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17
“실전에서는 멋보다는 감각이에요……머리로 생각하면 이미 자신은 죽어 있어요. 최대한 침 착함을 유지할 수가 있는 쪽이 승리하죠……교본대로 하면 죽어요.”
“그러시나?”
안드레아 폴릭이 약간 비꼬는 투로 시에나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별다른 대꾸할 것도 없다는 듯이 맞는 말이라고 하면서
“흥분하면 죽어요.”
“냉정하다 너도 참……”
질리아가 대단하다고 했다. 거의 감정의 동요가 없는 것 같은 시에나였다. 이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디네스는 크라우프 페트릴중위의 엄청난 조종 실력을 떠올렸다. 고속으로 기동하는 모습이 인간이 아닐 것 같았다. 그런 그를 서포트할 수가 있을 정도의 실력을 지니고 난전에서도 살아 남을 실력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시에나는 대단하더라……중대장도 따라 나서고 같이 나간 두 친구는 전사했지?”
폴 리드 슈레이는 크라우프의 조종 실력이 상당하다고 했다.
“그런 움직임을 어떻게 낼 수가 있을까?”
같은 기체를 탑승하고 있지만 쉽지가 않을 것이었다. 자카운은 소형 고성능화가 극단적으로 추구되어 있는 기체였다. 당연하게 기체에 적재하는 추진제의 양이 적었다. 비록 추진제를 제작하는 기술이 매우 발달해 있다고는 하지만 전투시의 극단적인 소모량을 따라가기에는 부족했고 비전투 손실을 충당하기 위해서 증가탱크가 필수적으로 채용되어 있는 것이다. 같은 분량의 연료와 탄약을 싣고도 그렇게 전투를 벌여 살아 남는 다는 것은 그의 실력이 매우 우수함을 입증하는 것이었다. 단숨에 경순양함 3척을 격파하는 솜씨는 실로 놀라움 그자체였던 것이다. 그것으로 적의 방어선이 일시적으로 붕괴되었고 집중 돌파에 적의 바리스타방어선에 구멍이 생겼던 것이다. 그리고 그 구멍을 통해서 전투에서 크게 승리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잘만 한다면 대위 승진하는데 유리하게 작용할 수가 있을 것이었다. 끝까지 수행해서 살아 남은 시에나도 인사고과에 좋게 남을 것이다.
질리아는 가볍게 하품을 하면서 권총을 거치대에 올려 놓았다. 그리고 내시창을 통해서 밖만 보고 있는 디네스쪽으로 다가왔다.
“엄청나군 그래……전투가 벌어지면 겁나겠는데……”
수많은 전함들이 잔뜩 집결해 있었다. 예전에는 수백만 척씩 우주 공간을 채워 버렸다고 하지만 지금은 그 정도의 병력을 동원하는 대규모 작전은 실행하지 않고 있었다. 오랜 전쟁으로 모든 것이 피폐해져 버렸던 것이기 때문이었다. 디네스는 어딘지 모를 고향별을 찾는 것을 포기하면서 살아 남아 집에 돌아가기를 간절하게 빌었다.
에이센군이 네페르행성계에 집결했다는 소식이었다. 이대로 프로스베인으로 퇴각해 버리면 그만일 것인데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고 하는 것이었다.
전력으로 적은 후퇴를 하고 있었고 그것을 추격하고 있던 파츠 베이스함대는 총사령부의 명령으로 전력을 재편성하면서 보급을 서두르고 있었다. 상황이 어찌 되었든 간에 파츠 베이스군 사령부는 에이센군과의 결전을 상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담 조슈아 디제중위는 짧게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에이센군들과의 전쟁이 벌어지게 된다면 결국에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은 자신들이었다. 적들은 전체 병력이 아니고 또한 일부의 병력을 잃게 되는 것이고 보충도 어렵지 않게 이룰 수가 있지만 파츠 베이스는 에이센에 비해서 생산력이 떨어지고 자금이 부족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다.
