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 of the Regression RAW novel - Chapter 60
59장. 해변의 똥개들
젊은 애들끼리 놀라고 멀리 다른 곳에 자리 잡으신 부모님께 아이스커피를 배달하고 온 사이 사건이 터졌다.
악연이 등장했다.
인연이 이래서 무서운 것 같다.
죽기 전 인생에서는 단 한 번도 나와 연관된 적이 없던 오동성이 두 번째 나와 부딪쳤다.
예린 선배 졸업식과 그리고 오늘.
결코 좋은 인연이 아님이 새삼 확인됐다.
“뭐야? 동성아, 무슨 일이야?”
“야! 너 그 손 안 놔!”
오동성의 친구 둘이 불콰하게 달아오른 얼굴로 다가왔다.
술 냄새가 강하게 풍겼다.
‘반대식과 최지형? 이 새끼들 이때부터 세트였구나.’
한때 인터넷 뉴스에 오르내렸던 마약범들이다.
한국자유당 집권기에 소리 소문 없이 묻혔지만,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었다.
인터넷에 처벌하라는 소리가 넘쳤지만 어느새 뉴스가 사라졌다.
그게 바로 권력과 언론의 힘이다.
그때 봐두었던 얼굴들이다.
반대식은 할아버지가 조국일보 회장이고, 최지형은 강바닥 파고 해외 투기질 하다 국고를 날린 최병박의 조카다.
그리고 1년 뒤에 상왕이라 불리는 다선의원의 늦둥이 아들이다.
바람둥이 오동성과 어울리는 쓰레기들이다.
대한민국 상류층 자제들의 민낯이다.
“오빠…….”
쌍둥이들이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내 뒤에 숨었다.
“너 이 새끼, 나 어떻게 알아? 너 뭐 하는 새끼야! 그리고 이 손 안 놔!!!”
오동성이 자기 이름이 까발려지자 놀라 물었다.
‘새끼야. 그냥 가면 섭하지~.’
잡고 있던 손에 악력을 더했다.
“아아아악!”
놈이 비명을 질렀다.
그제야 손을 놨다.
오동성이 나를 강하게 째려봤다.
그러나 손에 느낀 고통에 쉽게 다가오지 못했다.
저런 놈들일수록 자기 몸 소중한 건 잘 안다.
“동성아, 이 자식 아는 놈이야?”
신문사 사주 손자답게 반대식은 나를 의심스럽게 봤다.
눈빛이 아주 교활해 보였다.
“야! 너 뭐 하는 놈이야?”
권력의 정점에 치고 올라가는 핏줄답게 최지형은 야로 나를 불렀다.
이 새끼 넌 나에게 평생 찍혔다!
“뭐야? 쌈 났어?”
“시비 붙었는데?”
대천 해수욕장에는 젊은 청춘들이 많았다.
호기심 많은 이들이 주변을 스멀스멀 둘러쌌다.
‘판은 깔아졌고~ 한 번 놀아볼까.’
대낮부터 주먹질할 수는 없다.
보는 눈도 많았고 아직 내 사회적 레벨이 딸렸다.
괜히 법적 사건을 일으키면 이들이 가진 사회적 배경에 밀릴 게 뻔했다.
대학교 입학을 위해서는 참아야 했다.
그렇다고 그냥 두지는 않을 것이다.
이럴 때는 군중의 힘을 이용하면 됐다.
홍가 놈과 깡패 새끼들 정리하던 언론 플레이가 최고다.
머리에 착착 계획이 그려졌다.
“오동성 씨! 사과하십시오. 아무리 안아 그룹 자제분이리지만 제 여동생들에게 무례하게 대한 행동은 용서될 수 없습니다.”
“안아 그룹 아들이었어?”
“오……, 오동성? 아! 맞아. 한국대 법학과에 합격했다는 그 아들 있잖아?”
“나도 본 것 같아! TV에 그때 요란하게 나왔잖아. 재벌 아들이 공부로 한국대 법대에 입학했다고 말이야.”
“그래???”
누군가의 입에서 각종 정보들이 빠르게 흘러나왔다.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순식간에 주변으로 퍼졌다.
“너 뭐 하는 새끼야? 꽃뱀 두목이야!!!”
성질 더럽기로는 오동성보다 더하다는 최지형이 나섰다.
작은아버지 서울시장 시절 귀빈 파티장에서 쓰레빠 신고 나타나 유명세를 탔던 놈이다.
엄마는 발가락에 다이아몬드를 끼고 공항 출입국 검사대에서 적발된 불법과 탈세 전문 집안이었다.
전형적 사기꾼 집안 아들답게 하는 짓이 양아치다.
