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ghtiest Melee Magician RAW novel - Chapter (34)
올 힘 마법사 034화
딱밤 내기.
이 말의 파장은 꽤 대단했다.
“잠시만. 우리가 내일 오요타를 이 기면 세타 말키리가 너한테 딱밤을 맞는다는 거지?”
“응. 모두가 보는 앞에서.”
“미켈을 날려 버린 그 딱밤을?”
“ 맞아.”
“……무조건 이겨야겠네.”
전교생이 보았다.
아레나 홀의《대인 전투》시험장에 서 딱밤 한 방에 미켈을 날려 버리 던 그 모습을.
그걸 ‘오요타’에게 재현한다는데 미소가 지어지지 않을 수 없다.
거기다.
“그뿐만이 아니야. 내일 경기에서 이기면 오요타가 우리에게 사과하기 로 했어.”
“오요타가 우리에게 사과를 한다 고? 이거, 동기부여 제대로 되는
데.”
32개 학교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사과까지.
‘꼴카데미’에게 지기라도 하는 날 엔 오요타에겐 그야말로 굴욕적인 순간들일 것이다.
물론, 반대로 우리가 진다면.
‘내가 그 굴욕의 대상이 되겠지 만……
하지만, 나는 확신한다.
지금 이 분위기라면 반대로 기선제 압 ‘당해 버린’ 오요타를 상대로 충 분히 이길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또 하나 더.
“우리도 우리지만……. 루인, 너는 준비 잘했어? 너도 내일 개인전 있 잖아.”
“야. 걱정도 팔자다. 루인이야 당연 히 이기겠지.”
“큭큭. 그건 그렇지만.”
내일 있을, 나와 세타 말키리의 개 인전 대결.
《깃발 뺏기》.
각자의 둥에 부착하는 깃발을 먼저 뽑으면 승리하는 심플하면서도 실력 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정면 승 부
이것 역시 ‘압도적’으로 이겨야만 한다.
그래야 모두에게 제대로 각인시킬 수 있을 것이다.
여기 알테인에 모인 32개 학교 학 생들과 우승 후보로 손꼽히는 천재 중의 천재들에게.
절대 안심하지 말라고.
♦ ♦ ♦
《대제전》개막식의 날이 밝았다.
8년마다 돌아오는 《대제전》은, 검술계의 《소드 그랑프리》와 더불 어 대륙 전체에서 손꼽히는 두 개의 대회 중 하나다.
위의 대회에서 우승한 마법사와 기 사들은, 대륙 전체에 그 명성을 떨 치며 역사적인 인물이 되고는 했고.
이 역사의 중심에서 함께 호흡하고 싶은 사람들은 모두 알테인에 모여 들었다.
그래서일까.
“와, 사람들 좀 봐.”
“거리가 사람들로 꽉 차서 앞이 보 이지도 않을 지경인데.”
대회 시작 전부터 시끌시끌하던 알 테인 시내는, 대회를 감상하고 축제 를 즐기러 온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이른 새벽에 일어나 미리 경기장으 로 출발했음에도 이 정도 인파라면 개막식이 시작하는 오전은, 그야말 로 알테인은 포화 상태일 것이다.
“도착했다. 모두 내리도록.”
우리들을 태운 8인용 운송 마차가 멈춰섰다.
“와, 저기 좀 봐!”
눈 앞에 펼쳐진 것은, 수만 명은 거뜬히 수용할 만큼 거대한 원형 돔.
《알테인 스타디움》
실내 경기장이지만, 건축 당시부터 영구적인 소환 마법진과 환영 마법 진을 새겨넣어, 야외에서도 쉽게 구 현하기 힘든 각종 지형지물을 마음
대로 만들어낼 수 있는 곳.
심지어는 극한의 빙하지대와 뜨거 운 열사 지대까지 구현할 수 있는, 위대한 마도 문명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뿐만이 아니다.
“저기, 저건 인공 섬인가?”
이런 알테인 스타디움 앞에는, 인 공적으로 조성된 거대한 호수가 있 었는데, 그 중심에는 자그마한 인공 섬도 떠올라 있었다.
“맞아. 저기서 학생대표들의 배틀 로얄이 펼쳐져.”
“……엄청나네.”
멍하니 경기장 구경에 빠져있는 사 이, 하이델 교수님이 우리에게 다가 오셨다.
“이제 곧 관광객들 입장이 시작될 거다. 어서 대기실로 들어가자.”
“네.”
