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242
‘적들이 먼저 공격해 나올 것을 알고 있었나?’
그는 고개를 갸웃하면서 이렇게 빨리 정보가 입수된 것을 보면 에이센의 정보력도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무엇인가 좀 석연치 않다는 생각을 했다. 무엇인가 시간표 대로 움직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니콜 프라우저 대장은 그 자리에 모여 앉은 지휘관들에게 72시간 이내에 파츠 베이스의 무력 도발이 예상되기 때문에 모두 각자의 함대를 엄중하게 단속할 것을 지시했다.
“알겠습니다!”
크라우프는 다른 지휘관들과 함께 총 사령관인 프라우저 대장의 지시에 따를 것임을 밝혔다.
이어 사령부에서 입안한 방어계획이 브리핑되기 시작했는데, 크라우프는 너무 신속한 에이센군 사령부의 움직임에 여전히 석연치 않은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이내 적의 대함대를 맞아 싸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자, 딴 생각은 잊어버린 채 브리핑 내용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에이센의 방어 계획은 파츠 베이스의 공격이 개시되면 일단 로드 멜비스 쪽에 나가 있는 13만 척 가량의 전투 함대로 시간을 벌고, 자신들은 언제고 투입될 준비를 하고 있다가 돌파를 당한다거나 역습을 가하는 곳으로 출격하는 식으로 잡혀 있었다.
‘위험하겠군······’
크라우프는 전체적으로 병력적인 열세를 보이고 있는 파츠 베이스가 선제 공격으로 나선 점과, 이들의 움직임을 적어도 72시간 전에는 알고 있는 듯 한 에이센군 수뇌부의 행동에서, 적의 움직임을 알고도 모른척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혹시······’
그는 문득 에이센 수뇌부가 아이크 군관구를 미끼로 적의 공세를 유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었다. 에이센으로서는 파츠 베이스의 무력 침공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해 로드 멜비스를 빼앗기기 까지 했으면서도 오히려 적의 재공격을 유도하도록 로드 멜비스에서 방어 병력의 절반을 후방으로 이동시켰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지금 장기간에 걸쳐 파츠 베이스 공략을 준비하면서, 오히려 적과 매우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이곳 아이크 군관구에는 병력의 보충과 물자의 보급을 최소로 하고 있는 것이 적의 공세를 유도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쩝······’
크라우프는 군수뇌부가 이런식으로 파츠 베이스의 공세를 유도하여 반란군 토벌의 명분을 쌓는다 해도 결국 에이센으로서도 많은 손실이 발생할 뿐이라는 생각을 했다. 자신이 보기에 파츠 베이스는 반드시 크게 승리하는 것을 고집하고 있지 않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들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완전한 독립이지 에이센의 전복은 아닐 것이라 생각되어졌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에이센의 전체적인 전략을 수립하는 군수뇌부는 파츠 베이스를 단순하게 반란군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 이들의 군사적인 한계나 목적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흠······나만의 생각일까?’
어느새 브리핑이 끝났는지 모든 지휘관들이 자리에서 일어서서 밖으로 나가고 있었고 각자와 함께 따라온 수행원들과 만나면서 지금 지시 받은 일들을 수행원들에게 전달해 주고 있었다. 가만히 자리에 앉아 생각에 잠겨있던 크라우프도 서둘러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전쟁인가요?”
다이레아는 이들 중에서 크라우프를 발견하자 반갑게 맞으며 나직이 확인을 하듯 물었다. 크라우프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렇다는군······파츠 베이스 함대가 약 72시간 후에 적대적인 행위를 벌일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데 그전에 병사들을 단속해서 만일의 사태를 준비해 두라더군!”
“알겠습니다.”
다이레아의 대답에 크라우프는 짧게 숨을 들이 마시면서 나직이 걱정을 했다.
“적도 이번에는 작정을 하고 덤벼들 텐데······”
“그렇지만 각하······책임은 군관구 사령관과 프라우저 대장이 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순간 마치 그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대답을 하는 다이레아에게 크라우프는 잠시 말을 잊고 있었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 자신의 위치를 다시 한번 깨닫는 순간이기도 했다.
“단순하게 명령만 받으면 그만이라는 건가?”
