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303
엘레비는 우주 공간에서 파츠 베이스 제국력 12년, 에이센력으로 따진다면 리하르트 황제력 264년을 맞이했다. 파츠 베이스 함대에서는 후퇴의 와중에 어렵기는 하지만 병사들의 사기를 위해서 신년 행사를 조촐하게 치러 내었다.
엘레비아도 간단하게 만들어진 케익과 오렌지 쥬스 같은 것들로 신년 축하를 했다. 음주 문제 때문에 술 같은 것은 배급되지 않았다. 사람들은 오렌지 쥬스와 사과 쥬스 같은 것들로 신년 축하주 대신 삼았다.
“신년이군······”
조촐한 신년 맞이 행사였지만 분위기는 나름대로 들떠 있었다. 하지만 엘레비아는 시간이 바뀌는 것에 별다른 감흥 같은 것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 자신이 23세가 되었다는 것을 제대로 실감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듣기로 에이센은 라스터 도스템 행성계를 점령하기 위해서 함대를 진격시키고 있다고 했다. 30일 넘게 정지되어 있던 에이센 함대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새해 시작부터 좋지 않은 일의 시작일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자신들을 향해 빔이 날아오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불안하고 낙담해 하기는 했지만 자신들 앞에 놓여진 케익과 오렌지 쥬스 같은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엘레비아도 대대원들과 함께 신년 행사가 열리는 식당에 가서 인사를 받고 케익 몇 조각과 오렌지 쥬스 몇잔을 마셨다. 그렇지만 조금 떠들썩 한 것이 싫어 그냥 돌아 오려 했다. 하지만 그녀의 앞에는 어느새 아담이 다가와 있었다.
“기운 좀 차렸어요?”
엘레비아는 동료 이상의 마음을 품지 않고 그에게 안부를 물었다. 이전까지 아담이 낙담하고 괴로워 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 주었기 때문이었다. 한심하고 나약한 남자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걱정하는 동료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라는 생각에 엘레비아는 아담을 걱정해준 것이다.
“뭐, 그저 그래······”
아담은 엷게 웃으며 엘레비아를 바라보았다. 그렇지만 그런 대답이 그가 조금 기운을 차린 것이란 생각이 들자 엘레비아는 슬쩍 웃어 버렸다.
“25세가 된 것 축하 드립니다. 디제 상위님.”
엘레비아가 슬쩍 웃으며 신년 인사를 하자 아담은 히죽 웃으며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나이만 자꾸 먹어가는데······그런 인사를 받고 싶지 않은데?”
머쓱한 표정을 짓고 있던 아담은 오래간만에 어색하게 웃는 얼굴을 보였다. 그나마 전보다는 많이 밝아진 표정이었다. 자신이 마음에 들어하지 않던 녀석이었지만 그래도 잘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케익 같은 거나 좀 드세요. 이제 신년인데요.”
엘레비아의 기운찬 말에 아담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 자신 나름대로 덕담 비슷한 말을 해 주었다.
“23세가 된 것 축하하네 타르고 상위······무사히 살아 남아 상위가 사랑한다는 그 남자와 잘 되기를 비네!”
아담이 한 말이라 다소 비꼬는 듯 들렸지만 그래도 엘레비아는 고맙게 받아 들일 수 있었다. 다른 뜻이 섞여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애써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무사히 살아 남는 다는 것이 올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아담도 잘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고맙네요. 디제 상위님도 건강하세요.”
그들은 서로 슬쩍 목례를 한 후 반대쪽으로 사라졌다. 엘레비아는 잠자리에 들기 위해 복도로 빠져 나왔는데 잠자리에 들기에는 시간이 조금 이르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잠시 망설였다. 하지만 다시 돌아가 아담하고 밤새워 이야기를 한다든지 하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엘레비아가 복도를 따라 안으로 걸어 들어 갔을 때 루밀이 불퉁거리며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의아한 기분이 들어 먼저 말을 건넸다.
“왜 혼자 있냐?”
