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592
하버마스 중위가 살짝 이를 드러내며 부끄럽다고 웃고 있자 티아라는 조금 웃음을 띤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돈은 많이 모아 뒀겠네?”
“네? 네······그나저나 그럼 대위님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에요?”
자신의 이야기만 하는 것 같이 느껴진 하버마스 중위가 살짝 눈치를 살펴 티아라의 이야기를 물었다. 티아라가 평소 자신의 이야기를 남에게 길게 말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나? 글쎄······전쟁 끝나면 애부터 낳고 싶은데? 나이도 있으니 말이야······그리고 좀 편해지고 싶어······”
“뭐······그렇죠.”
하버마스는 약간 목 부분이 가려운 듯 왼손으로 목옆을 살짝 긁적인 후 대기실 벽에 등을 기댔다. 두 사람 모두 쓸데없는 대화보다는 조금 더 길게 잠을 자둬야 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하고 있었기 때문에 둘 사이에서 더 이상의 대화는 이어지지 않았다. 지금은 이런 식의 무의미한 대화보다는 잠시 한순간의 잠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다리는 시간만 무료하게 이어질 뿐이다.
09시 10분 발바이스 함대 지휘관 다크 크라이드는 드디어 자신에게 전기가 찾아 왔음을 깨달았다. 1천 척 단위로 공격 함대를 편성해 에이센 함대가 펼치고 있는 저지선을 향해 진격해 들어가기 시작하니 급격하게 에이센 함대의 저지선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에이센 함대가 생각 외로 쉽게 무너져 내리고 있자 의심스러운 생각도 들었다.
‘······생각 외로 너무 쉽게 무너져 내리는 것 같기는 한데······’
그렇지만 일단 2시간 동안 7백 척 이상의 손실을 입게 된 에이센 함대였고 서두르지 않는 다고 한다면 다크 크라이드는 테르 벨키우스가 도착하기 전 에이센 함대에게 숫자로 압도되어 버릴 수 있었다. 이미 5천 척 이상의 손실을 기록한 구축함 함대 2만 척은 결사적으로 전력을 3만 척 함대의 후방으로 밀려 나와 전력을 재정비하며 궤멸되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는 상태였고 에이센 함대 6만 척은 발바이스 함대의 측면 쪽으로 바짝 죄어 오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2시간 남짓한 시기 구축함 함대가 2천 척 가량 손실을 입었다는 것은 자칫 이제 부터는 본격적으로 에이센 함대의 숫자에 밀리고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었다. 지금 이런 상황에서 다크 크라이드가 선택할 것은 하나였다. 길이 보이면 그것이 어떠한 의문을 가지더라도 밀어 붙어야 했다. 주저하면 궤멸될 수 밖에 없다.
“전 함대 앞으로! 전력으로 전진해 나가라!”
일단 결심을 굳힌 다크 크라이드는 자신이 지휘하고 있는 예하 함대 전체에게 적극적으로 전진해 나갈 것을 지시했다.
09시 40분 크라우프는 시르피드 XII호의 지휘데스크에서 카티야가 식당에 내려가 만들어 온 소스를 구워 바른 소시지를 구운 식빵으로 감싼 핫도그와 음료수로 늦은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다. 자리에서 일어서서 우걱 거리며 음식을 입안에 흘려 넣으며 발바이스 함대가 돌격해 들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전체적인 지휘를 맡았다.
“화력을 집중시키며 전력을 서서히 후퇴 시켜라! 적 함대의 정면으로 맞서지 말고 진격 방향의 측면으로 후퇴해서 발바이스 함대가 진격로를 확보하고 있다고 믿도록 만들어라!”
그는 거스 드로이 준장과 구스 카슬러 준장에게 계속해서 지시를 내려 발바이스 함대가 돌진 공격을 계속해 오자 그 측면과 선두에 화력을 집중시킬 것을 지시했다.
10시 정각 다크 크라이드는 에이센 함대가 서서히 전력을 후퇴시키면서 함대의 선두에 화력을 집중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절대 깨어 질 수 없다는 결연한 의지와 선두에 선 구축함 함대의 빔 바리어는 에이센 함대가 난타하고 있는 망치에 차츰 약해지고 무뎌져 가고 있는 중이다. 그렇지만 조금씩 에이센 함대의 화력 집중도가 약해져 가고 있는 것이 눈에 보였다.