“하지만 각하는 3,500척의 전투함을 지휘하고 계십니다. 그들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고 계시는 겁니다.”
다이레아의 격려섞인 말에 크라우프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은 얼마전까지 소대장으로서 7명을 책임지고 있다가 40명을 책임지기도 했었고, 어떤 때는 3천 명을 책임지기도 했었다. 그리고 다시 200명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하는 식으로 그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하는 범위가 차츰 커져갔다.
“맞는 말이네! 어쨌든 간에 빨리 돌아가서 할 일을 하도록 하지!”
크라우프가 활기를 되찾은 듯 하자 다이레아는 슬쩍 고개를 끄덕이면서 다정한 눈길로 크라우프를 바라보았다. 그는 어서 돌아가자고 다시 한번 재촉하면서 셔틀 발착장으로 향했다.
셔틀 발착장으로 향하는 전기 자동차 속에서 크라우프는 적잖게 걱정이 들었다. 짐짓 호기롭게 말하기는 했지만 걱정이 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했다. 운전을 하고 있는 다이레아를 슬적 곁눈질로 바라보던 크라우프는 나직히 한숨을 내쉬면서 전쟁이 대규모로 벌어지게 되면 죽게될 많은 사람들에 대해 생각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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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음…폭풍전야…군요…
…그나마 따뜻하다고 하니까…나름대로 다행입니다만…
…고3 수험생 여러분 힘 내십시요! 망치면 어떻습니까? 내년이 있는데~ 핫핫핫~ 퍽!! 윽!!
…<(#_ㅠ) 죄송합니다…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88..
마당에 있는 은행나무의 잎이…어느새 다 떨어져 있더군요…완연한 가을입니다…
'창세전쟁'님…허걱…무한콤보…음…피하는 연습을 게을리 하면 안되겠군요…작가넘은 요즘 Feel을 너무 자주 받아서 문제입니다…솔직히 이번화도 너무 두서없이 써 놓는 바람에 별 내용이 없는데도 불구하고…수정하는 데 거의 1시간 30분이나 걸렸다는…쿨럭!
'제로나인'님…그 '알것 다 아는'나이가…쿨럭~ 요즘엔 초등생이라는…어쩌다 이리 되었는지…에효…저만 해도 최초로 음X물을 접했던 것이 중2때 였는데 말이죠…커험~
'무쏘'님…크흐흐흐흐흐…오늘까지 3연타군요…크흐흐흐흐…
'피르다룬'님…그 고생도 내일이면 끝납니다…음…음…음…끝날리가 없잖습니까? 원서 넣고 눈치보며 피말리는 그 기다림의 시간!!…지나고 보면 나름대로 재미있더라는…
'하레스'님…어허…삭제된 것이라…음…삭제하는 데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수위'가 아닙니다…그깟 '수위'는 '조절'하면 그만이지요…삭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본문과의 연계성'이랍니다…가끔…아주 가끔…작가넘은 아무런 관련도 없는 장면을 집어넣고는 하지요…쿨럭~ 그런 것은 면밀히 감상…아니, 읽어본 후 삭제의 형에 처합니다…^_^;
'하얀백작'님…부러우심니까…헛!…'하얀백작'님 뒤에 사람의 그림자가….아, 아니 그 그림자의 손에 들고 있는 것은 그 유명한 바.가.지~~~…쿨럭…명복을 비옵니다…아멘…ㅡ_ㅡ;
'나만의천사'님…드디어 내일이로군요…음…긴장하지 마시고요…좀 지저분한 얘기지만…경험담…시험장에 가시거든 무.조.건! 화장실에 가셔서 다~ 쏟아 내십시요…전 점심시간에 밥도 못 먹고 죽을 뻔 했다는…쿨럭~ ^_^;
'黎明'님…감사합니다…그러고 보니 거의 200일간 하루도 빠짐이 없었군요…헐…언젠가 연중마공을 함 펼치긴 해야 하는데…ㅡ_ㅡ;
