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516
보디세아의 질문을 받은 레나가 조용히 그녀를 돌아보며 물었다.
“지오콘 다비토가 다시 만나자는 것 같은데 너는 생각 없는 거야?”
약간 지나가는 듯 한 어투로 말을 건냈다. 그러자 보디세아는 피식 웃기만 했다.
“······요 며칠 한 두 번 같이 자준 걸로 다시 만날 이유가 있니? 그리고 나는 미친개는 마음에 안들어 전쟁터 이외에는 마음을 주지 않거든······여자는 장식품이라고 밖에는 생각 안하는 사람이니 말이야.”
보디세아는 지오콘 다비토를 미친개라는 표현으로 그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오콘 다비토에 대한 평가를 비유했다.
레나는 지오콘 다비토를 미친개라는 것에 비유하는 보디세아를 보고 아연 실색했지만 애써 정색을 하고 되도록 차분해 지려고 애썼다.
“그렇구나······뭐 다시 만나고 말고는 네 마음이니까 말이야. 그런데 마음에 안든다니······뭐 상관없지 뭐······”
레나가 엷게 웃으며 보디세아를 바라보니 그녀는 레나의 말을 받아 살짝 씽긋 웃음을 지어 그녀는 살짝 이를 들어내며 차분하게 레나의 말을 받았다.
“남자는 아무렴 어때······여자를 장식품으로 생각하지만 않으면 좋은데······무골들은 대부분이 여자란 단순하게 전쟁 끝나고 피로를 풀 상대로 밖에는 생각 안하거든······”
보디세아가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군인들을 비아냥 거렸다. 그녀의 말을 듣고 있던 레나는 살짝 입술을 비죽 앞으로 내밀었다. 사실 그녀도 그렇게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굳이 군인이 된 이후 남자를 만나지 않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런가?”
자신의 말에 수긍하면서도 그것을 부정하고 싶어하는 이중적인 감정을 감추지 못하고 그것을 약간 볼멘 듯한 표정으로 나타내고 있는 레나를 보고 보디세아는 다시 한 번 키득거리고 웃은 뒤 무골들은 여자를 장식품으로 생각한다는 자신의 생각이 맞는 말이라고 대답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많은 남자들이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거든······여자는 남자의 장식품이다라고 말이야······그 뭐더라? 여자는 자기 자신의 의지를 가지지 않고 남자들에게 이끌리는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많이들 여기거든 의지가 있다고 해도 그것이 매우 약하고 이성적인 판단이 없다고 말이야······그러니 여자는 남자가 이끌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 레나 너는 여자가 남자를 만나고 다니면 남자들이 뭐라고 하는 줄 아니?”
오래간만에 보디세아가 약간 즐거운 듯이 말을 이어 나자가 레나는 그녀의 질문을 받고 짐작가는 바가 있어도 제대로 대답을 하지 않았다. 굳이 보디세아는 레나가 대답하기를 바라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글세? 잘 모르겠는데?”
가장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을 선택한 레나는 기다렸다는 듯한 보디세아의 대답에서 레나 자신이 어떤 대답을 했더라고 다음의 대답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창녀······걸레······갈보년······뭐 그런 말로 부르지······”
극단적으로 대답하며 약간 얼굴을 찌푸리는 보디세아를 보고 레나는 피식 웃기만 했다.
“······하기야······”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나름대로 수긍하고 있는 태도를 보이자 보디세아는 더욱 한심한 것은 여자들 스스로도 자신이 말한 여자들을 그렇게 매도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실랄하게 말을 이었다.
“뭐 남자들은 할 수 있다면 남자에게 편한 여자를 만나고 맹목적인데다 돈많고 능력 있고 뭐 이런 식의 여자들이 자신에게만 목메는 것을 원하고 할 수 있다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여자 두 세 명과 동시에 섹스를 하고 싶어 할 껄? 그러며 그런 것에 으쓱해 하기나 하고 그렇게 이래저래 만나는 여자들이 십 수 명씩이 된다고 한면 오히려 그런 점으로 다른 남자들에게 존경을 받을 수 있게 되고 말이야! 아주 멋있고 능력있는 남자라고 말이지······하지만 여자가 남자 여럿 만나게 되면 재수 없다고 뒈져 버리라고 면전에다가 욕설을 해 댈껄?”
