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51
시에나는 이런 자신과 함께 있겠다고 군대에 들어왔다. 나란히 사관학교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자신과 같은 줄에 서고 싶지 않다고 하사관이 된 것이다. 이렇게까지 자신을 따라와 주는 그녀가 정말로 고마웠다. 이런 그녀에 대한 보답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자신이 너무나도 한심스럽다는 생각을 했다. 전에 아세라와 잤던 것이 지금도 마음에 걸렸다. 사실 매력적인 여성인 것만은 부정할 수 없었다. 그녀도 자신을 좋아했던 것은 사실이었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었다.
‘단순한······’
그런 것을 문제삼아 주지 않았지만 많이 기분이 상했을 것이다.
다시 한번 쉐프턴중위의 기체를 비롯해서 다이레아와 알리시나가 확인을 보내자 조명 수류탄의 점화 버튼을 오른손으로 눌러 던졌다. 그것과 동시에 기체를 일으켜 세우고 고속으로 전진해 들어갔다.
엘레비아는 적이 이렇게 공격을 가해 올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비록 시간 벌기 부대였지만 자신들이 공격을 취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적이 증원을 기다리는 것을 알아차리고 먼저 행동에 들어올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실제로 적이 먼저 공격을 해 왔던 것이다. 움직임이 반응됨과 함께 기체를 일으켰는데 동시에 조명수류탄이 폭발했다. 엄청난 양의 섬광에 모니터가 일순간 타 버렸다.
“우왁!”
본능적으로 기체를 숙였다.
크라우프는 거리 1,500을 단숨에 돌파해 내면서 자신의 기체 움직임을 보고 일어섰다가 섬광탄의 불빛에 움직임이 멈춘 엘윈 3대를 거의 동시에 파괴했다. 그리고 그 뒤쪽에서 공격대형을 갖추고 있던 바리스타들을 향해서 충전된 에너지가 바닥날 정도까지 마구 빔 라이플을 연사해 댔다.
상대는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런 정도의 공격을 받았지만 대응이 빨랐던 것이다. 단체(單體)로 들어온 자카운을 보고 사격을 가하려 했지만 곧바로 다이레아와 쉐프턴이 이끄는 바리스타들이 밀고 들어와 빔 라이플을 마구 발사해 댔다.
엘레비아로서는 후퇴를 지시할 수밖에 없었다. 자칫하다가는 앉은 채로 적에게 전멸 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냥꾼에게 쫓기듯이 파일럿들이 놀라 일어서고 후퇴를 하려 했다.
“일어서지 마! 침착해!”
응사하도록 했지만 에이센군은 집단으로 몰려와 일제히 사격을 가했고 다시 많은 수의 바리스타들이 몰려 들어오면서 집중 사격을 가해왔다. 파괴되는 부하들에게 기체를 숙이고 침착하게 철수하라고 했지만 그것이 통하지 않았다. 옆에 있던 동료기가 피격되어 버리자 당황한 나머지 방어하는 것도 잊어버리고 철수하기 시작했고 차례대로 맞아 격파되었던 것이다.
“이 망할 놈들이 차라리 나를 쏴라!”
중대장으로서 부하들을 책임지지 못하고 이렇게 죽게 만들었고 부하들이 비명을 지르며 불타 버리자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 자신이 이런 공격을 가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도 이렇게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 너무나도 화가 났다.
셀리더 아르코대위가 다급하게 병력을 끌어 모아 도착했을 때 상황은 끝이나 있었다. 에이센군은 신속하게 철수했고 엘레비아의 중대는 1/3정도가 전파되는 피해를 입고 있었다. 자신들이 전력을 다해 달려오고 있을 때 이미 신나게 두들겨 맞고 있던 중이었다. 적들은 증원을 보자 너무나도 재빠르게 철수했다.
살아 남은 바리스타들을 보고 아르코대위는 괜찮다고 했다. 그나마 이 만큼이나 살아 남아 있으니 여간 다행이 아니라고 했다. 재빨리 이끌고 온 부하들에게 생존자들을 구출하도록 했고 에이센군의 움직임을 경계하라고 했다.
엘레비아를 만났을 때 그녀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콕핏을 꼭 닫은 채로 있었다. 중대장의 지위에 있었지만 지금은 남자라고 해도 울지 않을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지······”
아르코대위는 어쩔 수가 없다는 생각을 했다. 어쨌든 간에 19살에게는 이런 것이 견디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도 이러했다. 소위로 소대장이 되어 처음 부하들을 잃었을 때의 기분과 똑 같을 것이다. 일방적으로 학살된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어떻게 한다.’