우리는 곧장 알테인 스타디움 1층 에 있는 대기실로 향했다.
대기실에서 학교 유니폼으로 갈아 입고,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몸을 풀며 기다리는 사이 창밖으로 는 일반 관광객들의 입장이 시작되 고 있었다.
잠시 후.
관광객들의 입장이 모두 끝났다는 방송이 흘러나왔고.
[개막식이 시작됩니다. 대기 중인 학생분들은 모두 행렬을 준비해 주 시기 바랍니다.]개막식이 시작한다는 방송이 들려 왔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 가자.”
개막식.
이는, 보름 동안 치러지는《대제 전》기간 중에서도 가장 큰 볼거리 를 자랑하는 날이다.
주최자가 개막을 선포하면, 32개의 문에서 각각 학교들이 깃발을 들고 스타디움 안으로 들어오는데 이 모 습이 무척이나 장관이기 때문이다.
우리 측 기수는 제이슨.
제이슨이 아카데미 인장인 작열하 는 번개 인장이 그려진 깃발을 들고 가장 선두에 서고.
그 뒤를 내가 선다.
내 뒤로 29명의 학생들이 줄지어 들어선다.
나는 학생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준비됐지?”
“ o ”
동기들의 얼굴에서는 묘한 긴장감 이 엿보였다.
하지만 고무적인 점은.
이 긴장감의 근원은, 두려움이 아 니라.
“다들 즐기자. 가서 우리가 얼마나 잘하는지 보여주자.”
“좋아!”
저기 모여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 게, 우리는 더 이상 꼴찌가 아니라 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었다.
그래.
이런 적당한 긴장감은, 좋은 윤활 제가 된다.
[입장 카운트 하겠습니다. 10 9…… 8…… 7……]나는 동기들을 향해 기분 좋게 웃 어 보이고는, 손뼉을 짝 치며 말했
다.
“출발!”
개막식이 시작되었다.
입장 사인과 동시에 원형 돔, 《알 테인 스타디움》의 32개 입구에서 는 각각 학교를 대표하는 31명의 학생들이 동시에 들어섰다.
도합 992명.
선두에선 기수들은 저마다 마법 학 교의 인장이 그려진 깃발을 드높이
세우며 당당히 걸어들어왔고, 하늘 에서는 쉼 없이 폭죽이 터져 오른 다.
“와아아아아!”
스타디움을 빼곡하게 가득 메운 인 파들은 제각기 응원하는 마법 학교 의 이름을 연호하기 시작했고.
“저기! 우리 학교 애들이다!”
“……그러네.”
이그니트 마법 아카데미를 응원하 는 학생들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루인!”
나는 우리를 응원하기 위해 달려온 학생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주었고, 벅차게 달아오르는 가슴을 진정시키 기 위해 크게 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약 10분간 진행된 행렬은 스타디움을 한 바퀴 크게 도는 것으 로 끝이 났으며, 어느새 알테인 스 타디움 중심에 32개 학교 학생들이 한 자리 모여들었다.
공교롭게도.
“팔은 좀 괜찮아?”
내 바로 옆에는 세타 말키리가 서 있었다.
세타 말키리는 어제 일이 떠올랐는 지, 눈을 질끈 감으며 잔뜩 분에 찬 얼굴로 말했다.
“어제는 너무 방심했다.”
아, 그러세요.
어째 그런 삼류 악당 같은 대사는 변화가 없는 걸까.
세타는 다짐이라도 하듯 이를 갈며 말했다.
“어제는 방심했지만, 오늘은 절대
방심하지 않을 거다. 기대하라고.”
“그래. 최대한 열심히 해. 나중에 괜히 허튼소리 하지 말고.”
“우리 내기는 잊지 않았겠지?”
“물론. 네 그 잘난 면상, 남들 앞 에서 제대로 구겨주지.’’
비단 우리뿐만이 아니다.
본격적인 대회가 시작되었기 때문 일까.
분위기는 묘하게 날이 서 있었다.
각각의 학교는 보이지 않는 신경전 을 벌이고 있었고, 관중석에선 들리
지 않겠지만 크고 작은 언쟁도 일어 나고 있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여유롭게 웃고 있 었지만.
이제야 진짜 ‘경쟁’이 시작되었다 는 것을 실감하는 것이다.
내가 가장 먼저 주목한 곳은.
‘저 남자가……
매해 마법 제전에서 우승한 라이나 크 마병 양성소의 가장 선두에 서 있는 남자.
‘둠 프라임.’