파일럿 대기실에서 파일럿들은 자리에 앉아서 이런 저런 말들을 나누고 있었다. 아담은 가볍게 숨을 들어 마시면서 에네르 하트 슈넬을 바라보았다.
“슈넬 대단하던데 말이야……적진 한가운데로 뛰어 들어서 그렇게 싸우다니……”
진정으로 감탄한 표정이었다. 그의 말에 슈넬은 핏 웃으면서
“아직도 부족해 나는 말이야!”
그의 대답에 옆에서 듣고 있던 아르코는 현재 바리스타에 대기 근무에 들어가 있는 엘레비아를 떠올리면서
“슈넬 자네가 얼마나 조종을 잘하는지는 몰라도……타르고소위 만큼은 할지 모르겠군……”
“무슨 말이야?”
“마치 피에 굶주린 마녀처럼 날뛰더군……난전 상황에서 그 정도로 기동하는 파일럿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았어……”
아르코는 전율을 느낄 수가 있었다. 보통의 사람이 움직이는 기동은 결코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매우 단련된 움직임이었다. 그리고 엘레비아가 한발도 맞지 않았고 정확하게 적기를 노리는 것을 떠올리며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적들의 실력이 떨어진다고 해도 상대는 훈련받은 정규 파일럿들이었다. 결코 만만치가 않은 상대들이었던 것이다.
아담은 전자레인지가 끝나자 데우고 있던 소고기 팩을 꺼내서 포장을 뜯었다. 안에는 맛있는 소고기 스테이크가 들어 있었다. 그것을 들어 한입 베어 물었다. 많이 먹어둬야 하는 것이었다. 체력소모가 많은 파일럿들이었고 또한 파일럿들은 소중한 존재였기 때문에 보급품도 다른 것이었다. 일단 바리스타 한 대가 전함 한척을 잡을 수가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이기 때문이다.
격납고에 대기하고 있는 자신의 바리스타안의 시트에 등을 기대고 있던 엘레비아는 팔장을 낀채로 이번에는 그 전의 갈색 머리를 만날 수가 있을까 싶었다. 그런 정도의 실력이면 충분하게 만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을 내렸다. 수많은 파일럿들 중이지만 그런 파일럿이 하나라도 끼어 있다면 담당하고 있는 구역에 큰 변동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반드시 원수를 갚겠어……’
철저하게 자존심이 구겨겼다. 차라리 죽었다면 덜했을지 모를 것이다. 여러 가지 생각을 많이 했다. 어차피 모르던 사람이었다. 그렇지만 그 남자에 대한 격한 감정은 실로 말할 것도 없이 끓어 올랐던 것이다. 여러 가지로 자신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았고 심지어는 자신이 상대를 좋아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아니었다. 강한 부정이 뇌리를 감싸고 있었다.
남자를 싫어한다든지 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섹스만 목적으로 하고 덤벼드는 남자들은 질색이었다. 가장 혐오하는 것이다. 서로 이것 저것 즐기고 생활하고 대화하고 싶었다. 물론 섹스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것만 요구하는 남자는 정말로 다시 보기도 싫은 사람이었다. 더욱이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에게는 더더욱 몸을 주고 싶지도 않았다.
그 남자는 딱 그런 모습이었다. 장소와 시간만 있었다면 자신을 겁탈해 버리려 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자신을 바라보는 그 혐오스러운 눈빛 하며 혀라도 깨물어 버릴 것 하는 아쉬움이 먼저 들었다. 그런 남자에 진 빚을 갚아야 했다. 한번 자신을 살려 보내 줬다.