지금 다소 실랄하게 말을 하는 보디세아를 보고 레나는 보디세아가 지오콘 다비토와 며칠 같이 보내면서 서로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애써 그런 것을 꼬치꼬치 물어보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보디세아가 자신에게 굳이 말하지 않은 것은 별로 말하고 싶지 않다는 뜻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레나는 애써 보디세아의 말을 받으며 자신이 그녀에게 의문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럼 너하고 나는 아예 뭐가 되는 거냐? 창녀 아님 걸레 같이 더러운 년?”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보디세아의 말을 받으니 레나의 대답을 듣게 된 보디세아는 그녀의 어이없는 표정에 피식 웃음을 지어 버렸다. 레나가 어이없어 하자 보디세아는 더욱 실랄한 어조로 화를 냈다.
“기분 나쁜 일이지······뭐 여자는 무조건 남자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는 사고 자체도 우스운 일이니 말이야.”
“그것이야 그렇지만 말이다.”
보디세아의 말을 받은 레나가 다른 말을 찾아 대꾸하려 했다. 굳이 언쟁을 벌이려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선에서 둘 사이의 의견에 타협을 보고 대화를 끝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자칫 지금의 자신들만 보디세아가 말하는 대로 창녀나 걸레 같은 계집년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었다. 레나와 보디세아가 우주여행을 거치면서 만난 남자들도 제법 되었기 때문이었다.
“뭐 남자들은 자기들이 전쟁에 나가서 죽는 다고 그렇게 생각하는 거 아닐까? 당연하게 목숨을 걸어 전쟁터에 나간다는 당연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말이야.”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를 몰라 고심하다가 겨우 찾아낸 것이 상대를 무조건 매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대답이었다.
약간 변화 없는 어투로 대답하면서 엷게 웃음을 지어주고 있는 레나를 보고 보디세아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자조 섞인 목소리로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젠장할 우리 발바이스 계집년들도 에이센 창녀들처럼 총을 가지고 전쟁터에 나서야 한다니까!”
보디세아가 화를 내자 레나는 여자도 군대에 들어가야 한다는 보디세아의 말을 듣고 그것은 맞는 말이라고 대답했다.
이제껏 레나가 에이센인들에 대해서 접하게 된 것은 주로 에이센 군인들만으로 에이센인들을 접한 것이 매우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그런 제한적인 모습만으로도 가장 기본에 깔린 에이센에서의 여성의 지위를 짐작해 볼 수 있었다.
레나는 에이센의 군인들을 보면서 여자들도 남자들과 별다른 거리낌 없이 어울려 다니고 특히 남자들이 다 있는 곳에서 별다른 부끄러운 기색 없이 발가벗고 샤워를 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그리고 전투에 임했을 때 여자들도 남자 병사들과 똑같이 총을 쏘고 수류탄을 던지고 다른 남자들과 똑같이 동료로 대우를 받는 것이 부러웠다.
아직까지 발바이스에서 여자들이 남자들이 있는 곳에서 발가벗고 샤워를 한다면 매도당할 수밖에 없었고 몰매를 맞아 죽을 것이었다. 그리고 발바이스의 남자 군인들은 여자 장교의 지위를 별로 인정하고 있지 않았다.
사실 발바이스에서는 아니 바르디아인들은 여자가 전쟁터에 나서는 것을 매우 수치스럽게 생각했다. 이것은 남자가 여자조차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하는 무능력한 사람으로 인식 받게 만드는 중요한 밑바닥에 깔린 인식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만 기사의 경우에는 여자라고 해도 충분히 남들 보다 몇 배의 전투력을 십분 발휘해 낼 수 있으니 여자 기사의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전쟁터에 나설 수는 있었다. 하지만 그 외의 경우 여자가 군대에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그러니 여자들에 대한 남자 군인들의 생각은 여자는 단지 전쟁을 마치고 돌아온 남자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게 해주는 역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게 된 것이다.
