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zy but the strongest in the dimension RAW novel - Chapter 177
게을러서 차원최강 177화
177 언데드 군주(1)
칼도나 제국의 수도로 돌아와 급하게 정보부장을 찾았다.
정보부장 라이논 백작은 내 부름에 급하게 모든 일을 접고 달려와 무릎을 꿇었다.
“절대신을 뵙습니다!”
그는 무릎을 꿇은 채로 펴지 않았다.
마신과의 전투가 슬슬 다가오고 있었고 파괴신이 개입하게 될지도 몰랐다. 아니, 거의 확실시되는 상황이었다.
이미 파괴신은 인과에 관여하였다. 마음대로 마신이 대륙을 휘젓고 다니는 것도 파괴신이 개입하였다는 증거였다.
그렇기에 굳이 사람들의 과다한 예를 물리지 않았다.
그들이 나를 경외한다면 일을 부려 먹기가 더 쉬웠으니까.
“라이논 백작, 제국을 위하여 헌신하고 있다는 소리는 들었다. 그대 덕분에 전쟁이 수월해지고 있지.”
“과찬의 말씀입니다. 저는 그저 임무에 충실하였을 뿐입니다.”
“겸손하군.”
“감사합니다.”
공치사는 이만하면 되었다.
지금 내 발등에는 불이 떨어져 있었다. 가능하면 빠르게 파괴신의 약점을 찾아내야 하는 것이다.
예전의 절대신은 어떤 조사도 없이 파괴신과 전쟁을 시작하였겠지만 나는 별로 그럴 생각이 없었다.
“마신이 지금 쳐들어오기 직전이라는 사실은 잘 알고 있겠지.”
“물론입니다. 총공세를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 때문에 정보부 내에서도 바쁘게 흔적을 쫓고 있는 중이죠.”
“그 위에 파괴신이 있다는 사실은 들었나?”
“그런 소문이 돌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파괴신은 실존한다. 절대신의 위를 받은 나와 비슷하거나 좀 더 강하지 않을까 추측된다.”
“저, 절대신보다 강력하다는 말씀인가요?”
“그래, 거의 확실해. 원래 빛보다는 어둠이 강한 법이거든. 빛은 치유에 집중하고 어둠은 파괴에 집중한다. 나는 절대신 위를 받았으나 그건 전대 절대신이 패하여 봉인을 당하고 종국에는 소멸되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
라이논 백작은 식은땀을 흘렸다.
이건 신들의 이야기다.
라이논 백작은 내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있었다. 나름대로 정보부에서 굴러먹던 짬밥이 있으니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절대신에 대한 문헌이 있는지 찾아보겠습니다.”
“그 무엇이라도 좋아. 절대신에 대한 모든 것을 파악하도록 해.”
“명을 받듭니다!”
라이논 백작이 내 집무실을 빠져나갔다.
나는 예비 황제였고 당연히 집무실이 있었다.
그 집무실이라는 것은 귀빈관을 통째로 개조한 것이었기에 황실에서는 새로운 귀빈관을 짓고 있는 중이다.
라이논과 독대를 마쳤는데, 에르나가 상당히 곤란한 표정으로 말했다.
“과연 소득이 있을까요?”
“그건 모를 일이지.”
“마신에 대한 자료를 찾는 것이라면 모를까, 파괴신에 대한 자료를 찾으라니……. 그런 자료가 남아 있을지는 알 수 없는데요?”
“혹시 모르니까 조사를 하는 거지. 너는 왜 자꾸 내 말에 토를 다는데?”
“글쎄요? 그것이 익숙해졌기 때문인지도 모르죠.”
그녀는 화려한 백금발을 찰랑거리며 말했다.
매우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었지만 별로 정이 가지 않는 여자였다.
똑똑.
그녀와 실랑이를 하고 있을 때, 근위 기사가 들어왔다.
“무슨 일인가?”
“폐하께서 뵙기를 청합니다.”
“오라고 해.”
“바로 모시겠습니다.”
