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x Talent Player RAW novel - Chapter (570)
#재능만렙 플레이어 570화
2시간 전.
김혁진은 ‘대적하는 영웅’에 대해 대략적으로 파악한 뒤, ‘문무왕’의 내용을 훑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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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왕]문(文)과 무(武)를 모두 갖춘 왕이 가질 수 있는 칭호입니다.
문무왕은 태평성대를 이룩하였던 위대한 왕들이 대부분 가지게 되었던 칭호이기도 합니다.
문무왕은 백성들의 염원을 두루 읽어낼 수 있으며 지혜로이 영토를 다스립니다.
또한, 백성들의 적을 빠르게 구분하여 단호하고 잔인하게 짓밟습니다.
문무왕의 칭호를 가진 왕이 탄생한 차원은 타 차원에 비하여 훨씬 부유한 차원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문무왕의 칭호를 가진 왕이 다스리는 영토를 침범하는 일은 어리석은 일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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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적인 칭호는 이러했다.
‘궁극의 투사’와 ‘영창의 군주’가 합쳐져 생성된 칭호다운 표현이었다. 왕이라는 거창한 표현은 조금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아무튼 어떤 내용인지는 알 것 같았다.
‘내 백성은 따뜻하게, 그러나 적은 단호하게.’
설명과 어울리는 세 가지 칭호 효과가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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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호효과]1. 백성들의 염원.
-백성들의 염원에 귀를 기울이는 능력입니다.
-백성들의 염원이 성취되었을 때, 랜덤으로 신체 스탯이 상승합니다.
2. 적군 토벌.
-아군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능력입니다.
-적과의 대치 시, 랜덤으로 아군의 신체 스탯을 상승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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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확인했을 때.
‘백색 사냥꾼’에게는 조금 아쉬운 결과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김혁진의 능력은 ‘투사’라기보다는, ‘군주’에 가까운 능력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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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일인전쟁(一人戰爭)
-혼자서 전투를 치를 때, 해당 칭호로 상승한 스탯을 소모하여 강력한 힘을 방출합니다.
-해당 효과는 일대 다수, 혹은 일대일의 전투에 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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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진은 칭호에 대한 파악을 모두 끝냈다.
투사로서의 능력.
군주로서의 능력.
이 두 가지의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칭호였다. 그런데 문득 궁금증이 일었다. ‘1번 효과’에 기술된 ‘백성’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알 수 없었다.
‘쿨타임. 소모 M/P, 기본적인 내용도 없어.’
일반적인 칭호와 다른, ‘절대 칭호’만의 특성인 것 같기도 했다.
‘한 번 써서 확인해보자.’
그래서 한 번 사용해 보기로 했다.
[칭호효과. ‘백성들의 염원’을 사용합니다.] [칭호효과. ‘백성들의 염원’의 사용을 중지합니다.]순간, 김혁진은 곧바로 칭호효과 사용을 중지했다.
세니아가 물었다.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기절도 여러 번 해봤더니. 감이 오네.”
“기절할 뻔했습니까?”
“어. 이거 단독으로는 못 써.”
“어째서입니까?”
“선행학습이 필요한 효과야.”
“선행학습이요?”
김혁진은 칭호들을 융합하는 과정을 이미 겪었다.
당시, 주변이 어두워졌었다.
마치 디지털 세계에 들어온 것 같았던 느낌.
불필요한 정보들은 모두 걸러 버리고, 필요한 것들만 추리고 모아서 압축하는 과정을 거쳤었다.
남들에게는 긴 시간이었을지 몰라도,
김혁진에게는 찰나에 불과한 짧은 시간이었다.
“아주 짧은 시간에, 많은 것들을 통제하고 컨트롤해야 해. 선행이 되어 있지 않았다면…… 불가능했겠지.”
직감했다.
절대 단독으로 쓸 수 없는 칭호 효과다.
“다시 말해, [백성들의 염원]을 사용하려면 엄청나게 빠른 정보분석 능력이 동반되어야 해.”
“김혁진 플레이어에게는 그 능력이…….”
“있지. 무명안.”
단순히 무명안의 힘은 아니었다.
무명안은 세계를 해석하고 모든 것을 읽어내는 눈이다.
“……무명안 말입니까?”
그것이 정보를 분석하고 필터링하는 역할까지 하지는 않는다.
세니아는 ‘업적을 포식하는 자’의 말을 떠올렸다.
-수많은 요소와 변수들을 고려하여, 칭호들을 배치하고 있을 것이다. 그 시간은 그야말로 찰나에 불과하다.
-그것이 가능하려면 정신력이 최소 300은 넘어야 한다. 김혁진은 정신력 스탯 300을 초과했는가?
다시 말해.
무명안과 김혁진의 정신력의 힘이라는 얘기였다.
“김혁진 플레이어.”
“왜?”
“당신은…….”
지금 본인의 정신력 스탯이 300을 초과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그 말을 하려다가 참았다.
