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270
“그러게 말이다. 이번 페트릴 준장님 지휘하로 들어온 이후 대규모 전투장만 떠돌아 다닌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리베라 상사의 투덜거림을 듣던 디네스는 자신도 이제 올해만 넘기면 제대라는 말을 해 주었다.
“아참! 디네스가 이제 의무 복무 기간을 모두 채우게 되지?”
“예······”
약간 힘없이 대답하는 디네스의 표정을 바라보고 있던 리베라 상사는 씁쓸하게 웃으면서
“뭣하면 어디 아프다고 핑계대고 후방으로 빠지지 그랬냐······”
“저만 어떻게 그럴 수 있나요? 알리시나도 마찬가지의 생각 아니었겠어요?”
디네스는 부상을 입고 후송되었지만 어디로 갔는지 전혀 종잡을 수 없게 되어버린 알리시나를 떠올리며 리베라 상사의 말을 퉁을 주듯 받아 넘겼다.
“그러게 말이다. 이번 전쟁만 무사히 넘긴다면 좋겠지만······”
리베라 상사는 으쓱한 표정을 지으면서 디네스를 바라보았다.
“전쟁은 정말로 긴장과 짜증만 계속되게 만든다.”
“허탈함도 함께죠······”
디네스의 대답을 듣고난 리베라 상사는 한참 동안이나 디네스를 바라보더니 씁쓸히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그는 훈련을 받고 있는 파일럿들을 바라보면서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오히려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저기 있는 녀석들 중에서 과연 얼마나 살아남게 될까?”
그러고 보면 디네스도 리베라 상사를 알게 된지 꽤 오래되었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도 3년이 다되어 가는 것 같았다. 그녀는 슬몃 웃음을 띈 얼굴을 하면서 리베라 상사를 바라보았다.
“오빠! 오빠는 군대 오기 전에 바리스타 면허 가지고 일했다고 했었나?”
“아마도 그랫을 껄?”
갑자기 오빠라는 말을 쓰며 친근하게 말을 걸어오는 디네스의 모습에 리베라 상사의 표정이 조금은 밝게 변했다.
“우즌 오빠! 기운 내요······알겠죠? 이번 전쟁만 제대로 넘긴다면······아마도 더이상 큰 전쟁은 없을 것 같아요.”
“그러면 우리 할일도 없어 지려나?”
리베라 상사가 조금은 힘을 내는 듯 대답을 하자 이들의 옆으로 야이다가 끼어 들면서 그럴리는 없다고 말하면서 찬물을 끼얹어 버렸다.
“왜 그러나?”
리베라 상사의 물음에 야이다는 짧게 숨을 내쉬면서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바르디아 놈들이 있잖아요······그리고 파츠 베이스를 멸망시킨다고 해도······이런 놈들이 쉽게 무기를 버리지는 않을 거에요. 전쟁이란 끝이 나지 않아요.”
“그런가? 하기야 그렇지만 지금처럼 대량의 인명 손실은 일어나지 않을 것 아닌가?”
우즌 리메라 상사의 물음에 야이다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면서 양손으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대량 학살이라······뭐, 하긴 그렇겠습니다.”
평소와는 다르게 그는 리베라 상사의 말에 쉽게 수긍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디네스는 이런 야이다의 태도가 무엇인가 평소와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야이다는 곧 격납고쪽으로 사라져 버렸기 때문에 더이상 그와 대화를 할 수 없었다.
“아참! 디네스. 너네소대에 새로 온 소대장, 음······그 크라운 소위인가는 어떠냐? 괜찮냐?”
리베라 상사는 갑자기 생각난 디네스의 신임 소대장에 대해서 물었다.
“뭘요. 어차피 곧 죽은 사람인데요. 뭐······아니면 오래 살던가요.”
그의 물음에 디네스는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은 채로 그렇게 대답했다. 이렇게 대답한 것은 그녀 자신의 경험으로 볼때 크라운 소위가 첫전투에서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 생각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식의 진지한 사람들은 늘상 얼마가지 못하던 것을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나온 말이었다.
