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653
“뭘? 앞으로 평생 보지 않을 것도 아닌데······”
시에나는 애써 눈물을 보이는 디네스에게 좋게 생각하라면서 오히려 앞으로 전투가 벌어질 일이 많은데 혼자만 빠져 나가는 것 같아서 죄가 되는 것 같다며 미안해했다.
“괜찮아! 시에나 이제 전쟁 따위는 잊어버리고 마음 편히 지내! 알겠지?”
전에 라티시드 소령의 일 때문에 평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게 된 탓에 그녀가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는 판정을 받아도 디네스를 비롯해 아무도 의아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우스운 것은 아무도 떠나는 시에나를 마중하러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에나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격려해 주며 힘이 되어주기 위해 애썼는데 말이다. 당연했다.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했던 시에나의 대대원들은 모두 죽어 버렸으니 말이다.
“나 없는 동안에 잘 부탁해······너무 무책임하게 가버리는 것 같아서 미안하지만·····”
모두들 각자 자신들의 휴가 계획을 세우려고 애쓰고만 있지 아무도 시에나를 신경 쓰지 않았다. 못내 아쉬웠던 것인지 시에나는 잠시 동안 디네스와 악수를 했고 살짝 눈물에 젖어 먼저 디네스에게 경례를 했다. 그동안 함께 한 시간에 비해서 너무나도 허무하게 병원선의 플랫폼에 들어선 시에나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디네스는 플랫폼 근처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나타난 크라우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시에나가 눈물을 글썽이며 남들의 이목은 신경 쓰지도 않은 채 그 앞에서 크라우프의 목을 끌어안고 키스를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씁쓸히 웃으며 발걸음을 돌렸다.
“갔군요.”
21시 30분 시에나가 뱃속의 아기 때문에 급하게 후방으로 보내진 것을 잘 알고 있는 다이레아는 그녀를 배웅하러 나가지 못했다며 임시로 배정된 관사로 돌아온 크라우프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그는 짧게 숨을 길게 내쉰 뒤 다이레아의 곁에 앉았다.
“카레나 누님이 제대로 보호해 준다고 했으니 말이야. 의료진을 붙여 주고 마음 편하게 아이만 생각하며 지내도록 배려해 주신다고 하는군······”
안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가득한 크라우프의 말을 듣고는 다이레아가 슬며시 그를 끌어안아 주며 이마에다가 키스를 해 주었다.
“잘되겠죠. 오히려 시에나가 위험한 에르바에서 함께 있는 것 보다는 안전한 후방에서 아이를 낳고 싶어 했잖아요. 그러니까 서운해 하지 마세요. 다만······함께 곁에 있어 주지 못한 것이 아쉬울 것이지만, 나중에 더 마음 써 주면 좋잖아요.”
다정하게 크라우프를 감싸 안아주는 다이레아에게 그는 묵묵히 그녀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었다. 한참 동안이나 그렇게 있다가 그는 고개를 들어 다이레아에게 키스를 해 준 후 함께 외출하겠냐고 물었다. 다이레아는 그렇게 하자고 고개를 끄덕이며 상의주머니 속에서 휴가증을 꺼냈다.
“좋지요. 아참! 내일부터 에르바로 휴가 가는 거죠? 그렇게 하라고 통지 왔거든요.”
다이레아가 기대한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니 크라우프는 고개를 끄덕이며 몇 가지를 덧붙였다.
“맞아! 간만에 디나도 보고 할 수 있으면 카레나 누님도 좀 봐야 할 것 같아! 그리고 다이레아는 나 하고 같이 좀 다닐 곳이 있는데 괜찮겠어?”
기꺼이 하겠다고 대답한 다이레아는 잠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네! 그런데 무슨 일인지 물어봐도 될까요?”
씽긋 웃어 주는 다이레아의 표정을 보고 그는 헛기침을 한 후 별것 아니라고 대답했다.
“아! 몇 군데 총독부하고 문화원에 가서 연극 공연도 좀 봐야 하고 그리고 민회를 방문해서 민회의원들에게 전쟁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일에 참석도 해야 하는 일이야. 괜찮겠어?”
