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g live the protagonist! RAW novel - Chapter 157
157화. >
157화.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
아프가니스탄의 중심지이자 그 나라를 대표하는 도시였지만, 그 풍경은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리트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초라했다. 과거 수십 년 동안 쉴새 없이 이루어진 수많은 전쟁과 내전, 그리고 독재자의 폭압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어휴, 이런 곳에는 도대체 무슨 선교를 하겠다고 오는 건지.”
9.11 사건 이후, 제대로 뚜껑 열린 피어슨 대통령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박살 낸 나라 중 하나로, 순식간에 첨단 무기로 구식 군대를 박살 내고 기존의 탈레반 정권을 붕괴시켰다. 하지만 문제는 그걸로 해결되지 않았다.
“알라를 위하여, 우리는 끝까지 목숨 걸고 싸울 것이다. 아프간의 시민들은 우리 편이다!”
그야말로 광신에 물든 신앙.
이성과 합리를 무시한 채, 그저 신만을 부르짖는 굳건한 신앙을 가진 아프간인들 때문에 탈레반은 무너지지 않았다. 아프간 전 지역에 점조직으로 흩어져 온갖 테러와 게릴라 전투를 일삼으며 수도인 카불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을 장악하고 있었다.
“이런 개 막장 국가에 오겠다는 발상은 도대체 누가 한 걸까······?”
공항에서 자신들의 짐을 찾고 분주하게 이동할 준비를 하는 성물 교회 사람들을 저 멀리서 바라보면서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자. 여러분! 이제 저희는 버스를 타고 칸다하르 지역으로 이동하도록 하겠습니다. 꽤 장거리 여행이 될 것 같으니, 화장실 다녀올 사람은 지금 빨리 다녀오세요.”
“호호호, 이번 선교 여행 엄청 재밌을 것 같지 않아?”
“그러게, 나 외국 나오는 건 처음인데. 진짜 설렌다.”
“하나님도 우리가 하는 걸 보며 기뻐하시겠지?”
“······.”
그들이 하는 대화를 엿들으면서 나는 그 한심함에 한숨을 푹 하고 내쉬었다. 도대체 생각이란 걸 하는지 마는지, 걱정 하나 없이 여유롭게 극렬한 이슬람원리주의 국가에서 하나님을 외치며 찬송가를 부르겠다는 발상을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여기나 저기나 하여튼 종교에 미친 사람들이 문제야.”
종교도 적당히 믿어야 하는데, 완전히 자기 인생을 바치며 헌신하며 이성이라는 것을 완전히 시궁창에 버려버린 그들을 보면서 괜히 중국에서 종교를 인민의 아편이라고 부르며 철저하게 탄압했는지, 그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자! 그럼 이제 이동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 우리 모두 하느님의 뜻을 열심히 이곳에 불쌍한 어린 양들에게 전파하기 위해서 가 봅시다! 할렐루야!”
“할렐루야!”
그렇게 할렐루야를 외치며 버스에 오르는 그들을 보면서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와······. 아무리 나라도 저런 놈들 쫓아가는 건 진짜 무리다. 무리.”
정부의 통제를 완전히 벗어난 무법지대라는 걸 알면서까지 한낱 호기심 때문에 목숨 걸고 쫓아갈 정도의 깜냥은 되지 않았기에, 나는 한숨을 내쉬며 그들이 탄 버스가 떠나는 것을 지켜보기만 했다. 물론 그 결정에는 아르고스의 살벌한 협박도 한몫했다.
– 관리자님. 이 국가는 저의 감시망이 제대로 가동할 수 없는 곳입니다. 현재 계시는 카불을 벗어나게 될 시, 즉각적인 위협에 대한 예측이 불가능하며, 목숨이 위험할 확률이 75%로,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지금 계시는 지역을 벗어나지 않기를 강력하게 권고합니다.
이 이상 나대면 책임 못 진다는 아르고스의 엄포에 나는 입맛만 다시며 전화기를 꺼내들어 유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 미······민수님? ]“아, 유진. 저 방금 카불 공항에 도착했어요.”
[ 마······맙소사. 거기 정말로 가신 거예요? ]“네. 우선 다른 지역으로 가면 엄청 위험하다고 해서 그냥 수도에서 한 3~4일 정도 머물면서 돌아다니려고요.”
처음에는 경악한 목소리로 외치던 유진은 내 말에 조금은 안도한 듯,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뭐가 그렇게 걱정했는데요?”
