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ky World Star RAW novel - Chapter 14
5. 결혼 상대(4)
“현제나 세운이도 곧 제대할 것이고 활동을 시작할 것이다. 그런데 넌 언제 군대를 갈 거야? 연기하는 것도 한계가 있을 것인데. 설마 면제는 아니겠지?”
슬쩍 한 마디를 던지자 똥 씹은 얼굴이 되었다.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사람에게 있어 군대만큼 무서운 것도 없었다. 전에는 면제를 받을 수도 있지만 지금은 그런 시도를 하는 자체도 쉽지 않았고 드러나는 순간 끝이었다.
다른 사람은 다 군대 갔는데 혼자만 솔로로 활동하고 예능에 나온다고 차일피일 미루다가 지금까지 미필로 남아 있었다. 뭔가 비리가 없다면 결국은 끌려갈 것이니 그 때가 기대되었다.
“인간의 몸은 참 오묘해. 그렇게 엉망이 되었던 몸도 시간이 흐르니 회복이 되니 말이야. 특히 규칙적인 생활을 하니 아주 좋아지는 것 같더라. 나도 회복이 되면 조만간 브라운관에 복귀할 수 있을 거야.”
복귀할 수 있다는 말에 놀란 표정이 되었다.
“아, 카메라 앞에 같이 설 수도 있을 거야. 아, 그것은 어려울 수도 있겠구나. 늦지 않게 군대에 가려면 시간이 없으니. 그렇다고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나한테 이 나이에 군대 다시 가라고 하면 자살하고 말겠지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먼저 간다.”
박재선은 그렇게 말하고 먼저 자리를 떴다. 7년 가까이 아이돌로 활동했지만 정산을 받을 때마다 흥청망청 낭비를 해서 가진 것이 하나도 없는 녀석이 최한수였다.
다른 사람은 가족에게 뜯기고 뭐라고 하려다가 실패해서 돈이 별로 없지만 그는 그런 핑계 하나도 없이 돈도 모으지 못한 녀석이었다. 그만큼 자기 관리가 엉망이었다. 뒤로 조사를 하면 여자문제도 복잡할 것이지만 그건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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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E&M은 샤이닝로드를 해체할 때 위축이 되었지만 이후에 레이튼이 최정상급 아이돌로 성장하고 여자 아이돌인 레쎄가 1군으로 떠오르면서 사세가 확장이 되었다. 레이튼이건 레쎄건 무슨 의미인지 모르지만 대표인 박명한이 붙인 이름이었다.
박명한은 샤이닝로드의 데뷔를 앞두고 모닝E&M에서 착안하여 ‘모닝 글로리’라고 작명을 했다가 데뷔 직전에야 이상한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바꾸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두고두고 웃음거리가 되었을지도 몰랐다.
“또 뭐가 문제야?”
최한수가 밖에 나갔다 들어오더니 짜증을 내면서 씩씩거리자 이사인 최민혁이 눈치를 주면서 물었다. 부자인 형의 둘째 아들이었고 주주인 형을 대신하여 이사로 재직 중이었다.
“이지연 기자와 만나고 들어오다가 재선이를 만나서요.”
박재선이라면 기획사의 수뇌들이 그리 좋아하지 않는 존재였다. 촌놈이라고 생각하여 만만하게 생각했는데 그 배후에 검찰 출신 변호사인 외삼촌이 존재했다. 그 때문에 계약기간 내내 기획사가 오히려 눈치를 봐야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군대 갔다던데 제대했대?”
“그런 것 같더라고요. 이죽거리는 것이 맘에 들지 않아서. 이현제나 문세운이도 조만간 제대한다고 하는데.”
“걔들 상태는 어떻다고 해? 괜찮으면 계약해서 예능이라도 돌리는 것도 손해는 아닐 것인데. 박재선이야 안 오겠지만 현제나 세운이는 주머니 사정이 그리 좋은 것은 아니잖아.”
“현제나 세운이의 몸은 재선이보다 나을 것입니다. 하지만 들어와도 전과 달리 말을 들을지 의문입니다. 괜히 분위기만 망칠까 걱정입니다. 걔들도 딴 데 갈 것입니다.”
최한수는 자신의 입지만 좁아지고 불편한 존재가 주변에 있는 것이 내키지 않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걔들 복귀하면 또 귀찮게 하는 자들이 많아질 것 같군. 한 10억 원 아끼려다 50억 원을 손해 본 상황인데.”
각자 2~3억 원씩을 제시하여 재계약을 한 후에 군대로 보내거나 쉬게 했다면 팬이 안티가 되지 않았을 것이고 후속인 레이튼도 그만큼 빨리 자리를 잡았을 것인데 소탐대실이었다.
“걔들 방송 출연을 막는 것은 불가능하겠죠?”
“지금 세상이 어떤 때인데 그런 짓을 해? 함부로 하다 회사 망해. 얘가 개념이 없어?”