'양아'님…양쪽다 총력전은 아닙니다…한쪽만 그렇죠…그쪽에서는 이번에 크게 이기면 독립을 확실히 보장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있지만…그리고…래리…음…전 살려서 써먹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작가넘은…영~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ㅅ=;
'kim197911'님…정체라…다들 알고 계신 듯 하더군요…음…하지만 웬지 끝까지 숨기고 싶었다는…글고 과연 몇명이나 예정되어 있느냐?…어제 나왔지만…제 4대 황제 리하르트의 경우…치세 기간동안 건드린 여자가 대략 1억명…쿨럭~ 어쩌면…
'yaiddasya'님…뭐, 저랑 작가넘도 나올만큼 나왔습니다…므할할할…25살을 경계로 하여 몸이 급속하게 삭아가는 것이 느껴지더라는…쿨럭~ 가끔은…튀어나온 배에 팔을 얹고 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깜짝깜짝 놀라기도 한답니다…쿨럭~ -ㅁ-;
'아이페르'님…조금 다른 얘기지만…현 황제인 게르트 하우츠 펜 류피크의 경우…부인 2명 외에는 거들떠도 안 본다는…뭐, 약간 썸씽이 있던 여자들은 있었던 것 같습니다만…그래도 굉장히 착실한 남자이지요…하지만…반드시 부전자전은 아니니깐…쿨럭~
'다크크라이드'님…쩝…할 말이 없습니다…주인공이 변X의 대명사이자 솔로의 공적이 되어버린 것은…다…작가넘 탓이랍니다~ 냐하하하하핫~ ^0^)/~ 그러니 짱돌은 작가에게…ㅡ_ㅡ;
'버드아이스'님…엘렌의 진급이 느린 것이 아니라…코프들의 진급이 너무 빠른 것이지요…그리고…정신이 없는 파츠 베이스의 사정으로 인해…조금 늦어지는 감도 없잖아 있습니다만…음…작가넘에게 물어보겠습니다…
'테르미도르'님…쿨럭~…그럲군요…'내 아를 나아도~'…쿨럭~ 그리고…출판이 중지된다면 당연히 지웠던 부분은 다 살리는 것 아니겠습니까? 걱정하지 마세요…^_^)/~
이세상 모든 고3 수험생 분들…편안한 밤 되시길…쩝…안될 것 뻔~~~히 알지만….크캬캬캬캬…
아차…소제목 바꾸는 걸 깜빡할 뻔 했네…ㅡ_ㅡ;
11월 2일 19시 48분 크라우프 페트릴 준장의 함대 소속 파일럿 야이다 크라프트 호우드 윙게이트 중사는 함내의 공용 샤워장에서 자신의 몸을 씻고 있었다. 이제껏 여러 전투에 참가하면서 무수한 부상을 당했던 야이다였지만, 발달된 세포 재생 기술 덕분에 그의 전투로 다져진 근육질 몸에는 자잘한 흉터같은 것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이제 다시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말에 병사들의 대부분은 바짝 긴장하고 있었다. 장교들은 유서를 받으러 돌아다니며, 생명 보험에 들지 않은 병사들에게서 다시 가입서를 받고 있었다. 그 보험은 전투중에 전사하게 되면 병사의 유가족들애게 1만 다르크를 지급하도록 되어있는 생명 보험이었다. 야이다는 과거 강습해병대원들 중에서 이 1만 다르크 때문에 일부러 전사하려는 사람들을 떠올리고는 씁쓸히 웃었다. 가난하게 살았던 그 친구는 자신이 죽으면 자신의 가족들이 1만 다르크를 받아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고는 전투 지역에서 적의 총격에 맞도록 일부러 뛰어 나갔었다. 야이다는 그런 그를 말리려 했었지만 이미 손쓸 사이도 없이 적의 총탄에 죽은 뒤였다. 전투가 끝나고 사상자 수습을 할 때 본 그 죽은 전우의 눈동자는 분명 웃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무능력한 자기가 목숨을 바쳐 가난한 가족들에게 1만 다르크라는 거금을 쥐어줄 수 있어 만족하고 있는 듯 편안한 모습에, 야이다는 그 친구의 시체에 섣불리 손을 댈 수 없었다.
‘1만 다르크의 위력이라는 건가?’