엘레비아가 의아한 표정으로 묻자 루밀은 입술을 삐죽 내밀면 볼멘 소리를 해댔다.
“저비스가 사람들 만나느라 나 상대 안해 주잖아······나 심심해 죽겠는데 말이야.”
루밀이 볼을 잔뜩 부풀리고 있는 모습에 엘레비아는 그녀의 그런 모습이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엘레비아는 좋은 말로 루밀의 불편한 마음을 달래 주려고 했다.
“칼루야 소좌님은 지휘관이니까 그런 것 아니야? 만나야 하는 사람들도 많고······그리고 자리도 지켜줘야 하고 말이지.”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 한테는 눈길 한번 제대로 안주고······”
잔뜩 삐져 있는 루밀의 모습을 보고 있던 엘레비아는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위가 높으니 어쩔 수 없는 것이잖아. 루밀 네가 이해해야지.”
“이해 못하는 건 아니라고 했잖아!”
약간 투덜거리는 듯한 목소리의 루밀은 입술을 삐죽 내밀면서 엘레비아를 바라보았다. 그러면서 씽긋 웃어 주었다.
“이 전쟁이 어떻게 될지는 몰라도 나 저비스하고 끝까지 함께 할꺼야······너는 어떻게 할꺼니?”
갑작스럽게 자신들의 앞날에 대해서 물어보고 있는 루밀에게 엘레비아는 당황했지만 잘 모르겠다는 대답을 했다. 할 수만 있다면 고향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대답했다.
“하기야······그래 맞다. 고향에는 네가 사랑하는 그 남자가 기다리고 있지?”
루밀은 이죽 거리며 웃더니 엘레비아를 한번 와락 끌어 안았다. 그런 뒤 어깨를 한번 두드려 준 후 신년 맞이 축하 행사가 열리고 있는 식당 쪽으로 걸어가 버렸다.
엘레비아는 갑작스러운 루밀의 행동 때문에 당황했다. 하지만 루밀도 자신들의 앞날을 걱정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쓴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다들 현재의 상황을 걱정하고 있는 중인 것 같았다.
엘레비아는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자 걸음을 재촉했다. 한잠 푹자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방문앞에서 등을 기대 서 있는 아사야 트리멜 대위 때문에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는 못했다. 피곤하기는 했지만 무슨 일인가 싶어 인기척을 하자 트리멜 대위는 고개를 들어 엘레비아를 바라보며 씽긋 웃었다.
“신년 맞이 행사장이 많이 시끄럽죠?”
트리멜 대위가 차분한 어조로 물었다. 엘레비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아니······같이 할 이야기가 있어서요.”
그가 조금 말을 돌리는 것 같자 엘레비아는 잠시 생각을 해보더니 자신의 방으로 그를 불러 들이지 않고 근처의 휴게실로 트리멜 대위를 데리고 갔다.
“무슨 걱정 있어?”
엘레비아가 엷게 웃으며 자동 판매기에서 음료수를 빼내 트리멜 대위에게 건네며 휴게실의 자리에 마주 앉자 그는 감사하면서 잠시 음료수를 받아 쥐고는 말을 하지 않고 있었다.
잠시 음료수 캔을 만지작 거리고 있는 트리멜 대위를 보고 있던 엘레비아는 음료수를 한모금 마셨다. 잠시 엘레비아를 물끄러미 보고 있던 대위는 우물거리며 말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기다리는 사람으로서는 답답함과 은근한 기대감을 가지게 하는 것이었지만, 엘레비아는 단지 인내심만을 가지고 기다렸다. 한참만에 무엇인가 말을 하려다 우물 거리고 있던 트리멜 대위는 음료수를 한모금 마신 뒤 용기를 낸 듯 보였다. 그는 엘레비아를 똑바로 바라보며 겨우 말을 꺼냈다.
“갑작스럽게 이렇게 말하기는 좀 뭣하지만······이번 전쟁이 끝나면 나하고 같이 갈래요?”