다크 크라이드는 이런 때일수록 주저하거나 의문을 가져서는 안된다며 스스로를 다짐한 뒤 휘하 함대에게 계속해서 전진해 나갈 것을 지시했다.
“계속 진격하라! 멈추어 서지 말고 쳐 나가!”
지금은 휘하 함대를 독전하며 앞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다.
10시 30분 발바이스 함대는 드로이 준장과 카슬러 준장의 협공으로 1천 5백 척 이상이 격침된 것으로 추산되었다. 물론 발바이스 함대도 공격해 나오면서 에이센 함대를 향해 만만치 않게 화력을 쏟아 붓고 있었기 때문에 에이센 함대도 전투가 시작된 이래 10시 33분 까지 전체 병력의 10%인 2천 척 남짓한 손실이 발생했다. 이것 때문에 크라우프도 손실이 증가하는 것을 걱정해야 했다.
“······힘들군······생각보다 말이야······”
그는 짧게 탄식한 뒤 발바이스 함대의 공격이 집중되고 있는 구축함 함대에게 결사적으로 항전하라는 명령 대신에 후퇴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는 재빨리 후퇴하는 함대의 뒤쪽에 비슷한 규모의 구축함 함대를 전진시켜 저지선을 펴도록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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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일도 한편 올립니다…Next-57…
~~~)/~
●‘yaiddasya’님…(슥슥)(부비부비)…1타까지…헐헐…그나저나 코프 녀석의 각성이라…그넘 이래뵈도 전략적인 머리는 좋답니다…완벽한 넘은 아니지만 말이지요…^^; 어쨌든 간에…하렘전단이라…즐거운 상상이 마구 떠오르네요…*^ㅠ^*
●‘제로ZERO’님…good! 2타이십니다…으흐흐흐…^0^)/~ 지금 비 많이 내리는데…감기 조심하시길…^,.^;
●‘mainz’님…이번 편 전부 까발리면…앞으로 스토리 전개를 전부 드러내게 됩니다…그래서 구체적인 것을 삭제해 버렸지요…에헤헤…정의 = 순결당…만쉐이입니다…^^)/~
●‘+내일을위한한걸음+’님…어허…4라…思…라고 생각하시면 되지 않을지…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는…[다음뻔에는 꼭 1타를…]이라는 말입니다…으흐흐흐…
●‘아스라다’님…해석하는데 조금 애먹었습니다만…말씀대로 힘내겠습니다…하지만 현실적으로 조알에서도…근친은 미풍양속을 해친다고 규정해 있습니다…^^)/~ 하렘당 온건파로 전향하시죠…으흐흐흐…
●‘요하니’님…디네스는 코프껀디유…헐…만약에 요하니 님을 드리면…쿨럭…수많은 테러가 감행될지 모릅니다…쿨럭…쿨럭…
●‘k~ㅇㅇ’님…쿨럭…쿨럭…쿨럭…콜록…콜록…콜록…낼 감기 조심하시길…비가 꽤 심하게 내리네요…헐…
●‘위풍당당’님…으흐흐흐…잘 쓰도록 하겠습니다…^0^)/~ 우헤헤헤…겜이 아주 즐겁게 잘 돌아 가는 데요? 에헤헤헤…
●‘제로나인’님…쿨럭…쿨럭…브·라·보…쿨럭…다만 조금은 틀리기는 하지만 대략적으로는 같습니다…헐헐…^^; 글쿠 뭐 양쪽 모두가 저 작가넘의 양식이니…으흐흐흐…
●‘bsh2345’님…지금 당장은 안됩니다…전투 중에 사령관이 붕가를 할 수도 없고…마땅한 여자들은…전부 코프넘 차지니…헐…전투 끝나고서야 가능할 듯 합니다…으흐흐….
●‘판타로드’님…일단 시에나는…알겠습니다…그…그 정도였는지…저 작가넘도 모르고 있었습니다…헐헐…◎0○;;; 그리고 다른 것은 둘째 치고…시아와 코프 사이에서의 붕가라…헐헐…^^; 바람둥이와 바람순이의 만남이라…헐헐…(상상예찬)….~,.^); 푸욱…(코피 쏟는 소리…)
●‘검은묵시록’님…훌쩍…토닥토닥…기운 내세요…어쨌거나 화팅입니다…^0^)/~ 힘드셔도…검은묵시록 님은 잘해 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검은묵시록 님 화팅!