권력이 나에게 집중되었음을 실감한다.
인간의 권력은 나에게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여러 가지 잡일을 시킬 수는 있겠지.
무엇보다 이번 언데드 사태는 인간들이 관여하지 않으면 막기가 어렵다.
얼마 지나지 않아 황제가 도착했다.
아마도 황제는 내가 정보부장과 독대를 하고 있을 때, 집무실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
황제가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절대신을 뵙습니다!”
“무슨 일인가?”
“썩 좋지 않은 보고를 드리러 왔습니다.”
“썩 좋지 않은 보고?”
황제가 그리 말할 정도라면 정말 좋지 않은 보고를 하려는 것이 틀림없었다.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어디 해 봐.”
“안토르 왕국 전체가 쓸려 나갔습니다.”
“몇 개 왕국이 쓸려 나간 건 알고 있지.”
“안토르 왕국은 다릅니다. 300만에 달하는 왕국민 모두 언데드가 되었다는 보고입니다. 더욱이 첩보원들에 따르면 그들의 수도에서 언데드 군주가 탄생했다고…….”
“언데드 군주?”
“언데드의 왕입니다.”
“아주 가지가지 하네.”
한숨이 절로 나왔다.
마신은 전쟁을 위하여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강화 언데드 병력이었다.
제국에서는 병력을 뽑으려면 징집을 해야 하고 훈련도 해야 한다. 장비도 지급해야 하며 행군을 해서 전쟁터까지 나아간다.
이 일련의 과정에서 식량이 드는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언데드에게는 그런 것들이 필요 없었다.
어린아이와 노인, 여자 할 것 없이 모조리 언데드로 만들어 마력으로 강화한다. 먹을 필요도 없기에 보급이 필요 없고 장비도 필요 없다. 이것은 대단한 메리트라 할 수 있었다.
“일단 300만의 언데드가 추가되었다는 뜻이로군.”
“별동대가 패주하고 돌아왔습니다.”
“패주하였다?”
“전혀 숫자를 줄이지 못했다고 합니다.”
“흠……. 파괴신의 개입인가.”
“그렇게 보입니다.”
마신을 뛰어넘은 자.
단순히 마신이 날뛰는 것이라면 충분히 막아 내고도 남을 것이지만 여기에 파괴신이 개입하였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렇지 않아도 내가 직접 가서 숫자를 줄이려 했었다.
“내가 직접 가 보겠다.”
“오, 그렇다면 안심입니다.”
“파괴신이 정말로 개입하였는지 아닌지는 확인해 보면 될 일이지.”
“감사합니다!”
“감사할 필요 없다. 내가 할 일이었으니까.”
안토르 왕국으로 향하기 위한 준비가 시작되었다.
안토르 왕국으로는 나와 에르나, 천군과 천사들이 함께할 예정이었다.
인간의 군대가 들어가기에는 너무 위험하였기에 내린 결정이다.
제국의 국경.
천군들이 상당히 모여 있었고 천사들이 그들을 지휘했다.
나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칼도나, 듣고 있나?”
-네! 듣고 있어요.
“너도 참여를 할래?”
-제가 함께해도 될까 모르겠네요.
“파괴신 놈이 인과를 만들어 냈으니 충분히 가능할 것 같은데?”
-알겠어요!
스아아아!
칼도나가 이 자리에 강신하였다.
파괴신이 왕국을 삼켰고, 언데드 군주라는 요상한 놈을 만들어 냈다. 그렇기에 칼도나가 끼어들 충분한 인과가 발생했던 것이다.
나는 천사들을 바라봤다.
“우리는 국경으로 진군한다. 왕국을 둘러보고 돌아와 보고하도록 해라.”
“알겠습니다!”
천사 몇이 안토르 왕국으로 날아갔다.
별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정찰을 해서 나쁠 건 없는 일이다.
안토르 왕국 국경 베론트 영지.
