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t of Count's Family RAW novel - Chapter 161
160화.
태양궁.
태양의 찬란한 빛을 형상화하였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었다.
연회장 1층 홀 구석.
케일은 수많은 디저트들이 쌓인 테이블 근처에 서 있었다.
-인간! 맛있는 게 많다! 우리 가족들도 오면 좋을 텐데!
꼴깍꼴깍. 라온의 침 넘어가는 소리가 케일의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금 용 할배도 오면 좋았을 텐데!
아쉽게도 케일은 최한과 에르하벤을 데려오지 않았다. 에르하벤은 피곤하다며 쉬고 있었고.
‘최한은 소드 마스터 때문에 곤란하지.’
케일의 시선이 한 사람에게로 향했다.
황태자 아딘과 함께 연회장의 중심에서 웃고 있는 중년인.
태양의 기사라 불리는 제국 검술의 정점.
후텐.
약 십여 년 전 소드 마스터 경지에 오른 이로, 중년인의 모습이지만 현재 나이는 60대 중후반이다.
‘최한이 후텐보다 강하지만, 소드 마스터의 예민한 기감이 최한의 능력을 알아챌 수도 있으니까.’
같은 소드 마스터라도 최한이 후텐보다 몇 단계 정도 더 위라고 보면 되었다.
최한은 용에게 한 번 덤빌 수는 있는 존재니까.
케일의 시선이 후텐에게 닿은 것을 알아챈 것인지 라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 검사는 마법사 로잘린보다 조금 더 강하다! 하지만 위대한 나에 비하면 아주 약하다!
그렇지. 우리 라온보다는 약하지.
라온이 혼자서 대놓고 마법을 쓰거나 최한이나 로잘린에게 하듯 자신의 마나를 흘려보내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이상, 후텐은 라온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
‘그건 그렇고.’
저자가 연금술 종탑 부탑주란 말이지?
제국은 전쟁 이후 처음 여는 연회에 꽤 유명한 인물들을 많이 모았다.
케일의 시선이 연금술 부탑주 메텔로나에게로 향했다.
황태자 곁에 있는 로브 차림의 50대 중년인. 그녀는 환한 미소와 함께 이 시간을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
후텐, 메텔로나.
곁의 두 사람 덕분에 쉬이 황태자에게 다가가는 이들이 없었다.
‘저 둘이 아딘의 힘이군.’
그런 황태자의 앞에는 왕세자 알베르가 로운 왕국 측 관리 몇 명과 함께 있었다.
케일은 당연히 그 틈에 끼기 싫어서 연회에 들어서자마자 구석으로 왔다.
-인간, 테이블 밑으로 케이크 하나만 더 달라!
케일은 대충 딸기 케이크 접시를 집어 사람들 몰래 테이블 천 아래로 넣었다. 라온이 냅다 받아먹었다.
‘그래, 많이 먹어야 일을 하지.’
케일은 라온을 두둑하게 먹였다. 곧 신물을 함께 찾으러 갈 이는 라온이었으니까.
그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태양궁은 총 3층으로, 2층 높이까지 뻥 뚫려 있었다. 그리고 2층에 테라스가 형성되어 있었다. 3층에는 귀빈들의 대화를 위한 장소가 있다고 하였다.
‘오늘 3층은 개방을 하지 않는다고 했지.’
케일의 시선이 1층 곳곳에 있는 기사들에게로 향했다.
동서 입구 각각에 갑옷을 입은 기사들이 시립한 채 입구를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홀 벽 곳곳에 제복 차림의 제국 기사들이 배치된 형태였다.
로운 왕국 측 기사들도 당연히 홀 한 곳에 배치되어 있었다.
느슨한 배치인 듯하면서도 기사들의 기세를 보면 절대 쉬운 상대로 보이지 않았다.
‘저놈도 있네.’
붉은 머리칼의 묘족 기사.
그도 북쪽 편 벽에 붙어 서서 황태자 근처를 뚫어지게 보고 있었다. 낯선 이의 접근을 막겠다는 강한 의지가 보이는, 매서운 눈빛이었다.
케일은 다른 기사들보다 한층 더 날카로워 보이는 묘족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슬슬 훔치러, 아니, 주우러 가볼까.’
태양의 정원에 있을 태양의 단죄.
케일은 천천히 디저트 테이블에서 벗어났다. 그의 걸음이 2층으로 향했다. 그는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며 태연히 행동했다.
“아, 공자!”
시원한 목소리.
케일은 호감형 미소를 짓고 있는 황태자 아딘과 눈이 마주쳤다.
‘제기랄.’
케일은 욕을 내뱉었다. 그러나 우아한 미소를 띤 채로 황태자와 왕세자 무리 곁으로 다가갔다.