●‘다크크라이드’님…맞습니다…전체 내용을 그대로 내보인다면…스포일러 만땅이라…앞으로의 스토리를 전부 내보여야 합니다…쬐끔만 기둘려 주시길…^^; 그럼 코프 넘의 생각이 설명되어 나올 것이랍니다…^^;
●‘acehelp’님…아뒤쥔장님과 저 작가넘이 에이센과 발바이스의 전체적인 스토리 진행 상황 & 세부적인 주요 전투(주로 코프넘이 참가하는 전투만)에서의 양쪽 군대의 행동 등등을 거의 정해 두었습니다…문제는 스토리가 아니라…작가넘의 반복 문장과 중복 설명입니다…헐…
●‘soulschaos’님…다이레아가 편해지기는 할 것입니다…코프 녀석이 나름대로 각성을 하기는 하지만…그 녀석 완벽하게 모든 것을 통찰하는 넘은 아니니 다이레아의 고생은 계속될 것입니다…^^; 으흐흐흐…코프는 다이레아 없으면 바보래요…바보래요…~-~;
●‘이루려는자’님…춘천이라…고속도로 타고 갈 수 있을지요…저 작가넘…고속도로 운전도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다고 생각되네요…다만 일직선으로 쭈욱 달리다 보니…어느 순간 120km/h 이상 달리고 있더라는…쿨럭…^^;
●‘타파’님…전투 끝나고 h 신은 뭐…예정된 것입니다…지금 당장은 전투 중이라서 하지 못하니 말입죠…에헤헤…바렛 어케든 막아야 할 것인데요…헐헐…아직까지는 별다른 대책이 없는 것이 문제인듯…꾸울꺽…
●‘지옹’님…코프 녀석도 나름대로 짱구가 상당한 넘이었답니다…말씀대로 다이레아를 만나면서 무뇌아가 되어 버려서 문제였지만요…헐헐…
●‘가연을이’님…부대장 자식도 과외를?? 설마…설마…부대장 딸래미 한 중딩쯤과…붕가(?)…이러면…아마 가연을이 님이 지금 이 자리에 계시지 못했을 테고…저 작가넘은 훈련소 때 간부 레포트 대신 쳐주기는 했습죠…타자수가 무척이나 빨라서 말이죠…헐헐…그러고 보면…늘상 있는 비리인듯…
●‘테르미도르’니…쿨럭…발바이스 넘들…짱구를 많이 굴렸고…에이센 넘들…거기에 덥썩 걸려든 면이 큽니다…하지만 카레나가 있으니…혹시 모르는 일이지요…헐헐…
●‘싱아’님…넵…많은 분들이 크라우프 휘하에서 유능한 지휘관의 부재를 말씀하신답니다…으흐흐흐…
●‘나만의천사’님…무슨 말씀을…온건파 당원들은 적어도 요즘 조알에서 조차 금기시키는 근친 상간이 아닌…적어도 피 한방울 안 섞인 카레나와 코프와의 즐거움을 찾으시라는 분들이십니다…
●‘지호아빠’님…^^; 다 보여 드리면 스포일러 만땅입니다…뭐…코프 녀석…앞으로 고생 문이 훤하게 열려 있게 되었답니다…쿨럭…쿨럭…^^;
●‘시르피드’님…하지만 궤멸 까지는 힘들 것입니다…아! 궤멸이 전 병력의 40% 정도 손실을 입으면 궤멸로 치죠…헐헐…
날씨가 춥네요…비도 잔뜩 오고…내일 날씨가 무척이나 추워질 듯 하네요…순결당 만쉐이…
이상한 곳 지적을 꼭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m(_ _)m…
..생각해 보니 굳이 소제목을 바꿀 필요는…-_-;
12시 정각까지 크라우프는 휘하 함대 중에서 3천 2백 척에 달하는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었다. 이중에서 1천 2백 척은 겨우 2시간 남짓한 시간에 입은 손실로서 단시간에 입은 막대한 손실은 크라우프의 머리를 지끈거리게 하고 있었다.
현재에도 에이센 함대와 발바이스 함대는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를 향해 빔과 미사일을 닥치는 대로 난사하고 있었고, 이것 때문에 양측 함대의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중이었다.
