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nt hua Practice Disciple RAW novel - Chapter 169
169화 : [제55장] 북해빙궁 1
[제55장] 북해빙궁“아미타불. 북해빙궁 병력 만여 명이 산 아래에 포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
소림방장 공심대사의 말에 소림사 취의청에 모인 백여 명의 고수들이 술렁였다.
한데 취의청에 모인 고수들은 소림 고승들만이 아니었다.
바로 사흘 전 북해빙궁과의 싸움에서 대패해 뿔뿔이 흩어졌다는 영웅맹 지휘부 고수들도 대거 보였다.
영웅맹 총군사 임설, 총관 백리풍, 총순찰 백리혜, 태상장로 조화노인, 태상호법 영웅검객 등이 바로 그들이었다.
백리사초의 예상대로 그들이 생존 영웅맹 무사들을 이끌고 이곳 소림사로 피신한 것이었다.
임설이 말했다.
“먼저 방장님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려야 할 것 같네요. 저희가 허락도 받지 않고 이곳 소림사로 오는 바람에 소림파 역시 위기에 처했으니까요.”
“허허허. 아닙니다. 어차피 북해빙궁 놈들의 다음 목표는 본사였을 테니까요. 오히려 영웅맹 무사들과 힘을 합쳐 놈들을 상대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놈들을 어떻게 상대하느냐는 것이지요. 한데 지금 본사에 있는 영웅맹 무사들의 병력은 어느 정도 됩니까?”
“원래 삼만 병력이었는데, 만 명 정도가 전사하고 지금 남은 병력은 이만 정도가 됩니다.”
“으음, 소문에 의하면 절반가량이 전사했다고 하던데 그보다는 상황이 좋군요.”
“네. 흩어졌던 무사들이 뒤늦게 이곳 소림사로 합류해 그나마 이 정도 유지하고 있습니다. 실례지만 소림파 병력은 어느 정도나 되나요?”
임설의 말에 소림파 지휘부 고수들이 술렁였다.
그도 그럴 것이 소림파의 현재 병력은 보안 사항 중 하나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무림맹 소속으로 활동하다가 전사한 소림 승려들이 워낙 많아 큰 기대는 걸기 어려웠다.
공심대사가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제 힘을 합쳐 놈들을 상대해야 하니 무엇을 숨기겠습니까? 현재 우리 소림파 병력은 삼천 명 정도입니다.”
“아!”
“아!”
탄성이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왔다.
대부분 영웅맹 지휘부 고수들의 탄성이었다.
물론 실망이 아니라 놀라움의 의미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일개 문파 병력이 삼천 수준이라면 그것은 결코 적은 것이 아니었다.
백리풍이 웃으며 말했다.
“역시 무림의 태산북두이군요. 전사자가 상당히 많았다고 들었는데, 그래도 삼천 병력이 있다고 하니 대단합니다.”
“과찬의 말씀입니다. 원래는 속가제자까지 합쳐 만 명이 넘었는데, 지난번에 무림맹 총단에 혈우가 내려 상당수 본사 제자들이 마계로 끌려간 게 컸습니다.”
공심대사가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임설이 말했다.
“소림파 뿐만 아니라 많은 문파가 그때 피해를 봤지요. 한꺼번에 구만 무사가 끌려가서 강시가 되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북해빙궁 놈들을 대적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북해빙궁을 뒤에서 지원하고 있는 흑반선 놈들을 대적할 대책을 마련해야 해요.”
“아미타불.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이번에 북해빙궁 무사들을 지원하고 있는 흑반선들의 수가 어느 정도나 됩니까?”
“천여 명 정도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다만 천계의 눈치를 보는지 놈들이 직접 나서지는 않고 북해빙궁 놈들을 뒤에서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으음, 그렇다면 흑반선놈들이 이곳에 직접 오지 않을 가능성도 있겠군요.”
“네. 일단 북해빙궁의 십만 병력이 건재하니 흑반선들은 먼저 나서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우리 영웅맹 무사들의 이동 경로를 파악해 북해빙궁 놈들에게 알려준 것처럼 우리 정보를 계속 알려줄 가능성이 커요.”
“으음, 빈승 또한 그 점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본사 주위에 절진이 펼쳐져 있는데, 만약 흑반선놈들이 진을 파훼한다면 우리는 커다란 이점을 상실하고 북해빙궁과 전면전을 벌여야 할 것입니다.”
“잘 보셨어요.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우리가 선공을 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거예요. 별동대를 선발해 기습 공격을 가한다면 지리에 어두운 놈들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을 거예요.”
“아미타불. 일리가 있는 말씀입니다. 놈들은 우리가 보호진을 믿고 방어에 집중할 거로 생각할 테니까. 문제는 공격 시기인데 언제가 좋겠습니까?”