이 자리에서 엘레비아를 어떻게든 보호해 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른 여자 같았다면 이런 것을 빌미로 해서 잘 보고해 주고 몸이라도 바치라고 했을 것이다. 아마 라디아 같은 여자라고 한다면 분명하게 그렇게 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아니야······’
자신이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땀 때문에 가려운 머리를 긁적이면서 생존자의 구조를 서두르라고 했다.
전장에서 중대를 이끌고 이탈한 크라우프가 렘셰이드로부터 출발한 지원 부대와 합류한 코벨중령을 만난 것은 20시 10분이었다.
그가 단 1기도 잃지 않고 적의 1개 중대와 교전해서 큰 전과를 올리고 왔다는 소식은 패전해 있던 병사들에게 잠시나마 놀라움으로 번져 나가고 있었다.
“살아 돌아와서 기쁘다!”
같은 대대원들은 얼싸안고 기뻐하고 있었고 크라우프는 콕핏에서 나와 지원부대에서 가져온 냉동 박스에 담겨 있는 맥주캔을 두 개 꺼내 자신에게 다가온 시에나에게 건네 주면서
“다시는 이런일 없어야 할 텐데 말이야······”
짧은 투정을 부렸다. 시에나는 말없이 맥주를 따 마셨다. 목을 축이고 나서
“글쎄······모르지······”
“언제나 바른말만 하려는 거야?”
“내가 뭐!”
비아냥거리는 듯한 말에 갑자기 목소리를 높이면서 박스에서 한 캔을 더 꺼내서 다가온 디네스에게 건네 주었다. 디네스는 고맙다고 하면서 맥주를 잠시 머뭇거리다가 마셨고 인상을 찌푸리면서 좀 쓰다고 하면서 이런거 처음 마셔본다고 했다. 모두 놀란 눈을 하고 있었다. 그때 크라우프쪽으로 헬멧을 오른손에 든 니콜라스 라티시드상사가 똑바로 걸어왔다.
…복구합니다…^_^;;;
9월 1일 에이센군은 만드레일대륙에서 다이아몬드 광산지대를 잃었다. 렘셰이드기지에 패전병들이 들어온 것은 2일 03시 10분쯤이었다. 멜리사 코벨중령은 한창 깊은 새벽이었지만 지휘통제실에서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는 기지 사령관 안드레이 도리안준장과 작전 참모인 다니엘 허버크대령에게 보고를 하러 들어갔고 부상자들은 야전 병원으로 들어가고 상처가 없는 사람들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있었다.
“샤워하고 잠이라도 푹 자뒀으면 좋겠는데······”
파일럿들도 바리스타들을 격납고에 집어넣고 있었다. 그래도 살아 돌아와서 기쁘다고 하면서 동료들을 반겨 주었다.
크라우프는 자신의 바리스타를 정비를 위해서 격납시킨 다음 콕핏을 열었다. 목부분이 앞으로 젖혀지고 로켓추진기 부분이 뒤로 밀려나면서 콕핏이 열리고 차분한 공기를 폐 깊숙히 들어 마셨다. 같은 공기였지만 느끼는 것이 완전히 다르다 싶었다.
“살아 있다는 건가?”
착잡한 기분이 들었다.
“일단 샤워를 하고 한숨 푹 자두고 싶은데?”
다들 그렇게 말들을 했다. 너무나도 피곤했기 때문이다.
격납고 밖으로 나오니 갑자기 불빛이 환하게 비춰지고 있었다. 무엇인가 놀라 그것을 바라보니 전에 함께 수송선에 탔던 다큐멘터리기자가 카메라맨과 함께 걸어 나오는 파일럿들을 촬영하고 있었다.
“지금 소감이 어때요?”
지나오는 사람들에게 하나씩 잡고 물어보고 있었는데 피곤에 지친 사람들은 그냥 지나치고 싶어했다. 그도 다른 말을 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다만 피로와 땀에 젖은 몸을 씻고 시에나의 얼굴이 보고 싶을 뿐이다.
“이것들은 군 홍보에 나서는 것이네 기운들 좀 내면서 걷도록 하게! 승리를 한 것처럼 말이야!”
기자는 파일럿들에게 그렇게 요청하면서 축 늘어져서 걷지 말라고 했다. 쓴웃음만 나왔다. 그때 허버크대령이 걸어 나오자 크라우프가 경례를 먼저 발견하고 경례했다.
“그래 페트릴대위 고생 많았네······”
작전참모는 잘했다고 했고 기자는 그에게 다가가서 뭐라고 말을 했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싶었다. 대령은 한참을 말하고 고민하는 듯 싶더니 귀환한 파일럿들에게 다시 바리스타로 돌아가라고 했다.