갑자기 트리멜 대위가 꺼낸 말을 듣고난 엘레비아의 눈이 크게 떠졌다. 그리고는 순간 그녀는 뭐라고 말을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했다. 엘레비아가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자 트리멜 대위는 엷게 웃으면서 너무 갑작스러운 말이었냐면서 다정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미래를 함께 하자는 이야기에요?”
순간적으로 터져 나오는 엘레비아의 물음에 트리멜 대위는 당황하는 기색도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의 대답을 듣고난 엘레비아는 한 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겨우 입을 열고 대답을 했다.
“······갑작스러운 말이네······”
엘레비아는 트리멜 대위의 갑작스러운 말에 당혹스러워 했다. 그런 엘레비아의 당혹스러운 감정을 알고 있는 지 그는 흰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그리고는 조금이라도 엘레비아의 마음을 진정시켜 주려 애섰다. 트리멜 대위는 엷게 웃으며 너무 당황하지 말라고 다독거리면서 조심해서 말을 이었다.
“서로 사귄 것도 아니지만······그래도······당신과 함께 하고 싶어요.”
그도 한참만의 용기를 내어 엘레비아에게 이렇게 청하고 있는 것이다.
엘레비아는 트리멜 대위가 용기를 내어 자신에게 이렇게 청한다는 생각이 들자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껏 자신에게 접근해온 남자들 중에서 가장 적극적이며 미래를 함께 하자고 하는 말을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제껏 만난 남자들 대부분이 엘레비아에게 섹스를 전제로 사귀자는 것 뿐이었다. 하지만 그는는 그런 식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당황하게 되니 입도 제대로 떨어지지 않았다.
“······뭐라고 말을 해 줘야 할지는 모르겠어······”
트리멜 대위는 엘레비아가 말을 머뭇거리자 아주 자신을 싫어 한다는 것만 아니만 괜찮다고 대답하면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지금 당장 대답하라고 하지 않아요. 싫다면 상관 없죠······당신이 어떤 남자와 깊이 사랑한다고 듣기는 했어요. 하지만 이제까지 전에 친오빠가 약혼자분과 찾아온 것 밖에느 별다르게 편지도 없었잖아요.”
그는 어떤 식으로든지 그 남자와 엘레비아의 사이가 멀어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말을 꺼내게 되었다고 솔직하게 대답해 주었다. 엘레비아는 그런 트리멜 대위의 솔직함이 마음에 들었다. 그렇지만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말이었기 때문에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엘레비아로서는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트리멜 대위가 그렇게 서두르지 않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고맙다는 생각도 들었다.
“잘 생각해 볼께요. 아사야······”
그녀는 빙긋 웃으면서 트리멜 대위의 이름을 불러 주었고 그는 환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엘레비아가 자리에서 일어서도 그는 슬쩍 인사만 해줄 뿐 서두르지 않았다. 그녀는 그런 트리멜 대위의 배려가 마음에 들었다. 이제껏 만났던 남자들이란 단지 엘레비아 자신을 이해하거나 그녀의 마음 같은 것은 생각하지도 않고 단순하게 자신이 좋으면 좋아할 것이라는 식으로 함부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지만 트리멜 대위는 엘레비아에게 자신의 감정을 고백하고 나서도 시간적인 여유를 주고 결코 서두르지 않았다. 