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70
이번에도 한편 올립니다+3
…복구합니다…^_^;;;
10월 8일 화요일 오전부터 가빈대륙에 위치한 보급기지 에넴에서는 하루종일 비가 내리고 있었다. 에넴은 적도부근에 위치한 군 보급기지로서 주변 경관이 매우 화려한 곳이었다. 최전선에 비하면 너무나도 평온한 곳이었기 때문에 이곳으로 배치 이동된 엘레비아는 무척이나 들떠 있었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하루 종일 비가 몰아치는 바람에 어디를 나가지도 못하고 기지의 식당에서만 다들 몰려 있었다.
단 며칠만이라고 해도 이렇게 마음놓고 앉아서 웃고 떠들고 하는 것을 진정으로 바랬는데, 이렇게 한가한 곳에 오니 오히려 몸과 마음의 끈이 한꺼번에 끊어진 것 같아서 너무나도 따분하고 사람이 무기력해 지는 것 같았다.
이렇게 동료들과 웃고 떠드는 시간이라도 없었다면 따분해서 미쳐버렸을지도 몰랐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따분함도 잠시 어느정도 익숙해지자 오히려 이런 한가함이 참으로 기분 좋다는 생각을 했다.
식당에 둘러 앉아서 전투에 참가했던 사람들과 부상을 입고 요양중에 있는 사람들 모두 앞에서 각자의 장기를 내보임으로서 시간이 따분하게 가지 않도록 즐거움을 선사해 주고 있었다.
이곳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평균 나이는 18세 정도였다. 이런 전쟁터에서의 피로함도 그 무엇도 지금은 젊음이라는 것으로 모두들 다 잊어 버리고 있었다.
엘레비아는 앞쪽에서 한 젊은 상급중사가 하는 말에 다들 웃고 떠드는 모습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엄연하게 중위로서 중대장이라는 지위에 있는 그녀였다. 병사들의 모두 몰려 앉아있는 곳에서 조금 떨어진 채로 자리에 앉아 지켜보면서 즐겁게 웃고 있었다.
“재미있어?”
셀리더 아르코대위가 그녀의 옆으로 다가와 앉았다.
“예? 예······살아 있다는 기분이 드는데요?”
엘레비아의 대답에 아르코대위는 하핫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살아 있다는 기분이지······”
잠시 말을 끊었다가 몸을 옆으로 돌려 엘레비아의 귀속에다가 뭐라고 말을 해 주었다. 그가 말을 끝마쳤을때 엘레비아는 얼굴을 찌푸리며 짧게 한숨을 내쉬고 고개를 앞으로 숙였다.
“젠장할······제가 말할까요?”
“아니 내가 말하지······중대장이니 알고 있도록 해······”
아르코대위는 엷게 웃음을 지어 보였다. 흑인이었기 때문에 활짝 웃고 있을때 그의 치아는 정말로 환하게 웃고 있었다. 사람들의 말이 끝이 났을때 그는 잠시 말을 끊으면서 앞쪽으로 걸어 나갔다.
모두의 시선이 아르코대위에게 집중되었다. 그는 잠시 헛기침을 하면서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가도 자신이 말하려던 바를 그대로 발표해 버렸다.
“모두 들어라······지금 10월 8일 화요일 오전 10시를 기해서 우리들의 휴가는 취소되었다. 에이센군이 6일에 있었던 민간셔틀 구조문제를 걸고 넘어져 오는 것 같다. 자칫 무력충돌이 우려된다. 그런 이유로 우리들의 휴가는 취소되었다. 6시간 후에 가빈의 최대군사기지 버스터로 이동배치된다. 지금부터 각자 짐을 꾸리도록 한다. 이상!”
아르코대위의 말에 식당에 앉아 있던 사람들의 입에서 야유가 터져 나왔다. 에이센군은 파츠 베이스군이 민간셔틀을 납치했다는 이유를 내걸고 조속한 송환과 함께 재발방지와 사과를 요구했다.
그렇지만 이것은 엄연한 억지였다. 파츠 베이스측에서는 구난신호를 보낸 민간셔틀을 구출했을 뿐이었는데, 에이센군은 납치라고 주장하면서 에이센측이 휴전지역으로 부르는 국경지역을 통과하는 민간선박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파츠 베이스군의 이런 행동을 좌시할 수 없다고 무력을 사용할 기세를 보였던 것이다.
