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111)
올 힘 마법사 111화
“그럼 ‘루인과 아이들’은 어때?”
“제이슨.”
“괜찮지? 이름 죽이지?”
“아무래도 너에게 이름 짓는 재능 은 없는 것 같은데, 네 생각은 어 때?”
“……흠흠. 알았어. 조금만 더 기다 려 봐.”
제이슨 데이먼.
그는, 본격적으로 ‘팀 이름’ 짓기에 몰두했다.
그동안 제시된 이름은 수도 없이 많다.
아르델의 수호자들, 루인과 아이들, 루인의 친구들, 16살의 나이라는 공 통점으로 작명된 식스틴 메이지 등 둥.
“웩. 토 나와.”
스트랑이 구토 중세를 일으킬 만 큼, 입 밖으로 꺼내기도 민망한 유 치한 이름들의 연속이었지만.
제이슨은 포기하지 않았다.
평소에 공부를 이렇게 했으면 얼마 나 좋았을까 싶을 정도로, 도서관을 들락거리며 노트에 무언가를 빼곡하 게 적어갔다.
그러기를 이틀.
피로에 찌든 퀭한 눈으로 교정을 거닐던 제이슨이, 무언가 떠오른 듯 갑자기 손뼉을 치며 소리 질렀다.
“오오! 이거야! 이번엔 진짜야!”
“또 뭔데?
“팀 이름 말이야! ‘앙그라 아지 안
티스’ 어때?”
나와 스트랑이 동시에 눈살을 찌푸 렸다.
“……뭐야, 그게.”
“머리 셋 달린 전설적인 드래곤 이 름이잖아. 첫째는 앙그라, 둘째는 아 지, 셋째는 안티스.”
앙그라 아지 안티스.
머리 셋 달린 용으로, 동시에 세 가지 브레스를 뿜으며 세상을 멸망 시켰다는 악룡.
말 그대로 ‘전설’ 속에나 등장하는
드래곤이다.
실재했는지는 그 누구도 모르지만, 원래 이렇게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 려오는 전설 속 이야기들에 사람들 은 흥분하는 법.
제이슨이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너, 나, 그리고 한슨. 우리도 딱 세 명이잖아! 어때? 이름 좋지 않 아?”
“글쎄. 나는 잘 모르겠는데.”
“왜? 무려 전설 속 드래곤의 이름 이라고! 악룡이라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지만, 엄청 멋지잖아? 줄여서 ‘팀 A-A-A’!’
“AAA는 괜찮다. 뜻만 좀 다르게 해서.”
“다르게? 어떻게?”
“네 남은 성적이 모두 ‘A’를 받길 기원하는 마음에서……. ‘AAA’ 어 때?”
“야! 루인!”
“푸흡.”
어쨌든, 이렇게 팀명이 결정되었다.
AAA.
풀 네임은, Apex Area Ardell.
굳이 의미를 부여해 보자면, 아르 델이 ‘정점’에 오르기를 바란다는
뜻이랄까.
구성된 팀원이라고 해봐야, 제이슨 과 한슨, 그리고 나.
이렇게 세 명이 전부였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팀 AAA? 그게 뭔데?”
“후후, 루인을 필두로 만들어진 일 종의 ‘무력단체’랄까.”
“……무력단체? 그게 뭐야? 루인이 졸업 후에 마법사들을 모으는 거
야?”
“마법사뿐만 아니라, 기사도 모으 지. 일전에 봤지? 그 유명한 수련기 사 말티브 게겐을 단칼에 찔러 버린 평민 기사. 그 친구도 같은 팀이야.”
“오오! 대단하다!”
폴드렌의 수련기사들이 아카데미를 떠나고, 졸업생 선배들도 아카데미 를 떠났다.
북적이던 아카데미 교정이 텅 빈 것처럼 썰렁해 보였지만,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예전보다 훨씬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바로 ‘AAA’ 때문이다.
“나와 한슨은 졸업 후에 루인을 따 라 아르델로 갈 거야.”
“아르델에? 거긴 왜?”
“내 실력으로는 어차피 대단한 곳 에 영입되기는 글렀고……. 루인 따 라 아르델에서 일해보려고. 알잖아? 루인이라면, 뭔가 대단한 걸 해낼 것 같거든.”
돈을 많이 주는 것도 아니고.
유명한 대마법사가 있는 것도 아니 다.
지금의 아르델은, 마법사들이 모든
것을 포기하고 내려갈 만한 매력이 전혀 없다.
하지만 ‘루인 아르델’이라는 이름 하나로, 동기들 사이에서는 ‘믿고 인생을 걸어볼 만한’ 신뢰가 생기게 된 것이다.
