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zy but the strongest in the dimension RAW novel - Chapter 178
게을러서 차원최강 178화
178 언데드 군주(2)
“불사의 육체라.”
한숨이 절로 나왔다.
그렇다면 모가지를 잘라 버려도 저럴지 의문이 들었다.
쐐애애액!
검을 뽑아 들고 다가가 그대로 언데드 군주의 목을 잘라 버렸다.
서걱!
“꾸어어어!”
언데드 군주의 머리통이 떨어졌다.
이만하면 놈도 죽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대로 머리통이 날아와 달라붙었다.
“허어.”
어마어마한 어둠의 힘이 아닐 수 없었다.
이 정도라면 마신이 아니라 파괴신이 개입했다고 보아야 할까?
그럼, 가루로 만들어도 저럴까?
“이거 연구를 해 봐야 할 대상이네. 저런데도 죽지 않는다니.”
더욱 신력을 끌어 올렸다.
이번에는 신성력의 그물을 만들어 옭아매고 완전히 가루로 만들어 버렸다.
퍼어어억!
-끄아아아악!
그대로 언데드 군주는 사방으로 가루가 되어 떨어졌다.
나는 에르나를 바라봤다.
“죽은 것 같은데요?”
“언데드 군주라고 하더니 별거 없네.”
“나머지 놈들도 죽여 버려야 하지 않을까요?”
“아주 가루로 만들어 버려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그럼 신력이 남아날까요?”
“그래도 해야 하는 일이지.”
콰르르르릉!
에르나와 칼도나의 신력이 모여들었다.
인과는 파괴신의 행위로 납득된다. 놈이 이런 괴물들을 만들어 냈고 인간들로는 막기도 벅찰 것이다.
그러니 내 선에서 처리하는 수밖에.
설마하니 다른 언데드까지 이런 지경으로 강화되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어차피 민간인은 없다. 그렇다면 도시 하나를 통째로 날려 버리는 수밖에.”
신성력의 바람이 칼날이 되었다.
그대로 언데드 놈들에게 투하하자, 그 바람이 언데드들을 갈가리 찢어 버렸다.
서걱, 서걱, 서걱.
완전히 분쇄하여 가루로 만들어 버렸다.
이미 언데드의 상당수는 뼈만 남아 있었고, 잘게 부서져 나가자 힘없이 쓰러졌다.
여기에 더하여 신성력의 비를 만들어 냈다.
솨아아아아아!
성수가 끊임없이 쏟아졌다.
과연 이 난리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
나는 결코 아니라고 보았다.
아무리 파괴신이 대단한 놈이라고 해도 이 정도까지 분쇄되고 있는데 살아남을 수는 없겠지.
치이이이익!
가루들이 녹아 내려갔다.
그나마 남아 있던 마기가 녹아 버리는 것이다.
나는 창백한 얼굴로 언덕으로 올라왔다.
“괜찮으세요?”
칼도나가 내 몸을 잡았다.
신성력이 빠르게 빨려 들어왔다.
곁에서 그녀를 지켜보고 있던 에르나도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신성력을 넘겨주었다.
“후우.”
“괜찮아.”
“정말 질기네요. 언데드 군주라는 놈이 살아 있었다면 저들은 다시 살아났을 수도 있어요.”
“파괴신 놈이 아주 괴물을 만들었어.”
“그래도 분쇄하셨잖아요?”
“천천히 이동을 하면서 언데드들을 분쇄해야겠어.”
처음에는 언데드에게 투입된 별동대를 상대로 하여 인간의 군대가 선전했었다. 하지만 파괴신이 개입을 하면서 패주했다.
인간들이 숫자에서 열세인 상태로 저런 괴물들을 상대로 이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었다.
내가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는다면 인간 세상은 멸망해 버릴 수 있을 만큼이나 심각한 병기였다.
“일단 돌아가도록 하지. 제도로 돌아가서 신성력을 보충해야겠어.”
“네! 그렇게 해요.”
일단 300만에 이르는 언데드들은 분쇄하였다.