‘……이거야 원……’
주먹을 쥐었다 폈다를 반복하고 있는 자신이었다. 마음이 너무나도 독하다는 생각이 함께 들었다. 쓴웃음과 함께 깊게 숨을 들어 마셨다가 내쉬는 것을 몇번이고 반복하고 있었다. 반드시 찾게 될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22일 10시 10분 파츠 베이스군의 사령부에서 사령관 암브로이즈차수는 함대 지휘관들에게 신속하게 전진해 나갈 것을 지시했다. 일단 보급으로 5시간을 지체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재빠르게 공격해 나가서 적들이 숨도 쉬지 못하게 해야 한다.”
재편성된 경비함대도 후속하면서 공격을 해 나가도록 했다. 적을 압박해서 강하게 쳐 나가야 한다고 했다.
“에이센함대는 전체적으로 구형 진형을 취하고 있다. 어느 방향에서도 공격을 받아도 대응 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기 때문에 한쪽 방향에서만의 공격은 아군에게 불리하다. 그렇기 때 문에 적의 좌우 측면을 공격하고 정면을 압박하면서 병력을 우회시켜 적의 후방으로 진출 시켜 보급과 퇴각 경로를 막아야 한다.”
카레트중장은 구체적인 전투 계획을 지시했다. 각 함대는 에이센군에 대해서 집중 적인 공격을 가해 완전히 포위 상태에 이르도록 한 것이다.
미하엘 페코중장은 기함 암펠의 함상에서 집결하고 있는 함대를 지켜보고 있었다. 이제 곧 파츠 베이스군이 들이닥칠 것이었다.
‘이번 작전을 누가 구상한 것인지……혹 우리들을 전멸시키고 그것을 구실로 전면전을 일으 키려는 속셈인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구형 진형을 유지한 채로 적진에서 무엇을 하려는 것인가 싶었다. 자기 자신이라고 한다면 이렇게 구형 진형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잘 알고 있었다. 적진 한가운데서 숫자가 몇배나 많은 적들을 상대로 해서는 쉬운 일이 결코 아니었다. 전쟁은 숫자의 싸움이었다. 정규함대로 정면으로 승부를 걸고 그 다음으로 후퇴한 경비함대등으로 후방으로 침투해서 포위해 버리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싶었다. 사령부도 바보들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충분하게 예상하고 있을 것이다.
‘확전을 바라는 건가?’
고립된 아군의 구출을 명목으로 대규모의 함대를 파견해서 전면 전을 유발시킨다는 것일지 모를 것이다. 어쨌든 간에 전함들과 우주 모함들을 한꺼번에 이렇게 많이 잃는 다는 것은 크나큰 손실이었던 것이기 때문이다.
‘참으로 무슨 의도인지 모르겠다.’
중장이라는 지위에 있었지만 자신은 작전에 깊숙하게 개입하지 않았고 단지 일선 지휘관일 뿐이었다. 고립된다면 이미 진것이나 다름없는 것이었다. 병사들은 후퇴할 수가 없다는 것에 심리적으로 상당히 큰 압박을 받게 되는 것이다. 후퇴할 수가 없고 보급도 받을 수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도대체 무슨 생각들을 하고 있는지……’
하지만 일선 지휘관으로서 최선을 다하는 것 밖에는 달리 도리가 없었다. 최선을 다해야 겠지 하는 생각 밖에 없었다. 이제 곧 대규모 전투가 벌어지게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다. 한 사람이라도 많은 사람을 구해야 하는 것은 지휘관으로서의 본분이었다.
‘지휘관으로서의 본분이라 그것만으로도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인데 말이야!’
페코중장은 보다 많은 부하들을 생환시켜야 하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 여겼다. 전장으로 설정되어 있는 네페르행성계는 사방이 트여 있었던 것이기 때문에 대규모의 함대전이 전개되기 용이한 지형이었다. 이런 지형을 전장으로 설정한다는 것 자체가 썩 좋은 안목에서 시작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자신이라고 한다면 이런 곳에서 전투를 벌이지는 않을 것이었다. 기동하기 좋은 지형을 선택했다고 했지만 소형함이 많은 적들이 보다 신속하게 움직일 수가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신속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장은 전체 함대가 전함과 우주모함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 방어에 어느 정도나 도움이 될 것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적들은 재빠르게 공격해 오겠군……’
쓴웃음을 지으면서 약간 깊게 숨을 들어 마시고 있었다. 적들이 이제 곧 들이닥칠 것이고 아군이 결코 유리한 상황이 아니니 걱정이 매우 컸던 것이다.
