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Jeonsa Accumulates Characteristics RAW novel - Chapter (45)
청소부 협회 -3-
탕!
총소리가 대기를 관통했다.
무릎 꿇고 엎드려 있던 놈들이 움찔한다.
나는 들고 있던 소총 개머리판을 바닥에다 대고 톡톡 두드렸다.
“죽기 싫으면 얌전히 있어.”
“예, 예!”
“쏘지 마십쇼!”
“몇 번이나 말했잖아. 얌전히 있으면 안 죽인다고.”
벽에 기대어 잠깐 기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척척척 하고 구둣발 소리가 들렸다.
김철권을 필두로 철권파 갱단원들이 계단을 통해 우르르 몰려온다.
“으음!”
김철권이 얼굴을 찌푸렸다.
내가 무릎 꿇려놓은 덩치들 때문이 아니다.
아마도 간부였을, 슬러그탄 얻어맞고 머리가 날아간 강화병 계열 초인 때문에도 아니다.
아이들 때문이었다.
내 주변으로 빼곡히 들어찬 철창.
철창마다 갇혀 있는 아이들.
어떤 아이는 고양이 눈을 하고 있고 어떤 아이는 강아지 귀와 강아지 꼬리를 달고 있다. 전신 피부가 뱀 비늘로 대체된 아이도 보인다.
신체 개조의 결과물.
강해지려고, 혹은 자기 능력을 올리겠다고 흔하게 신체 개조를 하는 세상이다.
그러나 강요된 신체 개조는 명백히 불법이었다.
성인도 아닌 어린아이에게라면 더더욱.
“이 아이들입니까?”
“예. 데려가세요. 저놈들도 같이요.”
“이 쓰레기 같은 새끼들······”
김철권이 으르렁대며 눈에서 불을 뿜었다.
제압된 인원들이 부들부들 떨며 머리를 박는다.
하지만 아직은 기력이 남았는지 대가리를 쳐드는 놈이 하나 있었다.
“혀, 협회장님이 아시면 네놈들······”
탕!
“히익!”
“헉!”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어.
내가 즉석에서 머리를 날려 버리자 다른 놈들이 기겁해서는 몸을 움츠렸다.
철권파 갱단원도 적잖이 기가 죽은 눈치고, 오로지 김철권만 꼿꼿이 서서 날 쳐다본다.
“살려둘 가치 없는 놈들이니까 헛소리하면 그냥 죽이세요. 협조적인 놈만 살려두고요. 어차피 내일 지나면 다 의미가 없어집니다.”
“그렇지요.”
김철권이 역겹다는 눈으로 경비원들을 쳐다본다.
“뭐해? 저놈들 다 묶어! 애들은 풀어주고!”
“예! 예!”
철권파가 부산하게 움직였다.
제압된 인원에게 수갑을 채우고 철창문을 연다.
아이들이 쭈뼛거리자 재촉하는 한편으로 어르고 달래며 데리고 바깥으로 나갔다.
나는 조용히 김철권을 불렀다.
“사장님, 절 따라 오세요.”
“그러지요.”
건우봉 금역의 핵심 시설.
신체 개조 공방은 이곳에서도 가장 깊은 곳에 있었다.
아까 간부놈을 죽이고 얻은 전자키를 대자 문이 삑삑거리며 열렸다.
팟!
자동으로 불이 켜지고 내부 모습이 드러났다.
“이야.”
살짝 감탄하는 김철권.
그럴 만 했다.
중심부에 설치된 초대형 유리관.
오른편에는 인공 생체 증식 설비.
왼쪽에는 기계 의체 조립 장치.
그 셋을 묶는 거대한 마법진.
그리고 벽마다 빛을 뿜는 기둥 모양 마력 공급 기기.
웅웅웅.
막대한 마력 파장이 북소리처럼 심장을 건드렸다.
김철권도 느꼈는지 입맛을 싹 다셨다.
“이거 돈 꽤나 들었겠는데요.”
“그렇죠? 어떻습니까. 쓸 만하죠?”
