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nchkin after returning home RAW novel - Chapter 249
250화 중국이 중국했다
거대화 효과를 활용하기 위한 거인의 연못 증설 프로젝트.
사실 계획을 세우는 일이야 누구나 할 수 있다.
시작이 반이라고, 계획을 해도 일단 수행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건 계획을 실행시키기 위한 자원이 충분하느냐일 터.
그런 의미에서 놓고 본다면 진우는 상당히 유리한 입장이라고 볼 수 있겠다.
수많은 게이트와 차원이라는 실질적 ‘땅’의 주인이라는 점에 더해서 계획 수행을 도와줄 인적 자원인 드워프와 정령들까지.
게다가 재료라면 아직 거인들에게서 얻었던 것들도 다 사용하지 않아서 충분히 사용하고도 남을 정도로 넉넉한 상태다.
그렇다면 이 다음의 일은 뻔할 뻔 자 아니겠나?
“아그그, 허리야. 하루 온종일 쉬지 않고 일하니 죽겠어, 이거.”
“이건 뭐…… 일정 자체가 니드호그보다 더하구만.”
“도, 동감일세. 헬헤임 때야 죽은 육체라 상관없었다지만 이제는 살아 있는 생명체 아닌가.”
그야말로 곡소리가 울려 퍼지는 현장.
“이대로는 못 참아. 부려먹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내가 아무리 연구가 좋다곤 해도 똥 덩어리를 주는 것부터 말도 안 됐어. 이건 아니야!”
“그럼 어쩌자고?”
“제대로 항의해야지. 우리는 노예가 아니라고!”
거기에 더해서 그라바크의 불만 폭주까지.
누가 뱀 출신 아니랄까 봐 선동 하나만큼은 기깔나게 해낸다.
해 왔던 일이 있던지라,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은 드워프들과도 쿵짝이 맞을 지경.
이대로 가면 반란이 일어나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분위기.
“벌써 많이 완성되었군요.”
“허허, 자네 왔는가?”
“네. 생각했던 것보다 작업 속도가 엄청나게 빠른데요?”
“그럼, 이렇게 굴렸는데 완성이 안 될 턱이 있겠나?”
그런 상황 속에서 이 모든 일거리를 준 원흉이 나타난다면 어떠할까?
폭탄이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터.
허나,
“그거 잘됐네요. 그러면 기념도 할 겸 축제라도 열까요?”
“추, 축제?”
“축제라면 얼마 전에도 하지 않았나?”
“기념일로 삼을 게 많아서 나쁠 건 없잖아요? 일에 열중하는 것도 좋지만, 그래도 쉴 때는 쉬고 즐길 때는 즐겨야죠. 안 그렇습니까?”
“그, 그건 그렇지.”
헬조선이라고도 불리는 대한민국에서 짐꾼으로 2년 반, 병장으로 만기 전역을 한 진우가 이러한 불만을 전혀 캐치하지 못할 리가 없지 않겠나?
자고로 할 때는 하고, 쉴 때는 확실하게 쉬어 주는 것이 정석인 법.
그리고 진우는 드워프와 엘프, 네 번째 뱀인 그라바크 등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기가 막히게 파악해 둔 상황이기도 했으니.
“마침 담가 두었던 술이 잘 숙성될 때가 되었거든요. 이참에 한번 까긴 까 줘야죠.”
차원 가방이 열리고, 드워프들 앞에 떡하니 등장한 여러 개의 오크통.
그 안에 뭐가 들어 있을지는 뻔하지 않겠나.
찰랑~ 찰랑~
굳이 맛보지 않더라도 그 맛을 알 것만 같은.
찬란한 빛을 내는 가지각색의 맥주와 와인들.
예전에는 드워프 맥주 말고는 주류로 취급하지도 않던 드워프들이지만 진우가 담근 약초주와 벌꿀주, 과실주를 먹고 난 이후부터는 그 고리타분한 생각을 벗어던지게 된 지 오래였다.
꿀꺽.
고기도 먹어 본 놈이 더 잘 먹는다는 말이 괜히 있겠는가?
이미 그 맛을 알고 있기에 절로 반응을 보이는 드워프들의 침 넘기는 소리.
“안 드시고 뭐하세요?”
“으, 으응? 그래도 준비해 온 너부터 맛봐야 하는 거 아니냐?”
“에이, 이런 건 어르신분들부터 드셔야죠. 잡일이랑 요리는 어린놈인 저한테 맡기시고 새참 축제나 즐기셔요.”
열심히 일한 자는 먹을 권리가 있는 법.
먹고 마실 것이 풍족하면 그것이 바로 축제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 * *
부어라 마셔라의 흥에 취해 있는 드워프 무리들.
그 속에서 원래는 사이가 좋지 않은 엘프 알레시아와 그라바크도 함께 즐긴다.
과거에 아무리 좋지 않은 일로 엮인 사이라곤 해도 그런 것을 허심탄회하게 털어 버리기 딱 좋은 게 바로 축제라는 이름의 술자리다.