안토르 왕국은 완전히 무기력하게 변했겠지만 나와는 크게 상관없는 일이었다.
어차피 이런 식으로 황폐화가 되어 버렸으니 어쩔 수가 없기도 했고 말이다.
휘이잉.
신들이 사라진 자리.
언데드 군주 안토르 국왕은 완전히 가루가 되어 사방으로 흩어졌었다. 하지만 그 가루들이 바람에 날아다니다가 모여들었다.
그야말로 질긴 생명력이 아닐 수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가루는 뭉쳐서 형태를 만들었다.
뼈만 남아 있는 모습에 검은 안광을 뿜어냈다.
옷가지들도 완전히 복원되었고, 왕관도 복원됐다.
지팡이까지 완전히 복원되자 언데드 군주 안토르는 하늘을 향해 괴성을 질렀다.
-끄아아아아!
절망의 소리가 사방으로 메아리쳤다.
안토르의 메아리는 엄청난 마기를 뿜어냈고 땅속으로 처박혀 버린 가루들을 복원해 냈다.
수많은 언데드들이 다시 모습을 갖추어 나갔다.
스스스슷!
그의 입장에서 보면 언데드들은 백성이었다.
백성을 완전히 가루로 만들어 버린 절대신 발렌을 향해 진한 분노를 태워 올렸다.
-발렌……!
“꾸어어어어!”
바닥에서 일어난 언데드들도 안토르의 외침에 반응하였다.
그들 역시 발렌을 향한 적개심을 드러냈다.
-반드시 죽일 것이다.
안토르는 그렇게 한마디를 내뱉었다.
지금이야 다시 마기를 회복하기 위하여 물러나지만, 마신이 이 땅 위에 강림할 때에 안토르는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이번처럼 쉽게 당하지는 않는다.
-기다려라! 인간들은 내 손에 완전히 굴복될 것이다.
그래도 안토르는 원래 이상적인 군주였다.
백성을 사랑하고 아꼈으며 과도하게 세금을 부과하지도 않았다. 부정부패를 척결할 만큼이나 강력한 지도력을 자랑하기도 했다.
하지만 언데드가 되면서 분노만 남았다.
살아 있는 모든 것에 대한 분노!
그리고 자신의 백성들을 희생시킨 발렌을 향한 분노로 몸을 뒤틀었다.
며칠이 흐르고 있었다.
이번에 죽여 버린 언데드들 때문에 상당한 힘을 사용하였다.
그야말로 죽지 않는 불사의 군단.
단순히 영원히 살아가기 때문에 붙어 있는 이름이 아니었다.
어떤 방법으로도 죽지 않았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천사장 미카엘이 보고를 했다.
“발렌 님! 언데드 군주가 살아 있어요!”
“살아 있다고?”
“약 100만 정도의 언데드가 되살아났고, 후방으로 이동하여 힘을 비축하고 있어요.”
“허어.”
“그럴 리가?”
나와 에르나는 동시에 탄성을 내뱉었다.
세 명의 신이 힘을 합하여 언데드를 쓸어버렸던 것이다. 완전히 가루로 만들고 그 위에 신성력의 비를 뿌렸다.
성수를 뿌린 것이었는데 일반적인 언데드라면 결코 살아남을 수가 없었다.
기가 질릴 정도의 힘이 아닐 수 없었다.
“질기네.”
“추적할까요?”
“후우, 그보다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이런 식으로 힘을 계속해서 낭비할 수는 없었다.
언제 마신이 강림할지 모른다. 그런 상황에서 힘을 허무하게 사용할 수도 없었다.
만약 파괴신이 함께 강림해 버린다면 어쩔 건가?
놈을 막아야 하는데 이미 힘을 소진한 상태라면 상대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다면 주시만 하고 있겠습니다.”
“그렇게 해.”
팟!
미카엘이 그대로 몸을 날려 사라졌다.
나는 그 자리에서 벌렁 누워 버렸다.
“또 눕나요?”
“나는 환자에 가깝잖아?”
“그럭저럭 힘을 회복한 것으로 아는데요.”
에르나는 혀를 찼다.
