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Jeonsa Accumulates Characteristics RAW novel - Chapter (44)
특성 쌓는 김전사-44화(44/300)
청소부 협회 -2-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최 소장이 내게 물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괜찮죠. 걱정하지 마세요.”
“물론 저는 초인님을 믿지만, 청소부 협회는 단검파와는 상대도 안 됩니다.”
“당연하죠.”
단검파랑 비교하면 굴욕이지.
청소부 협회장만 봐도 그렇다.
4레벨.
3레벨부터 진짜 초인으로 평가받고, 5레벨이 되면 원래 세계로 치면 국회의원 대우를 받는다는 걸 생각하면 절대 만만하지 않다.
다른 간부들이라고 약할까?
부회장과 세 명의 이사 모두 3레벨이다.
1레벨, 2레벨은 적어도 수십 명 이상.
정면으로 싸우면 계란으로 바위 치기나 다름이 없다.
“그렇다고 피할 수는 없어요.”
“초인님······”
“이기면 그만이죠. 꼭 강한 쪽이 이기는 건 아니니까요.”
“저야 초인님께서 공무원 특채 들어가시는 것보단 저와 계속 계약하고 계신 게 좋지만, 솔직히 말해서 걱정이 됩니다.”
“방법은 있어요.”
나는 스마트폰을 꺼내 지도 어플을 켰다.
김포 인근을 비추는 지도 어플.
휙휙 넘겨서 동쪽으로 옮겨갔다.
“청소부 협회가 강서구에 있는 건 아시죠?”
“압니다. 어, 초인님? 청소부 협회에는 바로 쳐들어가시면 안 됩니다! 큰일 나요!”
“저도 생각이 있습니다. 거길 혼자 들어가는 건 말도 안 되죠. 기관총 세례받고 죽을 일 있습니까? 유리한 시간에, 유리한 장소에서 싸우는 건 싸움의 기본입니다.”
그럼 어디가 유리하냐.
지도를 보며 기억을 더듬었다.
청소부 협회 연계 퀘스트는 대부분 제 1 매립지에서 시작한다.
그 이후 여러 분기가 발생하는데, 분기에 따라 난이도가 달라지곤 했다.
‘그냥 기다릴 수도 있고, 간부들을 하나하나 암살해도 좋고, 협회에 쳐들어가기도 했고, 사업장을 하나둘 공격하는 방법도 있었지.’
최악은 아무 퀘스트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것.
게임에는 경고 하나 뜨지 않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강제 퀘스트가 뜨면서 협회장과 간부들이 초인 수십 명을 거느리고 쳐들어온다.
파티를 충실하게 키워놓았다면 모르겠으나 그게 아니라면 게임이 굉장히 어려워진다.
현질을 고려해야 할 정도로.
“소장님. 건우봉이라고 아십니까?”
“건우봉이요? 당연히 알죠. 신림동 남쪽에 있는 금역이잖습니까.”
“거기에 뭐가 있는지도요?”
“아······”
최 소장이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신림동 사람이라면 누구나 안다.
대규모 마약 농장이 있다는 사실을.
또, 마약 외에도 무수히 많은 불법적 일이 자행되고 있다는 것도.
건우봉을, 정확히 말하면 건우봉 금역을 점거한 세력이 무서워 말하고 다니지 않을 뿐이다.
“대충은 압니다.”
“그렇겠죠. 그럼 거기가 청소부 협회 소유라는 사실도 아십니까?”
“예? 청소부 협회요? 청소부 협회가 왜 마약을 만듭니까?”
“부업이죠, 부업. 진짜는 신체 개조와 인신 매매, 신체 개조입니다.”
“예에?”
“청소부 협회 뒤를 봐주고 있던 의원이 있다고 했었죠? 얼마 전에 실각했다고요.”
“그, 그랬지요.”
“국회의원씩이나 되는 인물이 겨우 돈 몇 푼 받았다고 움직이겠습니까?”
“절대 아닙니다.”
“제가 알기로 그 국회의원은 청소부 협회에게 주기적으로 상납을 받았습니다. 신체 개조된 어린 성노예들을요.”
최 소장이 얼굴을 찡그린다.
“뉴스에서 성노예 여럿이 저택에서 발견되었다곤 하던데······ 그게 어린애들이었다고요?”
