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ZE RAW novel - Chapter 35
00035 홀 플레인으로! =========================================================================
홀 플레인은 단순하게 본다면 총 네개의 대륙으로 가를 수 있다. 현재 개척된 지역으로는 동부 대륙, 서부 대륙, 남부 대륙, 북부 대륙이 있는게 각 대륙은 사용자와 거주민(기존 홀 플레인 거주민들.)들의 관할하에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아직도 개척된 지역 보다는 미개척된 지역이 훨씬 많은게 홀 플레인의 현실 이었다. 당장 그들의 주변을 둘러싼 미개척 지역을 하루라도 여행한다면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당사자 말고는 아무도 모를것이다.
결국 미개척 지역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원정대를 꾸리고 해당 지역을 점령하는 수 밖에 없었다. 옆은 각 대륙이나 도시마다 잇는 통로를 만들었다고 해도 앞뒤로 미개척 지대가 막힌 상태로는 언제나 불안에 떨 수 밖에 없을것이다.
안현 일행의 홀 플레인 시작 지점은 북부 대륙으로 배정 받았다. 통과 의례에서 자격을 증명한 사용자들은 각 대륙의 대도시에 있는 이라는 곳에서 처음 소환이 된다. 시작의 여관은 총 5채가 있으니 동시에 시험이 치러진 통과 의례도 총 다섯 공간이 있었다는 소리였다.
천사들의 배려로 가장 먼저 도착한 안현 일행은 그네들한테 들은대로 여관에서 일어난 후 1층으로 내려간 상태였다. 그들은 눈에 보이는 탁상 주위 의자에 앉은 후 다른 사용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여관은 따로 특별한 것들은 없었다. 말 그대로 잠을 자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용도로 지어진 여관 같았다. 바깥으로 나가는 문과 창문은 있었지만 창문 너머를 본 안현은 나가는걸 포기하고 말았다. 창문에 비친 바깥 세상은 온통 푸른색 천지로 뒤덮여 있었다. 여관 주위를 푸르스름한 결계가 둥글게 감싸고 있는 상태라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었다. 어떻게 보면 여관의 안팎이 따로 분리된 느낌마저 들었다.
여관안은 아직 아무도 도착하지 않은듯 조용한 침묵만이 감돌았다. 안현은 잠시 창문 주변을 서성인 후 의자에 조심스럽게 앉았다. 그의 눈으로 익숙한 얼굴들이 보였다. 안솔, 이유정, 김한별…그녀들과 만난후 단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아니, 나눌 수 없었다.
슬쩍 동생의 얼굴을 보니 덜덜덜덜 떨고 이를 딱딱 부딪치는게 척 보기에도 심각한것 같았다. 안현은 그녀가 지금 자책감에 시달리고 있다는걸 알 수 있었다. 안현 또한 자신의 내부를 가득 채운 뜻모를 불안감에 몸이 떨리는것 같았다. 그 불안감의 근원은 이제 김수현은 우리의 곁을 떠났다는 사실에 있었다. 즉 이제 그 사람은 우리들의 울타리가 되어줄 수 없다는것, 그리고 자신들이 기댈 공간이 사라진 것이다.
문득. 머리속으로 수현이 형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 형의 차분한 분위기와 침착한 태도, 그리고 조용한 음성만 보고 들으면 왠지 모를 자신감이 솟아나는것 같았다. 만난지 일주일도 채 안됬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그는 일행들의 가슴에 깊숙히 박힌 상태였다.
‘빨리 도망가! 이 바보들아! 워프 게이트로 달리라고!’
마지막에 그 괴물의 꼬리에 맞아 무너진 채로, 자신들을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들었던 형. 안현은 지금에 이르러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었다는걸 여실히 느끼고 있었다. 그동안 형이 뒤에서 든든하게 있어주었기에 자신이 나설 수 있었다는걸. 그리고 자신 또한 알게 모르게 형에게 너무나 많이 기대었다는걸.