천사들은 정찰을 통해 이곳 베론트 영지로 왕국에서 만들어진 언데드가 집결하고 있다고 보고하였다.
나와 칼도나, 에르나는 언덕 위로 올라와 영지를 내려다봤다.
그 아래에는 어마어마한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수백만에 달하는 언데드는 그것만으로도 짙은 사기를 풍겼는데, 고약한 냄새까지 바람을 타고 풍겨 왔다.
칼도나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무리 언데드가 되었다고 해도 저렇게 빨리 부패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 일일까요?”
“파괴신이 관여하였기 때문에 부패가 빠르게 진행된 거지.”
“원래 부패한 언데드는 힘이 약화되지 않나요?”
“꼭 그렇지는 않아요.”
이번에는 에르나가 의견을 냈다.
그녀는 마신과 전투를 하다가 패하여 지구까지 쫓겨 온 여신이다. 마신의 수법이야 질리게 보아왔을 것이다.
그녀가 언데드에 대해 설명했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당신의 말이 맞아요. 하지만 마신이 직접 개입을 하였을 경우에는 뼈만 남아 있는 것이 더 강하더라고요. 마력이 뼈에 모여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저들이 지금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은?”
“맞아요. 살점이 부패하여 없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거예요.”
“그런가.”
엄청난 광경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두면 제국의 인간들이 어마어마한 피해를 보겠지.
사실 앞으로 모일 전력을 생각해 보면 각개 격파하며 처리하는 것이 가장 좋아 보였다.
“그럼, 슬슬 시작해 볼까?”
“저희들은 무엇을 도울까요?”
“신력이나 나눠 주도록 해. 신성력의 비로 쓸어버리게.”
“네!”
우리는 애초에 간단하게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무리 마신이 개입하였고 강화 언데드가 되었다고 해도 신성력의 비에 맞으면 다 허물어질 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이 싸움은 신들의 싸움이었다.
언데드가 설치게 둘 수는 없지.
언덕 위에서 신력을 발출했다.
쿠구구구구!
하늘에 어마어마한 신성력의 구름이 생성되기 시작하였다.
여기서 신성력의 비가 내리면 놈들은 그대로 부서져 사라질 것이다. 최소한 지금은 그렇게 믿고 있었다.
콰릉! 콰르르르릉!
얼마 지나지 않아 신성력의 비가 내렸다.
말이 신성력의 비였지 그냥 성수가 내린다고 보면 되었다.
치이이익!
언데드들의 머리 위에 성수가 대량으로 뿌려졌다.
그대로 타 죽을 거라고 보았는데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언데드들의 몸에 보호막이 둘러져 있어 신성력이 통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건 대체?”
“마신의 개입을 넘어 버린 수준이네요.”
“마신의 개입을 넘었다?”
“아마 파괴신이 직접 개입한 것이 아닌지…….”
“파괴신이라.”
골치 아픈 일이었다.
사실 이 정도 했으면 다 끝장이 나야 정상 아니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장이 나지 않았으니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보였다.
“결계가 있는 건 아니겠지?”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로 뭔가가 떠올랐다.
괴상망측한 얼굴을 하고 있는 자였는데, 왕관을 쓰고 있었고 온몸을 화려한 비단으로 덮고 있었다.
한 손에는 지팡이를 쥐고 있었는데 거대한 루비가 박혀 있었다.
안토르 왕국의 국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리석은 신들이여, 너희들은 우리를 죽일 수 없을 것이다!
“흠.”
나는 머리를 긁적였다.
분명 파괴신의 보호를 받고 있을 텐데, 그렇다고 해서 죽지 않는 것도 아니었다.
그대로 신성력의 창을 완성하여 던졌다.
퍼어어억!
-커어어억!
그대로 놈의 심장에 신성력의 창이 관통하였다.
이 정도면 충분히 죽지 않았을까.
“뭐, 별거 아니네.”
하지만 놈의 가슴이 회복되기 시작했다.
-나는 마신께 직접 신탁을 받아 완성된 몸! 불사의 육체를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