“무슨 일입니까?”
크라우프가 의아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작전참모는 지금 다큐멘터리 촬영에 전투를 마치고 돌아온 대대원들이 아주 적합하다고 했다.
“모두 24시간 동안 싸웠습니다.”
그의 말에 대대원들이 막사로 들어가려다가 그 자리에 멈추어 섰다.
“알고 있네 하지만 1시간 정도면 촬영이 끝이 나네 협조하게!”
대위인 그로서는 어쩔 수가 없는 주문이었다. 짧게 숨을 들어 마시면서 내키지는 않지만 이라는 표정으로 오른손으로 경례를 올려 알겠다는 뜻을 전달했고 대대원들에게 다시 바리스타에 오르라고 했다.
격납된 바리스타에 다시 오르고 기지를 빠져 나와 향한 곳은 기지 외각의 훈련장이었다. 이곳에서 이번 다큐멘터리의 중요한 영상을 촬영한다고 했다. 전방에 여러개의 조명탄과 연막탄을 터트리고 격렬한 전투를 마치고 적진에 대해서 돌격 준비를 갖추고 있는 바리스타들의 모습과 함께 전투가 벌어지는 와중에서 파일럿들이나 준비되어 있던 병사들에게 미리 답변 내용을 알려 주고 이를 인터뷰하고 전투가 임박했다고 하면서 긴장된 표정으로 바로 전투장에 있는 것처럼 멘트를 붙이고 있었다.
1시간 남짓한 촬영이 끝이 나고 귀환해서 겨우 땀에 젖은 파일럿슈트를 벗을 수가 있었다. 전투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살아 남은 사람들은 허탈한 기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따스한 온수로 몸을 씻고 오래간만에 맡아보는 향긋한 비누의 냄새에 살아 있다는 생각을 했다. 크라우프도 옷을 벗고 몸을 씻었다. 기분이 아주 좋았다. 쏟아지는 물에 씁쓸히 웃으면서 돌아서서 벽에 등을 기대고 그대로 주저앉았다.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비록 자신이 지휘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고 했지만 많은 이들은 이 자리에 없었다. 머리 위로 물이 계속해서 쏟아지고 있고 허탈한 기분이 먼저 들었다.
‘모든 것이······’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같이 샤워장에 들어온 사람들은 대대장이 구석에 주저앉아 있는 모습에 기분이 착잡했다. 강한 사람 같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던 것이다.
샤워를 마친 파일럿들은 깔끔하게 군복으로 갈아입었다. 얼마 만에 입어보는 것인가 싶을 정도로 반가운 것이 군복이었다. 크라우프는 잠시들 사관식당에서 기다리라고 한 다음 밖으로 나갔다.
군복으로 갈아입은 파일럿들은 모두 사관식당으로 모여 있었다. 자리에 앉아 살아 남은 것을 자축하고 있었다.
디네스 펜터 호리스도 이런 경험을 처음 해 본다는 생각을 했다. 무엇인가 모르게 안도감과 함께 뿌듯함을 느꼈다. 그렇지만 샤워장에서 본 대대장의 모습에 기분이 많이 착잡해 져 있었다. 그렇지만 이렇게 기다리라고 하니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싶었다.
20분 정도 지나자 크라우프가 다른 6명과 함께 맥주박스를 가져왔다. 이것들 마시고 푹 자두라고 하는 것이다.
“우와!”
일제히 탄성을 질렀고 그는 박스를 내려놓고 차례대로 나누라고 했다.
“어떻게 이런 것을?”
의아해 하는 대대원들에게 우격다짐으로 매점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했다. 모두 손에 한캔씩 집어 들자 그도 하나 캔을 들어 높이 들면서
“살아 남아 이렇게 기지로 돌아와 샤워하고 맥주 마시게 된 것을 축하하며!”
그리고 맥주캔을 따서 단숨에 들어 마셨고 모두 환호성을 지르며 맥주를 따 마셨다.
다이레아는 하핫 웃으며 맥주캔을 비우면서 느끼는 톡 쏘는 것 같은 맛이 아주 좋았다. 창문 밖을 보이 어느덧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 머리를 긁적이면서 좀 가렵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물기가 마르면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한 캔을 비우고 손으로 구겼다.
조금 앞에 앉아 있는 시에나 쪽으로 다가갔는데 그녀의 손에서 따지 않은 맥주캔을 보고 안마시냐고 물었다.
“저요? 아니요. 뭐 별로······”
술을 잘 마시지 않는 것 같았다. 엷게 웃으면서 수고하셨다고 했다.