야이다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조용히 샤워기를 작동시켰다. 그때 자신의 팔꿈치를 툭 치는 사람이 있어 고개를 돌렸다. 고개를 돌린 곳에는 알리시나가 약간 망설이는 듯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왜 그래요?”
알리시나가 빙긋 웃으면서 서 있자 야이다는 다소 퉁명스럽게 물었다. 그 순간 멋쩍어진 알리시나는 야이다를 보고 약간 말을 더듬 거리면서 물었다.
“아, 아니 다른 것이 아니고 있다가 같이 바에 갈래?”
“죽기 전에 한잔 하자구요?”
나직한 야이다의 물음에 알리시나는 약간 입술을 내밀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보다 그의 반응이 시원치 않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알리시나는 뾰로통한 표정을 지으면서 그의 옆자리로 들어오면서 샤워기를 틀었다.
“뭐, 싫음 말구!”
“누가 싫다고 했나? 갑자기 술마시자니 그런 생각이 들어서 그런 거지!”
야이다가 허락하는 듯 말을 하자 알리시나는 히죽 웃으면서 이내 밝은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자신의 몸을 씻기 시작했다. 야이다는 샤워를 하는 알리시나의 옆모습을 힐끗 돌아 보았다. 몸매가 무척 빼어난 여성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날씬하지 않고 다소 통통한 느낌이 들 정도의 몸을 가지고 있었다. 얼굴도 통통한 편으로서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이다는 아직까지 알리시나와는 깊은 관계를 가지지는 않고 있었다. 하지만 야이다는 그런 식으로 여자를 만난다는 것이 이제는 너무나도 한심스럽게 생각 되었다.
야이다가 묵묵히 샤워를 마친 뒤 알리시나에게 먼저 나가 있겠다면서 되돌아 섰을 때, 다른 소대의 소대장인 시에나와 자신과 같은 소대원인 디네스, 그리고 시에나 소대의 부장인 우즌 리베라 상사가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채로 타월 하나만을 달랑 가지고 샤워장 안으로 걸어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야이다는 슬쩍 시에나에게 목례를 한 후 밖으로 걸어 나왔다. 그러면서 힐끗 디네스를 바라보았다. 18살 밖에 되지 않았으면서 입이 더러운 여자애며 자신보다 계급이 높은 상사였지만 벗은 몸을 보니 조금 더 나이만 먹는 다면 아주 멋진 여성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 여럿 울리겠군!’
야이다는 그런 생각이 들자 쓴웃음을 지으면서 밖으로 나왔다.
전투 준비가 한창이었지만 하루 종일의 일에 지친 사람들이 바에 가득 들어차 있었다. 야이다가 먼저 들어가 기다리고 있으니 알리시나가 잠시 뒤에 바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알리시나는 야이다를 발견하고는 반색을 하며 그의 옆으로 다가와 자리에 앉았다. 그들은 서로 잠시 말 없이 앉아 있었다. 야이다가 잠시 알리시나를 돌아 보면서 브랜디 마시는 것이 어떻겠냐고 물었다.
“좋지!”
알리시나가 쾌히 승낙하자 야이다는 바텐더에게 브랜디 두 잔을 받았다. 가볍게 잔을 부딪치고 난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면서 쓴웃음을 짓고 있었다.
“야이다는 전투 경험이 많지?”
“아마도······”
알리시나가 브랜디 잔을 살짝 기울인 후 야이다를 바라보면서 걱정이 하나도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야이다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이제는 별로 걱정도 안되네요.”
야이다는 그렇게 말을 받으면서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알리시나는 조금 으쓱한 표정을 지으면서 자신은 솔직하게 다시 대규모 전쟁이 벌어진다고 하니 불안해 죽을 것 같다고 걱정을 늘어 놓았다.
“걱정 너무 하지 말고 마음 단단히 먹으면 되지······”
그는 자신도 모르게 알리시나를 걱정해 주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너무 불안하다는 생각 밖에는 안들어······”
알리시나의 대답에 야이다는 피식 웃으면서
“어차피 지난 3월 전투에서도 잘 살아 남으시더니만 무슨 걱정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걱정은 걱정이다. 뭐!”