자신의 동생을 살리기 위해 희생했다는 사실을 떠올릴 때마다 안현은 이유정과 김한별을 볼 자신이 없었다. 그러나 안현은 용기를 내 음울한 얼굴을 들었다. 다른 일행들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
유정은 아예 탁자에 몸을 파묻은 상태였다. 내려오자마자 털썩 몸을 숙이더니 여지껏 일어나지 않고 있었다. 가끔씩 어깨가 가늘게 떨리는걸 보면 자는건 아니었다. 다만 다른 사람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그런것 이리라.
안솔은 말할것도 없었다. 처음처럼 대성통곡은 하지 않았지만 고운 눈썹에 눈물을 방울방울 매단채 바닥만 응시하고 있었다. 아직도 흘릴 눈물이 남은 모양 이었다. 오죽하면 천사가 기본 설정을 하는데 살살 달랠 정도였으니까. 오직 김한별만이 처음의 차가운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안현은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왠지 주변으로 사늘한 기분이 맴도는것 같았다.
그 누구도 입을 열지 않는 여관의 안은 조용한 침묵만이 흐르고 있었다. 가끔 누가 내는지 모를 흐느낌만이 간간이 들리는 정도였다. 그러나 시간이 점점 흐르면서 여관 내부도 조금씩 소란스러워지고 있었다.
정확히는 2층에서 여러 사람들이 동시에 내는 소음이 들리고 있었다. 자신들이 먼저 내려온 2층 숙소의 문이 열리는 소리도 들렸고 모르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들렸다. 안현은 본능적으로 그들이 통과 의례에서 살아남은 다른 사람들이라는걸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안현의 머리에 하나의 생각이 번개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수현이 형이 있을수도 있다. 도망치는데 성공했을지도 몰라. 그렇다면….’
안현은 자리에서 급하게 일어났다. 급작스러운 소음에 모두의 시선이 안현에게 쏠렸다. 유정도 퉁퉁 부은 눈으로 비척비척 고개를 들어 그를 올려다 보았다. 안현은 흥분된 어조로 입을 열었다.
“형, 수현이 형이 왔을지도 몰라.”
“…무슨 소리야.”
유정이 쉰 목소리로 반문하자 안현은 곧바로 2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가리켰다. 그 위에는 생존자들이 나오는 문이 있었다.
“우리만 살아남은건 아닐걸. 분명 다른 살아남은 사람들도 똑같이 전송 되잖아. 어쩌면 그 속에 형이….”
유정은 안현의 말을 들은순간 몸을 벌떡 일으킨 후 2층 계단으로 달려갔다. 안솔도 그럴수도 있겠다 생각이 드는지 숙였던 고개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 유정의 뒤를 쫓았다. 오직 한별만이 내키지 않는 얼굴이었는데 그녀는 애초에 기대도 하지 않는것처럼 보였다.
인간이란 참 슬픈 동물이었다. 또다시 시작된 자기 합리화. 모두 그 괴물 같은 놈 앞에서 무너진 김수현을 분명히 확인했었다. 마지막 그의 인사를 보며 다들 눈물을 흘린것도 기억한다. 그러나 지금은 혹시나 라는 생각이 그들의 머리를 지배하고 있었다.
“수현이 형이라면 분명히 도망쳤을걸. 그렇지? 그럴거야.”
“그…그럼. 수현이 오빠라면 어디선가 나보란듯이 살아남을 사람인데. 그때 그 도시에 있던것처럼 문을 벌컥 열고 내려오겠지. 그럼그럼. 그렇구말구.”
안현과 유정은 떨리는 목소리로 서로를 보며 고개를 주억였다. 곧 계단 앞에 도착한 그들이 막 2층으로 올라가려는 찰나 문이 달칵이는 소리가 들렸다. 순간 마법처럼 그들의 움직임이 멈췄고 모두의 시선은 위로 향했다. 두근거리는 긴장감이 그들의 몸을 메우는것 같았다.