중간에서 수호자의 말을 전하는 꼴이 되지 않는가.
“왜?”
“아니, 아무것도 아닙니다.”
어쨌든 김혁진은 무명안을 사용하여 ‘백성들의 염원’을 사용해 보기로 했다.
“체력적으로 지친 상태 아닙니까? 휴식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지치기는 했는데.”
김혁진이 씨익 웃었다.
그리고 문무왕 설명을 소리 내어 읽었다.
“문무왕은 태평성대를 이룩하였던 위대한 왕들이 대부분 가지게 되었던 칭호이기도 합니다.”
“갑자기 왜 다시 읽으십니까?”
“말하자면, 위대한 수호자쯤 되는 존재라면. 문무왕에 대해 알고 있을 확률이 높겠지.”
“…….”
“[업적을 포식하는 자]께서 수호력을 소모해서 유플렉스 던전을 붕괴시킨 것 같아. 그렇다면 연관관계가 있지 않겠어?”
체력적으로 힘들어도 그건 나중 문제다.
체력은 회복하면 되지만 기회는 놓치면 끝이다.
그래서 ‘백성들의 염원’을 사용했다.
이번에는 ‘무명안’과 더불어서.
무명안을 통해 조금 더 확실한 해석을 하고, 높아진 정신력을 토대로, 지금 김혁진이 반드시 들어야 할 ‘백성의 염원’을 가려낸다.
‘복잡하고 어지러워.’
그렇지만 할 수 있었다.
이미 한 번 배우고 써먹은 방식이다.
세니아는 김혁진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3분이 지났습니다.’
세니아에게는 3분.
그러나 김혁진에게는 찰나.
‘한 번 경험한 것을 제 것으로 체득하여 사용하는 것. 그것이 김혁진 플레이어가 여태까지 계속해서 해왔던 방식이지요.’
그리고 결국 김혁진은 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지키고 싶다.
-나는 불가능해.
분함이 느껴졌다.
-나는…… 할 수 없어.
-기적이 또 한 번 일어나 준다면…….
누군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그 ‘누군가’는 김혁진 자신을 정확히 떠올리고 있었다.
누군가의 염원이 보였다.
그 누군가는 김혁진 자신과 언젠가 마주쳤던 사람이 확실했다.
-누가 내 동생 괴롭혀?
그의 마음이 느껴졌다.
-내가 만약 거신 길드장처럼 강했다면.
-그 위대한 플레이어의 힘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을 텐데.
그의 의식 세계 속.
거대한 벽도 보였다.
그의 의식은 김혁진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었다.
자신 따위는 아무리 노력해도 발끝에도 미칠 수 없는 규격 외 인간.
김혁진의 호흡이 가빠졌다.
‘인제 그만.’
호칭 효과 사용을 중지했다.
이미 체력적으로 많이 지친 상태. 무명안과 더불어 칭호효과를 함께 운용하는 것은 꽤 힘들었다.
‘5초 정도…… 사용했나?’
현재 능력으로는 5초 정도가 한계인 것 같았다.
누군지는 알 것 같았다.
저번에 만났던 최현수라는 사람인 것 같았다.
검은 나비의 길드장이라고 했던가.
이탈리아의 검은 나비와 이름이 같아서 쉽게 기억이 났다.
‘어디에 있지?’
심증은 있다.
아마 신촌 어딘가에 있을 확률이 높았다.
‘심증만으로는 움직일 수 없어.’
어쩌면 기회는 한 번뿐일 수도 있다.
그리고 김혁진은 이 ‘염원’을 들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최현수의 의식과 염원을 느꼈다.
그가 동생을 지키고 싶어 하는 마음이 전해졌다.
김혁진은 그 마음을 절절히 공감했다.
‘찾아야 해.’
김혁진이 용돌이를 불렀다.
“용돌이.”
“응.”
TV 속에서 용돌이가 튀어나왔다.
이런 식의 이동은 금지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또 이랬다가는 누나나 엄마가 까무러치게 놀랄 테니까.
“복기분석시 사용할 거야. 그리고 그걸 너한테 공유할 거야.”
“응. 용돌이는 뭘 하면 돼? 김다롱은 못하는 거지?”
“한 남자가 보일 건데, 그 남자의 위치를 찾아. 찾을 수 있지?”
“위치를 특정해주면 좋겠어. 지구 차원 전체를 뒤지는 건 힘들잖아.”
“한국 서버. 아마도 신촌 일대. 일단 이곳을 집중적으로 찾아.”
* * *
최현수는 자신이 죽었다고 생각했다.
똑같은 기적이 또 일어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으니까.
“김혁진 씨. 당신이군요.”
김혁진이 뒤를 힐끗 쳐다봤다.
크게 다치기는 했지만, 생명에 지장은 없어 보였다.
“용돌이. 치료해.”
“알았어.”
용돌이는 최현수를 향해 치유마법을 사용했다.
독마녀 천수지가 김혁진을 발견했다.
“당신이 여길 어떻게?”