그것이 얼마만큼이나 그에게 많은 고뇌의 결과인 것이라는 것 쯤은 엘레비아도 잘 알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그가 자신에게 시간을 주는 듯 배려 한 것이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두르다가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엘레비아도 결혼에 관해서 자신 나름대로의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로멘틱한 영화를 보고 그런 소설을 읽으면서 자신도 이런 식의 청혼을 받아 보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었다. 처음으로 남자에게 정식으로 프로포즈를 받은 것인데 그녀로서는 너무나 황당할 수 밖에 없었다. 그녀는 복잡한 머리 때문에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자신의 방으로 들어와 자리에 앉았다. 이런 식으로 자신의 첫 번째 환상을 깨 버린 트리멜 대위가 우습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짧게 한숨을 내쉴 수 밖에 없었다. 세라핀이 죽고난 이후 부모님에게서 오는 편지도 끊어졌다. 엘레비아는 부모님들이 얼마나 낙심하고 계실지 짐작할 수 있었다. 자신의 나이도 이제 23살이었다. 하지만 결혼 같은 것을 생각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아무리 오랬동안 알던 트리멜 대위지만 그것은 동료로서의 관계였지 남자로서의 관계는 아니었기 때문에 고개를 좌우로 저을 수 밖에 없었다. 하다못해 1년 이상은 사귀어 보고 결혼을 하더라도 할 생각이었다. 엘레비아는 천천히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자는 결심을 굳히고는 샤워하고 잠이나 자둬야 겠다는 생각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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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므할할할…텨텨텨~ ┌( ;ㅡ0-)┘
…작가넘…두고보자…독자분들을 이용하여 날 죽이려(?) 하다니…ㅡ_ㅡ+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62…
‘파란만장’님…1타를 축하드립니다…역시 1등은 기분 좋은 것이여…그리고 ‘히카루 겐지’가 그런 사람이었군요…흠…함 책을 구해서 읽어 봐?…그런데 수십의 처첩이면…쿨럭~ 하루에 한명씩…이라치면…여자들이 불쌍하군요…어찌 그 수많은 밤을 기다린답니까…불쌍타…(…솔직히 부러우면 부럽다고 해~!!…컥! 아니야~ 난 단지~ 우에엥~)
‘horizon’님…제가 쓰는 키보드는 오른쪽 Shift키가 잘 안 먹힙니다…가끔…ㄲ,ㅃ,ㄸ 등이 들어있는 단어가 오타가 나는 이유이지요…흠…이로써 오타에 대한 변명거리 하나를 확보…흐흐흐…
‘마이트레야’님…흐흐흐…쓰읍~(←침 닦는 소리…) 감사합니다…참…충실한(?) 곳이더군요…딱 제 취향입니다….쿨럭~ 문제는 자주 못들어가 볼 것 같다는 것이지요…쩝…그래도 하루에 1시간 씩은 투자해야 할 듯…음…아니면 당나X등을 이용하여…한꺼번에 구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듯…흐흐흐…감사합니다…^_^)/~ 그리고…’국내최고의 궁녀전문 잡지’…저도 하나…쿨럭~
‘하얀백작’님…헉~ ‘커플 솔로일적 모른다’라는 속담이 갑자기 생각난다는…쿨럭~ 으…게다가 아주 확실한 염장을 지르시는군요…’매일매일이 좋은밤이니까’…풀썩…으…부, 부럽…
‘아이페르’님…흠…짐작이 맞았다니…저도 의외로 눈썰미가 있지요?…퍽~!…윽! 크흠…요즘 ‘조선왕조실록-선조’…점점 흥미있어 지던데…건필하십셔~ 두눈 크~게 뜨고 감시하고(?) 있을 테니까요…-ㅅ-
‘판타로드’님…헛~!…소근소근…
‘냐…작가야…저 계획 누구한테 발설한적 있니?’
‘음…없는데?’, ‘그런데 어떻게 알고있는 거여? 니가 발설한 것 아녀?’
‘핫~! 아녀~ 나는 모르는 일이여~ 형이 발설한 거 아녀? 독자분들하고 대화는 형이 나누잖어~’
‘헉! 끄응…그럴지도…어떻게든 수습을 해야…’
………….별 수 없군요…얘들아~ 묻어라…
‘soulschaos’님…훕! -ㅁ-; 눈치 채셨구랴…사실 아직까지 ‘소모용’이라 정하진 않은 것으로 압니다…아마도 베테랑 대원들에게 ‘따’당하다가 인정받는 역할이 아닐지 조심스레 추측하고 있는 중입니다…
‘창세전쟁’님…흠…이 소설은 ‘벌목’을 소재로 한 것이 아닌데요…’나무’를 빨리 ‘넘기기’ 위해서는 숙련된 벌목꾼과 좋은 장비가…퍼걱!! 꾸에엑~!!