이윽고 문을 열고 모습을 드러낸 사람들은…아쉽게도 김수현이 아니었다. 다만 안현네 일행들도 만난적 있는 사람들 이었다. 내려오는 사람은 총 네명 이었는데 그중 선두에 선 사람은 계단 아래 있는 안현네 일행을 보며 눈에 이채를 띠었다.
“오. 너희들이 먼저 와 있었나. 아무튼 살아서 보니 반갑군.”
“응? 우정민. 도대체 누군데…. 아~그때 그 애송이들? 쟤들 다 죽은거 아니었어? 워프 게이트로 간다고 하지 않았나?”
“…천승현. 떠들지 마라.”
우정민, 천승현, 선유운은 서로 말을 주고 받으며 1층 로비로 내려왔다. 동생을 잃은 여자 원혜수 또한 가만히 그들을 따라왔는데 얼굴에 슬픔이 가득한걸 보니 대충 그 후의 일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안현 일행은 지금 그런걸 신경쓸 여력은 없었다. 당장 수현의 생사를 두 눈으로 보는게 가장 중요했다. 그렇기 때문에 우정민 일행을 본 순간 그들의 얼굴에는 빠르게 실망감이 내려 앉고 말았다. 요상한 분위기를 느꼈는지 선유운은 원혜수를 데리고 나가 탁상 주변의 의자에 앉혔다. 오직 천승현만이 불만스런 얼굴로 투덜거리고 있었다.
“쳇. 그렇게 대놓고 우울한 표정을 지을건 없잖아. 서로 같은 처지인데 거 되게 민망하게 만드네. 알았어. 야. 그때 단검 날린거 미안했다.”
“…어.”
“아 정말 미안하다고. 그때 이후로 나도 많이 반성했어.”
“…별 상관없어.”
“그, 그러냐? 그렇구나. 그럼 다행이고. 하하…하….”
유정의 대답을 들은 천승현의 얼굴이 더욱 떨떠름하게 변했다. 속으로 이런 성격이 아닌데라고 생각하는지 고개를 갸우뚱 거리고 있었다. 우정민 또한 이상한 분위기를 느꼈는지 주변을 차분히 살피고는 입을 열었다.
“그러고 보니 한명이 안보이는군. 석궁을 들고 있던 청년은 어디있지?”
우정민의 물음에 일행은 묵묵부답으로 대응했다. 눈치나 머리 회전 빠른편인 우정민은 대략적인 상황이 머리속으로 그려지는것 같았다. 지금 이 자리에 없다는건 통과 의례에서 죽었다는 소리였다.
“설마…당한건가? 그러게 분명 워프 게이트로 가지 말라고 했는데 결국 말을 듣지 않은 모양이군. 그러면 너희들은 어떻게….”
“안 죽었거든!”
“안 죽었어요!”
정민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유정과 안솔이 소리를 빽 질렀다. 그런 유정을 보며 천승현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정민은 잠시 뻘쭘한 기분이 되었지만 담담히 안현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혹시 그 괴물을 만났나? 에일리언 같이 생긴놈 말이다.”
안현은 대답 대신 고개만 살짝 끄덕였다. 그러나 더 말은 하기 싫다는듯 다시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 심정을 이해할 수 없는건 아니었기 때문에 우정민은 쓴웃음을 짓고는 조용히 선유운과 원혜수가 앉은 자리에 따라 앉았다. 천승현은 또한 그를 따라 가까운 의자에 냉큼 엉덩이를 털썩 붙이고 있는 힘껏 기지개를 폈다.
“으다다다다. 그 차가운 돌바닥 위에 있다가 의자에 앉으니 살거 같네. 그럼 저놈들도 그 괴물 만난거야?”
“승현. 너무 큰 소리로 말하지 마라. 우리가 진태를 잃었던 상황과 비슷하다.”