이에 비해서 레나가 본 에이센군들은 가장 사회의 밑바닥이라고 하는 군대에서 남녀가 똑같이 대우받으며 싸우는 것은 에이센인들에게 여자란 단지 집안에서 보호 받아야 하는 존재들은 아닌 것이라고 짐작해 볼 수 있도록 하기에 적은 경험을 가지고도 충분하게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보디세아와 레나 모두 에이센인이 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보디세아에게 에이센인들은 자신의 가족들을 몰살시켜 버린 잔악한 악마들이었고 레나에게 에이센인들은 에인샤를 빼앗아 간 더러운 존재들이기 때문이었다.
레나는 에인샤를 찾기 위해서 그렇게 오랫동안 우주를 여행하고 마치 자신을 피해 도망치는 듯한 에인샤의 행적을 뒤따라 수많은 지역을 떠돌아 다닌 뒤 갖은 고생을 다해 겨우 에인샤를 만나게 되었을때의 기쁨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에인샤를 처참한 몰골로 만든 것이 바로 에이센 군인들이었다. 레나는 에이센인이라고 한다면 산채로 갈아 마셔 버려도 시원치 않을 것이다. 레나는 보디세아와 함께 우주여행을 하면서 살아남기 위해서 인간이라면 차마 못할 짓도 여러 번 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사람 죽이는 것만큼 쉬운 일도 없어졌다. 그러니 남들 보다 더욱 열심히 그리고 더욱 열렬히 에이센인들을 잡아 죽일 수 있는 자신감도 있었다. 하지만 단지 여자라고 무시 받고 남자 동료들로부터 동료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참을 수 없었다.
“그나마······하지만 우리들은 기사잖아······적어도 면전에다가 대고 무시할 수 없지······”
레나가 보디세아를 바라보며 자신들이 기사의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 다행이라고 대답했다.
레나의 말을 받은 보디세아는 살짝 씁쓸한 표정을 지으면서 몇 번 고개를 앞으로 끄덕였다. 그리고는 순간 자신의 감정이 너무 격해졌음을 깨달았다.
“그렇지 뭐······그나저나 이제 다시 전쟁이라지?”
화제를 다른 것으로 돌리기 위해서 보디세아가 재차 확인을 해 보듯 레나에게 전쟁에 관한 말을 꺼냈고 그녀의 말을 받은 레나는 엷게 웃음을 지으면서 곧 전쟁이 벌어질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렇지만 안타까운 생각에 저절로 한숨만 내쉬어 졌다.
“이제 곧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하는데 우리와 같은 하급 군인들은 알 것 없다고 하니 말이다.”
기밀 유지를 필요로 한다는 수뇌부의 방침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만 전쟁이 있을 것이고 네놈들은 나가서 싸우기만 하라는 방식으로 밀어 붙이는 수뇌부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레나의 한숨의 의미를 이해한 보디세아는 금새 다른 말로 화제를 바꾸었다.
“그렇지 뭐······그나저나 에이센 놈들은 우리들이 공격해 나갈 것이라는 것 알고 있을까?”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하고 있는 보디세아를 보고 레나는 자신의 짐작으로도 에이센이라면 능히 발바이스의 공격 의도를 파악하고 있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언제 공격이 시작되고, 어디로 공격을 할지, 무엇을 공격할지, 어떻게 공격할지 그리고 왜 에이센을 공격해야 하는지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다만 그냥 전쟁이 시작될 것만 알고 있는 것이었다.
리하르트 황제력 268년 10월 19일 금요일 19시 20분 실만 베르퍼 행성계로 향하고 전함 시르피트 XII호의 파일럿 숙소에서 티아라 고메스 대위는 가볍게 하품을 하고 있었다. 어쨌든 간에 늦어도 11월 10일 전까지는 도착을 하게 될 것이기는 했다. 그때는 부대 재편성을 비롯해서 이것저것 할 일들이 많으니 이래저래 귀찮아질 것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할 일이 없었다. 크라우프가 토요일 저녁 시간을 같이 보내고 싶다고 청해 왔고 티아라는 마땅히 할 일이 없었고 또 그의 청을 거절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크라우프의 요구를 받아 들여 주기는 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이렇게 앉아 시간만 보내야 했다.