‘다크크라이드’님…^_^;;; 후다다닥~ ┌( T^T)┘
‘헉~! 어떻하냐 동생아…또 눈치채 부렀어~!’
‘…난 몰라…ㅠ_ㅠ’
‘끄응~ 할 수 없지…애들 또 풀어야제…’
…………..쿨럭~
‘자다가쿵해쪄’님…(최대한 귀엽게읽으세요) 움~ 궁금한 것이 있는데~ 물어봐도 되나요? 아이~ 부끄러워~♡ ‘조교’가 뭐에요? 궁금해요~♡ 가르쳐 주세요~♡…비위가 상하셨다면 죄송합니다…ㅡ_ㅡ;
‘英雄’님…많은 것을 알고 계시는군요…많은 국가에서 장교의 ‘품위유지’를 위해 사병과 식사를 함께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요…음…크라우프가 병사들과 식사를 하는 장면을 종종 집어넣는 이유는 작가넘의 경험에 의한 것이라 합니다…작가넘이 군 복무시절에…한 상사분이 꼭 사병식당에서 식사를 하더랍니다…처음에는 어색하고 그랬는데, 시간이 지나니 지휘관이(비록 말석이라지만) 꼼꼼하게 챙겨주는 것이 너무 좋더랍니다…나중에 딴 장교의 말은 듣지 않아도 그 상사분의 말은 꼭 들었다고 하네요…게다가 그 상사분은 딴 장교들과는 달리 지시만 하지 않고 솔선 수범하며 힘든 작업도 마다하지 않고 사병과 함께 땀을 쏟더랍니다…(33살짜리 상사분이셨답니다) 작가넘은 그것이 보기 좋았나 봅니다…그러나, 연대장(대령)이 사병식당 내려와서 폼잡으며 한 일이란…병사들이 라면먹는 것을 적발하여…’라면 취식 금지’라는 규칙을 만든 것 뿐이라고 하더군요…
‘제스’님…쿨럭~ 으으으…죄송합니다…ㅠ_ㅠ…난 죽어야 해…쿵쿵쿵~ (←머리를 책상에 박고있는 아뒤쥔장…)
아…이마야…<(-#-)…자…그럼 머리도 아프니 이만 기절(…잠)해야 겠네요…좋은 꿈 꾸세요~
…또다시 바뀌어 버린 소제목…ㅡ_ㅡ)/~
1월 3일 오랜 대기 명령 상태에 있던 크라우프 페트릴 소장의 함대에게 출격 명령이 떨어졌다. 비단 크라우프 뿐만이 아니라 버즈 루터 행성계 외각에서 재편성과 훈련에 전념하고 있던 이리나스 피틀레아 원수 휘하의 함대 전체에게 이동 명령이 떨어진 것이다. 선발대로 출발한 더그 보울러 대장과 발터 기엘 지엘하르트 대장의 함대가 라스터 도스템 행성계로 접근해 가고 있었고, 이것에 맞춰 이리나스가 이끄는 본대도 라스터 도스템 행성계를 점령하기 위해서 전진해 나가야 했기 때문이었다.
현재 파츠 베이스 함대는 대다수 전력을 아이크와 록세비엔 쪽으로 후퇴시키고 있다고 했다. 본래 에이센 수뇌부가 예상했던 라컨 크라우제 행성계에서 적의 저항이 있을 것이라는 것과는 사뭇 다른 상황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에이센으로서는 거의 비어 있는 것이나 다름없는 파츠 베이스 행성계를 향해 거침없이 진격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어지고 있었다.
