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ine Digger Gutter Slime RAW novel - Chapter 42
42. 돌도 씹어 먹는.
“너희가 그렇게 먹어보라고 해서 샀다. . 줄여서 독젤슬. 오랜만에 수강 신청하는 기분 느꼈잖아. 이거 하나에 5,000원. 배송료까지 하면 7,500원이야. 챌린지 음식이 하나같이 창렬한 거는 아는데 너무한 거 아니냐? 이 돈이면 젤리를 토할 때까지 먹겠다.”
―
“맛을 표현할 수가 없다고? 책을 안 읽으니까 어휘력이 부족한 거잖아. 아니면 당첨도 아니면서 뻥 치는 거라니까? 내가 아주 머리에 꽂히도록 표현해줄 테니까 귀 후벼파고 잘 들어. 으아악!!!”
스트리머는 갑자기 비명을 지르더니 책상에 머리를 막았다.
손에서 이 굴러떨어진다.
-???
-왜 저럼?
-먹기 싫어서 쇼하는 거 아님?
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입만 뻐끔거린다.
-찐인 거 같은데?
-119 불러야 하는 거 아님?
겨우 고개를 든 스트리머의 얼굴에서 식은땀이 뚝뚝 떨어진다.
“옆구리 안쪽을 칼로 찢는 거 같은데···. 아 씨. 어떻게 알 걷어차인 것보다 더 아프냐.”
-지금 빨리 119 불러라. 그거 요로 결석이다.
“으어억···!!!”
스트리머는 몸을 웅크린 채 119에 전화를 걸었다.
통화를 마치고 끙끙대던 그는 갑자기 책상 위를 구르는 독젤슬을 입에 넣었다.
-그걸 왜 먹어!
한참을 우물우물 씹더니 멍청해 보이는 웃음을 흘리기 시작했다.
“으헤헤···.”
-이거 진짜 쇼 아님?
얼마 지나지 않아 구급대원이 도착하여 쇼가 아님이 증명됐다.
-몇 시간 뒤.-
“쇼 아니었냐는 말이 있는데 쇼로 진짜 구급대원을 부르겠어? 요즘 장난 전화 처벌 장난 아니라고. 여기 진료비 명세서. 이제 믿지? 진짜 죽는 줄 알았네. 요로 결석이 아프다는 말은 들어봤거든? 그래봐야 얼마나 아프겠냐고 생각했는데 진짜 죽는다니까. 신발에 돌멩이만 들어가도 엄청 아프잖아. 그게 몸에 들어갔다고 생각해봐. 진짜 미치도록 아프지.”
―
“갑자기 독젤슬을 왜 먹었냐고? 진짜 정신이 없었는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더라. 정신을 다른 곳으로 돌리면 조금은 아픔이 가시지 않을까. 어디 다쳤을 때 괜히 의식하면 더 아파지잖아? 아픔 참을 때 이를 꽉 깨무는 거. 정신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거거든? 그래서 미각에 강한 충격을 주면 덜 아프지 않을까 싶어서 입에 넣었지. 근데 입 안쪽에서 폭발하면서 전신의 신경이 전부 혀로 모이더라. 맛 설명? 와···.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겠는데···. 어휘력이 부족하다고? 아, 씨. 진짜 말로는 표현이 안 된다니까? 반전해 미식계에 투신한 크툴루 맛? 백문이 불여일견? 야···. 이걸 또 그 틈에 땄어? 아헤가···. 야, 씨. 박제됐으니까 포기하라고? 씹ㅂ.”
―
“은 진짜 집에 하나는 둬야 해. 내가 이런 말을 하는 이유가 있으니까 들어. 보통 돌이 작으면 약 몇 가지 주고 물을 많이 마시라는 말을 하거든? 그런데 나는 신장에도 꽤 커다란 돌이 있어서 체외충격파쇄석술을 받기로 했어. 다행히 오늘 된다고 해서 기다렸지.
몇 시간 기다려서 겨우 기계에 누웠어.
그런데 의사가 신장에서 돌을 못 찾는 거야.
와···. 진짜 식겁했잖아.
신장에 없으면 그 돌이 어디에 갔겠어? 아래로 내려갔다는 거잖아.
하나만으로 그렇게 미칠 듯이 아팠는데 여러 개가 안쪽을 긁어대 봐.
게다가 신장에 있던 돌은 진짜 이만했거든.
뻥 아니야. 진짜 이만했다니까?
그런 게 몸 안쪽을 찢어놓으면 차라리 그냥 죽지.
결국 정밀 검사 받았거든?
그런데 돌을 아무리 찾아도 없어.
아무런 이유도 없이 돌이 사라지는 건 말이 안 되거든.