어차피 승낙해 줄 것을 알고는 있지만 그래도 이렇게 직접 미리 말해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 크라우프에게 다이레아는 알겠다고 대답했다.
“함께라면 제가 더 좋은 걸요?”
26일 배로 에르바로 가기로 되어 있는 티아라는 시에나가 훌쩍 떠나가 버리자 울쩍 한 기분이 들었다. 친하게 지냈던 사람이 너무나도 허무하게 사라져 버리니 마음 한구석이 편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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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으…춥다…금일도 한편 올립니다…Next-15…^^;
드디어 시에나 이 기집애 갔습니다…너무 허망하게 갔지만…뭐…다치고 피터지는 것 보다는 나을 듯…물론 9월 중순이나 하순 쯤에 그토록 바라 마지 않던 크라우프 넘의 애를 낳을 테니…오히려 더 좋은 일이 기다리고 있을 듯 말입죠…^^;
너무 춥네요…하루 종일…보일러를 세게 틀어 놓아도…~_~;;
글쿠…어제 아뒤뒨장님이 오타 수정 안했길래…저 작가넘이 어여 수정했답니다…^^;
●‘내사랑천사’님…엘 로시느 로힘 준장…32살입니다…아…다이레아가 서른 하나…뭐…아세라와 에이린도 있으니…^^; 이미 머리 커질대로 커진…퍽…퍽…#0?;; 아니 왜?…아! 1타이신데…축하를 안하고 그냥 넘어가려 하냐구요? 허걱…지성합니다…그…몽둥이는 치워 주세요…우악!! 우악악악…ㅠ,.ㅠ; 내사랑천사님 1타를 축하드립니다…저 작가넘이 정말로 지성하구요…엘은 그렇게 간단한 사람이 아니랍니다…^^;
●‘룬마스터’님…음흠…왜 울고 있냐구요? 저 작가넘이…ㅠ-ㅠ; 어쨌든 간에 룬마스터님…시에나가 오늘 허무하게 퇴장을 했답니다…빨리 안전한 대로 옮기려는 카레나의 움직임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간에 시에나가 부상이라도 당하거나 한다면…~_~; 수많은 분들이 저 작가넘의 서식지에 폭탄을 던지겠다고 하셨으니…Y_Y;;
●‘가연을이’님…많이 힘드시겠습니다…저 작가넘도 일하고 싶은데…주말 밖에는 시간이 없으니 말입지요…Y_~; 그나저나 영하인데…땀이 흠뻑하실 정도였다면…고생이 많으셨겠습니다…저 작가넘이 화팅을 외쳐 드립니다…가연을이 님…건강하시구요…최곱니다…화팅!! 매일 못보신다고 해도 상관없습니다…가연을이 님은 언제나 화팅이니까요…글쿠…순결당으로 오시는 거 아시죠? 순결당 만쉐이랍니다…음핫핫…
●‘제로ZERO’님…하루 종일 너무 춥네요…금일 저녁 먹으려고 아래층에 내려가니…갑자기 누군가 대문을 긁는 소리가…살펴보니까…잔반처리용 큰개가…대문을 긁고 있더라구요…헐헐…~_~;; 문열어 주니 풀쩍 하고 저 작가넘에게 안겨 오더니…대뜸…밖에다 내놓은 물통에 입을 대고 꿀떡 꿀떡…알고 보니…날이 추워 물그릇에 담아준 물이 녹지 않았다는…
●‘아스트라’님…허걱…간만에 나오셨는데…저 GG라니요…그런데…GG가 뭐죠? Give up 이라는 뜻인가요? 그 말씀의 뜻을 잘 모르겠네요…^ㅇ^; 무식함을 욕해 주세요…으윽..왠지 모르게 귀가 왜 이렇게 따가운 건지…-.ㅡa…
●‘다크크라이드’님…으흐흐…그나저나…엘 로시느 로힘 준장…본래는 다른 용도로 써먹을 캐릭터였는데 조금 설정을 수정해서 크라우프 넘의 지휘하로 들어오게 했답니다…^^; 크라우프와 겹치는 스토리는 아나베 행성계 쪽에서부터 민간인 철수 할 때 다른 행성계에 있었다는 것과 야이다가 있던 난민 지역에서 야이다를 비롯한 강습해병대원들이 깽판 쳐 놓은 것을 바로잡은 위대한 사람이라는 것…입지요…^^; 어쨌거나 크라우프 넘의 지휘하에서는 평범하지 않은 인물이랍니다…^^; 앞으로 어떻게 되냐구요? 뭐…두고봐야 겠지요…헐헐…아마도 다크 크라이드 님의 최고의 적이 되지 않을지 말입니다…^^;