크라우프는 자신에 대한 함대 수뇌부의 평가가 그렇게 호의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언제나처럼 경험이 많은 선배 지휘관들에게 잘보이기 위해서 애쓰고 있었다. 그는 자기 자신의 처지에 대해서 보다 신중하게 행동하고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 쯤은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함대 진격의 와중에서 작전 참모인 다이레아와 함께 니콜 프라우저 대장의 기함에 지휘관 회의차 참석했을 때 그는 언제나처럼 자신에게 대해서 별다른 호의를 보이지 않고 있는 여타 지휘관들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런 것에 일일이 대응하거나 소심하게 대하지 않고, 사관학교 선배와 군생활 선배들에게 각별하게 대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데아르고 콘스탄틴 준장도 이번에 소장으로 승진해서 함대 군수 부참모로의 지위를 얻게 되었다. 크라우프는 소장으로 승진한 옛 상관에게 자신의 일처럼 축하의 인사를 해 주었다.
크라우프의 축하를 받고 기분이 좋아진 콘스탄틴 소장은 늘상 크라우프와 함께 동행하는 다이레아를 보고 젊고 아름다운 여성이라면서 아직 크라우프가 미혼이니 저런 여자는 얻기 힘들다며 잘 해보라고 조언도 해 주었다.
“노력하겠습니다.”
오랬동안 다이레아와 관계를 지속해온 크라우프였지만 콘스탄틴 소장의 조언을 겸허히 받아 들였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콘스탄틴 소장은 니콜 프라우저 대장의 함대가 아이크 행성계를 탈환하는 작전에 투입될 것 같다는 말을 해 주었다.
“이제 돌아갈 곳으로 되돌아 가는 것인가 보군요.”
크라우프는 콘스탄틴 소장의 말을 듣고 당연히 옛 아이크 군관구 소속 함대이니 그곳을 탈환하는데 자신들이 앞장서야 한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사실 이런 이야기는 벌써부터 돌고 있는 것이지만 콘스탄틴 소장의 말을 듣고 사령부에서 정식으로 결정된 것이 분명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만들었다.
지휘관 회의를 마치고 다이레아와 함께 돌아가는 길에 크라우프를 보고 다이레아가 아까 콘스탄틴 소장과 대화를 나누며 자신을 왜 그렇게 힐끔거렸냐고 물었다.
“아! 그거······나하고 다이레아하고 잘 어울린다고 해주더라고······”
“······그런가요?”
다이레아는 갑작스러운 크라우프의 말을 듣고 잠시 할 말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던 크라우프는 엷게 웃으면서 고개를 조금 뒤로 젖혔다. 그러면서 다시 고개를 숙여 다이레아를 바라보면서 다정하게 말을 건넸다.
“다이레아는 나한테 소중한 사람이야······”
다정하게 자신에게 말을 건네는 크라우프의 모습을 보고 있던 다이레아는 너무나도 기뻐 그의 목을 끌어 안고 키스라도 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은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 여러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그런 일을 하고 싶지 않았다. 자신 보다는 크라우프가 더욱 곤란해 질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다이레아의 마음을 잘 알고 있는지 크라우프는 셔틀에 들어서서 조종석에 앉는 다이레아의 어깨에 다정하게 손을 얹어 주었다. 그런 크라우프의 마음 때문에 다이레아는 한껏 고마움을 느낄 수 있었다.
셔틀에 탑승해 모함 록시나 XI호로 귀환하고 있던 크라우프는 짧게 한숨을 내쉬며 다이레아가 조종하고 있는 셔틀의 옆으로 스쳐 지나가고 있는 신형 바리스타 스부타이와, 이제는 스부타이로 교체되려 하고 있는 자카운이 함께 움직이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크라우프는 자신의 함대가 아닌 다른 함대에서 출격해 훈련을 거듭하고 있는 바리스타들을 바라보면서 다소 부럽다는 눈을 하고 있었다. 그런 크라우프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다이레아는 본래 크라우프도 바리스타 파일럿이었기 때문에 그도 파일럿으로서 저렇게 움직이고 싶어 한다고 짐작했다.