자신이 대수롭지 않게 말을 받는 것 같아 뾰로통한 표정을 짓고 있는 알리시나를 보면서 야이다는 히죽 웃었다. 그리고는 걱정이 많으면 정작 필요할 때 몸이 제대로 따라오지 않는 다고 말했다.
“전투에 들어가기 전 생각이 많아도 힘들지만 전투를 할 때도 생각이 없으면 죽게 되는 법이에요.”
알리시나에게 이렇게 다정하다 싶을 정도로 말을 하던 야이다는 그 스스로 자신의 이런 모습에 놀라고 있었다. 평소의 자신은 별로 남에게 친절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었다. 군인으로서 언제 죽을 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에 친구를 사귀지 않겠다고 늘상 다짐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알리시나에게 만큼은 그런 다짐이 허물어 지고 있었다.
“야이다는 많이 싸워 봤지만 나는 아니야······지금도 전투에 들어가려면 겁부터 나!”
알리시나는 입술을 삐죽 내밀면서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야이다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알리시나의 어깨를 슬쩍 두드려 주었다.
“긴장하지 말아요. 내가 있으니까······”
이렇게 말을 하고 있는 야이다 자신도 놀랄 정도로 다정하게 말을 건네고 있었다. 알리시나는 그를 보자 빙긋 웃으면서 전장에 나가면 자신을 지켜줄 생각이냐고 물었다. 그렇지만 야이다의 대답은 냉정하기만 했다.
“전장에서는······자신의 목숨은 자신이 지켜야지요. 하지만······당신 주변의 가장 강력한 놈은 내가 상대하죠.”
야이다의 대답에 알리시나는 처음에는 샐쭉한 표정이다가 나중에는 온유하게 웃으면서 슬쩍 얼굴을 바짝 들이 밀더니 야이다의 뺨에 키스를 해 주었다.
“너무 야이다한테 의지 하지는 않을 테니까 염려 마! 응?”
그 자신이 말하는 뜻을 알아 듣고는 이내 자신에게 다정하게 말을 건네는 알리시나를 보면서 야이다는 브랜디를 조금 축여 넣었다. 그리고는 다정한 눈길로 알리시나를 바라보았다. 야이다가 의외로 부드러운 표정을 짓자 약간 놀는 듯 하던 알리시나는 마주 미소지으며 야이다의 눈을 바라 보았다. 머쓱해진 야이다가 고개를 돌리며 왼손으로 알리사나가 키스해 준 빰을 쓸어 내리자, 그 모습을 바라보던 알리시나는 낮게 웃음을 터뜨렸다. 야이다도 이런 행동을 하는 자신이 의외였는지 역시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의 얼굴을 한참 동안이나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다시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것은 누구라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사람들은 이제껏 해오던 대로 자신들이 맡은 일들은 계속해서 재점검하기 시작했다. 보급도 형편 없었고, 인력도 부족한 상황이었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맡은 일에 대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 지는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부리나케 전투 병기를 점검하고 무기와 탄약의 재고량을 체크했다.
크라우프는 루이스 중령과 다이레아가 가져온 보고서를 보고는 짧게 혀를 찼다. 그동안 충분히 보급품을 받았다고 생각을 했지만, 우선적으로 함대 사령부 직할의 전함대와 순양함대에게 우선적으로 보급품이 공급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이들에 비해서 보급 우선순위가 낮은 크라우프는 비축된 전투 물자가 필요량보다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알겠네. 내가 요청해 두겠네!”
루이스 중령이 함대에 비축된 비축 물자에 대한 보고서를 얼굴에 내밀면서 추가분을 요청하자 크라우프는 그렇게 하겠다는 대답을 해 주었다. 대답을 들은 루이스 중령이 경례를 올리고 돌아서자 그와 함께 일을 논의하게 된 다이레아가 크라우프를 보더니 씽긋 웃어 주었다. 뻔한 수작이었지만 최근 지그스문트 중령이나 루이스 중령 모두 다이레아와 함께 보고를 할 때 같이 들어오고 어지간한 일에는 그녀를 함께 끌어 들이고 있었다.
다이레아가 양쪽 모두에 수완이 좋은 것도 있었지만 그녀가 크라우프의 연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 그녀에게 보고를 할때 꼭 동석할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다이레아도 입장 때문에 그둘 둘이 같이 보고할 때 함께 하자고 하면 어쩔 수 없이 옆에 서 주고 있었다.