●‘위풍당당’님…쿵…여기 통나무입니다…에잇 뒤쪽에서…잡았!! 챙…아니…위풍당당님…그 양손에서 꺼내신 검은 도대체 무엇입니까? 네? 이도류의 대가시라구요? 망했다…~_~;;
●‘내멋대로할꼬야’님…부럽다…저 작가넘의 친구들은 바쁘다는 핑계 & 이성친구 만나기 바쁘다는 이유로…다들 orz…저 작가넘이 왜 이렇게 살아 왔나 궁금하네요…쩝…그리고 무쉰 말씀이십니까??? 순결당 만쉐이지 말입죠…자자! 내멋대로할꼬야 님도…이제는 순결당으로 오세요…우리 모두 함께 광명을 찾아 나갑시다. 화팅!!!
●‘타파’님…^^; 오늘 출현하시는 장면이 있는데…별로 이유가 없어서 삭제되고…타파 싱아님이 출현을 하시기는 했답니다…오랜친구 라자루스의 독백에서 말이지요…타파 싱아 님도…이제는…엘 로시느 로힘 처럼 고유의 스토리를 갖고 있습니다…5page에 해당하지는 않지만…그래도…나름대로 개인 설정등은 잡아 두고 있거든요…^^; 기회 있을 때 공개 하도록 하겠습니다…^ㅇ~)/~
●‘soulschaos’님…재미있기야 하지요…뭐…하지만 라티시드 소령에게 주기에는 엘 로시느 로힘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으니 말입니다…^^; 물론…저 작가넘의 심뽀는 한 번 불행한 뇬들은 끝까지 불행해야 재미있을 것 같아서 말이지요…하지만 엘 로시느 로힘의 고생은 크라우프 넘을 만난 이후로 끝이겠지요…왜냐고 물으시면 이렇게 한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쥔공이니까 말입죠…크라우프넘이요…이히히히…^___^;;
●‘bsh2345’님…orz…부디 그 말씀은…하지만 피할 수 없게 되는 것인지…쩝…훌쩍…
●‘판타로드’님…엘은 그렇지가 않습니다…강하고 전능한 인물이 됩니다. 이제까지는 뭐 다이레아 처럼 다소 불운했지만 쥔공인 크라우프 넘을 만난 이후부터는 팔자가 좀 펴야 겠지요? 다른 것이 아니라…해외여행 취소라…쩝…저 작가넘도 언제 한 번 가보고 싶기는 한데…저 작가넘은 신년 초부터…아르방 합니다…최소한…예비 실업자 신세는 면할 정도는 되겠지요…으흐흐흐…^-~;
●‘Inn’님…그럼…무섭네요…헐헐…그나저나 휴대용 가스렌지로 방을 데우실 정도면…catch a cold가 되실 수 있겠네요…쩝…저 작가넘의 서식지도 많이 춥네요…아무리 보일러를 틀어 놓아도…7, 8 도를 겨우 웃도는 정도니까 말입니다…쩝…~_~;;
●‘잠보맨’님…뭐…즉시 하렘에 넣기에는 크라우프 엘이 그렇게 친한 사이가 아니라고 봅니다…뭐 앞으로 시간은 많구요…엘도 남자 한 번 못사귀어 본 그런 사람도 아니니까…마음만 맞는 다면 충분하다고 봅니다…하지만 엘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상관과의 연애질은…예전의 못되먹은 소장놈 처럼…느낄 수도 있으니 더 신중해야 겠지요…음흠…^^
●‘dos’님…아하…무쉰 말씀을…저 작가넘이 매일 같이 즐겁게 글을 쓰고 있으니까 이렇게 이룰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dos님…보다 즐거운 마음으로 글을 써서…부끄럽지 않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dos님…화팅!!
