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ZE RAW novel - Chapter 450
00449 최후의 요새. =========================================================================
인간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용도 알고 있었다.
대 전쟁.
각자 다른 신념 아래, 대륙의 주도권을 놓고 무려 수십 년 동안 이어진 이 전쟁은, 서로에게 커다란 상처와 극심한 피해만을 남겼다.
지켜낼 것이냐, 아니면 되찾을 것이냐.
그렇기 때문에, 더욱 물러설 수 없었던 걸지도 모른다.
그리고.
길고 길었던 전쟁의 종지부를 찍은, 인간과 용이 총력을 기울인 한 산맥에서의 최후의 전투.
언덕을 내려온 후, 나는 눈앞에 놓인 요새를 보며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이 요새는 인간들이 마지막 결전을 앞두고 지어놓은, 말 그대로 최후의 요새였다.
도대체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위에서 볼 때는 안개가 잔뜩 낀 탓에 자세히 보이지가 않았다.
그러나 이렇게 언덕에서 내려와 직접 눈앞에서 보니 새삼 달라진 위용을 체감할 수 있었다. 흐릿하게나마 보이는 요새의 규모는 정말이지 엄청난 수준이었다. 중세의 어떤 군대가 몰려와도 뚫을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난공불락(難攻不落)이라는 고사성어가 이럴 때 쓰는 말인가 보다.
“설마 말을 꺼내자마자 찾게 될 줄은 몰랐는데.”
“거의 일주일은 걸려서 찾아냈네요.”
차분히 몸을 돌아보니 허준영과 차소림이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는 게 보였다. 다른 클랜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서로 요새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멀거니 쳐다만 보는 중이었다. 나는 두어 번 박수를 쳐 이목을 집중시켰다.
“자…. 이렇게 유적을 발견했으니 이제는 발굴을 하러 갈 차례겠지요.”
“헤. 지금 바로 들어가려고?”
사실 주목적은 발굴이 아닌 안현의 구출이다. 그래서 안현을 발굴한다는 의미로 가벼운 농담을 던져봤는데, 아무도 반응하지 않는다. 약간이지만 서운한 기분을 느끼며 나는 긍정했다.
“응. 굳이 시간을 끌 필요는 없으니까. 일단은 도개교를 찾아봐야겠지.”
“도개교?”
비비앙은 고개를 갸웃했다. 선유운이 대충 부연 설명을 해주는 모습을 보다가, 나는 시선을 돌려 요새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요새를 향해 조용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좋은 요새란, 원래 넓은 시야와 함께 주변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에 건설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최후의 요새라 명명된 시설은 다르다. 오히려 반대로 아래쪽으로 장소를 잡았고 후방에는 거대한 산을 등지고 서 있었다.
어떤 이유에서 이렇게 세웠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배수의 진을 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저나 이 산맥은 정말로 징~하네. 여태껏 고생 고생해서 왔는데, 이제 또 유적을 탐험해야 한다니…. 어휴, 정말.”
“후후. 힘내렴. 우리는 현이를 구출하러 온 거잖니. 그리고 혹시 아니? 여기서 성능 빵빵 한 단검이 하나 나올지.”
유정의 질렸다는 투의 어조와 한나의 위로하는 목소리가 연이어 들린 찰나, 별안간 발이 푹 꺼지는 기분이 들었다.
“응?”
차분히 아래를 내려다보자, 거의 10미터가 넘을 정도로 깊숙하게 파놓은 구덩이가 보였다. 성벽을 따르는 방향으로 길게 이어져 있는 걸 보니, 아마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한 해자인 듯싶었다.
해자의 바로 앞쪽으로는 15미터는 족히 넘어 보이는 요새의 성벽이 있었다. 또한 성벽의 끝에는 원형으로 이루어진 탑이 있었는데, 탑 후면에 또 성벽이 있는 걸로 보아 내외가 분리되는 이중 구조를 이루는듯했다.
성벽의 높이나 구조도 엄청나지만,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이렇게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자못 감탄스러울 정도였다.
문득 욕심이 들었다. 혹시 이 요새의 건축 설계를 알 수 있다면, 올해 안으로 개방할 마지아의 방어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 어차피 마법으로 운영되는 도시니 이런 건 크게 상관없으려나?
“이거 참, 안개가 너무 심한데요? 이거 원 속 시원히 보이지를 않으니….”
“그러게나 말입니다.”
불현듯 들려오는 목소리. 이 굵직한 목소리로 투덜대는 클랜원은 신재룡일 테고, 짧고 낮은 목소리로 답한 클랜원은 선유운이 확실했다.