최민혁은 정색을 하고 최한수를 나무랐다.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있는데 사리분별을 못했다. 대표인 박명한이 개념이 없어 문제인데 최한수도 똑같았다.
“그놈이 뭐라고 해?”
“떳떳하면 계약 전후의 사정을 밝히라고 하더라고요. 그렇지 못할 것이라면 조용히 하라고 하고요.”
최한수의 말에 최민혁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팬 열 명보다 안티 한 명이 무섭다고 재계약을 하지 않은 멤버 다섯이 기회만 되면 악담을 할 것이고 그러면 모닝 E&M의 이미지만 계속 나빠질 것이니 무형의 손실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그것을 모를 수가 없지만 그보다 더 큰 것, 회사가 아티스트나 팬에게 끌려가지 않는다는 이유를 내세워서 쳐내었다. 여타의 기획사를 대표하여 시장의 질서를 바로 잡는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그로 인해 엄청난 손실을 입어야 했다.
“현제나 세운이의 상태가 정상이 아니기에 계약을 하더라도 오래 가지 못한다는 사실은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최한수의 말에 최민혁은 뭔가 말을 하려다가 고개만 저었다. 그래도 기대를 했던 조카인데 재계약을 한 이후에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하고 폐물이 되고 말았다. 다른 멤버는 군대에 가서 군 문제라도 해결했지만 늦은 나이에 군대로 끌려갈 상황이었다.
“허튼 짓 하지마라. 조용히 있어. 이런 일에 나섰다가 가뜩이나 좋지 않은 이미지 더 엉망이 된다. 내가 이사라고 해도 커버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최민혁은 최한수를 돕는 것도 어느 정도 한계라 생각하기에 경고를 했다. 다른 멤버들과 같이 있을 때야 티가 나지 않았지만 홀로 남으니 본 실력이 드러날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솔로로 밀어주고 예능에 고정으로 넣어주었는데 뭐 하나 제대로 기회를 살린 것이 있어? 다 망하고 말았는데.”
최한수 때문에 최민혁의 입지마저 흔들리고 있었다. 랩을 했다면 끼라도 있어야 했는데 고작 몇 마디 정해진 멘트만 했으니 래퍼라고 할 수도 없고 예능에서 병풍노릇만 했다. 그것도 한두 번이지 계속 그러니 이제는 내보내는 것도 쉽지 않았다.
“연기라도 되면 좋은데 발연기의 대명사로 찍혔으니.”
단역에 내보냈지만 한나절 동안 NG만 내다가 왔으니 구제불능이었다. 지금도 연기 수업을 받게 하고 있지만 포기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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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E&m의 대표인 박명한은 얼마 전에 예원엔터 부사장이던 성기준을 만났다. 친하지는 않지만 한 때 가수로 활동하던 박명한이기에 만나면 서로 인사를 주고받았다.
성기준이 사기를 당했다는 소문이 난 상황이라 진짜 인사만 하려고 했는데 성기준이 박재선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박재선이라고 아시죠?”
“박재선이 누구더라? 샤이닝로드의 제이슨을 말하는 것입니까? 계약이 만료된 후에 서로 갈 길 갔고 얼마 후에 군대 갔다고 들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제 제대할 때가 된 것도 같고.”
“얼마 전에 스튜디오가 있던 건물을 처분했는데 매입한 사람이 박재선이더군요. 처음에는 몰랐는데 유희성씨가 장비를 점검하러 나타나서 알게 되었습니다. 돈도 꽤 있나 봅니다.”
“걔 집안이 보기보다 좋은 편입니다. 외삼촌이 검찰 출신 변호사일 것입니다. 연예계 관련 사건도 여러 건 처리한 사람이라 이 바닥에서 제법 알려진 인물입니다.”
“건물을 매매하면서 이번 사건을 처리하는데 도움을 받기도 했습니다. 골치 아픈 문제도 해결을 해주었고요.”
건물을 싸게 넘겼지만 직무유기나 권리남용 같은 형사문제나 은행의 보증문제를 원만하게 처리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아직도 그 문제에 발목이 잡혀 아무 것도 하지 못했을 상황이었다.
박명한은 성기준과 헤어진 다음에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계약이 끝나 재계약을 하지 않은 것은 좋지만 다시 복귀할 준비를 하는 것 자체가 마음에 걸렸다.
“박재선이 복귀하려고 준비하는 것 같은데 회복할 가능성이 없나? 의료기록까지 확인했다면서?”
회사로 돌아온 후에 샤이닝로드를 책임졌던 최지철과 박성구를 불러서 당시의 상황을 확인했다. 사실 그들의 의견을 듣고 모든 멤버들에게 재계약 조건을 아주 낮게 책정했다.
사실상 기획사에서 재계약을 거부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단지 그렇게 조건이나마 제시한 것은 지금처럼 문제가 될 때 재계약을 거부한 것은 멤버들이라는 핑계를 대기 위함이었다.