너무 춥네요…고냥이 녀석도 추운지 이불 속에 쑥 들어가서…아예 나올 생각도 안하구요…으으…춥네요…쩝…~_^;;
…아아악~ 사람살려~ ┌(ㅠ0ㅠ)┘ 순결당 만세~!
1월 26일 11시 10분 디나는 추위 때문에 장갑을 끼지 않아 서서히 시려오는 자신의 손을 문지르며 황급히 에르바 우주항에 들어섰다. 공항에 들어서자 마자 이미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는 군인들의 모습은 약속 시간에 늦은 디나를 무척이나 초조하게 만들었다.
잠시 동안 공항 보안 요원들에 의한 보안 점검을 마친 후 우주항 안으로 들어선 그녀는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을 피하기 위해 옆으로 몸을 움직이며 크라우프를 찾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았기 때문에 그들 속에서 크라우프와 그 일행을 찾아내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작은 한숨을 내쉰 디나가 황급히 휴대 전화를 꺼내려던 찰나 마주오던 금발 머리카락의 여성과 어깨를 부딪쳤다. 디나가 짧은 비명과 함께 휴대 전화기를 바닥에 떨어뜨리자 금발 머리카락의 여성은 미안하다면서 급하게 달려가 휴대 전화기를 집어 들어 디나에게 건네주었다. 나이가 많아야 25세 안쪽으로 보이는데도 어깨에 소령 계급장을 달고 있는 무척이나 아름다운 모습의 여자 소령은 미안하다며 휴대 전화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물었다. 디나는 통화 버튼을 눌러 발신이 되는 것을 보고는 잘 된다고 대답하며 신경쓰지 말라고 말했다. 잠시 눈이 마주쳤을 때 그 금발의 여자 소령이 어디에선가 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티아라가 냉큼 전화를 받아 버린 탓에 디나는 길게 그 사람과 함께 있지를 못했다. 그녀가 전화를 받는 모습을 보고 약간 안도하는 듯 한 표정을 짓던 아름다운 여자 소령이 이내 고개를 살짝 숙여 보이고는 작은 미소와 함께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었다. 디나가 그 작은 미소가 눈에 익어 그녀를 붙잡을까 말까 고민하는 사이 바로 앞에서 티아라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걸어오는 것이 보였고, 디나는 깜짝 놀라며 휴대 전화기를 끊었다.
디네스는 어찌 되었거나 자신에게 주어진 휴가를 즐겨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전선에서 병사들이 죽어나거나 말거나 일단은 격한 전투를 마치고 귀환해 왔으니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분 좋게 사람들과 섞여 나오던 도중에 잠시 휴대 전화를 꺼내며 돌아서는 사복 차림의 검은 머리카락의 여성과 어깨를 부딪쳤다. 아름다웠지만 일견 갸냘퍼 보이는 그 여자는 자신과 충돌한 것 때문에 막 꺼내려던 휴대 전화기를 놓쳐 버렸고, 디네스는 전화기가 다른 사람들의 발에 밟히기 전에 황급히 집어 들어 상대에게 건네주었다. 전화기를 건네면서 미안한 마음에 얼굴을 보게 되었는데, 어디에선가 본 듯한 느낌이 드는 사람이었다. 게다가 무척이나 미인이었기 때문에 마주보는 디네스는 짧은 순간이었지만 은근히 주눅이 들었다. 이내 휴대 전화기를 집어 들어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검은 머리카락의 여성에게서 멀어진 그녀는 왠지 이상한 느낌에 잠시 고개를 돌려 보았고 사람들 틈 속에 서있는 검은 머리카락의 여성에게 티아라가 정중히 인사를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응? 뭐야?”
디네스는 그것이 의아하게 생각되어 잠시 사람들을 헤치고 왔던 곳을 되돌아갔다. 그러나 곧 티아라와 검은 머리카락의 여성은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 없었다.
‘잘못······본 건가?’