“원래 안개가 자욱하기는 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유난히 기분도 조금 이상한 것 같고요. 클랜 로드. 아무래도 조심…. 안솔양?”
서너 번 혀를 차며 조언을 하던 신재룡은, 도중에 홀연히 말을 멈추었다. 무슨 일이 있나 싶어 몸을 돌아보자,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얗게 질려있는 안솔이 보였다.
“안솔양? 안솔양!”
“…응? 네, 네!”
“혹시 어디가 안 좋습니까? 얼굴이 새하얗게….”
“아, 아니요. 괜찮아요. 이상 없어요. 그냥 갑자기 기분이 이상해져서….”
나는 지체 않고 걸음을 옮겼다. 안솔의 사용자 정보나 그간 보여주었던 능력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저런 반응이 나올 때마다 꼭 짚고 가는 편이었다.
“왜 그래. 기분이 어떤데.”
가까이 가서 물어보자 클랜원들의 시선이 쏠리는 걸 느꼈다. 안솔은 도리도리 고개를 가로젓고는 살그머니 웃어 보였다. 억지 웃음이었다.
“아, 아니요. 아무렇지도 않아요.”
“괜찮으니까 말해봐.”
“그냥…. 가슴이 아프고 갑자기 서글픈 기분이 들어서…. 딱히 이상한 건 아니에요. 괜한 심려 끼쳐서 죄송해요.”
“…흠. 알겠다.”
더 묻지 말아 달라는 무언의 메시지.
안솔의 얼굴은 무척이나 혼란스러워 보였다. 여기서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봤자 말할 것 같지도 않아, 나는 머리를 끄덕인 후 선두로 이동했다. 그리고 진정하기를 기다렸다가, 성벽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이렇게 따라서 걷다 보면 도개교가 있는 곳을 찾을 수 있으리라.
도개교를 찾는 데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마침 처음 걸었던 방향이 정면이었는지, 우리는 약 10분이 지나고 나서 해저에 힘겹게 걸쳐져 있는 낡은 도개교를 발견할 수 있었다. 혹시 무너지지는 않을까 걱정이 들었지만, 그래도 밟아보니 삐걱거리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럼, 안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도개교를 건너기 직전, 어느새 몇 명의 클랜원은 스스로 자리를 이동한 상태였다.
여태까지는 방진으로 오다가 전투시 층진으로 바꾸는 경우가 많았는데, 일단 나를 비롯한 근접 클래스 세 명은 그대로 선두에 서고 사제, 마법사들이 더욱 안쪽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유적 내부에 어떤 것들이 튀어나올지 모르니, 돌발 상황에 최대한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선유운, 한나가 좌우로 이동한 상태였다. 클래스가 궁수인 만큼 감이 좋기 때문이다.
도개교를 건너자 우리를 맞아들인 것은 어둡고 컴컴한 성의 입구였다. 한 걸음 안으로 들어서자 흡사 끝없는 터널처럼 빛이 보이지 않는 통로가 보였다. 마력 감지를 돌려 이상 징후가 없다는 걸 확인한 후 바로 신호를 보내자, 한별과 신재룡이 조심스레 라이트 주문을 외웠다. 이내 주변 시야가 약간이나마 확보되자 나는 재차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끝없는 침묵을 느꼈다.
…조용하다. 조용해도 너무 조용하다.
‘…이건 너무 이상한데?’
어두운 통로를 걸으며 나는 까닭 없는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예전 이스탄텔 로우와 언덕에 섰을 때 이 유적이 정말로 위험해 보였기 때문이다.
즉 본능적인 공포를 느꼈다고나 할까? 한소영도 비슷한 감각을 느껴 여왕의 군대를 소환해 먼저 보내지 않았던가. 그리고, 소환한 군대는 소리도 소문도 없이 소멸했고.
그때 느꼈던 감각이 너무도 강렬해, 내려온 이후 계속해서 최대 한도로 마력 감지를 돌리고 있었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까지는 딱히 감지에 걸리는 게 없다. 흡사 요새 부근이나 내부가 텅 비어버린 것처럼 말이다.
그래도 안으로 들어가면 또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나는 방심 않고 계속 경계하며 나아갔다.
느릿한 걸음으로 5분여를 걷자, 비로소 우리는 꾹 닫힌 문을 하나 발견할 수 있었다. 이래서 아마 입구로 들어올 때 빛이 보이지 않았던 모양이다.
고작 입구안쪽에 문이 있다는 사실이 약간 의아하기도 했지만, 제 3의 눈으로 꼼꼼히 확인해보자 한 가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에 열린 흔적이 있다.’