“그럼 100% 죽었겠네. 아쉽다. 새로운 설정인지 뭔지 했으니 다시 만나면 꼭 한방 먹이고 싶었는데. 그나저나 혜수는….”
막 말을 이으려던 천승현은 선유운의 날카로운 눈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원혜수 또한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들은것 같았다. 그녀는 잠시 고개를 들고는 피로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죽든 말든 저랑은 별 상관 없잖아요. 솔직히 아쉽긴 하네요. 그 사람도 제가 겪은 아픔을 좀 겪어 봤으면 했는데. 정작 당사자가 되어버렸네?”
그녀의 경우 없는 말에 이유정이 폭발하려는 찰나였다. 정민은 그녀를 차가운 시선으로 응시하며 무거운 목소리로 일갈했다.
“그딴 말투로 함부로 사람을 말하지 마라.”
“저랑은 별 상관 없다고 했어요. 누가 뭐라고 했나요?”
“그럼 왜 그 청년이 너가 겪은 아픔을 겪었으면 하지? 우리들은 진태를 잃었고 너는 동생을 잃었다. 소중한 사람을 잃은 심정을 안다면 위로라도 못할망정 그딴식으로 싸가지 없게 말을 하는게 옳다고 생각하는건가.”
“그건….”
원혜수가 머뭇거리자 정민은 콧방귀를 뀌고는 말을 이었다.
“할 말 없으면 입 다물고 있어라. 거듭 말하지만 그 청년과 혜연이의 죽음은 어떤 관계도 없다.”
“정민. 혜수. 다들 그만해.”
정민과 혜수는 서로 노려보고 있었다. 특히 혜수는 무에 그리 분한듯 입술을 짓씹을 정도였다. 순식간에 분위기가 냉랭해지자 선유운이 급히 중재에 들어갔지만 둘의 시선은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유정을 제외한 안현네 일행은 그들이 뭐라고 떠들든 전혀 상관하고 싶지 않았다. 그들은 여지껏 오매불망 계단 위만 바라보고 있었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고 생존자들이 본격적으로 전송되기 시작하는지 2층에서 가일층 소란스러운 움직임이 들렸다.
서로들 기뻐하는 목소리, 슬퍼하는 목소리, 떠드는 목소리등 여러 목소리가 복합적으로 들렸다. 그리고 살아남은 다른 생존자들도 서로 무리를 지어 2층 문을 열고 차례대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2층 문이 열리고, 두 사람의 신형이 불쑥 몸을 내밀었다.
다음에 몸을 드러낸 사람 또한 안현 일행이 아는 인물이었다.
그는 바로 박동걸 이었다.
*
온 몸에 구석이 퍼진 마나를 만끽하는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상쾌하다. 특히 화정 덕분에 손가락 발가락 끝 미세한 경혈까지 뚫린터라 얻는 쾌감은 더욱 배가 되는것 같았다. 차분히 내면을 관조하고 살피니 이전보다 마나의 양과 질이 더욱 상승된걸 확인할 수 있었다. 비단 그 뿐만이 아니었다.
내부의 모든 노폐물과 혈도가 개통 되고 신체 자체가 마력을 일으키는데 적합한 신체로 변했다. 이말인즉슨 동능력의 사용자와 같은 일검을 휘두르더라도 내가 우세를 점할 여지가 많다는 소리였다.
그러나 화정을 온전히 사용하는건 아직도 머나먼 길 이었다. 체력이 70 포인트라는건 내게 너무나 큰 걸림돌 이었다. 세라프는 화정의 힘을 온전히 사용할 수 있는 최소 요건이 체력 90 포인트, 온전히 사용하려면 101 포인트 이상은 되야한다고 했다.(나는 이 말을 듣고 솔직히 매우 놀라고 말았다. 99 포인트와 100 포인트의 차이가 천양지차인 만큼, 100 포인트와 101 포인트도 엄청난 차이를 갖고 있다.)