자신과 부딪쳤던 검은 머리 여성에게 인사한 사람이 언뜻 티아라처럼 생각되었지만 디네스는 이내 자기가 잘못 본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제껏 티아라가 한 번도 가족들 이야기를 꺼내지 않고 동기생이나 사관학교 시절 같은 이야기를 꺼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즉 그 이야기는 티아라가 이런 곳에서 그녀가 아는 사람을 만나게 될 확률이 그만큼 낮다는 뜻도 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어찌되었건 자신이 참견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앞서자 디네스는 작게 고개를 저었다. 티아라는 함께 휴가를 나와도 어디에서 어떻게 보냈는지 한 마디 하지 않았고, 남자 친구가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은데 단 한 번도 누구하고 사귀는지 말해 준적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디네스는 티아라가 분명하게 남에게 간섭받기 싫어하는 성격을 갖고 있을 것이니까 그녀의 사생활을 존중해 줘야지, 지금 그녀가 누구를 만나든 어떻게 휴가를 보내든 아무 상관없는데 스스로 지금 무엇을 하는 중이냐며 질책했다.
티아라는 디나가 반갑게 자신을 맞이해 주자 기분이 상당히 좋았다. 언제 보아도 디나는 사람 마음을 쏙 빼놓을 것 같은 미인이었다. 다소 평범한 크라우프의 얼굴에 비한다면 디나는 두 황후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이어 받아 굉장히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디나를 보기 전에 티아라도 자신의 외모에 대해서 어느 정도 자신했었지만 왠지 모르게 주눅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먼저 시에나가 급하게 후방으로 갔다는 말을 해 주니 디나는 왠지 모르게 화를 냈다. 시에나와 디나가 크라우프 만큼이나 오래된 사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디나도 제대로 보지 않고 훌쩍 떠나 버렸다는 말에 화를 내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하지만 그녀가 귀여운 아이를 낳을 것이라는 말을 듣게 되니 왠지 모르게 울컥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지만 별다른 내색을 하지 않고 크라우프와 다이레아가 기다리고 있는 쪽을 찾아 갔다.
“에르바는 많이 위험하다고 하는데 괜찮나요?”
걱정하는 티아라에게 디나는 살짝 뒤돌아보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럭저럭요. 그런데 요즘에 자살 폭탄 테러가 많이 일어나서 시내에 사람들이 자주 돌아다니지 않아요. 검문검색도 많으니까 신분증은 필수로 가지고 다니시구요. 자칫 귀찮아 질 수 있거든요.”
디나는 여전히 크라우프를 찾기 위해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에르바 시티에서의 현재 상황을 짤막하게 설명해 주었다.
“그렇군요. 아! 저기 있네요.”
티아라가 먼저 다이레아와 함께 사람들 틈 속에 서 있는 크라우프를 발견하고 디나와 함께 크라우프 쪽으로 몸을 움직여 갔다.
크라우프는 디나와 만난 후 살짝 그녀의 몸을 끌어안으며 이마에다가 가볍게 키스를 해 주었다. 거의 변하지 않은 모습을 가지고 있는 디나였지만 자주 보지 못하게 되니 많이 예뻐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걱정 많이 했어······그나저나 오빠, 시에나가 다른 곳으로 갔다고?”
대뜸 디나가 불퉁거리듯 크라우프를 바라보니 그는 애써 시에나를 변호해 주었다.
“좀 그렇게 되었다. 에르바 시티에는 내려 보낼 수 없다고 하더라고. 중간에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른다면서 말이지······곧 보게 될 꺼니까 너무 서운하게 생각하지 말고. 알겠지?”
“뭘? 귀여운 조카를 안겨 준다면 다 용서가 되지!”
디나는 그렇게 이야기 하면서 약간 고개를 왼쪽으로 숙이고 오른쪽 볼을 조금 위쪽으로 당기며 오른쪽 눈을 조금 가늘게 떴다. 조금은 남을 깔보는 듯한 표정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디나가 그 표정을 지으니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보였다. 남매간의 대화를 마친 후 디나는 곁에 선 다이레아에게 크라우프와 잘 지냈냐고 물었다.