“쓸 만한 정도가 아니죠. 이거, 제대로 된 마법사와 마학자만 구해도 3레벨, 아니 그 이상까지 도전할 수 있는 설비에요.”
“구한다면 말이죠.”
청소부 협회는 그런 마법사와 마학자는 구하지 못했다.
카론?
아쉽게도 계통이 다르다.
시설을 개조해서 강령술 의체를 양산하는 것도 방법이 되겠지만······
그건 너무 위험하잖아.
“잘 됐네요. 알고 지내는 마법사가 있는데 연락해 봐야겠습니다.”
“어떻게, 시설을 뜯어 가시겠습니까? 아니면 여기서 쓰시겠습니까?”
“이거 계속 말리는 느낌이 드는데······ 여기서 써야죠. 저걸 어떻게 하루 만에 뜯어갑니까.”
“힘들죠.”
“하지만 저희가 전투에 직접 참여하기는 힘듭니다. 청소부 협회랑 부딪히면 저희는 바로 끝장난다고요.”
“알죠. 뒤처리만 잘 부탁드립니다.”
“후우, 내 참. 초인님은 정말이지 불가사의하네요. 처음 볼 땐 분명히 저보다 약했던 것 같은데.”
김철권이 복잡한 눈으로 날 쳐다본다.
직접 만나는 건 이번이 세 번째.
노루 패거리와 싸운 직후, 단검파와 싸운 직후, 그리고 이번에 만난 거니까.
그때마다 빠르게 강해졌지.
거의 1레벨, 2레벨, 3레벨 아니었을까?
“하여튼 이길 수 있다는 거지요? 초인님이 지면 저희도 손해 많이 봅니다. 꼭 이기셔야 합니다.”
“플랜 B 있으시면서 앓는 소리 하지 마세요.”
“그야 뭐.”
“사장님도 제가 지는 싸움 안 하는 거 아시니까 손 보태주시는 거 아닙니까?”
“사실 그렇죠. 초인님이 겉으로 보기엔 무모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굉장히 치밀하신 분이라는 거, 처음 봤을 때부터 느꼈거든요.”
김철권이 한 번 피식 웃었다.
그러더니 전자담배를 꺼내 길게 빤다.
내뱉는 숨결에서 마력광이 반딧불처럼 명멸했다.
“한 가지만 여쭤봐도 될까요?”
“말씀하세요.”
“청소부 협회와 척을 졌으니 아예 끝장을 본다······ 이해가 안 가는 이유는 아닙니다. 그런데 그렇게까지 하실 필요가 있나요? 청소부 협회가 무너진다고 해서 초인님께서 얻는 게 없지 않습니까. 이권에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신 것 같고요. 어디 고용되신 것도 아닌데, 굳이 싸우시는 이유가 뭡니까?”
노련하면서도 날카롭게 날 탐색하는 눈빛.
김철권 입장에선 의심할 만하다.
사실 도망가면 그만이니까.
청소부 협회의 영향력이 미치는 곳은 어디까지나 수도권 이내.
외국으로, 하다못해 전라도나 경상도로 내려가면 청소부 협회가 어쩌기 힘들다.
끽해야 암살자나 보내겠지.
나는 어깨를 한 번 으쓱했다.
“사장님. 사장님은 조직 키우는 게 가장 우선이지요?”
“그렇죠. 철권파는 제 분신이나 다름이 없으니까요.”
“저도 비슷합니다. 단, 저는 제 개인의 무력을 키우는 게 우선입니다. 다른 전사들처럼요.”
“음······”
“이상하지 않습니까? 제가 이렇게 빨리 강해지는 이유요. 사장님이라면 어느 정도 눈치채셨을 것 같은데요.”
“아!”
김철권이 알겠다는 얼굴을 했다.
왜 강해지긴. 백지 신체랑 특성 전환 때문에 강해졌지.
하지만 김철권은 여기까진 모를 것이다.
대신 [천재]니 [천살성] 같은, 게임으로 치면 경험치 획득 증가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겠지.