“예.”
“저도 절대 깨끗한 놈은 아닙니다만 그 새끼 그거 진짜 죽일 새끼네요. 아니, 손댈 게 없어서 애들을 손대요? 신체 개조까지 하면서? 그래 놓고 집유 받아서 떵떵거리면서 잘 살겠죠? 에이, 엿 같은 세상.”
창문을 내리고 가래를 탁 뱉는 최 소장.
나는 잠깐 숨을 골랐다가 말했다.
“그놈이 끝이 아닐 겁니다.”
“어? 아! 그렇지요. 기껏 신체 개조 공방을 차려놓고 국회의원 한 놈한테만 상납하진 않았겠죠. 어, 일이 커지겠는데요?”
“예. 건우봉을 점령하면 그렇게 되겠지요. 청소부 협회 입장에선 어떻게든 일이 커지는 걸 막고 싶어 할 겁니다.”
“그······ 초인님. 협회놈들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상납받던 놈들도······”
“그놈들까지 적으로 돌리면 안 되죠. 거래는 끊되, 비밀은 지키겠다고 마법 맹약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암요, 암요. 그 부분은 제가 처리하지요.”
“아뇨. 소장님은 다른 일을 해주셔야 합니다.”
최 소장이 무슨 소리냐는 얼굴로 쳐다본다.
더럽고 역겹고 구역질나는 협상 아니냐.
그런 일을 자기가, 중개업자가 하지 않으면 누가 하느냐는 표정.
나는 스마트폰에 머릿속 계획에 필요한 보급품을 빼곡히 적어나갔다.
[클레이모어, 대물 저격총, 거치형 기관총, 기관포, 고속 유탄 발사기, 로켓포, 대인 지뢰, 원거리 격발기, 원격 격발 폭탄, 인계철선, 고폭탄, 섬광탄, 봉인탄, 연막탄, 소이 폭탄, EMP 폭탄, CCTV, 비상 발전기, 도청기, 적외선 감지기, 레이저 감지기······]최 소장이 내가 보낸 문자를 보곤 혀를 내둘렀다.
“전쟁이라도 하시려는 겁니까?”
“전쟁이죠. 청소부 협회와 싸우는 건데요.”
“음······ 아, 함정을 파시려고요?”
“그 방법밖에 없습니다.”
내가 잘 아는 지형을 선점한다.
그리고 거기에 함정을 무식하게 깐다.
청소부 협회가 무턱대고 쳐들어온다면 당할 수밖에 없게끔.
나는 아까 챙겼던 카론의 손목 보호대를 최 소장에게 넘겨주었다.
“이거 팔면 돈이 꽤 될 겁니다. 아, 제가 받아놓은 마법 지팡이가 있는데 그것도 드릴게요. 이 돈 안에서 구해주세요. 모자라는 건 제가 어떻게든 해보겠습니다.”
“아, 마법 제어용 팔찌네요? 품질도 꽤 좋고요. 마법 지팡이는 또 뭡니까?”
“3레벨 고통 마법이 부여된 황금 지팡이입니다. 무게도 꽤 많이 나가요.”
“헉, 그럼 아주 비싸게 팔리겠는데요? 알겠습니다. 아주 넉넉하게 구해 드리지요. 그런데 어디에 함정을 설치하시려는 겁니까? 아무리 경찰이 자기 구역 밖에서는 손 놓고 있어도 폭탄 막 터지고 기관총 막 긁어대면 움직일 수밖에 없어요. 상급 기관까지 뇌물을 찔러주면 되긴 합니다만 그 정도 돈은 없으시지 않습니까?”
“그 부분은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나는 자신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건우봉 금역에서 싸울 생각이거든요.”
“아하!”
최 소장이 반은 감탄하고 반은 우려 섞인 탄성을 질렀다.
금역.
공간이 왜곡되고 지형이 변형된 지역.
자연히 밖에서는 안을, 안에서는 밖을 관측하기 어렵다.
그래서 청소부 협회가 비밀리에 건우봉 금역을 장악할 수 있었고, 자기네 비밀 시설을 운영할 수 있었지.
