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 of the Regression RAW novel - Chapter 103
102장. 사람이 아닌 것들
“누, 누구야!”
놀란 양덕광이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대답 대신 안면으로 주먹이 날아왔다.
뻑!
“아악!”
양덕광은 고개가 돌아가기 전에 뒤통수를 다시 한 번 가격당하고 바닥에 쓰러졌다.
일체의 자비가 없는 공격이었다.
“뭐야!!!”
놀란 동생 양덕수가 자리를 박찼다.
생각지도 못한 습격이다.
퍽! 콰다다당!
일어나지도 못하고 등 뒤를 가격당한 채 양덕수 또한 양덕광 옆에 널브러졌다.
“컥!”
숨이 턱 막혔다.
등판이 빠개지는 충격을 받았다.
“너희 같은 인간 말종들에겐 말이야 밥 먹고사는 일상생활은 너무나 자비로운 축복이다. 그치?”
습격자 목소리가 널브러진 형제의 귀에 똑똑하게 들렸다.
아직도 두 형제는 상황 파악이 안 됐다.
아닌 밤중의 날벼락이었다.
“평생 기면서 누워……, 살아라. 죗값을 다하면 그때는 하늘이 데려갈 것이다.”
한빙지옥에서나 흘러나올 것 같은 차가운 목소리가 울렸다.
필사적으로 두 사람은 고개를 돌려 상대를 확인하려 했다.
하지만 목을 짓누르는 아귀힘에 의해 꼼작도 못 했다.
숨도 쉬기 어려웠다.
“누…… 누구…… 쉬…… 니까…….”
고개를 들지 못하고 양덕수가 벌벌 떨며 겨우 새어나오는 목소리로 물었다.
침을 질질 흘렀다.
인정사정이 없었다.
숨을 쉬는 것이 기적 같았다.
힘 좀 쓰는 양덕수였지만 땅꾼에게 잡힌 뱀의 모가지처럼 힘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
‘누구야! 어떤 놈이야!’
양덕광은 미친 듯 습격자의 정체가 궁금했다.
오늘은 특별히 조폭에게 경호를 부탁해 놓았는데 이곳까지 습격자가 침투했다.
끔찍한 살기가 느껴졌다.
한 달 굶은 맹수에 목을 몰린 것 같았다.
“저승사자.”
차가운 말과 함께 두 형제의 목을 타고 뜨거운 기운이 스며들었다.
“으으으으으으.”
“아아아아아…….”
뒷목의 맨살에 닿은 습격자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손바닥을 타고 흐르는 무언가가 전기가 통하듯 온몸을 파고들었다.
혀가 꼬이고 눈의 힘이 툭툭 풀렸다.
내장이 꿀렁거리고 괄약근이 제멋대로 개방되었다.
난생 처음 느껴보는 고통이었다.
“천천히……, 하루하루가 지옥처럼 느껴질 것이다.”
악마 같은 놈이 속삭였다.
그러나 몸뚱이가 말을 듣지 않았다.
그리고 갑자기 몰려드는 수마에 둘은 정신을 놓았다.
[흐흐흐흐……, 서련아. 이리 와~. 오빠가 죽여줄게.]화면 속에 알몸으로 변한 변태가 보였다.
울먹이는 서련에게 손을 뻗어갔다.
“오동성……, 너 이 개새끼! 넌 오늘 죽었어.”
콰앙!
녹화하고 있던 기계가 주먹 한 방에 박살이 났다.
분노가 터질 듯 온몸을 타고 흘렀다.
– 어둠의 카르마 포인트를 획득하셨습니다. 이 순간부터 악신들이 당신을 친근하게 눈여겨볼 것입니다.
태산의 머리 안에서 나직한 음성이 울렸다.
***
“태산 오빠. 우아아아아앙!”
서련은 사랑하는 이를 찾았다.
서련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흘렸다.
정신은 혼미했지만 본능이 위기를 감지했다.
“울어! 더 울어봐! 장태산 그 새끼가 도와줄 것 같아? 넌 내 거야. 크크크크.”