그리고 천재와 천살성의 공통점 하나.
전투를 죽어라 치러야 빨리 강해진다는 것.
김철권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말씀드리자면 그럴 거라고 생각은 했습니다.”
“제가 왜 굳이 청소부 협회와 싸우려는 건지도 이해하셨지요?”
“암요, 암요. 100% 이해했습니다. 저 같아도 초인님 입장이라면 초인님처럼 행동했을 테니까요.”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표정이다.
내가 천재든 천살성이든 자기를 먹잇감으로 볼 시간은 이미 지났다고 생각해서.
대신 행동이 그만큼 조심스러워졌다.
“초인님께서 승리한다는 가정하에 뒤처리를 준비하겠습니다.”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겁니다.”
“예. 건투를 빌겠습니다.”
김철권이 내게 꾸벅 인사하고는 공방을 빠져나갔다.
잠시 공방 안을 둘러본다.
깔끔하게 마감된 금속 시설에 그려진 마법진이 희미한 빛을 뿜고 있다.
마법과 과학이 어우러져 만든 풍경.
그 위에 얼룩처럼 묻은 핏자국이 마음을 어지럽혔다.
고개를 한 번 젓고는 밖으로 나왔다.
밖에서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그래! 거기다가 다 쌓아놔!”
“소장님! CCTV 고장 난 거 교체 끝났습니다!”
“연결했습니다! 이제 중앙 통제실에서 제어됩니다!”
“그걸로는 부족하다니까! 두 배는 더 깔아야 한다고 몇 번이나 말해?”
“전력이 모자랍니다!”
“그래서 비상 발전기도 가져오라고 했잖아!”
“소장님! 그것까지 연결하면 전선에 과부하 걸립니다! 이거 한 달 내로 백 프로 불 나요!”
“한 달? 괜찮아! 일주일만 버텨도 돼! 닥치고 연결해!”
최 소장이 내가 주문한 보급품을 설치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미리 설계도를 그려줬지만 최 소장 혼자서는 부족하다.
나도 슬쩍 끼어들어 진두지휘했다.
“그 상자는 A-9 지점으로 보내세요.”
“A-9······ A-9요······”
“초인님! 이건요?”
“그건 진입로에 쌓아두세요. 제가 직접 설치할 겁니다.”
결국은 내가 다 마무리해야 한다.
악을 쓰던 최 소장이 내 옆으로 다가왔다.
“초인님. 이거 아침까지 다 될까요? 정기 보고가 아침 8시에 들어간다면서요.”
“해야죠, 어떻게든.”
“끙······”
“그리고 일 끝나면 저 친구들 데리고 어디 술집에 가셔서 하루 정도는 코 삐뚤어지게 먹여주세요.”
“그야 쉽죠. 협회에 소식 들어가는 것만큼은 반드시 막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청소부 협회가 언제쯤 쳐들어올까?
상황 파악을 하는 데 최소한 몇 시간은 걸릴 것이다.
여기에 흩어져 있는 전력을 모으고 강서구에서 여기까지 오는 시간까지 계산하면······
‘빠르면 오후. 늦어도 밤.’
보급품 운반과 설치가 끝났다.
철권파도 최 소장이 데려온 인부들도 모두 떠났지만 쉬고 있을 시간은 없다.
지금부터가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할 시간.
“끄응!”
함정을 판다.
클레이모어를 진입로에 깔고 그 주변에 인계철선을 설치한다.
인계철선에는 수류탄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대인 지뢰 역시 빠질 수 없다. 금역 안을 아주 지뢰밭으로 도배를 해놓았다.
요소요소에 기관총과 기관포를 놓고 원거리 격발기를 장착한다.
로켓포와 고속 유탄 발사기도 마찬가지다.
한편으로는 은폐 엄폐하기 좋은 장소마다 도청기와 각종 감지기를 숨기고······
“후우!”
땀을 한 번 닦았다.
마력천을 파면서 얻은 [제작], [개조], [수리] 3종 세트가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다.