지금 티아라는 무료함에 시달리며 무척이나 따분해 미칠 것만 같았다. 시간들이 많이 남아 돌게 되니 실만 베르퍼 행성계로 향하게 되는 보충병들 사이에서는 어느덧 마음이 맞는 남녀 끼리 어울려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들을 보면서 티아라는 다들 좋은 한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티아라는 그들과 같은 모습으로 있었을 때 여러 곳에서 모여든 그럭저럭 괜찮은 남자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무엇이 그렇게 그 남자들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전부 제대로 만나지도 있다가 결국에는 크라우프와 시르피드 XII호의 사령관 침실에서 그의 옆에 누워 있게 된 것이다. 그 일도 끝이 나니 티아라는 이렇게 에이센 전함의 파일럿 숙소에서 할 일 없이 누워 있는 것이다.
티아라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수표 두 장을 생각했다. 수표 두 장 중 한 장은 티아라가 포상금으로 받은 것이고 다른 하나는 크라우프가 포상금으로 받은 금액의 절반의 절반을 병사들에게 위로금 명목으로 나누어 주도록 조치하고 그 절반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은 개인 구좌에 넣은 후 남은 포상금 금액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을 다시 정확하게 5등분해서 그 5등분 중에서 두 사람 몫을 베르베라에 남아 있는 에이린과 아세라에게 송금해 주었다. 그리고 남은 3등분의 금액 중 하나를 티아라 자신에게 건네주었는데 그것이 나머지 한 장의 수표였다.
티아라는 어딘지 모르게 크라우프가 건네 준 돈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크라우프는 혹시 모를 일에 크라우프 자신이 없더라도 티아라가 급하게 돈 걱정 없이 지낼 수 있도록 하라는 말과 함께 건넨 것이라 별다른 말없이 받아 들기는 했다.
그런 뜻을 이해하기는 해도 티아라는 어딘지 모르게 크라우프가 건네준 돈이 썩 기분 좋지만은 않았다. 미리 시에나와 다이레아를 통해서 크라우프가 포상금 같은 것을 받으면 금액이 어찌 되었든 지금 그가 한 것처럼 절반을 잘라 그 절반의 절반을 자신과 함께 싸워온 병사들에게 회식비 같은 명목의 전달해 주고 나머지 절반은 자신이 가진 후 남은 포상금액의 절반 정도는 꼭 시에나와 다이레아에게 돈을 나누어 건네주었다는 것을 들어 알고 있었다.
그런 식으로 건네받은 돈을 시에나는 크라우프로부터 용돈 받는 다는 식으로 크라우프가 건네주는 돈을 별 생각 없이 받아 모으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다이레아는 그 돈을 받은 것을 대답해 주면서 별로 기분 내켜 하는 모습이 아니었다. 그때는 별다른 것 없이 지나가 버렸다. 하지만 지금 티아라도 크라우프로 부터 전에 시에나와 다이레아가 받았던 것과 똑 같은 명목의 수표를 받고 나니 티아라는 시에나 처럼 용돈 받는 다며 좋아진 것이 아니라 다이레아 처럼 기분이 좋지 않았다.
어딘지 모르게 자신이 크라우프의 매춘부가 된 듯 느껴져 비참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크라우프가 티아라 자신에게 건네 준 돈이 그 동안 밀린 봉사료를 정산해 주는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당연하게 크라우프와 함께 지내고 있는 티아라는 그에게서 허무한 느낌마저 들었다.