“의논을 해봐야겠지만 현재 산 아래 포진해있는 북해빙궁 병력이 일만 정도이니, 일단 지금 우리 병력으로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거예요. 다만 그렇게 되면 흑반선들이 전면에 나설 우려가 커서 그게 걱정이에요.”
“으음, 어려운 문제이군요. 그렇다고 계속 시간을 끌면 놈들의 병력이 계속 늘어날 테고.”
“네. 전서구에 의하면 낙양 무림을 장악한 북해빙궁 놈들이 이곳 소림사로 대거 추가 병력을 보낼 준비를 마쳤다고 해요.”
“어느 정도 병력인지 파악되었습니까?”
“사만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놈들이 도착해 산 아래 있는 병력과 합치면 오만 정도가 될 것 같아요. 현재 산 아래 포진한 북해빙궁 놈들이 산 위로 올라오는 길목만 막고 이곳 소림사로 올라오지 않는 것도 지원 병력을 기다렸다가 함께 공격하려는 의도로 파악됩니다.”
“같은 생각입니다. 일단 기습 공격 여부부터 결정해야겠군요.”
“네.”
* * *
소림사 나한당 앞 연무장.
평소라면 소림승들이 모여 무공을 연마하고 있었겠지만, 지금은 이만여 명의 영웅맹 무사들이 모여 있었다.
하지만 다들 크고 작은 부상으로 지쳐 있었고 어딘지 모르게 불안해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황금장원에서 화산으로 가려던 그들이 얼마 가지도 못하고 낙양벌에서 북해빙궁 무사들에게 대패했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낙양벌 싸움에서 흑반선들이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도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흑반선들이 영웅맹 무사들에게 타격을 준 것은 사실이었다.
이는 보이지 않는 무형지기를 쏘아 영웅맹 무사들의 내공 사용을 일시 제한했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그 바람에 순식간에 만여 명의 무사들이 전사하고 말았다.
임설은 그대로 있다가는 전멸이 확실하다고 판단해 무사들로 하여금 소림사로 피신하게 한 것이었다.
다행히 낙양벌을 떠난 이후로는 흑반선들로 추정되는 자들의 무형지기 공격은 없었다.
이후 북해빙궁 무사 일만 병력 정도가 추격을 해왔으나 소림사까지는 쫓아오지 않고 산기슭에 진영을 꾸리고 천라지망을 치고 있는 중이었다.
“지금 소림방장님과 총군사님 등 지휘부 고수분들이 작전 회의를 열고 있으니 결론이 날 때까지 여러분은 쉬고 있도록 하십시오.”
영웅맹 지휘부 고수 중 한 명이 연무장에 모인 영웅맹 무사들을 향해 소리쳤다.
무사들이 술렁였다.
그들 중에는 백리사초도 있었다.
보호진을 소리 없이 뚫고 소림사 경내로 들어온 그는 일단 영웅맹 무사들 속으로 잠입했다.
그게 가능한 것이 지금 모인 무사들이 전부 원래 영웅맹 소속은 아니었다.
천여 명 정도는 낙양에 있던 낭인무사들로 영웅맹 무사들을 따라 소림사로 피신 온 자들이었다.
따라서 그들의 신원을 영웅맹 측에서 제대로 알 수 없었고 확인할 여유도 없었다.
그저 같은 처지의 무사들로 자연스럽게 낭인무사들이 영웅맹의 일원이 되어 버렸다.
백리사초는 처음에는 은잠술을 펼쳐 낭인무사들 속에 숨어 있다가 이러한 사정을 간파하고 과감히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그 결과 너무나 자연스럽게 낭인무사 중 한 명이 되었고, 덩달아 영웅맹 무사가 되었다.
그런 그에게 관심을 가진 사람은 옆에 있던 낭인무사였다.
“나는 폭풍객(暴風客)이라고 하오. 우리 통성명이나 합시다.”
“아, 나는 방랑객(放浪客)이라 하오. 만나서 반갑소.”
백리사초가 방랑객이라는 별호를 새롭게 만들며 자기소개를 했다.
“하하하. 방랑객이라. 낭인무사 별호로는 제격인 것 같소. 귀하도 낙양에 있다가 이곳으로 온 것이오?”
“그렇소. 폭풍객 그대도 마찬가지요?”
“그렇소. 낙양에 있다가 북해빙궁 놈들이 들이닥치자 그중 몇 놈을 죽인 후 성 밖으로 몸을 피신했었소. 한데 그곳이 하필이면 낙양벌이 아니었겠소? 북해빙궁 놈들이 영웅맹 무사들은 물론이고 근처에 있는 무사들을 모조리 죽이려 하니 어쩔 수 없이 나도 이곳으로 몸을 피한 것이오.”
“나와 비슷하구려. 한데 낭인무사들은 이제 모두 영웅맹 소속이 된 것이오?”