엘윈 3대가 고속으로 정찰 비행을 하고 있었다. 우주 공간을 가로 질러 나가는 이들의 앞쪽에는 수많은 광점의 무리들이 이어지듯 달려오고 있었다.
이들은 30만 척이 넘는 파츠 베이스군의 함대 무리였다. 후퇴한 경비 함대를 규합한 것으로서 통상 경비함과 구축함들이 주축이 되어 있는 것이다. 함선의 크기가 작아 강력한 전력이 될지 미지수라고 했지만 기동력을 이용한 일격 이탈 전법이나 포위 작전에는 용이할 것이라는 전제하에 함대가 집결해서 전선으로 출격하게 되는 것이었다.
사방에서 긁어 모은 함대였기 때문에 상하가 단결되어 있지 못하고 각 함정들도 대규모의 함대 작전에 용이하지 않다는 것이 큰 문제점이었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런 문제점들이 표면적으로 타나나지는 않고 있었다. 이들을 통합해서 지휘하고 있는 지휘관은 참모장인 빌리 게라일 카레트중장이었다.
카레트중장은 자신의 휘하 참모인 비트 로렌조 린제이 타르고중좌에게 현재의 상황에 대해서 물었다. 에이센함대와의 직접적인 교전에서 이 함대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운용하는 것이었다.
“적과의 정면 대결은 피해야 할 것이 마땅합니다. 함선이 작으나 기동력이 강력하고 또한 집단적으로 움직여야 할 것입니다.”
래리의 대답에 카레트중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애당초 유케울까지 적을 끌어 들여 결전을 벌이겠다는 작전을 버리고 적극적인 반격으로 나서게 한 장본인이었다. 이런 기지와 능력 때문에 참모 출신으로서 래리는 28살에 중좌라고 하는 지위에 오를 수가 있었던 것이다.
래리는 문득 참모장의 옆에 있는 전자시계를 바라보았다. 22일 19시 40분 이었다. 예정대로라고 한다면 앞으로 20분 후에 최초의 일격에 가해질 것이었다. 파츠 베이스 정규함대와 에이센 정규함대와의 전면전이 벌어질 것이다. 격렬하게 벌어질 것이고 사상자가 매우 클 것이었다. 문득 최전선에 나가 있을 자신의 여동생을 떠올렸다. 잘 헤쳐 나가기를 빌었다.
자신들의 후방에는 소집된 함대가 에이센군과의 전면전에 대비해서 배치되고 있다고 했다. 록세비엔의 정치가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것은 엄연한 정전협정 위반이었다. 대규모의 무력 도발에 대해서 응징할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정치적인 합의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일단의 무력 사용 범위를 침공해온 에이센 함대에 대해서 국경 밖까지 몰아 내도록 하는 것까지는 허용해 주었다.
에이센과의 여러 가지 정치적인 접촉이 이루어 지는 것 같았다. 그렇지만 전선에서의 상황은 아무것도 변화되지 않고 있었다.
…복구합니다…^_^;;;
22일 20시 03분 파츠 베이스함대가 출현했다 예정 보다 20분 정도 늦은 진행이었다. 그렇지만 상대와의 거리가 10분 남짓 일 때 까지 접근해 오는 동안 적의 정찰에 발각되지 않았다는 것이 참으로 다행이었던 것이다.
