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as native American RAW novel - chapter (91)
091화
레벨이 올라간 만큼 도서관 안에는 수많은 책이 책장에 꽂혀 있었다.
난 시간제한을 염두에 두면 빠른 속도로 책으로 둔갑한 스킬들을 빠르게 훑어보며 지나갔다.
화학, 중급 궁술, 의학, 목축, 무역, 항해술 등등.
“우선 화학을 선택해야겠지.”
지금 당장 화학을 이용해 비료나 화약을 만들 수는 없었다.
다만, 나중을 위해서라도 스킬 숙련도를 미리 올릴 필요가 있었다.
다음은 목축.
목축은 가축 기술과는 전혀 달랐다.
일단, 들소를 길들일 이상 식량 증대를 위해 목축에 투자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나아가 들소들로 기병 부대를 운영할 계획이다.
“들소의 영역을 생각하면 북미 지역에 최적화된 동물이지.”
산과 대평원, 심지어 얼어붙은 동토까지 들소가 적응하며 살고 있었다.
문득 들소를 타고 적에게 돌진하는 기병 부대를 상상해보니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져갔다.
“말보다는 기동력이 떨어지긴 하겠지만, 파괴력은 엄청날 거 같은데.”
그때, 내 머릿속에 경고음이 들려왔다.
[띠링!] [시간이 지체되고 있습니다. 서두르세요.] [곧 천상의 도서관이 닫힙니다.]늘 그렇듯 천상의 도서관에서 마지막 스킬을 선택할 때는 항상 고민에 휩싸인다.
“뭘 선택하지?”
고민 끝에 마지막 스킬을 선택했다.
잠시 후, ‘천상의 도서관’에서 돌아온 나는 바로 상태창부터 확인했다.
근력 : 37 민첩 : 37
체력 : 39 지혜 : 58
통솔 : 39
[잔여 포인트 : 20] [초급 전투 스킬]– 궁술(20/20), 둔기술(17/20), 투척술(15/20), 검술(12/20), 생존 기술(11/20), 방패술(13/20)
[중급 전투 스킬]– 격투술(7/20), 창술(3/20)
[초급 비전투 스킬]– 무기 제작(18/20), 건축술(14/20), 병법(15/20), 농경 기술(12/20), 석재 기술(10/20), 제작 기술(17/20), 약초술(13/20), 채광 개술(12/20), 도자기 기술(15/20), 가축 기술(10/20), 요리(7/20), 조선술(8/20), 군사 기술(10/20), 수학(4/20), 행정(3/20), 법률(4/20), 화학(0/20), 목축(0/20), 의학(0/20)
[중급 비전투 스킬]-중급 금속 제련 기술(5/20)
[고급 비전투 스킬]-레나페어(20/20)
내가 선택한 스킬은 세 가지.
화학, 목축, 의학.
마지막 스킬은 중급 궁술을 두고 고민한 끝에 의학을 선택했다.
아무래도 가축을 길들이다 보면 필연적으로 전염병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나중에 유럽인이 가지고 온 전염병에 거의 전멸하다시피 한다.
아무래도 미리 전염병에 관한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었다.
특히, 위생.
“그래. 미리미리 대비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상태 창을 다시금 훑어본 나는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전반적으로 스킬의 숙련도가 조금씩 올라갔네.”
이번에는 능력치 창을 쳐다봤다.
지혜만 빼고, 나머지 능력치들이 무작위 능력 상승으로 한두 개씩 올라갔다.
그리고 현재 잔여 포인트는 20.
난 고민도 하지 않고 잔여 포인트를 하나도 남김없이 골고루 배분했다.
[능력치]근력 : 42 민첩 : 42
체력 : 42 지혜 : 58
통솔 : 42
[잔여 포인트 : 0]“지혜 능력치까지 올라가려면 아직도 멀었네.”
볼일이 끝나자 나는 가벼운 걸음으로 움막을 향해 걸어갔다.
“하루의 휴식으론 어림도 없겠지.”
나와 다르게 친위대와 원로들은 대지를 가르는 산(애팔래치아 산)을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이동해서인지 피로가 많이 누적되어 있었다.
게다가 나의 치료 능력을 직접 체험한 ‘휘황찬란한 눈빛’은 마을에 며칠 머물면서 부족의 아픈 사람을 치료해달라는 간곡한 부탁이 있었다.
물론, 서스쿼해녹 부족 사람들은 여전히 나를 신의 아들로 경외하고 있었다.
“그래, 며칠 더 머물면서 치료나 하자.”
내가 원하는 게 신권정치는 아니지만, 적어도 서스쿼해녹 부족을 잘 이끌어갈 수 있게 노력을 할 필요는 있었다.
* * *
레나페 부족, ‘아주 큰’ 마을 훈련소.