황태자는 가까이 다가온 케일을 보자마자 물음을 던졌다.
“공자, 제국에서 보내는 시간은 어땠나?”
“제국에서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 기쁩니다.”
로운 왕국 현장 조사단은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하지만 이를 에둘러 그래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하는 케일에게 황태자는 기껍다는 표정으로 소드 마스터 후텐에게 그를 가리켰다.
“공작, 케일 공자가 로운 왕국의 영웅이오.”
“테러를 막은 귀족이 이 공자로군요.”
소드 마스터 후텐 공작은 흐뭇한 미소로 케일을 쳐다봤다. 케일은 살짝 고개를 숙여 보였다. 그런 그의 어깨를 왕세자 알베르가 두드렸다.
“로운 왕국의 정신을 이어받은 인재이지요.”
황태자 아딘이 맞장구를 쳐줬다.
“충분히 멋진 인재가 될 겁니다.”
뒤이어 로운 왕국 측 사신단 관리들도 맞장구를 치며 드물게 자세와 마음이 올바른 사람이라 칭찬하였다.
케일은 저를 두고 펼쳐지는 말도 안 되는 대화를 들으며 그저 미소를 띠었다.
그때, 라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틀렸다! 약한 인간은 약하지만 이미 충분히 훌륭하다! 내가 인정했다!
허이구.
케일은 라온의 말에 순간 실소가 튀어나올 뻔했지만 참았다. 그때 한 사람과 시선이 부딪쳤다.
묘족 기사.
그가 뚫어질 듯 이쪽을 보고 있었다. 케일은 그러려니 하며 시선을 돌렸고, 덕분에 연금술 부탑주 메텔로나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는 인자한 미소를 지어 보였고 케일 또한 겸손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화기애애.
제국과 로운 왕국 사람들이 모인 연회를 나타낼 수 있는 단어였다.
케일이 지금 서 있는 곳의 수뇌부들은 물론, 연회장 곳곳에 퍼진 각기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따뜻한 분위기로 한 해의 마지막 연회를 즐기고 있었다.
하지만 케일은 그 이면을 안다.
흐뭇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후텐 공작의 영지에서 노예들이 공급됐고 그 노예들이 저 인자하게 웃고 있는 부탑주 메텔로나의 결재를 통해 연금술 종탑에 들어갔다.
“앞으로도 그 정신을 잃지 않고 멋진 귀족이 되길 바라네.”
“네! 꼭 그런 사람이 되겠습니다!”
모고르 제국의 후텐 공작과 로운 왕국의 젊은 귀족 케일 헤니투스.
두 사람이 주고받는 대화에 연회장의 분위기는 더 밝아졌다. 하지만 후텐 공작은 케일의 표정이 좋지 못함을 눈치챘다.
“내가 부담이 되는 말을 한 건 아닌가 모르겠군. 얼굴 표정이 좋지 않은데.”
걱정스레 건네는 물음에 케일은 씁쓸함을 얼굴에 드러냈다.
“요 근래, 전력을 다해 조사하다 보니 조금 몸 상태가 안 좋아졌습니다.”
“저런.”
부탑주가 안타까움을 표했다.
케일은 이런 분위기에서 이런 말을 해 죄송하다는 듯 미소를 그렸다.
“죄송합니다. 이런 자리에서 즐겁게 어울려야 하는데. 제가 몸도 약한 편이고, 이번에는 로운 왕국의 한을 풀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기대를 했던지라 감정을 숨기는 게 미숙했습니다.”
“아니야, 전혀 아닐세.”
후텐 공작은 이 정의로운 귀족에게 위로를 건넸다.
“언젠가 우리도 꼭 로운 왕국도 진실을 밝히고 범인들을 잡을 것이네. 황태자 저하, 그렇지 않습니까?”
“그럼, 무조건 그래야지. 그런데 케일 공자가 몸이 약한 편인가 봐?”
아딘의 은근한 물음에 케일은 침중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저번 수도 테러 때도 그 후에 요양을 했었습니다.”
“우리 케일 공자가 몸이 약하지요. 참으로 안타까워.”
뒤이어 왕세자 알베르가 맞장구를 쳐줬다.
아딘은 묘한 표정을 지었다가 부드럽게 케일에게 말했다.
“몸도 안 좋은 이를 오래 잡아둘 수 없지. 연회 편안히 즐기게. 우리 제국의 젊은 인재들과도 인사를 나누고 말이야.”
“감사합니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케일은 끝까지 예의 바르지만 상심한 정의로운 귀족으로, 그들 사이에서 물러났다.
‘피곤하네.’
급격하게 귀찮음과 피곤함이 밀려왔다.
집에 가서 침대에 드러누워 뒹굴고 싶었다.