“박재선은 세 번이나 성대 결절이 나서 S병원에서 진단을 받았습니다. 아울러 관리를 핑계로 애들을 데리고 가서 외과진료까지 했습니다. 박명채 교수에게 소견을 듣기도 했고요.”
의료법상 환자에 관한 것은 당사자가 아니면 누설할 수가 없지만 기획사에서 관리를 핑계로 하여 그 내용을 확인했다. 더구나 기획사에서 전담 병원으로 지정을 한 상황이니 그 정도 편의는 봐주기도 했다.
“성대 결절이 나서 재기불능이라고 하는데 그런 상태에서 특유의 창법으로 다시 재기한 가수들도 있잖아?”
사실 솔로 가수라면 댄스가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관절이 좋지 못하다고 해도 큰 문제는 아니었다. 하지만 성대는 아이돌가수보다 솔로 가수가 훨씬 중요했다.
“그럴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러자 박명한이 성기준을 만나서 들은 내용을 밝혔다. 연습실과 스튜디오를 구입한 사실을 말했다.
“아마도 악기를 연습하거나 작곡을 하려는 것 같습니다. 노래 말고도 기타도 제법 치고 작곡도 합니다. 전에 보니 키보드도 제법 다루고 편곡하는 능력도 있고요.”
“악기와 작곡에 소질이 있었다고? 그러면 싱어송라이터로 활동을 시켰으면 되잖아? 타이틀은 아니더라도 수록곡에 넣으면 뭔가 있어 보이기라도 할 텐데.”
“그런 이야기를 했지만 거부를 해서 포기했습니다. 사실 실력이 어떤지 확인하려고 했다가 낯을 붉히기도 해서···. 계약에 없는 일이라는 입장으로. 제 곡을 훔쳐간다고 생각하는지. 애 새끼가 싸가지가 없어서.”
최지철의 말에 박명한도 달리 말을 하지 않았다. 최지철이 어떤 스타일인지 모를 수가 없었고 강압적으로 나섰다가 면박을 당했고 그 이후에 척을 지고 말았을 것 같았다.
“유희성과 친하다면 어떻게 하기도 그렇지 않습니까? 걔도 반골기질이 다분해서 말이 통하지 않는데.”
최지철이 곤혹스러운 기색으로 대책을 물었다. 흔히 가요계에서도 뮤지션과 장사꾼으로 분류가 되는데 유희성은 뮤지션임을 표방했고 박명한은 장사꾼이라는 평을 받고 있었다.
“업보려니 해야지. 우리가 그런 일을 한두 번 당하나. 노래도 못할 애들에게 몇 억씩 쥐어줄 수는 없지. 대신에 괜히 쓸데없는 일을 하여 골치 아픈 상황을 만들지나 마.”
박명한의 밑에 있는 최지철이나 박성구 모두 똑같은 자들이라 뒤에서 뭔가 수작을 부리기 좋아했다.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박재선에게는 통하지 않았고 밝혀지면 곤란할 수도 있었다.
“그놈아 외삼촌이 검사 출신이니 조심해야죠.”
최지철은 박재선만 생각하면 화가 났다. 적당히 통제는 되지만 회사의 이익을 위해 수작을 부릴 수가 없었고 그 때문에 다른 멤버들마저 공정하게 처리해야 했다.
“그래. 허튼 짓을 하다가 빌미를 주지 마. 애들 단속도 하고. 그놈은 돈도 제법 모은 것 같더군.”
“다른 애들은 흥청망청 썼지만 걔는 악착같이 모았으니 못해도 30억 원가량은 될 것입니다. 그 정도라면 작은 빌딩 하나 사는 것도 이상할 것은 없어 보입니다.”
빌딩을 샀다는 사실에 다들 배가 아픈 표정이 역력했지만 입 밖으로 내뱉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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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선과 김희경은 결혼을 하기로 약속했고 12월이나 1월 중에 서울에서 하자고 합의했다. 그런 다음에 같이 시골에 내려가서 집에 통보하기로 했다.
“집에서 뭐라고 할지 걱정이 된다.”
둘이 탄 차가 마을 어귀로 접어들자 김희경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을 했다. 오는 내내 그런 기색이었다.
“나도 마찬가지야. 뭐라고 할지 말이야.”
그렇다고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을 수는 없는 일이고 언제라도 해야 할 일이니 서두르기로 했다. 겨울에 식을 올리려면 당장 서두를 필요가 있었다. 예식장을 잡으려면 빨리 결정해야 했다.
출발할 때 이미 저녁이었고 그들이 마을에 당도했을 때는 9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박재선은 마을 어귀에서 먼저 내려서 자신의 집으로 갔다.
집에 들어가자 용건을 바로 말했다. 그러자 아버지 박장현의 표정에 모호한 기색이 어렸다. 마찬가지로 어머니 최우선의 표정도 복잡한 기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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