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uff RAW novel - chapter 94
이렇게 되니 적의 의도를 읽을 수 있었다. 뻔한 수였지만 막상 당하게 되니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02시 10분 기지 곳곳에서는 파츠 베이스군 강습해병대원들과 기지 수비대인 보병부대간의 격렬한 총격전이 벌어졌다. 비록 강습해병들이 강력한 전투집단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지만, 에이센군의 보병들은 압도적인 숫자로 밀어 붙였다.
어느정도 방어선이 구축되자 우왕자왕하고 있던 정비병들도 자동소총을 분배받아 반격에 나섰다. 발레리도 폴 호스터 자동소총을 집어들고 예비탄창을 두개 정도 받아 방어를 펴기 위해 달려 나갔다. 연습때나 쏴보던 자동소총을 실제로 사용해야 하는 시간이 왔던 것이다.
보병들은 즉시 여러가지 구조물들을 이용해 데리스 중기관총과 고튼 보병지원용기관총을 사용해서 강습해병들보다 압도적인 화력으로 공격을 퍼부어 댔다.
상대의 정확한 사격에 여러명이 나가 떨어졌지만 기관총으로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쏘아대기 시작하니 강습해병들은 꼼짝도 하지 못했다.
발레리도 소총을 들고 파괴된 콘크리트구조물의 안에 들어가 사람들이 총을 쏘는 방향으로 사격을 가했다. 하지만 적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방어를 펴고 있던 바리스타들이 조금씩 기세를 떨치고 있었지만 몇 대씩 바리스타들이 격파되기 시작했다. 앞쪽에서 폭발이 일어났고 잠시 뒤에 자카운 한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거, 밀리기 시작하는데?”
자신들쪽으로 다가오던 자카운에 잠시 공격을 멈칫하던 보병들은 자카운이 자신들을 향해서 공격자세를 취하자 화력을 퍼부어 대기 시작했다. 자카운의 장갑판에 보병들이 쏘아대는 소총탄이 맞이 불꽃을 일으키는 것이 눈에 선명하게 들어왔다.
“젠장할!”
보병들 중에서 자카운을 향해 대전차 미사일이 발사되었다. 세발이 동시에 발사되었는데 한발은 오른쪽 어깨 장갑부분에, 다른 한발은 왼쪽 옆구리 부분에 명중했고, 나머지 한발은 빗나가 버렸다.
자카운이 비틀거리자 다시 한번 대전차 미사일이 발사되었다. 이번에는 무릎 관절부분을 노렸는데 목표에 제대로 명중되었다. 잠시 환호성이 울렸으나, 연기가 걷히고 자카운의 상태가 드러나자 모두 입을 다물어 버렸다. 그 자카운의 무릎 보호장갑판만 날아가 버렸던 것이다.
“빌어먹을!”
“도망쳐!!”
그제서야 보병들은 그 자리에 일어서서 반대쪽으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발레리도 겁에질려 달아나는 사람들 속에 섞여 달려 나갔다. 하지만 몇걸음 못가서 포격으로 움푹파인 콘크리트 구덩이 속으로 굴러 떨어졌다.
그녀가 구덩이에 빠져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을 때 무엇인가 폭죽이 터지는 듯한 소리가 났다. 약 1미터 깊이의 구덩이 속에서 겨우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들었을 때 그녀의 눈앞으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피투성이가된 사람들이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우아아아!”
겁에 질려 깜짝 놀라 어쩔줄 모르고 있을 때, 자신앞에 떨어진 온몸이 피투성이인 사람이 손가락이 두어개 남아있는 손으로 자신의 손을 잡았다.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면서 그 손을 떨쳐 버리고 구덩이를 빠져 나오려 했다. 그때 그녀의 앞으로 거대한 자카운의 발부분이 그대로 내려 앉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거대한 울림에 다시 구덩이속으로 밀려 떨어져 버렸다. 엉덩이에 뭉클한 감촉이 느껴져 그녀가 뒤돌아 봤을 때, 전에 자신의 팔을 잡았던 사람을 깔고 앉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 사람은 더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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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츠님, yaiddasya님, 마르두크님…그리고 수많은(?) 독자분들…정보 감사합니다…
잘 볼께요…^_^
에…그리고…동생한테 프라모델을 사오라고 용돈(?)을 줬더니, 돔트로펜-사막타잎-과 하이잭만 사오더군요…
…우씨…릭디어스-크와트로기-랑 티탄즈 Mk.II를 기대하고 있었는데…품절이라는…쿨럭….
지금부터 조립에 들어갑니다…비록 먹선조차 넣지 않는 관계로 뽀대는 안나겠지만…
오늘도 한편 올립니다.Next-20.