나는 지금 힘을 회복하고 있는 중이었다. 언데드를 분쇄하느라 상당한 신력을 사용하였으니까.
그건 칼도나와 에르나도 마찬가지였다.
강렬한 힘을 사용하였기에 어느 정도는 회복할 시간이 필요했다.
물론 에르나는 내 말에 한숨을 내쉬었다.
“다 회복했거든요?”
“너도 모조리 회복을 했다 이거지?”
“그럼요!”
똑똑.
에르나와 실랑이를 하고 있을 때였다.
정보부장 라이논 백작이었다.
얼마 전에 나는 라이논 백작에게 파괴신에 대한 내용을 언급했다.
파괴신에 대한 내용은 대체적으로 귀족들이 알지 못했다. 일반 백성들도 당연히 모른다. 파괴신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 나가면 엄청난 혼란이 일어날 것이 빤하였기 때문이다.
“무슨 일인가?”
“문헌에서 파괴신에 대한 언급을 찾았습니다!”
“파괴신에 대한 언급을 찾았다고?”
“예!”
막상 파괴신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라이논 백작이 문헌에 언급된 걸 찾아낼 것이라곤 기대하지 않았다.
그 자체가 어불성설이었다.
마신에 대한 내용도 찾기가 어려웠는데, 파괴신에 대한 언급을 찾아냈다니?
어쨌거나 파괴신에 대해 찾아냈다니, 한 번 확인해 보아야 할 것 같았다.
제국 정보부.
부장의 집무실에는 서류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전국 각지에서 서류들이 날아들었고, 그것을 분석하고 지시를 내리는 것은 바로 라이논 백작의 몫이었다.
정면에는 제국 전도가 걸려 있었다.
이제 제국의 영역은 넓게 확대되었다.
기존 제국의 영토보다 연합의 영토가 더 넓었다. 족히 두 배는 되었는데, 그곳이 전부 제국의 영역으로 확정되었다.
지금 제국은 만성적인 행정력 부족으로 시달리고 있었다.
예전 같았으면 새로운 영주를 파견하여 다스렸겠지만, 내가 강력하게 반대하였다.
새로운 칼도나 제국은 중앙 집권이 되어야 한다.
영주제를 실시하면 당연히 반란의 가능성을 심어 두는 것이다. 강력한 중앙군으로 찍어 누른다고 하지만 그게 언제 약화되어 제국이 찢어질지 몰랐다.
이를테면 조선과 같은 집권화다.
많은 사람들이 조선 국왕의 힘이 약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아니다. 군사력만 두고 보면 왕의 허락 없이는 군을 움직일 수도 없었다.
제국도 그렇게 변화해야 했다.
어쨌거나 그건 나중의 문제였고 당장 파괴신에 대한 문헌부터 찾아보기로 했다.
“여기 있습니다.”
“어디 보자.”
[최상위 신들에 대한 연구 결과, 칼도나 여신보다 상위의 신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제국에서 발표한다면 당장 사형을 당하겠지.이 문서는 이 자리에서 봉인하지만, 언젠가 절대신의 존재가 세상에 드러난다면 나의 문서도 빛을 볼 거라고 생각한다.]
“제대로 보았군.”
“무려 천 년 전 사람입니다. 칼도나 제국에서 상위 신을 언급한다는 것 자체가 금지되어 있던 시절이죠.”
-죄송한 일이네요.
칼도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라이논 백작은 급하게 무릎을 꿇었다.
어쨌거나 제국은 칼도나의 힘이 강력했다.
“아닙니다, 여신님.”
-계속하세요.
[칼도나 여신의 상위 신이 절대신이라면 마신의 위에도 신이 있을까? 안타깝게도 그렇다. 마신의 신전이 연합에 많이 있지만, 파괴신의 신전도 존재한다. 본인은 마신의 신전 중 하나가 그 중 하나라고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가장 가능성이 높은 곳이 바로 게로스 영지다. 마신의 신전 중에서도 가장 크고 화려하며 웅장하다. 그곳에서 파괴신을 위한 제사가 많이 시행되었던 걸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