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 of the Regression RAW novel - Chapter 186
185장. 전지적 방어와 공격 시점
“술하고 원수 졌어? 세상에…… 그걸 다 마셔? 미친…….”
고개를 저으며 집에 돌아왔다.
주점은 새벽 5시 무렵에 파장이 됐다.
하얗게 밤을 불태웠다.
검사와 판사, 변호사 자리가 술 먹고 자격을 딴 게 아닐까 의심이 들었다.
안주를 몇 번이나 리필했다.
맥주와 소주, 막걸리가 그들의 입에 무식하게 들어갔다.
10시쯤 넘어서 법대 동문들이 더 모였다.
변호사, 판사, 검사…… 등.
그것도 쟁쟁한 팀장, 부장 명함을 단 이들이 상당수였다.
숫자는 30여 명이 훌쩍 넘어갔다.
안주를 만드는 틈틈이 찾아가 삥을 뜯었다.
조 변호사님을 비롯해 손 이사 같은 고위 로펌 거물들이 하얀 봉투를 하사했다.
그 뒤를 이어 줄줄이 후배들이 봉투를 내밀었다.
준비성이 철저한 그들의 치밀함에 혀를 내둘렀다.
한국대 법학과의 짱짱한 인맥을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
오고 가는 덕담 속에도 뼈가 있었다.
단어의 문맥과 표정을 통해 빠르게 정보와 이권이 오갔다.
상류사회가 노는 방식을 낱낱이 확인한 셈이다.
나중에 써먹기 딱 좋았다.
자정을 넘어가자 교수님들이 하나둘씩 자리에서 일어났다.
초저녁부터 달린 만큼 다들 휘청거렸다.
교수님들이 사라지고 난 뒤에 여우와 늑대가 왕이 됐다.
손대균 이사와 대서양 대표 이성철, 조 변호사님이 아랫것들의 조공을 받았다.
조 변호사님이 달리 보였다.
손대균 이사 옆에서도 기가 죽지 않았다.
술도 잘 마셨다.
전직 판사파와 검사파들이 주축을 이루며 주당 대결이 벌어졌다.
맥주가 수십 박스에 소주도 수백 병이 훌쩍 넘었다.
새벽이 밝아오지 않았다면 그들의 대결은 끝이 안 났을 것이다.
상당수가 화장실에서 오바이트를 하고 와서 다시 마셨다.
제대로 독했다.
버텨야 정신력을 인정받아 인맥이 연결되는 것이다.
한국 남자들 참 불쌍했다.
“온시은…… 그렇게 술을 잘 마실 줄이야.”
공대 여자를 너무 순수하게 봤다.
랩실 연구원들과 무리지어 나타난 온시은은 소주와 맥주, 막걸리를 짬뽕해서 마셨다.
유세라와 도도희가 가끔 아는 체를 하자 눈빛이 이글거렸다.
똑바로 날 보며 술을…… 들이 부었다.
음식 만들다 한기를 느꼈을 정도였다.
슈퍼컴퓨터에 데이터 센터도 넘겨줘야 할 것 같다.
끼이익.
차를 주차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으로 올라왔다.
넓은 빌라를 통으로 혼자 사용하고 있다.
새벽의 어스름한 붉음이 진한 피처럼 퍼졌다.
띠리리릭.
3층 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
그때 느껴지는 미세한 파장.
혼자 사는 공간인 만큼 집도 주파수가 맞춰져 있었다.
예민한 기감에 평소와 다른 흐름이 느껴졌다.
낯설고 이질적인 기운.
그건 바로…….
퓨슝!
귀에 들려오는 미세한 소음.
소리가 들리는 동시에 본능적으로 몸을 옆으로 비틀었다.
파앗!
왼팔을 스치고 지나가는 화끈함.
퍼억!
단단한 현관문을 관통하는 파열음!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집에서 당하는 낯선 습격!
퓨슝! 퓨슝!
연발로 놈이 소음기 달린 총을 발사했다.
내공을 극한으로 끌어 올렸다.
방탄강기 같은 말도 안 되는 기술을 사용할 수는 없다.
몸을 벼락같이 벽에 가까이 붙였다.
퍽! 퍼벅!
철문이 연속으로 관통됐다.
주루룩 왼팔에서 피가 흐르는 게 느껴졌다.
오른손에 메탈 구둣주걱을 잡았다.
내공을 담아 힘껏 발사 각도를 향해 던졌다.
쇄애애앳.
구둣주걱이 기가 담겨 빗살처럼 날아갔다.
퍼억!
“컥!”
방심하던 킬러를 운 좋게 맞혔다.
“탓!”
그대로 자리를 박차 집안으로 들어갔다.
안방 쪽에서 그림자처럼 숨어있던 킬러가 보였다.
왼팔에 주걱을 맞은 듯 어깨가 덜렁거렸다.
온 힘과 내공을 다해 던졌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선택은 빨라야 했다.
현관에서 거실로 들어가는 장식용 탁자 위에 있던 화병을 들어 힘껏 다시 던졌다.
촤랏!
놈이 총을 다시 들어 겨냥했다.
그 사이 날아가는 화병.
킬러의 당황한 모습이 보였다.
주걱에 맞았던 어깨를 움직이지 못한 걸로 보아 큰 타격을 입었다.
화병은 크기가 더 컸다.
퓨슝!
놈의 선택도 빨랐다.
퍼어엉!
화병이 터지며 사방으로 파편이 날았다.
