
그 위로 치솟는 물보라.
흔들리는 물안개 속, 초대형 거인 그림자가 어른거렸다.
강의 여신.
미친 물의 대정령이 출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