알몸의 사나운 짐승은 서련에게 다가갔다.
악을 질러 약자를 괴롭혔다.
가학적 폭력이 주는 쾌감에 취한 오동성의 온몸은 뜨거웠다.
활활 타오르는 욕망에 온몸을 불사르고 있었다.
파괴하고 싶었다.
어린 시절부터 오동성은 철저하게 아버지인 오승혁에게 양육당했다.
한국대 법학과에 입학할 성적을 만들기 위해 고3 때도 무수히 매질을 당했다.
대한민국 1타 강사들로 구성된 정예 멤버들이 달라붙었다.
숨 쉴 구멍이 하나도 없었다.
스트레스로 뇌가 터질 것 같았지만 아버지가 주는 공포에 이를 악물고 참았다.
면접은 명예 퇴임하는 교수를 매수해 무사통과가 됐다.
그런 과정 끝에 입학한 대학교는 오동성에게 천국이었다.
아버지가 성인 대우를 한다며 대학 입학 이후부터 마음껏 놀라고 했다.
일생을 아버지의 가부장적이고 폭력적인 성격을 보고 자랐다.
무엇보다 여자 문제에 있어서 무한히 관대했다.
비서까지 투입해 즐기도록 자리를 만들어 줄 정도로 풀어주었다.
오동성은 미친 듯 아랫도리를 휘둘렀다.
오동성의 비뚤어진 스트레스 해소법은 여성에 대한 폭력성으로 표출되었다.
그리고 오늘처럼 예쁜 여자라면 금상첨화였다.
대표가 마음껏 데리고 놀라고 이런 자리까지 마련했다.
“넌 내 거야! 복종해! 복종!”
아버지에게 귀가 닳도록 들었던 복종이라는 말을 오동성도 무의식적으로 사용했다.
집에서나 회사에서도 왕으로 군림하는 오승혁 회장의 분신 같았다.
오동성이 침대에 쓰러진 서련을 일으켜 세웠다.
서련의 입을 움켜잡았다.
“꺼…… 꺼져……, 너 싫어…….”
서련이 오동성을 거부했다.
말과 달리 서련은 오동성에게 꽉 잡혀 꼼짝할 수 없었다.
“흐흐흐흐흐…….”
만족스럽게 웃는 오동성.
반항하지 않는 것보다 더 재밌었다.
촤아아아아앗.
오동성의 손이 거침없이 서련의 상의를 찢었다.
서련이 몸뚱이가 침대 위로 쓰러졌다.
“우아아아아아아앙!”
겁을 먹고 놀라 펑펑 우는 서련.
손으로 상체를 가리고 몸을 움츠렸다.
그런 서련을 향해 오동성의 마수가 천천히 더 강하게 뻗어져 나갔다.
밤은 길었고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게임을 시작할 것이다.
“흐흐흐.”
오동성의 손이 서련의 목을 타고 등 뒤로 천천히 흘러내려 갔다.
남아 있는 장벽은 푸른색의 가리개 하나뿐이었다.
오동성의 숨이 거칠어졌다.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극한의 흥분상태가 되었다.
오동성은 그대로 서련을 덮쳐 갔다.
“오…… 동…… 성!”
그때 악마의 목소리가 방에 으르렁거리며 울렸다.
“!!!”
오동성은 깜짝 놀랐다.
“뭐야!”
오동성은 인상을 찌푸린 채 빙글 몸을 돌렸다.
순간적인 반응이었다.
밖에서 맞고 다니지 말라고 아버지가 어릴 때부터 운동을 시켰다.
빠르게 돌며 복싱 자세를 취했다.
상대를 발견하면 동시에 팔이 뻗어 나갈 수 있도록 몸이 세팅됐다.
하지만.
우둑.
갑자기 뒷목을 강하게 움켜쥐는 손.
강철 같았다.
“켁!”
숨이 턱하니 막히자 오동성의 얼굴은 순식간에 허옇게 변했다.
우두두둑.
목에 가해진 힘이 더해갔다.