광휘의 검을 휘두르는 마검사.
그는 그 명성에 걸맞게 허리춤에 번쩍이는 검을 달고 있었다.
자신의 능력을 대표하는 ‘아티팩 트’가 허용되는 대회인 만큼, 가지 고 있는 모든 것을 활용하겠다는 의 지였다.
“둠! 둠! 둠!”
그는 긴장감이라곤 조금도 없는 무 덤덤한 얼굴로 자신을 향해 쏟아지 는 환호를 받아내고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 내가 계속 이기게 된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부딪히게 될 남자다.
이런 둠 프라임에게서 시선을 떼어 내던 그때.
‘••••••응?’
누군가의 진한 시선을 느껴 고개를 돌렸다.
아는 얼굴이다.
아이린 프리우스.
그녀는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한마디 물었 다.
“원래 사고를 치고 다니는 스타일 이신가 봐요?”
“……사고요? 무슨 의미시죠?”
“어제 말이에요. 모두가 보는 앞에 서 굳이 도움 될 것이 없는 무모한 도발이나 하고.”
아, 비밀병기라고 했던 것 말이군.
나는 콧등을 긁적이며 말했다.
“그거, 일부러 한 건데요.”
“•…”네?”
“일부러 한 거라고요. 제 소개를 해야 하니까.”
그러자 아이린은 당최 나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
했다.
“또, 밤에는 오요타 숙소에 쳐들어 가서 엎어놓으셨다면서요?”
“응? 그건 어떻게 아셨어요?”
“알테인은 좁으니까요. 아마 지금 쯤 모르는 학교가 없을걸요?”
발 없는 말이 가장 빠르다더니.
벌써 소문이 퍼진 거냐.
“홈홈. 엎어 놓은 건 아니고요. 저 는 대화를 하고 싶었을 뿐인데.”
나는 궁색한 변명을 하며 어깨를 으쓱였다.
그러자 아이린 프리우스는 나를 물 끄러미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
“전에 제가 찾던 책을 양보해 주셨 으니, 조언 하나 할게요. 여기선 가 능하면 남들 눈에 띄지 않는 것이 좋아요.”
좋은 조언이다.
남들 눈에 띄지 말아라.
튀지 말아라.
그래야, 최소한 하이에나들에게 먹 잇감이 되지는 않을 테니까.
하지만.
“진짜 실력을 숨긴, 당신처럼요?”
내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바라보자, 아이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5클래스 러너라고 알려진 세간의 소문보다 훨씬 강력한 수준인 5클래 스 마스터인 아이린 프리우스.
그녀는 그걸 어떻게 알았냐는 듯 눈으로 묻고 있었지만, 나는 빙글빙 글 웃으며 말했다.
“좋은 조언. 고맙습니다.”
그때, 개막식이 끝남과 동시에 첫 경기가 시작한다는 방송이 흘러나왔
고.
나는 아이린 프리우스에게 가볍게 목례하며 말했다.
“그럼, 가볼게요. 개막식 첫 경기가 저희라서 요.”
“••••••아, 네.”
아이린 프리우스는 묻고 싶은 말이 많은 얼굴이었지만 입술을 꾹 다물 었다.
내가 우리의 존재감을 알리기 위해 발버둥 치는 이유.
이는, 오히려 맛있는 먹잇감으로 보이기 위해서다.
저들에게 맛있는 먹잇감으로 보일 수록, 적어도 우리 ‘팀’의 결속력은 더욱 단단해질 테니까.
주최 측인 마탑에서 파견된 마법사 들이 마법을 운용하자, 스타디움 내 부가 순식간에 변화하기 시작했다.
텅 비어 있던 스타디움 중심에는 거대한 미스릴 골렘이 생성되기 시 작했고.
허공에 생성된 균열에서는, 무더기
처럼 마나 폭탄들이 쏟아져 나왔다.
개막식 첫 경기.
《마나 폭탄 던지기》
마나 폭탄을 이용하여, 미스릴 골 렘을 먼저 파괴하면 승리하는 경기.
이 역사적인 개막식 첫 번째를 장 식할 본 경기는, 우리 아카데미와 오요타다.
다수의 사람들이 승리팀을 예측한 다면, 당연히 오요타.
하지만.
“뭐, 뭐야……. 저게?”
“저런 방법이 가능하다고?”
나는, 이번 대회를 통해 보여줄 것 이고.
모두에게 각인시켜 줄 것이다.
더이상, 낙제생 루인과 꼴카데미는 없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