함대가 워프를 마쳤을 때 재빠르게 퇴각을 서두르고 있는 에이센의 초계함들을 볼 수가 있었다. 그리고 관측병들은 에이센함대의 광점을 포착했던 것이다. 예상했던 대로 에이센함대가 배치되어 있었다. 밀집 대형을 이루고 있었고 자신들의 공격에 우왕자와하는 듯 했다.
전열을 정비하고 곧바로 공세에 나선 것은 20시 30분 쯤이었다. 서로간의 거리는 서서히 좁혀지기 시작하더니 20시 41분 10초 파츠 베이스군의 가장 선두에 서 있던 경순양함 할케페트랄호의 주포가 불을 뿜기 시작하면서 곧바로 이어지듯 주위의 경순양함들에게서 빔과 미사일들이 소나기처럼 쏟아져 나갔다.
전함대와 전함대 사이의 공간을 아예 메워 버릴 듯이 미사일의 무리들은 끊도 없이 이어져 나갔다. 탄약의 재고를 생각하지 않는 다는 식으로 경순양함에서는 미사일들을 소나기처럼 퍼부어대기 시작한 것이다.
에이센함대에서는 재빠른 대응이 시작되었다. 미사일들이 다량으로 접근해 들어오자 선두에 서고 있던 전함대의 레이더는 밀려들어오는 미사일에 패닉상태에 이르렀고 방어를 위해서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작동시켰다. 미사일 방어 시스템은 대규모의 함대전에 매우 유용하게 사용되는 것으로서 반구형의 물체를 전방에 살포하면서 사방으로 빔을 난사하도록 작동하는 장치였다. 간단하면서도 매우 효율적인 것으로서 발사되는 양 끝쪽으로 약간의 추진장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고 후방으로는 빔을 발사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었다. 전방에 다량으로 살포된 미사일 방어 시스템들이 교차하면서 작동하기 시작했다. 수많은 미사일들이 폭발을 일으키고 있었다. 갈갈리 찟겨진 미사일들은 차례대로 유폭을 일으키고 있었는데 미사일 한 개한개 모두 수소 핵융합 폭탄을 탄두로 장착하고 있었기 때문에 엄청난 섬광이 우주 공간을 가득 메워 버리고 있었다.
화면의 입광량을 넘어서는 엄청난 폭발들 때문에 일시적으로 모니터가 타버리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었다. 엄청난 빛과 에너지의 노도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뿐이었다. 그 폭발은 미사일 방어 시스템 자체도 한꺼번에 소멸시켜 버렸던 것이다. 그리고 그 사이를 뚫고 수많은 미사일들이 소나기처럼 쏟아져 들어온 것이다. 에이센의 함대는 철저하게 파괴되고 있었다. 소나기 같은 미사일의 노도에 전함 슈타이벨 크라텐 89호는 수십발의 미사일에 명중당해 완전히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고 다른 전함들도 마찬가지로 큰 폭발과 함께 연이어 격침되고 있었던 것이다.
“쏴라!”
선두에 방어선을 펴면서 집결해 있는 전함들의 피해가 엄청났지만 에이센군도 후방에 포진하고 있는 미사일함으로부터 미사일을 쏟아 내도록 했다.
21시 30분까지 거의 1시간 동안 양쪽은 미사일 화력시범을 보이듯 미사일을 상대를 향해 발사해 넣었고 수많은 피해가 벌어지고 있었다. 그것과 동시에 파츠 베이스군은 전법을 바꾸어서 구축함과 경순양함을 중심으로 해서 3천 척 단위로 고속으로 접근해 들어와서 일시에 많은 사격을 퍼부어 대기 시작했다.
21시 42분 첫 일격이 가해졌을 때 에이센군은 침착하게 반격을 가했다. 5천 척의 전함대가 일제히 포격을 개시했고 전속 접근해서 사격을 퍼붓고 이탈하기 시작한 21시 58분 에이센군의 일제 사격이 가해졌다.