“쩝······뭐, 하기야······”
리베라 상사도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입맛을 한번 다시고는 씁쓸히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분위기가 조금 가라앉은 것 같자 디네스는 재빨리 시에나는 어디 있냐고 물었다. 디네스의 물음에 리베라 상사는 히죽 웃으면서
“준위는 어제밤 애인하고 밤을 세웠다더군······피곤하다면서 내무실에서 드러누워 있어······비록 일과 시간이지만······하긴 신병 훈련도 라티시드 준위님이랑 야이다 중사가 알아서 하니 특별히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상관없지만.”
시에나는 200기를 격추 시킨 기록을 가진 파일럿으로서, 크라우프 함대가 속해있는 프라우저 대장의 함대에서도 한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의 에이스 파일럿이었다. 그녀라면 그럴 자격이 충분하다는 디네스의 대답에 리베라 상사는 잠시 고개를 뒤로 젖히면서 자신도 애인하고 밤을 세우고 싶다고 투정을 부리듯 말을 이었다.
“우즌 오빠도 곧 찾을 수 있을 거에요.”
그녀는 씽긋 웃으면서그렇게 대답을 해 준 후 사뿐한 걸음 걸이로 자신의 바리스타나 체크해 봐야 겠다면서 격납고 쪽으로 향했다.
“그래 고맙다. 디네스. 비록 말이라도 말이다.”
리베라 상사의 대답에 디네스는 왼손을 들어 보여 주면서 조용히 발걸음을 옮겼다. 기분이 좀 이상하게 착잡해 졌기 때문이었다.
5월 4일 08시 33분 유케울 행성계로 진격하고 있던 뱅상 바리에 대장은 파츠 베이스 함대가 반격에 나선 것을 발견한 것 같다는 정찰 함대의 보고에 다시 한번 굳은 결심을 다졌다. 그러면서 적의 움직임을 계속 체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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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디네스에게 수작을 거는 사람이 야이다…말고 하나 더 있었군요…우즌 리베라 중사…
…사실 설정상 우즌 리베라 중사는 디네스를 ‘여동생’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하네요…디네스도 우즌 리베라 중사를 ‘오빠’로 생각하고 있고요…
…”오빠”라…쿨럭~ 저러다가 “여보~♡”로 바뀌지는 않겠죠? ㅡ_ㅡ;
음…그리고…수위를 은근슬쩍 높여 봤습니다…12推에서 15推 정도로요…맘에 드시는지요…^_^;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19
오늘도 여전히 계속되는 독자와의 대화…^_^
‘아이페르’님…1타를 축하드립니다…’아이페르’님께서도 리플 읽는 재미에 글을 쓰시는 듯…^_^ 한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 마력을 지닌 것이 리플의 힘이라는…아, 물론 ‘악플’은 제외…그건 힘 빠지죠…-ㅅ-
‘kim197911’님…파츠 베이스에는 래리가 있습니다…큰 코 다치는 것은 에이센이 되지 않을까…한다는…물론 요리는 뚜껑이 열려봐야 안지만…아니 맛을 봐야…던가? ^_^a