“케……, 케에에엑…….”
오동성은 눈알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
천국에서 바로 지옥으로 가는 급행열차를 탄 상황이었다.
오동성은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양덕광 사장이 안심하고 편안하게 놀라고 말했다.
경비가 삼엄했다.
오동성의 생각은 이어지지 못했다.
숨이 막히고 죽을 것 같은 공포에 사지가 벌벌 떨렸다.
전문적으로 훈련받은 놈이었다.
오동성이 발버둥을 쳐도 목을 움켜진 자는 꿈적도 하지 않았다.
쿵!
침대 위에 있던 오동성이 바닥으로 끌어내려졌다.
“사람이 아닌 것들이 세상에 너무 많아.”
냉정한 킬러의 독백이 흘렀다.
“노력하지 않고 타인의 것을 빼앗고 취하고……, 그리고 변명하지. 원래 세상이 그런 거라고……. 나만 그러냐고 따지지. 어차피 불공평한 세상이니까 나 하나쯤 더한다고 달라질 게 없다고 생각하지.”
“케에에에엑…….”
오동성은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숨이 막혀 폐가 쪼그라들고 눈동자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태어나 처음 마주하는 죽음의 공포가 몰려왔다.
“빼앗으면서도 쟁취라고 그럴싸하게 포장을 하지. 선과 악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자기최면에 빠진 채 말이야. 오동성, 그렇지 않아?”
미친 사이코 킬러 같았다.
“사…… 살려……, 돈…….”
오동성은 필사적으로 목숨을 구걸했다.
죽일 게 확실한 놈이다.
가장 먼저 떠오른 게 돈이었다.
아버지가 말했다.
세상에 돈으로 안 될 일은 없다고 말이다.
오동성도 짧은 인생을 경험하면서 돈이면 다 된다는 걸 알았다.
“돈? 얼마나 줄 건데?”
킬러가 살짝 힘을 풀었다.
“1, 1억…….”
“뭐야, 겨우 1억? 니 목숨 값이 개값이었어? 안아 그룹 삼남 스케일이 그것밖에 안 돼?”
진짜 킬러가 확실했다.
잠깐 숨이 돌자 오동성은 미친 듯 머리를 굴렸다.
일단 이 상황을 벗어나기만 하면 됐다.
“10억!”
오동성이 발작적으로 외쳤다.
우두두둑.
“켁!”
잔인한 킬러가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은 듯 목을 잡은 손에 다시 힘을 줬다.
오동성의 팔다리가 거칠게 허공을 저었다.
“돈은 됐고. 다른 걸 한 번 해보자. 흐흐흐.”
킬러 악마의 웃음소리가 자욱하게 바닥에 깔렸다.
“너 약 좋아하잖아? 그 약 먹고 춤 한 번 시원하게 춰봐라.”
“???”
이해를 못 하는 오동성.
킬러가 오동성을 질질 끌고 약병이 있는 곳에 갔다.
촤르르륵.
약병을 탁자 위에 붓는 소리가 들렸다.
“먹어. 다. 그럼 살려줄게.”
킬러의 손에 들린 한주먹의 약이 오동성의 망막에 비췄다.
오동성은 갈등했다.
저 정도 양이라면 치사량에 가까웠다.
우둑.
갈등은 짧게 끝났다.
목에 가해지는 고통은 강렬했다.
오동성은 입을 벌려 필사적으로 약을 삼켰다.
“꼭꼭 씹어 삼켜라. 원래 좋은 약은 입에 쓴 거다. 흐흐흐.”
킬러의 잔혹한 웃음을 들으며 오동성은 약을 삼켰다.
강렬한 약효에 머리가 띵해지는 순간.
“오빠……, 태산 오빠~ 아아아아아앙!”
침대에 있던 서련이 갑자기 태산 오빠를 찾으며 달려왔다.
‘자, 장태산?’
거의 동시에 오동성은 정신줄을 놓기 직전 마지막으로 한 놈의 얼굴을 떠올렸다.
# 103
회귀의 전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