이 둘의 뻔한 수작에 크라우프는 가끔씩 다이레아를 엄격하게 질책하기도 했다. 다른 사람들에게 다이레아를 편애한다는 식으로 보이지 않게서 일부러 그렇게 하기도 했다. 이런 크라우프의 마음을 잘 알고 있던 다이레아는 진심으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가끔 크라우프가 억지를 부릴 때에도 그의 뜻에 잘 따라 주었다.
전투 준비 상황 때문에 지그스문트 중령과 루이스 중령으로부터 보고가 계속해서 올라왔고 다이레아도 그녀가 맡은 일 때문에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크라우프는 이들이 가지고 올라오는 서류에 사인을 해 주고 이들이 요구하는 대로 사령부에 보급 물자 부족을 호소했다. 그렇지만 사령부의 보급부에서는 크라우프에게 서면으로 작성해 올리도록 지시를 반복해서 내려 보내고 있을 뿐, 별다른 해결책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비축된 물자가 부족한 모양이군······’
병사들을 먹일 식량 정도는 어떻게든 꾸준하게 공급되고 있었지만 장기전을 수행하는데 꼭 필요한 전투 물자는 턱없이 부족함을 그도 짐작하고 있었다. 당장에 몇 번의 함대전을 수행하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겠지만 적들이 소모전으로 나오게 된다면 자신들이 불리해 질 것이 뻔했다.
함대 사령부 보급부도 전투가 예상되는 가운데 계속해서 쏟아지는 각 함대의 보급 물자 요청에 꽤나 곤혹을 치르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함대의 전투 병력도 크라우프는 3월에 적이 침공해 왔을 때에 보유하고 있던 병력에 비하여 최종적으로 60%가량의 병력 보충만이 이루어져 있는 상태였다. 그가 보충 받은 전투 병력 비율은 전체 함대의 평균적인 수준이었다. 일부 함대는 재편되면서 필요 전투 인원이 50% 정도 밖에는 보충되지 않은 함대도 있었다.
전투 병력의 보충이 필요량의 60% 정도 밖에는 되지 못하고, 전투 물자도 충분한 예비량을 확보해 놓지 못하고 있는 상태니 크라우프는 적이 전력을 다해 공격해 온다면 아이크를 끝까지 사수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설마 아이크를 포기할 생각일까?’
크라우프는 이 전쟁을 베르베라의 에이센군 최고 수뇌들이 계획했다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갑자기 그 생각이 들자 혹시나 하는 기분이 머리를 스쳤다. 아마도 자신의 예상대로 에이센 수뇌부는 파츠 베이스와의 결전을 노리고 최종적으로 록세비엔을 함락시킴으로서 파츠 베이스를 완전히 멸망시키려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렇지만 파츠 베이스의 목적이 자신이 이제껏 듣고 있었던 대로 에이센의 붕괴가 아니고 신족의 독립을 바라는 것 뿐일지도 모른다느 생각이 들자 크라우프는 씁쓸히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파츠 베이스의 전략적인 판단은 에이센처럼 최종적인 군사적인 승리는 아닐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런 것을 에이센군 수뇌부가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에이센군 최고 수뇌부들 모두는 파츠 베이스가 반란을 일으켰을 시 이에 대한 토벌 작전에 참가한 전력이 있었다. 그리고 군수뇌부가 보기에는 그들이 반란을 일으킨 것은 단순하게 군사적인 쿠데타일 뿐이었다. 이번의 군사 행동도 반란군을 쳐 없애 버리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으로 생각을 할 것이다.
이 생각이 들자 크라우프는 쓴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확실히 파츠 베이스는 에이센의 입장에서 본다면 반란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에이센은 이제까지는 반란군의 기세가 워낙 강력해서 잠시 휴전 조약을 맺은 것 뿐이지 완전히 이들을 국가로 인정한 것도 아니라는 식으로 나오고 있는 것이다.