훈련소에서 마련된 집무실에서 ‘용감한 늑대’와 ‘발 빠른 사슴’이 각 지역에서 올라온 보고서를 보며 긴히 상의하고 있었다.
“모히칸 부족의 옛 영토를 다 수복했어. 일단, 대추장님이 쇼니 부족에서 돌아올 때까지 이로쿼이 연합의 영토는 공격하지 않고 두 부족의 경계 지점에서 요새를 건설하고 있다는군.”
‘발 빠른 사슴’의 보고에 ‘용감한 늑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사상자도 얼마 없고, 무엇보다 피해가 거의 없어서 정말 다행이야.”
“주변의 지형을 이용해 전략과 전술을 짜는 것 보면 머리도 제법 똑똑한 것 같고. 또 불만이 많은 모히칸 부족 쪽 사람들을 잘 이끄는 걸 보면 내 예상보다 커다란 바위의 능력이 더 뛰어난 것 같아.”
‘커다란 바위’의 보고서 내용을 다시 한번 읽어보던 ‘용감한 늑대’가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대추장님이 그를 임명한 이유가 있었어.”
“그러게 말이야. 대추장님은 보면 볼수록 대단한 것 같지 않아?”
한동안 그 둘은 여러 안건으로 계속해서 대화를 나누었다.
잠시 후, ‘발 빠른 사슴’이 기분 좋은 표정으로 말했다.
“···차가운 나무가 난티코크 부족을 무사히 정복했다는 소식을 전해왔어.”
“가을 오기 전에 난티코크 부족을 정복한다더니···결국, 약속을 지켰네.”
“확실히 지켰지. 근데, 약간 문제가 있나 봐.”
“무슨 문제인데?” ‘용감한 늑대‘가 궁금한 표정을 지으며 묻자 ‘발 빠른 사슴‘이 별거 아니라는 듯 말했다.
“난티코크 부족 서쪽에 있는 야만 부족 때문에 골치가 아프나 봐. 그래서 차가운 나무 쪽에서 의견을 냈어. 어차피 난티코크 부족이 안정될 때까지 몇 년간 주둔해야 할 텐데, 이번 기회에 야만 부족까지 아예 정리했으면 좋겠다는데? 그리고 이왕이면 훈련소에서 이제 막 훈련을 끝낸 수습 전사들로 말이야.”
“아주 좋은 생각인 것 같은데.”
“나도 그렇게 생각해.”
하지만, ‘용감한 늑대’가 그 안건을 두고 잠시 고민에 잠겼다.
“일단, 이 안건은 내가 결정할 수 없을 것 같아. 다행히도 서스쿼해녹 부족에서 연락이 왔어. 대추장님이 대의회가 시작되기 전에 도착한다고 하니까 그때 정하면 될 것 같아.”
‘발 빠른 사슴’이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적인 여유도 있으니까, 아무래도 그게 좋겠지.”
“그래.”
“어쨌든 쇼니 부족도 우리 ‘하늘의 태양’ 동맹에 들어온다고 하니 한동안 대의회를 준비하느라 바빠지겠네.”
요즘 여러 가지 업무 때문에 정신이 없는 ‘발 빠른 사슴’이 길게 한숨을 내뱉자 ‘용감한 늑대’가 그를 달래듯 말했다.
“대추장이 올 때까지 조금만 더 내 힘내자.”
“알았어.”
‘용감한 늑대’가 입가에 가볍게 미소를 짓더니 자연스럽게 다음 주제로 넘어갔다.
“그나저나 이리 부족은 어때?”
“우리가 모히칸 부족과 함께 이로쿼이 연합의 후방을 어지럽히는 동안
이리 부족이 와이언도트 부족과 힘을 모아 이로쿼이 연합 부족 전사들을 그들의 영토에서 완전히 쫓아냈어.”
“그렇군.”
“지금은 잠시 정전 상태이지만, 두 부족이 서로 기회를 엿보면 다시금 쳐들어갈 준비를 하는 것 같아. 물론, 이리 부족이 더 적극적이지. 아! 맞다. 외교부에서 연락받았지?”
‘발 빠른 사슴’이 궁금한 눈빛으로 쳐다보자 이번에는 ‘용감한 늑대’가 난처한 표정으로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응. 솔직히 이리 부족의 대추장이 막무가내로 찾아온다고 하니까 조금 당황스럽긴 해.”
이리 부족의 대추장, 붉은 열매.
대추장의 없는 관계로 이리 부족의 초대를 몇 번이고 뒤로 미뤘지만, 그녀는 아예 레나페 부족을 방문하겠다고 소식을 전해왔다.
“우리 정보감찰부에서 이리 부족의 대추장을 조사해봤더니 제법 강단이 있더라고. 대추장님께서 그녀를 상대하기가 만만치 않겠어. 게다가 소문에 의해 대단한 미인이라고 하던데.”