하지만 케일은 꾹 참고 연회장에서 몇몇 제국 측 귀족들과 인사를 나누고는 연회의 흥겨운 분위기가 물이 올랐다 싶었을 때, 2층 테라스로 향했다.
벽을 따라 만들어진 복도에는 수많은 테라스들이 존재했다.
케일은 가장 구석에 있는 테라스 문고리를 풀었다.
달캉.
가벼운 소리와 함께 케일은 테라스 안으로 들어서며 안에서 문을 잠갔다.
“살 것 같네.”
서늘한 겨울바람이 케일의 뺨을 훑고 지나갔다.
동시에 태양의 정원이 보였다.
본래 밤에도 화려하게 빛난다고 하여 유명한 태양의 정원.
하지만 전쟁 뒤라, 밤을 비추는 화려한 조명이 켜지지 않고 있었다.
다만 연회를 기념하여 정원 곳곳 분수대 근처의 마법 조명만이 켜져 아름다운 분수대 조각상들을 비추고 있었다.
‘가볼까.’
케일은 살짝 몸을 풀었다. 그때였다.
똑똑.
테라스 창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케일은 테라스 창을 가리던 커튼을 걷어내며 문을 열었다.
“부단장.”
“공자님.”
케일은 약속된 장소에 온 힐스만에게 지시했다.
“망 잘 봐.”
“네. 믿고 맡기십시오!”
“그래.”
힐스만의 씩씩한 대답에 케일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직 연회 초라 테라스에 온 이들이 없었다.
휘이이이-
작은 바람 소리가 일었다. 힐스만은 테라스 창을 커튼 자락으로 가렸고 창 앞에 석상처럼 서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타닥.
테라스 난간에 가볍게 올라선 케일은 힐스만에게 씨익 미소를 그려 보였다.
“갔다 오지.”
휘이이. 바람 소리와 함께 케일의 신형이 테라스에게서 멀어졌다.
그리고 그의 모습은 곧 태양의 정원 어두운 곳에서 나타났다.
-인간, 근처에 경비 인원은 없다.
케일은 몸에 묻은 나뭇잎을 떼어내며 라온이 말하는 순찰 경로에 대해서 새겨들었다. 그는 거추장스러운 브로치와 행커치프를 떼어내어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사아아아-
바람이 한 줄기 케일의 손바닥에서 맴돌았다. 그는 바람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마치 산책 나온 귀족처럼 느긋한 겉모습을 지녔지만, 걸음은 은밀했다.
케일은 일기장에 적힌 내용을 떠올렸다. 라온이 첨탑에서 읽어준 글 뒤에도 내용은 많았다.
그러나 아쉽게도, 신성력이 없어도 신물을 알아차릴 수 있는 존재가 있었다.
도둑. 바람의 소리 주인이었던 자가 그럴 수 있었다.
‘고대의 힘이 그 주인의 성향을 닮았을 줄이야.’
케일은 바람의 소리가 가르쳐 주는 대로 걸음을 옮겼다.
태양의 정원. 넓으면서도 미로 같은 그곳을 케일은 한밤중에도 빠르게 이동했다.
스스스스-
빠르게 이동하는 그의 몸에 나뭇잎들이 스쳐 지나갔다.
그때, 라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인간! 거기로 가는 게 맞나?
케일은 걸음을 멈췄다.
쿵. 쿵. 쿵.
뛰는 심장이 목적지에 다다랐음을 알려주었다.
-인간! 쓰레기통 근처에 왜 가나?
케일은 웃음이 흘러나왔다.
정원 구석구석에 배치된 쓰레기통. 아름다운 정원의 미관을 위해 훌륭하게 꾸며졌지만 결국 용도는 쓰레기통인 물체가 보였다.
그 쓰레기통 아래의 땅.
‘미치겠네.’
케일은 입을 열었다.
“누구 있나?”
-없다!
케일은 소매를 걷었다. 그리고 제 허리만큼 오는 쓰레기통을 옆으로 밀었다.
그리고 아공간 주머니에서 호미를 꺼내 들었다.
콱. 콱. 콱.
호미가 언 땅을 팠다.
어느 정도 언 땅을 파낸 케일은 뒤로 물러섰고 라온이 살짝 바람을 일으켰다. 가벼운 마법에 땅은 서서히 들춰졌다.
-…인간, 안 보이는데?
“계속.”
계속 팠다. 거의 케일의 키만큼. 땅을 아래로, 아래로 팠다.
-진짜 있나?
“더.”
라온은 케일의 짧은 대답에 뭐라 더 말을 하려다가 말았다. 아주 미세하게 케일의 상의 옷자락이 펄럭이고 있었다.
바람이 환호하고 있었다.