“나도! 나도 들어갈래.”
“안 돼. AAA는, 이름에서 느껴지 듯이 최정예 팀이라 아무나 받아줄 수는 없거든.”
“나는 제이슨 너보다 성적도 좋은 데?”
“……흠흠. 아무튼, 아무나 받아줄 수는 없다고. 루인에게 직접 면접을
봐야 해.”
평소에 나를 믿고 따르던 동기 중 대다수가 아르델에 내려가기를 희망 했다.
이번에 ‘게리힐’들과의 전면전이 기폭제가 되었는데.
그렇게나 꿈꾸던 ‘수석 궁정 마법 사’의 실체가, 실제로는 권력자들의 이기심이 만들어낸 허상에 불과하 며.
참으로 별 볼 일 없다는 것을 두 눈으로 직접 보고 느낀 것이다.
거기다, 학장님께서 내게 말씀해 주신 ‘소문’ 역시 한몫했다.
“루인은 적어도 게리힐처럼 우리를 무시하거나 이용하려 들지는 않을 텐데. 그렇지?”
“맞아. 그리고 우리 아버지가 그러 셨는데……. 요즘 수도 돌아가는 분 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하셨어.”
“너도 들었어? 우리 아버지도 그러 셨는데. 당장 루인과 친해지라고.”
아르델의 차기 가주가 성인이 되는 바로 내년.
게리힐은 몰락하고, 다음은 ‘아르 델’이 모든 것을 차지하게 될 것.
“아르델의 재정 상황이 상당히 좋 아졌데. 들리는 얘기로는 아르델이 에잇-레이크와 거래를 열었다던 데?”
“제국의 그 해양 무역도시 에잇-레이크? 그게 정말이야?”
“웅. 나도 들은 얘기일 뿐이지만, 거의 확실해.”
“세상에……. 그럼 아르델이 커지 는 거야? 그 시골 촌구석이?”
“그렇겠지. 쌍둥이 왕자님들이 아 르델을 팍팍 밀어주겠다고 약속하기 도 하셨고……. 또 하나 더. 우리 아버지가 수도에서 병사들 작전 관
리를 하시거든? 근데, 조만간 기사 200명, 병사 3,000명의 대대적인 남 쪽 토벌 계획도 잡혀 있대.”
“왜? 갑자기 무슨 토벌?”
“아르델이 영토를 확장하려나 봐.”
“……와. 대박.”
에잇-레이크와 아르델이 체결한 거래.
대대적인 남쪽 토벌 계획 같은 구 체적인 결과물들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하자, 이는 뒤숭숭하 던 아카데미 분위기를 완벽하게 잠 재울 결정타나 다름없었다.
“루인.”
“.어?”
“예전에 너 욕하고 다녔던 건 미 안……. 그때는 나도 분위기에 휩쓸 려서……. 하하, 너는 마음이 넓으니 까 이해해 줄 거지?”
“그래서 본론이 뭐야?”
“아, 응. 그게……. 네가 만든다는 ‘AAA’ 말이야. 혹시, 내 자리도 있 을까?”
처음 아카데미 대표가 되었을 때, 대제전에서 우승한 직후에 내게 쏟
아지던 부정적인 시선들은 모두 사 라지고.
이제는 너나 할 것 없이 내 곁에 붙으려고 노력했다.
역사가 바뀐다.
다음 권력의 물결이 바뀌게 되니, 아주 자연스러운 흐름이리라.
다만.
“없어. 네 자리.”
나는, 아무나 받아들일 생각이 없 다.
♦ ♦ ♦
2학기의 중요 수업 일정 중 하나 는, 바로 수도 견학이다.
마법 학교 학생들이 수도를 ‘견학’ 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마법사의 탑과 궁정 마법사들 때문이다.
마법사의 탑이야 말할 것도 없는, 그 나라 마법사의 핵심이고.
궁정 마법사는, 귀족 출신 마법사 라면 모두가 염원하는 꿈의 직장이 다.
왕실 인장이 그려진 로브를 걸치
고, 고귀하게 궁정을 거니는 궁정 마법사는 ‘부와 권력’의 상징이니까.
직접 마탑과 왕궁에 들려 현직 마 법사들의 모습을 직접 두 눈으로 보 고 느끼는, 일종의 ‘현장 체험학습’ 개념이랄까.
그래.
수업 목표는 좋다.
하지만, 언제나 ‘목표만’ 좋아서 문 제다.
“별로 내키지는 않지만……
학장님 역시, 본 수업을 그다지 좋 게 보지는 않으셨다.