[ 그······. 민수님이라면 꼭 거기서 까불다가 탈레반 무장테러단에게 붙잡혀서 인질극 사태가 벌어져서 돈 뜯기고 대규모 군사 작전 벌어지고 한바탕 난리가 날 줄 알았거든요. ]“······. 도대체 저를 얼마나 사고뭉치로 보고 계신 건가요?”
정확히 성물교회 사람들이나 할 짓을 할 거라고 예상한 유진의 발언에 살짝 기분이 상한 내가 투덜거리자 유진은 머쓱한 듯 화제를 바삐 돌렸다.
[ 아무튼······. 무사하시고 위험한 짓은 안 하신다고 하니 다행이네요. 지금 국무장관님에게 알려서 아프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할게요. ]“그게 꼭 필요할까요?”
[ 혹시 길 가다가 폭탄 테러나 무차별 총격 테러에 당하고 싶으신 게 아니라면요? ]유진의 살벌한 협박에 나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지금 이 상황에서 멋모르고 돌아다니는 것보다는 그래도 안전한 호위를 받으며 미군들을 가이드로 삼아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게 더 나은 선택일 것 같기에, 그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 알겠어요. 우선 여기는 공항이니까 도시로 나가고 나서 다시 전화할게요. 그때 미군들이랑 합류하는 것으로 할게요.”
위험하고 불안정한 무법지대에서 안락하고 안전한 여행이 되게 만들어줄 가이드를 부른 나는 입맛을 다시며 전화기를 주머니 속에 집어넣었다.
“쩝······. 그래도 이왕 왔으니까, 원래 목적대로 즐겁게 관광이나 해 볼까.”
카불 공항을 빠져 나와 시내를 이리저리 둘러볼까 하며 주위를 돌아본 나는 이내 한 가지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아프간은 세계적인 관광 국가가 아니라는 점 말이다.
“100달러.”
“아니, 기사 양반. 지금 장난해요? 20분도 운전 안 해놓고 무슨 100달러야?”
“100달러.”
나이 어린 외국인이라는 것에 대놓고 바가지요금을 뜯어가며 손을 내미는 택시 기사를 보면서 항변했지만, 그는 안색 하나 변하지 않은 채 돈을 내놓으라며 100달러를 불렀다. 혹시라도 배 째라고 버텼다가 이상한 꼴을 당할까 무서워 결국 그 돈을 건네주고 택시에서 내린 나는 한참을 투덜거렸다.
“어휴······. 정말이지······. 아프간은 아는 게 없는데 시작부터 바가지나 뜯기고 이거 원······.”
겨우 도시 중심지로 나오는 데에만 이미 진이 다 빠져버린 나는 길 잃은 아이처럼 멀뚱히 주위를 둘러보며 중얼거렸다. 혼자 멀뚱히 길을 걸어가는 동양인 아이의 모습이 신기한지, 묘한 시선으로 힐끔힐끔 나를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마치 동물원에 있는 신기한 원숭이를 쳐다보는 듯한 그들의 시선에 얼굴을 찌푸렸다.
“수도라고 하기는 정말 행색이 초라하네.”
전 세계의 여러 도시를 돌아다닌 직후라 그런지, 아프간의 수도 카불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를 나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마치 빈민가를 연상시키는 음산하고 어두운 기운. 도시 전체를 아우르는 이 기운은 관광객이라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발걸음을 돌리게 만드는 마성을 뿜어냈다.
“이런 곳은 어지간하면 진짜 관광객들이 올 리가 없겠네. 볼 것도 없는 데다 거기에······.”
타다다닥
내 주머니에 든 스마트폰을 몰래 끄집어내 도망가는 저 빌어먹을 꼬맹이 같은 놈들이 길가에 수두룩할 테니 말이다.
“야! 꼬맹아! 멈춰!”
재빠르게 사람들 사이로 숨어 들어가는 조그만 꼬맹이 손에 들려 있는 내 스마트폰을 보며 화들짝 놀라 그를 쫓아갔다. 돈을 훔쳐가는 거라면 그냥 콧방귀를 뀌며 보내주겠지만, 아르고스와의 연결을 유지해주는 매개체를 이런 무법지대에서 잃어버리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기에 사력을 다해 달렸다.
“멈추랬잖아!”
콰당탕
나름 재빠르긴 하지만 아직 어린 나이라는 패널티를 극복하지 못한 그는 결국 나에게 등허리를 잡히며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바닥을 굴렀다.
“이······이거 놔요.”
한 손으로 내 스마트폰을 강하게 움켜쥐고 있는 까무잡잡한 남자아이가 발버둥을 치며 내 손아귀를 벗어나려고 애를 썼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아이가 한 손밖에 없는 외팔이라는 걸 깨닫고는 큰 목소리로 외쳤다.