22시 05분 첫 공격에 참가한 3천 척의 파츠 베이스함대는 3백 여척을 남기고 모조리 격침되었다. 그렇지만 그 다음으로 이어지듯 3천 척의 함대가 파상 공격을 가해왔다. 이것은 에이센군이 가장 두려워 하는 전법이었다. 아군의 피해를 각오하면서 상대에게 쉼없이 공격을 가해 적의 보급품을 극단적으로 소모시키는 것이었다. 재보급을 할 시간이 없는 것과 함께 좌우 측면으로 신속하게 진출하지 못하고 있는 아군함대의 양동 작전을 감추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23일 0시 41분 파츠 베이스함대는 전체적으로 반포위 진형을 갖추면서 에이센 함대의 좌우 측면으로 전진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매우 정확한 움직임이었다. 당연하게 에이센군으로서는 병력을 좌우로 분산할 수 밖에 없었고 정면에서의 파상 공격을 막아내기 위한 병력은 줄어들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적의 집중 포화 안에 빠져 들게 되는 건가?”
기함 암펠의 함상에서 파츠 베이스군의 움직임에 대응하는 아군의 미적지근한 움직임에 페코중장은 화를 벌컥 내고 있었다. 적들이 접근전으로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은 접근전을 벌였을 시에 불리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함대의 중앙 부분에 위치한 페코중장의 함대는 아직 직접적인 전투 손실을 입지는 않고 있었지만 이제 곧 전력을 투입할 기회를 찾게 될 것이었다. 사방에서 파츠 베이스군의 공세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02시가 되었을 시에는 방어선이 어느 정도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에이센함대는 공격하기 까다롭게 밀집해 있었기 때문에 쉽지가 않았던 것이다.
“포격개시!”
파츠 베이스함대의 공격 중에서 가장 두려운 적은 강력한 위력을 자랑하는 구축함대의 자력포탄 공격이었다. 자력 포탄은 실제의 포탄을 포신에 장착해서 전자적인 반작용으로 튕겨 나가도록 설계되어 있는 것으로서 고속으로 발사되어 상대 전함에 장착되어 있는 빔 바리어를 무시하고 뚫고 들어가 명중되는 것이었다. 자력 포탄 자체가 엄청난 위력을 내보이는 것은 이런 점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발사하는 구축함이 전함을 상대로는 무력했기 때문에 먼저 포착하고 사격하는 쪽이 승리하는 것이었다. 파츠 베이스군은 교묘하게 함대를 운영하면서 에이센군들의 방어선을 붕괴시키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고 있었다.
양쪽은 바리스타를 출격시키지 않고 사격전만으로 전투를 끝장을 내려는 듯이 전투 양상을 보이고 있었다.
23일 03시 22분 파츠 베이스함대의 집요한 사격에 에이센 방어선의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재빠른 함대 투입이 이루어지지 않은 탓으로 이곳을 통해서 파츠 베이스군의 돌격 함대인 할트레인 빈스중장의 함대 전력이 투입되었다.
고속으로 접근해 들어와서 사방으로 공격을 가하면서 전과를 확대 시키고 있었다. 에이센함대는 중앙 부분에 위치하고 있던 미하엘 페코중장의 함대를 전진 시켜 파츠 베이스함대를 저지시키려 했다.
방어선의 한곳이라도 무너지게 된다면 겉잡을 수가 없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저지해 나가려고 했다.
빈스중장은 바리스타를 전력 출격 시키면서 에이센함대에 최대한 많은 피해를 입히도록 하면서 후속해서 들어오고 있는 전함대에 길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 사방에다가 포격을 개시했던 것이다.
“쏴라 쏴! 조준할 필요도 없다! 그냥 놓고 쏘면 맞는다!”
전함들이 밀집해 있었기 때문에 포격이 격렬하게 가해졌고 대부분이 명중탄이 되었던 것이다.
