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ZE RAW novel - Chapter 529
00528 홍보 주차. 그리고 다가오는 수료식. =========================================================================
“수현아! 수현아?”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는다. 그저 멍한 기분으로 상앗빛 천장을 응시한다.
“수현아. 정말, 정말로 잘못했다. 형이 생각이 짧았어. 사과하고 싶으니까, 제발 문 좀 열어주라. 응?”
2주. 12주차 이벤트 매치가 끝난 이후로 무려 2주라는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그래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때 그 아수라장에서 느꼈던 낯깎임과, 양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도망치듯 나가던 한소영의 뒷모습은,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 나를 괴롭힌다.
“결국 오늘도 문을 열어주지 않는구나…. 너 형 정말 안 볼 거니? 사용자 아카데미도 이제 다 끝나가는데?”
아까부터 나를 부르는 애타는 목소리.
“…수현. 이제 그냥 사과를 받아주는 게 어떨까요? 아주버님, 이제는 안쓰러울 지경이에요. 벌써 2주째나 꼬박꼬박 찾아오시잖아요.”
그리고 이어서 들려오는 맑은 목소리에 끌려, 나는 천천히 시선을 이동했다. 옆에서 나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한 여인이 눈에 들어온다. 나는 힘없이 입을 열었다.
“하연.”
“네?”
“시끄러우니까, 문 두드리지 말고 좀 가라고 하세요.”
“아. 우리 수현이 자고 있었구나?”
그러나 하연이 아닌 형이 금세 호응한다. 아마도 마력으로 청각을 끌어올리고 있었던 모양.
“미안해. 그러면 형이 나중에 찾아올게? 그때는 꼭 만나주는 거다?”
“…….”
“응?”
“아 쫌!”
결국 벌컥 소리를 지르고 나서야 형의 기척이 후다닥 떨어지는 게 느껴졌다. 이내 주춤주춤 멀어지는 기척을 들으며 나는 도로 천장을 응시했다.
아. 멍하다. 그냥 멍하다. …앞으로 나는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녀야 하는 걸까.
“수현. 그러지 말고 좀 일어나세요. 네? 이틀 후면 사용자 아카데미도 끝나는데, 주말 내내 이러고 계시면 어떡해요.”
“…….”
“보세요. 지금 애들도 기다리고 있잖아요?”
“…….”
물론 구구절절 옳은 말이기는 하다. 하지만 그 일이 있은 후, 나는 근 2주간 온갖 음해에 시달려야만 했다. 아무리 아니라고, 거짓말이라고 외쳐도 그 누구도 믿어주지 않았다. 그 모든 게 엄청난 스트레스였던 만큼, 지금은 그냥 아무 생각 않고 이렇게 있고 싶다.
“혼자 있고 싶습니다. 회의는 됐으니까, 다들 나가주세요.”
“… 후. 알았어요. 수현. 그럼 이것 하나만 말씀해주세요.”
“……?”
“그 이스탄텔 로우 로드에게 선물했다는 빗….”
“젠장. 회의하죠.”
“호호.”
나는 곧바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예쁘게 웃는 하연을 한 번 지그시 노려보고 나서, 클랜원들이 기다리고 있는 탁자에 몸을 앉혔다. 그러고 보니 애들 앞에서 별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한 것 같아, 이제라도 정신을 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머리를 세차게 흔들어 정신을 차린 후 주변을 둘러보자, 어딘가 모르게 뾰로통해 보이는 한별이 보인다. 안솔과 유정이도 무언가 굉장히 못마땅해 보이는 얼굴. 그에 반해 신재룡과 안현은 흐뭇한 얼굴로 나를 보고 있다. 아니. 이 양반들은 또 왜 이래.
“후. 미안합니다. 다들 알고 있겠지만 요즘 사정이 많이 안 좋은 터라. 아무튼 사용자 아카데미 건은 오늘로 매듭짓도록 하죠. 그럼 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말을 마친 후, 나는 바로 안현을 바라보았다. 왜인지 다른 애들에게서 말을 붙이기 어려운 아우라가 물씬 풍겨오고 있었기에.
“안현. 차희영은 어떻게 됐지?”
“아. 안 그래도 말씀 드리려고 했어요. 우선 영입은 좋은 방향으로….”
“영입은 저번에 허락한다고 했잖아. 그거 말고. 너도 문제 하나 있지 않았어?”
“아….”
안현은 바로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볼을 긁적이며 곤란한 기색을 보였다. 나는 조금이지만 가슴이 따끔함을 느껴야만 했다.