수도에 가봐야 배울 것이라고는 딱 히 없고, 오히려 마법사들의 ‘화려 함’에만 잔뜩 취해 버릴 것이 분명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수업은 학장님이 학생 이던 시절보다 훨씬 더 오래전부터 반복되어오던 수업인지라 마음대로 취소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고.
“오오! 우리가 마탑에 들어가 볼 수 있다니!”
“궁정 마법사……! 으으, 멋있을 것 같아!”
최근 자킬 게리힐 때문에 궁정 마 법사의 권위가 상당히 떨어지기는
했지만, 본 수업만을 기다리고 있는 학생도 상당히 많은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다.
물론 내 입장에서도, 썩 내키는 수 업은 아니다.
“조르쉬 게리힐? 드디어 그놈 상판 을 보겠군.”
“……그러게나 말이다.”
스트랑의 말처럼, ‘적진’에 들어가 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마법사의 왕인, 염왕 ‘테론’으로부 터 모든 권한을 위임받아 레디안 왕 국의 마탑을 이끄는 최고위원이자.
모든 궁정 마법사들을 제 발아래에
두고 있는 왕국의 수호자.
‘조르쉬 게리힐’의 입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셈이다.
나는 수도로 향하는 ‘마나 열차’에 올라 스트랑과 나란히 앉았다.
“어떻게 할 생각이야?”
“뭘 어떻게 해? 무작정 찾아가서 주먹부터 날릴 수도 없는데.”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도 없잖 아.”
“맞아. 그•러니까 대비하고 있어야 지.”
“••••••대비?”
“응. 기습이 있을 거야. 분명.”
그래.
분명, 나를 공격해 올 것이다.
본인이 직접 나서지는 못할 테니, 용병을 고용하던, 가문의 다른 마법 사에게 암살을 사주하던.
무슨 수를 쓸 것이 분명하다.
스트랑이 물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이번 수도 견학. 조르쉬 게리힐이 나를 처리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거 든.”
아카데미는, 마나 수호령들이 지키
고 있다.
마나 수호령은 단순한 가디언이 아 니다.
‘맹약’과 ‘수호’, ‘처단’.
세 가지 키워드로 소환된 마나 수 호령은, 평범한 방식으로는 절대 파 괴가 불가능한 무적의 방패다.
즉, 아카데미 안에서 나를 노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내가 아카데미 밖으로 나왔을 때를 노려야 하는데…….
그건 바로, 졸업하기 전.
지금이 딱 적기이지 않은가?
스트랑이 어울리지 않게 얼굴을 꾸 깃꾸깃 구기고는 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건 그렇군. 조르쉬 게리힐이라 는 녀석은 강한가?”
“글쎄.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학장 님과 같은 경지인 7클래스 마법사라 고 하는데……. 정확히는 몰라. 본 적이 있어야지.”
“7클래스? 흥! 내 예전 몸 상태라 면 손가락 하나만으로 눌러 죽일 만 한 귀여운 수준이군.”
“그럼 지금은?”
“……시끄러.”
예전, 드라카와 함께 다니던 시절 의 스트랑이 얼마나 강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7클래스는 결코 우습게 볼 수준이 아니다.
인간이 닿을 수 있는 최종 경지나 다름없으니까.
같은 7클래스 마법사인 티리온 이 그니트 학장님의 경우.
《??? ????>
《???》
(???)
《아직은 열람할 수 없습니다.》
플레이어의 눈으로 그 어떤 정보도 확인할 수 없다.
나와의 수준 차이가 여실히 드러나 는 것이다.
그렇기에, 최악의 상황도 함께 대 비해야 한다.
‘만약, 조르쉬 게리힐이 나를 직접 노린다면?’
용병이나, 부하를 쓰는 것이 아니 라.
조르쉬 게리힐이 나를 직접 공격해
온다면, 내가 이길 가능성은 현저하 게 낮아진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던 그때.
[이번 내리실 역은 ‘디 레디안.’ 레 디안 왕국의 수도입니다.]“도착이다!”
수도에 도착했다.
열차 밖으로 발을 딛고 둘러본 ‘디 레디안’은, 가히 ‘레버다인의 축소 판’이라 불릴 만큼 화려함의 극치를
자랑했다.
약소국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내 실은 없고 겉만 번지르르한 화려함 이랄까.
명색이 수도는 첫 방문인데, 첫인 상부터 그리 좋지 않다.
하지만, 이런저런 감흥에 빠질 틈 은 없었다.
“학장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역내에는, 수도에 도착하는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남자들이 있었기 때 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