게다가 좋든 싫든 이제는 진우의 농장에서 함께 동고동락하며 같이 억 소리 나는 일거리를 처리하는 사이가 된 상황이지 않던가?
종족이 다르더라도 느껴지는 동질감.
굳건한 체력이라는 특성이 뒷받침으로 존재하고 있는.
드루이드이자 농부인 진우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한 노동이겠지만, 숱한 세월을 살아온 그들에게도 진우가 요구하는 노동의 강도는 가히 상상 이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터.
그러한 진우였기에 축제의 이면.
즐거움으로 가득한 곳에서 혼자 요리와 뒷정리 등.
모든 잡일의 처리하는 것에도 군말없이 일에 열중한다.
본디 부탁하는 일거리가 많은 만큼 그에 합당한 일거리를 솔선수범하여 처리하는 것.
[수확을 마무리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니냐? 조금 쉬엄쉬엄 하거라.]“에이, 앞으로 부탁드릴 것도 많은데 이런 것 정도는 제가 해야죠.”
[말만 뻔지르르한 놈들과는 달리 행동으로 보여 주니. 이러니 내가 선지자를 지지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나. 뭐, 한 가지 흠이라면 투덜거리만 하는 녀석들이 네가 하는 고생도 알아주면 좋겠다만 말이다.]하나 문제가 있다면, 여신님의 말처럼 진우 스스로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표현하고 있지는 않는다는 것 정도?
하지만 진우가 굳이 표현하지 않고 잡일을 처리한다 해서 모든 이들이 진우의 고생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쯔쯧. 내 이럴 줄 알았다, 이 녀석. 정작 축제를 연 장본인이 즐기지 않고 고생하고 있으면 어떻게하냐. 명색이 농장주라는 녀석이 말이야.”
“하여튼 네가 고생하는 걸 봐야 다들 군말이 없을 텐데. 부려먹는 것도 다 이유가 있는 것을.”
혀를 차며 진우에게로 찾아온 두 명의 드워프.
대부분의 드워프들이 오크통째로 들이붓기 바쁜 축제의 현장.
알딸딸하게 취해 있는 여타 드워프들과는 달리 멀쩡한 얼굴을 하고 있는 이들는 그룩 토르산과 만트 데름이었다.
연배나 실력으로만 놓고 본다면야 이 둘보다 뛰어난 드워프는 많다.
당장에 가장 오래 산 그루트 토르산이 제작해 낸 물품은 시장에 나오는 것만으로도 난리가 날 정도.
하지만 그렇다고 사회생활이라는 게 기술만이 전부인 건 아니다.
다른 이들과 달리 이곳 지구에 좀 더 일찍 정착해서 생활해 왔던 두 드워프.
그들은 이미 진작에 진우의 고생을 알고있던 것.
“이 녀석 이거. 이제 우리들 다루는 솜씨가 아주 예술이야 이거?”
“하하, 칭찬이신 거죠?”
“그럼. 그만큼 우리 드워프들을 많이 신경 써 주고 있다는 뜻 아니겠나.”
“하하, 솔직히 능력 있어서 부려먹는 건 사실이니까요.”
“녀석. 입 바른 소리는 되었다.”
물론 그렇다곤 해도 낯간지러운 행동과는 지극히 거리가 먼 드워프답다고 해야 할까.
서론은 집어치우고 곧장 본론으로 들어가는 두 드워프.
“그나저나 두 분 다 즐기실 수 있을 때 즐겨 두세요. 그래야 나중에 일하실 때도 후회 없이 일하실 거 아닙니까?”
“쯧. 우리가 애냐?”
“어린 녀석이 말이야. 놀 만큼 충분히 놀았으니 그런 건 걱정 말고 한 잔이나 받아.”
“그러시다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한 잔씩만 주고 갈 거니까 너무 기대하지 말고.”
“끌끌. 설마 내 걸 안 받는 건 아니지? 그러면 서운해.”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누가 담궜는지 기도로 넘어가는 술맛이 아주 일품이다.
이래서 드워프들이 그렇게 맥주, 맥주 부르짖는 거려나?
“역시 젊어서 그런가. 쭉쭉 들이켜도 나가떨어지질 않는구만.”
“그룩 님과 만트 님만 할까요. 오크통째로 들어서 마시는 건 드워프만 못 하죠.”
“껄껄! 우리야 면역성이 있으니까 그렇지. 드워프는 성인식부터가 쓰러질 때까지 드워프 맥주를 마시는 게 관습이라고.”
“암. 그래야 진정한 드워프라고 인정받을 수 있지.”
“……예상은 했지만 그 정도로 술에 진심이군요. 드워프는.”
“그러니까 진우 네 곁에 있는 것 아니겠나. 술을 최고로 잘 담그니까 말일세.”
“험험. 그럼 한 잔씩 나눴으니 우리도 마저 즐기러 감세. 나중에 우리 부려먹을 만큼 열심히 구르라고!”
그간의 그룩과 만트와는 다른 낯간지러운 행동이 부끄럽기라도 했는지 휭하니 떠나간 둘.