현재 70 포인트에 불과한 나로서는 진심으로 전력을 쏟아내면 몸이 버티지 못할 가능성이 다분했다. 내가 초반에 확실하게 벌어들일 수 있는 포인트를 전부 셈해본 결과, 총 14 포인트라는 결과가 나왔다.
보스 몬스터 2 포인트, 체력 상승 영약 2 포인트, 천사의 눈물 6 포인트, 초반 사용자 아카데미 졸업시 임무 보상 4 포인트. 지금껏 얻은 포인트와 얻는 포인트를 전부 체력에 쏟아부어야 한다는건 알고 있지만 마음 한켠으로는 욕심이 일었다.
홀 플레인 에서는 평균 능력치 60이면 어느 대륙이든 최소한 제몫은 한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런만큼 70, 80, 90으로 올라갈 수록 사용자 본인의 가치가 상승하는 것이다. 특히 한 능력치가 90 포인트가 넘어간다면 가면 갈수록 1포인트는 더욱 귀중하다고 볼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욕심이 일었다. 먼저 내 능력치를 살펴본다면
[근력 94] [내구 92] [민첩 98] [체력 70] [마력 96] [행운 88]인데 일단 체력 2 포인트는 제외시켜야한다. 그렇다면 남은 포인트는 12 포인트.
여기서 근력에 4포인트, 민첩에 3포인트를 마력에 5포인트를 투자한다면 나는 두 가지 능력을 101포인트로 올릴 수 있게 되고 근력은 98포인트를 갖게 되는 셈이었다. 아마 세라프가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생각을 알게 된다면 당장에 게거품을 물 정도의 생각이었다.
체력은 모든 능력치의 기둥 역할을 한다. 기둥이 튼튼하지 않으면 제 아무리 타 능력치가 높아도 효율을 뽑는데 애로사항이 많을것이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안되는건 알아도 한편으로 “그래도.” 라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나는 일단 지금은 생각을 깨끗하게 접기로 했다. 먼저 홀 플레인에 들어간 후 사용자 아카데미에 들어가 3개월간 체력 훈련만 미친듯이 할 예정이었다. 단 1 포인트도 안오를 가능성이 높지만 그래도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다. 지금 체력을 꾸준히 올려두면 후에 얻을 능력치 포인트를 그만큼 아낄 수 있으니까.
전신으로 퍼뜨린 마나를 곱게 갈무리한 후 조용히 감았던 눈을 뜬다. 시간이 어느정도 지났는지는 몰라도 분명 하루는 넘게 지났을 것이다. 고개를 돌려 주변을 살피니 홀 플레인으로 통하는 포탈이 이미 열린 상태였다. 나는 멍청한 기분을 느끼며 조용히 나를 응시하는 세라프를 향해 입을 열었다.
“…전송은 벌써 시작했어?”
“그렇습니다. 이미 대부분 전송을 마친 상태고 사용자 김수현이 남은 상태입니다.”
“그럼 말을 하던가.”
“명상…이라기 보다는 깊은 생각에 잠긴것 같아 섣불리 깨울 수 없었습니다. 걱정은 안해도 됩니다. 아직 시간은 남았습니다.”
애들이 걱정할텐데. 미리 들어가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고 오해를 풀고 싶었던 나로서는 썩 거슬렸지만 순순히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그리고 홀 플레인으로 입장하는 포탈로 걸음을 옮겼다.
세라프와 따로 작별 인사를 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앞으로 볼 일이 많은데 그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라프의 생각은 그렇지 않은지 그녀의 말은 막 입장하려던 내 뒷덜미를 붙잡았다.
“사용자 김수현.”
“왜.”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상태로 대답했다. 어느새 한발은 포탈 입구로 걸친 상태였다.
“부디 몸 조심하시기를 바랍니다. 따로 부를 일이 있으면 신전을 통해 계시를 내리겠습니다.”