“내가 할 말은 아닌데 지금 대대장님께 위로를 좀 부탁해요. 우리 보다 시에나가 하는게 더 좋을 것 같으니까요.”
그녀는 지나친 참견이 아니었나 싶었다. 그렇지만 별 다르게 개의치 않는 것 같았다. 오히려 고맙다고 대답했다.
“저기 괜찮다면 저 코프한테 가 있어도 되겠죠?”
“물론 그렇게 해요!”
원칙적으로 부대 내에서 연애는 금지되어 있었지만 이런 규칙은 쉽게 무시되었다. 젊고 혈기 넘치는 젊은 남녀들이 같은 장소에 있다면 당연한 일이다. 다만 공식적으로는 이것이 부정되는 것뿐이다. 그렇지만 문제삼는다고 한다면 충분하게 가능했다. 웃고 떠드는 사이 어느덧 날은 환하게 밝아오고 있었다.
9월 3일 헤프리온행성계의 테일러스에 있는 육군 훈련소에서 훈련을 받고 있던 훈련병들은 정신 훈화 시간 때 만드레일대륙에서 벌어진 파츠 베이스군의 최근의 도발에 대해서 훈련교관에게 이것은 에이센이 현재도 위험이 시달리고 있다고 하면서 현재 파츠 베이스는 자칭하는 반란군들이 도발해 왔다고 했고 군인으로서 복무해야 하는 자신들은 에이센이 이런 크고 작은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면서 만일 위기에 빠졌을 때 목숨이라도 바쳐서 이 나라를 위해 싸우라고 했다.
전투에 참가하게 되는 군인들에게는 보험이 들어 있어서 전사했을 시에는 1만 다르크의 금액이 유족들에게 지급된다고 했다.
“국가는 너희들을 버리지 않는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소위 공화주의자들이라고 하는 이 파츠 베이스놈들과 같은 국가를 부정하는 자들이다. 이 자들은 이 에이센을 양분하고 수십 억 명을 죽음으로 몰아 넣었다.”
교관은 격양된 어조로 반란군들을 힐난했다. 이 자리에 있는 보병 훈련병들도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부모들이나 일가 친척들 중에서 지난 전쟁때 참가했고 가족들이 전사한 사람들도 많았다.
“지금은 이 반란군들의 기세에 잠시 눌려 있지만 반드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 파츠 베 이스라고 하는 반란 세력을 완전히 무너 뜨러야 하는 것이다.”
“반란군들을 모조리······”
듣고 있던 디나는 이 말을 되새기고 있었다. 이제 훈련도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었다. 총기를 수여받고 군복과 훈련복을 받은 다음 본격적으로 군사 훈련이 시작되었는데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서 매일 같이 반복되는 생활이었다. 일주일에 반나절은 사격을 하는데 보내고 운동하고 전투 훈련을 받고 군 규율을 반복해서 습득하고 정신훈화 듣고 그러면 어느새 저녁을 먹고 잠자리에 들었다. 잠자리에 들기 전 교관은 이들을 모두 불러 세워 그날 배웠던 것을 복습했고 충분하게 숙지할 때까지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이것을 익혔던 것이다. 이제는 이런 생활도 어느 정도 몸에 붙어 있었다.
“이제 훈련소를 퇴소하고 근무 부대로 배치되겠군 그래······”
이제 마지막으로 수료식이 기다려졌다. 그리고 나서는 남은 기간 동안 근무하게 될 부대에 배치되는 것이다.
길어 봐야 한달 이상 걸리는 거리에는 배치되지 않을 것이다. 정규군의 임무가 대규모의 지상전이나 군이 투입될 정도의 소요사태가 벌어졌을 때 교전과 사태 수습에 있지만 현재는 이런 임무를 수행하게 될 일은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현재 정규 사단의 임무는 평시에 행성 내에서 재난이 발생했을 시 이에 대한 대비 인력의 차원이 컸다. 전쟁의 범위가 우주 공간으로 확대되어 있는 지금 해군에게는 집중적인 육성과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보병들은 그렇지 못했다.
사람이 직접 가서 부딪치는 직접적인 교전은 강습해병들과 공간기갑병들이 육성 투자되어서 이들로서 수행되고 있으니 보병들을 폐지하자는 논의도 있다. 그렇지만 값싸고 손쉽게 동원할 수가 있는 인력이고 이들은 모두 징집병들이니 다만 행성 내에서 벌어질 대규모의 재난 등에 구난 요원으로 투입하자고 하는 것이다.