의사가 오기 전에 무슨 연금약 먹은 거 없냐고 묻는데 딱 떠올랐지.
우리 비슷한 이야기 들은 적 없어?
들었잖아.
먹으면 혈관에 쌓인 콜레스테롤 덩어리를 없애주는 젤리 이야기.
순한 놈이 지방을 없애주는데 독한 놈은 돌도 없애주지 않겠어?
은 적어도 하나 집에 둬야 한다.
인정?”
***
그래. 우리 .
태어나고 한 달도 안 지났으니까 돌도 씹어 먹을 나이지.
, , 은 구충제처럼 일정 주기로 하나씩 집어 먹어야 한다는 글도 있다.
1년에 하나씩만 먹는다고 해도 확정적으로 5천만 개씩 팔리는 거야? 시장이 전 세계로 커지면 60억 개씩 팔리는 거야?
1년 매출이 기본으로 수십조 원이 되겠네.
노려라, 세계 최고의 부자!
당연히 무리다. , , 의 생산에만 집중한다고 해도 1년에 180억 개를 제조하는 거다.
아무리 공순이와 공돌이가 도와주고 [증식] 스킬이 있더라도 하루에 5천만 개에 가까운 을 생산하는 건 무리다. 우리가 무슨 개복치도 아니고.
결석 치료라.
은 반짝하고 사라질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스테디셀러가 될 것 같다.
한국에서만이 아니라 전 세계의 스테디셀러가.
결석 파쇄기 꽤 비싸지 않나?
슬슬 암살자가 와도 이상하지 않겠다.
비뇨기과 의사가 방광 내시경 들고 습격하는 거 아니야?
그렇지만 내 이 너무 뛰어난 건 내 잘못이 아니잖아.
띠링.
[SSS급헌터 : 물건 받았냐?나 : ?
SSS급헌터 : 곧 도착할 테니까 받아서 둬라.
나 : 뭔데?
SSS급헌터 : 액막이.
나 : 뜬금없네.
SSS급헌터 : 전부터 보낼 생각은 있었는데 이제야 손에 들어왔다.
나 : 어머님께는 보냈고?
SSS급헌터 : 어.
나 : 그렇다면야.
나 : 땡큐.
SSS급헌터 : 제대로 장식해둬라.
나 : K.]
석류를 통째로 입에 던져 넣으며 TV를 보고 있자 기수가 보냈다는 선물이 도착했다.
뭔가 웃기게 생긴 장식물이다.
액막이라.
이미 저주가 체내에 똬리 텄는데 인제 와서 액막이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은데.
이런 건 마음이 중요한 거니까.
구하기 힘들었다는 거 보면 이거 아티팩트인가?
아티팩트는 현대 기술로 재현할 엄두가 나지 않는 물건.
현대 기술로 만들 수 없는 물건.
그리고 현대 기술로 만들 수는 있는데 채산성이 낮아 만들지 않는 경우도 아티팩트라고 부른다.
주로 던전에서 발견되는데 연금술사가 만든 물건도 아티팩트가 될 수 있다.
내가 만드는 도 아티팩트에 가깝다.
나를 제외한 누구도 재현할 수 없으니까.
지금이야 내가 대량으로 생산하니까 아티팩트 취급을 안 받지, 내가 죽으면 남은 은 전부 아티팩트 취급받을 거다.
내가 만드는 조차 아티팩트 취급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 아티팩트라고 해서 반드시 엄청난 가치를 지니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물을 넣으면 잉크가 나오는 펜은 아티팩트지만, 굳이 그걸 만들려고 하지는 않으니까.
먹어볼까?
아티팩트를 먹으면 레벨이 꽤 오를 것 같은데.
그러고 보니 기수가 준 붉은 깃털도 먹었지.
이 됐다가 어디 쓰레기통에 들어가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땅에 묻혔을 거다.
이 웃기게 생긴 장식물도 같은 운명을 맞이하게 할까?
관두자.
다음에 기수가 놀러 왔을 때 없어진 거 알면 삐친다.
야, 머리 2.
왜 머리 1.
이왕 아티팩트 이야기 나온 김에 명품 베개를 만들어 보자.
내가 죽은 뒤에 남더라도 쓰레기 취급받는 대신 복제할 수 없다는 사실에 아쉬움을 느끼도록.
네 아이큐 100.
내 아이큐 100.
둘이 합쳐 200의 아이큐로 멋들어진 베개를 만들자고.
오케이.
머리를 맞대고 듀얼코어로 고민했다.
그 결과 1+1=1을 달성했다.
-베면 잠이 솔솔 오는 슬라임. 누워서 무엇인가를 볼 때는 사용하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심플 이즈 베스트.
3대 욕구 가운데 수면욕을 노리고 만든 물건답게 수면욕을 자극하는데 모든 역량을 쏟아부었다.