‘horizon’님…음…’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에서 샤아가 MS를 타고 싸우지만…그것은 파일럿이 부족한 데다가…아무로에게 복수(?)하기 위해서죠…음…그리고 함대의 지휘는 보통 다른 인물이 하더라는…따라서 크라우프를 바리스타에 태운다면…함대의 지휘는 물건너 간다는…ㅡ_ㅡ; 재밍때문에 제대로 된 지휘를 할 수 있을리도 없구요…
‘버드아이스’님…허허허…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라고 합니다…어제 원하시던 내용이 오늘 나왔으니…위안으로 삼으세요…그런데 이런 일(?)에다가 옛 성현들의 말씀을 마구 인용해도 되…겠군…원래 그러라고 있는 것이니…
‘제로나인’님…음…래리가 어찌될지는…작가넘도 모르고 있을 가능성도 다분합니다…”이미 다 짜여져 있어!!”…라고 강변하기는 합니다만…작가넘의 평소 행태(므흣~한 표정으로 소설 쓰는 것)을 볼 때 당췌 믿음이 가야지 말이죠…ㅡ_ㅡ; 그리고…크라우프는 황태자가 아닙니다…라고 강변(?)해 봅니다…훌쩍~ ㅜ_ㅜ 이젠 아무도 믿지 않는구나~
‘파란만장’님…핫핫핫…쿨럭~ ㅡ_ㅡ;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대부분의 소설이나 만화, 영화 주인공은 다 나쁜놈이 된다는…솔직히 저도 쥔공…맘에 안듭니다…ㅡ_ㅡ^ 누구는 이 나이가 되도록 여자한테 눈길조차 받은 적이 없건만…ㅠ_ㅠ …솔로천국!! 커플지옥~!! 그리고 기러기아이스(키르히아니스의 애칭…나름대로…)이 한 말은…작가에게도 해덩됩니다…어디에 해당되냐구요?…”우수한 독자는 작가가 성장하는데 도움을 주시도 하지만 때때로 절망에 빠뜨리기도 한다”…뜻하는 바는 비슷하죠? ^_^; 제가 지어낸 겁니다…
‘soulschaos’님…안 죽입니다! 주인공을 죽였다가는…스토리가…음…딴 놈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면 되니깐 상관없기는 하군요…ㅡ_ㅡ;; 그리고 15推는 오늘 조금 나왔습니다…
‘마이트레야’님…맞습니다…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적은 잘 먹고, 머리수 많고, 사기가 충전된 군대이지요…에이센은 두루 갖추고 있으니…힘든 싸움이 예상됩니다…”힘내라~ 래리~ 악당 크라우프를 몰아내는 것이다~ 냐하하하하핫~!”…쿨럭~
‘하레스’님…쿨럭~ 코미디…우에엥~…나름대로 진지하게(어디가!) 답변해 드리는 것인데~ 코미디래~ 나 삐질래~ 흥흥흥~!! ㅡㅅ-)=3=3…농담입니다…재미있게 느끼신다니…보람(응?)을 느낀답니다~ ^_^)/~
‘나만의천사’님…음…작업…나름대로 전쟁 준비에다가…밤마다 힘써야 하고…상사에게 아부도 해야 하고…나름대로 바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_^)a
‘K.S.Ahuelion’님…궁금하시더라도 조금 참아주세요…전개가 어찌 되는지 밝혔다가는…저 또다시 검은 양복의 사내들에게 끌려가야 합니다…엇~ 창문에 사람의 그림자가~!!! 텨텨텨~ ┌( ㅡ_-)┘
‘다크크라이드’님…쿨럭~ 요즘 여자들이…그렇다고는 하지만…소설에서나마…그나마 깨끗한(?) 여자 하나쯤 있는 것이…아, 노파심에서 하는 말인데…”그렇게 말하는 너는 깨끗하냐~?”…라고 하실 분이 있을지 몰라…답변을…”예! 깨~끗! 합니다….누가 저 좀 더럽혀 줘요~ 우엥~ ㅠ_ㅠ”
‘창세전쟁’님…쿨럭~ 요즘 래리를 미워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늘은 듯…전 개인적으로 맘에 들덴데…휘익~ 퍽! 으갸갹~ <(#_ㅠ)…네…저도 싫어합니다…
'검은묵시록'님…딱 한마디만 드리죠…"작가넘의 머리로는 무리!(←강조!)입니다!"