“이런 기분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티아라는 여자가 자신을 매춘부로 여길 때만큼 비참한 기분이 드는 때가 없다는 것을 크라우프가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을 용기있게 말을 할 수 없었다. 크라우프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것이 되는 것이고 무엇보다도 크라우프가 자신을 매춘부로 생각해서 돈을 건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크라우프는 티아라에게 늘상 자신이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단지 섹스를 원한다며 티아라 보다 더욱 매력적이고 섹스에도 능숙한 여자를 사면 그만이었다. 그리고 충분히 그렇게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크라우프는 굳이 고급 매춘부를 사지 않는 것은 티아라가 자신에게 매우 소중한 존재로서 그녀와 함께 하고 싶은 것이 자신의 마음이라는 말을 진심어린 말로 자신을 무너뜨려 주곤 했다. 이것 때문에 크라우프가 자신에게 돈을 건네는 것이 자신을 생각해서 주는 것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다이레아도 이런 티아라의 기분과 마찬가지로 그녀 자신이 비참하게 느껴지곤 했지만 자신을 위해서 크라우프가 행동해 주는 것이니 쉽게 크라우프의 기분을 나쁘게 해 줄 수 없다고 자답하곤 했다. 이것 때문에 티아라는 크라우프에게 자신의 기분대로 말을 해 줄 수 없었다. 적어도 남녀 사이에 해서는 안될 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티아라는 자신이 크라우프에게 함부로 말을 해서 그와의 관계에 금이 가게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니 기분이 좋지 않은 느낌이 들면서도 크라우프에게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지 않았다.
티아라는 자신이 비참해 지는 생각을 잠시 잊어버리기 위해서 다른 생각을 해 보았다. 그녀는 이제껏 여러 가지 이유에서 쉴새없이 남자를 갈아 치우는 행위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는 여자들을 많이 보아 왔었다.
이제까지 티아라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남자들은 실컷 즐기고 나서도 별다른 죄책감을 가지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자랑스러워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지금 사회가 많이 자유스럽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여자는 남자처럼 실컷 자신의 욕망을 완전하게 드러내며 행동하기는 힘들었다. 그러니 지금의 티아라 처럼 밤에는 크라우프의 침대에서 포르노 영화의 여배우처럼 그와 살을 맞대고 있고 낮에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요조숙녀 행세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런 은근한 사회적인 편견이라고 한다면 밑바탕에 깔려 있는 은근한 편견은 쉽게 무시하기는 힘들었다. 이런 은근한 편견을 무시한 여성들 중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을 꼽자고 한다면 주저 없이 백효연 원수가 선택될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욕망의 표현에 대해서 그것을 크게 감추려 않았다. 이점 때문에 그녀의 업적과 능력에 대해서 존경하는 사람들은 무척이나 경외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백효연 원수가 그녀 자신의 일상생활에 대해서 특히 그녀 자신의 욕망을 표현해 내는 것에 대해서 특별하게 감추려 노력하지 않았고 부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녀의 이름을 꺼내는 것조차 극단적으로 혐오하는 사람들도 매우 많았다.
백효연 원수의 일은 어쨌거나 그녀를 매도하는 사람들이나 존경하는 사람들이나 침대 위에 이성과 함께 올라가서는 매춘부나 포르노 영화배우처럼 똑같은 일을 하고 있는데 정작 그녀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위선자 같이 행동하고 구역질이 날 정도로 혐오스럽다는 말까지 한다면 꼭 이런 식의 대답이 돌아오곤 한다.
그 행위 자체는 겉으로만 본다면 똑같을지 몰라도 단지 섹스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과 자신이 진심으로 원하는 사랑이라는 것이 전제되어 있는 행위는 다르다고 하는 말이었다. 이렇게 대답하는 사람들은 으레 어떻게 욕망과 애정이 같을 수 있냐며 소리 높여 분개하며 반드시 사랑의 감정은 모든 것을 감싸 안고, 이해하고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는 힘이라고 소리 높여 주장하고 있었다. 정작 그들은 백효연이라는 사람을 그들이 주장하는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다는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제대로 감싸안지 않고, 이해하지 않으며, 포용하지 못하고 있으면서 말이었다.
갑자기 온갖 생각이 들어 버린 티아라는 머리가 복잡해지자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주변에서 연애질에 한창이지만 이제 티아라는 크라우프 이외의 남자와 성적인 접촉은 할 수 없는 입장에 있었다.
만일 자신이 크라우프 이외의 남자와 성적인 접촉을 하게 분명 죽게 될 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함께 크라우프와 잠자리에 들고 있는 시에나가 어떤 위치에 있는 사람인지를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티아라는 공식적인 크라우프의 섹스 파트너가 되어 있는 상태에서 자신에 대한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은근한 감시를 늘 상 인지하고 있었다. 겉으로 본다면 자유롭게 생활을 한다고 해도 심한 감시를 받고 있는 것이다.