에이센의 군사력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입장에 있던 파츠 베이스로서는 이들의 군사적인 도발에 맞서서 부대를 집결시키고 전투대비태세를 갖춰 놓아야 했다. 그렇기 때문에 10월 8일 10시를 기해서 전 전투부대에 전투대비태세를 갖추도록 특별지시를 하달했던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서 현재 파츠 베이스와 에이센과 전쟁이 벌어지기 일촉 즉발의 위기에 몰려 있게 된 것이다.
“젠장할놈의 민간셔틀······에이센놈들에게 일괄 돌려주면 될 것이지!”
누군가 그렇게 투덜거렸다. 에이센군의 주장이 너무나도 억지였고 도발적이었기 때문에 파츠 베이스로서는 쉽게 셔틀과 승객들을 돌려 보낼 수 없었던 것이다. 사태를 무마시켜야 할 외교관들은 현재 협상을 진행중에 있다고 하지만, 에이센측의 워낙 고압적인 태도가 말썽이 되어 협상자체가 다음 일정도 잡지 못한 채 끝이나 버렸던 것이다.
“처음부터 이 놈들 한판 벌이려고 했던 건가?”
일개 사병인 엘레비아로서는 이렇게 밖에 생각할 수 없었고,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전투대비태세 명령에 따른 준비를 위해서 투덜거리는 사람들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섰다. 지금으로서는 달리 도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간단하게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했던 민간셔틀의 탑승자들은 뜻하지 않게 자신들이 파츠 베이스에 구류되어 버리게 되자 무척 당황하고 있었다.
이들은 모두 유케울의 사령부로 일시적인 송치가 결정 되었다고 했다. 집에 보내 달라고 하면서 울부짖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상대는 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반항할 수가 없었다.
자신이 유명한 영화 배우라는 것을 밝히지 않았던 파티시아는 아주 자연스럽게 그 자신의 신분이 밝혀져 버렸다.
에이센의 뉴스에서 자신이 타고 있던 셔틀이 납치 되었다고 방송을 내보냈다는 것이고, 이르 본 파츠 베이스군 관계자들이 즉시 파티시아를 찾아왔던 것이다. 어지간하면 이런 남자들이 집적거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그녀였지만 유명인사라는 것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달려 들어와서 수군거리고 있었다.
‘젠장할······’
그녀는 이런때일수록 무척이나 태연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 의연하게 자리에 앉아 자신을 구경하러 오는 사람들의 시선을 애써 무시하고 있었다.
자신이 탄 민간여객선은 통상항해 도중의 성간 부유물에 대한 요격장비를 갖추지 못하고, 다만 에너지실드를 가지고 있었는데 원인 모를 고장으로 실드 발생장치가 고장을 일으켜 운항 도중 날아든 작은 암석에 배가 파손되어 버렸다.
에너지실드 발생장치가 고장이 난 것을 두고도 이것이 파츠 베이스의 공작원이 일으킨 것이라고 하는 소문까지 승객들 사이에서 퍼져 있었다. 그렇게되니 누가 파츠 베이스의 공작원이냐고 하면서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고 있었다.
이렇게 되니 파티시아로서는 무척이나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세인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자신을 두고 공작원이 아니냐는 눈으로 지켜보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녀는 그런 사람들의 시선에 대꾸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이렇게 있게 되는 자신의 입장이 참으로 우습게 되었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사태를 두고 본다면 자신의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되는 계기가 될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기자들은 자신이 유명인사라는 것을 보고 기사거리를 찾게 될 것이고, 전 통수본부차장 니콜 마우어대장의 수양딸이라는 것과 함께, 윌슨이라는 성을 쓰고 있는 자신의 과거에 대해서도 알아낼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된다면 자신은 무척이나 곤란해 질 것이다. 기자라고 하는 족속들은 그렇다고 여기고 있었다. 무슨 알권리를 위해서라고 하면서 보도하지 말아야 하는 것 마저도 주저없이 떠들이 대고 있었다.
연예인으로서 데뷔한 이래 많은 기자들이 자신들의 사생활을 찾아 다니고 있었다. 원래 유명인이 된다면 사생활을 가질 수 없고 친구도 가질 수 없다고 했지만, 실제로 겪어 보면 참으로 견디기 힘든 일도 많았다.