화력을 강화하려고 폭탄에다가 마개조를 조금 했거든.
뒷구멍으로 구해온 물건이라 고장 난 물건도 몇 개 있었고.
그렇게 함정으로 건우봉 금역을 도배하자 새로운 특성도 하나 얻었다.
[함정]특성이 생기자 함정 설치가 더 쉬워진 느낌이었다.
더 은밀해지고, 더 정교해진 것은 덤.
그래서 이미 설치한 함정까지 싹 다 손을 보았다.
시간이 오래 걸렸고 땀도 쫙 뺐지만 완성된 걸 보니 마음이 놓였다.
겉으로 봐서는 도저히 이상하지 않았거든.
설치한 내가 직접 봐도.
“아 참.”
마지막으로 마법 욕조를 포장에서 꺼냈다.
내가 집에 설치했던 바로 그 물건.
여기에 20리터 말통에 든 물을 콸콸 들이부었다.
정확히 10개, 즉 200리터.
마법 욕조가 반응하여 물을 데우기 시작했다.
은은한 마력 파장이 번지는 것까지 확인한 다음 조용히 뚜껑을 덮었다.
준비는 끝났다.
어느새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
청소부 협회에서는 정기 보고를 기다릴 시간.
내게는 꿀맛 같은 잠깐의 휴식 시간.
중앙 통제실로 미리 이동했다.
모든 CCTV를 활성화하고, 도청기와 감지기 상태도 확인한 다음 싸구려 의자에 기대 눈을 감았다.
폭풍전야.
내 준비가 충분했는지 그렇지 않았는지는 결과가 말해줄 것이다.
***
“크흐음.”
청소부 협회 사옥 최상층 회장실.
말이 좋아 회장실이지 펜트하우스인 그곳.
협회장 박대엽은 정장 윗옷을 벗어 아무렇게나 던졌다.
기이잉.
청소 드론이 정장 윗옷을 받아 의류 관리기에 넣는다.
평범한 사람은 쓰기 힘든, 초고가의 청소 드론과 마찬가지로 초고가의, 청결 마법이 적용된 의류 관리기.
기분 좋게 중역 의자에 앉아 손을 뻗는다.
기다렸다는 듯이 고급 마법잔이 책상 위를 미끄러져 손에 들어온다.
“후후후.”
바로 이 맛이지.
아침마다 출근해서 내려다보는 서울의 정경.
통창을 통해 쏟아지는 따사로운 햇볕.
비서가 틀어놓았을 취향 맞는 클래식 음악.
코끝 혀끝을 자극하는 쌉싸래하면서도 달콤한 커피까지.
드디어 여기까지 올라왔구나, 하는 성취감과 함께 불타는 정복욕이 스멀스멀 가슴을 치고 올라온다.
“흥.”
동쪽.
고개를 확 틀어 봐야만 보이는 방향.
그곳에는 청소부 협회 사옥 따위 가볍게 압도하는 마천루들이 줄을 지어 서 있다.
그 정점.
저 멀리, 마치 하늘을 꿰뚫을 듯이 올라간 세 쌍둥이 건물.
강서구에서도 보이는 송파구의 초인탑.
박대엽은 초인탑을 보며 눈을 번들거렸다.
‘언젠가는 입성하고 만다.’
그것이야말로 박대엽의 인생 목표였다.
서울에서, 대한민국에서, 동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의 주인이 되는 것!
초인탑의 주인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주인이 아니고 뭐겠나.
일이 요즘 조금 꼬이긴 했지만 박대엽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믿었다.
오늘도 평온했어야 할 하루.
기대가 산산조각난 것은 출근하고 10분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협회장님! 협회장님! 큰일 났습니다!”
문이 벌컥 열리고, 운영부장이 급하게 뛰어 들어왔다.
“뭐야. 무슨 일인데?”
“협회장님! 저희가······ 저희가 공격당했습니다!”
“뭐? 자세히 말해 봐! 뭔 소리야!”
“건우봉! 건우봉 있잖습니까!”