“놓긴 뭘 놔. 이 도둑놈아. 빨리 내 전화기 내놔.”
장애인이라고 도둑질을 하는 것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지 않은가? 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는 한국의 격언을 생각하며, 지금 이 꼬맹이에게 참교육을 시켜주기 위한 내 손속에는 자비란 없었다. 도둑의 손이 하나밖에 없다는 이점을 최대한 활용한 나는 손쉽게 스마트폰을 빼앗고는 바닥에 쓰러져 있는 아이를 보면서 정의감에 가득 차 외쳤다.
“어디 나이도 어린 게 어디서 배워 먹고 벌써 도둑질을 하고 있어? 경찰서 가고 싶어? 엉?”
바닥에 쓰러진 아이는 공포에 젖은 눈빛을 지으며 몸을 떨고 있었다. 내가 그렇게 무서웠나 고개를 갸웃하는 순간, 나는 어느새 길 한복판에 우르르 몰려든 군중들을 발견했다.
“당신들 뭐야?”
어느새 둥그렇게 원을 만들며 사방을 가로막은 군중들 사이로, 애써 태연한 척 물었지만, 영어를 알아먹지 못하는 건지, 사람들은 미동도 없이 그저 우리를 지그시 지켜보기만 했다.
“하미드.”
갑자기 원으로 둘러싸인 군중 한편이 갈라지더니, 덥수룩한 긴 수염의 한 남자가 냉혹한 눈빛으로 나와 바닥에 쓰러진 아이를 훑어보았다. 그러고는 내 손에 들려 있는 스마트폰을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대충 상황을 눈치챈 듯, 그는 서늘한 목소리로 물었다.
“또 도둑질한 것이냐?”
그 말에 벌벌 떨며 바닥을 기기 시작한 아이는 엎드려서 연신 그에게 빌기 시작했다.
“죄······죄송합니다. 저희 누나가 너무 아파하는데 약 살 돈이 없어서 그만······.”
“아프다고 해서 남의 생명줄을 함부로 그렇게 훔치면 안 되지. 이거 없는 상태에서 까딱하다간 내가 죽을 수도 있었다고.”
누나가 아프다는 이유로 내 스마트폰을 훔치려고 했다는 감성팔이에 넘어갈 내가 아니기에 그 말에 콧방귀를 꼈다. 그러자 아이는 더욱 바닥에 움츠러들어 부들부들 떨며 바짝 엎드렸고, 군중들 앞에 대표 격으로 나온 그는 진중한 표정으로 아이에게 물었다.
“하미드. 이전에 네가 누이의 딱한 사정 때문에 도둑질을 했을 때, 내 너를 가엽게 여겨 너의 손 하나로 그 죄를 갚게 했다. 그런데 그때의 그 잘못을 뉘우치지 못하고 또다시 같은 죄를 저지르다니······. 실망이 참 크구나.”
‘도둑질했다고 팔 하나를 잘라 병신으로 만들었다고······?’
남자의 말을 들으며 나는 이루 말할 수 없는 황당함에 멍하니 그 둘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험악한 군중들의 시선과 겁에 질려 벌벌 떠는 그 아이를 보면 이들이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진지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이맘이시여. 제발 용서를.”
“알라께서는 지엄한 샤리아의 법으로 너의 죄를 심판할 것이다. 뭐 하고 있나? 저 도둑질한 죄인을 끌고 가지 않고?”
“저희 누이를 봐서라도 제발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이맘! 이맘!”
덩치 큰 남자 둘에게 억지로 질질 끌려가는 걸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었던 나는 그들을 가로막으며 멈춰 세웠다.
“저기요. 지금 뭐들 하려는 거에요?”
“외국인은 빠지게. 이건 이슬람 신자들끼리의 문제네.”
“아니, 이 꼬맹이가 처맞을 짓을 한 건 맞는데, 아직 갱생 가능한 파릇파릇한 새싹인데 손을 잘라요? 팔 병신이 된 애가 뭐 해 먹고 살라는 거예요?”
“우리는 코란에 적혀 있는 대로, 샤리아의 율법을 따르는 것일 뿐. 이슬람 신자인 이 아이도 도둑질하면 어떻게 되는지 충분히 알고 있었네. 그런데도 알라의 가르침을 거스르고 잘못을 저질렀다면 그에 대한 신의 심판을 받아야지.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광신에 가까운 신앙을 가지고, 고대 시대에나 있었을 법한 율법을 현대에까지 노빠꾸로 지키려고 하는 그들을 보면서 나는 답답함에 할 말을 잃었다.