내일은 현충일…빨간날…노는날…그러나…약속대로 이번주 토욜에만 연참을…^_^)/~
100회 맞이 제목 대 변경!!!!!!! ^_^/
겨우 밖으로 달려 나왔을 때 주위는 온통 처참한 시체들 뿐이었다. 부상자들의 고통에 찬 신음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려왔다. 발레리는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다. 하지만 훈련받은 군인의 본능대로 바닥에 떨어진 자동소총을 집어들고 자신이 처음 무기를 받았던 쪽으로 달려갔다.
한참을 달려가던 그녀는 너무나도 정신이 없어 자신도 모르게 다리 힘이 풀려 버렸다. 수많은 시체들 사이에서 털썩 쓰러져 거칠게 숨을 몰아 내쉬면서 하늘을 올려 보았다. 그때 그녀의 눈위로 거대한 불덩어리 세개가 기지를 향해 똑바로 내려오는 것이 보였다.
“뭐야?”
마치 운석처럼 밤하늘을 완전히 뒤덮을 정도로 거대한 불꽃들이 3개나 그대로 기지를 향해 내려오고 있었다. 그때 이제 세계의 종말이라도 찾아온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 것은 무엇때문인지 몰랐다. 자신이 죽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버렸다.
그동안 은밀하게 통신을 폐쇄하고 매복대기하고 있던 장소를 벗어나 14시간 전부터 조용히 케네피온으로 접근하고 있던 프랭크 허드상좌의 지휘하에 있던 3척의 민간화물선은 군용함이 아니었기 때문에 에이센군의 별다른 제지없이 무사히 케네피온의 궤도상에 도착할 수 있었다. 미리준비했던 화물선 등록증과 통행허가증을 적절히 사용하여 에이센군 경비함의 검문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다.
목표지점에 도착한 허드상좌는 곧바로 민간화물선 3척을 대기마찰을 일으킬 정도로 급속히 현재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셰어필드기지의 상공으로 강하시켰다.
민간화물선이라서 군용 특수정이나 행할 수 있는 긴급돌입을 견딜 수 있을지 의문시 되었지만 그래도 행성계간 화물운송선인지 다행히도 잘 버텨 주었다.
기지 상공 1km까지 화물선을 강하시키고 곧 기지 상공에서 화물칸을 열고 슈넬중위를 비롯한 바리스타부대들을 즉시 낙하시켰다.
에네르 하트 슈넬중위는 허드상좌가 이런 작전이 있었다고 겨우 10시간 전에 알려준 것에 대해서 크게 분노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임무를 잊지는 않았다.
허드상좌는 지휘관으로서 자신에게는 낙제점이었다. 아무리 기밀유지가 중요하다고 해도 직접 작전에 투입되는 자신들에게조차 이번 작전의 목적과 주요한 전장에 대해서 제대로 설명해 주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겨우 10시간 전에 이 사실을 알려 준 것이다.
중력하에서의 전투가 될 것이라는 것과 낙하장비 없이 풀부스터로 지상에 내려서야 한다고 하는 것을 그때가 되어서야 알려 주었던 것이다. 이런 형태의 전투에 경험이 없는 자들이 불안해 하는 것에는 상관하지 않고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며 모두에게 다짐까지 받아 두었다.
‘바보같은 자식!’
주먹을 몇 번 쥐었다 폈다를 반복하던 슈넬중위는 어쨌든 예정된 시간이 되어 행동해야 할 때가 오자 화물선에서 밖으로 뛰어 내렸다. 이런 위험한 작전이었다고 한다면 충분하게 사전에 훈련을 거듭했어야 할 것인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아니 하지 못했을 지도 몰랐다. 낙하장비 없는 중력하의 낙하도 시뮬레이션에 의한 결과값을 산출해 이에따라 파일럿에게 현재의 상황에 맞춰 각자 적용하도록 해 버렸다.
‘망할!’
슈넬중위는 낙하 하던 중 고도 500m에서 부스터를 풀로가동시키고 덜컹거리는 느낌과 함께 점점 낙하 속도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와 함께 제네레이터의 온도도 급격하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초조한 마음으로 고도계와 온도계에서 눈을 떼지 못하던 슈넬중위는 갑작스럽게 충격이 전해오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잠시 뒤 정신을 차린 그는 자신이 셰어필드기지의 반파된 건물을 뚫고 지상에 착지했음을 알게 되었다.