자신이 살고있는 아파트를 몰래 촬영한다든지, 아니면 아침에 우유를 사러 나가고 저녁때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하려고 할때도 기자들은 끈질기게 따라 붙었다. 무엇을 사고 누구와 말을 하는 것도 하나씩 파고 들려고 했다.
짜증스러움이 먼저 일어났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자들은 자신에게 더욱 불리한 일만 터트리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자신이 유명인이 아니라고 한다면 이런 일에서 이렇게 곤란한 일을 겪지 않아도 될 것인데 너무 한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누구였던가 언젠가 광고 촬영을을 하고 있을때 연예계에서 지독하기로 소문난 리포터가 찾아와서 곤란한 질문들을 해댔다. 대답하기 곤란하다고 했어도 물어 보도 자신이 대충 추측해서 기사를 내보내 곤혹스러웠던 적도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지금은 조금은 나아 졌지만 연예인으로 산다는 것이 정말로 우스꽝스러운 일이었다. 이제 그녀는 기자들 앞에서 인터뷰를 하고 포즈를 취해 주고 기자들이 짖궂은 질문을 할때 아직 준비가 덜 되었다고 하면서 오히려 이런 사람들을 초조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오히려 더욱 즐겁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고 보면 파티시아 사피아 윌슨 벤투비는 정말로 우스운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만약에 자신의 삶이 조금이라도 바뀌어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자신의 어머니는 유명한 군인이었다. 평생을 에이센을 위해서 애썼다고 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지금 자신을 붙잡고 있는 파츠 베이스인들을 위해서 열정을 기울이셨고 들었다.
기억속에 있던 어머니는 지금 희미해져 버렸다. 다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사진 속에서만 어렴풋이 그때의 기억을 되돌릴 수 밖에 없었다.
무척이나 아름다웠다는 것 정도 밖에는 기억나지 않았다. 여자로서 어머니를 꼭 이어 닮았다고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싶었다.
어머니가 열정을 기울이셨던 파츠 베이스인들이 지금 자신이 낳은 딸의 목숨을 위협하고 구경거리로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얼마나 우스운 일인지······’
그녀는 무슨 일을 당하든지, 오히려 부끄럽다고 느껴지는 친어머니를 밝히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그래야만 했다. 쉽게 해결될 수 있는 일도 오히려 복잡하게 일이 꼬여 버리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0월 9일 하만 바이파와 로이드행성계의 사이의 주역에서 훈련 중에 있던 우주 공격군 함대에게 파츠 베이스군의 도발에 대비해서 프로스베인쪽으로 이동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발터 기엘 지엘하르트대장의 기함 넬케-페트리벨호는 하만 바이파의 함대 사령부의 지시를 하달 받고 즉각 그 실행에 들어갔다.
“파츠 베이스놈들이······케네피온이라는 곳에서 분쟁을 일으키더니······이제는 간이 부어버린 건가?”
많은 에이센군 장병들은 그렇게 말을 하면서 파츠 베이스군의 간악한 도발행위에 대해서 이를 과감하게 응징해야 한다고 한마디씩 하고 있었다.
중앙군이었지만 대부분이 신병들로 구성되어 있는 이때 전쟁이 벌어진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장담할 수 없었다.
대규모의 전쟁이 벌어지지 않고 있는 지금 병사들의 전반적인 경험부족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아세라나 페넬로페 같은 직접 격추수를 가지고 있는 파일럿들이 함대에서 소중하게 취급되고 있었다.
식당에서 함대 사령부의 지시를 지켜보고 있던 아세라와 페넬로페는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사람들이 너무나도 적을 쉽게 알고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파츠 베이스군들이 결코 허약한 친구들이 아닌데······’
그녀는 신병들 중에서 직접 전장터에서 얼마나 훈련받은 대로 제 실력을 발휘할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대부분이 자신이 훈련받은 것의 10%도 발휘하지 못하고 당황하다가 죽게되는 것이다.
적어도 11%만이라도 이제껏 배운대로 첫 전투때 발휘할 수 있다면 죽지 않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그런건가?”
우습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경험에 의하면 11%나 10%나 수치상으로는 1%의 차이 밖에는 나지 않았지만 실제적으로는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선을 구분짓고 있었다.
사는 것이냐 죽는 것이냐는 전장에서 너무나도 간단한 일이었다. 1%라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두렵나?”
아세라의 옆으로 어느새 카슬 에 쉬린소령이 다가와 물었다.