“설명은 나중에 하죠.”
김혁진이 눈앞의 NPC를 쳐다봤다.
‘마탑…… 소속?’
마탑의 기운이 느껴지기는 했다.
남자였다.
남자의 눈에는 살기가 번뜩이고 있었다.
손에는 마나가 소용돌이 형상을 이루며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 마나의 양과 질이 심상치 않았다.
“너는 또 뭐야?”
“…….”
마나의 양과 질이 심상치는 않지만, 그게 위협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았다.
‘노아를 상대한 직후라 그런가.’
노아보다는 확실히 약해 보였다.
“마탑 소속 마법사인가?”
“네가 마탑을 알아?”
남자의 눈이 번뜩였다.
혀로 입술을 핥으며 김혁진을 쳐다보았다.
남자는 김혁진의 상태를 정확하게 읽어냈다.
“가진바 마나가 꽤 정순하고 강력하군. 정상인 상태에서 싸웠다면 힘들었을 수도 있겠어.”
“내가 지쳤다는 게 읽었나 보네.”
“그래. 너는 인간 아닌가?”
남자가 고개를 갸웃했다.
“지구 차원에 너 정도의 인간이 있다니. 의외로군.”
천수지는 은근슬쩍 뒤로 빠졌다.
‘김혁진이 독보적인 강자인 건 확실해.’
그렇지만 저 남자를 상대하기에는 힘들어 보였다.
저 남자는 규격 외 존재였다.
플레이어들이 상대할 수 없는 마법사.
김혁진 혼자서는 상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원이 필요해.’
김혁진이 진작에 동료로 섭외한 독인 정창인에게 위치를 전송했다.
한국의 내로라하는 플레이어들이 이쪽으로 향할 것이다.
태극방패와 날개.
그리고 거신길드원들이 이곳에 도착한다면 승산이 있으리라고 봤다.
‘김혁진 씨. 조금만 버텨주세요.’
천수지가 보는 김혁진은 그 누구보다 강한 플레이어였다.
김혁진이라면, 저 남자를 상대로 이기지는 못하더라도, 시간을 끌 수는 있을 것이다.
김혁진이 말했다.
“왜 너는 살육에 그렇게 목말라 있는 거지?”
“나는 그렇게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렇게 태어났다?”
“사자가 사슴을 잡아먹는 것에 이유가 있는가?”
“이유가 있지. 배가 고프다는 이유. 사자는 이유 없이 사슴을 사냥하지 않아.”
“그렇다면 나도 배가 고프다는 거로 하지.”
김혁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살육에 미친 놈이야.’
작정했다.
저놈을 이곳에서 죽이기로.
“확실히, 지금 내 상태로는 네놈과 상대하기는 버거울 수도 있어.”
“자기 객관화가 비교적 잘 되었구나. 스스로 무덤에 찾아온 것이 기특하니, 괴롭지 않게 죽여주마.”
남자가 마나를 끌어 올렸다.
아까보다 더욱 흉폭한 마나가 끓어 올랐다.
김혁진 주변의 독무가 불타올랐다.
증기가 되어 없어졌고, 주변은 삽시간에 뜨겁게 달아올랐다.
천수지가 몇 걸음 뒷걸음질 쳤다.
‘뜨, 뜨거워.’
그러나 김혁진은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았다.
김혁진은 그다지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 같았다.
그 모습에,
남자는 만족한 것 같았다.
남자가 씨익 웃으며 손을 뻗었다.
손에는 거대한 마법진이 생성되었다.
마법진 속에서 무엇인가가 꿈틀거리며 기어 나왔다.
입을 크게 벌린 하얀색 큰 뱀이었다.
그 뱀은 빛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눈은 붉은색이었다.
남자가 명령어를 읊었다.
“잡아먹어라.”
마법진 속에서 거대한 뱀이, 화살이 쏘아지듯 뛰쳐나와 아가리를 벌리고 날아들었다.
“말했잖아. 지금 상태로는 상대하기 어렵다고.”
그럼 그 상태를 바꾸면 된다.
자신을 향해 날아드는 뱀의 아가리를 향해 손을 뻗었다.
마치 스스로 먹이가 되려는 것처럼 보였다.
“어리석은 놈!”
팟!
빛이 뿜어져 나왔다.
파스스스-
그와 동시에 마법으로 소환해낸 뱀이 먼지 날리듯 흩어졌다.
순간.
남자는 크게 당황했다.
“뭐, 뭐지?”
김혁진이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갔다.
“내가 전에 가지고 있던 칭호가 뭔지 알아?”
“…….”
남자는 위기감을 느꼈다.
‘달라졌다.’
기세가 달라졌다.
아까와는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다.
‘뭐지?’
남자는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내가 전에 갖고 있던 칭호가 [마탑 사냥꾼]이야.”
“뭐, 뭐라고?”
그리고 김혁진이 한 마디를 더했다.
“지금 내가 가진 칭호가 [대적하는 영웅]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