“그렇소. 이번에 영웅맹 무사 일만 병력이 전사하는 바람에 전력이 많이 약해졌소. 우리 낭인무사들이 천여 명 정도에 불과하나 이제 한배를 탔으니 지휘 체계를 통일하는데 협조해야 하지 않겠소? 나중에 전쟁이 모두 끝나면 언제든 영웅맹을 떠날 수 있게 해준다고 하니 다들 수락했소. 아까 모두 찬성할 때 어디 갔었소? 반시진도 안 지났는데······.”
“아, 잠시 측간에 갔었소. 무슨 함성이 들리는 것 같더니 바로 그 소리였구려.”
“하하하. 측간에 있다가 영웅맹에 들어오게 되었구려.”
“그렇게 된 것 같소. 잘되었소. 안 그래도 영웅맹주님의 위명을 듣고 맹의 일원이 되고 싶었소.”
백리사초가 말을 한 바로 그때.
연무장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와서 무사들에게 물과 음식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백리사초가 무심결에 그들에게 고개를 돌렸다가 한 사람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사람은 바로 모친인 정씨부인이 아닌가.
정씨부인 옆에는 함께 황금장원에서 지냈던 초웅 가족도 있었다.
초덕, 소씨부인, 초화영이 바로 그들이었다.
백리사초가 미소를 지었다.
그들의 표정으로 봐서 부친인 백리풍과 동생인 백리혜 역시 무사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버님과 혜아는 작전 회의에 참석 중이겠군. 으음, 일단 여기서 좀 더 기다려 보자, 작전 회의 내용을 듣고 움직이는 것이 더 현명할 것 같다. 자칫 내가 황금공자 신분을 밝히고 맹주로 복귀했다가 흑반선들이 전면으로 나서게 되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지금 상황으로 볼 때 최대한 북해빙궁 놈들부터 제거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감사합니다.”
백리사초가 정씨부인으로부터 음식과 물을 건네받고 감사를 표했다.
“아닙니다. 드시고 힘을 내세요.”
정씨부인의 말에 백리사초가 미소를 지었다.
가족들 걱정에 내심 긴장했던 마음이 가벼워지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공심대사와 임설 등 소림파와 영웅맹 지휘부 고수 백여 명 또한 연무장에 나타났다.
소림파 승려 삼천여 명도 함께 오는 바람에 이만여 영웅맹 무사들이 술렁였다.
소림사에 있는 무사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인 격이라 중대 발표가 있을 것 같았다.
백리사초 또한 낭인무사들이 모여 있는 곳에 서서 지휘부 고수들을 쳐다봤다.
예상대로 백리풍과 백리혜, 임설 등이 무사한 것을 보고 미소를 짓는 그였다.
공심대사가 준비된 단상 위에 올라갔다.
“먼저 우리 소림파가 오늘부로 전격적으로 영웅맹에 가입했다는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와아아.
영웅맹 무사들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모처럼 좋은 소식에 다들 상기된 표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소림파의 영웅맹 합류가 상징하는 의미는 매우 컸다.
기존 무림맹이 공식적으로 해체된 지금 구파일방과 오대세가가 앞으로 영웅맹에 가입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하였기 때문일까.
임설 역시 단상 위로 올라와 말했다.
“소림파 뿐만 아니라 지금 지원 병력을 이끌고 이곳 소림사로 오고 있는 화산파 역시 본맹 가입을 약속했습니다. 그 외 남궁세가 역시 이미 전서구를 보내 맹에 합류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나머지 구파일방과 오대세가 역시 시간이 걸리겠지만 모두 우리 영웅맹에 가입할 것이 거의 확실한 상황입니다.”
와아아.
또다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사실 구파일방과 오대세가의 영웅맹 합류가 당장 큰 세력 확장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지만, 무사들의 사기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었다.
백리사초가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임 소저가 잘하고 있구나. 무림맹이 공식적으로 해체된 지금 구파일방과 오대세가 또한 본맹 말고 다른 선택은 하기 힘들 것이다. 한데 화산파의 지원이라면 혹시 내가 만든 천마강시 부대를 데리고 이곳까지 오려는 것일까?’
백리사초는 궁금증이 일었지만 좀 더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임설이 말했다.
“일단 여러분이 가장 궁금해하는 작전 계획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논의 결과 일단 며칠 정도 더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아마도 북해빙궁 오만 병력이 산 아래에 결집하면 그때 출동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때까지 흐트러진 지휘 체계를 바로잡고 전투 준비를 해야 할 겁니다. 특히 새롭게 낭인무사들이 합류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수가 천여 명이나 되니 대표자를 뽑는 게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 총관님. 지금 바로 낭인부대 창설과 그 대주를 뽑는 대회를 시작해주시겠습니까?”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