“예. 두려워요······”
그녀의 솔직한 대답에 쉬린소령은 자신도 마찬가지라고 하면서
“하지만 뭐 어떻게 하겠나 우리는 군인이고 나가서 싸우라고 한다면 싸워야 하는 입장에 있으니 말이야!”
그의 말에 아세라는 맞는 말이라고 하면서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중위, 자네도 부하들을 많이 잃어 보았지?”
“······예, 가슴아팠습니다······”
착잡한 목소리로 대답하는 아세라에 소령은 마찬가지라고 하면서도 잠시 눈을 감았다가 뜨면서
“하지만 지휘관이라고 하는 자들은 어쩔 수 없네 수많은 부하들을 죽게 만들고 이들을 죽임으로서 보다 많은 부하들을 죽게 만들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가고······”
소령의 대답에 아세라는 잠시 말을 끊었다가 다소 결연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헛되이 죽게 하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그렇게 해야겠지. 적어도 군인이라는 입장에 있으니 말이네······헛되이 죽게 하지 말고 보다 가치있게 죽으라는 말이지······”
문득 이때 크라우프의 생각이 났다.
“전에 제가 모셨던 상관의 말씀이······헛되이 죽지 말고 가치있게 죽으라는 말처럼 남을 속이지 쉽다는 말이 없다고 했습니다.”
자칫 한다면 아세라 자신의 이 발언이 군의 사기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고 문제가 되어 탄핵을 받을 수 있는 발언이지만, 쉬린소령이 그렇게 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이렇게 함으로서 오히려 소령과 가까워 질 수 있게 될 것이라는 판단에 조심해서 말을 꺼냈다.
“······그렇겠지······하지만 이렇게 대답하는 나 또한 내 자신의 의지가 아닌 다른 사람이 나에게 가치있는 죽음에 대해서 말을 하라고 하고 있다네······”
소령은 좋은 말을 하나 알았다고 하면서
“좋은 말이군. 그 상관이 누구인가 만나보고 싶군 그래······”
20대에 소령이 된 그였지만 그도 또한 이런 전쟁터에서 자신의 운명같은 것을 결정할 수 없는 입장에 있었다.
계급이 올라 간다면 보다 자신에게 가치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지가 못했던 것이다.
‘삶의 가치있음인가?’
아세라는 잠깐 앉아 있다가 식당 밖을 빠져 나가는 페넬로페를 보고, 갑자기 크라우프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는 것을 깨닫고는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와는 그리 오래지 않은 만남이었지만 자신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 주었던 사람이었다. 다시 만나게 된다면 무슨 말을 할까 하는 생각을 했다.
오히려 생각은 수없이 하고 있지만 막상 만나면 간단하게 인사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될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우습다. 우스워······’
씁쓸한 표정을 지으면서 자신의 부하들의 준비태세를 점검해야 겠다는 생각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섰다.
‘전쟁터에 나서게 되면 조금이라도 죽는 사람들을 줄이고 싶다······’
지난 번처럼 자신을 제외하고 부하들을 모조리 잃어 버리는 일은 다시 겪고싶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처럼 부하들과 친해지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누구와 누구가 죽고 누구가 보이지 않고 누구는 어떻게 되었다라고 하는 식으로 하나 둘씩 죽어 없어져 버리는 것은 정말로 참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도저히······’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페넬로페가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라는 생각을 했다. 지난번 처음으로 가져본 부하들이었고 그 부하들이 모조리 죽어 버린 후, 그녀는 반이나 정신이 나가 버렸었다.
단신으로 뛰쳐 나가겠다는 것을 크라우프가 겨우 진정시켰고, 그때부터인가 페넬로페는 크라우프에게 좋은 얘기만 들려 주었다. 서로 숨기는 것이 없다고 자부했지만 자신이 저지른 일은 결코 알리고 싶지 않았다.