그렇다고 특별한 점이 전혀 없지는 않다.
1. 세탁 불필요.
머리카락, 때, 진드기 가리지 않고 몽땅 먹어 치운다.
2. 잠이 솔솔 오는 향기 첨가.
숙면에 좋다는 향기가 몇 가지 있는데 나 나름대로 혼합해서 넣었다.
3. 에너지 회복.
열, 빛, 전기, 마나 기타 등등의 에너지를 흡수하니까 색이 탁해졌다 싶으면 전자레인지에 넣거나 냄비에 넣고 끓이면 된다.
전등 빛, 체온, 단백질, 기름 섭취로도 수명은 늘어나니까 그렇게 자주 할 필요는 없다.
4. 압축 기능.
이게 가장 특별하다면 특별한 기능. 단단한 베개를 선호하는 사람이 있고 푹신한 베개를 선호하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넣은 기능이다. 기본적으로 다른 물건에는 붙지 않지만, 끼리는 붙는다. 반으로 접으면 손으로 떼어내기 전에는 접힌 상태로 유지된다. 게다가 접으면 접을수록 베개가 단단해진다. 단단해지면 모양도 유지돼서 둘둘 말아 목베개로 사용해도 된다.
여러 번 접으면 상당히 작아져 여행 갈 때 편하게 가지고 다닐 수 있는 것은 덤이다.
부피와 단단함 두 가지 모두 챙기고 싶다면 베개 여러 개를 사서 합치면 된다.
음···.
심플 이즈 베스트라고 해놓고서는 별로 간단하지 않은 것 같은데?
갑자기 불안해졌다.
명품을 만들겠다고 힘을 너무 많이 준 것 같기도 하고.
내 생각이 오히려 이 베개에 한계를 정해줘 버린 것 같기도 하고.
내가 괜히 여러 가지를 정해놓는 대신 자유도를 높이는 편이 더 잘 나가지 않을까?
도 엄청 좋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안 팔렸다.
저번에 스파이를 으로 잡았는데 여전히 재고가 안 없어진다.
이것도 그렇게 되는 건 아니겠지?
뭐···. 안 팔리면 새로 만들면 되지.
지금 통장을 보면 9,999번은 실패해도 괜찮을 정도의 돈이 있으니까.
***
박태양 상담사에게서 전화가 왔다.
간단한 인사 뒤에 본론이 나왔다.
-미국의 모든 주에서 을 사고 싶다는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모든 주에서 요구하는 건 조금 놀랍네요.”
뉴욕에 풀면 다른 주에서도 을 요구하겠다고 생각은 했다.
뉴욕 정도라면 찾아가서 살 수도 있으니까.
한 번도 안 쓴 사람은 많아도 한 번만 사용하는 사람은 없는 게 이니까.
무좀이야 미국 쪽에도 많고.
미국 쪽은 실내에서 신발을 신고 생활하는 문화다.
으로 체감하는 변화가 우리나라 사람들보다 더하면 더 했지 부족할 리가 없다.
하지만 모든 주에서 동시에 요구하는 건 예상을 벗어났다.
미국은 주마다 법이 다를 정도로 따로 놀기로 유명하니까.
“무슨 슈퍼스타가 사용하기라도 했나요?”
-스타들이 사용했다고 해도 좋습니다.
“성나무에서 유행이라도 해요?”
-미식축구 대학 리그에서 뉴욕의 두 팀이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승리를 쓸어 담고 있습니다. 그게 덕분이라는 사실이 퍼졌습니다.
미식축구?
잘은 몰라도 미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스포츠라는 사실만은 안다.
“도핑하고 핑계 대는 거 아니고요?”
을 낀다고 달리기 속도가 3배로 빨라지거나, 뿌리 깊은 나무처럼 모든 충돌을 튕겨낸다거나, 초록색 근육 괴물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증명됐을 텐데?
은 뛰어나다.
아무리 그래도 신발 깔창 하나 바꾼다고 경기력이 폭발할 리가.
US오픈에서 타이틀을 딴 양건우는 발의 부상이 고질적인 문제였다. 그 문제가 해결됐기에 경기력을 좋아졌다.
을 신발에 넣었다고 팀 두 개의 경기력이 폭증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설마 두 팀의 모든 선수가 발에 부상이 있을 리는 없잖아.
만약 그렇다면 깔창을 바꿀 때가 아니라 감독에서 의료진까지 싹 다 갈아치워야지.
박태양 상담사는 내 의문에 답을 내놓았다.
“하···.”
헛웃음이 나왔다.
내가 미식축구를 그렇게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꽤 그럴듯했다.
은 아래로 기어 내려가더니.
도 결국 위로 기어 올라갔구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