다이레아는 자동 조종으로 맞추어져 있는 셔틀의 계기를 점검하며 주변의 상황에도 신경을 썼다. 자칫 하다가는 예정없이 진로에 끼어든 배나 바리스타에 부딪칠 수 있었고 그런 사고가 일어난 전례가 많았기 때문에 특히 신중해질 수 밖에 없었다. 바로 그때 크라우프가 다이레아의 옆자리에 와서 앉았다. 승객석에 홀로 앉아 있는 것이 지루하다는 것이었다.
“감사합니다.”
크라우프는 셔틀의 부조종사에게 승객석으로 들어가 있을 것을 지시했다. 그러자 부조종사는 내심 당황한 듯 하면서도 그것을 거부했다. 자신의 임무에 충실해야 겠다는 태도였다. 물론 셔틀의 조종법을 모르는 것으로 보이는 크라우프가 못미더웠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것을 걱정하는 듯 한 부조종사에게 크라우프는 자신도 파일럿이었다고 말하면서 부조종사를 안심시키고는 그를 승객석으로 보냈다.
“좀 지루하시죠?”
다이레아가 계기판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로 크라우프에게 물었다. 그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아니, 그게 아니라 주변 경관을 조금 더 넓게 보고 싶어서······”
셔틀의 승객석은 좁은 내시창을 통해서만 밖을 내다볼 수 있었기 때문에 크라우프로서는 시야가 넓은 조종석에 앉고 싶어 한 것이다. 다이레아는 엷게 웃으면서 장난스레 셔틀 조종을 할 수 있겠냐고 물었다. 그녀의 물음에 크라우프는 대답 없이 히죽 웃으면서 다이레아를 바라보았다.
“지금 바리스타 타고 나가 싸우라고 한다면 시에나한테 백번도 더 격추될 껄?”
“하지만······밥을 몇일 굶었다고 밥먹는 법을 잊어 버리지는 않잖아요.”
다이레아가 빤한 얼굴로 크라우프를 바라보며 물으니 그는 히죽 웃었다. 그런 크라우프의 웃는 얼굴이 마치 어린애 같다는 기분이 든 다이레아는 조금 머쓱한 기분이 들었다. 키스라도 해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승객석에는 부조종사가 앉아 있었다. 크라우프는 그런 다이레아의 눈빛을 바라보면서 슬쩍 웃어 주기만 했다. 그러면서 그녀가 물었던 대답을 해 주었다.
“조종법이야 알지만 감각이 말이야······감각이 떨어지니······”
이제는 지휘관의 입장에 있는 크라우프였기 때문에 바리스타를 타고 직접 전투에 나설 것은 없었다. 지휩에서 굳이 바리스타에 다시 탑승해 싸울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꼽으라면 쉐프턴 대령 정도일 것이다.
다이레아는 크라우프의 어린애 같은 얼굴을 바라보면서도 셔틀의 계기판과 주변 상황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그녀가 굳이 셔틀 조종을 자청하는 것은 사무직에 있다 보니 이런 식의 긴장감이 떨어지는 자신을 느끼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다이레아는 계속해서 크라우프의 셔틀 조종사를 자청해 왔던 것이다. 자신의 삶의 긴장감을 유지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잠시 크라우프는 부조종석에 앉아 셔틀의 주변으로 움직이고 있는 에이센의 수많은 전함들과 그 사이를 움직이고 있는 바리스타들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다이레아는 아까 그녀가 느꼈던 감정을 되살려 조심스럽게 물었다.
“바리스타 다시 타고 싶으신 겁니까?”
조종석에 앉은 다이레아가 갑자기 바리스타에 타고 싶냐고 물어오자 크라우프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옆에 앉아 씽긋 웃고 있는 다이레아를 돌아 보게 되었다.
“아······아니·······그런 것이 아니라······이렇게 한참을 가도 계속해서 아군 함정들 뿐이고 아군 바리스타들 뿐이라는 생각이 드니까······에이센 함대가 많기는 많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