화물선에서 낙하한 바리스타들 중 대부분이 지상에 제대로 착지했지만 일부는 착륙시의 컨트롤 미스로 다리 관절 부분의 구동기어가 부러지거나, 너무 일찍 역추진을 과다하게 사용하여 그대로 지상에 격돌해 버린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무사히 기지로 내려섰고 갑작스러운 파츠 베이스군의 낙하에 에이센군은 당황했는지 전혀 사격을 가해오지 않았다.
슈넬은 즉시 부대를 집결시키도록 하면서 셰어필드기지안으로 돌입해 들어가도록 지시를 내렸다.
“공격하라!”
중위는 바리스타를 움직이면서 겨우 살았다는 생각을 했다. 이때 사전에 브리핑받은 대로 기지의 정문쪽으로 자카운 80여대가 후퇴를 하는 것을 확인했다. 중위는 이들의 머리 위로 빔을 두발 발사했다. 그러자 상대도 라이플을 수직으로 들고 빔을 발사해 넣었다.
이들은 모두 아군이었다. 슈넬이 지휘하는 강습부대는 기지의 내부 뿐만 아니라 외각에도 곳곳에서 낙하하고 있었고, 중위는 분산 낙하되어 버린 엘윈들을 집결시키려 애썼다. 그러나 이 상태에서 많은 문제점이 발생되었다. 낙하한 병력이 많기는 했지만 대부분이 분산되어 버려, 밀집되어 방어전을 펼치고 있던 에이센군의 저항에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많은 손실이 발생했던 것이다.
이제 자카운이 아니라 엘윈들이 공격해 들어오자 에이센군들은 현위치를 고수하는 방식으로 전투를 진행하다가 재빨리 반격으로 전환해 기지곳곳에 흩어져 낙하해 있는 엘윈들을 격파하기 시작했다.
대기권에 긴급돌입한 화물선들은 대공사격을 피해 재빨리 바다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달아나 버렸다. 슈넬은 허드상좌의 무책임함에 혀를 차면서 현재 기지외각에 낙하된 바리스타들을 최대한 집결시키려 애썼다.
기지 내부에 낙하된 바리스타 대부분은 격파되거나 에이센군과 격렬하게 교전하고 있었지만 기지 외각에 분산 낙하된 바리스타들은 대부분이 무사했다. 그렇지만 이들이 모두 집결할 때까지는 시간적인 여유가 부족했다.
한참동안 아군이 집결하는 것을 지휘하고 있던 슈넬중위는 바로 앞쪽으로 에이센군 자카운 20대가 빔 라이플을 난사하면서 여러대의 엘윈을 격파하고 기지 외각에서 집결중에 있던 자신들쪽으로 돌진해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에이센군의 자카운임을 확인한 슈넬중위는 저들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이놈들!”
방패를 앞세우고 홀로 고속으로 전진해 들어갔다. 이런 그의 행동에 주위에 있던 다른 파일럿들이 깜짝 놀랐다. 이런때라고 한다면 조직적으로 전투에 임해야 하는 것인데 지휘관이 뭐라고 할 틈도 없이 뛰어들어 버린 것이다.
그 순간 중위에게 자카운들의 사격이 집중 되었다. 하지만 그는 교묘하게 피해 내면서 연속으로 사격을 가해 가장 선두에서 공격해 들어오던 자카운 2기를 단숨에 격파했다. 그리고 기지에서 아직 파괴되지 않은 건조물의 외벽에 기대 섰다. 뒤쪽에 남아 있던 동료기들이 빔 라이플 사격을 연사하고 있는 사이, 그가 기대어 있던 건물의 왼쪽 코너에서 자카운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는 방패에 장착된 빔포를 재빨리 발사해 넣었다. 빔을 발사함과 동시에 오른쪽에서 모습을 드러낸 자카운에게 라이플을 발사해 넣었다. 양쪽 모두 명중탄이었다. 2기를 격파하고 아군과 적군의 사격전을 살피며 잠시 상황을 살피던 그는 건물의 왼쪽 코너쪽에다 라이플을 몇발 발사해 넣었다. 그러자 에이센군의 사격이 집중되었다. 적의 사격이 집중되는 동안 그는 섬광수류탄을 오른쪽 코너쪽에다 던졌다. 그리고 재빨리 폭발 방향에서 등을 보이고 섰다. 수류탄이 바닥에 튕기면서 폭발과 함께 엄청난 섬광이 일어났고 그곳으로 자신이 돌격할 것으로 예상한 에이센군의 사격이 집중되었다. 에이센군이 경험이 없다면 수류탄이 터진쪽으로 화력을 집중하고 있을 것이고, 경험이 많아 자신의 행동을 예측하여 단 한기라도 라이플을 자신이 움직이려고 예측한 방향으로 조준하고 대기하고 있다면, 자신이저격당할 수도 있는 위험한 도박이었다. 그렇지만 결심을 했으니 주저없이 실행에 옮겼다. 로켓추진기를 작동시키면서 슈넬중위가 수류탄이 터진 곳에서 반대방향으로 뛰쳐 나왔다.