'테르미도르'님…"헛~…얘들아 빨랑 가서 테르미도르님 입 막아!! 너네들 정체 들켰다~!!" "넵~!" ┌((((((-_-))))))┐두두두두~ …흐흐흐…이제 곧 찾아갈 겁니다…^_^)/
아…오타는 다 손봤습니다만…쿨럭~ 시간이 꽤 걸리더군요…"오타신고 철저!"…부탁드립니다…m(_ _)m
아차…소제목 바꾸는 걸 깜빡할 뻔 했네…ㅡ_ㅡ;
5월 4일 11시 20분 뱅상 바리에 대장이 지휘하는 함대와 파츠 베이스 함대와의 사이에서 첫 접촉이 벌어졌다. 유케울 행성계에서 마주 나온 파츠 베이스 함대는 20만 척 정도로, 이들도 에이센 함대에 물러서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 나왔고, 양측의 함대는 서서히 거리르 좁힌 후 곧바로 교전에 들어갔다. 그리고 뱅상 바리에 대장의 함대가 파츠 베이스 함대와 첫 접촉을 개시하고 난지 40분이 지난 12시 00분 네페르 행성계에서 추가로 25만 여척의 전투 함대가 유케울 행성계를 향해 출발했다.
또 뱅상 바리에 대장의 함대가 파츠 베이스 전투 함대와 접촉하고 2시간이 지난 13시 20분에는 또다시 네페르에 집결해 있던 에이센 중앙 군관구 소속의 전투 함대 25만 여 척이 유케울 행성계를 향해 발진해 나가기 시작했다. 뒤를 이어 그들이 출발하고 난 뒤 2시간이 지난 15시 20분에는 또다시 25만 여 척의 전투 함대가 이번에는 유케울이 아닌 케네온 방면으로 출격해 나갔다.
5월 3일과 5월 4일 동안 에이센은 110만 척에 달하는 전투 함대를 동시에 출격시키고 있었다. 이제껏 네페르 행성계에 집결한 에이센 함대는 그 수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고 단지 대규모 함대만 집결해 있다는 것만이 시민들에게 알려져 있었을 뿐이었다. 그 때문에 이정도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에이센 함대의 위용은 사람들의 얼을 빼어 놓기에 충분할 정도였으나, 불행히도 함대의 출격은 철저히 비밀에 붙여졌기 때문에 사람들은 에이센이 동원한 함대의 정확한 숫자를 모르고 있었다. 1년 동안 에이센은 은밀하게 이 정도의 대병력을 집결시키고 이들을 은밀히 훈련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일반 시민들에게나 알려지지 않았을 뿐, 이 정도의 병력이 집결하는 것을 파츠 베이스가 모를리 없다는 것을 에이센군 사령부는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적에게 작전 결행의 일시를 정확하게 알아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그렇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뱅상 바리에 대장의 출격이 일반 장병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게다가 에이센은 마지막에 결정적으로 파츠 베이스군에게 혼란을 주기 위해서 일부러 우주 함대 사령장관 이리나스 피틀레아 원수의 전선 사령관 부임을 대대적으로 선전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1년 전부터 준비해온 공격 작전 계획 때문에 굳이 이리나스가 최전선에 부임하지 않아도 초반의 군사작전에 대해서는 정해진 대로 움직이면 되었다. 그런 이유에서 에이센 함대는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가 5월 3일 00시를 기해서 함대를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18시 정각 에이센 공용 방송에서는 에이센 중앙 군관구 소속의 전투 함대 110만 척이 아이크 행성계 탈환을 위해서 파츠 베이스를 자칭하는 반란군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는 국방장관 아델베르크 원수의 정식 발표가 있었다.
그는 반란군의 수중에 떨어진 아이크 행성계를 탈환하기 위해서 동원된 중앙 군관구 소속 함대와 하만 바이파 군관구 소속 함대, 그리고 아이크에서 패퇴해 하만 바이파 군관구로 철수해 있는 아이크 군관구 소속의 함대를 포함, 도합 200만 척에 달할 것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그리고 전쟁이 장기화 될 것을 대비하여 로이드 행성계에 포진해 있던 중앙 군관구 소속의 함대도 현재 네페르로 이동중에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아델베르크 원수의 군사 동원 계획이 발표되고 나자 곧바로 기자들의 질의가 쏟아졌다. 보통 기자들의 질의에 대해서는 공보 수석이 대신하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아델베르크 원수는 이례적으로 직접 그 자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원수의 지명을 받은 한 기자가 이번의 병력 동원이 파츠 베이스에 대한 최종적인 토벌 작전 이후 최대의 군사 동원이 되는 것이냐고 물었다.