우선, 차희영의 영입은 아주 수월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드러난 성적이 엄청나게 좋은 건 아니었다. 그때 받은 충격이 커서 그런지 처음에 많은 방황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희영의 사용자 정보는 굉장히 준수한 수준이다. 그걸 증명하듯이 안현이 여러모로 도움을 주며 빠르게 심신의 안정을 찾았고, 그 이후부터 무시무시한 기세로 잠재성을 터뜨렸다. 교육 후반 주차에 수직 상승한 성적 곡선을 봐도 알 수 있다.
그 탓에 여러 클랜들이 영입 제의를 했다고 들었지만, 이미 차희영은 안현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는 상태였다. 그런 만큼 안현의 말 한 마디에 곧바로 영입을 확정 지을 수 있었다.
그렇게 영입은 별 까다로움 없이 진행됐으나, 걸리는 게 아주 없는 건 아니었다.
잠시 후. 적당히 긁었는지 안현이 나를 보며 헤프게 웃어 보인다.
“헤헤. 사실 부담은 좀 되지만, 그래도 너무 걱정 마세요. 나름대로 좋은 방향으로 이야기를 끝냈거든요.”
그 순간, 귀가 번쩍 뜨이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 어떻게?”
“처음에는 상처받으면 어떡하냐는 생각에 몇 주간을 고민하다가…. 사실 제가 말재주는 없잖아요? 그래서 그냥 있는 그대로, 사실대로 말했어요. 그게 나을 것 같아서요. 희영아. 네가 나를 좋아해주는 건 무척 고맙지만, 사실 아직은 부담스럽다.”
“그건 정말 돌 직구잖아.”
“예. 그니까 희영이가 갑작스럽게, 느닷없이 울어버리더라고요. 오빠도 나를 버리는 거야? 이러면서….”
역시나. 그래도 어느 정도는 예상했던 반응이라, 나는 탁자를 두드리며 말을 이었다.
“그래. 그래서?”
“그래서 그게 아니라, 서로 조금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는 식으로 달랬죠. 세상에 좋은 남자는 많고, 너는 아직 이 홀 플레인이라는 세상을 겪지 못했으니까. 그러니까 수료식이 끝나고 세상을 조금 더 둘러본 후에, 그때도 네 마음이 변하지 않으면 저도 한 번 생각해보겠다고요.”
“오.”
“이렇게 하기는 했는데…. 자, 잘 처리한 건가요?”
살그머니 눈치를 살피는 안현을 보며, 나는 그렇다는 의미로 머리를 끄덕였다.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모든 클랜원들이 머리를 끄덕인다. 몇 명은 네가 웬일이냐는 눈초리로 안현을 보고 있을 정도였다. 아주 깔끔하게 정리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안현치고는 꽤나 잘 넘겼다고 할 수 있었다.
그렇게 걱정 하나 덜었다 싶을 무렵 하연이 빙그레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러다 나중에 정말로 네가 좋다고 하면 어떡할래?”
“음~. 그때 가봐야 알겠지만, 그럼 저도 마음이 변할 것 같기는 해요. 사실 이런 적은 처음이라.”
“이런 적?”
“네. 이렇게 저만 바라봐주는 여자는 처음이거든요. 그래서 내심 싫지만은 않아요.”
그러자 하연은 납득한 얼굴을 하고는 나를 돌아보았다.
“차희영 교육생은 현이한테 맡기기를 잘한 것 같네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호호. 현이 공 하나 세웠네? 아무튼, 그럼 이건 됐다고 치고…. 그 진수현이라는 교관은 어떻게 됐나요?”
“반반입니다.”
바로 넘어간 화제에, 나는 명료히 회답했다.
말 그대로 진수현의 영입 가능성은 현재로서 반반이었다. 하지만 그다지 크게 걱정되지는 않는다. 한 번 더 이야기를 해보자고 했던 만큼 아직 여지가 남아있으며, 설령 영입에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서로 형 동생을 할 정도로 좋은 관계를 맺고 있었으니까.
좌우간, 사용자 아카데미가 끝나기 전 한 번은 찾아가 이야기를 해볼 생각이다. 되면 좋고, 설령 거절하더라도 차선이라는 상황을 깔아놓은 상태였다.
“아마 수료식 전까지는 확정될 겁니다.”
이내 한 마디 덧붙이자, 하연은 곰곰이 생각하는 얼굴을 하더니 청아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만일 진수현 교관이 오게 되면 같이 딸려 들어오는 사람들도 있겠죠?”
“예. 최소 한 명 정도는 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건 감수할 생각이지만, 제가 알기로는 동료도 크게 나쁘지는 않은 수준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럼 다행이네요. 최소한 세 명은 온다고 치면, 나름대로 영입했다고는 볼 수 있으니까요.”
“하하…. 아직도 그 얘기입니까.”