갑작스럽게 뛰어 나온 엘윈을 보고 자카운들이 다급히 라이플을 돌리려 했지만, 슈넬중위가 고속으로 쏘아대는 빔에 단 번에 4대의 자카운이 파괴되었다. 미처 반응도 제대로 하지 못한 4기를 격파하고 엘윈이 잠시 역추진을 하면서 멈추어서려는 듯 했다. 그러나 그 엘윈은 완전히 멈추지 않고 방향만 바꾸어 건조물의 뒤쪽에서 사격 자세를 취하던 자카운 2기를 향해서 라이플을 발사해 넣었다. 슈넬중위는 오버히트를 방지하기 위해 잠시 추진제 분사를 멈추고 재빠르게 방향을 바꾸어 방금 자신이 격파한 자카운들이 서 있던 건조물의 뒤로 몸을 피했다. 그의 뒤를 따라 에이센군의 사격이 집중되었다. 그렇지만 이때 육박해 들어온 다른 동료기들에게 나머지 자카운들은 거의 저항해 보지 못하고 파괴되었다.
방어를 위해 출격한 20기를 단숨에 격파하게 된 슈넬중위는 빔 라이플을 충전하면서 부대를 기지 안쪽으로 돌입시켰다.
200여미터 정도 안으로 들어서니 기지쪽에서부터 10여기의 바리스타가 전력으로 달려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엄폐도 제대로 하지 않고 도로를 따라 달려 오고 있는 모습에 중위와 함께 돌입하고 있던 엘윈들은 기체를 숙이면서 라이플 사격을 퍼부어 댔다.
쏟아지는 집중사격에 지원을 위해 출격했을 10여기의 바리스타 대부분이 제대로 손도 써보지 못하고 파괴되었다.
“얏호!”
부하들이 크게 환호성을 지르면서 기지 내부로 돌입해 들어갔고 슈넬중위는 잠시 부하들에게 전진해 들어갈 것을 지시해 내면서 짧게 숨을 들어 마셨다. 그리고는 자신의 바리스타의 상태를 확인한 다음 다시 기체를 움직였다.
셰어필드기지의 방어를 지휘하고 있던 코벨중령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설마 적이 직접 대기권 돌입을 통해 대량의 병력을 투입할 것을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 상태로는 어려운데······’
만일 셰어필드기지가 함락된다면 자칫 남부고원지대를 공략하고 있는 아군의 대부대가 적진에 완전 고립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의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었다. 무슨일이 있어도 이것만은 피해야 했다.
‘이놈들!’
바로 그때 임시 지휘부의 외각에서 격렬한 총소리와 함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깜짝 놀라는 것도 잠시, 곳곳에서 수류탄이 폭발하는 소리가 들렸다. 불안해 하는 참모들을 잠시 바라보던 코벨중령은 허리에 차고 있던 권총을 빼들었다.
“기지의 잔존병력들에게 현재 시간 11월 9일 04시 20분을 기해 엠더광산지대로 철수할 것을 지시한다. 즉각 반복 전달해!”
즉시 통신장교가 이 지시를 전달하는 것을 확인했을 때, 지휘통제실 바로 밖에서 총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불안에 떨고 있던 사람들은 모두 허리에 차고 있던 권총을 빼들었다.
“모두 준비!”
잠시 뒤 지휘통제실의 격문이 폭발을 일으키면서 나가 떨어졌고 문을 향해 안쪽에 있던 장교들이 권총을 연사해 댔다. 그렇지만 상대도 지지 않고 자동소총을 난사하면서 난입해 들어왔다.
첫사격에 코벨중령은 하복부와 왼쪽 허벅지에 총을 맞고 바닥에 쓰러졌다. 엄청한 고통에 얼굴이 일그러졌다. 신음소리가 새어나오는 것을 이를 악물고 참았다. 그녀가 간신히 눈을 들어 앞을 바라보았을때 요란하게 자동소총을 난사하면서 돌입해 들어오는 검은 옷의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지휘부의 제압은 금새 끝났다. 쓰러져 있는 사람들을 이리저리 확인해 보던 한 녀석이 코벨중령을 보고는 반쯤 일으켜 세웠다. 검은 마스크를 쓴 녀석은 눈과 입부분만 나와 있었는데 뒤돌아 서면서 크게 외쳤다.