“건우봉 공격도 쉽지는 않을 겁니다. 예전에 단검파도 거기 공격했다가 크게 손해를 봤습니다. 그때부터 철권파한테 알음알음 밀리지 않았습니까.”
“고작 단검파랑 저를 비교하시면 안 되죠.”
“그, 그야 그렇습니다만.”
“저도 멍청하게 혼자 쳐들어갈 생각은 없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혼자 가도 된다.
2레벨 초인, 1레벨 초인이 여럿 있긴 해도 지금 나는 그 정도쯤 간단히 해결할 수 있으니까.
경지는 2레벨이어도 무력은 3레벨 이상이잖아.
카론을 혼자 죽여서 증명했고.
문제는 청소부 협회.
금역 안과 밖은 통신이 통하지 않는다. 따라서 사람이 직접 밖으로 나와 전화를 걸어야 하는데 내가 분신술 쓰는 손오공도 아니고 SOS 치는 걸 어떻게 막겠어.
손이 필요하다.
최소한, 건우봉 금역 내부 인원들이 밖으로 연락은 못 하게 할 정도 무력을 갖춘 인원이.
전화를 걸었다.
[김철권]저번에 번호를 받아두었던 그 인간에게.
[음? 초인님?]전화 받은 김철권은 조금 당혹해하는 목소리였다.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시지요? 저번에 신원 시장에서 얘기는 들었습니다. 우리 애들 도와주셨다고요. 정말로 고맙습니다.]“아닙니다. 서로 돕고 사는 거죠.”
[하하하, 그야 그렇죠. 그런데 어쩐 일이신지······]나는 잠깐 생각을 가다듬었다.
이번 계획에서 철권파는 상당히 중요한 조각이다.
건우봉을 포위하고 통신을 못 하게 해줘야 하고, 나를 대신해서 더러운 일도 처리해줘야 한다.
대신에 철권파가 가져갈 것도 있지.
“요즘 좀 어떻습니까? 독약파랑 나체파는 조용합니까?”
[후우, 조용하기는요. 사사건건 시비 걸어서 아주 죽겠습니다. 어쨌든 신림동 안으로 들어오는 건 막아내곤 있습니다만, 몸이 두 개여도 모자랄 지경입니다.]“지금도 간부가 모자랍니까?”
[그야 뭐······ 동생들이 열심히 하고는 있지만 1레벨로는 모자라죠. 어떻게든 2레벨이 되어야 하는데요. 그렇다고 외부에서 영입하기도 어렵고요. 초인님도 아시잖습니까?]사람 잘못 들였다가 조직 박살나는 건 한순간이다.
경찰에서 보낸 프락치일지, 다른 갱단에 고용된 비밀 용병일지 누가 알겠냐고.
가장 좋은 것은 내부 인사를 키우는 거지만 그게 어디 쉽나.
나는 목소리를 착 깔고 말했다.
“사장님. 그래서 말입니다만, 신체 개조 공방 하나 가질 생각 없습니까?”
[신체 개조 공방이요? 생체 쪽입니까, 의체 쪽입니까?]“둘 다입니다.”
[허, 그런 물건이 있어요? 저는 당연히 기회만 된다면 가지고 싶지요. 그런데 왜 굳이 저한테 연락하신 겁니까? 초인님께도 꽤 도움이 될 텐데요.]“불법적인 물건입니다. 제가 갖기는 좀 그래요.”
[음······]나는 사정을 정확하게 설명했다.
청소부 협회와 얽힌 것부터, 건우봉을 공략하고, 건우봉으로 청소부 협회를 유인하여 싸울 예정이라는 계획까지 전부.
김철권이 꺼림칙해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청소부 협회와 싸워야 한다고요?]“예. 단, 사장님은 건우봉 포위만 해주면 됩니다. 그다음에는 시설 뜯어가든 나중에 건우봉에서 쓰든 마음대로 하시고요. 청소부 협회랑은 저 혼자 싸웁니다.”
[그게 가능합니까?]“가능하니까 하겠다고 하는 거죠.”
[아니, 아무리 초인님이라고 해도 청소부 협회는······ 거기 협회장 4레벨인 건 아시고 하는 말이시죠?]“압니다.”