이들을 활용하게 되면 힘든 일을 해도 내무부 산하의 구조대를 활용하는 것 보다 군인들을 동원하는 것이 휠씬 싸게 먹히고 보다 많은 인력을 동원할 수가 있다는 논리에서 보병들은 유지되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런 이유에서 뿐만이 아니라 대규모의 점령 전쟁을 수행하게 된다면 전투 요원들인 강습 해병들이나 공간기갑병들에게 점령된 행성을 일일이 맡길 수가 없으니 이곳에는 후방에서 차출된 보병사단들이 투입되는 것이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에서 아직까지도 보병사단은 그 규모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인식은 파츠 베이스와의 내전을 통해서 많이 개선되었는데 이는 하만 바이파에서 행성계 내부의 유인 행성인 고비엘트리턴의 중심도시 슈필 테이레시에 공간기갑병과 강습 해병대가 내려와 도시를 공략했는데 시가전을 벌이게 되었다. 이때 공간기갑병대와 강습 해병대에 맞서 싸운 것이 파츠 베이스군의 예비군 보병사단들이었다.
쉽게 승리를 거둘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파츠 베이스가 후일 대규모의 증원을 받아서 침입해 들어온 공간기갑병과 해병대를 완전히 도시에서 몰아낼 때까지 6개월 이상을 버텨 내면서 이 두 정예 전투 집단에 막대한 타격을 입히게 된 사건이 있었다.
이것으로서 대기권내 전투를 주로 하게 되는 보병집단의 위력과 효용에 대해서 그 중요성이 새삼 부각되었던 것이다.
디나는 다시 파츠 베이스군이 에이센에 기습 공격을 가해서 케네온 행성계의 케네피온이라고 하는 행성의 주요 광물 산지인 다이아몬드 광산지대를 불법 점령했다고 하는 교관의 말을 되새기고 있었다.
‘이 놈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그곳에 크라우프가 있었다. 자신은 오빠 보다 안전한 이곳에 있게 될 것이지만 왠지 모르게 자신이 너무 비겁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아버지와 어머니들은 오빠에게는 사관학교에 들어가도록 강력히 권했다. 편안하게 생활하지 말고 나가서 많은 경험을 쌓고 오라고 했다. 나란히 자원 입대한 시에나와 함께 고생을 헤쳐 나가라고 했다. 그렇지만 자신에게는 그런 말을 권유하지는 않았다.
‘······이 나는······’
그렇지만 디나는 오빠라면 충분히 자격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이름 없는 사람으로서 많은 경험을 쌓게 되는 것이 나중을 위해서도 좋은 일일 것이라 생각되었다.
정신훈화가 끝이 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모두들 열을 맞춰서 움직여 나갔다. 이제 훈련을 받는 것도 이제는 거의 몸에 배어 있었던 것이다.
‘오빠는 어디에 있을까?’
혹시 이번에 전장이 된 다이아몬드 광산지대에 있든지 아니면 이번 사태로 속썩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자신이 타고난 운명대로 사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 생각을 하니 왠지 이렇게 있는 자신이 우습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이런 시간 따위는 자신에게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단지 어차피 거쳐야 할 일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오빠에게 행운이 있기를 기원했다.
9월 4일 09시 45분 렘셰이드기지에서 크라우프 페트릴대위는 기지 사령관인 안드레이 도리안준장의 방으로 호출을 받았다. 기지 사령관의 방에서는 먼저 들어간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는 그 앞에서 하릴없이 기다리고 있어야 했다. 거의 1시간이 다 되어서야 기지사령관의 방으로 들어갈 수가 있었다.
“크라우프 페트릴대위 부르심 받고 왔습니다.”
방으로 들어섰을 때 본 것은 멜리사 코벨중령과 함께 다니엘 허버크대령이었다.
“어서오게 대위······”
도리안준장은 자리를 권해 앉으라고 한 다음 곧 말을 이었다.
“이번에 우리는 파츠 베이스군에게 광산지대를 빼앗기게 되었네 자네도 그 전투에 참가했으니 그간의 사정을 잘 알 것이네······”
그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곳에서 보여준 자네의 용감한 감투 정신과 용맹함을 높이 사고 있네······코벨중령이 적극 추천하더군 자네의 부대가 생존자가 가장 많을 뿐만 아니라 최후에 아군의 철수를 돕고 추격해온 적의 부대를 거의 궤멸시켰다면서?”
기지사령관의 말에 크라우프는 겸연쩍어 했다.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저는 단지 제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당연한 일이지 자네는 자네가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네 그리고 그것은 현재 패전해 있는 아군에게 적지 않은 희망을 주었네······”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