엄밀히 말해서, 지금 눈앞의 철문은 닫힌 상태가 아니었다. 워낙 두께가 두터운 터라 거의 닫힌 상태로 보였지만, 문의 옆면과 문틀의 테두리가 미묘하게 어긋나있다. 그리고 문틀에 새겨진 긁힌 흔적은 분명히 최근에 한 번 이상 닫혔다가 열렸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었다.
침이 목으로 넘어간다. 정말 오랜만에 긴장이라는 감정을 느껴보는 것 같다. 실력의 부족에서 나오는 긴장이 아니었다. 1회 차와 2회 차를 통틀어 아무도 공략하지 못했으며, 어떤 것도 알지 못하는 장소라는 사실에서 느끼는 긴장이었다.
나는 침착히 마음을 가라앉히며 차가운 냉기가 흐르는 철문에 손을 대었다. 문고리가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이대로 밀면 열릴 것 같다.
이대로 밀기 전 한 번 뒤를 돌아보자, 긴장한 낯빛으로 나를 주시하는 클랜원들이 보였다. 눈으로 조심하라는 신호를 보낸 후 나는 손에 천천히 힘을 주었다.
끄긍, 끄그긍…!
철문은 불쾌한 소음을 내며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다. 서서히 벌어지는 틈으로 한 줄기 빛살이 흘러들었다.
그대로 힘을 꾹 주어 밀어버리자, 부서질 것 같은 소리와 함께 문이 활짝 열렸다. 그와 함께 얼어버릴 것 같은 차가운 공기가 덮쳐와 온몸을 스치듯 휘감아 들었다.
끼리릭!
동시에 누군가 시위를 당기는 소리가 통로를 울렸지만, 눈앞에는 마찬가지로 아무것도 없었다. 예상했던 대로 텅 비어있을 뿐이다.
그나마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면, 안개가 바깥보다 더욱 심하게 깔려있다는 것.
허준영은 한 발 앞으로 나서 요새 안을 살펴보더니 살그머니 인상을 찌푸렸다.
“예상외로 안개가 굉장히 짙다. 안력을 돋웠는데 10미터 앞도 안 보일 정도니…. 이제는 이게 안개가 맞는 건지 의심이 들 정도야.”
아까 신재룡이 기분이 이상하다고 말한 것 같은데 나 또한 동감하는 바였다.
허준영의 말대로, 안력을 한껏 돋웠음에도 불구하고 시야가 흐릿하다. 요새 내부 광경은커녕 바닥도 잘 보이지 않는 정도였다. 오죽하면 우리가 구름 지대에 들어선 건지 착각이 들 정도였다.
아무튼 이로써 철문이 열렸다. 나는 가만히 안쪽을 들여다보다가 조심스레 한 걸음 내디뎠다.
덜그럭!
그때였다. 발끝으로 느닷없이 기묘한 감촉이 느껴졌다.
뭔가 싶어 시선을 내리자 자옥이 흐르는 안개 사이로 포개지듯이 쌓여있는 허여멀건 한 것들이 보였다. 잠깐 허리를 굽혀 팔을 내리자 이내 빛 바랜 하얀 막대기가 손에 잡혔다.
아니. 막대기가 아니었다. 이건 바로….
“뼈군.”
허준영의 말대로 사람의 뼈가 분명했다.
나는 곧바로 들고 있던 걸 내던지고 안으로 성큼성큼 들어섰다. 그리고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아래쪽에서 계속 덜그럭거리는 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이 말인즉슨, 지금 우리가 서 있는 땅은 무수한 뼈로 덮여있다는 소리였다.
클랜원들도 뒤따라오면서 느꼈는지 하나같이 낮은 신음을 흘려내었다.
나는 또다시 걸음을 멈추었다. 고민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아챘는지, 나와 같이 선두에 있던 클랜원 중 다은과 허준영이 다가왔다.
“이렇게 시야가 제한된 상태에서는 대처가 힘들지도 모르는데…. 김수현. 어떻게 할 생각이지?”
“생각 중이야.”
나는 제 3의 눈과 마력 감지로 주변을 꼼꼼히 훑으며 대답했다. 허준영은 나와 같이 주변을 둘러보더니 입맛을 다시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확실히 이상한 지역이야.”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들어올 때 까닭 없이 소름이 섬찟 돋는 게…. 또 조용해도 너무 조용해요. 마치 뭔가가 잔뜩 웅크리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동의. 아직까지 뼈가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나, 도저히 안개로는 생각되지 않는 운무 등등. 이상한 점이 한두 개가 아니지. 이렇게나 불길한 지역은 처음이다.”