“그렇습니다.”
아델베르크 원수는 짤막하게 대답했다. 다음번 기자가 만약 반란군들인 파츠 베이스의 저항이 거세고 전쟁이 장기화 되면 어떻게 할 예정이냐고 물었다.
“이제 곧 폐하께서 다곤 총독에게 병력 동원의 칙령을 하달하실 것입니다.”
아델베르크 원수는 장기전을 예상해서 비교적 안정되어 있고 군사력이 다수 배치 되어 있는 다곤에서도 병력을 동원할 계획임을 그 자리에서 시사한 것이다.
“군사 작전의 범위가 어떻게 됩니까?”
갑자기 발언권을 얻지 못한 국방부 출입 기자가 끼어 들어 질문을 던졌다. 아델베르크 원수는 조금 소란스러워 지는 좌중을 진정시키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은 아이크 행성계의 탈환입니다. 폐하께서는 아이크의 백성들이 반란군들 손에 계속해서 죽임을 당하는 것을 안타까워 하시어 군부에 즉시 아이크를 탈환하실 것을 하명하셨습니다. 그 뜻을 받들어 반란군이 더이상 에이센의 안보를 위협하지 못하도록 조치할 것입니다.”
아델베르크 원수의 마지막 말에 기자들은 그것이 반란 세력의 완전 토벌을 뜻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기자들의 질문에 국방장관은 에이센 군인으로서의 그 자신의 신념과 현재의 군사 목표를 정확하게 대답해 냈다.
“모든 것은 폐하께서 결정하실 일입니다.”
그는 그렇게 끝을 맺으면서 갑자기 그 자리에서 일어서며
“에이센 군인으로서 파츠 베이스 같은 반란군 하나 제대로 진압을 하지 못한 저의 책임이 무척이나 큽니다. 그렇지만 지금 저의 잘못을 조금이나마 덜어내고 싶습니다. 이상입니다. 이후는 공보 담당관이 질문에 답해 줄 것입니다.”
아델베르크 원수는 배석해 있던 모두에게 경례를 올린 뒤 기자들에게서 멀어져 갔다.
공보 담당관이 자리에 올라오자 기자들은 바르디아쪽에서도 병력을 빼내 전용할 것인가에 대해 질의해 왔다. 그러자 공보 담당관은 바르디아 쪽에서는 결코 병력을 빼내지 않을 것임을 확신을 하듯 대답해 왔다.
20시 정각 에이센 황궁의 황제 집무실에서는 게르트 하우츠 펜 류픽크 황제의 정견 발표가 있었다.
게르트 하우츠 황제는 갈색 머리 카락에 20세 전후의 젊은 청년의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서 있었다. 단정한 정장 차림의 에이센 제 10대 황제 게르트 하우츠는 부황인 제 4대 황제 볼프 리하르트와는 달리 매우 검소하고 금욕적인 삶을 살고 있었다. 부황 리하르트가 수많은 미녀들을 수집하는 취미를 가졌던 것에 비한다면 그는 겨우 2명의 황후만으로 만족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게르트 황제는 그렇게 잘 생긴 편은 아니었지만 남들에게 호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묘한 매력 같은 것이 있는 사람이라는 평이 세간에 떠돌고 있었다.