양쪽의 피를 말리는 소모전 양상으로 접어들기 시작하고 있는 이때 크라우프는 새삼 발바이스 함대 지휘관이 누구인지 무척이나 궁금하게 느껴졌다. 분명히 테르 벨키우스라는 자의 부하일 것인데 전혀 알려지지 않은 인물치고는 상당히 집중력을 가지고 에이센 함대의 측면을 돌파해 내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런 것을 생각할 겨를이? 아?’
잠시 딴 생각에 빠져있던 크라우프가 어느 순간 퍼뜩 깨닫게 된 것은 발바이스 선두 함대가 크라우프가 기함으로 사용하고 있는 시르피드 XII호의 근처까지 바짝 접근해 와 있다는 것이었다.
‘이런······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이제까지 적이 기함 근처까지 접근해 들어오고 있는지도 제대로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자 크라우프는 자기 자신이 한심스럽게 느껴졌다. 물론 아직까지 기함이 위험에 처 할 위치는 아니었지만, 영상의 재처리 없이도 전함의 광학 카메라만으로 발바이스 함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으니 상당히 가까운 거리임에는 분명해 보였다. 전선에 인접해있다는 생각이 드니 크라우프의 몸이 더할 수 없이 몸이 바짝 달아올랐다.
12시 22분 발바이스 함대는 더욱 맹렬하게 시르피드 XII호의 전면에 전개되어 있는 에이센 함대의 저지선을 돌파해 내려 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발바이스 함대의 화력이 집중되는 강도가 생각보다 강력해져 저지선의 유지가 힘들어 졌다.
발바이스 함대의 공세가 강화되려 하자 시르피드 XII호의 함장인 라무드 봄멜 대령은 구축함과 경비함을 기함 주변에 집중시키라는 지시를 내렸다. 봄멜 대령의 지시를 듣고 있던 크라우프는 병력 낭비를 하지 말고 서서히 기함부터 후퇴시키며 적을 그대로 통과 시키라는 명령을 내렸다.
“함장! 적극적으로 맞서지 말고 서서히 적 함대의 진격 방향에서 측면으로 전력을 후퇴 시키도록 하게! 적의 목적은 분명 아군 함대를 돌파해 내는 것이지 기함을 노리는 것은 아닐 것이야. 진격로를 열어 주도록 하게!”
봄멜 대령은 크라우프로부터 기함 부대로 굳이 적 함대의 선두에 맞서지 말라는 지시를 받자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항해사에게 적 함대가 진격해 나오는 방향에서 측면으로 시르피드 XII호를 후퇴시키라고 지시했다.
이 명령이 떨어진 이후 발바이스 함대의 선두에 선 구축함 함대가 시르피드 XII호의 근처까지 밀고 들어오는 데에는 그다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다. 크라우프가 기함을 보호할 필요가 없다는 명령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은연중에 시르피드 XII호를 에워 쌓기 위해 구축함과 경비함 같은 배들이 잔뜩 집결하는 바람에 제대로 방어선의 형성이 이루어 지지 않았고, 크라우프가 방어선을 편성하고 있던 함대에게 현위치를 지키며 절대 후퇴하지 말라는 명령 대신에 서서히 병력을 후퇴시켜 발바이스 함대가 통과할 길을 열어 주라고 지시했기 때문이었다.
크라우프는 메인 스크린을 통해 아군의 저지선을 돌파해 내려고 하고 있는 발바이스 구축함을 향해 에이센 구축함이 빔포를 발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구축함에서 발사한 단거리 빔포는 발바이스 구축함이 측면으로 강력하게 전개시킨 빔 바리어에 막혀 산산이 흩어져 버렸다. 하지만 곧이어 그 지점을 향해서 다른 에이센 구축함에서 발포한 빔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빔 에너지가 일정한 지점에 과다하게 집중되자 갑자기 무엇인가 푸른 빛깔의 증기가 나타났다가 사라진 듯 공간의 이상 변화가 감지되었다. 바로 빔 바리어가 한계점을 넘어섰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빔 바리어가 한계점을 넘어서게 되니 그 다음부터 날아드는 빔포는 발바이스 구축함의 함체를 난타하기 시작했다. 몇군데 빔을 얻어맞은 발바이스의 구축함은 이내 화력이 집중된 부분에서부터 크게 폭발을 일으키고 있다. 그렇지만 발바이스 구축함의 폭발로 발생된 에너지가 완전하게 흩어지기도 전에 다른 구축함이 그 사이를 메우며 밀고 들어왔다.