케일은 점점 깊어지는 구멍을 뚫어질 듯 바라봤다.
달칵.
다른 소리가 들려왔다.
케일은 손을 뻗었다. 라온의 마법으로 흙이 묻은 물건이 하나 떠올랐다.
케일은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손수건으로 물건을 닦아내었다.
-인간, 이거 뭔가 무서운 기운이 느껴진다! 뜨겁다!
케일은 입꼬리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웃었다.
그의 손끝에서 작은 콤팩트형 손거울이 모습을 드러냈다.
뚜껑을 열었다.
“…깨졌네.”
깨진 거울이 보였다.
어느 누가 이걸 신의 물건이라 생각할까. 그것도 태양의 단죄. 그 무서운 이름과 어울리지 않았다.
“아, 정말 재밌네.”
케일은 안주머니에 손거울을 넣었다.
“가자.”
-알았다, 인간! 그런데 말이다!
빠르게 테라스로 돌아가는 케일은 라온의 말을 대충 흘려들었다.
-저 손거울보다 며칠 전에 본 책이 더 삭막하고 무섭다!
하지만 흘려들을 수가 없었다. 용이 한 말이다.
아무리 다섯 살이라도 용은 용인 법.
수백억과 꽤 좋은 신물 두 개를 얻게 된 케일의 발걸음은 가볍다 못해 경쾌해서 날아갈 듯했다.
-인간, 기분 좋나?
그럼 좋지.
케일은 기분 좋게 테라스 근처로 다가갔다. 태양궁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당황했다.
“힐스만!”
“고, 공자님!”
힐스만이 허겁지겁 케일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너 왜 그래?”
“지금 피하셔야 합니다!”
“뭐?”
이게 뭔 소리야?
그리고 지금 태양궁 입구 쪽에서 왜 사람들이 빠져나와?
케일은 자신이 있는 쪽에서 꽤 떨어진 태양궁 입구 근처에 기사와 병사들, 그리고 귀족들이 빠져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파아앗, 파앗.
정원 곳곳에 마법 조명들이 켜지기 시작했다.
케일은 일단 테라스로 가던 것을 멈추고 정원에서 어두운 곳으로 이동했다. 어둠 아래에서 그는 힐스만을 쳐다봤고, 부단장은 한결 침착한 모양새로 말했다.
하지만 그가 한 말은 충격적이었다.
“방금 전 연금술 부탑주를 암살하려던 자가 있었습니다.”
음?
이 무슨 뜬금없는?
케일의 얼굴에 황당함이 서렸다.
“암살자는 제국 측 기사였던 이로, 부탑주를 공격하다가 부상만을 입힌 후 도망쳤습니다!”
설마.
케일은 입을 열었다.
“붉은 머리칼을 지녔나?”
“어떻게 아셨습니까? 맞습니다! 연금술사와 기사들의 공격을 받았지만 도망쳤고. 지금 대대적인 수배 중입니다! 부상을 입었으니, 곧 잡힐 것이라 생각됩니다!”
오, 이런.
케일은 기가 찼다.
“공자님, 그래서 말입니다. 공자님은 일단 몸이 안 좋아서 테라스에서 쉬고 있다가 위험이 발생하자 제가 공자님을 업고 테라스를 뛰어넘어 정원으로 대피한 것으로 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힐스만은 꽤 침착하게 말했다.
“공자님, 꽤 좋은 방법이지 않습니까? 얼른 업히십시오! 저기 왕세자 저하께 가면 될 것 같습니다.”
“일단, 가자.”
케일은 일단 정원 구석에서 나와야겠다 생각했다.
그때였다.
스스스-
나뭇잎이 갈라지는 소리와 함께 툭 하고 나무 위에서 무언가가 떨어졌다.
“크륵.”
작은 동물이 나무 사이를 뛰어넘다가 떨어진 것 같았다. 동물은 신음을 흘리며 어떻게든 몸을 일으켜 세웠고 다시 도망치려 했다.
케일은 입을 열었다.
“뭐, 이런. 힐스만!”
“네?”
“잡아!”
“네?”
케일은 곳곳에서 피가 흘러내리는 붉은 고양이를 바라봤다.
뭐, 이런 경우가 다 있나?
-인간! 묘족이다!
그러니까 내 말이!
케일은 힐스만이 엉거주춤 고양이에게 다가가고 고양이가 이를 드러내며 도망가려고 할 때 입을 열었다.
그와 고양이의 눈동자가 부딪쳤다.
“너도 연금술을 무너뜨리려는 건가?”
너도.
그 단어에 고양이가 멈칫했다.
그 순간 케일은 생각했다.
‘자꾸 알아서 굴러오네.’
제국과 연금술을 무너뜨릴 존재들이 알아서 넝쿨째 굴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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