나는 그저 무심히 고개만 까닥이고는 푸른빛이 일렁이는 포탈로 몸을 던졌다.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로유진 입니다. 에구에구…연참을 원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네요. 하루 한편 올리는 제가 죄송하기도 하고…. 해서 오늘은 그래도 용량을 조금 더 꾹꾹 눌러담아 보았습니다. 기대에 부응을 하지 못한점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__)
그리구…사용자 아카데미에서 3개월을 보낸다고 했는데 이부분은 질질 끌지 않을게요. 스토리가 늘어지는 일은 최대한 지양하도록 하겠습니다.(아마 한편, 길면 두편 내로 아카데미 부분은 끝날 예정입니다.)
『리리플』
1) [priest]프리스트 : 코멘트 1등 축하해요! 칭찬 감사합니다. 근래 독자분들의 날카로우신 코멘트를 많이 본 터라 알게 모르게 기가 죽었었는데 프리스트님 코멘트를 보니 그런게 확 풀리네요. ㅜ.ㅠ
2) kjsl : 아하하; 12월 1월이 굉장히 바쁘네요. 아무래도 연초라서 그런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3) GradeDown : 일정 이상 능력치가 올라가면 수련으로는 올리기 힘들어진답니다. 사용자들마다 올라가는 한계가 있고 그 한계가 사용자들의 강함을 판가름하게 되지요. 🙂
4) 에인트제 : 고민입니다. 하렘으로 할지, 아니면 해바라기로 할지요. 에인트제님 생각은 어떠신가요?
5) 사람인생 : 수현이도 고민하고 있답니다. 후후후. 101 포인트 능력치란게 생각보다 엄청나거든요. 앞으로 기대해주세요!
6) 설비연 : 헐. 리메 전부터 보셨다면 3월에 보셨다는 소리신데. 예전에 보시던 분들이 굉장히 많네요! ㅋㅋ
7) 龍牙犬齒 : 개인적으로 이 질문이 나오기를 고대 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제로 코드와 연관이 된 상태라 말하기 어렵지만, 한가지는 알려 드릴 수 있습니다. 소원이 만능은 아닙니다. 엄밀히 말하면 제한이 걸려있고, 소원이라고 말하기 만망할 정도로 쓰이는 분야가 정해진 상태 입니다. 왜 수현이 형과 클랜 로드를 안 살렸는지는 걸려있는 제한과 연관해 생각하시면 됩니다.(이유는 차차 나온답니다.)
8) 민주남편 : 잌…죄송합니다. 수정 완료 했습니다.
9) 크리아센 : 그렇지요. 그래서 세라프가 기겁한 거구요. 무검은 정말 수현과 궁합이 잘 맞는 검 입니다. 킬킬.
10) 검군자 : 수현이 갈등하고 있어요…. 과연 어디에 쏟아 부을지? 후후훗.
11) 悲流 : 유명한 사람들 대부분은 알고 있답니다. 다만 안현네 일행은 1회차 통과 의례에서 보스 몬스터에 죽음을 당했었죠. 후에 붉은 송곳니 클랜은 이끌게 되는 우정민과 선유운은 알아봤구요. 🙂
12) 비뢰천사 : 하하; 노, 노력해 볼게요. 그런데 요즘 정말 바빠서요…ㅜ.ㅠ
13) 판타지혈풍 : 최대한 신선함을 느낄 수 있는 방향으로 가보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14) ㄴ천령ㄱ : 땡! 엑스 칼리버는 아니랍니다! 엑칼의 주인은 따로 있어요!
15) Dicho : 나름 노렸던 유머인데 Dicho님 한분 웃어 주셨네요. 고맙습니다. ㅜ.ㅠ
리리플에 없으신 분들! 코멘트는 빠짐없이 확인하니 부디 서운해 하지 말아주셔요. 혹시 나는 꼭~리리플을 받아야 겠다는 분은 앞에 신호를 주세요. 제가 기필코 캐치해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오늘은 이만 물러나도록 하겠습니다.
글은 언제나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선작, 추천, 코멘트, 비평, 질문은 언제나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