티아라는 자신의 처지를 가만히 생각해 보면 생각하기에 따라서 매춘부도 될 수 있고 공식적인 황실 가족에서 자신을 인정하는 대로 크라우프의 애첩이 될 수도 있었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여러 다른 여자들과 크라우프를 함께 공유하고 있는 것이지만 크라우프의 아내도 될 수 있고 애인도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생각하기 나름인 것이다.
그녀는 좋은 쪽으로 생각하자고 여기며 씁쓸한 표정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 순간 티아라는 문득 자기 자신이 토요일 크라우프와 함께 밤을 보내면 꽤 즐거울 것이라며 은근하게 기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런 생각이 들자 티아라는 갑자기 어깨를 들썩이며 어깨를 들썩이며 웃어 버렸다.
“몸과 마음과 생각이 따로 움직이는군······”
한참 만에 허탈한 듯이 한마디를 내뱉고는 그대로 밖으로 걸어 나왔다. 이대로 가만히 누워만 있으면 쓸데없는 생각만 늘어나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같은 시각 크라우프는 라무드 봄멜 대령과 사관 식당에서 다소 늦은 저녁 식사를 하고 있었다. 크라우프 자신은 이런 식의 사관 식당에서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완전하게 모든 것이 자리 잡지 않은 상황에서 라무드 봄멜 대령에게 크라우프는 자신의 취향을 강요할 수는 없었다.
어차피 크라우프는 록시나 XI호에 있었을 때에도 자신의 마음 내키는 대로 사병 식당과 사관 식당을 번갈아 가며 이용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어디에서 식사를 하든 그는 크게 상관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은 지난 번 레오나르도 프레슬린 중령 때처럼 함장과 뜻하지 않게 트러블이 생기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자주 봄멜 대령과 함께 사관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있었다.
봄멜 대령은 에르바 지역까지 스부타이가 자카운을 교체해 가고 있는 상황인데 자신들은 스부타이가 아닌 자카운을 대량으로 보급 받아 운용해야 하는 현실을 은근하게 투덜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크라우프는 이때 봄멜 대령의 투덜거림이 어딘지 모르게 자신 때문에 최신예 함을 운용하고 있지만 자카운만 운용하고 있는 실만 베르퍼 행성계 같은 변방으로 가게 되었다고 말하는 것 같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염려 안하셔도 될 것입니다. 어차피 기회는 이번만 있는 것이 아니니 말입니다.”
크라우프는 갑자기 솟아오르는 고까운 기분에 봄멜 대령의 말을 들어 주고 있다가 은근하게 이 한마디를 던졌다. 그러나 봄멜 대령은 그의 말뜻을 언뜻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일단 우리가 중요성이 좀 덜한 부대가 된 것 같습니다.”
잠깐 한숨 섞어 투덜거리고 있는 봄멜 대령을 보고 크라우프는 약간 어리둥절한 기분마저 들었다. 그렇지만 그가 굳이 알아차리지 않았는데 자신의 생각이 이러하다고 크게 떠들어 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크라우프는 살짝 웃으면서 자카운이 전부 스부타이로 교체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훈련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려 주면서 파츠 베이스에서 있을 때 함대에 스부타이가 대량 보급되었을 때를 봄멜 대령에게 가르쳐 주었다.
함재기를 교체한다는 것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부대 전체를 후방으로 빼내 스부타이에 맞게 재교육 시켜야 하는 문제도 있고 파일럿들만 교육시킬 것이 아니라 정비반원들도 스부타이에 대한 정비를 교육시켜야 한다는 점을 들어 일단은 여유가 있는 에르바 행성계부터 스부타이가 집중 배치되는 것이 옳다고 대답했다.
“그렇군요. 말씀대로 기회는 이번만 있는 것이 아니니 말입니다.”
“맞습니다. 그리고 자카운도 좋은 기체입니다.”
크라우프의 대답을 듣고난 봄멜 대령은 잠깐 생각을 해보더니 예전에 파일럿이었냐고 질문해 왔다.
“자카운 파일럿있지요. 함장으로 전향하게 되니······스부타이가 공급되었지만 말입니다.”
“아쉬우셨겠습니다.”