3시 50분 파츠 베이스함대는 정면에서 에이센 함대의 조직적인 반격을 받을 수가 있었다. 조밀하게 포격을 가해오는 에이센함대에 빈스중장의 함대 선두에 서고 있던 경순양함 10척이 일시에 항행 불능에 빠졌다.
“바리스타부대를 집중시켜라!”
상대의 예비 전력이라는 판단이 들었고 즉각적으로 분쇄하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빈스중장의 기함 톨베의 함상에서는 수많은 바리스타들이 고속으로 전진해 나가고 있었고 중장은 팔장을 낀채로 이 바리스타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양측의 바리스타 부대의 교전은 실로 격렬하게 이루어졌다. 서로 고속으로 기동하면서 빔과 빔이 교차되었고 전함들은 접근해 오는 물체에 대해서 무작정 대공포화를 쏘아 대기 시작하고 있었다.
파츠 베이스군의 파일럿 아담 조슈아 디제중위는 쏟아지는 공격을 피해 냈다. 그는 휘하에 45대의 바리스타들을 이끌고 고속으로 접근했고 에이센군의 반격도 만만치가 않았던 것이다. 아담은 3대의 적기를 연달아 격추시키고 나서 난전으로 접어든 상황에서 이탈해서 에이센함대의 선두에 서 있는 경순양함과 구축함 5척쪽으로 고속으로 돌파해 들어갔다.
아담의 엘윈의 정면으로 수많은 빔과 미사일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그렇지만 그는 그 사이를 뚫고 비행해 나갔다. 근접한 그의 기체에서 이어지는 것은 정확한 조준 사격이었다. 하이파워 빔 바주카의 일격에 가장 선두에 서고 있던 경순양함의 함교가 직격했다. 비스듬하게 꿰뚫린 것이었기 때문에 함체 내부까지 빔 바주카 에너지가 들어간 것이었다. 잠시 뒤에 중앙 부분부터 폭발을 일으키더니 거함이 크게 폭발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경순양함이 폭발을 했고 그 사이를 뚫고 아담은 다음의 구축함을 노렸다. 대공포화와 함께 바리스타가 몇 대 전진해 왔지만 무시하고 돌파해 나갔다.
“이런 포격 따위는!”
구축함의 함명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가 있을 만큼 접근했다. 그는 함교에서 오퍼레이터들이 경악해서 뛰쳐 나가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상대에게는 지옥의 문턱에 와 있었을 것이다. 빔 바주카의 일격을 먹이고 재빨리 상승해 나갔다. 두 척의 전함을 격침시키고 세 번째 순양함은 함체의 중앙 부분과 측면과 함교를 빔 바주카 세발에 명중시켰고 그대로 폭발을 일으켰던 것이다.
일시적으로 선두함대가 붕괴되었던 것이다. 그것과 함께 기세를 올린 바리스타부대가 전속 전진해 들어갔던 것이다.
잠시 뒤에 밀려 들어온 바리스타들에 나머지 두척도 격침 되었고 곧이어 달려온 3척의 경순양함들도 바리스타들이 달려들어와 공격해 격침시켰다.
크라우프 페트릴중위는 선두 부분에서 전함 8척이 일시에 파괴되고 선두에 나섰던 바리스타들이 허겁지겁후퇴해 오는 것에 적지 않게 당혹스러움을 느끼고 있었다.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의 바리스타 자카운은 완전 무장해 있었다. 이런 난전 상황에서는 뭐라고 해줄 말이 없었던 것이다.
“그냥 가운데로 돌파해!”
선두에 서고 있는 중대는 아세라와 페넬로페 그리고 크라우프의 1,2,3중대였다. 각 중대를 앞세우고 알프레드 토마중령 또한 직접 바리스타를 몰고 나와 있었다. 우왕자왕하는 자카운들 사이를 돌파해서 바리스타들은 전진해 들어오고 있던 파츠 베이스의 엘윈을 향해서 사격을 가하면서 뛰어 들었다.