시야가 순간 가려졌다.
절호의 찬스!
내공을 오른손에 담았다.
놈이 당황하면서도 총을 정확히 겨누었다.
아! X발!
노란 눈동자에 비웃음이 가득했다.
사람 한두 명 죽여 본 놈이 아니었다.
놈 주변에 형체가 흐릿한 영혼들 수십이 부유했다.
이럴 때는 집이 넓은 게 웬수다.
거리는 약 7미터.
생사를 가르는 거리치고는 너무 멀다.
전지적 방어와 공격 시점이 혼용됐다.
방어와 공격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워낙 창졸지간에 일어났지만 최선을 다했다.
회귀 후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을 만큼 멋지게 살아왔지만 아직 할 일이 많았다.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돈은 100분 1도 못 썼다.
총각 귀신은 면했지만 사랑 맺음 결말을 못 봤다.
돈 많이 번다고 보험도 안 들었다.
후회 되는 일이 한둘이 아니다.
이대로 죽는다면 옆집 개새끼들은 누가 팰 것인가.
카르마 포인트가 그렇게 많지도 않다.
여기서 죽으면 염라대왕 멱살을 잡을 것 같았다.
나름 철저히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허점이 발생했다.
강하지 않으면 현대 사회에서는 총 맞아 죽을 수 있었다.
말로만 듣던 마법이 절실하게 그리웠다.
총알도 막는 강력한 실드 치고 매직 애로우 한 방 날리고 싶은 욕망이 가득했다.
그러나 현실은 생과 사의 갈림길!
“죽어!!!”
오른 주먹에 기를 몽땅 담아 그대로 날렸다.
마지막 희망을 걸어볼 수 있는 기술은 발경뿐이다.
슈우웅!
보이지 않는 기 덩어리가 놈을 향해 폭사했다.
“!!!”
놈이 뭔가를 감지하고 놀랐다.
동시에 당겨지는 놈의 손가락.
퓨슝!
발경의 기를 날리고 왼쪽으로 몸을 날렸다.
모든 동작이 자연스러웠다.
촤아아앗.
하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오른쪽 허벅지에 느껴지는 화끈하고 시원한(?) 느낌에 입이 떡 벌어졌다.
쿠당탕탕.
미친 듯 날렸기에 힘에 의해 거실 바닥을 몇 바퀴나 굴렀다.
퍼어어어어어엉!
“크아아아아아악!”
발경에 맞은 킬러의 비명이 귀에 들렸다.
최소 전치 24주 이상이 확실했다.
그래도 기분이 좋지 않았다.
총을 두 방이나 맞았다.
“개새끼…… 으윽.”
고통을 참으며 일어났다.
킬러를 죽이지 못하면 내가 죽어야 한다.
이를 악물고 놈에게 다가갔다.
오른발이 질질 끌렸다.
파르르 파르르 킬러가 몸을 떨었다.
배에 발경이 정확히 맞았다.
놈은 입으로 피거품을 보글거리며 뿜었다.
오른손에 아직도 총을 움켜쥐고 있었다.
지독한 놈이다.
“에라이! 개새끼야! 할 짓이 없어 사람을 죽여 밥 빌어먹고 사냐?”
주먹을 들어 놈의 무릎뼈를 그대로 찍었다.
파삭!
오른쪽 무릎이 절단 났다.
마음 같아서는 목을 따 죽이고 싶었지만 참았다.
이런 놈들은 자신의 육체가 망가져야 더 고통을 받았다.
총을 빼앗았다.
킬러는 기절해 버려 고통도 느끼지 못했다.
“아우! X발!”
욕이 절로 나왔다.
왼팔은 총상이 얕았지만 다리가 문제다.
“이럴 때 누가 좀 나타나서 고쳐주면 안 돼?”
119를 부르면 골치 아파질 것 같았다.
한국에서 킬러가 나타나 총기를 사용했다면 대서특필되고도 남았다.
정체를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
특별한 재능이 더 필요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 치료 능력을 원하느냐?
갑자기 귀에서 환청이 들렸다.
알림 대신 이상한 목소리가 울렸다.
“누, 누구십니까?”
생각지도 못한 음성에 당황했다.
– 나와 계약을 맺겠느냐?
“신이십니까?”
다이렉트로 찾아 올 정도라면 신이 분명했다.
그것도 엄청난 능력을 소유한 신!
– 시간이 없다. 원하느냐? 마느냐?
신이 재촉했다.
선택의 기로다.
더 이상 물어보면 멍청한 놈 인증필할 것 같다.
죽을 상황에 약 유통기한 따지는 놈과 다를 바 없었다.
“계약을 맺겠습니다!”
화끈하게 외쳤다.
치료의 능력을 소유한 신이라면 선신이 확실했다.
목소리에도 선함이 묻어 있었다.
이렇게 직접 찾아와 방문판매할 정도라면 포인트가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소리다.
이번 기회에 또 다른 하급 이상의 신과 접촉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 중급 악신의 소환에 응하였습니다. 카르마 포인트가 대폭 차감됩니다.
– 선신들이 당신의 정체성에 대해 의심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 악신들이 당신에 대해 듬뿍 호감을 표합니다.
“뭐라고! 주, 중급 악신!!!”
경악이 터졌다.
길 잘 가다가 똥 밟은 이 느낌!
파아앗!
검은 빛이 팍 하고 시야에서 폭죽처럼 터졌다.
# 186
회귀의 전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