봄멜 대령이 살짝 웃으며 크라우프의 말을 받으니 크라우프는 당연한 말이라는 생각에 피식 웃어 주기만 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헤어져 나오면서 크라우프는 길게 봄멜 대령에 대해서 그가 맡고 있는 업무에 대해서는 확실한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크라우프는 함장과 업무상의 관계를 명확하게 해 두는 것이 좋겠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크라우프 자신도 이제껏 얼치기로 함장을 경험했었다. 그 경험에 비추어 보면 윗선에서 지나치게 참견을 하면 함장과 대립하게 되고 그렇게 된다면 결과적으로는 좋지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크라우프는 식사 중에 시르피드 XII호를 비롯한 8천 척의 함대가 무조건 실만 베르퍼 행성계를 향해 질주하고 있기 때문에 최소한 11월 10일 전까지는 도착할 것이라는 봄멜 대령의 대답을 듣고는 어느 정도 안심을 했다.
보통 이런 식의 신조 함대는 배치 지역으로 이동하기 전 충분한 여유를 가지고 기동 훈련과 탑승한 신병들을 위한 전투 훈련을 겸하며 임지로 항해해 가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크라우프는 어딘지 모르게 재촉에 재촉을 거듭하여 함대가 별다른 행위를 하지 않고 오로지 최대한 빠른 시간에 실만 베르퍼에 도착하는 것만을 목적으로 삼고 있었다.
왜 이렇게 서두르는 것인지 의문을 가지고 있는 봄멜 대령에게 크라우프는 하루 빨리 돌아가고 싶다는 말만을 반복해 대답했다. 차마 현재 지난 8월 30일 사건 이후 조짐이 좋지 못하다는 사실을 함부로 입밖에 낼 수 없었다. 지금 당장은 현지에 돌아가 함대 구성을 완료한 후 현지에서 훈련을 반복하는 것이 휠씬 유리했기 때문이었다. 이것 때문에 크라우프는 쓸데없이 시간만 낭비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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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습니다…비축분이 마음에 안드는 관계로 다시 썼답니다…쿨럭…
바보에…허접…날림 이라고 아뒤쥔장님이 늘상 해주시던 말씀이 새삼스럽네요…쿨럭…
하지만 이것도 마음에 안들기는 하지만…시간이 없네요…일단은 말이죠…
금일도 한편올립니다…Next-87…쿨럭…
음훗…모두들 21시에 올릴 줄 알고…몰려 있군요…그럼 그들이 다른 곳에서 헤매는 동안…음홧홧…
●‘가연을이’님…쿨럭…금일은 못보시겠군요…ㅠ-ㅠ;;; 가연을이님의 1타 연속 기록이 깨지는 순간…매일 같이 일터에서 상사들의 구박을 받으면서도 열심히…1타를 해주셔서 감사했는데 말입니다…ㅠ-^; 부디 일터 상사에게 찍혀 곤란을 겪지 않으시기를…기원합니다…날씨도 쌀쌀해 졌는데 감기조심하시구요…^0~;
●‘kingsnowman’님…아뒤쥔장님은 집에 돌아오시면…게임 삼매경에 빠져 계신답니다…쿨럭…그 덕분에…게임할 시간 줄어든다고…저 작가넘이 대부분 독자분들과 만나고 있습니다…^0~; 아뒤쥔장님도 값싸게 플스게임을 구입하시던데요…물론 중고게임으로 말이죠…쿨럭…
●‘|소설중독자|’님…맞습니다…리메…그 덕분에…엄두를 내기 힘들답니다…그리고 500회라…쿨럭…~\(^0^)/~화이팅!!!!!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0~;
●‘S.J.환’님…핫핫…매일 연재라…어쩌다 보니 잠수타는 것은 제 자신의 성미에 맞지 않아서 이렇게 된 것이랍니다…^0^; 앞으로도 독자분들과의 대화를 포함해서 매일 연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화이팅!!!