‘이번에는 확실하게······’
굳은 의지를 다지며 주먹을 굳게 쥐었다. 이번에야 말로 지난번처럼 부하들을 그렇게 잃지 않겠다고 다시 한번 굳게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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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한편 올립니다+3
…복구합니다…^_^;;;
10월 10일 08시 30분 케네피온행성의 셈넬대륙의 휴양도시 레온에 와 있던 크라우프를 비롯한 사람들은 따사로운 햇살아래에서 다시 전쟁이 시작될지 모른다고 하는 불안감에 휩쌓여 있었다. 지금 전쟁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뉴스를 통해서 빠르게 확산되었는데, 이 때문에 모두들 사관식당에 설치되어 있는 대형 TV수상기 앞에 몰려 있었다. 이들에게 다른 현재 상황에서 별다르게 준비 태세가 지시된 것은 아니지만, 곧 대규모의 전쟁이 벌어지게 될지 모르고, 그렇게 된다면 자신들도 다시 나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장교와 하사관들 모두 현재 불안감 때문에 일손을 놓고 사관식당에 모여 있었다.
이들 중에서 크라우프도 있었다. 그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대단하다······”
크라우프는 파츠 베이스군인들이 에이센의 민간셔틀을 납치해서 현재 유케울에 구류중에 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는 TV를 보면서 대단한 일들이라고 하면서 감탄과 야유 섞인 말을 해댔다.
“하지만 저녀석들이 민간셔틀을 납치하다니 좀 이상하군요.”
그의 옆에 앉아있던 다이레아가 의아한 기분이 든다고 했다. 크라우프는 대수롭지 않게 그녀의 말을 받았다.
“민간셔틀이 위협받게 된다는 사실이 널리 퍼진다면 변경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다고 할 것 아니겠나?”
파츠 베이스의 발표로는 민간셔틀이 3시간 이상 구난신호를 보냈는데 에이센측이 구조하러 오지않아 마침 정찰중에 있던 자신들의 바리스타부대가 발견하고 인도적인 차원에서 구출했다고 계속해서 주장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에이센에서 너무나도 억지를 쓰고 있다고 반박했다.
크라우프는 만약에 파츠 베이스군의 발표가 사실이라고 한다면 에이센측에서는 자신들의 실수를 덮어 버리려는 것 같다고 했다.
“젠장할······알리시나보고 빨리 돌아오지 말라고 해야 겠다. 병원에 있는게 더 나을 테니 말이야!”
그는 짧게 한숨을 내쉬면서 투덜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파츠 베이스군의 발표가 사실이라는 가정하에 에이센군이 현재 고압적인 태도로 협상에 임하고 있는 사실을 나름대로 가정해서 설명했다.
“만약에 변경에서 민간 선박이 위협을 받는 다는 사실이 밝혀 진다면 민간 상선들이 변경에 취역하려 들지 않게 될 것이지. 그렇게 되면 상선들은 소비자들에게 많은 위험부담 비용을 요구할 것이고, 군의 경계상태도 허술하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꼴이 되어 버리니까 말이야.”
이것을 사소한 문제라고 치부해 버릴 수도 있겠지만, 자칫하다가는 변경의 치안이 불안정하다고 인식될 수 있고 파츠 베이스군의 위협으로 민간 선박의 운항에 큰 지장을 받게 된다면, 이것에 따르는 비난과 경제적 손실이 막대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되니 모든 사실을 파츠 베이스군의 공작으로 몰고가면서 고압적으로 나가야만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가 있게 될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이 이런식으로 진행되다 보니 파츠 베이스인들로서는 황당할 수 밖에 없는 일이 되었다. 이 모든 일이 에이센의 공작이라고 의심하게 되면서, 민간셔틀의 승객들을 모두 유케울로 보내서 이 사태가 해결 될 때까지 구류시켜 버리겠다고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했다.
크라우프의 설명을 들은 다이레아는 짧게 웃음을 지으면서 오히려 한심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나직하게 말을 이었다.
“그러고 보니······가장 동원하기 쉽고 값이 싼 것이 병사들의 목숨이군요.”
“그나마 해군은 좀 비싼 편이지······투자비가 꽤 들거든 말이야.”
그는 그렇게 말을 받으면서 계속되는 뉴스 속보에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군의 공식발표와 함께 전쟁을 기정사실로 몰고 가는 언론들을 지켜보면서 한심하다는 생각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섰다.
“더 안봐요?”
다이레아의 물음에 그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서
“아니 뭐······전투 대비태세 명령이 떨어 진다면 전쟁을 하게 되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무작정 기다리는 수 밖에 없지 않겠나. 음 편하게 있는 것이 좋지. 뭐 안그런가?”
그의 말에 다이레아는 하핫 웃으면서 맞는 말이라고 대답했다. 자신들로서는 단지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