“건우봉······ 아, 거기! 알지. 뭐야. 거기 공격당한 거야?”
긴장이 팍 식는다.
당장이라도 뛰쳐나갈 듯 조여졌던 근육이 풀어지고 잠깐 멈췄던 호흡도 정상적으로 돌아갔다.
박대엽은 관심 없다는 듯 손을 휘저었다.
“몇 년 전에도 그랬잖아. 어떤 멍청한 놈들이 양귀비밭 노리고 공격했나 보지. 적당히 이사 하나랑, 아니 이사도 필요 없지? 대외협력부에 용병 좀 고용해서 보내. 뜨거운 맛 좀 보여주라고.”
“그게······ 그게 말입니다. 협회장님.”
운영부장이 침을 꿀꺽 삼켰다.
“현지 모니터링 요원 통해서 확인한 겁니다만, 공격한 게 그놈이랍니다.”
“그놈?”
“그······ 제 1 매립지에서 카론 이사님 죽인 놈 말입니다.”
꽈아앙!
박대엽이 책상을 내리쳤다.
비싼 원목 재질에, 여러 생활 마법이 걸린 고급 중역 책상이 단박에 두 조각 난다.
“왜 그걸 이제야 말해! 그것부터 말했어야지!”
“죄, 죄송합니다.”
“이 새끼! 이 씹어먹어도 시원하지 않을 새기! 카론을 죽인 걸로도 모자라 건우봉을 따먹었다고? 이 씨······”
쉬지 않고 욕설을 내뱉을 것 같던 박대엽.
별안간 몸이 딱 정지한다.
눈을 몇 번 굴리고는 운영부장을 따라 들어온 비서에게 물었다.
“잠깐만. 건우봉에 뭐가 있었지? 분명히 양귀비밭 말고도 중요한 게 있었는데?”
“그······ 백 의원님께 상납하던 거랑 암흑 시장에 돌리던 물건 만드는 공방이 있습니다.”
“이런 시발!”
박대엽이 쪼개진 책상을 걷어찼다.
책상이 으깨지며 파편이 사방으로 비산했다.
“너 이 새끼는 조직 관리를 어떻게 한 거야! 어떻게 그놈이 건우봉 따먹을 때까지 모르고 있을 수가 있어!”
“사, 상황 파악 중입니다.”
“이 새끼가!”
박대엽이 주먹을 꽉 쥐고 들어 올렸다.
막 내리치려는 순간, 비서가 최고급 마약 시가에 불을 붙여 내민다.
씹어먹듯이 시가를 물고는 연기를 내뿜는 박대엽.
청록색 마력광이 얼굴을 할퀴지만 운영부장은 아무 소리도 못 냈다.
“부회장이랑 이사들은?”
“부회장님은 대전 출장 중이시고, 바이퍼 이사님은 출근하셨습니다.”
“에보니는?”
“그, 탐문 중입니다. 어제도 클럽에 가셨다고······”
“당장 싹 데려와!”
박대엽이 포효하듯 고함을 질렀다.
“협회가 망하게 생겼는데 뭐? 클럽? 클러어어업? 부회장도, 이사들도 싹 다 들어오라고 그래!”
“대외협력부도 소집할까요?”
“당연한 소리는 하지도 마라. 어? 부를 수 있는 용병 있으면 부르고, 놀고 있는 회원 있으면 싹 다 소집해! 싹 다!”
박대엽이 이를 갈며 허공을 주시했다.
어제 보고 받은 얼굴이 보인다는 듯이.
“김전사라고 했지.”
오른쪽 뺨에 상처가 있는 애송이.
요즘 잘 나가는 초인이라고?
그래봐야 저레벨이다.
잘 쳐줘도 3레벨. 이제 겨우 초인 대접을 받는 어린놈이라고.
“죽여버린다!”
꽉, 손에 잡히는 물건을 움켜쥐었다.
박살 난 중역 책상을 정리하겠다고 날아다니던 청소 드론.
그 비싼 물건이 그대로 아작이 났다.
꽈드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