“오빠가 매일 못살게 굴지 않았나요?”
대뜸 뜻밖의 것을 물어보는 디나에게 크라우프는 순간 당황했다.
“제가 좋은데요. 뭐!”
다이레아가 순순히 대답하자 크라우프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디나는 씽긋 웃어 준 후 문득 카티야는 어떻게 되었냐고 물었다. 시에나의 이야기 때문에 카티야의 일을 말해주지 못한 크라우프가 말해 주려고 입을 열었다. 하지만 다이레아가 앞질러 대답했다.
“아! 사병이라서 순번이 좀 늦어 졌습니다. 내일 제가 다시 나와서 데리고 올 겁니다.”
함께 지낸지 오래 된 카티야를 찾는 디나에게 다이레아가 약간 머쓱한 표정으로 설명해 주었다. 디나는 어쩔 수 없는 일이 되었으면 하는 수 없다고 대답한 뒤 랜터카를 빌려 왔으니까 함께 가자며 크라우프의 팔을 잡아끌었다.
“그래! 가자!”
살포시 매달리듯 크라우프의 오른 팔에 팔장을 끼는 디나를 보고 다이레아와 티아라는 조금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이런 디나의 행동에 조금은 당황한 크라우프는 애정어린 손길로 디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후 다이레아, 그리고 티아라와 함께 주차장 쪽으로 몸을 움직였다. 우주항의 출입구 대기실을 거의 빠져 나갔을 때 노부부와 30대 후반의 남녀 가족들, 그리고 청소년 대여섯 명이 한데 모여 초조한 표정으로 나오는 사람들을 살피면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크라우프의 일행은 그들과 알지 못하는 사이라서 그대로 지나쳤지만 적어도 마음속으로는 그렇게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과 반드시 만나기를 빌었다.
네 사람 모두 디나가 주차시켜 놓은 랜터카에 오르자 그녀는 대뜸 크라우프와 다이레아, 그리고 티아라에게 군복 상의를 벗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했다.
“네?”
“아니 놀라지 말구요. 요즘 에르바 시티가 무척이나 뒤숭숭하거든요. 랜터카 안에 장군이 둘에 소령이 하나 있고, 하나가 사복으로 운전대 잡고 있으면 어떻게 보겠어요?”
그녀의 설명을 이해한 세 사람 모두 군복 상의를 벗어 놓았다.
“······에르바 시티가 그렇게 위험하면 너 왠만하면 다른 곳으로 가지 그러니?”
크라우프가 승용차를 운전하는 그녀를 보고 걱정하자 디나는 아직은 괜찮다고 대답하며 서서히 차를 움직여 주차장을 빠져 나왔다.
카레나는 약간의 추위 때문에 손을 몇 번 움직이면서 식당에서 가져온 옥수수 캔을 하나 들어 그것의 뚜껑을 열었다. 그리고는 작은 플라스틱 스푼을 들어 그것을 떠서 입안에 흘려 넣으며 자신에게 올라온 보고서를 읽었다.
“쳇! 눈이 다 아프군!”
크라우프가 에르바로 돌아와 디나의 아파트 쪽으로 갔다는 말을 듣고는 잘되었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시내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이어지는 자살 폭탄 테러는 쉽게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었다. AH인지 아니면 에이스 하프너인지 하는 작자는 실체를 잡을 수 있는 것 같으면서도 어느 순간에는 손가락 사이로 빠져 나가 버리고 있었기 때문에 카레나로서는 매번 안타까움의 연속이었다. 리스터 베어드 의원이 암살되었다는 소식은 예상했던 대로 바르디아인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지만 AH는 걸려들지 않았다.
“어떻게든 그 에이스 하프너를 잡아 들여야 하는데······”
아직까지도 에이스 하프너가 AH와 동일 인물인지와 그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어내지 못하니 카레나는 답답하기 그지 없었다. 그러나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기 때문에 지금은 최선을 다해서 AH든 에이스 하프너이든지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19시 20분 디나가 미리 준비해둔 음식으로 저녁 식사를 마친 크라우프는 다이레아와 티아라가 음식 먹을 것을 치운 후 정리를 하는 사이 디나와 함께 그녀의 아파트 소파에 마주 않았다. 그때 멀리서 은근하게 총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자 그는 살짝 눈살을 찌푸리면서 위험하지 않냐고 물었다.