“하아······. 씨발, 진짜 이래서 종교에 미친 놈들이랑은 상종하면 안 된다니까.”
한국말로 한숨을 푹 내쉬며 투덜거린 나는 하미드라는 그 아이를 바라보며 물었다.
“야. 도둑놈. 너 남은 손 하나도 잘리고 싶냐?”
그 말에 하미드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그럼 지금 이 자리에서 직접 네 입으로 말해. ‘나는 이슬람을 믿지 않습니다.’라고.”
“그······그런.”
“지금 자네······. 무슨 짓을 하는 거지?”
내 말에 경악한 얼굴로 나를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과 매우 분노한 얼굴로 나를 노려보는 이맘의 눈빛을 즐기며 빙긋 웃어 보였다.
“뭘 하긴? 그 샤리아라는 율법, 어차피 이슬람 신도에게나 적용되는 것 같은데, 이 아이가 이슬람을 믿지 않는다면 적용할 수 없는 법 아닌가?”
전생에 엄마가 강제로 시킨 파란펜을 자주 해 둔 덕분인지, 순간적으로 떠오른 해결책치고는 스스로 무릎을 탁하며 내려칠 정도로 기발한 정도로 창의적인 방법이었다.
“위험한 짓을 하는군······외국인.”
“뭐 하고 있어? 빨리 밝히지 않고? 대사가 구리면 ‘나는 이슬람이 싫어요’라고 해도 돼.”
“이······이······.”
당황한 상태에서 하미드는 제대로 말을 꺼내지 못했다. 그리고 나는 그런 그의 상황이 이해가 됐다. 북한 간첩들 앞에서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라고 외치는 용감한 일화가 한국 교과서에 실릴 정도니, 광신도들 앞에서 그 말을 꺼내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지금 말하지 않으면, 나는 그냥 가겠어. 네 선택이야. 이슬람을 버리고 네 손을 지킬래, 이슬람을 지키고 네 손을 포기할래?”
내 말에 용기를 얻었는지, 그는 두 눈을 꼭 감고 큰 목소리로 외쳤다.
“저······저는 이슬람 신자가 아니에요.”
그 말에 군중들 사이에서 헛숨을 들이키는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려왔다. 충격을 받은 듯한 얼굴에는 금새 분노가 번졌고, 엄청난 야유가 그 아이에게 쏟아졌다. 그리고 이맘이라는 이슬람의 종교 지도자는 냉혹한 눈빛으로 하미드를 바라보았다.
“하미드. 방금 너의 입으로 너의 신을 부정한 것이 맞느냐?”
“그······그게.”
“지금이라도 방금 발언을 취소하고 진심으로 참회한다면 넘어가 주도록 하겠다.”
방금 한 발언을 번복할 마지막 기회가 주어지자 하미드는 미친 듯이 나와 이맘을 번갈아 바라보더니 이내 자신의 남아 있는 한 손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확고한 눈빛으로 말했다.
“저는 이슬람이 싫어요.”
“그런가······.”
그 결정을 잘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중얼거리던 이맘은 이내, 고개를 돌려 화가 잔뜩 난 군중들을 바라보며 큰 목소리로 외쳤다.
“배교자에게 죽음을!”
“죽음을!”
“알라를 부정하는 이교도들을 모조리 죽여버리자!”
그의 말을 기폭제로 흉흉한 기세로 서서히 우리를 향해 다가오는 군중들을 보며 하미드는 덜덜 떨며 나에게 다가와 다리에 달라붙으며 울먹거렸다.
“이······이럴 줄 알았어······. 도대체 어쩔 생각이에요.”
졸지에 죽을 위기에 처해 엉엉 우는 하미드를 보며 나는 시큰둥한 얼굴로 군중들 바깥에 요란하게 울려오는 험비 소리를 들으며 중얼거렸다.
“뭘 어쩌긴 어째?”
아르고스가 보내주는 신호를 따라 이곳에 도착한 미군들은, 군중들에게 포위된 나를 발견하고는 기겁하며 허둥지둥 달려오기 시작했다.
“전부 꼼짝 마!”
“지금 뭣들 하는 짓이야? 얼른 해산하지 못해!”
금방이라도 달려들 것 같던 군중들을 총으로 강제 해산시키며 달려오는 미군들을 보며 나는 그에게 미소지었다.
“구조 당하는 걸 즐겨야지.”
끝
ⓒ 군만두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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