크라우프는 메인 스크린에 비추어 지고 있는 모습이 시르피드 XII호의 광학 카메라를 통해 촬영된 것이라는 것을 느끼고는 본능적인 공포감을 느꼈다. 이런 식의 대규모 함대 전투를 경험해 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어딘지 모르게 발바이스 함대의 모습이 두렵게 느껴진 것이다. 만약에 적들이 방향을 바꾸어 시르피드 XII호 쪽으로 돌진해 온다고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수많은 사람들을 이끌어야 하는 입장에 있는 크라우프로서는 불안함을 애써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으려 했다.
그때 메인 스크린에 또다른 발바이스 구축함 1척이 아군의 포격으로 선체가 파손되자 사방으로 부포를 연사해 대며 서서히 함열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영상에 잡혔다. 그 순간 오퍼레이션 룸에서부터 웅성임이 크게 일어 났다.
“끈질긴 자식들! 그냥 죽어버릴 것이지!”
적 구축함이 아군의 포화를 피해 도망치자 그 모습을 본 함교 요원들이 갑자기 욕설을 내뱉으며 소란을 떨었던 것이다. 장시간의 전투에 따른 스트레스가 밖으로 표출된 것이었지만, 기함의 안에서, 그것도 사령관이 듣고 있는 장소에서 터져 나온 것이었기에 봄멜 대령이 다급하게 함교 요원들을 질책하게 되었다.
갑작스러운 소란에 크라우프를 비롯한 함대 수뇌부 요원들도 약간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다이레아가 봄멜 대령을 가볍게 질책하고 있을 때 크라우프는 슬쩍 웃음을 짓고는 프랭크 월더스 준장으로부터 올라온 보고를 받았다.
14시 30분 다크 크라이드가 지휘하고 있는 발바이스 함대의 주력은 에이센 경비함과 구축함 약 2만 척으로 이루어진 저지선을 대부분 돌파해 내었다. 전선을 돌파한 발바이스 함대는 전력을 다해 에이센 함대의 후방으로 전력을 이동시키며 에이센 함대의 후방을 잡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었다.
“마치 썰물 빠지듯이 빠지는 군······”
왼쪽 측면과 후방 완전히 에이센 함대에게 노출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발바이스 함대는 힘겹게 연 돌파구를 전속력으로 강행 돌파해 에이센 함대의 후방에서 재집결하려고 하는 것 같았다. 이런 모습을 보게 된 크라우프는 발바이스 함대의 후미에 선 구축함 함대와 가장 인접해 있게 된 안톤 루고시 준장에게 지시를 내려 경비함대의 속력을 배가시켜 발바이스 함대의 후방으로 따라 붙도록 지시했다. 그런 뒤 예하 함대 지휘관들에게 함대의 후방에서부터 재집결하고 반격할 것이 뻔한 발바이스 함대에 대항하도록 적과 직접적인 접촉이 없는 함대부터 반전하며 전투에 대비하라고 명령했다.
전투는 마치 모든 사람들이 혐오할 범죄를 저질러 사형 선고를 받은 죄수들이 사형 집행장으로 끌려 나오는 동안 왼쪽에 늘어선 군중들의 야유와 그들이 내던지는 투석에 그대로 얻어터지는 것과 같은 형태로 진행되고 있었다.
에이센 함대는 자신의 앞을 지나고 있는 발바이스 함대의 측면을 빔포와 단거리 미사일로 난타하고 있었고, 발바이스 함대는 측면을 집중 공격 받으면서도 이미 높여지고 있는 속력 때문에 제대로 반격을 가하지 못하고 옆구리를 얻어맞고 있었다.
16시 40분이 될 때까지 발바이스 함대는 약 3천 척이 넘는 함정을 잃었다. 이들 대부분은 에이센 함대를 돌파하기 전 측면을 공격당해 상실된 배들이었다. 그러나 나머지 발바이스 전투함들은 무사히 에이센 함대의 측면을 돌파해 에이센 함대의 후방으로 탈출해 나올 수 있었다.