아무리 보아도 20세 전후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 게르트 하우츠 황제였지만 그는 엄연하게 173세나 되는 나이를 가지고 있었다. 보통 사람들의 평균 수명을 휠씬 상회하는 삶을 살고 있었지만 게르트 하우츠 황제는 언제나 같은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리하르트 황제의 갑작스러운 퇴위 선언과 함께 그 뒤를 이은 리하르트 황제의 많은 황자들 사이에서 벌어진 황위 계승 분쟁 때문에 황실에서 잠시 멀어진 국민들의 불신을 딛고 제위에 올랐다. 그는 리하르트 황제의 10명의 황자들 중에서 황후인 시린의 몸에서 태어난 적통의 황자였다. 그렇지만 국민들은 그가 제위에 올랐을 때 리하르트 황제가 떠나고 난 뒤 벌어진 황위 계승 분쟁의 치졸함에 수천년간 이어온 에이센 황실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많이 저버린 뒤였다. 이런 상황에서 게르트 하우츠 황제는 신분을 숨기고 20년 전쟁에 참가하여 일개 말단 장교에서부터 시작해 20년 전쟁의 영웅의 한 사람으로 떠올랐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들의 게르트 황제에 대한 인기와 지지는 매우 높았으며, 게르트 황제는 이를 바탕으로 황실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를 다시금 이끌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는 20년 전쟁이 종전되고 파츠 베이스 반란이 종결된 이후 군사력의 양적 팽창을 중단시키고 에이센 내부를 재정비하는데 전념하여 끊임없는 전쟁으로 파탄 직전에 이르렀던 에이센의 내부를 말끔하게 재정비했다.
게르트 황제는 20년 전쟁을 경험한 뒤 대규모 군사 동원을 자제해 오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무려 200만 척에 달하는 전투 함대의 동원을 지시해 내린 것이다. 게르트 황제는 카메라가 비추어 지자 담담하게 말을 잇기 시작했다.
“짐은 에이센 제 10대 황제 게르트 하우츠 펜 류픽크입입니다. 짐은 지금 파츠 베이스를 자칭하는 반란군들에게 감히 묻고 싶습니다. 짐의 몸에도 신족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지 말입니다. 에이센의 시민이라면 모두 알고 있는 일이지만 제 2대 황제이신 윌리엄 그레이트의 황후이신 카츄아 파웰이 신족임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리고 짐 또한 모후인 시린이 신족이라는 것을 모르는 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게르트 황제는 잠시 말을 끊은 뒤 파츠 베이스가 내세우는 신족의 독립을 전면으로 부정하는 발언을 시작했다.
“이것으로 본다면 짐도 절반은 신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파츠 베이스라 자칭하는 자들이 주장하는 대로 짐이 신족의 황제로서 부적합하다면 어찌하겠다는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그대들은 과거 에이센이 3천 억명에 달하는 신족들을 학살한 잘못이 있다고 하지만······초대 황제이신 라스티어 황제 폐하 시절 신족들에 의해 자행된 에이센인 학살이며, 윌리엄 황제 폐하 시절 벌어진 로이드 행성계에서의 학살은 신족에 의해서 벌어진 학살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짐의 부황이신 리하르트 황제께서는 당시 로이드를 탈환하시면서 '로이드에는 단지 죽음만이 있었을 뿐이다' 라는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이것은 신족도 또한 에이센인들에 대해서 수많은 악행을 저지른 존재라는 것을 증명해 주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모든 것들이 지금에 와서 다시 거론된다면 무슨 필요가 있겠습니까? 지금 우리들은 신족이고 마족이고 보통의 인간이고 할 것 없이 서로 어울려 에이센이라는 국가를 이룩하고 있습니다. 지금에 와서 신족이다. 마족이다. 인간이다를 구분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없다는 것은 여러분들 스스로도 잘 알고 있습니다. 