“쏴라 쏴!”
상대와 고속으로 맞부딪치고 있었고 크라우프는 부하들을 어떻게 하지 못하고 가장 먼저 뛰어 들어온 엘윈을 사격해서 격추시킨 다음에 곧바로 이어지듯 들어오는 적기를 향해서 빔 라이플을 퍼부어 댔다. 두 번째 적기도 맞아 격추 되었고 세 번째 적기도 격추되었다. 순간적으로 들어오는 하이파워 빔 바주카의 일격을 피해낸 그는 그 궤적에서 이탈하는 엘윈의 추진제의 분사를 확인했고 두발을 연달아 사격해서 상대를 격추시켰다. 그 다음부터 이어지는 것은 양군이 뒤섞인 난투전이었다.
디네스 펜터 호리스는 이런 난전에는 움직이는 것만이 사는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잘 훈련된 에이센군들은 소대단위로 뭉쳐 몰려 들어오는 적들을 교묘하게 상대해 내고 있었다. 그렇지만 움직이는 상대도 보통 내기들이 아니었던 것이다.
“디네스 뒤야!”
통신기를 뚫고 누군가 날카롭게 소리지르고 있었고 디네스는 반사적으로 기체를 움직였다. 곧바로 그녀가 움직이던 궤적을 따라서 세발의 빔이 연이어 교차했다. 페달을 밟고 역추진을 걸면서 기체를 뒤로 돌려서 자신을 노린 상대를 찾았다. 두 대는 좌우로 흩어지고 그 중에서 동작이 느린 적기를 조준했다.
“맞아라 좀!”
연이어 빔 라이플 사격을 가했지만 상대방은 한발도 맞지않고 공격을 피해냈고 사격 범위에서 이탈했다. 다시 에너지 접근 경보가 켜졌고 곧바로 기체를 상승시켰다. 하이파워 빔 바주카의 에너지 잔상이 길게 이어지고 있었다. 다른 감상도 잊어 버리고 곧바로 기체를 회전시키면서 자신을 노린 상대를 찾았다. 다시금 하이파워 빔 바주카를 쏘아냈다. 그것을 보고 회피해 내었다. 상대는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빔 바주카를 발사해 냈다. 꽤나 까다로운 상대였던 것이다.
“흥분하지마 모두!”
소대장인 알리시나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놈들은 프로들이야! 흥분하면 그냥 죽게돼!”
시에나가 목소리를 높였다. 시에나는 접근해 들어온 적기를 노려 상대와 맞쏴 상대를 격추시켰다. 디네스는 잠깐 고개를 돌렸는데 오른쪽에서부터 적기 8대가 동시에 접근해 오는 것을 확인했다.
“소대장! 적기에요!”
디네스의 외침에 알리시나의 기체가 되돌아 섰다. 그리고 고속으로 빔을 연사하는 것을 볼 수가 있었다. 하지만 상대는 그 공격을 피해 내면서 반격을 가했다. 하지만 그 뒤에서 달려 들어오던 엘윈 한 대는 그 빔에 맞아 폭발을 일으켰다. 디네스는 순간적으로 회피해 내면서 연속해서 빔을 발사해 넣었고 다섯발을 발사해 넣었는데 그 중에서 한발이 추진기에 명중했고 폭발을 확인했다. 슈레이와 폴릭이 연속 사격을 가해서 한 대를 격추시켰다. 그것과 함께 시에나가 전속 전진해서 동시에 두 대를 격추시킨 것이다. 3대 남은 엘윈들은 철수하지 않았다. 오히려 전속으로 덤벼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특히 그들 중에서 한 대는 조준이 되지 않을 정도로 고속으로 움직였다.
“조준이 되지 않아!”
디네스는 그 3대 중 움직임이 가장 좋은 적기를 노렸지만 조준기가 미처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다.
“뭐야 저 녀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