어느 정도 함대가 에이센 함대의 저지선을 돌파해 나왔을 때 다크 크라이드 극도의 혼란에 빠진 발바이스 함대를 재편성해 에이센 함대에게 반격을 가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여 우선 함대를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걱정을 하고 있었다. 그는 함대가 재편성을 마치는 동안 일부 함대나마 조직적으로 에이센 함대를 공격한다면 충분하게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고, 즉각 그때쯤 재편성을 마쳐 전선에 투입될 수 있었던 8천척 정도의 구축함 함대를 직접 지휘해 에이센 함대를 공격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때 지휘관이 나서지 않는다면 혼란을 수습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다크 크라이드 자신이 직접 전선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17시 정각 크라우프는 자신의 직할 함대 1만 척을 제외하고 남아 있는 함대의 재편성을 거스 드로이 준장에게 맡겼다. 그는 통신을 연결해 함대의 재편성이 끝이 난다면 거스 드로이 준장에게 발바이스 함대의 중앙을 돌파한 후 그대로 아리아 실피드 행성계 쪽으로 전력으로 항진해 나갈 것이라는 점을 확실하게 인식시켰다.
“알겠습니다. 각하! 돌격 진형을 서둘러 편성하도록 하겠습니다.”
크라우프의 의도를 정확하게 이해한 거스 드로이 준장은 이내 그의 의도대로 서둘러 전력을 재편성하겠다고 대답했다.
“······고맙네.”
일단 양측의 전력이 뒤엉켜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크라우프는 재발리 통신을 끊고는 직속 함대를 이끌기 시작했다. 그리고 드로이 준장이 함대의 재편성을 막 시작하려는 동안 발바이스 함대 약 8천 척 가량이 에이센 함대를 향해 전진해 나왔다.
발바이스 함대가 전진해 나오고 있다는 상황을 보고 받은 크라우프는 즉각 직할 함대 1만 척을 발바이스 함대의 방어에 돌렸다.
직할 함대를 전선으로 출격 시키라는 명령을 내리고 있는 크라우프에게 다이레아가 조용히 발바이스 함대의 공격에 강력하게 반격해 나가는 것이 좋겠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그건 당연한 것이지만······1만 척으로 좀 힘들지 않을까?”
발바이스 함대의 공격에 수세적인 입장을 취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공격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는 조언을 듣자 크라우프가 약간 의문을 표시했다. 그러자 다이레아는 발바이스 함대도 지금 전력이 뒤엉켜 혼란에 빠져 있을 것이라고 대답하며 이번에 반격해 나오는 함대가 당장에 가용 가능한 발바이스의 주력 함대인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함대만 무너뜨린다면 적 함대의 중앙을 돌파해 나가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녀의 말은 어차피 적 함대의 중앙 부분을 돌파해 내기로 결정한 지금 크라우프의 직할 함대가 선두에 서서 돌파구를 확보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옳은 말이다. 전 함대를 전진시켜라! 발바이스 함대를 격멸해 버리자!”
상황을 이해한 크라우프가 이내 발바이스 함대를 향한 적극적인 공세를 명령해 내렸다.
다크 크라이드가 직접 지휘하는 8천 척의 구축함대와 1만 척의 에이센 함대가 접촉한 것은 18시 10분 쯤이었다. 그는 기함으로 사용하고 있는 미사일함 암페드 호의 지휘데스크에서 짧게 혀를 차고 있었는데 자신이 공격을 가하려는 그 타이밍에 에이센 함대도 1만 척 가량의 함정을 동원하여 반격을 해 나오고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에이센 함대의 반격이 그들도 지금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 주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눈앞에 있는 에이센 함대의 반격은 에이센 함대가 현재 최대로 가용 가능한 전력의 동원이라고 판단했다. 이런 때 다크 크라이드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간단했다. 적극적으로 공격해 나서는 것 밖에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이다. 그는 적함대를 사정거리내에 포착했다는 보고를 받자마자 즉각 발포 명령을 내렸다.
“포격!!”
“전 포문을 열어라! 발바이스 놈들에게 에이센 함포의 위력을 보여줘라! 쏴라!!”
크라우프도 발바이스 함대가 포격 사정거리 내에 들어오자 즉각 포격 명령을 내렸다. 포격 명령이 떨어짐과 동시에 시르피드 XII호도 적 함대를 향해 직접 주포를 발사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