바로 여러분들 자신이 신족이고 마족이며 또한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굳이 민족을 구분한다는 것은 바로 여러분 스스로를 부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들의 핏속에 바로 신족과 마족, 그리고 인간의 피가 한데 흐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굳이 신족을 따로 구분해서 신족 이외의 종족들에 자신들만이 옳다고 테러를 일으키고 에이센에 혼란을 야기시키는 파츠 베이스의 반역자들에게 짐은 그들이 스스로의 시간을 가지고 그 자신들이 주장하는 것이 얼마나 허망한 것임을 깨달을 때까지 시간을 주고자 했습니다. 반란군들이 그 작은 힘을 떨치고 있을 때 짐은 백성들이 오랜 전쟁에 고통받고 신음하는 것을 보고 반란군들이 그 스스로의 잘못을 뉘우치고 잘못을 청해올 시간을 주기 위해서 그들에게 잠시 그들이 머물 곳을 빌려 주고 반란군들이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생각을 해 보도록 만들었습니다. 이것은 결코 짐이 그들을 완전을 꺾어버릴 힘이 없어서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다만 전쟁이 계속 되면 에이센 백성들의 고통이 너무나도 커지고 자신의 뜻과는 다르게 반란군에 가담한 에이센의 군인들이 죄없이 희생될 것을 염려해서 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짐의 배려에도 불구하고 반란군들은 그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그 작은 양보와 아량을 마치 자신들의 큰 승리인 양 생각해서 짐이 베푼 아량을 완전히 다른 뜻으로 오해해 버렸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그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고 죄를 청해 용서를 구하는 대신 조금씩 전함을 만들고 무기를 만들어 자주 변경을 노략질 하더니 이제는 마치 제정신이 아닌 모양으로 아이크 행성계를 침략하고 로이드 행성계를 목표로 군대를 움직이고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만행에도 불구하고 짐은 이들이 아이크 행성계를 침략해 죄없는 짐의 백성들을 함부로 도륙하는 것을 그만두고 스스로 무기를 버리고 항복해 오기를 바랬습니다. 그렇지만 이것은 너무나도 큰 아량이고 용서였다는 것을 짐은 뒤늦게나마 깨달았습니다. 반란군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치는 대신에 이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신족의 독립이니 있지도 않는 압제로부터의 해방이니 하면서, 되지도 않은 이유를 내세워서 에이센의 평온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에 짐은 반란군들에 대해서 강력한 군사적인 응징을 명하는 바입니다. 아울러 짐은 현재 파츠 베이스라고 하는 반란군의 수괴인 피델 아론이 내세우는 허황되고 되지도 않은 이상에 현혹되고 사로잡혀 있는 짐의 백성들에게 권하는 바입니다. 지금 파츠 베이스군은 아무런 힘도 발휘할 수 없고 에이센에 비한다면 그야말로 아무 것도 아닌 존재일 뿐입니다. 그대들이 한때의 잘못으로 몸을 잘못 둔 것에 대해서는 짐도 이해를 하고 있으니 지금이라도 깊이 자신의 선택을 후회한고 잘못을 뉘우쳐 에이센에 투항해 온다면 그 죄를 뭍지 않을 것을 짐의 이름을 걸고 약조하는 바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들 파츠 베이스라고 하는 반란 집단을 이끌고 있는 피델 아론을 비롯해서 파츠 베이스의 수뇌들에게도 짐의 충고를 감히 무시하지 말 것을 경고하는 바입니다. 그대들이 비록 허황된 이념과 논리를 내세워 제 아무리 대의를 그럴 듯 하게 포장한다고 해도 그대들이 내세우는 그 이념과 논리가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를 잘 알게 될 것입니다. 그대들 파츠 베이스라고 하는 반란군들 중에서 싸울 만한 자들은 모두 옛 에이센 출신 군인들 뿐이오, 그대들이 장악하고 있는 군대의 병사들 대부분도 에이센인 출신들입니다. 그들 이외는 그대들이 일으킨 전쟁으로 크고 작은 상처를 입고 있습니다. 이들 모두 에이센으로 돌아오고 싶어도 지금은 상황이 좋지 못해 돌아오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이제 네페르에서 짐의 충성스러운 군대가 유케울과 아이크를 향해 출격하고 있고, 곧 다곤에서 군대가 모여들어 록세비엔으로 진격해 나갈 것입니다. 영광스런 에이센 군대의 위력 앞에 파츠 베이스군은 마치 가을 바람의 낙엽처럼 아무런 무너져 내릴 것이 분명합니다. 에이센 군대의 앞에는 오직 승리만이 있을 것입니다.”