●‘bsh2345’님…내일 제 6권을 보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0^; 어디를 나가는 김에 함께 해치워 버리려구 말이죠…^0^; 보내주신 주소와…성함…ㅇㅋ…입니다…그리고 제 6권…연재분으로 따지면 초반 도입 부분에서…적당하게 끝을 냈답니다…나머지는 출판사 사장이…에이…다시 떠올리기 싫으니…일단…내일 보내 드리겠습니다…^0~)/~(쪽)~♡~;
●‘마이트레야’님…옳으신 말씀이십니다…그래서 그런 과정에 나름대로 부담이 적은 에르바 근교의 함대들부터 신형 장비를 교체해야 하는 것이겠습니다…^0^; 글쿠…에이스라고 무조건 신형이 아닌거…맞습니다…실제에서도 그렇고 건담 사이트 뒤져 보면…아무로 레이 이외에도 노멀 짐으로 MS 52기 전함 2척 때려잡은 샤를 키싱검인가? 하는 놈도 나오고…마찬가지로 노멀 짐으로 MS 32기 때려잡은 데리스 하노버라는 놈도 설정되어 있더군요…뭐 구라 설정이기는 하지만 충분히 참조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말씀대로 신형기가 좋은 것만은 아니니 말이죠…
●‘mainz’님…헤헷…그나저나 다른 것은 아니고…시르피드님…자신의 몸속에서…크라우프 녀석이…헷헷…거리면서 지낼 것인데…쿨럭…조금은 뭐시기 하시지 않으실지…걱정이랍니다…^0~; 뭐 용서해 주시겠지만요…믿어 의심치 않습니다…음홧홧…그리고 12명? 그건 아니랍니다…
●‘soulschaos’님…부관이 별필요 없이 크라우프 녀석이 늘상 부관의 업무까지 그냥 자신이 해 버리거나 다이레아가 많은 도움을 준 탓에 크게 부각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저도 솔직히 아뒤쥔장님의 지적을 받고 깨닫게 된 것이기도 하지요…^0~;
●‘판타로드’님…초특급 미녀라…초특급은 아니랍니다…하지만…쿨럭…그리고 저 작가넘은…아내가 될 사람이 힐더 처럼 부관 역할은 좀 별로랍니다…뭐 여자란 남자의 보조적인 역할만 하는 존재는 아니라고 생각 들거든요…(생각만)…실제로 여자들 중에서 의지 갖고 하려는 사람들은 무엇이든 잘 해 내지만 많은 수가 대충 시간 때우고 결혼할 생각들만 해대니…쩝…솔직하게 말씀 드리면…저 작가넘이 여자를 만나면 어떤 식으로든 저 보다 나이가 많든 적든 남자인 제가 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더군요…나이가 어리면 몰라도…나이가 많은 누님들도…쿨럭…그건 좀 짜증나더군요…하지만 그러지 말라는 뜻에서 되도록 중요한 여자들은 자신감 있고 단순한 남자의 보조적인 역할에서 벗어나도록 하게끔 할 생각이랍니다…
●‘위풍당당’님…ㅠ-ㅠ;;; 부럽네요…ㅠ-~; 그나저나…게임소설이라…아뒤쥔장님도 제법 좋아 하시는 장르랍니다…하지만 너무 전형적으로 흐른다며 최근에는 특이한 것 이외에는 읽지 않으시지만 말입니다…쓰신다면 기대해도 될 것 같습니다…^0~;
●‘현돌’님…크라우프의 부관으로 카레나는 불가능할 것이고…디나는 이미 제대한 군대를 다시 가려 하지 않을 것이니…무효가 되겠군요…쿨럭…그리고 이쁜이 디네스…젤루 맛난 거는 코스 요리상 거의 끝에 나오는데요…음흠흠…
●‘나만의천사’님…뭐 시에나와 다이레아 티아라, 아세라 그리고 에이린 보다 미녀들 그리고 섹스 잘하는 여자들도 많지요…하지만 크라우프 녀석 질좋은 거 수집한답니다…전에 말씀 드린 대로 크라우프 녀석 일찍부터 매춘부 사서 놀아날 정도였으니 말이죠…이제는 양보다는 질이다…라고 여길 듯…^0~; 그리고 개고기는 별로…^-~; 저 작가넘은 치킨을 무척이나 좋아한답니다…^ㅠ^; 먹고 싶어 돌겠네요…쿨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