하연은 좌천되기 이전, 기준을 낮추는 한이 있더라도 인원을 늘리자고 끈임 없이 주장했었다. 그런 만큼 이번에 3명이라도 영입한 게 다행스러운 모양이다. 아무튼 저번 9주차 이벤트 매치 이후 진수현의 주가도 상당히 올라간 터라, 클랜원들은 별 불만 없는 얼굴로 동의했다.
“그럼 차희영과 진수현은 이렇게 매듭짓는 걸로 합시다. 그리고….”
나는 잠시 말을 끊었다.
사실 아직 영입할 사용자가 한 명 남아있기는 했다.
바로, 제갈 해솔.
몇 주 전 한소영이 보내준 비밀 전령으로 일차적인 경과를 들을 수는 있었다. 나와 얘기를 끝낸 후 13주차 즈음 비밀리에 영입을 시도했다고 하는데, 제갈 해솔의 회답은 ‘수료식 때까지 생각해보겠다.’ 였다고 한다.
그것을 보면, 마치 자신이 클랜을 고르는듯한 태도라고나 할까. 하기야 사용자 정보를 보면 그럴 자격은 있지만.
그나마 한 가지 다행인 건, 이스탄텔 로우를 제외하고는 오퍼를 넣은 클랜이 없다는 것. 말인즉슨, 만일 수료식 때 이스탄텔 로우의 오퍼를 거절한다면 필연적으로 우리에게 기회가 돌아온다는 소리였다. 그때부터는 영입하든 죽이든 오롯이 머셔너리의, 아니 나의 선택에 달렸다.
좌우간 상황이 이런 만큼, 지금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는 우선은 나 혼자만 알고 있는 게 좋지 않을까.
…그래. 클랜원들에게는 조금 갑작스럽더라도, 제갈 해솔을 둘러싼 상황을 생각해보면 그게 더 나을 듯싶다.
“클랜 로드. 그리고요?”
그런 생각이 들어, 나는 오랫동안 뜸을 들였다가 조용히 말을 이었다.
“오늘 회의는 이걸로 끝내도록 하죠.”
*
14주차 주말이 지나고 수료식도 바로 내일로 성큼 다가왔다.
주말이 끝난 후의 사용자 아카데미는 분주했다. 교육은 이미 모두 종료됐지만 수료식 준비나 영입 전쟁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교관으로 참가한 클랜들은 어떻게든 수료식 전까지 교육생들을 끌어들이는 게 좋으니,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수료식 준비를 적당히 도와주고 숙소로 돌아오자, 어느새 해가 서서히 저물어가고 있었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정말이지 폭풍 같은 사용자 아카데미 생활이었다. 고려 클랜과의 사건, 마녀 차희영, 진수현, 공찬호와의 전투, 제갈 해솔과 등등.
하지만 어찌어찌 잘 넘기며 올 수 있었고(아직 모두는 아니지만.), 이제 내일이면 이 사용자 아카데미에서 나가야 한다.
나는 한동안 숙소를 둘러보다가 하나하나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내일 클랜 하우스로 돌아가야 하니까. 안현은 오늘 늦게까지 남아 수료식 준비를 도와준다고 하니 짐 정리마저도 맡길 수는 없잖은가. 애당초 그리 많은 짐도 아니고.
그렇게 약간의 시간을 할애해 짐 정리를 모두 마치고 나자, 날은 미약하게나마 어두운 빛을 띠고 있었다.
나는 창문을 열어 몸을 식힌 후 차분히 입구 쪽을 돌아보았다. 몸이 조금 간질간질하다. 아마 구석구석 정리를 하다 보니 먼지가 쌓인 모양이다. 시간이 늦지는 않았는데, 간단히 씻기라고 할까.
그때였다.
똑똑.
간단한 세안이라도 할 생각에 막 몸을 움직이려는 찰나,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형님. 계세요?”
이내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는 사용자는 다름 아닌 진수현이었다.
나는 약간 놀란 마음에 눈을 두어 번 깜빡였다. 안 그래도 오늘 밤에 찾아가려고 했는데.
“…진수현?”
“역시. 기척이 있어서 들어왔어요.”
“나 참. 그래도 노크하고 바로 들어오는 게 어디 있냐. 아무튼, 무슨 일이야?”
“아~. 다른 건 아니고요. 그냥…. 내일이면 사용자 아카데미도 끝나잖아요? 끝나면 한동안 못 볼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그동안 감사한 것도 있고. 아무튼 마지막 인사라도 하려고 찾아왔어요.”
한동안 못 볼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 인사라.