이것으로 게르트 하우츠 황제의 정견 발표는 끝이 났다. 이것은 파츠 베이스에 대한 게르트 하우츠 황제의 선전 포고나 다름없었다.
같은 시각 게르트 하우츠 황제의 정견 발표 때문에 록시나XI호의 함상에 올라 있던 크라우프 페트릴 준장은 황제의 정견 발표가 끝날 때까지 묵묵히 메인 모니터에 투영되는 영상을 바라보고 있기만 했다.
“드디어 전쟁이군요. 아마도 이번 전쟁으로 끝을 보려는 것 같습니다.”
부사령관 지그스문트 중령이 낮게 읖조리자 크라우프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전쟁은 예전부터 시작되었네······”
그는 가만히 있어도 시작되었을 전쟁이었다고 말하면서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들은 언제라도 출격 명령이 떨어져도 출격해 나갈 수 있도록 준비를 철저하게 갖춰 놓도록 하게.”
크라우프는 자신의 참모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제껏 대규모 전쟁이 시작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이었고 지금 그것이 정식으로 공표된 것이었을 뿐이었다.
크라우프가 자신의 집무실로 돌아온 뒤 한참만에 다이레아가 결재 서류를 들고 그의 방을 찾아왔다. 그녀는 서류를 결재 받으면서 다곤 총독에게 까지 함대를 모으도록 지시가 내려졌다면 상당한 규모의 전쟁이 될 것 같다면서 다소 격양된 표정으로 크라우프를 바라보았다.
“아니······나는 그런 것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네······”
다이레아의 다소 격양된 말에 크라우프는 엷게 웃으면서 서류에 사인을 해서 건네 주었다.
“어차피 전쟁은 벌어지게 되어 있었네······1년전이 아니라 아마도 파츠 베이스와의 휴전 협정이 마지막으로 맺어진 시점부터 지금을 준비해 오고 있었을 것이지······”
“그럴 것입니다.”
그녀는 옳은 말이라고 대답했다. 다이레아의 대답에 크라우프는 슬몃 웃음을 띈 얼굴을 하면서 다이레아를 바라보았다. 그녀라고 한다면 안심하고 말을 해도 좋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조금전 폐하께서 하신 말씀 말이네······라스티어 황제 폐하 시절 있었던 신족들이 벌였던 학살이나······윌리엄 황제 폐하의 말기에 있었던 신족들의 로이드 침공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없네. 그렇지만 얼마전에 에이센에 의해 벌어졌던 신족의 학살은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
다이레아는 크라우프의 앞에 서서 입술을 한번 빨았다. 크라우프는 지금 황제의 주장이 억지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는 다이레아는 잘 알고 있었다. 신성 모독죄라는 죄명은 크라우프가 어떤 위치에 있든 그가 황제에 대해서 비난 발언을 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죄가 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저는 못들은 것으로 하겠습니다. 다른 분들에게는 그런 말씀을 하셔서는 안됩니다.”
그녀는 크라우프가 걱정이 되어 주의를 주듯 그렇게 조심스레 말했다. 크라우프는 선선히 그렇게 할 것이라고 대답하면서 다이레아를 바라보았다.
“폐하께서 언급하신 그 사건들······기억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크라우프의 질문에 다이레아는 엷게 웃음을 띈 얼굴을 했다.
“저희는 군인입니다. 폐하의 칙명이 있으니 싸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다이레아는 당당하게 크라우프의 앞에서 군인의 의무를 읊조렸다. 그러자 크라우프는 쓴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다이레아에게 물었다.
“그럼 다이레아는 무엇 때문에 싸우지? 폐하의 칙명이 있으니까?”
크라우프가 갑자기 그 말을 물어 오니 다이레아는 순간 할말을 잃었다. 그녀가 머뭇 거리고 있다가 겨우 입을 떼어 대답을 하려 하니 크라우프는 다이레아를 똑바로 바라보면서 말을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