둘의 배려 덕분에 잠깐이나마 의도치 않았던 쉬는 시간을 가진 진우는 피식 웃었다.
“농장도 참 많이 커지긴 했네.”
뭐, 진우도 한때는 술을 입에 달고 살다시피 살아오던 때가 있긴 있었다.
그때 당시는 그저 인생의 쓴맛을 일깨워 주는 깡소주만 즐기던 시절.
짐꾼으로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살던 인생.
그 시절과 비교해 보면 새삼 많이 나아졌다.
아니, 이건 나아진 수준이 아니라 거의 변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
여기에 진우 스스로의 노력도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가장 큰 지원 사격을 보내온 이가 누구인지는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었으니,
“여신님도 한잔 받으시죠?”
[사양하지는 않으마.]농장의 마스코트라 할 수 있는 팜오리들과 진우의 특성인 자연이 그대를 돌보리라로 시작된 인연.
하지만 거기서부터 굴러온 스노우볼의 크기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축복부터 시작해서 지금의 진우가 살아남기까지 아낌없이 퍼준 최고의 후원자, 대지모신.
진우는 그러한 여신님에게 감사를 전하듯.
정성을 가득 담아 채운 한 잔을 대지모신께 건넸다.
* * *
불과 몇 년.
남들에게는 그리 크게 느껴지지도 않을 세월.
그 시간 동안 대한민국에 이루어진 변화는 상상이상으로 크다.
농부이자 최초의 SSS등급 헌터이기도 한 김진우의 탄생.
뭐, 김진우가 SSS등급으로 인정되었다는 것에 반발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중국이나 독일, 프랑스와 같은 강대국에서는 농부가 SSS등급은 말도 안 된다면서 지금 이 순간에도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그에 대한 이유야 단순할 정도로 뻔하다.
자국이 아닌 아시아의 자그마한 땅덩어리 한반도에서 그런 최초의 거물이 탄생한 것에 어지간히도 배알이 꼴려서 나온 반응일 터.
허나 그렇다 한들 뭘 할 수 있겠는가?
이미 천조국이라 할 미국도 인정한 데다가 그 밖의 강대국들 대부분이 긍정의 뜻을 내비쳤다.
당장 진우의 전투력만 따지는 게 아니라 그가 다스리는 팜오리와 같은 가축들부터 생산해 내는 작물들의 가치를 생각해 본다면 지극히도 당연한 일.
그리고 진우의 뒤를 이어서 또 한 명의 SSS등급 헌터가 탄생하기도 했으니 그.
아니, 정확히 그녀라 표현해야 할 이는 바로 정수아였다.
정국진의 뒤를 이을 전성 그룹의 후계자로 100% 낙점되었다 해도 부족함이 없는 인물.
[5천만 국민의 대한민국. 또 한 명의 기적을 배출해 내다.] [79억 전 세계 인구의 불균형. 말도 안 되는 국적 인재의 밸런스는 실화인가?] [중국. 이건 대한민국이 저지른 말도 안 되는 조작이라며 분노를 토해 내…….]이러한 대한민국의 행보에 가장 큰 분노를 토해 내는 것은 다름 아닌 중국과 일본, 그리고 뜻밖에도 같은 대한민국의 사람들이다.
– 나는 저 나이 때 신입 사원이었는데…….
– 신입 사원이면 다행이지. 나는 중소기업 인턴으로 구르고 있었다고.
– 인생 차이 말이 되냐고. 슬프다, 슬퍼.
– 이제 겨우 C등급 헌터라고 부모님한테 자랑했는데. 이게 뭐냐.
– 그래도 너는 헌터라도 되잖아. 나는 백수임 ㅋㅋㅋ
– 너두? 나두!
그도 그럴 것이,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란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밸런스 X망이라며 툴툴거리는 넷상의 여론.
하지만 그러한 분위기가 바뀌는 것은 그야말로 한순간이었으니,
– 야, 너희들 중국에서 뜬 기사 봤냐?
– 한자 보는 것만으로도 머리 아프다. 그거 어느 세월에 번역하고 있냐?
– 뭔지는 몰라도 세 줄 요약 좀.
– 대한민국은 중국의 속국이나 마찬가지니까 SSS등급 헌터 배출한 것도 중국이라는 논리 펼침.
– ……그거 진짜임?
– ㅇㅇ 중국 대사가 직접 나와서 말한 거임. 영상도 있음.
어지간히 폭주한 것인지, 선이란 것을 아예 넘어 버린 중국의 행보.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것은 사실이지만 아무리 헬조선이라고 해도 고향인 자국을 욕하는.
특히 한복과 김치가 자기네들 거라는 이미 선례가 존재하기 때문일까?
– 이런 XXXX같은 새끼들이!!!
– 역시 중국. 맞는 소리 했네.
– 여기 중국인 한 명 발견이요.
– 아니 처맞는 소리라고.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야지.
– ㄹㅇ ㅋㅋ 중국은 실드 쳐 줘야 돼. 암, 실드로 존나게 후려패야지.
한순간에 애국심으로 똘똘 뭉치게 된 여론이다.