“뭐······나는 일하는 곳이 길 건너이니까 그렇게 크게 걱정은 되지 않아! 근처에 할인 매장이 없어서 좀 그렇지만 슈퍼마켓도 있고······게다가 난 바르디아어를 잘 하니까. 바르디아인들도 그렇게 나쁘게 보지는 않거든. 알고 보면 다들 착한 사람들이야.”
바르디아인들과 거듭된 전투를 마치고 돌아온 크라우프에게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디나는 애써 크라우프에게 바르디아인들에게 증오심을 갖지는 말라고 당부했다.
“맞는 말이지······전쟁터에서 군인들, 아니 바르디아인들 자체는 나쁘지 않아! 우리가 너무 이해를 하지 못해서 이렇게 일이 좋지 않게 되는 것이지만 말이야.”
크라우프도 디나의 말뜻을 이해해 주자 디나는 고맙다면서 씽긋 웃음을 지어 주었다.
“화장실 좀 쓸께요.”
그릇들을 모두 씻은 다이레아가 수건으로 손의 물기를 닦아내며 양해를 구한 후 화장실로 쑥 들어갔고 티아라는 디나의 냉장고를 뒤져 디저트로 먹을만 한 과일들을 준비했다.
“고마워요. 이거 제가 해드려야 하는 건데······미안해요.”
디나가 과일을 준비하는 티아라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자 티아라는 무슨 말씀이냐면서 서둘러서 과일을 깎은 후 접시에 담아 크라우프와 디나에게 내놓았다. 티아라가 크라우프의 옆에 몸을 기대자 그는 살짝 고개를 옆으로 돌려 티아라에게 키스를 했다. 두 사람이 키스를 하는 것을 보고 씽긋 웃어 준 디나는 왼손으로 자신의 머리카락 끝을 만지작거리며 요즘 전쟁에 대해서 물었다.
“오빠 그런데 말이야. 이제 전쟁은 어떻게 되는 거야? 발바이스 함대에 정체불명의 함대까지 출현했다고 난리가 아니던데 말이야.”
걱정하는 디나에게 크라우프는 대답을 잠시 미루고는 티아라의 가는 목을 감싸 안은 뒤 그녀가 깎아준 과일을 하나 집어 들어 티아라에게 먹여 주면서 입을 열었다.
“내게 오는 정보도 그리 많은 것이 아니라서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뭐라고 해야 할까······에르바가 위험해 지면 카레나 누님이 너를 어떤 식으로든 후방으로 빼낼 거야. 그 점은 알아둬!”
“그러고 보니 그렇겠다. 만약에 시에나가 에르바에 있다가 임신한 몸으로 혼란의 와중에 어떻게 된다면······그것은 피해야 겠지.”
갑자기 시에나를 끌어다 대는 디나를 보고 크라우프는 슬쩍 웃으며 티아라가 집어 주는 과일을 받아 먹었다.
“밤도 늦었는데 여기에서 자고 가지 그래? 휴가 기간 동안 머물 곳은 내일부터 찾아보고.”
디나가 은근한 어조로 부탁을 하니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티아라의 의견을 물었다.
“저야 뭐······원하는 대로 하세요.”
그녀는 씽긋 웃어주며 어디서든 잠을 자는 것은 다 똑같다고 대답했다. 그때 화장실에서 변기의 물을 내리는 소리가 났고 한참 뒤에 다이레아가 얼굴의 화장을 모두 지운 채로 밖으로 나왔다. 화장을 지워도 여전히 아름다운 그녀는 밖으로 나온 후 일제히 시선이 자신에게로 쏠리자 잠깐 멈칫 한 후 이내 크라우프 쪽으로 다가와 디나의 옆에 몸을 앉혔다.
“여기에서 하룻밤 묵고 싶은데 괜찮겠어?”
크라우프는 다이레아에게도 빠지지 않고 의견을 물었고 그녀는 좋다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저야 좋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