“차라리 바로 올라가는 것보다는 어디 높은 데로 올라가서 지형을 먼저 익히는 게 어떨까요?”
‘생각 중이라니까.’
순간 나도 모르게 입 좀 닥쳐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말았다. 그러나 이내 바로 눈을 감아 가슴을 진정했다.
필요 이상으로 신경이 예민해져 버렸다. 오랜만에 의심에 의심을 거듭하는, 습관이자 버릇이 발동된 셈이다.
어떻게 보면 답답할 노릇이기도 했지만, 지금 내가 서 있는 장소는 그 누구도 모르는 지역이었다. 아차 하면 목숨이 날아가버리는 홀 플레인의 특성상,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건 생존율을 높이는데 필수적인 선택이었다.
“높은 곳으로 먼저 올라가 보자고….”
“그것보다는…. 그냥 안으로 들어가는 게 어때?”
조용히 다은의 말을 되뇌던 찰나, 어느새 다가왔는지 비비앙이 슬쩍 끼어들었다. 눈을 떠 시선을 들자 비비앙은 혀로 입술을 살짝 적시며 말을 이었다.
“뭔가 이상하다는 점에는 나도 동의해. 하지만 지금 여기서도 잘 보이지 않는데, 올라가봤자 별수 있겠어?”
“그럼 이대로 안으로 들어가자는 소리야?”
“그러니까 지금 딱히 뾰족한 수가 있냐고. 어차피 들어갈 거 아니었어? 아니면 내 마수 군단이라도 소환해서 난리라도 한 번 쳐볼까?”
“기각.”
나는 곧바로 비비앙의 말을 기각했다.
유적을 탐험할 때 법칙 중 하나가 바로 기도비닉(企圖秘匿)을 유지하는 것이다. 최대한 주의를 끌지 않으며 중심부로 접근하는 게 정석인데, 어디 벌집을 들쑤셔놓을 일이 있는가.
물론 비비앙의 능력을 의심하는 건 아니지만, 그 방법은 이미 1회 차 때 별 효력이 없다고 입증된 상태였다.
이윽고 주변 탐색을 끝마친 나는 반사적으로 안솔을 응시했다.
갑자기 말이 없어진 안솔은 여전히 슬픈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얼굴에 공포는 보이지 않는다. 정말 너무나도 슬퍼 어쩔 줄 몰라 하는 기색만 엿보일 뿐이었다.
“흠흠. 이러한 장소는 대다수가 중심부에 원인이 있는 경우가 있지. 예를 들면 광장이라거나, 아니면 뭔가 특이해 보이는 건물이라거나. 즉 원인을 찾아보고, 그것을 제거하자는 의미야.”
헛기침을 하며 이어진 비비앙의 말에 나는 잠시 동안 생각에 잠겼다.
‘안쪽에 뭔가가 분명히 있어. 확실해.’
지금의 나는 마치 어떠한 일이 일어나기 직전의, 폭풍전야와도 같은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수많은 클랜원들도 이 장소에서 뜻 모를 불안감을 느꼈다고 말해주었다. 그러나 제 3의 눈으로도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으니 정말로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다.
하지만 비비앙의 말대로 어차피 들어가야 하는 일.
‘이러면…. 알면서도 들어가는 건가….’
“…안으로 들어가겠습니다.”
결국 비비앙의 의견을 따르기로 결정한 나는, 내부 진입을 지시하며 전방을 응시했다.
10미터 앞에는 약 20층 정도로 이루어진 올라가는 계단이 있었다. 아마 여기가 유적의 초입이라면, 저 계단을 올라서는 순간 본격적인 내부라고 봐도 좋으리라.
나는 단단히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온몸의 감각을 예민하게 일깨워, 눈앞 계단을 향해 한 걸음 내디뎠다.
그리고, 그 순간이었다.
“나는….”
얼핏 등 뒤로, 안솔의 자그마한 혼잣말이.
“…영웅을 증오한다.”
한껏 예민해진 귓가로 속삭이듯 흘러들었다.
============================ 작품 후기 ============================
아. 죄송합니다. 제가 오늘 집필을 하다가 깜빡 잠이 들었는데, 일어나보니 12시가 넘었더군요. 순간 기겁해 바로 일어났습니다. ㅜ.ㅠ 흐어. 이거 생활이 거의 낮과 밤이 뒤바뀐 것 같네요. 얼른 학교 다녔을 때의 생활을 되찾아야 할 텐데요. 일단은 얼른 쿨쿨을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