크라우프도 자신이 자라나면서 보게 된 뉴스를 통해서 파츠 베이스는 에이센에 반역하는 반란군들이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가지게 되었고, 사관학교에 들어가게 되고 군인이 되면서도 파츠 베이스 인들은 단순하게 반란군들이라는 인식을 버리지 않고 있었다. 그렇지만 차츰 그들과 전쟁을 벌이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에 따라 자신은 이런 파츠 베이스의 군사 행동들과 에이센의 군사적인 움직임에 대해서 비교 분석해 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마음놓고 말을 할 수 있는 시에나와 다이레아 같은 사람들에게 열심히 여러가지 가정을 두고 말을 해 보았던 것으로 결론을 내리게 된 것은 파츠 베이스를 국가로 보면 어떻겠냐는 것이었다. 물론 파츠 베이스는 에이센에 반란을 일으킨 반역자 집단들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그렇지만 이들을 단순하게 반란군으로 몰아 세울 것이 아니라 이들이 에이센으로부터 분리 독립한 집단이라고 생각을 해보자는 것이었다. 처음에 이 말을 했을 때 시에나는 웃기만 했다. 하지만 이런 가정을 가짐으로서 보다 폭넓게 사고의 범위를 넓힐 수 있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가정하게 된 것이 파츠 베이스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에이센으로 부터의 독립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이번의 군사 행동의 범위를 에이센으로 부터의 독립을 얻어 내고 보다 새로운 휴전 조약을 맺으려 하는 선에서 종결지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런 파츠 베이스의 노력은 에이센으로 본다면 반역자들을 인정하게 해 주고 이들의 독립을 보장해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경우가 되는 것이다. 이것은 에이센으로서는 절대적으로 피해야 할 것들 중의 하나였기 때문에 이루어 질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되었다. 에이센에 거의 동화되다 시피했지만 옛 다곤 제국을 위시로 해서 에이센의 영토가 되지 오래지 않은 바르디아 지역, 그리고 이 지역에서 형식적으로는 에이센 내부에서 자치권을 가지고 있는 에롤드족과 피츌레족과 같이 그 수가 많은 이민족들 또한 이런 파츠 베이스의 독립을 보고 동요를 일으키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었다. 지금 당장은 아니라고 해도 앞으로 얼마 만큼의 반란이 계속해서 이어질지 모르는 것이었다. 그러니 에이센으로서는 파츠 베이스의 독립 같은 것은 인정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파츠 베이스가 독립을 원하는 선에서 평화 조약을 맺기를 원한다고 해도 에이센 군부로서는 받아 들이기 힘든 일인 것이다.
‘결국에는 전쟁 뿐이라는 건가?’
크라우프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자기 자신도 왜 이 자리에 앉아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자신에게 왜 이 자리에 있는가 라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할지 난감해 할 것이다. 이런 의문 때문에 크라우프는 같이 잠자리에 든 시에나에게 왜 싸우냐고 물어 보았었다. 시에나는 당연하다는 듯이 크라우프가 전쟁에 나섰으니 자신도 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어이없어 하는 자신을 보면서 곁에 있고 싶다고 말했었다. 그리고 당연한 그것을 왜 묻냐는 시에나의 물음에 그는 대답 대신 키스를 해 주었다. 그리고 입에 발린 소리지만 진심으로 시에나를 사랑한다고 말해 주었었다.
그렇지만 크라우프는 준장이 된 지금까지도 자신이 왜 이 자리에 올라 앉아 싸워야 하는지 그 대답을 찾을 수 없었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게 되었을 때 그는 심한 자괴감에 빠져 버리게 되었다. 하지만 다이레아가 다정하게 이런 질문을 던진 크라우프를 감싸 주면서 명령을 받으면 싸워야 하는 것이 군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크라우프에게는 그가 책임져야 할 3천 5백 척의 전투함들이 있고 이 전투함에 탑승하고 있는 병사들 모두의 생명을 그가 책임져야 하는 것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가 싸우고 전쟁에서 살아 남는 것은 바로 그 자신의 생명 뿐만이 아니라 병사들의 생명을 자신이 손에 쥐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면서 힘을 붇돋워 주었다.
“만약에 준장님이 힘들어 하신다면······준장님 손에 달리신 수많은 목숨들이 사라져 버릴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