부동산 광풍에 눈멀어 이놈의 아버지를 다선 국회의원 만들고, 작은아버지를 대통령에 당선 시킨 지금의 국민들이 안타까웠다.
아직도 언론이 국민들을 현혹시켰다.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고 신문에 휘둘리지 않을 시기가 아직도 10년 넘게 남았다.
그때까지 국민들은 눈먼 바보가 되어 속고 또 속는다.
“최지형 씨! 말이 심합니다! 대권에 도전하시는 작은아버지가 이 사실을 알면 좋아하시겠습니다. 꽃뱀이라니요! 아직 고1도 안 된 여학생들에게 술 마시고 접근하는 당신들이 문제 아닙니까!”
“고1? 와아……, 저 새끼들 미친 거 아냐?”
“술 처먹고 미성년자에게 찝쩍거린 거야?”
“최병박 후보자 조카래!”
“이런 썅! 어쩐지 인상이 쥐 같이 생겼더라니!”
분위기가 격하게 나빠졌다.
젊은이들 대다수가 안무혁 대통령을 인간적으로 존경했다.
그와 관료들의 정치적 실수를 안타까워했다.
그에 반해 최병박에 대한 인식은 별로다.
“사진 찍어! 인터넷에 올리자!”
‘분위기 좋고~.’
야밤이었다면 아구창 다 털었을 것이다.
나 그렇게 착한 남자 아니다.
그러나 이런 식의 복수도 나쁘지 않았다.
“당신 누군지 모르지만 이런 식으로 나오면 힘들 거야.”
반대식이 조용히 나를 노려보고 겁박했다.
집안에서 배운 치졸한 수법이 그대로 보였다.
그래! 그래서 내가 돈 무지하게 버는 이유다.
별 거지 같은 네놈들 모조리 부숴버릴 생각이니까 조금만 기다려라!
“반대식 씨! 할아버지가 조국일보 회장님 아닙니까? 언론인의 직계 자손이 미성년자 성희롱과 폭력에 가담하면 안 되죠!”
“!!!”
반대식이 자기 이름과 조국일보회장까지 언급하자 얼굴이 핼쑥해졌다.
아마 자기 이름까지 알 거라고는 생각도 못 한 것 같다.
“와아아아……, 완전 쓰레기들 다 모였네?”
“나라 팔아먹은 조국일보 손자 놈까지 있었어? 대천이 쓰레기들 집합소야?”
평소라면 건들지 못했을 삼인에 대해 군중들이 거칠게 나왔다.
이게 바로 군중의 힘이다.
조국일보에 대한 평판도 가히 좋지 않았다.
주변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셋은 눈치를 봤다.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팟! 팟파파팟!
구형이지만 카메라 기능이 있는 핸드폰들이 불빛을 토했다.
“X발! 찍지 마! 이 거지 새끼들아!”
“너희들 가만둘 것 같아! 다 꺼져!!!”
오동성과 최지형이 지랄 발광했다.
주변 시민들을 거지들이라 지껄였다.
본성 쓰레기들의 가면이 철저히 벗겨졌다.
아마 오늘 사건이 나중에 큰 발목을 잡게 될 것이다.
소문 하나하나가 누적되면 인터넷에 영원히 자료가 남게 된다.
‘저런 놈이 한국대 법학과에 입학했어? 참나 학교 격 떨어지게.’
특히 오동성에 대한 분노가 컸다.
내가 앞으로 입학할 학교와 과 선배다.
보나 마나 엄한 애비가 엄청난 과외 선수들을 붙였을 거다.
면접이야 조용히 옆구리로 압력 넣으면 끝이다.
위조 불가능한 수능 성적만 잘 맞는다면 재벌에게 들어가지 못할 학교는 없다.
“안아 그룹 회장실에 이번 사건에 대해 정식으로 항의하겠습니다!”
그때 쌍심지 켜고 있던 클라라가 나섰다.
“니가 뭔데 우리 아버지께 항의해!”
오동성은 뵈는 게 없었다.
클라라에게 눈을 부라렸다.
“HSBC 은행 홍콩 본점 비서실 직원입니다. 회사 법무팀에 이번 성희롱 사건과 모욕에 대해 상세하게 고발할 생각입니다.”
“…….”
클라라의 말에 오동성 인상이 더 썩어갔다.
안아 그룹이 국내에서나 재벌이지 해외에서는 그저 그런 대한민국 회사일 뿐이다.
2007년도 당시에는 그렇게까지 대기업은 아니었다.
홍콩상행 은행과 부딪쳐 봐야 좋을 게 없다는 걸 오동성은 알 것이다.
글로벌 은행인 HSBC에 찍혀서 좋을 게 하나도 없었다.그것도 비서실.