의미심장한 말이었다. 가겠다는 걸 굳이 바짓가랑이를 붙잡을 생각은 없지만, 그래도 진수현은 한 번쯤 같이 해보고 싶은 사용자였다. 오랜만에 혓바닥 좀 굴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빙긋 웃으며 탁자를 가리켰다.
“아하. 그거 좋네. 거기 앉아.”
“감~사합니다!”
싱긋 웃으며 털썩 주저앉는 진수현. 나 또한 맞은편에 자리한 후, 연초를 하나 꺼내 들며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 마지막 인사라니. 그동안 심경의 변화라도 있었나 봐?”
“에. 글쎄요. 심경의 변화라기 보다는….”
잠시 말을 끊은 진수현은 쑥스러워하는 얼굴로 머리를 긁적였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자 절로 누군가의 모습이 떠오른다. 얘도 어떻게 보면 안현이랑 상당히 비슷하단 말이야.
잠시 후, 진수현이 입을 열었다.
“실은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생각의 변화는 조금 있었던 것 같아요.”
“생각의 변화?”
“예. 제가 그동안 너무 예전의 기억에 이끌려 다닌 게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이요. 그러니까 조금 급했다고나 할까요?”
“흠. 계속 말해봐.”
“사실 형님이 보시기에도 제가 아직 부족한 점이 많잖아요. 그러니까 사용자 정보에만 죽어라 매달리는 게 아니라, 홀 플레인에 대한 전반적인 것들도 한 번 알아보고 싶어서요.”
“무슨 말인지는 알 것 같은데. 어떻게?”
되묻자, 진수현은 척 팔짱을 꼈다. 그리고 열린 창문을 우수에 찬 눈빛으로 지그시 쳐다보았다. 꼴값 떤다.
“일단 이번에 교육생은 한 명도 안 구했어요. 누구를 챙기는 것 보다는 제 앞가림부터 스스로 해보려고요.”
“음….”
“그러니 끝나면 바로 개척 도시로 내려가서 이것저것 경험해볼 생각이에요. 정말로 맨 밑바닥부터 시작해보려는 겁니다. …형님 생각은 어때요? 이러는 게 과연 좋은 선택일까요?”
“…….”
나는 잠깐 생각에 잠겼다가 반 박자 늦게 입을 열었다.
“…나쁘지는 않아. 아니. 아주 괜찮네. 좋은 선택이야.”
“와. 이상하게 형님 말 들으니까 안심이 팍 되네요. 사실 좀 불안했는데.”
동의해주자 진수현의 얼굴에 환한 화색이 돌았다.
기분 좋은 웃음을 보인 진수현은 이내 아차 한 얼굴로 말했다.
“아무튼 저는 이렇게 할 생각인데. 그럼 형님은 앞으로 어떻게 하실 생각이에요? 끝나면 바로 돌아가셔서 용병 업무에 매진하실 거예요?”
어떻게 말을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마침 진수현이 먼저 말을 꺼내주었다. 나는 아까 꺼내놓은 연초에 불을 붙인 후, 한 모금 길게 내뱉으며 머리를 가로저었다.
“아아. 아니. 돌아가면 따로 할 일이 있어서. 용병 업무도 하겠지만, 온전히 매진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따로…. 할 일이요?”
“응. 중요한 일이야. 대외적으로 비밀이기도 하고.”
“에~이. 형님. 그러지 마시고 말씀해주세요. 궁금하잖습니까.”
나는 속으로 웃었다. 말은 저렇게 해놨지만, 아마 진수현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기실 알든 모르든 크게 상관은 없어, 나는 잠시 생각하는 척을 했다. 그리고 속으로 10초 정도 센 후에.
“하긴. 언젠가는 발표될 일이니까.”
그리고 조용히 몸을 일으켜 창문을 닫고, 주변을 조심스럽게 둘러보며 도로 자리에 앉았다.
“그래도 어디 가서 말하지는 마. 떠들어봤자 좋은 일은 아니니까.”
“그럼요. 형님. 저 입 무겁습니다.”
진수현이 가슴을 탕탕 친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나는 정말 중요한 말을 해준다는 것인 양 목소리를 한껏 낮춘 채 입을 열었다.
“나는, 돌아가면 강철 산맥의 공략을 준비할 생각이야.”
“…강철 산맥이요?”
그러자 두 눈을 살며시 치켜 뜨는 진수현.
그런 진수현을 보며 나는 몰래 입에 침을 적셨다.
============================ 작품 후기 ============================
호오…?
그동안 제가 어떻게 해도, 무슨 말씀을 드려도 꿈쩍도 않으시던, 오히려 껄껄 웃으시며 태연하던 독자 분들인데. 어제는 몇몇 분들이 반응을 보이셨군요?
호…. 호오…. 호오…!
PS. 오늘은 예약으로 올라갈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