[하하, 이거 참.]“다른 사람들한텐 알릴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갱단 하나 털고 마약이랑 설비 뜯어가신다고 해도 되요. 어차피 청소부 협회 그놈들 끈 떨어진 지 오래돼서 사장님한테 앙갚음도 못 해요.”
[하긴 오염 시설 관리국에서 고소하면 그거 대응한다고 정신도 없을 테니······ 흠.]혹하면서도 망설이는 기색.
“사장님. 생각해 보세요. 생체 변이와 의체 삽입이 다 되는 개조 시설입니다. 3레벨, 4레벨은 힘들어도 2레벨 강화병은 만들 수가 있다고요.”
[그렇죠.]“2레벨 간부 여럿 생기고 사장님도 어떻게든 3레벨이 되면 무슨 일이 생길지 상상이 가십니까?”
[음······]“지금처럼 신림동에서 아웅대는 시대가 지나갑니다. 동쪽으로는 관악구, 서쪽으로는 금천구까지 진출할 수 있습니다. 독약파? 나체파? 아무것도 아니죠. 사장님이 3레벨만 되면요. 안 그렇습니까?”
[당연한 말씀을.]“그리고 동을 넘어서 구로 진출하면 슬슬 대외 이미지에도 신경 써야 하지 않습니까? 사장님이 마약과 매춘에는 손을 대도 인신매매와 지하 격투에는 손대지 않는 이유,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당장에는 이익이 되는 것 같아도 장기적으로는 손해니까요.]“그렇죠. 건우봉에 사장님이 찾는 해답이 있습니다. 거기, 마약 재배와 신체 개조만 하는 게 아니라 어린애들 납치해서 신체 개조하고, 성노예로 팔아먹는 게 본업이거든요.”
[뭐······ 뭐라고요? 성노예?]“같이 쓰레기 한 번 치웁시다. 쓰레기 치우고, 갈 데 없는 애들 사장님이 돌봐주자고요. 좋은 일도 하고 사장님 애들 강화도 시켜주고, 보육원에 학교 세워서 복지 일에 발 담그면 다른 사람들 보기에도 좋지요. 어떻습니까?”
한참이나 대답이 없었다.
그럴 만하지.
김철권 본인의 트라우마 방아쇠가 당겨졌을 테니.
친동생이 없었으면 진작 자살했을지도 모르는 인생.
내가 그 사실을 모른다고 생각할 테니 내색은 하지 않고 있지만, 마음속에서는 격랑이 휘몰아치고 있을 거다.
[······좋지요.]잔뜩 억눌린 목소리.
[그딴 쓰레기들이 같은 하늘 아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역겹습니다. 협조하도록 하지요.]“크게 하실 일은 없습니다. 그냥 포위만 하고, 밖으로 나오는 놈들 쏴서 SOS 못 보내게만 해도 충분해요.”
[후후후. 누워서 떡 먹기지요. 내부 시설은 저희한테 다 주신다고 하셨지요? 초인님 말씀처럼 좋은 일도 하고 이미지에 실속까지 챙기는 일인데 안 한다고 하면 바보지요. 단, 청소부 협회는 어디까지나 초인님이 해결하시는 겁니다. 저희는 모르는 일입니다.]“암요.”
아무리 트라우마가 있어도 한 갱단의 보스다.
이득 없는 일에 미쳤다고 손을 보태주겠어?
잘못하면 청소부 협회랑 전면전 벌일 수도 있는 일인데.
[언제 시작하실 겁니까?]나는 최 소장에게 힐끗 시선을 던졌다.
통신을 못 보내게 해도 오랫동안 시간을 끌 수는 없다.
정기 보고 정도는 하고 있을 테니까.
길어야 하루.
그 안에 전투 준비를 마치려면 최 소장이 준비를 잘해주어야 한다.
최 소장이 두 손가락을 폈다.
동시에 [이틀]이라고 입 모양을 보여준다.
“이틀 뒤 자정에 시작하죠.”
[이틀 뒤 자정······ 좋습니다. 건우봉 금역 앞에서 뵙죠.]칠흑이 내린 밤.
건우봉 금역을 급습했다.
소총으로 무장한 경비원들이 수십에 초인도 여럿 있었지만 의미 없었다.
단 두 시간 만에 완전히 제압하고 무릎 꿇렸다.
나 혼자.
어떤 도움도 받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