평판이 곧 기업의 가치와 연결되었다.
“얘들아……, 가자.”
눈치가 빠른 반대식이 꼬리를 먼저 말았다.
친구들의 옷자락을 잡아끌었다.
동물원의 원숭이처럼 사방에서 구경거리가 되고 있었다.
“이런 썅!”
“니미 엿같이…….”
오동성과 최지형 둘은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었다.
둘러싼 사람들을 향해 쌍욕을 퍼부었다.
인상이 악귀처럼 변해 있었다.
“너 조금만 기다려!”
최지형이 나를 찢어죽일 듯 노려보며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렇게 놈들이 분을 삭이며 등을 돌렸다.
‘훗~ 이대로 끝내시게? 누구 마음대로~.’
아직 내 볼일은 끝나지 않았다.
“거기 세 분, 사과하고 가세요! 사회지도층 자녀들이 대낮에 술 처먹고 미성년자 성희롱에 폭력 행사하고 그냥 갑니까!!!”
쩌렁쩌렁 큰 목소리로 놈들의 뒤에 날렸다.
도망치던 놈들이 걸음을 멈췄다.
하늘 높은 줄 모르던 자존심이 겁나게 상할 것이다.
30대를 살아봤던 나와 달리 세상 무서울 것 없는 20대다.
“너 이 개새끼……, 찢어 죽여 버린다!”
오동성이 고개를 돌려 나를 노려봤다.
흉신악살의 표정이 따로 없었다.
그래! 내가 원하던 표정이 바로 저거야!
“오동성 씨~.”
놈의 이름을 피식 웃으며 불렀다.
머릿속에 앞으로 1년 뒤에 안아 그룹의 핵심 지주회사인 ㈜ 안아의 주가 그래프가 선명하게 보였다.
올해 가을 주가가 92,000원으로 정점을 찍을 예정이다.
하지만 내년인 2008년에 주가가 12,000원으로 대폭락한다.
욕심 많은 안아 그룹 회장이 대형 조선업체 인수 우선 협상자가 됐다.
단숨에 재계 순위를 뒤바꿀 수 있는 결정적인 순간이다.
그러나 그건 안아의 개꿈이다.
그때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로 수조 원의 인수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게 된다.
계약금 3,000억을 날렸다.
그때가 안아 그룹의 가장 위험한 시기다.
기업이 매각 대금으로 처리하려고 했던 주식과 부동산이 동반 폭락했다.
그룹 자체가 유동성의 위기에 빠져 뿌리째 흔들렸다.
‘1년 후에 두고 보자!’
오동성에게 맛보여줄 뜨거운 돈 몽둥이를 준비할 생각이다.
놈은 나와 단순히 시비 한 번이라 생각하지만 난 아니다.
뿌리 깊은 돈 지랄 가문에 대한 내 결단이었다.
오동성 애비는 모를 것이다.
오늘 나와 아들의 악연으로 1년 뒤에 무슨 꼴을 당하게 될지를 말이다.
“내 예견 하나 하지.”
“???”
갑작스런 예견이란 말에 다들 날 봤다.
“안아 그룹이 정확히 1년 뒤에……, 멋지게 공중 분해된다. 그리고 넌 거지가 될 것이다.”
“미친놈…….”
오동성은 어이없는 눈으로 날 봤다.
그래 말도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겠지.
그러나 나 쉰 소리 하는 쉬운 남자 아니라는 것만 알아라.
넌 내가 찍었어. 개새끼야!
“가자. 기분 더러워서……, 카악 퉤!”
최지형이 가래침을 모래사장에 뱉고 떠났다.
오동성과 반대식도 나를 노려보고 떠났다.
손이라도 흔들어 주고 싶을 정도로 아주 격한 인연이다.
그렇게 놈들은 빠르게 철수했다.
계속 있다가는 대선 후보인 최병박에게 누가 될 수도 있다는 걸 세 놈 다 알았다.
‘웃고 즐겨라. 천천히 모든 걸 박살 내고 빼앗아 주마!’
저놈들 가문 때문에 고통받을 대한민국 국민들 생각에 벌써 가슴이 아팠다.
자기들만 잘 살겠다고 국부를 팔아먹는 친일파의 후손들이다.
저런 놈들이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았다.
‘할배! 비웃는 이웃집 개들보다 욕심 많은 우리 집 똥개 새끼들 먼저 때려잡겠습니다!!!’
하늘을 보고 내 다짐을 전했다.
아마 할배도 나와 같은 이심전심의 심정일 게 확실했다.
– 카르마 포인트를…… 듬뿍 하사 받으셨습니다.
‘뭐, 하사? 그건 또 뭐야?’
# 60
회귀의 전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