“나도 그 소문은 듣긴 했어.”
“어쨌든 내 개인적인 추측은 이리 부족 쪽에서 이로쿼이 부족 연합을 함께 치자고 제안할 것 같아.”
“그러겠지.”
그때, 집무실 바깥에서 인기척이 들려오더니 ‘게으른 비버’가 들어왔다.
“···계획대로 대의회장이 건설되었습니다. 대추장님이 없는 관계로 국방부 수장께서 대의회장이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용감한 늑대’가 고개를 돌려 ‘발 빠른 사슴’을 쳐다봤다
“보고할 게 남았어?”
“아니, 다 끝났어.”
‘용감한 늑대’가 자리에서 일어나 ‘게으른 비버’에게 말했다.
“지금 바로 가지.”
“네.”
‘게으른 비버’가 피곤한 표정으로 ‘용감한 늑대’를 안내했다.
덩달아 그들을 뒤따라가던 ‘발 빠른 사슴’이 조용히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부서도 정신없이 바쁘네.”
* * *
‘아주 큰’ 마을.
쇼니 부족에서 무사히 돌아온 나와 일행들을 마을 사람들이 반갑게 맞이했다.
“오셨습니까? 대추장님!”
각 부서의 수장들이 상기된 표정으로 내 주위로 몰려들었다.
‘아주 큰’ 마을로 이동하는 동안 중간중간 보고를 다 받은 상황이라 각 수장들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전했다.
특히, 나 대신 부족이 이끈 ‘용감한 늑대’에게 아주 큰 신뢰를 보냈다.
그때, 아랫배가 조금 부른 ‘달이 뜨다’가 단숨에 달려와 내 품에 안겼다.
“아주 큰 이천일!”
내가 그녀의 등을 부드럽게 만지며 말했다.
“첫 임신 때도 그렇고. 같이 있어 줘야 하는데···미안해.”
“괜찮아. 지금처럼 날 사랑해주면 돼.”
“그건 내가 제일 잘하는 일이니까 걱정 안해도 돼.”
나와 ‘달이 뜨다’의 닭살 돋는 애정 표현에 주변에서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찌리리리리릿! 찌리리리리리릿!
난 그 시선들을 무시한 채 ‘달이 뜨다’의 손을 붙잡고 마을 안으로 들어갔다.
* * *
대의회장, 집무실.
‘게으른 비버’의 건축 실력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었다.
나무와 석재, 철근과 석회석을 적절히 사용하며 대의회장을 제법 웅장하고 실용적으로 건축했다.
난 편안한 자세로 대의회장에서 새롭게 마련된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었다.
‘아주 큰’ 마을로 돌아온 다음 날, 각 행정기구 수장들과 모여 회의부터 했다.
그리고 며칠 전부터 각 행정기구 수장들과 개별 면담을 진행하며 보고를 받고 있었다.
“이번 기회에 야만 부족을 정리하자고?”
“네, 대추장님!”
‘용감한 늑대’는 ‘차가운 나무’가 보낸 보고서를 하나도 빼놓지 않고, 그대로 보고했다.
난 고민도 하지 않고,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훈련이 끝난 수습 전사들을 바로 투입할 수 있게 준비해.”
“알겠습니다. 대추장님!”
한동안 ‘용감한 늑대’의 보고는 계속됐다.
저번 회의 때 각 영토에 주둔할 전사들부터 훈련소 상황까지.
그리고 내년에 훈련소에 입대할 수습 전사들의 인원을 미리 조사해 의견까지 냈다.
“···쇼니 부족에서 현재 있는 훈련소까지 거리가 너무 멉니다. 아무래도 훈련소를 더 지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건 국방부에서 책임지고 새 훈련소가 들어설 부지를 한번 알아봐.”
내 허락이 떨어지자, ‘용감한 늑대’가 힘차게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대추장님!”
그때, 집무실 바깥에서 인기척이 들리오며 외교부 수장인 ‘드넓은 대지’를 들어왔다.
“대추장님! 이리 부족 대추장이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이미 이리 부족 사람들이 온다는 소식을 전해 받은 나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지시를 내렸다.
“우선 외교부에서 이리 부족 사람들을 이곳저곳을 둘러보게 해줬으면 합니다. 특히, 훈련소 위주로.”
‘드넓은 대지’가 내가 내린 지시를 의미를 안다는 듯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급한 건 저쪽이죠. 알겠습니다. 일단, 대추장님이 바쁘다는 핑계로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이리 부족 사람들의 기를 죽여놓겠습니다.”
내가 피식 웃으며 농담을 건넸다.
“그렇다고 너무 기죽이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적당히. 아시죠?”
“하하! 알겠습니다. 적당히 기를 죽여놓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