“이 녀석. 중령입니다.”
“좋았어! 위생병!”
누군가 크게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과다한 출혈 때문인지 의식을 차리기 힘들었다. 그녀는 더이상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그대로 정신을 잃어 버렸다.
아침 햇살이 강하게 내리쬐고 있는 이때 발레리 미구엘중위는 기지를 빠져 나오는 패잔병들의 틈에 뒤섞여 있었다. 지휘통제실이 함락되기 직전 지휘부가 전부대에 엠더로 철수할 것을 지시했기 때문에 얼마 남아 있지 않는 수송장비들로 철수가 이루어 지고 있었다. 많은 수가 탈출에 성공했지만 상당한 숫자의 병사들이 아직도 기지에 남아 있었다. 미처 차량에 탑승못한 사람들은 길게 늘어서서 엠더광산쪽으로 향하는 도주로에 올라 있었다.
하지만 이때에도 기지 내부에서는 잔류하고 있는 에이센군과 공격해 들어온 파츠 베이스군 사이에서 전투가 계속되고 있었다. 기지를 빠져 나와 멀리까지 걸어나와 문득 셰어필드기지쪽을 뒤돌아 보았을 때가 08시 20분 쯤이었다. 기지는 곳곳에서 크고 작은 폭발들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었다.
공격부대의 대부분이 바리스타들로 구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지상군의 도주를 차단할 수 있을 정도의 병력이 부족한 것 같았다.
“젠장할!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되는 거야?”
파츠 베이스군이 추격해 올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사람들은 뒤돌아 보지 않고 서둘러 엠더광산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발레리는 무기도 없이 터벅터벅 걸을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쉴 수도 없었다. 뒤쪽에서 파츠 베이스군이 추격해 온다면 자신들 모두 전멸을 면치 못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프랭크 허드상좌는 슈넬중위로부터 기지를 완전 제압했다는 보고를 받자 즉시 이 사실을 대규모의 수송기를 동원해 접근중에 있던 상륙부대에 알렸다.
09시 정각 상륙부대를 총괄 지휘하고 있던 다니엘 카이저대좌는 초조한 마음으로 수송기속에서 셰어필드기지를 재함락시켰다는 보고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차피 기습작전이 실패로 돌아간다고 해도 자신들이 투입될 것은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허드상좌가 셰어필드기지의 기습에 성공했다는 통신이 들어오자 뛸 듯이 기뻐하면서 전투 없이 셰어필드에 내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제 작전의 절반은 성공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로드리게스소장의 예상대로 셰어필드기지의 점령이 진행되고 있었다. 예상대로 셰어필드기지를 함락한다면, 이제 자신이 지휘하는 병력이 셰어필드기지에 내려서 남부고원지대를 공격하고 있는 에이센군 주력 부대를 궤멸시킬 수 있을 것이다.
“좋아!”
그는 이 사실을 수송기에 탑승하고 있는 전 장병들에게 알리도록 지시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야릇한 흥분에 사로 잡혀 버렸다.
엠더광산을 휘하 대대 병력으로 수비하고 있던 크라우프 페트릴소령은 셰어필드기지와의 연락두절을 매우 심각한 사태로 받아 들이고 있었다.
“아직도 연락이 제대로 되지 않아?”
09시 10분 크라우프가 지휘차량에 설치된 지휘통제실로 들어서면서 그 자리에 있던 통신장교에게 물었다. 장교를 그렇다고 대답하면서 당혹스러운 얼굴을 했다.
“렘셰이드기지에서도 조사중이라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통신장교의 대답에 그는 짧게 혀를 차면서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병력을 움직여야 하는데······현재로서는······한시라도 빨리 병력을 움직여야 ······”
직감적으로 셰어필드기지가 공격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더욱이 통신이 불가능할 정도의 상태라고 한다면 꽤 심각한 지경일 것이다. 더욱이 허버크대령이 지휘하는 아군의 주력부대가 남부고원지대 공격에 투입되어 있었기 때문에 기지수비가 매우 불안했을 것이다.
통신장교에게 렘셰이드기지에 즉시 자신이 병력을 이끌고 셰어필드기지쪽으로 출동할 수 있도록 요청하라고 말했다.
“알겠습니다.”
크라우프는 즉시 각 부대 지휘관들을 지휘통제실로 불러 들였다.
09시 30분에 지휘관들이 모두 모여들자 크라우프는 현재의 상황을 설명하고 아마도 셰어필드기지가 파츠 베이스군에 함락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단언했다.
“셰어필드기지가 함락되요?”
수송대대 대대장들은 깜짝 놀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